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주도의 나무




























2. 제주도의 카페 또는 레스토랑



















3. 제주도의 바다





















7박 8일간의 제주도 여행을 마쳤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친구 모임마저 삼가야 했으니 가족과 함께한 이번 제주도 여행은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하게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엔 매우 행복한 여행이 돼서 집에 와서는 여행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집안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마음이 붕 떠 있는 것 같고 어디론가 또 떠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하고 나 자신도 놀라워하고 있다. 


여행을 떠나는 날만 해도 귀찮다는 생각을 갖고 출발했는데 역시 귀찮음을 극복하고 노력해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아름다운 추억의 탑을 쌓고 돌아온 여행이었으니.  



여행지에서 해 본 것 중 좋았던 것을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예쁘게 꾸민 낯선 집에서 살아 본 것

2) 밥하지 않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

3) 바다를 실컷 본 것

4) 푸른 자연 속에서 산책한 것

5) 예쁜 물건을 파는 가게에서 손수건, 머리핀, 양말, 카드지갑 등을 산 것 

6) 밤에 풀장에서 수영한 것

7) 차를 렌트하여 멋진 풍경을 보며 드라이브한 것

8)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은 것

9) 바다가 보이는 예쁜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글을 쓰고 책을 읽은 것

10) 여행지에서 내 글을 이메일로 신문사에 보낸 것(마침 내 글이 게재될 차례가 되었다.)

11)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에 여행지를 돌아다닌 것

12) 여행지의 작은 서점에서 시집을 산 것 



내가 산 시집은 최승자 시인의 <쓸쓸해서 머나먼>이다. 이 책에서 시 한 편 뽑아 옮긴다.  


















....................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



내 詩는 지금 이사 가고 있는 중이다

오랫동안 내 詩밭은 황폐했었다

너무 짙은 어둠, 너무 굳어버린 어둠

이젠 좀 느리고 하늘거리는

포오란 집으로 이사 가고 싶다

그러나 이사 갈 집이

어떤 집일런지는 나도 잘 모른다

너무 시장 거리도 아니고

너무 산기슭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아예는, 다른, 다른, 다, 다른,

꽃밭이 아닌 어떤 풀밭으로

이사 가고 싶다


- 최승자, <쓸쓸해서 머나먼>, 50쪽. 

....................



이번 여행에 책 두 권을 가지고 갔는데 그중 하나가 장석주 시인의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라는 산문집이다. 나는 여름을 싫어하는데 여름을 예찬한 글이 있어 인상적이었다. ‘여름의 기쁨들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산문에서 한 단락을 뽑아 옮긴다.















....................

콩국수나 냉면, 찐 옥수수를 먹는 것은 여름에 누리는 조촐한 기쁨이다. 크고 둥근 수박을 쩍 갈라 식구들이 한 조각씩 나눠 먹는 것도 여름의 보람 중 하나다. 파블로 네루다는 수박을 예찬하며, 이것을 물의 보석상자, 과일가게의 냉정한 여왕, 여름의 초록고래라고 썼다. 이 초록고래들이 집집마다 배달된다. 집집마다 붉은 과육이 꽉 찬 이것을 몇 통씩 깨 먹으며 무더위를 이기는 것이다. 누가 내게 여름이 행복한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기꺼이 흰모래와 푸른 바다를 떠올리며, 그렇다, 라고 대답한다.


- 장석주,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251쪽.

....................



여행의 후유증을 앓으면서 ‘그래도 내게는 후유증을 날려 버릴 수 있는 책이 있고 글쓰기가 있어 다행이야. 그것도 없었다면 어쩔 뻔...’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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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22-06-12 2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곧 갑니다. 페크님 추천해 주세요~

페크pek0501 2022-06-12 20:58   좋아요 1 | URL
맛집에서 먹은 해물 뚝배기, 해녀 라면, 흙돼지가 맛있었고요(인터넷 검색해 찾아 갔음), 그 유명하다는 고기 국수, 라는 건 저는 별로였어요. 큰애가 예약해서 고급 호텔에서 묵기도 했지만 마지막 밤을 보낸 펜션 같은 ‘엠블레포‘를 추천하고 싶어요. 2층집 독채로 되어 있는데 2층에도 따로 침실이 있고 큰 세탁기와 완벽한 부엌이 있어서 한 달 살이를 해도 좋겠다 싶었어요. 멋진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면 좋아요. 함덕 해수욕장 부근에 있음. 하루 20만원쯤의 숙박료. 성수기에는 더 비쌀 수 있대요.

stella.K 2022-06-12 20: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아, 7박8일요? 좀 긴 것도 같지만 완전 부럽네요.
글치 않아도 요즘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 보면서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인데.
저는 7박8일까진 필요없구요, 2박3일이나 3박4일만 다녀와도 좋겠습니다.ㅠㅠ

페크pek0501 2022-06-12 21:03   좋아요 2 | URL
7박 8일이 결코 길지 않았는 걸요. 제주도는 가 볼 곳이 많아서요. ‘금오름‘이란 곳도 멋졌어요. 고생 많이 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데다 올라가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거든요.
요즘 실외 수영장의 물이 따뜻하다는 것 알고 계셔요? 온도 설정의 시스템인가 봐요. 저는 밤에도 수영할 수 있다는 것에 깜놀했어요. 물이 적당히 따뜻해요.
꼭 여행 가세요. 특히 글을 쓰는 사람은 상상력 발전을 위해 여러 곳을 다니는 게 바람직하다고 합니다.ㅋㅋ

프레이야 2022-06-12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제주 바다 제주 수풀 넘 부러워요 ^^
요즘 드는 생각이 차 싣고 배타고 제주 한번 가보고 싶다예요. 좀 낫고 나면 할 수 있겠죠 ^^
위 댓글에서 엠블레포 귀띔요. ㅎㅎ
여행지의 작은 서점 가보기. 저도 꼭 합니다.
시집 사기 좋지요 간단히 무겁지 않게.

페크pek0501 2022-06-12 22:26   좋아요 2 | URL
저도 렌터카 비용이 비싸 차 싣고 가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ㅋㅋ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섬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어요.
겨울에 갔을 때보다 훨씬 좋았어요. 역쉬~ 푸른 자연을 볼 수 있는 계절이 좋아요.

저도 마지막 집이 맘에 들어 진작 여기로 숙박할 걸 그랬다 싶었죠. 그냥 빌라 같은 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독채예요.
작은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 프레이야 님도 좋아하시는군요. 글 쓰는 사람들의 특징인 듯해요.
앞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기로 했어요. ^^

새파랑 2022-06-13 0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박8일 여행이라니 길게 가셨네요 ㅋ 후유증이 장난 아니실거 같아요. 날씨가 좋았어서 다행입니다. 여행지에서 했던 일 리스트 보니까 완전 즐거우셨을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2-06-13 11:58   좋아요 2 | URL
항상 3박 4일 정도로 갔었는데 이번엔 길게 잡았어요. 아직도 후유증 때문에 살림하기를 포기하고 있답니다. 아침을 토스트와 커피로 때우는 등. 식구들이 고생이죠.ㅋㅋ
7,8월의 피서철이나 겨울에만 갔었는데 딱 좋은 날씨에 가니깐 여행이 더 즐겁더라고요. 날씨가 여행에서 큰 변수였음을 알았네요. 제주도엔 비가 적당히 뿌려지는 날도 있어 더 좋았어요.

거리의화가 2022-06-13 09: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주 여행 사진과 글로 오롯이 그 감정이 전해집니다~^^ 딱 좋은 계절에 다녀오셨네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색은 여전하구요~ㅎㅎ 7박8일 정도는 되어야 휴가맛이 나는데 말이죠. 제주도는 늘 짧게 다녀와서 아쉽습니다. 저도 언제 기회가 되면 길게 다녀오고 싶네요.

페크pek0501 2022-06-13 12:03   좋아요 1 | URL
앞으로 여행을 간다면 5,6월이나 9,10월에 가겠어요. 더운 피서철엔 가지 않겠어요. ㅋ
7박 8일도 아쉬웠어요. 열흘이면 좋겠더라고요. 마침 현충일이 끼어 연휴가 있어 그런지 사람이 많아 맛집에선 줄을 서서 기다리다 먹곤 했어요. 이젠 경제 활성화가 된 것 같았어요.^^

yamoo 2022-06-13 10: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좋으셨겠어요! 사진만 봐도 시원합니다. 사잔이미지 몇장 담아가요. 보고 비슷하게 그려볼랍니다~~ㅎ

페크pek0501 2022-06-13 12:04   좋아요 1 | URL
야무 님, 얼마든지 사진 담아가세요. 영광이죠.
컬렉터이신 건 아는데 그림도 그리시다니... 아마 옷 잘 입으시는 미적 감각이 있으셔서 그림도 잘 그리실 것 같습니다. 후후~~

mini74 2022-06-13 1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다가 너무 예쁩니다 ㅎㅎ 12가지 즐거움에 부러워집니다 ~ 최승자시인 시ㅠㅠ 너무 쓸쓸해요 ~ 여름의 행복이라. 그렇네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수박 바싹 마른 빨래에서 나는 냄새 아이스커피 ㅎㅎ *^^* 여행의 여운 까짓거 좀 길게 누리면 어떻습니까 ! ㅎㅎ

페크pek0501 2022-06-13 15:49   좋아요 1 | URL
바다가 가는 곳마다 색이 다르고 날씨에 따라서도 달라 신기했어요. 정말 예뻤어요.
저도 수박과 아이스커피, 너무 좋아합니다.
ㅋㅋ 여행의 여운이 긴 게 행복한 여행의 부작용이에요.

지금 동서문학상 응모에 관한 정보 글을 올렸습니다. 미니 님도 시간 되시면 도전해 보시길요. 상금이 아주 많아 탐납니다.^^

서니데이 2022-06-13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여행 잘 다녀오셨나요. 일주일 가까이 되는 시간이라서 더 좋았을 것 같은데요.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좋은 풍경 많이 보고 오셨는지요.
사진 예뻐서 잘 봤습니다.
페크님, 더운 하루 시원하게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6-14 11:50   좋아요 2 | URL
예, 행복한 여행 잘 다녀왔어요.
남는 건 추억과 사진이네요. 사진이라도 보면서 위로 받습니다. ㅋ
서니데이 님도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6-16 0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길게 제주도에 계셨군요 후유증 남을 만합니다 제주도 숲 멋지네요 저는 저런 숲엔 한번도 못 가 본 듯합니다 제주도는 숲뿐 아니라 바다도 멋지지요 섬이니 당연한 거군요 아주 덥지 않아서 좋으셨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2-06-17 14:34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제주도 숲은 금오름, 이란 곳을 올라갈 때 찍은 사진이에요. 나무 색이 사진에서처럼 특이했어요. 초록색이긴 한데 보통 나무와 다른 색이어서 찍아 놨어요.
바다도 장소에 따라 색이 달라 가 본 곳마다 찍었어요. 마지막 바다 사진은 사진이기보다 그림 같지요. 실제로 그림 같았답니다. 다 둘러보지 못한 게 아쉬워서 또 가도 좋을 것 같아요.^^
 




뭘 바라고 남에게 호의를 베푼 것은 아니나 막상 보답이 없으면 섭섭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한 지인은 보답이 없는 이를 보면 몰인정해 보인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보답이 없는 사람을 다른 시각으로 보려 한다. 몰인정한 게 아닌데 오해를 받는 사례가 있다고 믿어서다. 내가 경험한 일도 있고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도 있어 이를 바탕으로 예를 들어 보겠다.  



첫 번째 예. A씨는 어떤 강좌를 듣는다. 쉬는 시간이 되면 한 수강생이 복도에 있는 자동판매기에서 커피를 뽑아 수강생 전원에게 돌린다. 그 수강생은 스스로 선심을 쓰며 기쁨을 누리는 것 같았다. 그때는 오후였고 A씨는 카페인이 수면에 방해를 준다고 여겨 오전에만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어 수강생이 주는 커피를 사양했다. 그랬더니 그 수강생은 커피 대신 다른 음료를 갖다 주겠노라고 해서 미안하여 그냥 커피를 받곤 했고 마시지는 않았다. A씨는 상대에 대한 배려의 차원에서 커피를 받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커피를 몇 번 받았으니 그에게 보답을 해야 할까?



두 번째 예. B씨는 걷는 걸 좋아한다. 지인들 모임이 끝나 집에 갈 때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지하철역까지 걷는 걸 즐긴다. 그런데 걷고 싶은 B씨를 방해하는 이가 나타난다.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지인으로 모임이 있을 적마다 같은 방향이라며 차에 B씨를 태워 지하철역까지 바래다주려는 사람이다. 그가 동승을 권해 B씨는 몇 번을 사양했으나 자꾸 사양하기가 미안해서 그 차에 타서 신세를 진 게 두 번이었다. 신세를 진 B씨는 즐거운 산책을 포기하고 동승했는데도 그에게 꼭 답례를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러지 않으면 인정 없는 사람이 되는 걸까? 



세 번째 예. C씨는 중학생인 딸아이에게 독선생으로부터 수학 과목을 배우게 했다. 일주일에 두 번 집에서 수업하는데 겨울 방학이 되니 하필 아이와 점심을 먹으려는데 선생이 올 때가 많았다. C씨는 선생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여러 번 권했고 선생은 사양하다가 함께 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이 수업료를 인상하게 됐다고 알렸다. 수업료가 높지 않아 좋았는데 갑자기 올린다고 하니 C씨는 기분이 언짢았고 선생에게 잘 말해서 수업료 인상액을 조금 깎기로 마음먹었다. 둘이 얘기를 하는 중에 C씨는 선생한테 그동안 점심 대접을 한 적이 많으니 수업료를 깎아 달라고 했다. 그러자 선생은 이렇게 응대했다. “제가 먹지 않겠다고 했는데 계속 같이 먹자고 해서 밥 생각이 없는데도 예의상 먹었던 거예요.” 이 말이 만약 진실이라면 점심을 얻어먹고 수업료를 올린 선생을 몰인정하다고 볼 수 있을까? 



여기까지 세 가지 예를 들어 봤다. 베푸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속담에 검은 머리 가진 짐승은 구제 말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은혜를 갚지 않거나 배은망덕하기 일쑤이니 도와주지 말라는 뜻이다. 이 속담이 옳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면 그 이유는 은혜를 갚지 않는 몰인정한 사람들이 실제로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위의 세 가지 예처럼 상대편의 속마음을 몰라서 몰인정하게 보였던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몰인정해 보이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타자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 타자와 똑같은 처지에 있지 않고 똑같은 삶을 살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의 속마음을 알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인간이란 불합리한 존재라서 상대편의 속마음을 모르면서도 느껴지는 대로 생각하는 탓에 오해가 생겨 문제다. 남의 호의를 거절하는 것을 미안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문제다. 서로 의견과 취향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로 바뀌어서 거절하는 사람의 불편함이 없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거절하고 싶을 때 거절 의사를 당당히 밝힐 수 있는 사회가 된다. 



누구나 자신이 원치 않는데도 뿌리치기 어려워 다른 이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으리라. 자기가 도움을 베풀었음에도 답례하지 않은 그 누군가도 뿌리치기 어려워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음을 헤아려야 하겠다.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세를 가져야 대인 관계가 원만할 수 있고 대인 관계가 원만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

경인일보의 오피니언 지면에 실린 글입니다. 

아래의 ‘바로 가기’ 링크를 한 번씩 클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은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22060701000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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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09 22: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12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06-09 23: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호의의 경계가 사람에 따라서 참 애매한거 같아요. 상대방이 고마워 할 수도 있고,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고.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도 발생하고... 그래도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는것보단 있는게 좋은거 같아요 ㅋ

3번 클릭했습니다 ^^

페크pek0501 2022-06-12 21:30   좋아요 2 | URL
그 애매함이 참 어려워요. 상대가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이들이 있더라고요.
순수한 마음으로 한다면 호의를 베푸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죠. ^^

서니데이 2022-06-10 0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거절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듯 해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달라서, 글로 쓰면 같은 문장인데 사례마다 의미가 다른 경우도 있었어요.
상대의 호의나 어려운 부탁을 거절하기 힘든 순간에도 잘 대처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옆에서 보면 적절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잘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6-12 22:16   좋아요 2 | URL
저는 거절하는 게 어렵더라고요. ㅋㅋ
처세에 능한 사람이 있긴 하지요. 좋은 하루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2-06-16 0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이 거절하면 마음이 안 좋기는 하겠지만, 그런가 보다 하는 게 좋을 듯 싶어요 거절을 잘 하는 사람 대단해요 그게 서로한테 좋은 건지도 모르겠어요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마음도 좋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6-17 14:36   좋아요 0 | URL
거절이라기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한 걸로 알면 서로 좋을 듯합니다.
누구나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아 사양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지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06-16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의에 반응하는 다양한 반응도 그렇고, 호의의 의도도 그렇고 ... 이제는 다양함을 인정하는 쪽으로 .... 그닥 서운하거나 하지는 않는듯요

페크pek0501 2022-06-17 14:39   좋아요 1 | URL
다양함, 서로 다름, 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 생각한 것은 호의를 거절해도 괜찮을 만큼 친한 관계에서만 베풀면 좋겠다는 거예요. 이건 더 생각해 볼 문제지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어떤 노인이 도시의 성문 앞에 앉아 있었다. 먼 곳에서 온 이방인이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르신, 저는 이 도시를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곳 사람들의 인심은 어떻습니까?”

노인은 대답하지 않고 그 낯선 이에게 물었다. 

“자네가 살던 곳은 어땠나?”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 천지였지요. 그래서 그 도시를 떠나왔습니다.”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 “여기도 마찬가지일 걸세.”

잠시 후 다른 이방인이 와서 노인에게 물었다.

“저는 먼 곳에서 왔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어떻습니까?”

노인이 또 물었다. “자네가 살던 곳은 어땠나?”

“착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었는데 여기 오느라 헤어져야 해서 마음이 아팠지요.”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다. “여기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걸세.”

그 상황을 줄곧 지켜보던 낙타 상인이 노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두 사람이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왜 대답은 그렇게 다르게 하신 겁니까?”

노인은 이렇게 대꾸했다. “저마다 마음속에 자기 세상이 있는 법이지. 우리가 보는 세상은 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대로의 세상 아닌가. 이 동네에서 불행한 사람은 세상 어느 동네를 가도 불행한 법이네.”

- 장석주,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65~66쪽.



⇨ 이 이야기가 모든 경우에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95프로쯤은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말하자면 100명 중 95명은 노인의 말대로 그러리라는 것이다. 대체로 불평이 많은 이는 어딜 가나 불평이 많고, 행복한 이는 어딜 가나 행복하다는 얘기다. 


만약 실제로 새로 이사 온 사람이 자기가 살던 곳의 이웃들을 나쁘게 말한다면 그를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본다. 그가 앞으로 사귀게 될 이웃들에 대해서도 나쁘게 말할 거라는 걸 사람들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들에 가도 샌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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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8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님 글 보고 이 책 구매했습니다. 사람은 느끼는대로 살아가는거 같아요 ^^

페크pek0501 2022-05-30 14:06   좋아요 1 | URL
오, 혹시 새파랑 님이 제 글에 땡스투 눌러 주셨나요? 세 분이나 눌러 주셔서 제가 하루에 390원을 벌었어요. ㅋㅋ 저도 책 구매할 때 꼭 땡스투를 누룬답니다. 꼭 아는 분으로 누르지요. 아마 새파랑 님께도 땡스투 해줬는지 몰라요. 하하~~
앞으로도 서로 눌러 주는 걸로... 하기로 해요.^^

2022-05-30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5-30 14: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2-05-28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잔디가 잘 가꿔진 곳이네요. 보기 좋은 곳은 그만큼 가꾸는 사람이 힘들것 같아요.
사람마다 서로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게 되니까, 같은 일을 보고도 느끼는 건 다를 거예요.
생각하기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페크님, 잘 읽었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2-05-30 14:11   좋아요 1 | URL
아름다움을 보존하려면 사람의 정성 있는 손길이 필요하긴 하죠.
코로나 발생 이전 여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예뻐서 찍었죠.

이웃이라면 어느 동네든 저는 반반, 일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보기에 좋은 사람이 반, 나쁜 사람이 반. 그러니까 나쁜 사람만 있지 않고 좋은 사람만 있지 않다는 생각이에요.
같은 사람도 누구에겐 좋은 사람이 되고 누구에겐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할 듯해요.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욜입니다. 본격적인 여름 같군요. 한 주 소중한 시간 보내세요.

세실 2022-05-29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평이 많은 사람은 피하게 됩니다.
과하지 않은 긍정의 에너지 있는 사람이 좋아요^^

페크pek0501 2022-05-30 14: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는 할 수만 있다면 행복한 사람들을 제 주위에 배치해 놓고 싶군요.
행복도 전염성이 있다고 믿어서요.
과하지 않은 긍정. 좋은 말씀 새겨 두겠습니다.^^

얄라알라 2022-05-30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후아!!! 페크님 올려주신 사진으로 눈이 즐겁다보니
제가 진짜 좋아하는 것은 초록 중에서도 연초록이었네요^^

페크pek0501 2022-05-30 14:14   좋아요 1 | URL
저도 연초록을 좋아합니다. 여름철보다 봄에 새로 나온 잎이 연초록이잖아요. 그때 사진을 많이 찍어 둬요. 정말 예뻐요.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희선 2022-05-31 0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그곳이 좋기도 하고 안 좋기도 하겠습니다 마음을 열면 다른 사람도 마음을 열기도 하겠지요 모두 그러지 않는다 해도 그런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싶어요

페크 님 오월 마지막 날이네요 오월이 가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5-31 11:41   좋아요 2 | URL
모든 건 마음의 문제인 것 같아요. 더운 여름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옷을 얇게 입어도 되는 여름이잖아, 초록 세상을 실컷 볼 수 있는 여름이잖아, 피서 여행을 갈 수 있는 여름이잖아, 라고 생각하면 더워도 지낼 만하게 되겠지요...

그러네요. 5월31일, 5월의 끝자락이네요. 푸름을 눈에 담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2-06-01 0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일 올 때마다 페크님의 서재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은 한강이거나 해안 근처의 건물들 같네요.
오늘부터 6월입니다.
즐거운 휴일 보내시고, 좋은 일들 가득한 한 달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6-01 13:04   좋아요 2 | URL
한강 맞아요.
서재 배경을 무엇으로 바꿔도 예전 것만 못해서 자꾸 바꾸게 되네요.
아무래도 13년 동안 사용했던 걸 다시 써야 하나 봐요.ㅋㅋ 알라딘 제공의 것이 가장 낫다는 결론이에요.
6월1일이 시작되는 날이네요. 5월보다 더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22-06-01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6-01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06-04 16:1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이 동네에서 불행한 사람은 다른 동네로 가야 불행할 확률에서 벗어날 수 있는걸로요. 그사람의 탓으로만 모는 도덕관은 바뀌어야 합니다. 저런 윤리가 주입되면서 자신의 환경에 순응해야 옳은 사람인 것처럼 교육받은 것 같아요. 불평이 많은 사람은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지요. 외적으로 받은 내면의 고통이 겉으로 터져나오는 것이죠. 그런 소리 듣기 거북하다고 피하는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고 싶으면 하는 수 없지만 그만큼 그 대상과는 멀어지는 것이고 대상을 자기가 편할 대로만 접하려는 거라 생각해요. 불평불만을 타당하게 들어주는 귀를 장착할 때 관계가 진일보하고 변화도 혁신도 가능한 거라 생각됩니다 스스로도. 모든 게 마음의 문제이지만은 않더이다. ^^ 왜 정색하고 이러죠 제가 ㅎㅎ 페크님 유월 첫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날이 너무 좋아요.

페크pek0501 2022-06-06 16:13   좋아요 4 | URL
프레이야 님의 반론 제기를 환영합니다. 응원의 박수 박수!!! 일리 있는 말씀이에요.
그래서 저도 95프로라고만 하고 5프로를 뺐던 것입니다.(아, 30프로를 뺄 것 그랬음.) 동네마다 인심이 다를 수 있고 친구 그룹마다 우정의 깊이가 다를 수 있어요.
모든 걸 당사자 탓으로만 돌리는 건 문제인 것 맞아요.

사람들이 행복은 마음의 문제라고 굳이 강조하는 건 그만큼 행복은 마음의 문제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고 봅니다. 당연한 사실이라면 굳이 마음의 문제라고 글을 쓸 필요가 없잖아요. 마음의 문제라고 돌리고 긍정적으로 봐서 불행을 느끼는 마음을 지워보자는 의도인 거죠. 또 이렇게 하면 진짜 마음의 문제로 생각되기도 하거든요.ㅋㅋ

저는 여행 중입니다. 그래서 답글을 이제 씁니다. 며칠 더 있을 예정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추후 올리겠습니다. 프레이야 님, 반가웠어용^^

서니데이 2022-06-07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더워지는 6월이라서 그런지, 밖으로 나오면 연두색잎보다 초록색잎이 많고,
연잎만큼은 아니지만, 목련나무 잎도 매일 매일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와 오늘 비가 와서 조금 덜 더웠지만, 이번주 다시 더워진다고 합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6-12 22:31   좋아요 1 | URL
푸른 잎들이 커지고 많아지고 그러지요. 장마가 올 때가 된 것도 같고요.
초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아름다운 계절 같아요.
하루를 잘 마무리하세요. 감사합니다.^^
 




1. 단상

며칠 전 아침 여덟 시가 넘어서였다. 쾅 하는 소리가 났다. 높은 곳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였다. 남의 집에서 나는 소리 치고는 그 소리가 컸지만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리라고 여기지 않았다. 떨어질 만한 게 없었다. 조금 뒤에 무심코 욕실에 세수하러 들어가서 깜짝 놀랐다. 욕실 벽에 부착된 전등이 떨어져 나와 전기선에 매달려 있는 걸 본 것이다. 쾅 하고 소리가 난 이유가 이것 때문임을 알았다. 만져 보니 전등이 무거워 곧 전기선마저 끊어져 전등이 욕실 바닥으로 떨어지며 박살날 것 같았다. 부리나케 아파트 관리실에 연락해 해결이 되었다. 여러 날 동안 윗집에서 공사하는 소리가 들렸으니 공사 여파로 전등이 떨어진 모양이라고 추측했다.


그날 그 일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내가 운이 나빴다는 거였다. 전등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아 불안한 데다 관리실 기사가 온다고 하여 잠옷을 벗어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코로나19 마스크를 써야 해서 성가신 일이었으니까. 한숨 돌리고 나서 든 생각은 운이 좋았다는 거였다. 만약 아침 여덟 시가 아니라 새벽 두세 시에 소리가 났고 그것을 내가 바로 발견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니 밤잠을 설쳤을 게 분명했다. 또는 잠은 잘 잤으되 전등이 떨어진 걸 아침 늦게야 발견하는 바람에 전등이 박살났다고 가정해 봐도 운이 좋았다는 결론이었다. 나는 운이 좋았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 갔다. 






2. 장석주 시인

장석주 시인은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 중 하나다. 시와 산문을 다 잘 쓰는 그는 여러 신문에 글을 연재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내가 연재하고 있는 신문에도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책을 100권 넘게 냈고 60대 후반인 그는 요즘도 1년에 700~800권씩 책을 읽는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이번에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라는 책이 출간되어 구매했다. 


 














....................

니체 역시 산책 마니아였다. ‘영겁 회귀’의 철학도 산책이 준 보상이다. 1881년 어느 날, 실바플라나 호수를 끼고 있는 숲속을 걷다가 커다란 바위 옆에서 발길을 멈췄다. 그 순간 ‘차라투스트라’에 대한 영감이 몸을 관통했다고 썼다. (중략)

온갖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은 날씨와 쾌적한 공기는 건강을 유지하는 한 방식이었다. 니체는 좋은 날씨를 찾아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녔다. 니체는 산책을 정신의 영양 섭취, 휴양을 취하는 방식으로 삼았다. 아마도 산책이 없었다면 ‘차라투스트라’도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 장석주,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203쪽.

....................







....................

우리는 걸을 때 불안과 공허를 떨치고, 제 삶을 덮친 비열함과 악덕과 탐욕에서 벗어난다. 몸의 필요와 날숨과 들숨에 집중하며 걸으면서 우리는 제 육체와 세계를 새롭게 빚는다. 걸으면 홀연 지각이 열리고 세계와 나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린다. 깨달음의 찰나다. 풍경 속을 걷는 자는 풍경을 밀고 앞으로 나아간다. 더 활기차고 즐거운 나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가? 그걸 정말 원한다면 니체가 그랬듯이 바깥으로 나가서 힘차게 걸어 보자.

- 장석주,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203~204쪽. 

....................



나는 걷기 마니아다. 내 기억으로 2005년부터 걷기 운동을 시작했던 것 같다. 십 년 이상을 매일 한 시간씩 걸었고 요즘은 격일로 걷는다. 걷는 동안 일부러 생각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내 글의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떠오르기도 하고, 내가 했던 실수가 떠오르기 하고,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씩 정리되기도 한다. 걷기는 운동 효과도 있고 기분이 전환되는 효과도 있다. 앞으로도 걷기 마니아로 살려고 한다.


대한걷기협회에 따르면 걷기 효과로는 △심폐기능 향상 △비만 해소(체지방 감소) △성인병 예방 △다리·허리 근육 강화 △혈압 안정 △심장병·뇌졸중 예방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 △스트레스·우울증 해소 등이 있다. 또 “가능한 매일 장시간 빠르게 걷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동아일보,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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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5-24 1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격일에 한시간씩 꾸준히 걷기 운동하시군요
운동을 뭐든 꾸준히! 이것 하나만으로도 박수 보냅니다. 남프랑스 도시 에즈에도 니체가 걸었던 길이 있더군요. 철학자의 길이라고 명명하여 표지판까지 두었던 게 기억납니다. 장석주 시인의 새 산문집이 나왔군요. 전 평소에 걷기 잘 안 했는데 잘 못 걷게 되니 걷고 싶은 거 있죠. 청개구리 저입니다. ㅎㅎ 여름이 훅 온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2-05-24 13:26   좋아요 2 | URL
남프랑스의 철학자의 길. 멋진 곳을 가 보셨군요.
걷기를 생활화한 지 오래됐어요. 그저께는 우리 애들과 함께 9천9백보를 걷는 신기록을 세웠어요. 서너 시간을 걸은 거 같았어요. 남한산성에 갔다가 백화점 쇼핑을 했더니 그래요. 저는 다리만 튼튼하답니다.ㅋㅋ
딸애와 백화점 쇼핑을 하면 두 시간 이상은 걷게 되더라고요. 요즘 가는 곳은 매장이 넓어 많이 걷지 않을 수가 없어요. 몸 빨리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걷기의 매력에 빠져 보시길 응원하겠습니당.^^

청아 2022-05-24 13: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니체를 비롯해 철학자들이 참 많이들 걸었더라구요. 걷기는
뇌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준다는데 저도 걷다가 이런저런 아이디어, 생각들이 줄줄이 이어지는게 참 좋아요. 책 찜해갈께요~♡

페크pek0501 2022-05-24 13:34   좋아요 2 | URL
몽테뉴, 칸트도 산책자들이었대요. 걸으면 혈압과 혈당도 내린다고 합니다. 물론 뱃살도 빠지겠지요. 걸으며 거리 풍경을 보면 상상력이 발전하는 것도 장점일 듯합니다.

책을 백 권 넘게 냈고 지금도 1년에 칠팔백 권씩 읽는다고 하니 장석주 시인 같은 분이 능 력 자 되시겠습니다.^^

stella.K 2022-05-24 16: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석주는 저도 관심 가는 작간데 독서량이 어마어마하네요.
저는 그의 10분의 1도 안 읽고 요즘은 거의 책을 못 읽고 있습니다.ㅠ
걷기 마니아도 아니죠. 어떻게든 의식적으로 조금이라도 걸어 보려고 했는데
그건 어느새 마트 다녀오는 것으로 대치된지 오랩니다.
사람이 근육이 없으면 쉽게 피곤을 느낀다고 하더군요.ㅠ

페크pek0501 2022-05-24 17:13   좋아요 2 | URL
글쎄 말이에요. 55년생인데 말이죠. 독서만 많이 하는 게 아니라 경인일보, 세계일보, 한국경제에도 글을 쓰더라고요. 거의 ‘신‘의 경지이시죠.ㅋㅋ
날으시는 분들이 워낙 많잖아요. 그래서 제가 걷기를 좋아하나 봐요. 날아다닐 자신도, 뛸 자신도 없으니 그저 걷기로... 여름엔 냉방이 잘 되어 있는 백화점 쇼핑으로 걸어서 시간을 보내야겠단 생각을 이번에 했답니다. 폭염 핑계 삼아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서요. 카페에 가면 공부하는 사람들은 또 왜 그리 많은지... 저도 올 여름엔 카페에 책 들고 갈 꼬예요.

새파랑 2022-05-24 16: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니체는 너무 어려울거 같아 접근도 못하겠어요 😅 저도 뛰는것보다는 걷기를 더 좋아합니다. 음악들으면서 걷기~!! 매일 만보걷는게 목표인데 잘 안되더라구요 ㅜㅜ

페크pek0501 2022-05-24 17:16   좋아요 2 | URL
니체를 읽기 전에 <어느 날 니체가~~>를 읽으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저도 <차라투스트라~>를 즐겨 읽는데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느 날 니체가~~>를 샀어요. 순서가 바뀐 셈이지만요.
장석주 시인은 ‘니체 연구가‘라고 할 만합니다. ^^

mini74 2022-05-25 09: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큰일날뻔 하셨네요 페크님 ~ 걷기 저도 좋아요. 오늘은 걷다가 똘망이 친구 자두를 만났어요. 같은 푸들인데 자두는 어려서 깨빌랄하고 똘망인 이제 나이가 좀 있어서 귀찮아해요. 허리에도 좋다고 해서 열심히 어깨 펴고 바른 자세로 걸으려 노력중입니다 ~~

페크pek0501 2022-05-25 13:36   좋아요 1 | URL
맞아요, 큰일날 뻔했어요. 그 전등은 세면대 쪽의 벽에 부착되어 있어 제가 세수할 때 떨어진다면 맞을 수도 있었겠어요. 그러니 운이 좋았던 거죠.
똘망이, 자두. 이름도 귀엽네요. ㅋ
디스크가 있는데 의사가 그랬어요. 걸으면 뼈가 제자리로 돌아온다고요. 많이 걸으라고요. 우리 많이 걸읍시당.~~

희선 2022-05-26 02: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늦은 시간에 전등이 떨어졌다면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겠습니다 아침이어서 빨리 그걸 해결했네요 저는 밤에 컴퓨터를 쓰니 밤에 컴퓨터에 문제가 생긴 걸 알고는 했군요 한동안은 별 문제 없어서 다행입니다 가끔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걱정하네요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해야 할 텐데...

옛날 철학자는 많이 걸었다고 들은 듯합니다 걸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하고 글을 썼다고... 걷기 좋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2-05-26 11:39   좋아요 1 | URL
전등의 무게와 케이스의 무게가 있어 쾌 무겁더라고요.
이 일로 생각한 게 위험한 일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건드리지 않은 물건이 떨어지듯 말이에요.
책을 읽으면 사색하게 되듯이 걸으면 사색하게 되나 봅니다. 걸으니 벌써부터 덥더라고요. 저는 자외선을 피하기 위해 저녁 6시 전후에 걷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22-05-26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운이 좋으신걸로^^
저도 걷기 예찬 합니다.
매일 만보씩 걸으려 노력하거든요.

페크pek0501 2022-05-27 16:09   좋아요 0 | URL
예, 세실 님. 결론은 운이 좋은 걸로 해야지 운이 나쁜 걸로 하면 억울하잖아요.
오!! 걷기 예찬, 환영합니다. 하루에 만보씩은 어렵고 저는 오천보 정도로 하겠습니다.
오천보도 엄청 노력해야 되더라고요.
위의 마지막 문단에 넣은 글을 보면 꼭 걸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걷기를 좋아하는 걸로~~~ 하자고요. 굿 데이~~~

서니데이 2022-05-27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전등이 떨어져서 많이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사고가 생기지 않은 걸 생각하면 정말 다행이예요.
날씨가 많이 더워졌어요.
즐거운 주말과 기분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5-28 16:03   좋아요 1 | URL
좀 놀랐지요. 저도 다행이라 여겨요. 위험한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요즘 걷고 나면 더워요. 자외선도 있고 해서 저녁 6시 전후로 걷습니다.
기분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형>


 

형은 어쩌면 신부님이 됐을 거야.

오늘 어느 신부님을 만났는데 형 생각이 났어.

나이가 나보다 두 살 많았는데

나한테 자율성이랑 타율성 외에도

신율성이라는 게 있다고 가르쳐줬어.


신의 계율에 따라 사는 거래.


나는 시율성이라는 것도 있다고 말해줬어.

시의 운율에 따라 사는 거라고.

신부님이 내 말에 웃었어.

웃는 모습이 꼭 형 같았어.


형은 분명 선량한 사람이 됐을 거야.

나만큼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았을 테고

나보다 어머니를 잘 위로해줬을 거야.

당연히 식구들 중에 맨 마지막으로 잠들었겠지.

문들을 다 닫고.

불들을 다 끄고.


형한테는 뭐든 다 고백했을 거야.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사는 게 너무나 무섭다고.

죽고 싶다고.

사실 형이 우리 중에 제일 슬펐을 텐데.


그래도 형은 시인은 안 됐을 거야.

두번째로 슬픈 사람이

첫번째로 슬픈 사람을 생각하며 쓰는 게 시니까 말야.


이것 봐, 지금 나는 형을 떠올리며 시를 쓰고 있잖아.

그런데 형이 이 시를 봤다면 뭐라고 할까?

너무 감상적이라고 할까?

질문이 지나치게 많다고 할까?

아마도 그냥 말없이 웃었겠지.

아까 그 신부님처럼.


시가 아니더라도 난 자주 형을 생각해.

형이 읽지 않았던 책들을 읽고

형이 가지 않았던 곳들을 가고

형이 만나지 않았던 사람들을 만나고

형이 하지 않았던 사랑을 해.


형 몫까지 산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끔

내가 나보다 두 살 더 늙은 것처럼 느껴져.


그럼 죽을 땐 두 해 빨리 죽는 거라고 느낄까?

아니면 두 해 늦게 죽는 거라고 느낄까?

그건 그때가 돼봐야 알겠지.


그런데 형은 정말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사실 모르는 일이지.

죄를 저지르고 감옥에 가지 않았으리란 법도 없지.

불행이라는 건 사람을 가리지 않으니까 말야.


만약 그랬다면 내가 형보다 더 슬픈 사람이 되고

형은 감옥에서 시를 썼을까?

그것도 그때가 돼봐야 알겠지.


형한테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수두룩했는데

결국 하나도 물어보지 못했네.


형 때문에 나는 혼자 너무 많은 생각에 빠지는 사람이 됐어.

이것 봐. 지금 나는 새벽까지 잠도 안 자고 시를 쓰고 있잖아.

문들도 다 열어두고.

불들도 다 켜놓고.


형,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왜 형은 애초부터 없었던 거야?

왜 형은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았던 거야?

왜 나는 슬플 때마다 둘째가 되는 거야?


형,

응?


- 심보선, <오늘은 잘 모르겠어>, 69~73쪽.

.................... 





















 


....................

내가 좋아하는 시이다. 

이 시를 읽으면 슬픔이 느껴지지만 마음이 따뜻해진다. 

특별히 좋은 구절을 파란색으로 표시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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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2-05-20 11: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시가 있었군요. 약간 슬퍼지려 하다가 미소짓게 되었어요.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2-05-21 19:31   좋아요 2 | URL
맞아요, 슬픔이 느껴지면서 그러나 마음은 미소 짓게 만드는 시예요.
시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좋아서 이 시가 좋더라고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22-05-20 15: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형이 태아인 상태에서 죽었을까요?

벽지를 자주 바꾸시네요.ㅋ
이제 더워질테니 이 벽지도 싱그럽고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2-05-21 19:36   좋아요 3 | URL
그런 추측도 가능할 듯요. 훌륭하십니다.
저도 형의 죽음을 생각했어요. 죽었으나 끝없이 생각나게 하니 죽지 않은 거죠.

벽지 ㅋㅋ 오늘 또 타이틀 이미지를 바꿨어요. 전체 배경은 물인데 이건 백 프로 맘에 드는데 타이틀 이미지는 뭘로 해도 2프로 부족을 느껴요. 몇 개 만들어 놨는데 일단 5월은 장미의 계절이라 싱싱하게 느껴지는 푸른 잎과 함께 올렸어요.

뭐든 중요한 건 집중력이에요. 집중하니까 저렇게 두 개의 사진을 올리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어요. 폰에서 캡쳐 하는 방법을 썼어요. ㅋ 좋은 저녁 되세요.^^

얄라알라 2022-05-23 11:42   좋아요 3 | URL
stella님 저는 눈치 없이 처음에 벽지?하면서, 두 분이 굉장히 친밀관계시구나. 벽지도 아시고 ㅎ
이럴 뻔했어요 눈치 1단입니다

stella.K 2022-05-23 15:07   좋아요 3 | URL
ㅎㅎ 아닙니다. 정확히 잘 보셨어요. 제가 댓글 쓸 때 정확한 단어가 생각이 안 나 대충 이심전심으로 통할 거라고 생각해서 말이죠. 그렇지 않아도 잘 통했잖아요.^^

서니데이 2022-05-20 19: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즘엔 책에 줄을 긋거나 하지는 않은지 조금 되었어요.
생각해보니까 귀찮아서 같기도 합니다.
줄을 그은 책, 형광펜으로 표시한 책들은 조금 더 수험서처럼 공부한 느낌이 들어요.
페크님, 즐거운 주말과 기분 좋은 금요일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5-21 19:37   좋아요 3 | URL
저는 밑줄을 긋기 시작한 이래 한결같이 긋고 있어요. 깨끗한 책이 없어요. ㅋ
저는 엷은색 샤프 연필로 그어요. 그래야 지저분하지 않아서요. 위의 연필이 샤프 연필이에요.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굿데이~~

mini74 2022-05-20 21: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슬플때마다 둘째가 되는거야 란 구절 참 좋네요.

페크pek0501 2022-05-21 19:39   좋아요 2 | URL
미니 님도 그 구절에 꽂히셨군요. 저도요. 그 구절 때문에 이 시에 더 집중해 읽게 되더라고요. 시를 읽으면서 전문이 좋길 기대하지 않아요. 한두 구절에 꽂히면 행운이지요. 그게 시를 읽는 재미예요. 좋은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희선 2022-05-22 03: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집 봤는데, 이 시는 잊어버렸습니다 얼마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이 시 읽어주는 거 들었습니다 이 시를 다시 보니 고흐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고흐 형이 죽고 고흐는 그 이름을 그대로 받았다고 해요 고흐 이름은 빈세트군요


희선

얄라알라 2022-05-23 11:42   좋아요 3 | URL
빈센트 반 고흐에게 형이 있었구나....평전도 읽었던 저인데 기억이 모두 물렁가물해져서는 희선님 덕분에 다시 떠올려 봅니다.

페크님께서 소개해주신 시, 요즘처럼 혈연이나 가족명으로도 관계 묶어 두기 힘들게 원자화되는 세계에서 짠한맘을 불러 일으킵니다

페크pek0501 2022-05-24 12:57   좋아요 3 | URL
잊어 버리는 게 시뿐이겠습니까. 저는 어떤 단편 소설을 두 번째로 읽다가 반 이상 읽고는 재독인 걸 안 적도 있어요. 단편집을 읽고 나면 단편 제목을 기억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다른 책에 실린 단편을 또 읽는 거죠.

고흐, 라면 테오, 라는 동생이 있었죠. 고흐가 물심양면으로 많이 의지했던 동생으로 기억합니다. 고흐 책을 보고 알았어요. 동생이 형의 역할을 한 것 같았어요.
희선 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2-05-24 12:58   좋아요 3 | URL
얄라알라 님께서 인터넷 검색해 보시면 으음... 제 기억이 틀렸는지도 모르겠어염.
아, 고흐의 형은 죽었고 테오 라는 동생이 있었나 봐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