지식플러스 사요나라 일본사 - 만화로 배우는 알짜 지식 04 지식플러스 시리즈 4
이수겸 지음, Hitoon.com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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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그렇지만 국가도 단독으로 존재하기는 어렵다.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끊임없이 주고 받으며 기나긴 세월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역사다. 우리 나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그리고 크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힘들게 살아남아야 했다. 그러기에 우리 역사만을 공부한다고 해서 그 시대의 상황이 이해될 리 없다. 그것은 마치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오래전부터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일본에게도 식민지배까지 당했으나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아니 지금까지 별로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무 하나하나만 연구한다고 해서 숲의 전체적인 기능이나 모습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숲의 전체적인 모습만 개괄적으로 안다고 해서 각 나무의 특성을 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그 두 가지를 모두 알고 있어야 제대로 된 모습을 알 수 있으며 나아가서 미래의 모습도 유추하고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지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정서적 거리가 멀기 때문이리라.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은 일본에 많은 것을 전해주었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반대가 되다시피했다. 일본은 이미 경제대국이 되었고 많은 기술들을 우리가 배우고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원래는 백전불패라지... 뭐 어쨌든.) 그들을 알려면 우선 그들의 역사부터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본의 역사를 쉽고 간략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유용하다. 어느 한 나라의 역사를 이처럼 한 권으로 전부 담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나라 역사를 자세히 배울 여력이 없기에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게다가 쉽게 만화로 풀어놓고 있어 지루하지도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도 참으로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것 중 막부시대와 메이지 유신 정도의 단어들만 생각이 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핵 공격을 당했다는 것과...(철 없을 때는 그것이 고소하다고까지 생각했었다.) 일본도 천주교가 들어왔을 때 반대를 했고 순교자도 있었으며 그들도 한때는 쇄국정책을 했다는 것을 보며 어느 나라나 비슷한 시기가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정권을 잡으면 누군가가 반역을 하고 독재를 하는 자와 권력에 빌붙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자들도 어디에나 있기 마련인가보다. 일본 근현대사 부분에서는 억울함과 허탈함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지나간 일인 것을...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상대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일본과 얽힌 역사는 지나간 일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그들은 그런 일이 없고 설사 있었다해도 이미 (보상이)끝난 일이라고 우기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생각일 뿐 우리 생각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고 억울함과 분함만을 생각하며 무조건 배척해서도 안된다. 거기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정작 실익은 챙기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잊으면 절대 안된다. 그들의 몰염치함을 비판하고 바꾸기 위해서라도 그들에 대한 것을 제대로 알아야한다. 비록 이 책이 일본의 전 역사를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더라도 흥미유발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인 나도 이 책을 읽고 개략적인 것을 파악했을 정도다. 이런 책이 내가 학교 다닐 때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이제라도 이런 책이 나와서 아이들에게 읽히게 된다는 것이 다행이다. 이 기회에 이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나라 역사책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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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용용 죽겠지 - 퍼즐북 (6장, 48조각씩) 앗, 이렇게 흥미진진한 퍼즐이!
닉 아놀드 지음, 이명연 옮김, 토니 드 솔스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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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공룡이나 자동차를 좋아한다. 물론 여자 아이들 중에도 공룡을 좋아하는 경우는 있지만 남자 아이들의 열성이 조금 더 심한 것 같다. 우리 집에도 공룡에 대한 책이며 장난감이 종류별로 있다. 항상 갖고 노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버리지도 못하게 한다. 아이들은 참 신기하다. 어른들은 봐도봐도 어려운 이름인데 어찌 그리 금방 외울 수 있을까. 아마도 좋아하니까 정신을 집중해서 보기 때문일까.

아이가 이 책을 보자마자 탄성을 지른다. 그러더니 바로 뜯어서 펼쳐본다. 그런데... 어째 책이 두껍다 했더니 퍼즐책이었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된 책은 처음이라 그런지 나 또한 탄성이 나왔다. 앗 시리즈라서 내용도 재미있게 구성이 되었다. 아니 솔직히 처음에는 정신이 없었다. 만화풍의 구성과 말풍선이 들어 있고 그림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는 것이 의외로 정보가 많다. 들이대 박사(이름도 웃기다.)가 공룡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직접 그 시대로 탐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게다가 '작가로부터의 긴급메시지'가 옆에 붙어 있다. 원숭이나 인간은 공룡이 멸종하고 수백만 년 뒤에 나타나지만 이 책은 앗 시리즈니까 모든 게 가능하다는 애교와 함께...

그렇게 각 시대별로 공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더 필요한 것들은 다시 한 장에 나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한 건 바로 퍼즐이다. 어렵지도 않은 48조각에 그림도 재미있고 퍼즐을 맞추기 위해 모두 떼어 내면 그 바닥에도 이야기가 숨어 있다. 퍼즐을 맞추기 전에 거기에 있는 그림과 글을 보고 천천히 퍼즐을 맞추면 된다. 대개 아이들 퍼즐이 따로 떨어져 있어서 뒤집으면 쏟아지지만 여기에 있는 퍼즐은 워낙 꼭 맞게 구성이 되어 있어서 괜찮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퍼즐 맞출 때 약간 힘들기는 하다. 다 맞추고 책장을 넘기면 쏟아질 것 같았는데 의외로 전혀 안 쏟아진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일까. 비닐로 끼워서 행여라도 쏟아질 것에 대비를 했다.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다니...

저녁에 퍼즐을 하나 맞추던 아이가 다 맞추고 싶다고 하기에 늦었으니 그만 자라고 했더니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맞추겠단다. 물론 졸려서 일어나지 못했지만 아이가 참 좋아한다. 집에 여러 가지 퍼즐이 있지만 다른 것은 모두 갯수가 많은 것이라서 자신이 없는지 이것만 맞춘다. 퍼즐을 맞추다 가끔씩 옆에 씌어 있는 글도 읽으며 내게 설명을 한다. 그런데 퍼즐 조각수를 보면 유아용인데 글씨 크기를 보면 유아용이 아니다. 하긴...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도 잘 맞추고 놀긴 하니 그런 식으로 연령을 구분짓는다는 것이 의미없긴 하다. 심심하면 꺼내서 보고 또 보는 책. 아이들이 좋아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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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종교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1
크리스티네 슐츠-라이스 지음, 임미오 옮김, 베르너 티키 퀴스텐마허 그림 / 풀빛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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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종교를 빼 놓을 수 없다는 것을 안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요즘에 일어났던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결과만 알 뿐 원인과 과정은 몰라서 답답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이라던가 이라크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분쟁 같은 것 말이다. 이런 것들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개략적인 것만 알 뿐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때로는 아이들 책이 내게 많은 도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다. 어른을 대상으로 하는 책은 일부러 사서 보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가만히 앉아서 집중하고 몇 시간 내지는 하루 종일 책을 읽도록 여건이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어린이책은 일단 쉽고 내용이 그닥 길지 않아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서도 내용은 아주 알차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라 하겠다.

한때 만약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종교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웬 말도 안되는 소리냐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의 사태를 보면 전혀 엉뚱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아니 없어야하겠지만...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대표적인 종교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자라나는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다루고 있다. 힌두교, 불교,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를 다루고 있으며 각각의 종교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무엇을 기본으로 하는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은 어떤 것이었는지를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중간중간 이야기를 빗대어서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게다가 각 종교의 근본 이념을 강조하면서 결국은 종교란 사랑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좋은 이념만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각 종교들이 역사적으로 왜곡되어 이용했던 것들, 그리고 지금도 어느 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려고 하는 것들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다. 하나의 종교에서 타종교를 바라 볼 때는 납득이 안 가고 이상해 보이기까지 하는 법이다. 이처럼 각 종교에 대해서 알고 나면 아이들이 다른 종교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 않을까.  

세계정세를 이야기 하면서 '다수의 수니파와 소수의 시아파의 대립'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도대체 시아파는 뭐고 수니파는 뭔지, 그냥 그런 게 있나보다하고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그 의미를 알았다. 마호메트의 후계자를 칼리프라고 하는데 그 칼리프의 지배 지침서가 수나였기 때문에 수니파라고 한단다. 이슬람교의 약 90퍼센트가 수니파에 속한다고 한다. 그러나 마호메트의 조카인 알리에게 후계자 자리를 주려고 하는 사람들을 '알리의 시아'라고 해서 시아파라고 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마호메트가 죽고 난 뒤 노선 차이로 인해 갈렸다는 얘기다. 어디서나 이런저런 이유로 파벌이 생기나보다. 

그동안 거의 뜬구름 잡듯이 알고 있던 각 종교에 대해 근본이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개괄적으로 알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종교에 대한 것들을 알고 있어야 세계 정세를 이해하고 역사를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주 유용하리라 본다. 게다가 내용도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읽기에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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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들풀
마루야마 나오토시 지음, 김창원 옮김, 타카모리 토시오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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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다닐 때 어떤 사람과 감자꽃이 피네 안 피네로 언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감자꽃이 핀다는 사실을 몰랐다.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집에 가서 엄마에게 여쭤보고야 내가 잘못 알고 있었음을 알았다. 엄마는 지금도 그 일을 이야기하신다. 시골에서 자랐는데 감자꽃을 몰랐다니... 그래도 그 일만 빼고는 다른 사람보다 식물에 대해서 쬐금은 더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중 대부분은 커서 관심을 가지면서 알게 된 이름이 상당수지만 말이다. 

시골에서는 이른 봄부터 냉이며 달래를 캐고 조금 지나면 취나물, 고사리 등을 뜯는다. 어려서도 다른 것보다 달래를 캐는 일이 왜 그리 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 사실 냉이는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달래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달래를 캐 와서 먹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저 캐는 재미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양지 바른 저수지 둑에서 매년 달래를 캔다. 조금 지나면 쑥을 뜯어서 쑥개떡을 해 먹기도 한다.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는데 어떤 때는 그만 하고 가자고 해도 더 캐야 한다며 열심인 경우도 있다. 

처음 책을 펼치자 월별로 들풀을 얻을 수 있는 시기와 볼 수 있는 부위가 나타나 있는 커다란 원이 있다. 일단 정신이 없고 개념도 없으니 그냥 넘어갔다. 이제 막 봄이 시작되는 들판으로 바구니 들고 무언가를 캐러 가는 소녀들... 보기만 해도 정겨운 모습이다. 작가는 일본인이지만 비슷한 문화권이기 때문인지 공감이 간다. 다음 장부터 본격적인 들풀이 나온다. 우선 냉이, 미나리, 산달래 정도는 내가 할고 있는 것들이다. 아, 토필도 안다. 다만 이걸 우리는 뱀밥이라고 부른다는 것이 다르다. 어렸을 때는 이 뱀밥이 있으면 뱀이 나오는 줄 알고 무서워 했던 기억도 있다. 이 뱀밥은 쇠뜨기 포자의 줄기라서 나중에 옆에 쇠뜨기가 나오는데 대부분의 풀이 그렇듯이 생명력이 굉장히 강하다.

다음 장에는 앞의 풀들이 자랐을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게 또 식물을 관찰할 때 중요한 과정이다. 사실 책에서 보고 직접 찾아다니면 책에 있는 사진의 시기와 다를 경우 도저히 못 알아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즉 책에는 꽃이 있는 사진인데 꽃이 피기 전이나 지고 난 뒤에 가 보면 전혀 분간할 수가 없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처럼 산과 들에서 만나는 들풀과 봄이 한창일 때 볼 수 있는 것들, 숲 속이나 산길에서 볼 수 있는 들풀들, 바닷가에서 볼 수 있는 들풀 등 봄에 먹을 수 있는 들풀들은 총집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먹을 수 있는 들풀이 이렇게나 많다니... 하긴 지금은 이런 것을 먹는 경우도 드물고 아무데서나 찾아볼 수도 없을 뿐더러 공해 때문에 마음 놓고 먹을 수도 없으니 안타깝다. 원래 진선 출판사에서 나오는 도감류는 알아주느니만큼 이 책의 가치에 대해서는 굳이 말이 필요없겠다. 그림도 무척 사실적이어서 실물과 혼동이 되지 않는다. 원래 실물을 전혀 안 본 상태에서 사진으로 된 자료를 보면 알아볼 수 없다. 그 때는 이처럼 세밀화 그림으로 된 자료가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직접 경험을 통해 절감한 터이다. 아이들과 손 잡고 나물 캐러 가기에는 이 책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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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재앙 보고서 - 지구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과거.현재.미래, E Travel 1
엘리자베스 콜버트 지음, 이섬민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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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서 평택으로 가는 도로는 편도 1차에 산을 하나 넘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에 가 보니 도로가 새로 생겨서 도대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분명 이쯤에선 미리내 성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산 중턱을 깎아서 만든 도로인지라 마을은 구경조차 할 수가 없다. 예전에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달렸는데 지금은 조금이라도 속력을 늦추면 뒤에서 바짝 쫓아오면서 위협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오로지 목적지만을 위해서 달려야 한다. 이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 산허리를 갈라 놓은 것은 그렇다치고 거기에 살던 짐승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 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엄청 단축되었다. 그래서 남쪽으로 내려가기에 좋다. 이처럼 개발과 환경 중 어느 한쪽을 편들 수가 없다. 적어도 그것을 향유하고 있는 나로서는... 아니 겉으로는 환경을 편들면서도 정작 환경을 이야기할 때는 그 안에 진실된 나 자신은 빼 놓고 이야기한다. 그것을 이용하고 즐기고 생활하는 내 모습은 쏙 빠져 있는 것이다. 이 모순된 행동이란...

지구가 점점 온난화 되고 있다는 것은 어린 아이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번 겨울만 보더라도 현저하게 높아진 기온을 실감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정작 그 사실이 사실로서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것이 불과 30년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지금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초창기에는 지나친 우려라느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취급을 당했단다. 그래도 그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고 모두 인정하게 되었으니 이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불행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나라에서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주목하는 시기가 있다. 바로 여름 장마철을 전후로 나타나는 국지성 호우.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면 모두 잊는다. 매스컴도 잊고 개인도 잊고 기업도 잊고 사회도 잊는다. 아니 오히려 모두는 그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기를 쓴다. 도로를 만들고 공장을 만들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비록 얼마 전에 산 것이라도 얼른 새 것으로 교체한다. 그렇게 모두는 이산화탄소를 끊임없이 배출한다. 

이 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바로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의 기후변화 현상이다. 부제에 과거 현재 미래라고 되어 있듯이 19세기 후반부터 조금씩 관심을 갖고 연구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내가 몰라서였을까. 그 부분이 꽤 흥미로웠다. 1부 자연에서 나오는 일련의 현상들을 읽으며 우려가 되기도 했지만 아직 빙하를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경이롭기까지 했다. 물론 빙하가 녹아서 초래되는 재앙에 대한 이야기가 경이로웠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빙하가 깊이 4000미터가 되는 것도 있으며 그것은 약 40만 년 전에 쌓인 눈이라는 것을 읽으며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는 세월에 경이로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몇 십만 년 전이라는 것이 조금 구체적으로 다가오면서 지금 이 순간도 쌓이고 쌓이면 아주 후세에 그런 느낌을 받는 누군가가 있겠지. 그 시기까지 인류가 아니 지구가 온전하게 남아 있다면 말이다.

사회란 크든 작든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가끔 아이들의 사회를 보고 어른의 사회를 보고 거기서 더 나아가 국가간 사회를 보더라도 기본 논리는 동일함을 발견하고는 허탈한 웃음을 짓곤 한다. 역시나 이 책에서도 그런 힘의 논리를 목격하게 된다. 2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교토 의정서에 관한 미국의 태도를 보면서 한심함을 느꼈다. 이제는 그들의 그런 태도에 익숙하기 때문에 분노를 느끼지도 않는다. 아니 분노는 2001년 교토 협약에서 발을 뺄 때 이미 느꼈다. 그래도 저자처럼 그런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고 노력하는 몇몇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위안을 느낄 뿐이다. 아마도 중국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후에야 미국이 슬슬 움직이게 되지 않을까. 중국을 규제하기 위해서... 사실 지구의 위기를 이야기할 때 적어도 내가 사는 세대가 아니라는 것에 안심하며 잠시 걱정했던 마음을 접었던 적이 있다. 아마 나 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이 책에서는 그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누누히 이야기한다. 

처음에 책을 보았을 때는 환경에 관한 문제를 두루 다루는 책이라 생각하고(특히 개발에 관한 문제를 다루기를 기대했다.) 읽었는데 주로 이산화탄소에 관한 이야기였다. 즉 여러 부분 중 극히 일부를 다루고 있다. 나중에 부제를 보니 거기에 명확하게 나와 있었다. '지구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과거 현재 미래'라고. 미래... 과연 미래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지금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상태로 유지만 해도 지구의 평균 기온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하는데, 지금부터 규제를 해도 배출량을 줄이기는 힘들다고 하는데 어찌해야 하나. 언제까지나 요행을 바랄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부터라도 자동차를 되도록이면 이용하지 말고 겨울에 난방을 적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가까운 곳도 차를 가지고 간다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겨울에도 실내에서 답답하다는 이유로 반팔을 입고 지낸다. 더 늦기 전에 작은 것부터 실천하도록 하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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