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한판 붙자! 로마인 대 공룡 도전! 나도 작가 3
니칼라스 캐틀로우.팀 웨슨 지음, 신정미 옮김 / 책읽는곰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부제 - 로마인 대 공룡

작가 - 니칼라스 캐틀로우, 팀 웨슨

그림 - 니칼라스 캐틀로우, 팀 웨슨

 

 

  ‘도전! 나도 작가’ 시리즈 중의 세 번째 권이라고 한다. 표지 하단에 ‘니칼라스와 팀과 __________가 쓰고 그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이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등장인물들과 등장 공룡들의 소개가 이어진다. 그리고 책을 읽고 그리기 전에 준비할 재료가  그림 그릴 때 간단하게 무늬 넣는 방법 소개가 바로 뒤에 나온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화성에 로마인들과 공룡들이 사이좋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하여간 같이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 소행성이 화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도 바로 그들이 사는 유리 돔 로마사우리아를 향해 곧장! 다른 데 눈 돌리지 않고 일직선으로! 로마인들과 공룡들은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해야하는지 회의에 회의를 거듭한다. 물론 그 와중에 상대방이 내놓은 의견에 비웃기도 하고 반발하고 싸우기도 한다.

 

  결말은 뭐, 어린이 동화라는 걸 감안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단순히 글자만 읽는 것이 아니다. 크레파스나 연필 내지는 사인펜 등등을 가지고 이야기를 읽으면서, 중간에 빈칸으로 남겨진 그림을 완성하면 된다.

 

 

  맨 뒤에 ‘그림창고’가 있으니 그걸 보고 따라 그릴 수도 있고, 상상력을 발휘해서 그릴 수도 있다. 조카애는 이 책을 보여주니 신나게 읽었다. 그런데 그림을 그려보면 어떻겠냐는 내 제의에 이렇게 대답했다.

 

  ‘고모, 상상력은 머릿속에서만 그리는 거야.’

 

  뭐라고? 이 녀석이! 이제 열 살이라고 대답도 아주 번지르르하게 잘한다. 기특하긴 하지만, 가끔은 쥐어박고 싶을 때가 더 많다. 뭐, 그 녀석의 그림 실력을 잘 아니 굳이 강요하지는 않았다. 이해한다. 머릿속에서는 미켈란젤로 급인데, 손으로 그리면 하아…….

 

  그 마음을 잘 알기에 그냥 책꽂이에 꽂아두고, 심심하거나 번득이는 뭔가가 있으면 그려보라고 했다. 속으로는 ‘당장 그려! 서평 올릴 때 사진도 첨부하고 싶단 말이야!’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말이다.

 

  그림을 그리는 단순한 책이라고 생각하면, 저학년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중학생이 되어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정도 되면, 세밀화를 그릴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저학년들처럼 단순하게 그리는 게 아니라, 뭔가 엄청난 작품이 하나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른 시리즈도 한 번 봐야겠다. 이 책은 공룡 그림이라 그리기 어려웠을지도 모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나고 재미난 과학 학교 : 미생물편 신나고 재미난 과학 학교
히어르뜨 부까르트.마르크 판 란스트 지음, 정신재 옮김, 안 더 보더 그림 / 주니어중앙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작가 - 히어르뜨 부까르트, 마르크 판 란스트

  그림 - 세바스찬 도닝크

 

 

  조카에게 이 책을 보여줬을 때, 처음에는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글이 너무 많다!’ 글자가 작고 빽빽하게 차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글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싫으면 고모 친구한테 줄게. 거기 너보다 두 살 어린 동생 있잖아.’ 라고 했더니, 금방 말투가 바뀌었다.

 

  “고모. 다시 생각해보니까, 내가 모르던 미생물이라는 것에 대해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공부하는 거니까 천천히 볼게요.”

 

  아, 남 주긴 싫고 자기가 갖기엔 아까운 그 심보 같으니라고!

 

  그런데 책이 그럭저럭 재미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 어휘도 어렵지 않고 매 장마다 그림이 하나씩 들어있어서인지 읽기 편한 모양이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장에 각각 대여섯 개의 소제목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첫 장이 ‘미생물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요.’인데, 그 안에 ‘미생물이 뭔가요?’, 생물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그리고 ‘미생물은 언제부터 존재했나요?’ 등등의 소제목이 들어있다. 그리고 각 소제목별로 딱 한 장의 분량으로 답변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무데나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펼쳐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 며칠 사이 조카가 은근슬쩍 물어온다.

 

  “고모, 북극에 미생물이 살게 안 살게?”

 

  맞추면 그냥 지나가지만, 틀리면 ‘헐, 고모 나이가 몇인데 그것도 몰라?’라는 공격이 들어온다. 발칙한 녀석 같으니라고. 지금 대충 물어보는 걸로 짐작하기로는, 삼분의 일 정도 읽은 모양이다. 62쪽밖에 안 되는,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을 참으로 오랫동안 읽는다. 하지만 내 기준에 맞춰서는 안 되겠지. 그 아이도 나름의 사정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일반적인 미생물에 대한 설명과 감기와 그 예방법 그리고 요 몇 년 사이에 유명해진 조류 독감이나 에이즈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것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들이다.

 

  그림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들도 무척이나 귀엽게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읽으면서 ‘이런, 별로 무섭지가 않잖아! 이러면 안 되는데! 페스트조차 좋은 놈같이 보여!’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에 큰 제목 하나가 끝날 때마다 상식 테스트라는 것이 있다. 앞에서 읽은 내용을 확인하고 지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인 ‘미생물학자가 되어 볼까요?’부분에는 집에서 미생물에 관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안내서가 있다. 젤라틴에 박테리아를 배양한다든지 요구르트를 만든다든지 감자에 박테리아를 키워보는 것들이다. 제발 이건 해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히 감자 실험은 결사반대할 것이다.

 

  그리고 제일 뒤에는 미생물 갤러리라고 해서, 실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확대 사진과 레벤후크라는 과학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온다.

 

 

  내용도 이 정도면 충실하고, 그림도 귀엽고. 무엇보다 각 소제목의 분량이 짧아서 하나를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금방 다 읽을 것이고, 내 조카처럼 별로 가까이 하지 않는 아이라도 거의 매일 조금씩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꽤 마음에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밴던 어밴던 시리즈
멕 캐봇 지음, 이주혜 옮김 / 에르디아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원제 - Abandon

  작가 - 멕 캐봇

 

 

 

 

  그리스 로마 신화 중에 제일 안타까운 얘기 중의 하나를 꼽자면, 아마도 페르세포네 이야기일 것이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로 지상에서 잘 나가던 소녀가 갑자기 납치당해 음울하고 어둡고 음침한 곳에서 살도록 강요받는다. 납치범이 그녀의 삼촌 중의 하나라는 건 제쳐두자. 그리스 로마 신화의 윤리 기준을 현대의 잣대로 생각하는 건 조금 말이 안 되니까. 하여간 어머니의 노력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올 기회가 있었건만, 그녀는 단지 석류 몇 알 먹은 이유로 일 년 중의 몇 달을 그곳에서 지내야 했다.

 

 

  비록 죽은 자들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받지만, 그녀는 선천적으로 태양이 빛나는 지상의 아이였다. 빛도 들지 않는 지하 세계에서 사는 건 어쩌면 그녀에겐 고역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이후 그곳에서 행복했는지 불행했는지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죽은 자의 왕이라 불리는, 납치범인 그가 그녀를 계속 아껴주었는지의 여부도 알지 못한다. 그 집안 남자들의 특징이 바람피우기라서 추측만 가능하다. 단지 그녀와 그녀 어머니 데메테르의 슬픔만 전해질 뿐이다.

 

 

  이 책은 그런 페르세포네와 하데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

 

 

  피어스는 일곱 살 되던 해에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죽은 새를 살려주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 그.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수영장에 빠져 죽는다. 그런데 그녀가 눈을 뜬 곳은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는 곳. 그곳에서 피어스는 어린 시절의 그와 재회한다. 같이 있자는 그에게서 도망친 그녀. 다행히 다시 살아난다.

 

 

  하지만 이후 그녀 주위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그가 준 목걸이의 색이 변하면 안 좋은 일이 생기고, 그녀가 위험할 때마다 그가 나타나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구해준다. 덕분에 그녀는 다시 살아난 이후, 말썽쟁이라 불리며 학교에서 쫓겨날 지경에 이른다.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의 고향인 우에소스 섬에 와서야, 존이라 불리는 그가 어떤 존재이고 그의 목걸이를 받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버린 피어스. 게다가 그를 노리는 무리들이 그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본격적으로 정체를 드러내며, 그녀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위에 대략의 내용을 시간 순으로 적었지만, 책은 역순으로 진행한다. 그러니까 피어스가 우에소스 섬으로 오면서부터이다. 그 전의 일은 모두 그녀의 회상 속에서 이야기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도대체 얘가 왜 이런 행동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사건의 이야기가 다 끝나고서야,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보면, 뭐랄까 약간 추리적인 면이 약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적절하게 힌트를 주면서 추측하도록 하는 게 추리 소설의 묘미인데, 이 책은 간간히 폭탄으로 던져줬다. 하긴, 이건 로맨스 판타지이지 미스터리 물이 아니다. 그러니 그런 점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후반부의 존을 공격하고자 피어스를 노리는 무리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오~’하고 놀라긴 했다. 설마 그 사람이 그 일당 중의 한 명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뭔가 조작이나 세뇌 같은 비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같은 편일 거라 생각한 내가 단순하고 어리석었다. 이런 바보! 수행이 부족하다!

 

 

  책은 그들의 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1권을 마무리한다. 거기에 페르세포네의 목걸이에 얽힌 이야기와 섬에서 벌어지는 ‘관의 밤’ 행사와의 관련, 사촌 알렉스와 세스 일당의 관계 등등의 사건이 슬쩍 입맛만 보여주면서 끝난다. 그래서 다음 권을 기대하게 한다. 과연 피어스와 존은 공격을 잘 방어할 수 있을 것인가? 피어스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바라는 것은, 다정하지만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피어스가 너무 존에게 의지하는 내용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다. 로맨스 소설을 보면,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민폐만 끼치고 지나치게 의존적인 면을 드러내는 것이 간혹 있다. 하지만 다 용서된다. 주인공이고 남자 주인공의 사랑을 받고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 이 둘이 싸울 상대가 인간이 아니기에, 존의 활약이 부각될 것이다. 그 때 피어스가 민폐 캐릭터로 남을 지, 당차고 자기주장 뚜렷한 캐릭터가 될지 궁금하다. 내심 전자보다는 후자이길 빌어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삽화였다. 아무래도 십대 소녀들이나 이십대 초반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그림이 그런 스타일인 것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내 취향은 전혀 아니다. 중학생 소녀가 그림을 보더니 ‘우와-예쁘다.’하고 탄성을 질렀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나보다. 표지는 분위기가 좋았는데, 안의 그림은 좀 아쉽다. 뭐, 내 취향이 아닌 것이지 다른 사람은 좋아할테니까 큰 문제는 아닐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우치전 재미있다! 우리 고전 13
김남일 지음, 윤보원 그림 / 창비 / 200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 김남일

  그림 - 윤보원



  아아, 어린이 책은 진짜 삽화 보는 재미로 읽게 된다. 전우치의 도술 이야기도 재미나지만, 이 책은 삽화가 독특했다. 하아, 미술 기법을 잘 모르니, 뭐라고 정의내릴 수가 없다. 다만 전우치가 어딘지 모르게 손오공을 연상시키는 외모여서,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다.


  




  이 책은 ‘신문관본’을 기본으로 삼았다고, 책 맨 뒤에 있는 작품 해설에 나온다. 전우치의 이야기는 다양한 이본으로 존재했던 모양이다. 하긴 작자 미상의 이야기다보니, 이곳저곳 책을 내는 곳에서 조금씩 내용에 가감을 했을 것이다.


  전우치는 열다섯 달 만에 태어났다. 그리고 골격도 장대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모든 것이 다 빨랐다고 한다. 부모의 배려로 어느 암자에서 공부를 하던 중, 우연히 도술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여우의 꾀로 신선이 되기 직전에 공부를 마치게 된다. 이후 전우치는 도술로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부패한 관리를 혼내주기 시작한다. 그의 피해자 명단에는 공교롭게도 임금까지 들어 있었다.


  임금을 속였으니 문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도술을 부리는 그를 어찌할 수 없기에, 그 재주를 써먹어보자는 계산에 관리로 등용을 한다. 물론 감시한다는 속셈도 있었다. 도적을 토벌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며 지내던 어느 날. 역모를 꾀하던 무리가 잡혀왔는데, 대신 한 명이 그 역모에 전우치를 엮어 넣는다.


  궁을 떠난 전우치는 서화담을 찾아가 배움을 청하고, 두 사람은 태백산(지금의 백두산)으로 향한다.


  도술을 부려 사람을 돕는 장면에서는 통쾌함까지 느꼈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응?’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부패한 관료나 양반을 꾸짖고, 약한 백성을 돕던 그가 갑자기 백두산으로 들어가 버리다니. 이건 뭔가 아닌 듯싶었다. 하다못해 홍길동은 자기를 따르던 사람들을 데리고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기라도 했는데, 전우치는 모든 것을 버리고 진리를 찾아 산으로 들어갔다.


  속세에 환멸을 느낀 것일까? 아니면 사람들 전부를 도울 수 없으니, 진리를 찾아 모두를 이롭게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일까? 그가 비서를 양사언에게 남겼다고 하니, 후자의 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책의 존재 여부는 모르는 일이다.


  사실 요즘 액션물에 길들여져 있는 세대라면, 당연히 전우치가 관리들을 혼내주고 임금에게서 백성들을 잘 돌보겠다는 약속을 받아 내거나, 임금의 눈을 흐리게 하는 간신배들을 물리치는 걸 기대할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나라를 좀먹는 나쁜 범죄 조직을 섬멸하는 것도 괜찮고.


  아! 그래서 영화가 나온 건가? 비록 배경이 현대이긴 했지만 말이다.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구나. 쳇, 셰익스피어 이후 독창적인 작품이란 없다는 말을 누군가 했는데, 그 말이 맞나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까 이 이야기가 나온 시대 분위기상, 그런 결말이 제일 적절했을지도 모른다. 계급제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국가의 기반을 뒤흔드는 글을 쓰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냥 적당히 치고 빠지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관리들이나 사대부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도로만 하고. 왕을 중심으로 하는 계급제 전체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롱하고 놀리기는 하지만, 쫓아낼 수는 없었나보다. 그게 그 시대의 한계인 것이니까.


  나도 도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문득, 나도 역시 이 사회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은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건 내 한계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전우치의 마지막 행보가 갑자기 이해가 되었다. 그런 거였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쉿, 용이 날아 오른다 동물로 읽는 문화이야기 2
강응천 지음, 현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 강응천

  그림 - 현경

 

 

  세계 각국의 용을 세 가지 문명 중심으로 나누어 얘기한다. 그리고 각 문명의 용에 관한 신화나 이야기, 거기서 파생된 단어의 유래 등에 대해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보여주는 책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각 지역마다 용의 모습이 다른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내 눈에는 한국용이 제일 잘생겼다.

 

 

  우선, ‘서양에 사는 용 인간의 가장 나쁜 적’에서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그래서 이라크의 용 ‘티아마트’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교의 영향으로 악마의 모습이라 생각되어 배척받던 용까지 다루고 있다. 많은 모험담에서 기사나 영웅의 사냥감이 되어야 했던 용의 슬픈 운명을 보여준다고 할까?

 

  그러면서 마르두크나 성 조지 그리고 지그프리트의 이야기를 곁들였다. 그래서 용이 어떤 존재로 인식되었고, 어떤 상징을 지녔으며 동시에 서양 각국의 다양한 신화까지 다루고 있다.

 

 

 

  ‘인도에 사는 용 나빴다가 좋았다가’에서는 인더스 문명에서 비롯된 용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를 꽁꽁 숨겨두었다가 신에게 혼쭐이 난 용과 회개하고 부처의 제자로 들어간 용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불교에 관한 설명도 약간.

 

 

 

  ‘동양에 사는 용 인간의 가장 좋은 벗’에서는 황하 문명을 주로 다루고 있다. 흔히 용왕님이라 불리는 용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비를 다루고 어느 곳에서는 황제가 되어 나라를 다스리기도 한 이로운 용. 심청이를 꽃에 태워 지상으로 돌려보내준 용왕도, 토끼의 간을 드시려고 했던 용왕도 다 용이라고 한다. 물론 거기에 덧붙여, 죽어서 용이 된 문무왕의 이야기도 나온다.

 

  어째서 이집트 문명이 빠졌을까 생각해봤는데, 그 쪽에서 용에 관한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없다. 설마 이집트에는 용이 없는 건가? 이건 좀 더 알아봐야겠다.

 

  확연히 다른 세 가지 문명과 그 영향을 받는 나라별로 비교 분석한 책이지만, 역시 어린이 도서답게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거기에 다양한 신화를 들려준다. 서양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만 떠오르지만, 이 책에서는 북유럽 신화까지 다루고 있다. 그리고 4대 문명 가운데 가장 덜 알려진 인더스 문명과 인도까지 나오고 말이다.

 

  확실히 요즘 책들은 재미있는 게 많다. 그림도 독창적인 것이 많고, 무엇보다 색감이 참 좋다. 그리고 사진도 풍부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것이 참 마음에 든다. 왜 내가 어릴 적에는 이런 책들이 없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