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을 예전에 아주 재밌게 읽었다. 웃었을 만큼 재밌는 부분이 있고 무엇보다 주인공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담겨 있다. 그래서 지인에게 선물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가 이런 소설이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전집은 다 사도 좋으리라. 

 

 

 

 

 

 

 

 

 

 

 

 

 

 

 

 

 

 

 

 

 


2.
고통으로부터 느끼는 쾌락을 경험할 때가 있다. 발레를 배우는 시간에 누워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는데 꽤 많이 해야 해서 땀을 흘리면서 고통스러워 끙끙대며 억지로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묘한 쾌감이 있어서 그 시간이 싫지 않다. 왜 그럴까?

 

 

이렇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운동을 한다는 건 건강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고통스러울 때 느끼는 쾌감일까?

 

 

 

 

 

 

3.
앞으로 학생들을 로봇이 가르쳐서 교사, 라는 직업이 없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작가, 라는 직업도 로봇이 대신 한다는 걸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난다. 설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아니겠지, 나 죽고 난 다음이겠지, 이런 생각을 했다. 무인 자동차도 나오는 마당에 뭐는 안 나오겠나 싶다. 만약 무인 버스가 대중화한다면 버스 운전기사들은 실직을 하겠지. 그런 세상이라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실직을 하는 경우가 많겠다. 그 세상은 과연 지금보다 나을지 의문이다.

 

 

어쨌든 과학의 발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행복을 위해 과학의 발전을 멈추어야 한다고 사람들 모두가 동의할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가질 수 있는 명성과 부와 권력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4.
재산가 부모한테 효도하는 자식이 드문 것이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부모 덕에 풍족하게 사는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고를 치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돈 벌기 힘든 걸 배우기보다 먼저 돈 쓰는 것부터 배우는 게 문제일까. 

 

 

늙어 가는 자기 부모를 측은하게 바라볼 줄 알아야 효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부자인 부모들은 자식이 측은하게 바라보기 어려워서 효도하는 자식이 드문 게 아닐까.

 

 

내 생각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해 봤다.

 

 

 

 

 

 

5.

우리 세대는 자식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은 부모가 될 확률이 클 것 같다. 장수 시대이니 90세나 95세까지 살아서 자식에게 의지하게 될 것 같아서다.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적으로도 의지하게 될 것 같다. “얘야, 내가 심심하다. 좀 놀러 오너라.”라고 자식에게 말하는 부모가 있을 것이다. “얘야, 병원 좀 같이 가 줘. 약 타러 가야 하는데 혼자 못 가겠어.”라고 할지도 모른다. 자식은 그런 부모로부터 독립해 살고 싶을 것이다. 예전 사춘기 때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었던 것처럼.

 

 

이런 생각을 하니 씁쓸하다.

 

 

 

 

 

 

6.
간성도 있다는 걸 알았다.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경우에 해당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독일이 간성인들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했다고 한다.

 

 

푸코뿐만 아니라 옛 외국 작가들 중에 게이가 많았다.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인간의 특징을 알 것 같다. 보통 사람들보다 더 넓은 세계에서 인간을 본다고 할 수 있으니까.

 

 

문제는 조금이라도 특이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그들이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할 것 같다.

 

 

 

 

 

 

7.
작은애한테 말했다. 필사해서 노트 한 권을 다 채우면 십만 원 주겠다고. 요즘 책을 열심히 보고 있어서 그런 제안을 했다. 맘에 드는 문장만 뽑아 쓰는 것이고 문단과 문단 사이를 두 줄을 띄고 써도 좋다고 했다. 얇은 노트로 정했으니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문장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알게 하려고 그런 제안을 했다.

 

 

 

 

 


8.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장면. 바람피우는 남편이 자기 아내를 맘에 들어 하는 딴 남자가 있든지 딴 남자를 만나든지 하면 심한 질투를 느끼는 것. 남편은 영원히 자기 것이라 여겼던 아내의 반란은 참기 힘든 모양이다. 가까이 있는 보석을 몰라보고 돌멩이로 아는 실수를 한 셈이다.

 

 

체호프의 단편 중에 그런 게 있다. 딴 남자와 바람피우던 아내가 나중에서야 자기의 남편이야말로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는 것. 그 깨달음이 너무 늦은 게 문제였다. 남편이 숨을 거두는 시간에 아내는 뼈저리게 느끼며 슬퍼한다. 남편이야말로 소중한 사람임을. <베짱이>라는 단편이다.

 

 

 

 

 

 

 

...........................................
이 글에는
제가 썼던 댓글을 조금 수정한 글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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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9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9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30 1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03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18-09-29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지는 <마음>이 젤 좋았네요~
페크님 주말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8-09-29 23:26   좋아요 0 | URL
고양이로소이다, 를 팟캐스트로 들었는데 이것도 좋더라고요. 어떻게 고양이의 생각을 소설로 쓸 생각을 했는지 감탄 감탄... 게다가 면밀한 관찰에 감탄...

북프리쿠키 님도 좋은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09-29 2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천 입력완료!

페크pek0501 2018-09-29 23:27   좋아요 1 | URL
하하~~
너무 신뢰 받는 느낌이 드니 황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8-09-29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쁘고 필기감 좋은 펜과 쓰기 좋은 노트가 있으면 손글씨로 쓰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저희 엄마가 10만원 주신다면 오늘부터 당장 하고 싶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9-29 23:29   좋아요 1 | URL
한 가지 이득이 있답니다. 십만 원을 주는 대신 저는 딸이 고른 좋은 문장을 읽을 수 있지요. 그런 노트가 있다면 여러 번 읽겠습니다. 공부 삼아...
늘 고맙고 반갑습니다.
시험이 끝났으니 좋은 휴일을 보내세요.
 

 

 


문화칼럼 두 편이 한 매체에 게재되었습니다.

 


게재된 글의 제목 : <결과는 모르는 일>

                         <주부들이여! 희생자가 되지 말라>

 

 

 

 


<결과는 모르는 일>은 2018년 9월 27일에 게재되었습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yechongbon/221366214858

 

 

 

 


<주부들이여! 희생자가 되지 말라>는 2018년 7월 25일에 게재되었습니다.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yechongbon/221326394327

 

 

 

 

 

 


.....................................
미세먼지가 많았던 날들을 겪었던 터라

 

청명한 날씨에 감사하게 되는 오늘입니다.

 

좋은 시간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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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8-09-29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편의 담백하면서 깔끔한, 여운이 남는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내공이 깊으셔라~~~
저는 택시 타고 잔돈이 남으면 그냥 드려요.
기사님은 워낙 다양한 사람(돈 없다고 하는 진상 고객도 많을듯)을 만나서 그 정도는 좋아하실듯 하옵니다.ㅎㅎㅎ

페크pek0501 2018-09-29 14:53   좋아요 0 | URL
세실 님의 의견을 감사히 동의하며 접수합니다.
맞아요. 진상 고객이 있을 테니 (그 손해가 상쇄될) 잔돈 정도는 받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요즘 제가 이래요.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생각에 줏대가 없어용...
고맙습니다. 달콤한 휴일 잘 보내시길...


서니데이 2018-09-29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칼럼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18-09-29 23:30   좋아요 1 | URL
점점 제 바닥이 보이기 시작해서 두려워지고 있습니다.
자신감이란 놈을 좀 달고 살고 싶습니다. ㅋ
고맙습니다.
 

 


어떤 낱말을 듣고 떠올리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바다’라는 낱말을 떠올려 보자. 어떤 이는 피서, 즐거운 물놀이, 신나는 보트를 떠올릴 수 있지만 어떤 이는 거센 파도, 공포, 바다의 무서운 깊이를 떠올릴 수 있다. 전자는 바다를 즐거운 여행과 연결해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고, 후자는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한 사고와 연결해 생각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낱말의 이미지가 다른데도 우리는 말을 할 때 서로 같은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여긴다. 이것이 누군가와 말을 할 때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듯하다.

 

 

‘모두들 추석을 즐겁게 보내십시오.’라는 글을 내가 6일 전에 서재에 올렸는데, 이 글을 받아들이는 게 사람에 따라 달랐을 것이다. 기혼 여성들은 ‘추석이 어떻게 즐거울 수 있어? 추석을 보내느니 회사에 출근하는 게 나아.’ 또는 ‘어차피 치를 추석이니까 잘 보내야겠지.’라고 받아들일 수 있고 기혼 남성들은 ‘여자들만 힘든 게 아니야 우리 남자들도 고단한 추석이라고.’ 또는 ‘회사를 가지 않아 추석 연휴가 좋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노총각들과 노처녀들은 친척들이 자기한테 언제 결혼하느냐고 묻지 않는 추석이길 바라며 내 글을 봤을지 모른다. 추석을 잘 지냈냐는 물음에도 역시 각자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각자 자기 처지에서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하며 사는 게 우리의 인생인 것 같다. 그러니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건 삶을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내가 아끼는 책 중 하나가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이 책에서 내 글과 관련한 글을 하나 골라 옮긴다.

 

 

 

...............
한 민족에게 선이라고 여겨지는 많은 것들이 다른 민족에게는 웃음거리나 치욕으로 여겨지는 것을 나는 보았다. 많은 것들이 여기서는 악이라고 불리고 저기서는 자줏빛 영광으로 장식됨을 보았다.
일찍이 그 어떤 이웃이 다른 이웃을 이해한 적은 결코 없었다. 한 민족의 영혼은 이웃 민족의 망상과 악의를 언제나 이상하게 여겼다.
민족은 저마다 가치의 표지판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98~99쪽.
...............

 

 

 

 

 

 

 

 

 

 

 

 

 

.......................<후기>.......................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오늘에야 글을 올릴 여유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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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9-27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전 겉으론 평온하게, 안에선 바쁘게
, 암튼 조용하게 보냈답니다^^*

페크pek0501 2018-09-27 13:15   좋아요 1 | URL
2박 3일 동안, 시댁에 충성하고 왔습니다. 아부도 떨면서요...ㅋ
그래야 제 맘이 편해서이니 인간은 어떻게 생각해도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이젠 바쁨을 뒤로 하고 편안한 휴식의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stella.K 2018-09-27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제가 언니의 그 글에 화답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엔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지라.
어쨌든 추석 잘 지내셨으리라 믿쑵니다.ㅋ

<짜라투스트라...>에 저런 말이 있었군요.
언젠가 말했던 것 같은데 저는 저 책을 사춘기 때 읽고
자라, 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알아 듣고 정말 졸면서 읽었습니다.
근데 언니가 애독하는 책이었군요.
이 나이쯤해서 읽으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겠지만
철학은 잼병에다 니체 아저씨는 좀 그렇고,
지금은 시간도 없으니 아무래도 이번 생은 더 이상 못 읽지 싶습니다.
그냥 이 페이퍼고 만족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8-09-28 13:14   좋아요 1 | URL
화답, 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잘 잊어버려서...ㅋㅋ 우리 쌤쌤... ㅋㅋ

짜라투스트라~~ , 이 책을 저는 오래 전에 그러니까 결혼하기 전 몇 권짜리 전집으로 갖고 있었는데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몰라서 읽다가 말았어요. 그리고 그 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새로 장만한 거죠.
그런데 요즘 이 책을 펼쳐 보면 재밌어요. 공감 가는 문장도 만나게 되고 사유 깊은 문장도 만납니다. 마치 모래알에서 보석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봅니다. 저의 상상력을 키워 주는 책이랄까.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이 책에서 보게 되어 좋습니다. 니체는 정말 위대하단 생각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자라, 투스라ㅋ)

세실 2018-09-27 2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책을 아직 읽지 못했어요.
요즘 한 사람의 민원인에게 시달리면서 반성했습니다.
제가 무심코 웃는 소리가 비웃음으로 들릴 수 있더라구요.
지난 금요일 오전과 오늘의 기분 차이는 많이 크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편안한 추석명절 보냈답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겠지요...
괜히 넋두리. ㅎㅎㅎ

페크pek0501 2018-09-28 13:19   좋아요 0 | URL
저도 유명한 고전 중에 읽지 않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이 책보다 <니체의 말2>라는 책을 먼저 읽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그 책을 먼저 읽고 니체에게 반했거든요.

민원인... 사람에게 시달리는 게 제일 고단하죠.
세실 님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현장에서 근무하니 나중에 글감이 다양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의 경험들을 재산으로 여기시면 아마 기분 상하는 일도 조금 상쇄되리라 봅니다. 파이팅!!!!!!!!!!

괜한 넋두리, 언제나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1.
대견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동안 내가 이 서재에 마이페이퍼를 5백 편이나 올렸다니.

 

 

대견하구나, 하고 생각했다. 464쪽이나 되는,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1>을 다 읽었다니.

 

 

이렇게 자신을 칭찬하면서 사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한 번 해 봤다. 여러분도 해 보시길...

 

 

 

 

 

 

2.
추석 연휴를 보내고 나서 <위대한 유산 2>도 마저 읽어야겠다. 주로 에세이를 읽다 보니 이렇게 흥미가 당기는 소설을 만난 건 오랜만인 것 같다. 읽고 있는 소설이 있다는 게 새삼 좋다.

 

 

 

 

 

 

 

 

 

 

 

 

 

 

 

 

 

 

 

 

 

 

 

 

 

3.

책을 열 권 이상 병행해서 읽고 있다. 세어 보니 그렇다. 그중 하나가 헤더 히브릴레스키의 <폴리, 나 좀 도와줘>라는 책이다. 고민 상담을 해 주는 칼럼집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고민을 써 보내면 폴리가 답변을 해 주는 형식의 책이다.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 어떻게 답변을 쓰는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글을 읽으면서 내가 위로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저자는 2001년 블로그에서 시작한 고민 상담 칼럼이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나도 사고력과 통찰력이 있는 글쟁이라서 <페크, 나 좀 도와줘>라는 책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봤다. 그냥 생각만. 이런 생각을 해 봤다고 해서 누군가가 돌을 던지지는 않을 테니. 

 

 

 

 

 


 
4.
나의 연애관을 말하라고 하면,  
→ 사랑을 할 때는 뜨겁게 하되, 마음 안의 중심은 잃지 않기, 라고 대답하겠다.

 

 

연애에 올인하지 않겠다는 뜻인데 그 이유는 연애에 인생의 전부를 거는 사람은 불행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그런데 전부를 걸지 않고 사랑을 뜨겁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일종의 정신병이기에 미치지 않고 사랑하는 게 가능하지 않을 테니까.

 

 

 

 

 

 

5.
어떤 분이 밤에 쓴 글은 부끄럽다고 글을 써서 내가 다음과 같이 댓글을 썼다.

 

 

→ 밤에 쓴 글은 감상적, 감성적이기 쉬워서 공개는 그 다음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건 저에게 하고 싶은 말. 그러나 그런 글이 솔직해서 좋을 것 같다는 건 남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입니다. ㅋ


 
솔직한 글이 좋은 건 알겠는데 내가 글을 쓰면서 마냥 솔직하다간 큰일 날 것 같다. 

 

 

 

 

 

 

6.
<당신의 눈은 믿을 수 없다>라는 책이 있다는 걸 어제 알았다. 


 
난 내 눈도 믿지 않고 내 기억도 믿지 않는다. 착시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고, 내 기억이 엉터리였다는 걸 경험한 적이 있어서다.

 

 

결론은 나는 나를 믿지 못한다는 것.

 

 

 

 

 

 

7. 
최근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서치>라는 영화인데 요즘 시대가 아니면 만들기 불가능한 영화다.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사라졌고 그 사라진 딸의 SNS를 뒤져서 딸의 행방을 찾는 아버지의 모습. 이 영화를 보면서 SNS의 편리함보다 섬뜩함을 느꼈다. 과연 우리는 굉장히 자신을 노출하는 시대에 살고 있음을 확인했다. 

 

 

 

 

   
 
8.
아무 생각 없이 자기가 사는 시대의 문화를 그대로 따라가는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위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나도 해도 되나 보다, 하고 생각해 버리는 태도. 옳고 그름을 따져 보지 않는 태도. 이런 태도가 문제라는 것.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는 나쁜 원칙과 제도와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다. 제도는 날씨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것을 기억해 놓기로 한다.

 

 

 

 

 

 

9.
루소의 글을 팟캐스트에서 듣고 루소가 자기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낸 걸 이해하게 되었다. 잘못 생각했다고 시인한 대목에서 뭉클했다.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라 오판했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난 믿는다.

 

 

 

 

 

 

 

10.
어제 동아일보(2018. 9. 20.)에 난 기사를 읽고 반가워 밑줄을 그었다. 올해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포드의 나이가 74세. 아! 70대 중반에도 글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

 

 

글쓰기로 먹고 살 수 있으려면 아주, 아주, 아주 운이 좋아야 하고 그에 비해 재능은 생각보다 덜 중요하다고, 그가 말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일부 동의할 수 있겠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서 모두 뛰어나게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가 말한 것 중 내가 밑줄을 그은 것을 옮겨 본다.

 

 

“소설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해답을 찾는 것이 부적절해 보일 때 우리 모두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중요한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것”

 

 

“사실 작가로서 내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무엇이 좋은지’ 정의하는 것이다.”

 

 

문학은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 에 대한 그의 대답 :
“영국의 비평가 프랭크 레이먼드 리비스의 말을 인용해 답하겠다. ‘문학은 감각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새롭게 살도록 하며 새로운 관점을 배우게 하는 최고의 수단이다.’ 나는 언제나 이를 목표로 글을 쓴다.”

 

 


원문을 읽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http://news.donga.com/3/all/20180920/92089981/1

 

 

 

 

 

 

 

 

............................................
추석을 쇠고 오겠습니다.

 

모두들 추석을 즐겁게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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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9-21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ㅋㅋㅋㅋㅋ그 어떤 분 추석인사드립니다! ^^

페크pek0501 2018-09-27 12:58   좋아요 1 | URL
하하~~~ 알고 계셨군요. ㅋ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저는 잘 보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속시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카알벨루치 2018-09-27 14:00   좋아요 0 | URL
수고많으셨습니다 간만에 뵈오니 더 반갑습니다 ㅎ

페크pek0501 2018-09-28 13:23   좋아요 1 | URL
저도 반갑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시는 분들 덕분으로 글은 조금밖에 올리지 못하더라도 힘을 내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blanca 2018-09-22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유산> 읽고 계시군요! 리처드 포드가 박경리 문학상을 탔군요. 링크해 주신 글 따라가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이른 넷에 건강하고 글도 여전히 쓰며 상도 타고 돈도 벌고 흑 부럽네요. 한가위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9-27 13:00   좋아요 0 | URL
저도 부럽답니다. 74세에 큰 상도 타고 글도 쓰고...
그리고 저 같은 사람에겐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09-22 13: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디킨스의 <두도시이야기>가 너무 안 읽혀 혼난 기억때문에 디킨스기피증이 ㅠ 위대한유산으로 털어버려야겠네요.추석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09-27 13:01   좋아요 1 | URL
읽혀지지 않을 땐 던져 버리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상엔 재미 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요...
고맙습니다.

2018-09-22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7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oren 2018-09-23 17: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유산』을 읽고 계시는군요. <1>도 재미있지만, <2>로 이어지는 후반부 이야기도 짜릿짜릿합니다.^^ 『위대한 유산』을 다 읽으시면 『데이비드 코퍼필드』도 읽어보시길 바래요. 저는 『위대한 유산』보다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훨씬 낫더라구요. 물론 디킨스의 작품 가운데는 『황폐한 집』이 가장 뛰어난 걸작이긴 하지만, 그 작품까지 읽으시라고 추천드리지는 못하겠네요. 왜냐하면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분량상 ‘위대한 유산‘의 두 배쯤 되고, ‘황폐한 집‘도 ‘코퍼필드‘ 만큼 되거든요. 그런데 두 작품 모두 무지 재미있는 걸작이긴 합니다.^^

페크pek0501 2018-09-27 13:04   좋아요 1 | URL
오렌 님, 오랜만입니다. 그래서 더 반갑네요.
후반부가 더 재밌다니 기대됩니다.
하지만 너무 두꺼운 책은 자신이 없네요. 위대한 유산만 해도 9백쪽이나 될 것 같은데 이것이 제가 읽을 수 있는 한계선일 듯...ㅋ
고맙습니다. 맑은 날을 즐겁게 누리시기 바랍니다.

세실 2018-09-26 2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나 좀 도와줘‘ 좋은데요~ 지금도 가능하실듯.
일단 알라딘에 고민을 풀어놓게 하심이~~ㅎㅎ
추석 잘 지내고 오셨죠?
내일 출근하기 참 싫은 날입니다.

페크pek0501 2018-09-27 13:06   좋아요 0 | URL
‘페크, 나 좀 도와줘‘~~ 이런 제목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릴 수 있다면
저는 ‘능 력 자‘가 되시겠습니다. 그런데 아닌 것 아시죠?

추석은 잘 지냈고요...
그래도 오늘이 목요일이니 곧 주말이 될 거라는 걸 생각하십시오.
짧은 근무가 남은 것이니...
맑은 날을 만끽하시며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 - 어제에 대한 미련도 내일에 대한 집착도 이제 그만
레지나 브렛 지음, 박현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의 인생길은 희비가 교차하는 길이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은 힘겨운 인생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임을 공감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인생이 바뀔 만큼 의지의 힘은 강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굳센 의지가 필요한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50개의 칼럼이 담겨 있는 칼럼집이다. 저자가 겪은 중요한 경험들을 ‘50가지 인생 수업’이라는 주제로 엮어낸 것으로, 출간 직후 미국 독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어 24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으며,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깊은 공감과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레지나 브렛은 21세에 미혼모가 되었고 18년 동안 싱글맘으로 살았으며 40세에 결혼을 했다. 1년 뒤인 41세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항암제 투여로 머리카락이 빠졌다.

 

 

...............
그러던 어느 날 야구 모자를 쓰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자엔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나로서는 인생이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나빠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 사내에게 ‘그런 모자를 도대체 어디에서 샀냐’고 퉁명스럽게 물어보았다. 이틀 후, 프랭크라는 이름의 그 사내는 차를 몰고 우리 집에 들러서는 그 모자를 주고 갔다. 프랭크는 마법사 같은 남자였다.(29쪽)
...............

 

 

“오늘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어!”

 

 

좋은 삶을 위해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말을 할 때 기술이 필요한 것은 듣는 사람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기분까지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오늘은 하기 싫어도 꼭 대청소를 해야 돼.”라고 말하는 것과 “오늘 대청소를 해치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어.”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

 

 

나갈 일이 있는데 비가 온다.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을까? “나가야 하는데 귀찮게 비가 오네.”라고 말하는 것과 “오늘 우산을 쓰고 비 맞으며 외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어.”라고 말하는 것의 차이.

 

 

전자로 말하면 기분이 나빠지는 것 같고 후자로 말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지 않은가?

 

 

난 이 책에서 아주 좋은 걸 배웠다. 바로 다음 글에서다.

 

 

...............
주택에 페인트칠을 하는 직업을 가진 그의 삶은 딱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기회가 왔다.”
사람들은 그를,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는 “오늘도 일하러 가야 돼.”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 “오늘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왔어!” 프랭크는 그렇게 말한다. 또 “식료품 사러 가야만 돼.”라고 하지 않고 “식료품을 살 기회가 왔어!”라고 말한다. (···) 그는 그렇게 모든 일을 마지못해 하는 법이 없다. 즐기면서 한다.(29~30쪽)
...............

 

 

저자는 머리카락이 빠져 가발을 쓰는 대신에 프랭크가 준,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메시지가 하얗게 박혀 있는 감청색 모자를 쓰기로 했다. 그것은 세상을 향해 삶의 의지를 드러내는 그녀 식의 광고였다고 말한다. 그녀의 몸은 좋아졌고 머리카락도 다시 자랐다.

 

 

...............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그 모자를 ‘항암 모자’라고 불렀다. 지난 1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 모자를 썼는지 알 수는 없다. 헤아리다가 잊어버렸다.
많은 친구들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알린, 조이. 세럴, 케이, 실리아, 조안, 샌디. 모자는 그렇게 여자들의 손을 거쳐 갔다. 다시 내 손에 돌아올 때면 모자는 좀 지쳐 보였고 더 낡은 듯했다. 하지만 암을 이겨낸 여자들의 눈은 다시 생기발랄할 희망으로 가득 찼다.(31쪽)
...............

 

 

그 모자를 쓴 사람들은 모두 병을 이겨 냈다고 한다. 모자가 마법을 부렸을까?

 

 

...............
사실 마법은 모자가 부린 것이 아니다. 마법은 모자에 새겨진 메시지에 있다. 그 메시지가 역경을 이겨내게 한다.
시련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32쪽) 
...............

 

 

이 이야기는 ‘메시지의 마법’(29~32쪽)이란 제목의 칼럼에 있다. 이 이야기가 나로 하여금 친구 세 명에게 이 책을 선물하게 만들었다. 친구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힘을 믿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희망과 긍정의 힘이란 자신이 바라는 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하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을 말함이다. 식상한 말이지만 어떠한 마음을 갖고 사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다르게 표현하면, 난관에 부딪쳤을 때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좋은 인생이 될 수도 있고 나쁜 인생이 될 수도 있다.

 

 

저자는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미국 오하이오의 대표 신문사인 <플레인 딜러The Plain Dealer>의 인기 칼럼니스트이다. 시련과 고통이 적잖은 삶의 시간 속에서 절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이겨 나갔고 결국 미국의 인기 칼럼니스트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런 저자에게서 ‘인생이 바뀔 만큼 의지의 힘은 강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은 이 책의 큰 강점이다.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

 

 

나는 작년과 올해에 당뇨병이 있는 데다 연로하신 친정어머니가 여러 번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자식으로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방심한 사이에 불행은 예고 없이 느닷없고 어처구니없게 찾아왔다. 누구든지 내일이나 오늘 당장 불행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공포가 느껴진다. 범사(凡事)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돈’이란 사람이 말한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라는 구절을 읽었을 때 신선한 공기라도 마신 것처럼 기분이 상쾌했다.

 

 

...............

(···) 돈은 내가 이때껏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행복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가장 힘든 삶을 살아온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헤이, 요!”라고 큰소리로 인사하면서 포옹을 한다. 그러고는 이렇게 덧붙인다.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21쪽)
...............

 


돈은 큰 불행을 겪은 사람이었다. 11살 때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아버지는 여섯 아이를 양육할 수 없는 알코올중독자였다. 16살 때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혼한 후 두 자녀를 둔 결혼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내가 불륜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천국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 같은 하루야.”라고 밝게 인사를 하다니 놀랍지 않은가. 

 

 

운이 아니라 선택이 운명을 결정한다

 

 

운이 아니라 선택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사실 ‘운’은 인생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 운이 작용하는 게 아니다. 어떤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고 태어나느냐 하는 것도 운이고,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 하는 것도 운이고, 어떤 친구와 동창생이 되느냐 하는 것도 운이고, 집을 산 다음에 그 동네의 집값이 오르느냐 내리느냐 하는 것도 운이다.

 

 

그런데 ‘운’이란 건 우리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이란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다. 직장 일을 열심히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평탄한 결혼 생활을 위해 노력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의 재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고, 취미 생활을 즐기며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오늘도 우리는 밥을 먹을 때가 되면 무엇을 먹을지를 선택할 것이다. 무엇을 먹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 자신의 선택에 따라 인생의 지도가 달라지는 것이니 선택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겠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가 <해리포터 : 비밀의 방>이다. 그 영화에서 위대한 현자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능력이 아니라 선택으로부터 드러난단다.”
운이 아니라 선택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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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이나 역경에서 교훈을 뽑아내는 자세가 필요하다

 

 

삶을 돌이켜 보면 그렇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 속에서 겪은 불행한 일이 단지 불행을 겪은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내게 어떤 교훈이나 지혜를 얻는 기회가 되어 불행한 일에 저마다 가치가 있음을 깨달을 때가 많았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것 중 최고의 경험에 대해서 말한다. 

 

 

...............
스물하나에 미혼모가 된 것. 이것은 내게 일어난 최고의 경험이다. 마흔하나에 암을 얻은 것. 내가 겪은 것들 중 가장 좋았던 경험 중의 하나다. 이 두 경험이 나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완전히 변화시켰다.(165쪽)
...............


 
흔히 의사들이 암 환자에게, 병을 낫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환자들을 보아 온 의사는 암을 극복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진 환자와 자포자기에 빠진 환자 중에서 누가 더 암을 잘 이겨 낼지를 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것이다. 병을 치유하는 일에 자신의 ‘마음 자세’가 중요한 변수라는 말이 되겠다.

 

 

삶에는 좋은 일로만 가득할 수 없다는 걸 우리 모두 안다. 행복한 시간만 있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안다. 앞으로 고통이나 좌절을 피할 길이 없는 시간이 오리라는 것도 우리 모두 안다. 중요한 건 겪고 싶지 않은 나쁜 일을 겪을 때 그것에 대처하는 우리의 마음 자세일 터이다.

 

 

저자는 역경을 역경으로만 끝내지 않고 거기서 소중한 교훈을 뽑아낸다.

 

 

...............
유방암을 통해 깨달았다. 특별한 날을 위해 아껴두지 말라는 것을,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바로 특별한 날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즐겨야 하고 지금 써야 한다.(137쪽)
...............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가지지 못한 날이 ‘오늘’이라고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책 제목이 말하고 있다. 특별한 날은 언제나 오늘이라는 것을.

 

 

맞다. 가장 중요한 시간은 과거도, 미래도 아니고 현재다.

 

 

바로 오늘이다.

 

 

 

 

 

 

 

 

 

 

.......................................<후기>


리뷰를 쓰는 일이 어렵다고 느껴져서 쓰게 되질 않았다. 그래서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냈다. 한 권의 책과 관련한 페이퍼를 여러 개 올려서 나중에 그것들을 한데 모아 구성하여 리뷰를 쓰자는 것이다. 이 생각을 오래전에 했는데 이제야 그렇게 해서 이 리뷰를 올리게 되었다.

 

리뷰 한 편을 써 놓으면 책 한 권을 정리해 놓은 듯해서 시간이 지난 뒤 읽어 보면 내용을 훤히 알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이 방법으로 과연 나는 리뷰를 많이 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일단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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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9-21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쓴 사람은 어려운 시기를 잘 지나가는 방법을 알 것 같은 기분이,
오늘 페크님의 페이퍼를 읽으면서 들었어요. 또는 이 책을 잘 설명해주셔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어려운 일들이 사람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지는 모르지만, 그냥 어려움이 적어서 말랑말랑하게 사는 것이 사는 데는 좋을 것 같은, 저는 그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페크님, 추석인사 드리러 왔어요.
가족과 함께 즐겁고 좋은 추석 연휴 보내세요.
편안하고 좋은 시간 되셨으면 좋겠어요.^^

페크pek0501 2018-09-21 22:19   좋아요 1 | URL
불행한 시간에 있을 땐, 아픈 만큼 성숙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견디면 조금 나을까요?

단단하다는 표현이 참 좋네요. ㅋ

추석 인사,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행복하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