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한 일이다.

 

같은 사람의 눈으로 보아도 사물은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오래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집이 다른 데로 이사를 가는 바람에 어릴 때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살았던 곳이 있었다.

 

나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그때까지도 살고 있어 그곳에 놀러 간 적이 있다.

 

중학생 때였으니 그곳을 떠난 지 4년쯤 되어서겠다.

 

동네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내가 상상했던 그 동네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동네 골목도 작고, 그 부근에 있는 계단도 작고, 군것질거리로 가득 찬 가게도 작고, 심지어 내가 살던 집도 작았다.

 

모든 게 작아졌다고 느꼈다.

 

그래서 거기에 사는 친구에게 자꾸 물었다.

 

왜 이렇게 여기가 작아졌지? 라고.

 

그 친구는 내 느낌에 공감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했다.

 

오랜만에 그곳에 가 본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

 

4년이란 시간은 그렇게 마술을 부렸다.

 

따지고 보면 시간이 마술을 부린 게 아니라 경험이 마술을 부린 것이다.

 

그 친구와 나의 시각 차이는 ‘이사’라는 걸 경험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의 차이니까.

 

무엇의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우리 시각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다.

 

그러니 연인이든 친구든 두 사람 사이에서 변심한 사람이 생기면, 시간이 변심하게 만들었다기보다 인생 경험이 변심하게 만들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마다 역사를 보는 관점이 다른 것도 인생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인가.

 

 

 

 

 


..................
오늘 어느 서재에 댓글을 썼습니다.
그 댓글을 다듬고 정리해 본 글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시각이 다른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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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5 14: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6-05 14:43   좋아요 1 | URL
저, 댓글 활용을 잘 했지요? ㅋㅋ

stella.K 2018-06-05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마지막 구절이 못내 비장하기까지 합니다.ㅋ

그렇죠? 저도 저 살던 동네에 못 가보겠더라구요.
저 놀던 때와 너무 달라져 있는 모습에 충격 받을 것 같아서.
아니면 나의 옛날은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서글플 것 같아서.
그냥 어린 시절은 기억속에 고히 간직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학교 교실은 정말 작더군요.
이런데서 어떻게 공부하고 복닥거렸을까 싶어요.
예전에 무슨 중학교로 관찰 나간 적 있었거든요.ㅋ

페크pek0501 2018-06-05 16:22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엔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있어요. 예를 들면 작은 방에서 여럿이 잠을 잤던 것, 뜨거운 여름에 뛰면 더 더웠을 텐데 뛰어다녔던 것...ㅋ

cyrus 2018-06-06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간 날 때마다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를 혼자서 산책해요. 세월이 흐르면서 동네 모습이 달라졌지만, 제가 살았던 집 주변은 그대로였어요. 볼 때마다 신기해요. ^^

페크pek0501 2018-06-07 13:09   좋아요 0 | URL
참 좋겠습니다. 님은 고향을 갖고 계신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어릴 때 살았던 동네가 아파트 지대로 바뀌어 버려서 이젠 가 봐도 어디가 어딘지 모를 겁니다.
추억할 곳이 있는 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2018-06-08 2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9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9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9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8-06-10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제 김민식 피디가 만든 ‘이별이 떠났다‘ 잠깐 봤는데요.
주인공 채시라가 오래전 행복할때 가족여행에서 먹은 맛있는 제주 ‘문어라면‘을 다시 먹은거예요.
한 젓가락 입에 넣었는데 그 맛이 아닌거죠...
40년째 한자리에서 문어라면을 판매한 할머니는 맛이 변한게 아니라 손님의 마음이 변한거라고...‘
그 말이 문득 떠오릅니다.

저도 성인이 되서 초등학교 모교에 갔는데 운동장이 어찌나 작던지...ㅎㅎ




페크pek0501 2018-06-10 13:05   좋아요 1 | URL
아주 좋은 댓글을 쓰셨습니다. 기억해 놓을 만한 이야기네요.

운동장, 정말 그렇죠? 예전엔 크게 보였을 텐데 말이죠.

세실 님,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김살로메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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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능력은 개인차가 얼마나 큰지 생각할 때가 있다. 작가로 등단하고도 책을 내지 못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작가로 등단하는 절차를 밟지 않고도 책을 내는 이가 있다. 그리고 등단하는 절차를 밟고 책을 내고 또 책을 내서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는 이가 있다. 이런 이를 보면 시기심이 나기보다 나의 곁에 가까이 두고 친구로 지내고 싶어진다. 내가 배울 게 많을 것 같아서다. 바로 알라디너 다크아이즈 님이다.

 

 

다크아이즈 님(김살로메 님)이 또 책을 냈다며 우편으로 보내 준다고 했을 때 난 그의 유능함에 놀라 자빠질 뻔했다. 또 책을 내다니. 게다가 첫 번째 책은 <라요하네의 우산>이란 소설집이었는데 이번엔 일천 글자로 한 편씩 써 낸 산문집이라니. 

 

 

...............
첫 소설집 <라요하네의 우산>이 '2017년 세종도서 문학부문'에 선정됐던, 경북 포항에 살고 있는 소설가 김살로메의 첫 산문집. 작가는 작정하고 일천 글자로만 된 미니 에세이를 썼다. 작가가 찍은 십여 편의 사진과 함께 80편의 짧은 산문을 엮었다. 일상에서 느낀 가족, 이웃, 문학에 대한 순간의 심상을 캐리커처처럼 그려냄으로써 글 쓸 당시의 작가의 내면 풍경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

 

 

서너 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의 책이다. 글 한 편이 천 자라니까 짧은 에세이라고 하겠다. 읽기 시작하면 지루함 없이 금방 빠져들게 하는 장점이 있다. 나도 천 자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나게 하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탄탄한 구성력과 빼어난 문장력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여러분에게 일독을 권한다.

 

 

 

밑줄긋기

 

내 안을 적시던 말들이 누군가의 손톱 끝에 닿아 순간의 꽃물이라도 들일 수 있다면.(‘작가의 말’에서)

 

 

반면에 풍경으로 남는 이미지는 오래 각인된다. 고춧대를 뽑아내던 엄마의 등 뒤로 번지던 쑥부쟁이 향기, 장날마다 맨발로 신작로를 달리던 애꾸눈 총각의 구멍 난 셔츠, 깜짝 학교를 방문해 내 기를 살려주던 곁방 새댁의 자주색 주름치마, 어스름 안개를 뚫고 어깨동무 잡지를 자전거에 싣고 오던 둘째오빠의 처진 어깨. 이 모든 이미지는 명백한 풍경이 된다.(84쪽)

 

 

내 문장은 건조한 편이다. 소설을 쓸 때는 그나마 덜한데, 생활 칼럼을 쓸 때는 마음부터 건조해진다. (···) 담백하고 건조한 문장을 선호하는 취향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는 없다. 다만 성마른 문장을 구사하는데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을 만나면 기분 좋은 당혹스러움이 밀려온다.(221~222쪽)

 

 

웃음을 말하지 않는데도 입꼬리가 올라가고, 심장을 쥐어짜지 않는데도 가슴이 따끔거리는 것, 그것이 매혹적인 문장의 기본이다. 온갖 키치적 깃털로 장식하는 문장보다 담대하게 탈탈 털어버린 문맥들이 더 아름다울 때가 많다. 일견 무색, 무취, 무미하게 보이는 문장의 깊이와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이미 ‘문장 털기’의 느꺼운 노예가 되었다. 시인의 말을 옮겨 적는 손끝이 기분 좋은 예민함으로 떨린다.(228~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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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4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5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5 1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5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5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5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5 2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6-07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대통령의 글쓰기>의 강원국 저자는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연설비서관실 행정관으로, 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연설비서관으로 재직했다.

 

 

 

 

 

 

 

 

 

 

 

 

 

 

 

 

 

 

이 책을 읽다가 저자가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을 공개한 대목이 인상적이라 옮겨 본다.

 

 

....................
“앞으로 자네와 연설문 작업을 해야 한다 이거지? 당신 고생 좀 하겠네. 연설문에 관한 한 내가 눈이 좀 높거든.”

식사까지 하면서 두 시간 가까이 ‘연설문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특강(?)이 이어졌다.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열심히 받아쓰기를 했다. 이후에도 연설문 관련 회의 도중에 간간이 글쓰기에 관한 지침을 줬다. 다음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 자네 글이 아닌 내 글을 써주게. 나만의 표현방식이 있네. 그걸 존중해주게.

 

2. 자신 없고 힘이 빠지는 말투는 싫네. ‘~ 같다’는 표현은 삼가게.

 

3. ‘부족한 제가’와 같이 형식적이고 과도한 겸양도 예의가 아니네.

 

4. 굳이 다 말하려고 할 필요 없네. 경우에 따라서는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도 연설문이 될 수 있네.

 

5. 비유는 너무 많아도 좋지 않네.

 

6. 쉽고 친근하게 쓰게.

 

7. 글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쓰게. 설득인지, 설명인지, 반박인지, 감동인지.

 

8. 연설문에는 ‘~등’이란 표현은 쓰지 말게. 연설의 힘을 떨어뜨리네.

 

9. 때로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방법이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한 킹 목사의 연설처럼.

 

10.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말로 글쓰기의 최대 적이네.

 

11. 수식어는 최대한 줄이게. 진정성을 해칠 수 있네.

 

12. 기왕이면 스케일 크게 그리게.

 

13. 일반론은 싫네. 누구나 하는 얘기 말고 내 얘기를 하고 싶네.

 

14. 치켜세울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치켜세우게. 돈 드는 거 아니네.

 

15.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16. 접속사를 꼭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말게. 없어도 사람들은 전체 흐름으로 이해하네.

 

17. 통계 수치는 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네.

 

18. 상징적이고 압축적인, 머리에 콕 박히는 말을 찾아보게.

 

19. 글은 자연스러운 게 좋네. 인위적으로 고치려고 하지 말게.

 

20. 중언부언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네.

 

21. 반복은 좋지만 중복은 안 되네.

 

22. 책임질 수 없는 말은 넣지 말게.

 

23. 중요한 것을 앞에 배치하게. 사람들은 뒤를 잘 안 보네. 단락 맨 앞에 명제를 던지고, 뒤에 설명하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을 좋아하네.

 

24. 사례는 많이 들어도 상관없네.

 

25. 한 문장 안에서는 한 가지 사실만을 언급해주게. 헷갈리네.

 

26. 나열을 하는 것도 방법이네. ‘북핵 문제, 이라크 파병, 대선자금 수사…’ 나열만으로도 당시 상황의 어려움을 전달할 수 있지 않나?

 

27. 같은 메시지는 한곳으로 응집력 있게 몰아주게. 이곳저곳에 출몰하지 않도록.

 

28.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이 좋네. 영토보다는 땅, 식사보다는 밥, 치하보다는 칭찬이 낫지 않을까?

 

29. 글은 논리가 기본이네. 멋있는 글을 쓰려다가 논리가 틀어지면 아무것도 안 되네.

 

30. 이전에 한 말들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네.

 

31.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쓰지 말게. 모호한 것은 때로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지금 이 시대가 가는 방향과 맞지 않네.

 

32. 단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주제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 글은 써서는 안 되는 글이네.

 

 

대통령은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지만, 이 이야기 속에 글쓰기의 모든 답이 들어 있다. 지금 봐도 놀라울 따름이다.

 

- 강원국 저, <대통령의 글쓰기>, 23~25쪽.
....................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에 대한 안목에 놀랐다.

 

이 정도면 작가 수준이 아닌가.

 

이 글쓰기 지침은 연설문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의 글을 쓸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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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5-24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이 부분 읽었어요.
보고 노무현 대통령 다시 보게되더라구요.
하긴 인권 변호사셨으니 글에 대해 예민하실 수 밖에 없었겠죠.

그도 그렇지만 저자도 보좌하느라 고생을 이만저만 했던 게 아니더군요.
없던 병도 막 생기고.
이책 정말 간결하게 잘 쓴 책인데
다른 책에 밀려 아직도 완독을 못하고 있어요.ㅠ

페크pek0501 2018-05-26 17:17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제야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랍니다. 출간된 지 몇 년 되었지요.
대통령이 된 분들은 글쓰기에 대해 어떤 노하우를 갖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평범한 분들은 아니니까요. 괜찮은 책 같습니다. 글을 쓰는 독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게 많지 않겠지만 복습한다는 의미에서 일독할 만한 것 같아요.

cyrus 2018-05-24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2번은 정치인들이 기억해야 할 사항이네요. 정치인들은 선거 시즌이 되면 홍보물에 공약을 많이 채워 넣잖아요.. ^^;;

페크pek0501 2018-05-26 17:19   좋아요 0 | URL
그렇죠? 금방 신뢰가 떨어질 일을 왜 하는지... 무조건 당선되고 보자는 심리일 듯해요.

잘잘라 2018-05-24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왈칵 눈물이 납니다.
햇살이 눈부시구요.

페크pek0501 2018-05-26 17:22   좋아요 0 | URL
메리포핀스 님, 무척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반갑습니다.
노 대통령의 팬이신가요? 그러나... 편하게 팬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
그래서 그런 불편함 때문에 저도 정치에 관련된 발언은 하지 않으려는 쪽입니다.

햇살이 눈부시죠. 요즘 나가면 봄은 봄이구나, 합니다.
좋은 봄날을 보내시길요...

세실 2018-06-01 14: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면서 놀라웠는데.....다시 보니 역시^^

페크pek0501 2018-06-04 11:31   좋아요 0 | URL
세실 님도 읽으셨군요.
어떤 분야든 프로는 아름다운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시길...
 

 

 

 

 

어제 집에 돌아와 보니 현관문 앞에 알라딘 책 상자가 와 있었다.

 

집에 아무도 없어서 택배 기사님이 놓고 가신 모양이다.

 

상자를 보자마자 그리고 상자를 안고 집에 들어오며

 

감미로운 설렘과 흥분을 느꼈다.

 

바로 이 맛이야, 하고 생각했다.

 

내가 감사하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

 

훗날 노인이 되어서도 그 즐거움을 누리며 산다면

 

심심하거나 쓸쓸할 때 큰 위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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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을 잘 쓰려면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가까이에 글 잘 쓰는 작가가 있다면 그 방법을 묻고 싶었다. 그런데 이미 난 알고 있지 않은가. 그 방법이란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는 것.’이라는 것을. 난 이것을 줄여 말하겠다. ‘많이 읽고 많이 쓸 것.’이라고. 왜냐하면 내 경험에 따르면 글을 쓸 때 저절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 하나 더 참고로 말할 게 있다. 산책을 많이 할 것. 이것도 내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인데 산책을 하면 저절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걷다가 이미 쓴 글의 틀린 점이 무엇인지 갑자기 떠오르기도 하고 새 글감이 갑자기 떠오르기도 한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글을 잘 쓰려면 책을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쓰고 산책을 할 것.’

 

 

걷는 건 건강에도 좋다.

 

 

 

 

 

 

2.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
당신은 미래에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 나의 대답은 “잡지든 신문이든 글을 연재하는 필자로 살고 싶다.”가 되겠다. 그래서 생활칼럼을 한 번씩 시험 삼아 써 보곤 한다. 아무래도 나 같은 사람에게 어디든 긴 지면을 줄 리 없으니 짧은 지면에 넣을 천 자 칼럼이라도 연습해야지 하는 생각에서 최근에 5매짜리 글을 써 봤다. 이백 자 원고지 5매에 꽉 채워 쓰면 천 자 칼럼이 된다. 또 15매 정도로 긴 것도 써 볼 생각이다.

 

 

이 글을 읽고 (내 꿈이 말도 안 된다며) 웃고 있는 분이 계신가?

 

 

웃지 마시길... 누구나 꿈은 크게 갖는 것이다. 남이 보면 불가능한 것을 갖는 게 꿈이다. 어릴 때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어린이처럼 말이다. 대통령이 되는 꿈을 가져야 시 의원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능성이 큰 것을 꿈이라고 말하며 꿈을 이뤘다고 말하면 안 된다. 그건 꿈이 아니라 그냥 실천이다. 가능성이 적을 때 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꿈의 자격 조건은 ‘가능성 적음’이라는 말이다.

 

 

생각해 보니 오래전에 어느 지역 신문에 칼럼을 연재한 적이 있다. 주로 외국의 단편 소설을 하나 골라 줄거리를 쓰고 나서 그것과 관련한 내 생각을 썼다. 독서칼럼쯤 되겠다. 원고지 10매쯤 썼던 건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어떻게 가능했는지 모르겠다. 무식해서 용감했던 모양이다. 그때 컴퓨터가 대중화하기 전이라 원고지에 볼펜으로 글을 썼던 시대였기에 다행히도 그 글들이 현재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뜨지 않는다. 휴우~~ 정말 다행이다. 꽤 엉터리로 글을 썼을 테니 망신살이 뻗칠 뻔했다.

 

 

아무리 말이 안 되는 꿈을 꾼다고 해도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을 비웃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미래의 꿈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사는 건 아니다. 글을 쓰는 현재를 충분히 즐기고 있으니까. 내일 죽는다고 해도 나는 글을 쓰는 현재를 즐길 각오로 사니까.

 

 

 

 

 

 

3. 농담
얼마 전에 아주 좋은 꿈을 꿨다.

 

 

꿈에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넓은 강에서 헤엄을 치고 놀았는데 너무 즐거웠다. 마침 더워서 들어간 물이 적당히 차가워서 시원했고 내 마음대로 헤엄이 잘 쳐져서 신이 났다. 아무도 없고 나만 큰 강물을 차지해서 더 좋았다.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꿈을 깨고 나서, 내가 꾼 꿈 중에서 최고였어,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다시 그런 꿈을 꾸고 싶었으나 꿔지지 않았다. 

 

 

만약 그렇게 신나는 꿈속이 스무 시간쯤으로 길게 느껴지고 현실은 네 시간쯤으로 짧게 느껴진다면, 난 현실에서 어떤 삶을 살아도 좋을 것 같다. 네 시간만 버티면 난 또 행복한 꿈속으로 들어가게 될 테니까.

 

 

여러분, 그거 아시는가?

 

 

나를 포함해 몇몇만 아는 일인데, 이건 정말 특급 비밀인데,

 

 

우리가 현실이라고 알고 있는 현실이 사실은 꿈이고, 우리가 꿈이라고 알고 있는 꿈이 사실은 현실이라는 것.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이유는 꿈속에서 꿈인 줄 모르듯 현실을 꿈인 줄 모르는 것이고, 인간의 기억력은 좋지 못해 꿈의 여러 장면들이 뒤죽박죽된 채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4. 창의는 내 생각과 남의 생각을 섞을 줄 아는 것
‘오마이뉴스에 들어가서 ’강원국의 글쓰기 22‘를 읽게 되었다.

 

 

새로운 건 아니지만 복습하며 곱씹을 만해서 정리해 본다.

 

 

창의적인 글을 쓰기 위한 방법
- 다양한 방면의 독서를 할 것.
- 시를 읽거나 써 보면 좋다.
- 삼삼오오 모여 앉아 얘기하는 게 좋다.
- 외계인이 세상을 보는 것처럼 낯설게 보기.
- 여행 등으로 낯선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키기.
- 휴식도 창의적인 글감을 만든다.
- 유쾌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 발표 논문의 수가 많을수록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러므로 글을 많이 써라.
- 내 생각과 남의 생각을 섞을 줄 아는 게 ‘창의’이다.
- 남의 생각에 자기 의견을 붙일 줄 아는 게 ‘창의’이다.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여기로...
http://www.ohmynews.com/NWS_Web/Event/Special/kangwonkug_at_pg.aspx?CNTN_CD=A0002432040

 

 

책으로 읽고 싶은 분은 강원국 저자가 쓴 책을 읽으면 좋을 듯.

 

 

 

 

 

 

 

 

 

 

 

 

 

 

 

참고로 저자는 기업에서 17년, 청와대에서 8년 간 일했다. 그 가운데 9할은 글 쓰는 일을 했다고 한다.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역임했다.

 

 

 

 

 

 

 

5. 글쓰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
독서하는 시간이 즐거운 건, 그리고 독서를 매일 하려는 건 나의 글쓰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마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독서에 흥미를 갖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 이유만으로도 난 글쓰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 꾸준히 문장을 갖고 놀고 글을 가꾸며 살 것이다.

 

 

꿈은 이뤄졌을 때보다 갖고 있는 동안이 더 좋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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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8-05-20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충분히 가능하시죠^^
발레리나, 논객!
시를 읽거나 써보기. 실천하려 하지만 꾸준히는 어렵네요^^

페크pek0501 2018-05-20 22:38   좋아요 0 | URL
세실 님, 오늘 좋은 휴일 보내셨겠지요?

세실 님은 이미 연재하고 계시잖아요. (나도 언젠가 해야징... 호홋...)
알라디너 중에서 연재하시는 분 많아요. 제가 알기로도.
발레는 꾸준히 배우고 있어요.
시를 쓰지 않지만 읽으려고 시집을 샀죠. 시인이 쓴 산문집도 샀어요.
제게 제일 부족한 게 시적 표현인 것 같아요. 시와 함께 살아야겠어요. 불끈!!!
그럼...
안뇽...
굿밤...

stella.K 2018-05-21 1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유명 작가들은 산책을 즐겼다잖아요.
아니 산책을 즐기면 작가가 될 수 있는 걸까요?ㅋ
암튼 저도 산책을 많이하면 좋을텐데
왤케 안 나가게 되는지 모르겠어요.ㅠ

저는 주로 샤워할 때 좋은 생각을 많이하게되는 것 같아요.
문제는 매일 샤워를 하지않는다는 거죠.ㅠㅋ

페크pek0501 2018-05-22 22:18   좋아요 0 | URL
산책을 강추합니다. 책도 많이 읽어 봐야 재미를 알듯이 산책도 그래요. 많이 걸어 보면 스스로 걷고 싶은 마음이 생긴답니다. 요즘은 발레로 운동을 한다는 핑계로 안 걷는 날도 있지만 예전엔 매일 한 시간씩 걸었어요. 아마 365일 중에 350일은 걸었을 거예요. 비가 와도 우산 쓰고 걸었을 정도였어요.

샤워하면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어느 책에서 저도 읽었는데 그런 사람이 많나 봐요.
맨 마지막에 쓰신 문장은 웃깁니다. ㅋ
굿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2018-05-21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2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에 2018-05-22 03: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께 끌리는 내 맘의 실체를 알았어요.
글쓰기에 대한 쉬임없는 관심과 노력 열정,그걸 삶의 활력소삼아 즐기며,그럼에도 큰 욕심없이---
페크님,실력 이미 충분히 갖추셨어요.논리적이며 지적 문장,그리고 가끔의 진솔한 유머도 매력있어요.
( 이거 절대로 아부 아님 ^_^) 진정한 문우를 만나니 나도 모르게 평소 없던 수다가 ㅎㅎ
건필하시고 좋은 챤스 만나면 뛰어 드세요. 홧팅 !!

페크pek0501 2018-05-22 22:29   좋아요 0 | URL
오호!! 맘의 실체라...
제가 추진력도 없고 능력도 없고 욕심도 없어서 요 모양으로 살아요. 일을 벌리기 싫어하고요. 현재에 만족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발전이 없지요.ㅋ
으음~~ 연재도 지금은 준비가 안 되어서요, 더 나이 들어 글 쓸 것밖에 할일이 없을 때, 시간 많을 때 기회가 오면 좋겠어요. 저의 친정어머니 보니깐 나이 들어 취미가 없는 게 참 안 좋더라고요. 저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면 좋겠어요.

성에 님같이 팬심을 드러내 주시는 소수의 분들 덕분에 힘을 얻습니다.
그런데 저보다 글을 더 잘 쓰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아니 됩니다. 소설집은 아무나 낼 수 있나요?

님도 건필하시고 다음 책을 내기 위해 또 뛰셔야지요. 꼭 즐기면서 하세요. 고맙습니다.

2018-05-22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5-22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