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비가 오지 않았다면
오늘 책이 배달되지 않았다면
이 시간 한가하지 않았다면
글을 써서 올릴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삼박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얘기다.
 

 

 

 

 

 

2.
요즘 미세먼지에 시달리다가 비가 오는 날을 맞고 보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 저녁에 주문한 책 두 권이 하루 만에 배달되어 기분이 고조되었고.

 

 

 

 

 

 

3.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이 책은 신문에서 보고 제목이 길고 흥미로워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인터넷에서 내가 신뢰하는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다음과 같이 쓴 것을 보고 더 관심을 가졌다.

 

 

....................
신형철 (문학평론가) : 이 책이 나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어떤 것에 대해 쓰더라도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집요한 글쓰기는 다시없을 장관을 펼쳐놓는다.

 

- 알라딘에서.

....................

 

 

 

게다가 저자의 이력이 독특해서 더 관심을 가졌고 소설뿐만이 아니라 여러 장르의 글을 썼다는 것을 읽고 바로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십대 때부터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앓았고, 스무 살 무렵 첫 자살 충동을 겪은 후 평생 항우울제를 복용했다. (···) 자살 충동을 동반한 우울증 외에도 술, 마리화나, 텔레비전, 섹스, 설탕 중독으로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냈으며, 병균이나 물, 비행기 등에 대한 공포증이 있었다. (···)

월리스는 소설로만 주목받은 작가는 아니었다. 문학비평, 글쓰기 창작 수업, 에세이로도 이목을 끌었다. 특히 현대적 실존의 단면들을 예민하게 느끼고 그걸 설명하려고 했던 에세이는 그의 문학적 성취를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토대이다.

 

- 알라딘에서.
....................

 

 

 

 

 

 

4.

 

 

 

 

 

 

 

 

 

 

 

 

 

 

이성복,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이 책은 내가 저자의 팬이기도 하지만 시를 쓰는 친구가 특별히 권해서 구입했다. 몇 줄의 인용문에 저자가 글을 덧붙이는 형식으로 쓴 책이다.

 

 

 

 

 

 

 

 

 

 

 

 

 

 

 

 

 

5.
A 씨와 B 씨의 대화

 

A : B 씨는 왜 발레를 배우러 다니십니까?
B : 몸 운동을 하기 위해서죠.
A : 몸 운동이라면 다른 것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B : 발레만큼 재밌는 걸 못 찾았어요.
A : 아! 그렇군요. 재미 때문이군요.
B : 그럼요. 혹시 제가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발레를 배운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A 씨와 B 씨의 또 다른 대화
 
A : B 씨는 왜 블로그를 운영하십니까? 
B : 취미로 하는 거죠.
A : 취미라면 다른 것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B : 블로그에 글 쓰는 것만큼 재밌는 걸 못 찾았어요.
A : 아! 그렇군요. 재미 때문이군요.
B : 그럼요. 혹시 제가 대작가가 되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쓴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죠?

 

 


B 씨는 몸 건강을 위해 발레를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정신 건강을 위해 글을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다.
나도 그렇다.
그뿐이다.
어떤 결과를 기대해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저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마도 우리가 먼 훗날 이 세상을 떠나는 시간이 임박해지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재미에 빠진 시간 얼마나 많았는가에 따라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어느 책에서 읽은 것 같다.
누군가가 죽기 전에 한 말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한다. 
“많이 웃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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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4-14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시간에 들어오니 페크님의 글을 일빠로 읽게되는 기쁨이 있군요 ~~~^^
저도 재미로 하는데 이게 심해지면 문제더라고요. ㅎㅎㅎㅎ
재미를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전 늘 절제가 필요한 인간이라. ㅠㅠ

페크pek0501 2018-04-14 23:19   좋아요 0 | URL
아, 반갑습니다. 일빠, 그 기분 잘 알죠. 저도 그런 걸 느낀 적이 있으니까요.

맞아요. 재미에 심하게 빠지면 곤란한 문제에 부딪히게 되지요. 제가 발레를 얼마나 잘하고 싶었으면 개인 지도를 받으려고 알아봤다는 것 아닙니까?
알아본 결과 학원에서뿐만 아니라 집에 와서 개인 지도를 해 주는 강사도 있더라고요.
한때 글쓰기보다 발레를 더 잘하고 싶은 적이 있었답니다. 어쩌면 지금도 그런지도... 솔직히 지금 글쓰기와 발레 중 뭘 더 잘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그 정도로 발레에 대한 욕심이 있답니다. ㅋ

굿 밤 되세요.

서니데이 2018-04-14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과가 중요한 것도 있지만, 과정이 중요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좋은 것들로 매일 매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채워넣고 싶어요.
밖에 지금 조금씩 비가 오고, 바람 불어요. 꽃잎이 날리는 밤입니다.
pek0501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8-04-14 23:22   좋아요 1 | URL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긴 시간의 과정이 필요한 만큼 과정을 즐겨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만 저는 돌아보니 과정을 진짜 즐기고 있더라고요. 결과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서니데이 님은 재주가 많으셔서 충분히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님이 만든 것들을 보고 제가 감탄했잖아요.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AgalmA 2018-04-15 0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월리스! 좋죠 좋죠!!
이성복 시인의 저런 화두형 글쓰기 좋았는데 자주 보면 또 좀 식상하기도 하더군요^^;

전 블로그 글쓰기 연습으로 쓰는데요. 블로그가 여기저기 많다보니 운영이 넘 바빠져서 주객전도가 되어 문제;;;

페크pek0501 2018-04-15 22:14   좋아요 0 | URL
월리스를 아시는군요? 저는 처음 접합니다.
이성복 시인의 이번 책은 제게는 관찰하고 싶은 책입니다. 인용문을 어떻게 요리하면 되는지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배움은 늘 즐거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아주 우연히 리뷰 한 편을 올렸는데 저절로 블로그가 만들어져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것도 상금도 주니 리뷰를 써 보라는 이메일이 하도 많이 와서 ‘그래, 이번엔 써 보자, 하고 올린 글이 이 서재의 첫 글이었어요.

블로그가 많으시군요. 님은 능 력 자 이시군요. 저는 하나 가지고도 쩔쩔매는 형국입니다.
글쓰기 연습, 같이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8-04-15 11: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독서 모임하는 분들 앞에서는 알라딘 블로그 얘기를 안 해요. 그런데 그분들은 제가 블로그를 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계셔요. 그분들이 저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파워 블로거’라고 말해요. 저는 그 말만 들으면 부끄러워요. 알라딘 서재 블로그는 네이버에 비하면 폐쇄적인 온라인 공간이에요. 이곳에서 서로 친한 이웃 블로거들끼리 서로 칭찬하고 ‘인기 알라디너’ 운운하는 건 우스운 일이에요.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로쟈 님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니에요. 몇몇 알라디너가 저를 자꾸 띄워주는데 제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저도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쓸 뿐입니다. ^^

페크pek0501 2018-04-15 22:20   좋아요 0 | URL
님 같은 분을 파워 블로거라고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곳이 폐쇄적인 공간이란 게, 그래서 제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게 오히려 안심이 되어 좋습니다. 네이버처럼 큰 공간에서 글 쓸 그릇이 못 되어서 말이죠. 사실은 알라딘보다 더 작은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취미로 글을 쓰면서 따로 직업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지요. 그리고 나중에 블로그 글을 묶어서 책으로 내는 분들도 많고요. 저는 이곳이 참 좋습니다.

저를 키워 준 게 9할이 바람이 아니라 9할이 알라딘인 셈이에요. 왜냐하면 이곳이 아니었다면 글을 이렇게 꾸준히 쓰지 못했을 거란 생각에서요.

굿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18-04-15 1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한땐 블로그가 재미있어서 푹 빠져 지낸 적도 있었죠.
그래서 중요한 일과 재미있는 일 어떤 걸 먼저하는 것이 좋은가
고민한 적도 있어요. 당연 중요한 일을 먼저해야겠죠.
재미있는 일은 돈이 생기지 않잖아요.
그런데 재가 책을 낼 수 있는 건 재미있는 일을 하니까 가능했죠.
저자 후기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생짜로 글을 쓰려고 하니까 못 쓰겠더라. 알라딘에서 블로그 활동하고
적립금 준다니까 쓰게 되더라. 뭐 그런 얘기요.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만 있다면 전 하루종일이라도
블로그질을 했을 텐데 지금은 그렇게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죠.ㅠ

페크pek0501 2018-04-15 22:26   좋아요 1 | URL
저도 한때 블로그에 푹 빠져서 매일 아침을 먹고 나면 커피 한 잔 들고 컴퓨터 앞에 앉곤 했지요. 뭐든 초반이 제일 재밌는 시간 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재밌습니다. 포기하지 못할 만큼요. 다만 체력이 달려 슬슬 천천히 하자, 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즐기는 차원에 있습니다. 그래야 오래 갈 것 같아서요. 가늘게 길게...

저는 제가 잘하는 일과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일치되지 않아 고민한 적 있어요.

즐기며 일했더니 돈이 따라오더라, 가 아니라 블로그질을 열심히 했더니 책을 내게 되더라, 가 되겠습니다. 책 잘 내셨어요. 앞으로도 응원합니다.

재미와 의미 중 저는 재미를 먼저 잡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의미를 찾아볼까 합니다. 우린 행복하기 위해 사는 거지 성공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을 갖고 있어요. 댓글이 길었네요. (왜 댓글만 쓰면 글이 길어지는 건지 모르겠어요. ㅋㅋ)

스텔라 님, 굿 밤 되세요...

2018-04-16 16: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9 2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9 2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9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되새기고 싶은 것.

 

 

..........
자기 자신을 본다는 건 뒤돌지 않고 뒤를 보는 일만큼이나 어렵다.(181쪽)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의 일기>에서.  
..........

 

 


어느 날 백화점에서 큰소리로 화를 내는 고객과 그 앞에서 당황하며 쩔쩔매는 판매 직원을 본 적이 있다. 그 고객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는 판매 직원에게 신경질을 부리며 지나치게 화를 냈다. 그 고객은 현재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 고객은 내 눈에 갑질 고객으로 보였다. 그는 그저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을 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겠다. 자신의 자식이 훗날 어느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될지, 어느 곳의 직원이 될지 모를 일이다. 자신의 자식이 갑질 고객을 만나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상상을 해 본다면 갑질에 대해 의식이 깬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어디선가 갑질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구든 항상 갑의 위치에 있지 않고 을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본다는 건 뒤돌지 않고 뒤를 보는 일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한 소로의 말을 되새겨 본다.

 

 

 

 

 

 

 

 

 

 

 

 

 

 

 

 

 

 

 

 

 

 

 

 

 

...............................<후기>

 

오늘은 만우절.

 

학교 다닐 때 만우절에 “오늘 내 생일이야.”라고 말하면 믿지 않았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친구들은 만우절이라 내가 거짓말을 하는 줄 알았던 것이다.

 

왜 하필 남들이 믿어 주지 않는 만우절에 내가 태어났는지...

 

오늘이 내 생일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믿어 주시길...

 

진심을 담은 유머.

 

생일 선물은 받지 않겠습니다.

 

축하 메시지는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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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4-01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pek님, 생일 축하드려요.
잘 믿고 잘 속는 사람 여기 있어요.
생일을 하루로 하지 마시고 일주일을 그냥 쫙 생일 주간으로 하시는겁니다 축하 많이 받으시게요.

페크pek0501 2018-04-02 12:09   좋아요 0 | URL
오오! 하루로 하지 말고 일주일을 쫙 생일 주간으로 하는 것, 굿 아이디어입니다.
어제 비록 미역국은 제가 끓였지만 남편과 딸이 주는 축하금으로 기분 좋았어요. 요런 돈은 말이죠, 저축할 게 아니라 저 자신을 위해 써야 하는 거죠. 일 년에 한 번인데...ㅋ
일주일 내내 축하금을 받는다면 즐겁겠어요. 하하~~

고맙습니다.

cyrus 2018-04-01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의 ‘생(生)’은 ‘태어나다’뿐만 아니라 ‘살아 있음’도 의미해요. 페크님은 지금까지 잘 살고 계시니 생일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축하받을 수 있습니다. ^^

페크pek0501 2018-04-02 12:12   좋아요 0 | URL
잘 살고 계신다는 뜻이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몸 건강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게 아닐까 싶네요. 요즘 떠들썩한 뉴스를 접하면서 좋은 삶을 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건강하게 살고 싶습니다. 저는.

고맙습니다.

세실 2018-04-01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믿을게요^^
갑질 싫어하는데 무심코 저도...늘 되돌아 봅니다^^

페크pek0501 2018-04-02 12:18   좋아요 0 | URL
아, 세실 님 오랜만에 댓글을 다셨습니다. 반가워요.
갑질, 저도 싫어하지만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갑질을 했을 겁니다.

그런데 세실 님. 요즘 글 많이 올리고 있습니까? 저는 이러다간 이번 해에도 서재의 달인 금메달을 놓칠 것 같습니다. 사생활이 바쁘옵니다. 우리 분발하자고요. ㅋ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04-01 1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코님 믿어 의심치 않아요.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8-04-02 12:1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만우절에 말한다고 해서 믿지 않으시면 섭섭할 뻔했습니다. ㅋ
믿어 주셔서 감사하고 축하까지 해 주셔서 두 배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AgalmA 2018-04-01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인상적인 날이 생일이시네요. 저도 생일이 대단한 이벤트날과 겹치는데, 그래서 제가 이렇게 혼동스러운 인간인 건가 끼워맞추기 생각을 하기도. 재밌자고 하는 생각이지 진짜 그렇겠어요.ㅎㅎ;
생일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18-04-02 12:2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님은 언제가 생일이신지 궁금하군요. 대단한 이벤트와 겹치시다니...
혹시 뭐 어버이날이나 크리스마스 날이 생일이신 건 아니겠지요?

오랜만에 나들이 하셨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8-04-02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옛 친구 하나가 만우절이 생일이었어요. 근데 언니도...?!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어제 하루 행복하게 보내셨는지요?
4월이 생일 달이시니 한 달 내내 행복하게 보내시면 좋을 텐데...ㅋㅋ

어젠가 그제 뉴스 앵커가 만우절을 두고 멋진 얘기를 하던데
뒤돌아서면 잊어버리는지라 옮길 수도 없네요.ㅠ
뭐 세상이 하도 거짓말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나지만
시청자 여러분의 꿈같은 일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나 뭐라나...
가끔 뉴스 앵커들 뉴스 마치면서 어록 같은 말 하잖아요.
그게 멋지더라구요. 그런 거 채록해보고 싶더라구요.ㅋ

페크pek0501 2018-04-02 14:40   좋아요 1 | URL
예. 저도 손석희 앵커의 마지막 멘트를 인상적으로 들을 때 있어요. 어록 같지요.

생일 축하, 감사합니다. 어제 친정에 모여 식구들과 저녁을 먹었어요.
카톡방에선 친구들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고요. 만우절이라 기억하기 좋은 날이죠.
예전엔 음력으로 생일 지냈는데 이젠 양력으로 합니다. 기억하기 편한 쪽으로.ㅋ

좋은 봄날 보내시기를...
고맙습니다.

stella.K 2018-04-02 16:20   좋아요 1 | URL
아,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앵커, 시청자 여러분의 꿈은 거짓말 같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나? 그랬던 것 같아요.

저의 꿈은 집 나간 기억력이 거짓말 같이 돌아와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언니한테 그 앵커거 그때 무슨 말을 했는데
확실하게 알려드릴 텐데...흐흑~

페크pek0501 2018-04-05 13:03   좋아요 1 | URL
ㅋㅋ 저도 이젠 저의 기억력을 믿지 못하는 상태에 있어요.
나이 먹을수록 점점 기억력이 떨어지겠죠. 두뇌 전두엽을 발달시키는 걸 해야 하나 봐요. 악기나 외국어를 배우는 게 전두엽을 발달시켜 준다는군요.

집 나간 님의 기억력이 꼭 돌아오길 빌겠습니다. ㅋ

서니데이 2018-04-02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제가 어제 앞부분은 읽었는데, 책 다음의 후기를 읽지 못했나봐요.
하루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건강하고 좋은 일들 가득한 행복한 시간 되세요.
pek0501님, 즐겁고 좋은 월요일 보내세요.^^

위에 hnine님께서 댓글로 쓰신 내용처럼, 생일은 하루가 아니라 생일주간이어도 좋을 것 같아요. 저처럼 조금 늦게 알게 된 사람도 축하드리고 싶어서요.^^

페크pek0501 2018-04-05 13:04   좋아요 1 | URL
생일 축하, 감사합니다. 이번 주는 내내 생일 주간입니다. ㅋ
축하 받는 기분이 좋습니다용.
감사합니다. 비가 와서 맑은 공기가 주는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시길...

라로 2018-04-02 18: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 버스데이 투유~~~~🎂🎊🎉🎈💕🎁❤️
만우절이라 정말 그렇겠네요. ㅎㅎㅎㅎ (웃으면 안 되는데.. 죄송해요. ^^;;)
하지만 가끔 이번처럼 부활절이 겹치는 경우도 있으니 좋은 날 태어나신 것 같아요. ^^
부활절이라 만우절인 것 님의 글 읽고 생각이 났어요. ㅎㅎㅎㅎ

페크pek0501 2018-04-05 13:06   좋아요 0 | URL
해피 버스데이 투미~~~ 하겠습니다. 🎂🎊🎉🎈💕🎁❤️
웃어도 됩니다. ㅋ
만우절, 부활절, 내 생일.... 다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프레이야 2018-04-07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믿기지 않을 날에 태어나셨군요 ㅎㅎ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늘 행복하고 충만한 나날 엮으시길요 ^^

페크pek0501 2018-04-09 23:53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 님, 늦었지만 댓글 감사드립니다.
님도 행복하고 충만한 날들이 이어지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소중한 인연도, 우정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Iris 2018-04-08 1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받은함 메일에 꽂힌 알라딘 편지를 확인하다 님의 글을 보고 들어와 읽으면 참 많이 공감하고 글을 처음으로 남깁니다.
저는 만우절인지도 모르고있다가 배프의 카톡 깜작선물 도착을 받고는 고마워하며 열고서야 ... 만우절인걸 알았습니다. ㅋㅋ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페크pek0501 2018-04-09 23:5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참 많이 공감하신다니 저로선 반갑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처졌던 어깨가 살짝 펴지는 느낌입니다.
베프의 특별 선물이 유쾌하고 고마웠겠습니다.
생일 축하 감사드립니다. 저는 아직도 생일 기분으로 지낸답니다. 어버이날까지 쭉 이어지는 걸로 하려고요. ㅋ

앞으로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8-04-10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0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에 하루에 백 권 이상이 출간된다는 말을 듣고 책의 홍수 시대에 사는 것 같아 책을 낼 만한 역량 있는 사람만이 책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모두 한 번씩 책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자신과의 대화 시간을 가져 자신의 삶에서 뭐가 반성할 점이고 뭐가 후회할 점인지 알게 된다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고 믿었다.

 

 

그런데 이게 착각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를 안게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많은 책을 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그의 글쓰기는 그를 조금도 성숙시키지 못한 모양이라고 여겨졌기 때문. 나는 헷갈린다. 성추행 사건으로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 고은 시인만 봐도 헷갈린다. 어떻게 글은 훌륭한데 사람은 훌륭하지 않을 수 있는 건지.

 

 

그들의 글쓰기는 가짜였던가? 그렇다면 나의 글쓰기도 가짜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글과 사람은 같다고 믿고 싶다.

 

 

글과 사람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 나는 판단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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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3-29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앙~언니.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에
책을 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전 그냥 교육의 부재라고 말할래요.
진정한 마음과 인격을 고양시켜주는 교육을 배우지 못하고
그저 글 써서 입신양면할 생각만 했던 그런 것.
또 그들이 글이나 쓰고 정치나 할 줄 알았지 여자를 얼마나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했겠습니까?

또 어느 때가 되면 공과는 구분해야겠죠.
지금은 또 때가 때이니만큼 매를 맞을 수 밖에 없는 때인 것 같아요.
잘못한 건 잘못한 거잖아요. 아무리 유명하고 권력있어도
잘못하면 매는 맞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 얄짤없어요. 자기 인생 자기가 돌봐야지 누가 돌보겠습니까?

2018-03-29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30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01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3-30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8-03-30 13:1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좋은 댓글을 주셨습니다. 저자가 직접 쓰지 않고 대행해 주는 출판사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래서 연예인이 책을 내면 그런 출판사를 생각하곤 했는데, 정치인은 직접 쓸 거라는 고정 관념에 갇혀서 그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고정 관념에 갇혀 버리면 모든 상상력이 차단되지요.

님의 댓글을 보고 나니 의문이 풀린 듯합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저의 상상력이 그럴 수도 있다고 정리하고 나니 속이 시원해집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cyrus 2018-03-30 16: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독서모임을 위해 읽은 책이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었어요. 어제 모임에도 우리가 살면서 경험하게 된 일상 속 편견에 대해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었어요. 당연히 안 모씨 얘기가 나왔어요. 저는 글과 사람의 성품이 같다는 생각도 편견이라고 생각해요.

페크pek0501 2018-04-01 12:53   좋아요 0 | URL
오만과 편견을 두 번 읽었어요. 처음 읽을 땐 젊었을 때라 그런지 작품의 깊은 맛을 잘 몰랐어요. 나이 들어 두 번째 읽었을 때 그 작품이 왜 훌륭한 건지 알았죠.

글과 사람의 성품이 같다는 건 편견일 수 있다는 것. 기억해 두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동정심의 오만함

 

 

지상에 귀머거리, 장님, 정신병자가 존재하는데,
어떻게 이상을 품을 수 있는가?
어떻게 내가 다른 누군가가 볼 수 없는 빛을
즐길 수 있으며,
어떻게 다른 누군가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즐길 수 있겠는가?
나는 모두의 어두움에 책임을 느끼며,
빛을 훔친 도둑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우리는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빛을 빼앗고,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소리를 빼앗지 않았는가?
정신병자의 어두운 정신에 대해 우리의 맑은 정신이
죄를 지은 것은 아닐까?
그러한 일들을 생각하면 왜인지 모르지만
나는 용기와 의욕을 완전히 잃는다.
생각이란 쓸데없고, 동정이란 헛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동정심에는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흔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 때문에 죽은 사람은 없다.
우리를 위해 죽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죽은 것이 아니다.
죽음을 당한 것이다.

 

- 에밀 시오랑,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107~108쪽.
...............

 

 

(책과 다르게 줄 바꾸기를 해서 옮겼습니다.)

 

 

 

 

 

 

 

 

 

 

 

 

 

 

 

 

 

 

 

 

 

.....................................

 

오늘 이 글을 올립니다.

 

미투 운동의 확산으로 성추행과 성폭행이 계속 폭로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미투 운동이 이 세상을 다른 세상으로 바꿔 놓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저처럼 딸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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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글은 어제 올린 글의 일부분이다.

 

 

..........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팔은 테니스엘보. 이런 병을 갖고 있는 내게 딸이 묻는다.

 

 

딸 : 엄마는 아픈 데가 왜 그렇게 많아? 
나 : 내가 머슴 체질이 아니고 귀족 체질이라서 일하지 말라고 아픈 데가 많나 봐. 골골대며 장수하는 형인가 봐.
..........
 


이 부분의 글은 어제 이걸로 끝냈다. 그런데 오늘 글을 덧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과 같이 수정했다.

 

 

..........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팔은 테니스엘보. 이런 병을 갖고 있는 내게 딸이 묻는다.

 

 

딸 : 엄마는 아픈 데가 왜 그렇게 많아? 
나 : 내가 머슴 체질이 아니고 귀족 체질이라서 일하지 말라고 아픈 데가 많나 봐. 골골대며 장수하는 형인가 봐.

 

 

딸의 물음에 내가 답한 것은 ‘내 병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이었다. 병이란 것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언제나 중요한 건 해석이다. 해석만 잘한다고 해서 모든 불행이 없었던 게 되는 건 아니지만 확실한 건 덜 불행해진다는 사실이다.
..........

 

 

밑줄을 친 부분을 덧붙여 쓰고 나니 속 시원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병에 대한 나의 긍정적인 생각과 유머’였는데 그것이 독자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나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써야 속 시원한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문학가가 되지 못하나 보다. 문학이란 해석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아야 하는 것이니까.

 

 

그래도 난 앞으로 나의 속 시원함을 위해 해석을 덧붙이는 쪽을 택하게 될 것 같다.

 

 

(밑줄을 친 부분의 글이 누군가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우울해진다.)

 

 

오랜만에 써 보는 ‘싱거운 후기’는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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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3-02 1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니는 항상 긍정의 여신이시잖아요.
알겠던데요 뭐.ㅎㅎ
소설은 어떨지 몰라도 에세이는 잘 쓰실 것 같은데.
에세이는 해석이 들어가도 좋은 장르 아닌가요?
해답과 정답은 다르다고 하던데.
정답은 한 가지로 정해지지만 해답은 여러 가지를
제시하지 않나요? 그게 좋은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8-03-02 13:30   좋아요 3 | URL
무척 훌륭한 댓글을 주셨습니다. (난 이래서 스텔라 님이 좋아... 혼잣말 ㅋ)

stella.K 2018-03-02 14:04   좋아요 2 | URL
ㅎㅎ 저도 언니가 좋사와요!^^

페크pek0501 2018-03-05 12:37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ㅋ

cyrus 2018-03-02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나면 블로그에 공개된 글을 천천히 읽는 편이에요. 그러나 글쓴이의 의도를 잘 파악해가면서 읽을 수가 없어요. 저는 가끔 글을 쓸 때 언어유희를 사용하는데, 이걸 못 보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페크pek0501 2018-03-05 12:40   좋아요 0 | URL
언어 유희. 저도 못 보는 사람들 중 하나일 거예요. 이상문학상을 탄 작품도 저는 왜 이게 수상작인지 모를 때가 있어요. 오히려 후보작이 더 낫다고 느낄 때가 있죠. 도대체 이 글을 쓴 의도가 무엇인지 모를 땐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더라니까요.

같은 작품을 두 번 읽을 때 뭔가 깨달아지는 있을 때가 있어요. 처음 읽었을 때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발견할 때 그래요.

고맙습니다. 공기가 맑아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아요.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