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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요리하라 - 세계 최고 레스토랑 엘 볼리를 감동시킨 한 청년의 파란만장 도전 이야기
장명순 지음 / 미호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꿈을 요리하라
젊어서 부럽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용기가 부럽고, 결코 쉽지 않은 그 길을 행복하다 해서 부러운 이.
그의 글을 읽으면서 또 한 번 행복했다. 이런 걸 대리만족이라고 하나.
얼마전 읽었던 다른 책에서 작품 속 인물을 통해 토해내는 작가의 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어찌나 가슴을 시리도록 파고드는지 한참을 울었던 일이 있다. 마흔을 넘긴 노처녀가 세월의 주름 안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꿈과 청춘을 서러워하는데 거침 없는 젊음을 내뿜는-어쩌면 철 없어 보일 수도 있는-스무 살 연하의 남자 아이를 통해 희미해져가는 자신의 청춘의 열정을 되찾고 꿈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나아간다는 이야기였는데, 스무 살 연하의 남자 친구와 노는 것이 부러웠던 게 아니라 젊은 시절의 열정과 꿈을 찾는 과정에서 툭 툭 던져지는 대사가 공감이 가서였을까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크 장, 장명순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작품을 떠올리게 된 건 이 책 역시 내게는 큰 감동을 주고 꿈과 열정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어서이리라.
아직 초등인 우리 아이에게도 벌써부터 공부해라, 공부해라 하며 공부 안 하면 무슨 세상에 큰 일이라도 나는 양 한숨을 쉬고 호통을 치곤 하는데 열 일곱의 나이에 책을 놓고 중국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부엌 칼을 들고 무 채를 썰며 요리를 하겠다는 아들을 어떤 부모가 그래 너 잘 생각했다 라고 하겠는가.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들의 꿈을 인정해주었다. 요리 학원 수강증을 끊어주며 그의 꿈을 응원한 아버지가 있었기에 더 날개를 펼칠 수 있었으리라.
췌장암 말기의 아버지를 두고 떠나는 아들의 마음이 편하기만 했을까. 아버지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을 위해 마지막까지 아낌없는 응원을 해주었고 그 어머니 역시 만리타국들을 떠도는 아들을 믿고 기다려주었다.
웬만한 초등 아이보다 더 큰 배낭을 짊어지고 돌이 굴러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펼쳤던 위험천만한 텐트를 치기도 하며 히치하이킹과 도보로 각국을 여행하고 호주에서 도살장, 그것도 제일 일당 비싼 그만큼 혹독하기 그지 없는 아르바이트로 마련한 여행 경비로 한 끼 오십만원, 혹은 이십만원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맛보고 무모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열정으로 배워갔다. 그 열정이 엘 불리와 무가리츠와 유명 쉐프들과의 인연을 만들었고 그의 삶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를 통해 알게 된 분자 요리도 꼭 배워보고싶고 그가 보여주고 말해 준 무가리츠-이제는 내게도 꿈이 되어버린-에서 그의 요리를 꼭 한 번 맛보고 싶다.
꿈을 이루어간다는 것은 마냥 환상적인 일만은 아니었다. 그 안에는 사람이기에 겪는, 아니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기에 겪는 일들과 자신과의 약속과 싸움, 도전과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있어 아름다웠다.
꿈을 이루어가는 게 왜 아름답고 행복한지를 보여주는 책, 이 책을 읽어 나 또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