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사말로 “주말을 잘 보내.”라는 말을 흔히 주고받는다. 또 “주말에 푹 쉬어.”라는 말도 흔히 주고받는다. 어떻게 하는 게 주말을 잘 보내고 푹 쉬는 걸까?

 

 

135개국 1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조사가 있었다. 이른바 ‘휴식 테스트(Rest Test)’다. 이 조사를 2년간 진행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휴식이 된다고 여기는 10가지’를 알아냈다. 예를 들면 음악 감상, 독서, 낮잠 자기와 같은 휴식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조사를 한 것이다. 1위는 무엇이고 10위는 무엇일지 여러분은 궁금하지 않은가? 난 궁금하다.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잘 쉬는 기술>에 따르면 ‘가장 휴식이 된다고 여기는 10가지’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10위_나를 돌보는 명상
9위_텔레비전은 휴식 상자
8위_잡념의 놀라운 능력
7위_목욕이라는 따뜻한 쉼
6위_산책의 확실한 보상
5위_아무것도 안 하기
4위_음악을 듣는 기쁨
3위_혼자 있는 시간의 힘
2위_자연에서 얻는 회복력
1위_책을 읽는 시간

 

 

독서가 1위를 차지하는 게 나로선 의외다. 요즘 내겐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은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일’이지 ‘휴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게 내겐 휴식이다. 그런데 조사 결과에선 텔레비전 시청이 9위로 나왔다. 인터넷 서핑이나 블로그 활동은 10위 안에 들지 않은 것도 의외다.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휴식법 10가지’란 부제가 붙은, 클라우디아 해먼드의 <잘 쉬는 기술>.

 

 

...............
현대인은 휴식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 휴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야말로 이 책의 탄생 기반이 된 연구의 가장 중대한 결과다. 연구의 명칭은 ‘휴식 테스트’Rest Test다. 135개국에 살고 있는 1만8천여 명이 참여했다. 뒤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가장 중요한 점은 많은 이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그 자체다. 응답자 가운데 3분의 2는 휴식이 모자라다며 휴식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매일 평균 10분 정도 휴식 시간이 적었으며, 돌봄 책임을 맡은 이들은 더 적었다. 그런데 남녀를 막론하고, 교대근무를 하건 정규직 종사자이건 휴식 시간이 가장 짧다고 느낀 층은 청년층이다.
이 결과는 청년층일수록 생존 압박에 스트레스를 크게 받고 있으며 이를 감당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의미다. 

 

- 클라우디아 해먼드, <잘 쉬는 기술>에서.
...............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우리는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였을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 추석엔 코로나19로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하는 분들이 많겠지요. 

 

 

모레부터 시작되는 긴 추석 연휴에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휴식 시간을 가져서 스트레스를 마음껏 풀기 바랍니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잘 쉬는 기술'로 추석 연휴를...

 

 

추석 연휴를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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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8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8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20-09-28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위부터 10위까지가 모두 혼자만의 시간에 해당하네요. 물론 같이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
타인에게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휴식이라고 한다면, 어떤 식이든 괜찮을 것 같아요~~1위가 독서인건 저도 의외지만 개인적으론 무척 공감합니다^^

페크pek0501 2020-09-28 15:17   좋아요 2 | URL
저도 의외지만 공감해요.^^

1위가 독서인 것은 우리나라가 아니라서 가능할 것 같아요. 나라마다 독서량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휴가철에 여행을 떠날 때 책을 가져가서 읽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그건 아마도 평상시엔 책을 읽지 않게 되니깐 휴가 때 책을 읽으려는 생각 때문일 수 있겠어요.
마찬가지로 135개국 사람들도 평상시엔 독서할 여유가 없으니 휴식 시간에 책을 읽으려는 걸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합니다.(잘 모르겠지만요...ㅋ)

쿠키 님,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시길 바라겠어요.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09-28 15: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께서도 평안하고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20-09-28 15:18   좋아요 1 | URL
예, 모처럼 한가한 추석 연휴를 보내게 생겼어요.

겨울호랑이 님도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stella.K 2020-09-28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딩굴딩굴 아무 것도 안 하기가 쉬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졸리면 자고, 맛있는 것 먹고 등등.
정말 책 읽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뭐 잡지나 만화 같이 가볍게 보면서 딩굴딩굴인가 보죠.ㅋ
요즘 딩굴딩굴인가 하는 노래가 인기가 많던데 들어보니까
의외로 중독성이 있더군요.
명절 땐 딩굴딩굴해야 하는데...
암튼 잘 쉬시는 즐거운 명절되시기 바랍니다.^^

근데 서재 이미지 적응 안 되시나 봅니다.다시 예전 걸로...ㅎ
그래도 리스트엔 올리셨네요.^^

2020-09-28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8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9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20-09-28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5위 아무것도 안 하기를 하고 싶어요. ㅎ
근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그것도 또 심심해서 안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역시 아누것도 안 하기는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추석 잘 보내시고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페크pek0501 2020-09-29 12:18   좋아요 0 | URL
아무것도 안 하기. 제가 실천해 보려고 했는데 되지 않던 걸요.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힘들더라고요.

후애 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scott 2020-09-28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위 목욕으로 하루에 고단함을 풀고 싶어요.
페크님 따스하고 풍성한 추석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29 12:21   좋아요 1 | URL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뭐든 휴식이 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잘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뭘 원하는지를 아는 것도 쉽지 않을 때가 있어요.
scott 님도 따스하고 풍성한 추석 연휴를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0-09-28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쓴 분은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친하지 않으신 걸까요.
요즘엔 유튜브나 SNS 도 많이 쓰는 것 같은데요.
사람이 많은 곳에 있어서 피로해지면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았지만,
반대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사람들이 많은 백화점이나 서점 같은 곳을 다녀오는 것도 좋았던 것 같아요.
내일 저녁부터 추석연휴 시작입니다.
페크님도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29 12:24   좋아요 1 | URL
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인터넷을 많이 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혹시 인터넷을 한다, 가 11위나 12위일 수 있겠죠. 그래도 의외지 않습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휴식 시간이 생기면 폰을 들여다 볼 것 같은데 말이죠.

맞아요. 혼자 있는 한적한 시간도 필요하지만 때론 복잡한 시장이나 백화점 같은 데를 가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어제 저는 마트에 가서 배달시킬 일이 있어서 나간 김에 많이 걸었어요. 날씨가 걷기에 딱 좋더라고요. 초가을이 이렇게 좋은 건지 예전엔 잘 몰랐어요.
서니데이 님도 즐겁게 연휴 보내세요.^^


로제트50 2020-09-29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생활이 당분간 여름휴가 없는, 그래서 추석휴가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넷플릭스 몰아보기와 요리하기와 집정리로 보낼려구요...
페크님도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29 12:27   좋아요 0 | URL
로제트50 님, 오랜만입니다.
여름 휴가가 없으셨군요. 하긴 저도 여름에 피서 한 번 못 가고 집콕 이었어서
휴가 다운 휴가를 갖지 못한 것 같아요.
아, 요리하기. 참 좋은 취미 같습니다. 저한텐 요리하기는 해야 할 일일 뿐입니다.

로제트50 님도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반가웠습니당~~

희선 2020-09-30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터넷 하기는 쉴 때 한다기보다 생활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저도 책읽기 쉬는 거 아닌데... 아무것도 안 하기가 그나마 쉬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사람은 잘 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세상도 바쁘게 돌아가고 많은 사람이 바쁘게 사는 듯합니다 저는 바쁘지 않아요 게으르게 지내요 잘 쉬면 다른 것도 잘 하겠지요

페크 님 명절 연휴 시작하는군요 하실 일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편안하게 보내시라고 말하고 싶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9-30 11:49   좋아요 0 | URL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인터넷은 그냥 생활이니까 불포함.
그렇죠? 저도 그래요. 책 많이 읽으면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하루 몇 시간만 책을 봅니다. 보다가 눈이 좀 피로하다싶으면 책을 덮어요.
현대인들은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요. 게으름도 어떤 면에서 좋다고 생각해요.

이번 추석은 코로나19로 일이 줄어서 비교적 한가하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희선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han22598 2020-09-30 2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분들이 독서로 휴식을 취하다니 기분 좋은 소식이네요 ^^

제가...데이타 분석하면서 사는 사람인지라.. 설문조사에 대해서 한마디 안하고 지나갈 수가 없네요. ㅎㅎ 서베이의 한계는 많이들 아시잔하요. 언급한 설문이 아무리 다양한 국가, 많은 숫자의 사람을 포함시킨다 할 지라도 결과를 단순일반화 시키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설문조사 방법이나 조사대상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사실 설문조사 결과가 우리에게 주는 정보는 거의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극 예로 들면 저 설문조사를 인터넷 서점에 링크를 걸어서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다면 이미 답은 정해진 설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 (그저 직업병이려니 하고 생각해주세요 ㅎㅎ)


페크님..풍성한 추석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20-10-01 22:52   좋아요 0 | URL
독서를 일처럼 여기지 않고 쉬는 놀이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아, 직업병 인정입니다. 그런데 아주 유익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니까 대상을 어떻게 설정했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되겠네요. 만약 작가 지망생들을 조사 대상으로 했다면 그것 또한 무의미한 설문조사가 되겠어요.ㅋ

han22598 님도 풍성한 추석, 편안한 추석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transient-guest 2020-10-02 0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휴식으로 즐기는 독서와 일로 책을 읽는 건 정신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다른 것 같습니다. 1위라는 건 놀랍지만 휴식의 일환으로 생각된다는 건 당연한 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추석 대신 추수감사절을 기다리는 곳이지만 이번 해에는 어디나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네요. 모두들 건강하시길.

페크pek0501 2020-10-03 12:57   좋아요 1 | URL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휴식으로 읽을 땐 책에 밑줄을 그으며 깊은 관심을 갖고 읽지 않을 것 같아요.
독서는 휴식의 일환...독서가 복잡한 머리를 식혀 주는 점은 분명히 있어요. 책에 빠지면 다른 거 생각할 틈이 없으니까요. 이것도 독서의 장점이라고 봅니다.

어디에 계시든 건강하시고 즐거운 독서와 함께 하시는 꾸준한 운동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같은 사람에 대해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누군가에 대해 좋게 보려는 마음이 있으면 그의 모든 게 좋아 보이고, 나쁘게 보려는 마음이 있으면 그의 모든 게 나빠 보인다는 것을.

 

이것을 잘 나타낸 이야기가 있어서 소개한다. <한비자, 관계의 기술>이란 책에서 발췌하였다.

 

 

 

 

 

 

 

 

 

 

 

 

 

 

 


김원중, <한비자, 관계의 기술>


...............
옛날 미자하는 위(衛)나라 왕에게 총애를 받았다. 위나라의 법에 왕의 수레를 몰래 타는 자에게는 발이 잘리는 형벌을 내리도록 하였다.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들었을 때 어떤 사람이 밤에 몰래 와서 미자하에게 알려주었다. 그러자 미자하는 슬쩍 왕의 수레를 타고 나갔다. 왕은 이 일을 듣고 그를 칭찬하며 말했다.

 

“효자로구나, 어머니를 위하느라 발이 잘리는 벌도 잊었구나!”

 

다른 날 미자하는 왕과 함께 정원에서 노닐다가 복숭아를 따먹게 되었는데, 맛이 아주 달자 반쪽을 왕에게 주었다. 왕이 말했다.

 

“나를 사랑하는구나, 맛이 좋으니 과인을 잊지 않고 맛보게 하는구나.”

 

그런데 세월이 흘러 미자하의 미모가 쇠하고 왕의 사랑도 식게 되었을 때 한번은 〔미자하〕가 왕에게 죄를 지었다. 그러자 왕은 이렇게 말하였다.

 

“이놈은 옛날에 과인의 수레를 몰래 훔쳐 타기도 하고, 또 자기가 먹던 복숭아를 과인에게 먹으라고 내밀기도 하였다.”

 

미자하의 행동은 변함이 없었으나 전에는 칭찬 받았지만 뒤에는 벌을 받은 까닭은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35~3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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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9-26 2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나라 왕이 미자하에게 그동안 쌓인게 많았나봅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27 16:49   좋아요 1 | URL
그런가 봐요. 상대를 안 좋게 보기 시작하면 다 못마땅한 법이지요.
오늘 낮은 여름이 다시 온 듯 더웠어요. 저녁 때 되면 서늘해지겠지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0-09-28 0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흘러 왕 마음이 바뀌었군요 누군가를 오래 좋게 보기는 어려운 건지... 반대로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별로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괜찮게 보이는... 페크 님 새로운 주 즐겁게 시작하세요 구월 며칠 남지 않았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9-28 13:12   좋아요 1 | URL
시간은 사람의 마음을 변하게 하죠.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게 없지요.
맞아요, 별로였던 사람이 꽤 괜찮게 여겨질 때 있어요.
추석날이 되면 10월이네요.
희선 님,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신문에 신간이 소개된 것을 볼 때마다 이번엔 어떤 새 책이 나왔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아마도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신간에 대한 관심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책을 몇 권 살 때마다 신간을 한 권쯤은 끼어서 구입하고 싶을 것이다. 신간은 마치 새 보물 상자를 열어보는 듯 설레게 한다.

 

 

이번에 내가 눈여겨본 신간은 데얀 서직 저, <거대건축이라는 욕망>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인간의 욕망이 만든 거대한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서 거대한 건축물은 거대한 권력을 나타낸다. 즉 인간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어서 거대한 건축물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거대건축이라는 욕망>에 따르면 히틀러, 스탈린, 블레어 등 그들이 자신의 권력을 나타내기 위해 건축물을 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건축물은 그 자체로 권력자의 권력을 나타냄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건축물이 크고 훌륭할수록 자신의 권력도 커 보인다고 믿는다. 이러한 건축은 순수한 예술 행위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적’ 예술 행위의 영역에 있게 된다.

 

 

 

권력자들이 그처럼 자신의 권력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이리라.

 

 

이 욕망,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에 주목하여 관련된 책들을 살펴보았다.

 

 

 

1.
이 욕망에 대해서 데일 카네기도 인정한 바 있다.

 

 

 

 

 

 

 

 

 

 

 

 

 

 

 

 

 

 

데일 카네기는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중요한 존재가 되려는 소망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뿌리 깊은 욕구”라고 말한 존 듀이와 “인간 본성의 가장 끈질긴 욕망은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한 윌리엄 제임스의 말을 인용하여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욕구이며, 인간이 문명 자체를 진전시켜 온 것도 바로 이러한 욕구 때문이라고 하였다.

 

 

 

 

 

 

2.
이에 대해 애덤 스미스도 통찰했다.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우리가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은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허영 때문이라고 밝혀 놓았다.

 

 

 

 

 

 

 

 

 

 

 

 

 

 

 

 

 

 

“인류 사회의 각계각층의 사람들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경쟁심(競爭心)은 어디에서 생기는 것인가? 그리고 소위 자신의 지위의 개선이라고 하는 인생의 거대한 목적을 추구하는 것은 어떤 이익이 있어서인가? 남들로부터 관찰되고 주의와 주목을 받는다는 것, 그리고 그들로부터 동감(同感)과 호의(好意)와 시인(是認)을 받는다는 것이 바로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익이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안락(安樂)이나 즐거움이 아니라 허영(虛榮)이다. 그러나 허영이란 항상 자신이 주위로부터 주목을 받고 시인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신념(信念)에 기초한다.” - <도덕감정론>, 92쪽.

 

 

 

 

 

 

3.
이처럼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으로 인해 남들의 이목을 중요시하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들의 생활에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버트런드 러셀은 <런던통신 1931-1935>에서 ‘우리가 가구를 사면서 생각하는 것들’이란 제목으로 쓴 글에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꿰뚫어 보였다. 다수의 사람들이 가구를 구입할 때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고르기보다 이웃들의 수준에 뒤처지지 않는 것으로 고름으로써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인정받으려 애쓴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주부는 커튼과 양탄자, 식탁과 의자, 만찬용 식기와 커피잔 따위에서 자기표현을 추구한다. 어떤 사람들은 가구를 갖추는 과정을 은밀하고 개인적인 작업으로 생각한다. 개성적인 아름다움, 특히 창조자 특유의 기질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지닌 예술 작품을 수집하는 행위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보다 수줍고 소심한 자아를 가진 이들-현대 세계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한다-도 있다. 그들의 가장 큰 염원은 남들이 자신을 이웃들과 정확히 똑같게 봐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가구에서도 자기만의 취향을 표현하기보다는 정확성을 추구한다.” - <런던통신 1931-1935>, 147쪽. 

 

 

남들이 자신을 이웃들과 정확히 똑같게 봐주는 것만이 중요하므로, 자신의 취향대로 가구를 구입하지 않고 그저 이웃을 의식해서 가구를 고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을 버트런드 러셀은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이웃을 두려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고질적인 감정 가운데 하나로 모든 성취의 적이기도 하다. 거실을 가구로 꾸미는 일처럼 비교적 단순한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퉁명스러운 검열관 같은 태도로 이 감정을 서로에게 강요한다. 이러한 태도 탓에 우리는 서로를 우둔하게 만들 뿐 아니라, 활기 넘치는 개성이 자유롭게 표현되는 광경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스스로 박탈한다. 따라서 꼴사나운 가구의 근원은 전쟁이나 종교 박해 등 인간 삶에서 주요한 모든 해악의 근원과 동일하다.” - <런던통신 1931-1935>, 148쪽~149쪽.

 

 

그는 톨스토이의 작품을 예로 들어, 파티를 치르는 일에서도 남들의 눈을 의식하는 모습을 포착하여 비판한다. 파티를 즐기지 못하고 그저 파티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였을까 하는 것에 주목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피로연을 여는 신혼부부 한 쌍에 대해 어디에선가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파티가 끝나자 두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들과 정확하게 똑같은 파티를 치렀다는 사실을 서로 축하한다.” - <런던통신 1931-1935>, 148쪽. 


 
신혼부부인 그들은 파티를 즐기려는 마음을 갖기보다 남들과 똑같은 파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파티에 임했을 뿐이다.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다. 즉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서다. 이처럼 인간은 남들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자신의 만족감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남들에게서 찾으려 한다.

 

 

 

 

 

 

4.
그렇다면 인간은 남들의 눈만을 의식한 인생에 대해 끝까지 만족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알랭 드 보통은 <불안>에서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예로 들어 ‘만족할 수 없는 경우’를 소개하고 있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은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 이전에 가졌던 생각들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를 의심하게 된다.

 

 

 

 

 

 

 

 

 

 

 

 

 

 

 

 

 

 

“이반 일리치는 지위에 목을 매단 사람이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커다란 아파트에 살며, 이 아파트는 이 시대 유행에 따라 장식이 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맥이 빠진 저녁 잔치가 자주 벌어지지만, 따뜻하거나 진지한 말이 오가는 법은 없다. 이반 일리치는 고등법원 판사라는 직위를 즐기지만, 그것은 그 자리에 앉아 있으면 존중을 받기 때문이다. (…) 그러다가 이반은 마흔다섯 살에 옆구리에 통증을 느끼는데, 이것이 점차 몸 전체로 퍼져나간다. 의사들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 (…) 그는 너무 피곤해 일을 하지 못한다. 장에는 불이 붙은 느낌이다. 식욕도 떨어지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휘스트 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판사 자신이나 주위의 모든 사람도 그가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 그의 부인은 그의 죽음 자체가 안타까운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받을 연금 규모가 줄어들까 봐 걱정을 한다. 사교계의 명사인 딸은 아버지의 장례식 때문에 자신의 결혼 계획이 엉망이 될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이반은 이제 살날이 몇 주 안 남은 상태에서 자신이 지상에서 얻은 시간을 낭비했고, 겉으로는 품위가 있지만 속으로는 황폐한 삶을 살았음을 인식한다. 그는 자신의 성장, 교육, 일을 돌이켜 보며, 다른 사람들 눈에 중요해 보이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그 모든 일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불안>, 291쪽~293쪽.

 

 

주인공은 병에 걸려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함으로써 “세속적인 것보다 영적인 것을”, “휘스트와 저녁 파티보다 진실과 사랑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는 깨달음을 얻는다.

 

 

 

 


 

* 맺는말

 

1) 욕망에 지배당하지 않고 욕망을 지배하기

 

 

여러 책들을 살펴보면서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하였다.

 

 

인간은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망 때문에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살게 되고, 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남들로부터 보이기 위한 삶을 살게 된다. 가구를 구입할 때조차 자신의 취향에 따라 맘에 드는 가구를 고르지 못하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고른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무시하고 사회(또는 이웃)가 추구하는 가치에만 집착한다. 그렇다면 그것이 과연 옳은 삶인지 자기 자신을 성찰할 필요가 있겠다. 이것이 첫 번째 생각이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산다면 사는 재미도 없고 발전도 없다. 만약 남들로부터 인정받는 즐거움이 없다면, 우리가 머리를 자르고 새 옷을 구입하고 다이어트를 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으리라. 또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이 되기 위해 또는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할 필요도 없으리라. 이것이 두 번째 생각이다.

 

 

어떤 욕망이든 중요한 건 ‘욕망에 지배당하느냐, 아니면 욕망을 지배하느냐’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욕망이 지나치게 크면 욕망에 지배당하게 되어 욕망을 위해 못할 일이 없어져 삶의 균형이 깨진다. 예뻐지고 싶은 욕망에 지배당해서 성형 수술에 중독된 사람들이 생겨나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욕망에 지배당해서 비리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도 한다.

 

 

 
2) 욕망이 가린 일상적인 아름다운 풍경들을 놓치지 않기

 

 

한 남자가 있었다. 그에겐 아내와 어린 딸이 있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오로지 회사 일에만 집중하며 살았다. 이미 그는 그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있었으나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그 회사의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으로만 살았다. 그 욕망을 위해 비리를 저지르기도 하고 비인간적인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자신이 암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그 일 이후로 인생의 새로운 행복에 눈뜨게 된다. 딸아이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도 소중하고, 가족이 함께 떠난 낚시 여행을 하는 시간도 소중했다. 그러면서 왜 진작 이런 행복들을 알지 못했을까 하고 후회를 한다. 자신의 욕망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며 살다가, 뒤늦게 인생의 행복은 이런 평범한 작은 일들에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혹시 우리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기차를 타고 빨리 달리느라 기차가 지나친 일상적인 아름다운 풍경들을 놓치고 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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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9-26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려는 건, 그렇게 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들을 다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고요.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잘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고,
그 대신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것도 쉽지않을 것 같으니까요.
성공하고 싶고, 더 나아지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면
늘 좋은 방향을 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말이면 종이신문의 책 소개란을 읽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신문을 잠깐 쉬고 있어서 가끔 토요일이면 생각나요.
그래도 좋은 책은 계속 나오고 있겠지요.
좋은 일들도 늘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26 17:59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토요일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신문으로 신간을 구경하는 재미죠.
저는 신문 끊지 않았어요. 신문을 집을 때마다 찜찜하긴 해요.

요즘 날씨 참 좋죠?
어젠 90분 이상을 걸었어요. 가을을 느끼며 산책을 했답니다.
앞으로 추워지면 나가기 싫을 것 같아요. 이 계절을 잡아두고 싶군요. ㅋ

서니데이 님도 좋은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

희선 2020-09-28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을 하나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그것만 생각하고 따라하기만 하다보면 자기 생각은 없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 잘 아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많은 사람이 평범하게 다른 사람과 비슷비슷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예전에는 그런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자기대로 살려는 사람이 더 많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바라는 게 있다 해도 정말 중요한 건 놓치지 않으면 좋을 텐데, 그게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09-28 13:14   좋아요 1 | URL
유행만 따라서는 진정한 행복은 없을 듯합니다. 유행의 변화는 끝이 없으니까요.
자기만의 행복이 중요하단 생각을 저도 요즘 많이 합니다. 남과의 비교는 불필요한 것 같아요.
희선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살다 보면 누군가로부터 상처 받거나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난 이 이야기를 떠올리기로 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내가 흥미롭게 읽은 대목을 말함이다. 주인공은 친구인 즈베르꼬프와 격투를 벌여서 이긴다. 그런데 주인공은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는 그때 운 좋게 이겼지만, 즈베르꼬프는 바보이긴 해도 쾌활하고 활달한 성격이었으므로 허허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실은 나의 승리도 완전한 것은 못 되었다. 마지막으로 웃은 것만큼 그가 덕을 본 셈이다.』 

 


  이는 상대 웃음 때문에 자신이 완전한 승리자가 되지 못함을 말하고 있다. 상대편은 그 웃음 때문에 완전한 패배자가 될 뻔한 걸 면한 것이다. 그 웃음은 바로 ‘마음의 여유’가 있기에 가능했으리라. 즈베르꼬프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그래, 네가 이겼다. 네가 이겼다고 인정해 주지. 그런데 이게 뭐 그리 대단한 건가.’라고. 

 


  혹시 여러분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당해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뛰면서 창피를 준 상대에게 분노를 느껴 화를 벌컥 낼 것인가? 이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럴 땐 화를 내는 대신 다른 좋은 방법이 있다는 걸 기억해 두자. 시치미 떼고 웃어 버리는 것이다. 오히려 그게 자신을 초라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 된다. 즈베르꼬프처럼 말이다. 

 


  또 화가 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흥분한 탓에 화나게 만든 상대방에게 막말을 쏟아붓고 나서 후회하기 십상이다. “다음에 얘기하자.”라고 말해서 시간 간격을 두고 흥분이 가라앉은 뒤에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간 간격을 두는 것 또한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가능하다. 

 

   
  많은 이들이 꿈을 갖고 살고 있고 나 또한 그렇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꿈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냥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즐길 수 있어야 더 나은 성과를 낳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의연히 견뎌 내고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다. 즉 꿈에 대해 조급해 하지 말고 여유 있는 태도를 갖는 게 필요하다. 꿈이 없는 자에 비하면 꿈이 있는 자는 열정을 갖고 사는 행운이 있음을 놓치지 말자. 

 


  학교 성적을 비관하는 학생, 인기가 떨어졌다고 해서 우울증을 앓는 연예인,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인생이 끝난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 이들은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해서다. 패배감이나 그와 비슷한 감정이 생기면 오히려 웃음으로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어떠한 좌절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
* 이 글과 관련한 책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만, 늘 과묵한 내가 갑자기 즈베르꼬프하고 격투를 벌인 일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휴식 시간에 친구들과 미래의 정부(情婦)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햇볕을 쬐고 있는 강아지처럼 들뜨기 시작하더니, 자기는 영지 마을의 계집애들을 하나도 그냥 놔두지는 않겠다, 그건―귀족의 권리(droit de seigneur)이므로 만약에 농부들이 건방지게 반항한다면 그 따위 텁석부리 악당들은 모조리 곤장을 먹인 후에 인두세를 곱절로 물리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얼빠진 동료들은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나는 달려들어 격투를 벌였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마을 계집애들과 그 아버지들을 동정해서가 아니라 이런 풋내기에게 모두들 박수를 보냈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운 좋게 이겼지만, 즈베르꼬프는 바보이긴 해도 쾌활하고 활달한 성격이었으므로 허허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실은 나의 승리도 완전한 것은 못 되었다. 마지막으로 웃은 것만큼 그가 덕을 본 셈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지하생활자의 수기>, 93쪽.
...............

 

 

 

 

* 현재 즐겨찾기등록: 500명, 으로 되어 있다. 언제 이렇게 많아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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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9-21 1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지내야겠다고 다짐을 하건만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서두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ㅜㅜ 제 경우에는 매번 ‘작심삼일‘하면서 끊임없이 돌아보는 수밖에 없는 듯합니다....

페크pek0501 2020-09-21 20:35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럴 때가 많아요. 첫술에 배부르랴, 하는 속담도 있는데 첫술에 배부르고 싶어 해요. 좀 시간이 지나야 침착해지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돼요. 마음의 여유, 이게 참 중요함을 느낍니다.
저는 노트에 기록하길 좋아합니다. 그럼 좀 급한 마음이 느긋해집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stella.K 2020-09-21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희일비하고, 비교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이 시대에 음미해 볼만한 글이네요.
지생수 아직도 못 읽은 1인입니다.ㅠ

페크pek0501 2020-09-21 20:39   좋아요 0 | URL
우리가 고전을 어떻게 다 읽을 수 있겠어요? 저도 유명한 작품을 안 읽은 게 너무 많아요.
저, 댓글 쓰고 나서 댓글 저장을 누르고 나면 나타나는 제 서재의 새 이미지 때문에 깜짝 놀라요. ㅋㅋ 스텔라 님은 경험 있으시죠? 습관이란 게 이렇게 무섭습니다. ㅋㅋ
책 이미지에 적응이 참 안 되네요. ㅋㅋ

2020-09-21 1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1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0-09-21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로 집콕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페크님 포스팅 기다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것 같습니다. ^.^

페크pek0501 2020-09-22 10:50   좋아요 1 | URL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포스팅 잘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저는 요즘 블로그에 충성하며 살고 있어요. 예전보다 글도 많이 올리고
댓글도 많이 씁니다.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이겠지요. 외출할 일도 적고
운동을 다니지도 못하고 하니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알라딘이 위안을 줍니다.
scott 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희선 2020-09-22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는 일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장거리 달리기인 마라톤이라고 하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그렇게 생각하고 살면 좋을 텐데, 사람이 바로 무언가 안 되면 실망하기도 하죠 결과보다 그걸 하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텐데, 좋아하던 일을 못하게 되거나 싫어하게 되는 일도 있잖아요 그러다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걸 깨닫는군요

어느 때든 마음의 여유는 중요하죠


희선

페크pek0501 2020-09-22 10:47   좋아요 1 | URL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지 조급해 하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꿈이 있어 행복해야지,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꿈이 실현되지 않는다고 속상해 한다면 차라리 꿈이 없는 게 낫단 생각이에요.
행동은 서둘러도 마음만은 늘 편안하고 느긋하게 갖고 살아야 할 것 같아요.

희선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09-22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3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9-23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그런 여유가 필요한 것 같아요. 별일 아니지만, 쉽지 않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도 나중에 지나가고 나면 잘 지나갔다고 하겠지, 하면서요.
페크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24 13:52   좋아요 1 | URL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엔 더욱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듯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굿 데이~~
저녁 6시경에 걷기 좋답니다.

후애(厚愛) 2020-09-25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콕을 하는데도 이상하게 시간에 쫓기면 살아가는 것 같아요.ㅎ
여유도 생기고 책들도 많이 읽겠지... 그동안 미루었던 일들도 하겠지 했는데 그게 아닐 때가 있더라구요.

페크님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페크pek0501 2020-09-25 12: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그렇답니다. 코로나 때문에 운동도 안 가고 친구 모임도 안 가고 그러는데 한가해진 느낌이 없어요. 하는 일 없이 바쁘다, 라는 말을 사람들이 하는 이유를 알겠네요.
후애 님도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요즘 우리 몸이 여름에 땀 흘렸고, 또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면역력이 좋은 편이 아닐 것 같아요.
이 시기를 잘 보내도록 해야죠. 댓글, 감사합니다.

2020-09-25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5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5 2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26 14: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은경의 톡톡 칼럼>

 

 

여러 주제를 다룬 이 책에서

'열렬하게 연애를 해서 결혼을 했는데 왜 결혼하고 나면 달라지는 걸까?‘
라는 주제를 골라 밑줄긋기를 올린 것이 지난 8월 14일이었습니다. 

 

 

오늘은 밑줄긋기로 다음 주제를 골라, 관련있는 글을 모아 봤습니다. 

 

‘타인을 알기란 어려운 것’

 

 

이번엔 누군가의 소개로 몇 번을 만난 대학생 남녀. 여자가 남자에게 말한다. "우리 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 남자는 이 말을 이렇게 받아들인다. ‘나와 애인이 되기는 싫단 말이군.’ 그런데 그녀의 진의는 그 남자를 신뢰하고 좋아해서 계속 만나고 싶다는 거였다.(23쪽)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인 존 그레이는, 남자의 언어와 여자의 언어에는 똑같은 어휘라고 할지라도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게 있어 문제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여자가 "나는 좀 더 로맨틱한 기분을 느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남자는 "그럼 당신은 내가 로맨틱하지 못하다는 말이오?"로 해석하는데 이를 제대로 해석하면 "당신은 정말 로맨틱한 사람이에요. 이따금씩 불쑥 꽃다발을 내밀어 나를 깜짝 놀라게 하거나 데이트를 신청해 주지 않을래요? 그럼 나는 너무 행복할 거예요."라는 뜻이란다.(24쪽)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편 진실을 알아야 하는데 우리는 이미 고정 관념과 편견을 갖고 있는 데다가 제멋대로 생각하는 버릇도 있어 진실을 알기가 쉽지 않다. 진실을 놓치고 오해가 쌓이기 시작하면 다투게 되고 언젠가는 감정의 골이 깊어져 회복되기 힘든 관계가 되기도 한다.(24쪽)

어느 집에 강도가 들어왔는데 집주인이 강도에게 화를 내고 먼저 폭력을 휘둘러서 한 대 맞은 강도가 크게 흥분해서 집주인을 죽이게 되었다. 그 강도는 처음엔 사람을 죽일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강도를 흥분시키면 안 된다는 걸 헤아려야 했다.(68쪽)

그러나 우리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 개개인에 대하여 올바르게 이해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만 우리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남에게 과오를 저지르는 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믿는다.(68쪽)

일례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제각각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아서다. 눈사람을 재밌게 만들었던 누구에게는 눈이 즐거운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눈사태로 가족을 잃었던 누구에게는 눈이 끔찍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같은 ‘눈’이지만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니 남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71~72쪽)

때때로 우리는 남이 의도한 것을 읽지 못함으로써 오해할 뿐 아니라 남이 의도하지 않은 걸 읽음으로써 오해한다. 우리는 왜 상대가 의도하지 않은 것도 읽어서 본인은 물론이고 상대까지 마음 상하게 하는 것인지.
인간의 마음을 제대로 읽는 일. 이것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은 날이다.(74~75쪽)

갑과 을 두 사람이 동업하여 회사를 차렸다. 그런데 서로 본인이 회사를 위해 한 일만 중요시하고 상대방이 한 일은 중요시하지 않는다. 갑은 본인 자본금이 을의 것보다 더 많이 들어간 회사이니 자기 덕이 크다고 말하고, 을은 이 회사를 차리자고 아이디어를 맨 처음 낸 건 자신이니 자기 덕이 크다고 말한다. 갑은 자신이 먼저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니 본인이 을보다 더 많이 일한다고 내세우고, 을은 회사에 큰 수익을 올린 계약을 본인이 해냈다고 내세운다. 이렇게 자기편에서만 보니 동업을 하면 깨지는 일이 흔한 게 아닐까.(77~78쪽)

그런 현상은 친구 관계에서도 간혹 생긴다. 두 사람이 만나 자동차를 타고 음식점에 가서 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졌는데, 한편에서는 자신이 밥을 샀으니 다음에 만나면 상대자가 밥을 사야 한다고 여기고, 다른 편에서는 점심값보다 자신의 자동차 기름값이 더 들었다고 여긴다. 그러다 보니 각자 자기가 상대자에게 베푼 것 같은데 돌아오는 건 적은 것 같아 손해 보는 느낌이 든다.(78쪽)

육 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 무렵 어머니의 심경을 전해 들은 게 있다. 칠십 대 중반이었던 어머니는 지아비와 사별한 것이 창피하기도 하고 마치 자기가 죄를 지은 것 같아 밖으로 돌아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과일을 사러 슈퍼마켓에 가는 일도 남의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 했다. 남편은 죽었는데 본인은 과일을 먹고 싶어 사러 왔다고, 동네 사람들이 흉볼 것 같아서란다. 그래서 자신에게 말을 붙이며 위로해 주는 이보다 못 본 척해 주는 이가 더 고맙다고 한다. 그 말을 그때 듣고 난 매우 놀랐다. 남편과 사별한 경험이 없으면 이런 속내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103~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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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9-18 15: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주된 수단이 언어지만, 비언어 수단 역시 의사 소통에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온전하게 의미를 전달하는 것도, 그 의미를 해석하고 받아들이 것도 쉽지 않은 듯 합니다...

페크pek0501 2020-09-18 20:35   좋아요 2 | URL
참 좋은 말씀입니다. 말의 뜻만이 아니라 태도, 뉘앙스까지 감안해야 하니 상대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대를 이해했다는 것은 자기 나름대로 오해했다는 뜻이다, 라는 말도 있는 것 같아요.
오늘 날씨가 얼마나 좋던지 외출했다가 많이 걸었네요. 걷기가 즐거운 계절이 된 것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0-09-19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경험하는 게 달라서 어떤 말을 다르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바로 물어보면 될 텐데, 저도 그렇게 못하면서 이런 말을 했군요 다르면 다른가 보다 하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잘 맞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 어쩌겠어요 자기 마음도 잘 알기 어려운데 남의 마음은 더 알기 어렵겠습니다 그래도 상대를 알려고 하고 마음을 쓰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요

어느새 주말이네요 페크 님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9-19 13:38   좋아요 1 | URL
정말 그래요. 자기 마음도 모를 때가 있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요.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건 당연합니다. 괜히 자기가 짐작한 것을 확신하지 말하야겠어요. 확신은 금물.

금방 주말이네요. 날씨가 너무 좋아 저는 이 계절을 붙잡아 두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루하루가 가는 게 아까워요.
희선 님도 즐거운 주말을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0-09-19 15: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서재 프로필 사진 아래 책 소개를 읽었어요.
읽을 때 잘 몰랐는데, 좋은 종이라고 하시니, 다시 한번 봐야겠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 같아요.
어쩌면 잘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잘 안다는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이 될 때가 있기도 하니까요.
가끔은 다른 사람을 잘 모른다는 것에서 시작해서 잘 모르는 것으로 끝나고,
운이 좋다면 잘 모르지만, 조금 가까워지는 사이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주말 날씨가 참 좋습니다. 기분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9-19 22:4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이 그걸 보셨네요. 히히~~. 성공이닷...
생각해 보니 제가 책에 신경 쓴 게 본문의 종이질과 글자의 진한 잉크였어요.
고급 종이를 쓰고, 눈 피로를 줄이기 위해 글자의 잉크가 진하길 출판사에 부탁했었어요. 잉크가 흐리고 글자가 작으면 눈이 더 피로한 것 같더라고요.
책 주문해서 받을 때 잉크가 흐리면 싫더라고요. 다른 책과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제 책이 잉크가 진하고 종이가 두껍답니다.ㅋ

타인이 어떤 생각,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자신이 잘 모른다고 인정하는 자세로 대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맘대로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 문제죠.

오늘 토욜도 마감되는 시간이 오고 있네요. 이 가을날 잘 지내자고요 ^^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