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엔 이 책장의 책만으로 만족했다. 

 

 


 

 

 

2. 시간이 지나니 책이 늘어나서 책장에 들어가지 못한 책들이 쌓였다.

 

 

 

 

 

 

 

3. 책이 더 늘어나서 2번이 이렇게 되었다.

 

 

 

 

 

 

4. 의자 뒤의 책들이다. 의자 앞에는 내 책상이 있다.


 

 

 

 

 

5. 어떻게 이런 탑으로 쌓여졌는지 모르겠다. 연출한 게 아니다.


 

 

 

 

 

6. 5번 옆의 책탑이다.

 


 

 

 

 

7. 사기열전의 두께가 유독 눈에 띈다.

 

 

 

 

 

 

8. 7번 옆의 책탑이다.

 

 

 

 

 

 

 

9. 8번 옆의 책탑이다.

 

 

 

 

 

 

10. 9번 옆의 책탑이다.

 

 

 

 

 

 

11. 그냥 찍어 봤다.

 

 

 

 

 

  

12. 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13. 8월 27일에 이 사진을 추가해 올린다. 오른쪽의 책장이 오늘에야 생각났기 때문이다. 

 

 

 

 

 

 

14. 역시 추가 사진이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많다.

 

 

 

 


내 글이 질서 정연하게 배열된 느낌을 준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내 글이 차렷 자세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댓글을 남긴 분도 있었다. 이 표현이 너무 재밌어서 내가 기분 좋게 웃었던 게 기억난다. 질서 정연하다는 말이 좋은 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글에서 그냥 풍기는 분위기가 그런 것이니 내 개성이라 해 두겠다.

 

 

글은 곧 그 글을 쓴 사람이라고 보면 내 생활도 질서 정연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지가 않다. 솔직히 말하면 무질서한 생활을 하고 있고 또 그렇게 살고 싶다. ‘오전에 글을 쓰고 오후에 독서를 한다.’와 같은 계획을 실천하고 싶지 않다. 글을 쓰고 싶을 땐 며칠을 글만 쓰고, 책을 읽고 싶을 땐 며칠을 책만 읽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은 집안일도 생략하길 좋아한다. 그날에 해야 할 일을 다음날로 미룬 적이 많다.  

 

 

그만큼 질서 없이 엉터리로 산다는 말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 또한 질서 없이 쌓여 있다. 시간이 갈수록 책이 늘어날수록 책탑의 모양은 변해 간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책을 눕혀 놓았을 때 좋은 점이 하나 있다. 맨 위의 책에만 먼지가 쌓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맨 위만 물휴지로 닦곤 한다.

 

 

책은 참 잘생겼다고 느낀다. 책탑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풍성하게 한다. 책에서 지혜만 얻는 게 아니라 위안을 얻는다. 책 책 책. 사랑스러운 것들이다. 

 

 

이 사랑스러운 책들을 장르별로 또는 작가별로 정리해 두지 않고 되는대로 쌓아 놓는다. 책 정리 면에서 볼 때 질서 정연하지 않다. 어쩌면 무질서하게 쌓여 있음이 내가 생각하는 질서인 셈이다.

 

 

 


..........................
남들은 어떤 책을 가지고 있는지가 궁금하였다.
그래서 알라딘 서재에 올려 주신 분들의 책탑 사진을 흥미롭게 봤다.
그 답례로 나도 책탑을 공개한다.

 

(생각난 책장이 있어서 8월 27일에 13번과 14번의 사진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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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8-27 06: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끼야~ ~
왜 이제 봤을까요?
보일러 교체 공사때문에 하루를 날리고 이제야 제대로 살펴보면서
페크님 책탑👍

페크pek0501 2021-08-27 12:48   좋아요 2 | URL
이제 보시길 잘하셨어요. 오늘 생각난 책장이 있어서 맨 끝에 13번과 14번 사진을 추가해 넣었거든요. ㅋㅋ
알라딘에 올라온 글을 다 볼 수는 없지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답글을 확인하실 때 추가 사진을 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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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요즘 많은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행복했을까? 그때도 행복하지 않다고 여긴 이들이 허다하리라. 왜 사람들은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만약 몸에 심각한 병이 생겼거나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불행한 일이 없는데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찾게 됐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한 소소한 기쁨을 놓치기 때문이다. 가령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부러울 수 있으나 비장애인은 몸이나 정신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해서 행복을 느끼지는 않는다. 당연하다고 여겨서다. 인간은 당연한 것엔 감사를 느끼지 않는다. 감사하는 마음엔 행복이 깃들기 마련일 것인데 참 아쉬운 일이다.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이란 소설에 눈이 실명돼 세상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나온다. 소녀를 가엾게 여긴 목사가 소녀를 집에 데려와 키우게 된다. 목사의 가족과 함께 살며 성장하게 된 그녀는 어느 날 목사와 함께 연주회에 가서 전원교향곡이란 연주를 듣고 무한한 즐거움을 느낀다. 연주회로 황홀경에 잠겨 있는 듯한 그녀는 목사에게 말한다. “보지 못하는 저는 듣는 행복을 알아요.”라고. 그녀는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음에도 음악을 들으며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것이다. 

 

 

누구나 큰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깨달으리라. ‘아, 평범한 일상에 행복이 있었구나.’ 하고. 만일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래서 컴퓨터가 작동되지 않고 텔레비전도 시청할 수 없으며 음악도 들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깨달으리라. ‘아, 차라리 코로나19 시대가 나았던 거구나.’ 하고.

 

 

그렇다면 미리 깨달아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건 어떨까. 다음과 같이 말이다. ‘맛있게 차려진 음식 앞에서 감사하기. 샤워를 마친 뒤 상쾌함에 감사하기. 여름엔 춥지 않음에, 겨울엔 덥지 않음에 감사하기. 걱정 근심을 잊고 달콤한 잠에 빠질 수 있는 밤이 있음에 감사하기.’ 어떠한 불행에 처한 사람도 다 지나가리라 믿고 작은 즐거움에 감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절망적인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지 어려운 일을 겪으면 그 불행에 열중하게 되어 행복은 마음 안에 있음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도 행복은 마음 안에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 그래야 힘을 내서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소크라테스도 말하지 않았던가. “행복을 자기 자신 밖에서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잘못된 사람이다.”라고.

 

 

 

 

........................................
제가 칼럼니스트로 쓴 글입니다.
이 글은 경기일보 오피니언 지면에 실렸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7154

 

 

 

 

 

 

.....이 글과 관련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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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8-18 23:0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구구절절 다 옳은 말씀이세요.
전쟁나면 이 코로나시대는 아무것도 아닌거죠.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늘 감사 ,겸손한 마음 잊으면 안되겠어요.좋은 글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23:14   좋아요 5 | URL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반성하게 되었어요. 왜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거야, 하면서 불만에 집중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소중한 것들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붕붕툐툐 2021-08-19 00: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완전 공감! 근데 왜 사람은 있는 것에 감사하기 보다 없는 것에 주목하게 되는 걸까요? 그 습성의 뿌리가 어디인지 요즘 무척 궁금하더라구요!
경기일보가 칼럼니스트 보는 안목이 뛰어나군요!!💕

새파랑 2021-08-19 06:57   좋아요 2 | URL
저도 경기일보 안목에 감탄 ×2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툐툐 님, 저 역시 좋은 일에 기쁨을 누리기보다 나쁜 일에 주목하게 되더라고요.
속상함과 안타까움 때문에 주목하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경기일보의 뛰어난 안목이라니... 너무 과분한 말씀이십니당~~ 그러나 저는 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을 안 좋아할 수가 없지용. ^^**

페크pek0501 2021-08-20 11:19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희선 2021-08-19 0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때문에 못하고 달라진 게 많기는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나아진 것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안 좋아진 것만 더 생각하기도 하네요 조금 괜찮아진 걸 고맙게 여기면 좋을 텐데...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걸 못해서 그런 거겠지요 그때는 그걸 고맙게 여기지 못했을 텐데, 그게 고마운 일이었다는 걸 알았으니 다행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20 11:22   좋아요 1 | URL
어떤 나쁜 일에도 찾아 보면 좋은 점은 있을 거예요. 코로나19가 우리를 깨닫게 한 것 평범한 일상의 행복일 듯합니다.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을 중요시하는 습관도 길러 주었고요. 세계인은 하나라는 것도 새삼 느끼게 하는 코로나입니다.
우리만 코로나19를 퇴치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고 세계 국가들 전부 함께 노력해야 돼요.
희선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날씨가 덜 더워졌어요.

바람돌이 2021-08-19 0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코로나가 가르쳐준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누려왔던 일상의 소중함인거 같아요. 그냥 기분내킬때 아무데나 가서 친구를 만나고 스킨쉽도 자유롭게 하고, 수다떨고 여행도 휙 가고 이런것들요. 코로나 시대 이후 참 많은 것들이 변할거 같은데 한편으로는 좋을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엇이 올지 몰라 두렵기도 하고 그러네요. ^^

페크pek0501 2021-08-20 11:25   좋아요 1 | URL
일상의 소중함, 맞습니다. 연애하는 사람들이나 대학생들이 참 안 됐어요. 마음껏 누릴 시간들을 코로나 감염 때문에 자제해야 돼서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요.

저는 우리가 맞은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이 10년뒤쯤 나타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연구와 임상 실험을 충분히 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말이죠.
빨리 예전으로 돌아가길 학수고대 합니다.

새파랑 2021-08-19 07: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항상 옆에 있어서인지 알아보지 못하는거 같아요. 그러면서 행운을 바라고 ㅋ 설마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 하는 날이 오지는 않겠죠? ㅎㅎ

페크pek0501 2021-08-20 11:28   좋아요 1 | URL
오늘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 할 예정입니다. 폭염이 물러난 것에 대해 감사하고요.
이렇게 댓글로나마 소통할 수 있는 점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악성의 시대를 맞이해서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그리워하는 일이 없어야겠지요.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요.(기도하겠습니다.)
하늘을 보며 늦여름을 누리는 시간을 가지며 잠시라도 코로나를 잊겠습니다. ^^**

초란공 2021-08-19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다가 칼럼이라니~ 멋지세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20 11:30   좋아요 2 | URL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니 제가 너무 감사하게 됩니다.
다른 분들이 쓴 칼럼들을 읽으며 기가 죽곤 합니다.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과 뛰어난 안목에, 난 언제쯤 이런 글을 쓰나 한숨이 나오죠.
욕심 내기 보다는 감사 쪽을 택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십시오.

서니데이 2021-08-20 2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순간에는 좋은 것들을 더 많이 찾아야 한대요.
지금 힘든 순간이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일을 하고, 가족이나 지인 등 가까운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요. 요즘엔 코로나19로 인해서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1 17:05   좋아요 1 | URL
힘든 순간일수록 맛있는 음식과 같이 작은 거라도 위로가 필요하죠.
방치하면 마음이 우울해져서 건강에도 안 좋고요. 찾아보면 위로가 될 만한 게 반드시 있을 거예요. 전쟁 중에 은둔하여 쓴 안나의 일기처럼 때로는 글쓰기가 주는 위로도 있어요.
저는 며칠 전 무거운 것 들어 허리를 삐끗하여 허리에 파스를 붙이고 있어요. 그래서 나를 위해서 저녁에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
가을 장마라고 하네요. 비 님과 함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1-08-22 2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허리는 좀 어떠세요. 많이 무겁지 않아도 잠깐 사이에 무리하면 다치는 것 같아요.
파스 붙일 정도면 통증 있을 것 같은데, 빨리 좋아지시면 좋겠습니다.
주말에 날씨가 많이 흐리고, 태풍 소식이 있어요. 이제 더운 날은 지나간 것 같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23 22:30   좋아요 1 | URL
오늘은 처서라고 하네요. 덥지 않아 좋은데 태풍이 문제군요.
허리는 파스를 이제 뺐어요. 코로나 때문에 병원 물리치료를 받지 않고 버텨 봤는데 웬만해졌어요. 허리 디스크가 있어요. 무거운 것만 들지 않고 살면 된다고 의사가 주의를 줬는데 간혹 제가 실수를 하네요. 허리로 앓았더니 2키로는 빠진 것 같아요.(기분상).ㅋ
마음 써 주셔서 고맙고요, 서니데이 님도 좋은 밤 달콤하게 코~~ 주무세요.^**^
 


키케로(기원전 106~43년)는 로마의 정치가 · 철학자 · 문인이다. 그는 변호사로서 명성을 쌓았고 로마의 제일가는 웅변가가 된다. 그의 연설과 철학적 저술은 유럽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그의 사상은 문명화된 가치 체계의 원천이 되었다. 

 

 

‘노년에 관하여’는 아주 오래전에 키케로가 쓴 글이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가치 있는 글로 평가되고 있다. 글은 ‘카토’라는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노년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해 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키케로는 우선 노년이 비참해 보이는 네 가지 이유를 열거해 놓는다. ‘첫째, 노년은 우리를 활동할 수 없게 만든다. 둘째, 노년은 우리 몸을 허약하게 한다. 셋째, 노년은 우리에게서 거의 모든 쾌락을 앗아간다. 넷째, 노년은 죽음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이렇게 그는 노년의 단점이라 할 만한 점들을 열거해 놓고 나서 이에 대하여 조목조목 반박하며 노년의 장점을 부각시킨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노년에도 훈련과 절제를 통해 이전의 체력을 상당히 유지할 수 있고, 큰일은 체력이나 민첩성이나 신체의 기민성이 아니라 계획과 명망과 판단력에 따라 이루어지며, 그리고 이러한 여러 자질은 노년이 되면 대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다는 것이다.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노년에 관하여 우정에 관하여>

(‘노년에 관하여’를 읽었고, 앞으로 ‘우정에 관하여’를 읽을 예정이다.)

 

 

이 책에서 노년에 관한 글 중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고 문장력이 뛰어나서 여러 번 읽을 만한 글을 글상자에 작성해 보았다.

 

 

(33쪽) 한창때의 젊은이들은 경솔하게 마련이고, 분별력은 늙어가면서 생기는 법이라네.  

 

 

(44쪽) 인생의 주로(走路)는 정해져 있네. 자연의 길은 하나뿐이며, 그 길은 한 번만 가게 되어 있지. 그리고 인생의 매 단계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네. 소년은 허약하고, 청년은 저돌적이고, 장년은 위엄이 있으며, 노년은 원숙한데, 이런 자질들은 제철이 되어야 거두어들일 수 있는 자연의 결실과도 같은 것이라네.

 

 

(52~53쪽)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우리가 이성과 지혜로도 쾌락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면, 우리가 해서는 안 되는 것에 욕망을 품지 않게 해주는 노년에게야말로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자네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라네. 쾌락은 심사숙고를 방해하고, 이성에 적대적이고, 말하자면 마음의 눈을 멀게 하고, 미덕과는 함께하지 않기 때문일세.  

 

 

(58쪽) 하나 노인들은 쾌락을 바라지도 않네. 그리고 바라지 않는 것은 그 어떤 것도 고통을 줄 수 없네. 이미 연로해진 소포클레스에게 어떤 이가 아직도 성적 접촉을 즐기느냐고 묻자 그는 “아이고, 맘소사! 사납고 잔인한 주인에게서 도망쳐 나온 것처럼 이제 막 나는 거기서 빠져나왔소이다.”라고 적절하게 대답했다네. 그런 것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이 아마도 혐오스럽고 괴로운 일이 되겠지만, 그런 것에 물리고 신물이 난 사람들에게는 즐기는 편보다는 없는 편이 더 즐겁다네.

 

 

(74쪽) 얼핏 하찮고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노인에게는 명예를 의미하네. 아침 인사를 받는 것, 예방(禮訪)을 받는 것, 길을 양보받는 것, 이쪽에서 다가가면 사람들이 일어서는 것, 광장에 오갈 때 호위를 받는 것, 조언을 부탁받는 것 등등. 이런 관행은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도덕 수준이 높을수록 더 꼼꼼히 지켜진다네.

 

 

(75쪽) 하나 노인들은 고집이 세고, 불안해하고, 화를 잘 내고, 괴팍스럽다고들 하네. 그러고 보면 어떤 노인들은 인색하기까지 하네. 그렇지만 이런 것들은 성격상의 결함이지 노년의 결함이 아닐세.

 

 

(78쪽) 이제 네 번째 이유에 관해 고찰할 일이 남았네. 그것은 우리 나이의 사람들을 가장 불안하고 걱정스럽게 하는 것 같네.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 말일세. 죽음이 노년에서 멀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그토록 오래 살아오면서도 노인이 죽음은 무시되어 마땅하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네. 왜냐하면 죽음이 영혼을 완전히 없애버린다면 죽음은 무시되어 마땅하고, 죽음이 영혼을 영생할 어떤 곳으로 인도된다면 죽음은 바람직한 것이니까. 제3의 가능성은 있을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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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16 16: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점이라 생각되는 것도 뒤집어 보면 장점이 되는군요 ㅋ 그래도 나이드는게 좀 슬픈건 어쩔 수 없는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1-08-16 17:07   좋아요 4 | URL
저도 그래요.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 더 먹는 게 싫더라고요.
장점이 있긴 해요. 애들이 커서 편해지고 내 시간이 생긴다는 거요.
다시 30대로 돌아가서 애들 키우고 돈 벌라고 하면 으으음...
그냥 이대로 살래요, 할 거예용^^**

페넬로페 2021-08-16 2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년에 대한 네가지 비참함이 공감되네요.
전에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한살한살 나이를 먹다보니 인간에게 물리적인 변화도 무시 못할듯 해요. 그저 지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13:18   좋아요 1 | URL
인간의 수명이 제한되어 있기에 현재의 삶이 소중한 듯합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저 역시 나이 먹었음을 한 해 한 해
몸으로 느낀답니다.
열심히 살자는 것, 좋은 다짐입니다. 저 역시 따르겠습니다.

겨울호랑이 2021-08-16 22: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젊어서는 성급해서, 늙어서는 기력이 없어서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가 있는 반면, 젊어서는 과감함으로 나이들어서는 지혜롭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이가 있음을 <노년에 관하여>에서 배웠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18 13:20   좋아요 1 | URL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 하는 데에서 차이가 있지요.
노년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미 꿈을 이룬 시기, 라고도 썼더라고요.
올림픽 선수들이 젊을 땐 연습과 노력으로 땀을 흘리지만 메달을 따고 나면
노년에는 연금으로 편하게 사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것 같아요.

저 역시 노년에 관하여, 를 읽으며 배운 적이 있었습니다.

서니데이 2021-08-16 22: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로마시대 사람인데, 그렇게 오래 된 것 같지는 않아요.
그만큼 계속 고전으로 전해져서 그런가, 잘 모르겠습니다.
노인이 되는 것도 하루하루 빨리 가는 시간이 무섭지만,
성격이 먼저 나이를 먹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1-08-18 13:21   좋아요 1 | URL
마치 현재 누가 쓴 책처럼 읽었어요. 시대 차이가 나지 않는 게 신기했을 정도예요.
이런 점이 고전의 훌륭한 점이겠지요.

맞아요. 저도 성격이 나이를 먹어서 꼰대 기질 생기고 참을성이 없어질까 봐 걱정입니다. ^^**

희선 2021-08-17 0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나고 나이를 먹고 죽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사람은 언제까지나 살 것처럼 살기도 하는군요 그러고 나서 나이를 먹고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겠지요 기계도 자꾸 쓰면 여기저기 고장나기도 하는 것처럼 사람도 그런 듯합니다 나이를 먹어도 마음만은 젊게 살기... 그러면 철이 안 들었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저는 철들기 어려울 듯합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8-18 13:23   좋아요 1 | URL
그 자연스러운 일이 때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때가 있지요.
누구나 자기에게만큼은 죽음이 없을 걸로 착각하고 사는 것 같아요.
몸도 기계처럼 오래 쓰면 고장이 나는 것, 맞습니다.
철이 안 들 정도는 곤란할 수 있겠으나 젊은 정신을 갖는 건 바람직한 것 같아요.
희선 님도 굿데이,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1-08-17 0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가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보고 있는데요. 이 책 보면 키케로가 그렇게 훌륭해 보이지 않더라구요. ㅎㅎ 물론 연설로 로마원로원과 로마인들을 휘어잡은건 맞지만요. ^^

페크pek0501 2021-08-18 13:26   좋아요 0 | URL
아, 키케로가 그러합니까? 워낙 명성이 있어서 뛰어나다고 여겼어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이 어떤 새로운 정보를 주지 않을 수 있겠어요. 사람에 따라서는요. 그런데 저에겐 유익했어요. 노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었거든요.
마사 누스바움의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을 읽다가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 가 많이 언급되어 있어 이 책부터 읽어야 할 것 같아 주문해 읽게 되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
 

 

그저께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았다. 2차 접종은 4주 뒤라고 알고 있었는데 바뀌어서 6주 뒤에 할 수 있다고 한다. 4주가 6주로 연기된 것은 나쁜 일이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싶다. 5천만이 넘는 국민이 모두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내 차례가 언제 오려나 했는데 드디어 내 차례가 왔으니 말이다. 앞으로 백신 접종의 속도가 빨라져서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날을 기다린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1.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계획을 하면 모든 계획이 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거든.

 

 

2. 근본적인 대책이 생겼어요. 돈을 아주 많이 버는 거예요.

 

 

3. 부자는 다 착하더라. 돈이 다리미라고, 돈이 주름살을 쫘악 펴줘.

 

 

4. 당신은 바퀴벌레야. 불빛이 켜지면 숨어버리는.

 

 

5. 나가는 순간 깨달았지. 내가 갈 곳이 없다는 걸.

 

 

 

 

 

 

....................
문제1) 위의 문장들이 대사로 나오는 영화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문제2) 여러분은 몇 번의 대사가 가장 마음에 드나요?

 

문제1)의 답은 며칠 뒤에 댓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힌트 : 국내 영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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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08-11 1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박찬욱 감독 인터뷰에서 부자에대한 편견(?) 있으셨는데.만나본 사람들이 ˝부자인데.착하기까지 하다˝ 이런 비슷한 말씀하셨죠. 저 영화는.기생충이네요^^

2021-08-11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1-08-11 14:03   좋아요 4 | URL
박찬욱 감독님 가족을 파주 예술인 마을 근처 까페 먼 발치에서 뵌 적 있어요.

감독님 역시 사다리의 위쪽에 계실 것 같은데, 더 위쪽 사람들이 물질적인 풍요뿐 아니라 젠틀한 매너와 인격까지 A_Z 갖춘 모습에 충격(?)을 받으셨는지 인터뷰에 담으셨죠.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그 인터뷰 생각을 계속 했었더랬죠.


페크pek0501 2021-08-12 12:52   좋아요 1 | URL
북사랑 님, 그렇게 된 거군요.ㅋㅋ 어느 분야든 상위권에 드는 이들은 뭔가가 달라요.

정답을 북사랑 님이 맞히셨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입니다.
정답을 맞히셨으니 북사랑 님의 서재에 선물로 댓글 3개를 증정하겠습니다. ^^**

얄라알라 2021-08-11 1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2] 전 3번에 젤 맘에 드네요^^

페크pek0501 2021-08-11 13:19   좋아요 4 | URL
저도 3번이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일단 경제적 압박이 없어야 마음도 넉넉해지는 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1-08-11 1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거 넘 재미난 이벤트에요 페크님 ㅋㅋ1일 1문제 해주세요 ㅎㅎ재밌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11 13:20   좋아요 4 | URL
그런데 저는 이 글 올리고 이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아무도 댓글을 안 달아서 정답이든 오답이든 말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면 어쪄지? 하고...ㅋㅋ

얄라알라 2021-08-11 14:04   좋아요 4 | URL
제가 매일 들려서 댓글 달겠나이다^^ 퀴즈맞추기 넘 재밌는걸요

페크pek0501 2021-08-12 12:53   좋아요 1 | URL
퀴즈, 재밌다고 하시니 기분 좋은 걸요. 매일은 아니더라도 기회가 되면 수시로 올리겠습니당~~

청아 2021-08-11 13:3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북사랑님이 공개로 답을 말씀하셔서ㅋㅋㅋㅋㅋㅋ저는 질문보고 바로 네이벗에 ‘부자는 다리미‘를 쳐봤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은 1번이요! 저는 여행가서도 처음 숙소 예약 말고는 발 닿는대로~♡

페크pek0501 2021-08-11 13:44   좋아요 3 | URL
크하하하하하~~~

저는 계획을 잘 세워요. 요즘 계획 중 하나는 저녁 때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20분 이상 하는 건데 이건 실천이 쉬워서 벌써 일주일이나 했죠. 티브이를 보면서 하면 금방 20분이 되는 거예요. 점점 실력이 느는 것도 기쁨을 주네요. 처음 시작할 때와 20분 뒤의 유연성이 다른 게 표가 나요. 유튜브에도 많이 나오니 따라하기도 쉬워요. 강추100개!!!

발 닿는대로! - 도 멋있습니다.

청아 2021-08-11 13:53   좋아요 4 | URL
와~ 저녁에 해볼래요!! 저는 무계획파라 계획 잘 세우는 사람이 부럽고 좋아요😉

얄라알라 2021-08-11 14:04   좋아요 4 | URL
헉, 제가 눈치가 없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어서 계속 공개로 놔둘게요^^

청아 2021-08-11 14:07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아니예요! 지난번 페크님 퀴즈 때는 비공개로 답이 달렸었거든요. 공개는 공개대로 맛이~♡♡

페크pek0501 2021-08-12 12:54   좋아요 1 | URL
답을 공개해 주셔서 답답한 분들에게 좋았을 겁니다. 아무도 답을 안 쓰면 참 답답하죠잉 ㅋㅋ

새파랑 2021-08-11 13: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5번~!! 전 아직 이 영화도 안봤네요 ㅎㅎ 영화도 좀 보고 해야하는데 🙄

페크pek0501 2021-08-11 13:46   좋아요 4 | URL
요즘은 티브이로도 영화를 찾아 보는 게 가능해서 맘만 먹으면 볼 수 있는데
저 역시 그냥 눈에 띄는 것 보게 되네요. 최근 유해진 출연의 럭키, 라는 영화를 재밌게 봤어요. 오씨앤에서

hnine 2021-08-11 13: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영화 봤는데도 못맞췄어요 ㅠㅠ
맘에 드는 대사는 4번이요.

페크pek0501 2021-08-11 13:47   좋아요 4 | URL
저도 봤지만 못 맞춥니다.
각자 마음에 들어오는 대사가 다를 듯해요. 이것도 흥미로워요. ^^**

페넬로페 2021-08-11 14:0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너무 궁금해서 검색해보려고 했어요~~저도 1번이 맘에 들어요 ㅎㅎ
영화 봤는데도 기억이 잘 안나요.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이 구절이 워낙 강렬해서요

페크pek0501 2021-08-12 12:55   좋아요 1 | URL
요즘은 검색만 해 보면 뭐든 찾아낼 수 있어 좋은 시대입니다.
대사가 다 맘에 들어서 문제를 내 봤습니다.
저 역시 영화를 극장에서 몰입해 봤는데도 대사는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는... ㅋㅋ

잘잘라 2021-08-11 1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했더니, ㅎㅎ 영화 보고도 답 못맞춘 1인 추가합니다.
저도 4번이요. 경각심!!! 🤔🤪😷

페크pek0501 2021-08-12 12:57   좋아요 1 | URL
4번과 같은 비유, 멋지죠?
저는 이 영화 보고도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다고 생각했어염...
저 역시 답을 못 맞힐 1인입니당~~~ 이걸로 기죽지 말자고요. 하하~~

그레이스 2021-08-11 17: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번

페크pek0501 2021-08-12 12:58   좋아요 2 | URL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 실패할 수 없으니까요. 좋은 구절이죠.
무계획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편한 자유로움이 있을 테니까요.

stella.K 2021-08-11 19:2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3번과 4번 대사 좋군요. 저런 대사를 구사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ㅋㅋ
어디선가 들어 본 대산데 말입니다.

페크pek0501 2021-08-12 12:59   좋아요 3 | URL
영화 대사를 잘 들어보면 어떻게 저련 표현이 저런 장면에서 나올 수 있을까 감탄할 때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유용한 것 같아요. ㅋㅋ

붕붕툐툐 2021-08-12 00:0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안 본 영화임에 틀림 없습니다~ 라고 쓸랬는데, 북사랑님이 정답 말씀하신 거면, 저 봤네요^^;;;;;;

페크pek0501 2021-08-12 13:00   좋아요 4 | URL
까르르~~~ 유머 댓글로 인정하겠사옵니다.
사은품으로 툐툐 님의 서재에 댓글 2개 증정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붕붕툐툐 2021-08-13 01:34   좋아요 1 | URL
댓글 2개 선물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당!!😊😊

페크pek0501 2021-08-13 11:23   좋아요 1 | URL
툐툐 님 덕분에 즐거웠어요. 늘 유머 감각을 잃지 마시길 바랍니다. ^^**

서니데이 2021-08-12 17: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 영화 봤습니다. 재미있었어요.^^
백신 접종 하셨군요. 6주 뒤로 미루어졌다는 뉴스 저도 본 것 같아요.
아마 지금 접수하는 이후 접종 대상자도 기간은 비슷할 것 같은데요.
페크님, 오늘도 더운 하루입니다. 시원하고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8-13 11:22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도 보셨군요. 워낙 유명한 영화였지요.
날씨가 이제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으로 지낼 만해졌어요. 지칠 줄 모르던 폭염이었는데 말이죠.
오늘 새벽엔 서늘해서 이불을 끌어 당겼으니 여름은 간 게 맞고 긴 그림자만 남긴 듯해요.좋은 날 보내세요. ^*^
 

 

 

 

 

 

 

 

 

 

 

 

 

 

 

 

 


  내가 결혼했던 1988년 그해, 남편이 내 이름을 부를 순 있어도 아내인 내가 남편 이름을 부르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 감히 아내가 남편 이름을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게 시집 식구들의 의견이었다. 우리 부부는 동갑이니 남편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남편 이름에 ‘씨’자를 붙여 불렀고 남편은 나의 이름에 ‘씨’자를 붙이지 않고 불렀는데도 내가 부른 남편의 호칭만 문제가 되었다. 이는 내가 처음으로 여성의 낮은 지위를 뼈저리게 자각한 사건이었다.

 

 

  이런 걸 경험한 터라 책을 통해 페미니즘을 처음 만났을 때 무척 반가웠다.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길들여지는 거라고 말하는 보부아르의 <제2의 성>,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자기만의 방과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울프의 <자기만의 방>, 그리고 우리는 남성과 싸우는 게 아니라 단지 나쁜 원칙과 싸운다고 말하는 프리단의 <여성의 신비> 등을 읽으며 세상의 불합리와 불공정을 배웠다.

 

 

  그로부터 십 년 세월이 흐르자 아내가 남편 이름을 불러도 괜찮은 시대가 되었다. 시동생이 결혼하여 새로 생긴 동서가 그걸 증명했다. 세월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그렇게 높여 놨다.

 

 

  오늘날 페미니즘이란 말은 진부하다. 오랜 기간 인구에 회자되다 보니 자칫 페미니즘에 대한 모든 책들이 새롭지 않은 뻔한 주장을 담고 있을 거라고 보기 쉽다. 나도 그랬다. 그러다가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었다. 이 책은 진부하지 않고 새롭다 못해 충격적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기존 인식의 틀을 뿌리 뽑고 새로운 인식의 틀을 만들어 세상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유지해 온 가부장제 사회의 통념을 전부 지워 버리고 새로운 내용으로 사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어떤 독자에겐 마음 불편한 책이 될지 모른다.

 

 

  이 책은 남자에게 대항하여 싸우자고 소리치지 않으며, 여자의 힘을 기르자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남자든 여자든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알아야 할 일들을 알려 주기 위해 세상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설명할 뿐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가졌던 생각들이 맞는지를 진지하게 검토할 기회를 갖게 해 준다. 

 

 

  우선 저자는 머리말에서 물음에 대해 언급한다. 모든 물음은 질문하는 사람의 사회적 위치와 사고방식을 반영한다는 것. 질문은 질문하는 사람의 교양과 예의뿐 아니라 권력을 드러낸다는 것.

 

 

  「"왜 여자들이 취업하려고 하지?”, “장애인도 애를 낳을 수 있나?”, “왜 노인이 사랑을 해요?”, “동성애자도 실연당해요?”, “흑인도 철학자가 될 수 있나?”, “(이주 노동자에게) 왜 한국에 왔나?” 이 같은 질문은 남성, 비장애인, 젊은 사람, 이성애자, 백인, 한국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가 어떤 사람에게는 설명하고 양해를 구해야 할, 혹은 용서받지 못할 욕망으로 간주된다. 이처럼 질문은 묻는 자와 답하는 자 사이의 사회적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 여성은 남성에게 “왜 그렇게 취업하려고 노력하니?”와 같은 질문은 하지 않는다.」

 

 

  내가 무심코 한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니 평상시 얘기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겠다. 나의 말에 어떤 편견과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검토해야겠다. 인간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려면 우리의 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새삼 깨닫는다.

 

 

  저자는 우에노 치즈코의 말을 옮겨 적는다. 


 
  「여성주의 사유 방법의 출발은 “그들이 말하게 하라.”였다. 우에노 치즈코는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문서화된 역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여성의 역사가 출발하다 보니, 그동안 역사는 남성에 ‘의해’ 여성에 ‘대해’ 쓰여진 문서나 재현에 의존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남성들이 쓴 것은 여성에 대한 ‘사실’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이 여성에 대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환상을 갖고 있는가와 관련된 남성들의 관념을 웅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남성이 생산한 여성에 대한 지식은 남성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지, 여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하고 있지 않다.」

 

 

  이는 남성에 의해 쓰인 여성의 역사에서 여성의 모습은 왜곡될 수밖에 없으니, 결국 여성 모두가 갖고 있는 시각은 남성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시각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에 불과함을 말하고 있다. 보부아르의 표현을 빌리면, 여자는 여자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길들여진다는 것이겠다. 이것이 세월이 흘러도 남성 중심의 사회가 그대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게다.

 

 

  저자는 ‘동성애 혐오 문화’에 대하여 날카롭게 지적한다. 자신이 동성애를 허용하자고 주장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누가 동성애를 허용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한다. 여성이나 흑인, 장애인 모두 누군가 찬성하지 않아도 살아가듯이, 동성애자 역시 누군가의 동의와 허락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동성애자임을 알리겠다는 위협이 한 사람의 인권을 몰수하는 ‘권력’일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퍼져 있는 동성애 혐오 문화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문제의 가해자는 사회 구성원 모두라고 볼 수 있다.」

 

 

  소수자에 대해선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어느 면에선 소수자이며, 그 누구도 모든 면에서 완벽한 진골일 수는 없다는 것.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성별과 계급뿐만 아니라 지역, 학벌, 학력, 외모, 장애, 성적 지향, 나이 등에 따라 누구든 한 가지 이상 차별과 타자성을 경험한다는 것. 그러므로 자기 내부의 타자성을 찾아내고 소통해야 한다고.

 

 

  이 밖에도 성비 불균형으로 인한 여아 낙태, 가정 폭력, 정신대 문제 등이 인권 문제임을 지적한다. 또한 한국 사회에서 많은 이들의 일상을 규율하고 있는 외모, 학벌, 나이, 서울 중심주의 등으로 인한 차별 사안도 인권의 침해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제도는 세계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현재 존재하는 제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쉽다. 이러한 현상이 어디 제도뿐이겠는가. 우리는 각자 알고 있는 모든 원칙들을 일말의 의심 없이 반드시 지켜야 마땅한 것들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지 않은가. 가장 큰 문제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우리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2020년이다. 시대가 변했다. 하지만 요즘도 한국인이 이주 노동자를 무시하여 일어난 사건과, 남성이 여성 비하 발언을 하여 논란이 된 사례를 각종 뉴스가 심심찮게 보도한다. 모든 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차별과 편견은 아직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 <피은경의 톡톡 칼럼>의 167~172쪽의 글을 옮김.

  

 

 

 

 

.......................................
이 글과 관련한 책

 

<제2의 성>
<자기만의 방>
<여성의 신비>
<페미니즘의 도전>

 

 

 

 

 

.........................................
작년 이맘때 책을 출간했다. <피은경의 톡톡 칼럼>이라는 책이다. 출간한 지 벌써 일 년이 되었다. 그 일 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루함을 자주 느낀 시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쏜살같은 급류의 시간을 느끼게 된다.

 

 

내 책에 수작이 많이 담겨 있다고 말해 준 벗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내 책 열 권을 구매해서 자기 친구들에게 돌린 벗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내 책이 모 대기업의 한 부서에서 권장도서로 선정되게 해 주신 분과 그 소식을 전해 준 지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내 책의 리뷰와 백자평을 써 주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내 책이 담긴 페이퍼를 써 주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사소한 일상생활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삼아 작가의 통찰력으로 동서고금의 명저와 연결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해 주신 독자 분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내 책에 대한 글에 좋아요를 누르신 분들과 댓글을 남기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방문자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2020년 8월 24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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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6 14: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우 종합 2위 에세이 1위~!!!!!! 작가님이셨군요^^ 페크님 글 완전 공감 합니다😆

2021-08-06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6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6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8-06 14: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작가님이신줄은 알았는데 에세이 1위 넘 멋지심요~ 💕👍👍

2021-08-06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1-08-06 15:3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벌써 일 년이라니 시간 정말 빠르네요~! 제게는 칼럼의 매력을 처음 알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출간 1주년 축하드립니다
✧⁺⸜(・ ᗜ ・ )⸝⁺✧

2021-08-06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21-08-06 16: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에 나타난 페크님의 주위에 대한 고마움과 관심이, 페크님께서 받으신 사랑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페크pek0501 2021-08-07 16:01   좋아요 2 | URL
좋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인복이 있는 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시댁 식구들을 잘 만난 것부터가 그래요. 저에게 보약을 해 줬다고 하니까 우리 친구들이 특이한 시댁이래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

바람돌이 2021-08-06 16: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이 좋으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
출간 1주년 축하드려요. ^^ 새로운 책을 쓰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

페크pek0501 2021-08-07 16:03   좋아요 1 | URL
완전 오바십니다. 과찬의 말씀, 이라고 겸손한 척하는 게 아니라 실화예요.
축하에 감사드립니다. 책은 4~5년에 한 번씩 내면 된다고 보고 다른 쪽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

그레이스 2021-08-06 17: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페크pek0501 2021-08-07 16:03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 님, 감사 감사드립니다. ~♡

붕붕툐툐 2021-08-06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벌써 1년~ 책이 얼마나 좋으면 1위할 수 있는 겁니까?
페크님 책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1-08-07 16:05   좋아요 1 | URL
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알라디너들의 의리로 된 것 같아요.
제 책에 대해 기대는 마십시오. 기대는 실망을 부르는 법이니.
저는 툐툐 님이 애정하시는 - 영어 문장 나오는 - 그 책을 꼭 살 생각입니다.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좋은 문장이 많아서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1-08-06 22: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책 지난해 8월이었는데, 금방 1년이 지나왔네요.
작년의 일인데 얼마 전 같아요.
좋은 기록, 캡쳐해서 가지고 계시군요.
출간 1주년 축하드립니다.
페크님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1-08-07 16:06   좋아요 3 | URL
글쎄 말이에요. 벌써 1년이라니... 서니데이 님이 제 책의 리뷰를 쓰셔서 이달의 당선작이 된 게 두세 달 전 같은데 말이죠.
알라딘 서재의 상단에 제 책이 떠서 이게 뭐지, 그랬어요. 그리고 찍어 두었죠.
축하 감사하고요.
전 서니데이 님이 계신 이곳 알라딘이 참 좋습니당~~

희선 2021-08-07 02: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이 결혼하실 때와 시간이 흐르고 좀 달라졌겠습니다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 되기도 하다니... 나누지 않고 같은 사람으로 살면 더 좋을 텐데, 아직도 그 길이 멀지 않나 싶어요 뭐든 갈수록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책이 나온 지 한해가 됐군요 축하합니다 이 책을 봐야 할 텐데, 하다가 다른 책을 봤네요 2021년 안에는 봐야 할 텐데...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8-07 16: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