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오고 있었습니다.


서울에 내리는 첫눈입니다.


어릴 적 눈이 오면 눈을 가지고 신나게 놀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래도 첫눈이 내리는 걸 보니


오늘이 특별한 날 같습니다.


그냥 지나갈 수 없어


사진 몇 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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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1-24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서울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들었는데, 진짜 하얗게 되었네요.
이제는 눈이 그쳤을까요. 올 겨울 너무 춥지는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페크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1-24 12:33   좋아요 1 | URL
아, 길게 답글을 썼었는데 친구에게서 문자가 와서 그거 보려고 움직이다가 그 댓글을 날렸어요.ㅋㅋ
제가 눈 사진을 찍을 때는 9시 몇 분이었는데 제법 펄펄 눈이 내리더라고요.
지금은 눈이 그쳤으나 눈길 미끄러워 조심해야 하는 날입니다.
친정어머니께 오늘 외출 금지, 하시라고 전화를 드렸네요. 저 역시 딸들이 나가지 말라고 하네요. 이젠 눈이 와서 신이 나는 게 아니라 눈길 넘어질까 봐 몸을 사리게 되네요. 모두 눈길 조심해야겠어요.

올 겨울은 긴 한파가 있는 게 아니라 기습 추위가 많이 있다고 하네요.
목도리로 목을 따뜻하게만 해도 감기 예방이 된다고 하니,
서니데이 님도 외출시 목도리는 필수입니다요. 저도 아예 가방에 넣고 다녀요.
집 올 때 추울 때가 많아서요.
고맙습니다. 굿 데이...

한수철 2018-11-24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보니, 어렸을 때 형제들과 아파트 앞에서 눈사람을 만들다 안 좋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어령칙... 나네요.

형제들의 눈사람과는 달리, 내가 만든 눈사람은 기이하리만치 둥그래지지 않았어요. ‘나는 뭘 잘하지? 잘하는 게 있긴 있겠지. 분명한 건 눈사람을 둥그렇게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이야.‘ 하여, 박을 억지로 반으로 가른 모양쯤에서 먼저 그만두곤 집으로 혼자 돌아갔었죠. 어젯밤 동네에서 늦은 저녁식사 겸 혼술을 하고 있는데, 둘이 함께 있다고 나오라고 전화를 걸어왔길래 됐다고 했는데 이 사진들을 어제 미리 봤다면 ˝눈사람을 둥그랗게 잘 만드는 사람들끼리 마셔˝라고 농지거리를 했을 것 같네요. 아쉽다. ;)

페크pek0501 2018-11-24 12:40   좋아요 1 | URL
ㅋㅋ 저도 그럴 때가 있어요. 동료들끼리 모여 뭘 만드는 데 나만 못하는 겁니다. 다들 잘하는데 나만... 난 왜 이 모양으로 생긴 거지? 하면서 기죽고 그랬어요. 그리고 생각하죠. 이것 못한다고 해서 인생이 실패하는 건 아니잖아... 원래 먼 곳을 보고 사는 사람은 이런 쪼잖한 일을 못하는 거야. ㅋㅋ

손재주 없는 사람들끼리 위로하며 삽시다. 그래도 찾아보면 우리가 남들보다 뛰어난 점이 있을 겝니다. 마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있습니다.
아작 아작 파이팅!!!!!!!!!!!!!!!!!
반갑고 고맙습니다.

겨울호랑이 2018-11-25 0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눈은 생각보다 많이 와서 예상하지 않은 산타 선물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후에는 다 녹았지만요. 다소 길은 막혔지만, 행복하게 아침을 열어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페크pek0501 2018-11-25 15:51   좋아요 1 | URL
행복하게 아침을 열어 좋았던 하루, 라는 표현이 참 좋습니다. 정말 그렇게 저도 느꼈습니다. 눈이 녹는다든지 눈 때문에 교통이 엉망이 되는 건 나중의 일이고요, 그래도 첫눈에 대한 느낌은 표현하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것도 안 하고 산다면 우리의 삶이 너무 무미건조하고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사느라고 그런 느낌도 생략한다는 말이냐,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댓글, 고맙습니다.

2018-11-25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25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8-11-28 18: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고농도였어요.
점점 날씨는 차가워지고 있고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페크님,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1-29 21:5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이 찾아 주시니 미세먼지로 행복하지 않았던 오늘이 행복하게 마감되는 느낌입니다. 바야흐로 겨울입니다. 저는 겨울을 좋아합니다. 미세먼지만 없다면 그리고 한파만 없다면 겨울이란 계절을 만끽하며 보내고 싶습니다.
뜨거운 커피가 맛있는 계절도 겨울이고, 독서하기 좋은 계절도 겨울이에요. 외출시 목도리와 장갑만 잘 갖추면 든든하고요.

님도 감기 들지 않게 건강 관리 잘 하시며 지내세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8-11-30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오늘이 11월 마지막날이예요. 11월에 좋은 일들 많이 있으셨는지요.
남은 행운 있으시다면, 오늘 꼭 다 쓰시고,
내일부터는 더 좋은 일들 가득한 12월 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음 달에도 좋은 이야기 자주 읽으러 오겠습니다.
이제 진짜 연말 느낌이 들 것 같은데, 날씨도 계속 차가워지는 중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2-01 08:3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굿모닝!

오늘 벌써 12월 1일이네요. 제가 살고 있는 속도보다 시간이 더 빠른 것 같아요.
님도 행운 가득한 12월을 보내셨으면 좋겠네요. 마지막 남은 한 달을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이 게으름뱅이한테도 듭니다. 아쉬움 때문이겠죠.

좋은 겨울날 보내도록 해요, 우리...^^
 

 


어떤 드라마를 재방송으로 볼 때가 있다. 재방송을 봄으로써 드라마를 두 번 보면 좋은 점이 있다. 처음에 봤을 때 놓쳤던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생각을 예로 들어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여주인공이 버스에서 지갑을 놓고 내리게 만든 것은 남주인공을 만나게 하기 위함이군. 결국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잃어버린 지갑을 갖다 주잖아. 저 부분에선 왜 비가 오지? 아하... 두 남녀를 또 우연히 만나게 하기 위함이군. 비를 맞고 가는 여주인공을 남주인공이 우산을 씌워 주잖아. 그리하여 이 드라마는 두 남녀의 연애를 다루겠다는 거잖아. 저 부분에선 왜 감미로운 음악이 나오지? 아하...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침으로써 어떤 감정의 교류가 있었다는 걸 말함이군. 왜 하필 그 만남은 해질 무렵에 이뤄지지? 아하... 그래야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을까요?” 하는 요 따위의 대사를 말할 수 있는 거지. 여주인공은 왜 거절하지? 아하... 너무 쉽게 만남이 이뤄지면 재미가 없잖아. 아니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저 여자는 왜 남주인공에게 반한 듯한 표정을 보이지? 아하... 그렇지. 훼방꾼이 있어서 삼각관계를 이뤄야 드라마가 흥미롭게 전개되지.

 

 

이 뻔하고 유치한 드라마를 앞으로 계속 보겠어. 뻔한 삼각관계의 러브스토리를 드라마 연출가가 얼마나 그럴듯하게 만드는지 보겠어. 왜냐하면 말이지, 중요한 건 큰 물줄기가 아니거든. 큰 물줄기의 바탕 위에서 어떤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일지가 관건이거든. 어떤 맛깔스러운 대사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일지가 관건이거든. 삼관관계를 다룬 드라마는 많았어. 그런데 왜 어떤 드라마는 성공하고 어떤 드라마는 실패하는가. 이것은 이런 작은 물줄기가 만드는 법이거든. 이때 사소함은 ‘결코 사소하지 않음’인 거지. 작은 시비가 큰 싸움을 만들듯이 뭐든 시작은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법이니까.  

 

 

라고 페크가 생각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하게 되었는데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재방송을 시청하는 것의 좋은 점에 관한 것이었다. 재방송을 시청할 때의 좋은 점은 처음에 놓쳤던 것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는 점이 되겠다. ‘여유’를 ‘안목’으로 바꿔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책을 두 번 읽는 경우는 어떨까.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책도 두 번 보면 처음보다 꼼꼼히 읽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음의 글이 그걸 증명한다.


 
...............  
평론가가 쓴 글을 보고 어쩌면 이렇게 꼼꼼하게 분석할 수 있는가 하고 놀라는 분들이 있다. 어쩌다가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슬쩍 누설하는 비밀은 이것이다. “평론가가 여러분보다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그들의 비밀은 작품을 여러 번 본다는 데 있습니다.” 소설이건 영화건 그 무엇이건, 한 번 보고 알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영화평론가에게 들은 적이 있는 말인데 좋은 영화를 최소 세 번은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에는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고, 두 번째에는 비로소 구조가 보이기 시작하고, 세 번째쯤 돼야 영상과 음악 등에까지 신경을 쓸 수 있다는 것. 문학작품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한 번에 다 파악할 수 있는 천재도 있기는 할 것이다. 나는 천재가 아니라서 보고 또 본다. 보일 때까지 말이다.(389쪽)

 

확실히 작품은 사람과 비슷하다. 첫인상이 전부는 아니라는 점에서 말이다. 더 심각하고 진지하게 말하자면, 한 번 보고는 아무것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390쪽)

 

-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에서.

............... 

 

 

 

 

 

 

 

 

 

 

 

 

 

 

 

 

 

 

저자는 이 책 뒷부분에 자신이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노벨라 베스트 6’이라는 제목으로 추천한 책의 목록에 눈길이 쏠린다. 저자는 책 여섯 권을 뽑은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했다고 한다.

 

 

첫째, 소설일 것.
둘째, 시적일 것.
셋째, 짧을 것.

 

 

멋지다. 소설이면서 시적이면서 분량도 많지 않은 책이라니!

 

 

나는 다 사 보고 싶어서 검색해 봤다.

 

 

다음의 책들이다.

 

 

마루야마 겐지, <달에 울다>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다다를 수 없는 나라>
아고타 크리스토프, <어제>
배수아, <철수>
파스칼 키냐르, <로마의 테라스>
황정은, <백의 그림자>

 

 

 

 

 

 

 

 

 

 

 

 

 

 

 

 

 

 

 

 

 

 

 

 

 

 

 

 

 

 

 

 

 

 

 

저자가 추천한 책들이 이 밖에도 많은데
내가 이런 책들이 유독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문장이 시적이라서 좋고
분량이 적어 두세 번 반복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

 

 

 


어제 신문에서 본 것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자에 소설가 이승우, 시인 문태준.
수상 소설집 - 이승우, <모르는 사람들>
수상 시집 - 문태준,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상금은 각각 6천만원.

(이 자리를 빌어서 두 분께 축하드립니다.)

 


 

 

 

 

 

 

 

 

 

 

 

 

 

 

 

 

 

 

 

 

 

읽고 있는 책
정혜신, <당신이 옳다>
녹색평론 통권 163호 - 2018년 11월~12월

 

 

 

 

 

 

 

 

 

 

 

 

 

 

 

 

 

 

 

 

 

읽으려는 책
움베르토 에코, <제0호>

 

 

 

 

 

 

 

 

 

 

 

 

 

 

 

 

 

 

 

 

 

 

자주 들춰 보는 책
블레즈 파스칼, <팡세>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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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가는 게 아쉬워서 사진을 많이 찍어 두었습니다.
두 장만 골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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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반복해서 읽는 독서에 대하여...
    from Value Investing 2018-11-24 02:19 
    페크 님의 글에 적극 공감합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책이든, 음악이든, 반복해서 보거나 들을수록 더 자세히 알게 되고,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는 일견 너무나 당연한 얘기 같지만, 유독 책의 경우에는 반복해서 읽는 경우가 그리 흔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교과서를 열심히 반복해서 읽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쉽게 생각하자면 '한 번도 제대로 읽지 못한 책들을 너무나 많
 
 
hnine 2018-11-23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책은 안읽어봐서 몰라도 마루야마 겐지의 달에 울다 는 위에 말씀하신 세가지 조건에 딱 맞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아마 그 책을 읽은 많은 분들도 그리 생각하실것 같아요.
안읽은 책을 읽은 것처럼 얘기하기도 하는 세상에 같은책을 여러번 보는 일은 그책이 정말 좋거나 프로 정신이거나, 둘 중 하나이겠지요?

페크pek0501 2018-11-24 13:05   좋아요 0 | URL
달에 울다, 부터 사 봐야야겠군요. 무지 궁금하군요.
이승우 저, <생의 이면>을 여러 번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참 좋았거든요. 지금도 읽으면 좋을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여행지에 가서도 읽었죠. 이미 읽은 것을요.
어떤 페이지는 아마 열 번도 넘게 읽었을 겁니다. 그 다음에 또 그 작가의 책을 사 보았는데 그땐 실망이 되더라고요.

읽을 책이 많아 좋다고 생각하기로 합니다. 마음먹기에 달렸으니까요.
좋은 날 되세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18-11-23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드라마는 재방송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냥 정말 마음에 드는 드라마는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다시 한 번
돌려봐야겠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그것도 생각뿐 될지 모르겠어요.ㅎ
영화는 2,3번 본 작품이 있긴 하죠. 정말 달리 보이는 게 있긴 하더라구요.

정말 평론가들은 그렇게 보는군요.
그러니 얼마나 슬픕니까?
그것을 거듭해 볼 때까지 다른 건 볼 수도 없을테니...ㅋ
노벨라 베스트 목록은 저도 읽고 싶네요.
전 솔직히 너무 얇은 책은 손이 안 가던데
반복해서 읽고, 시 같은 소설이라면 얇은 책이 좋을 것 같아요.
오늘도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고맙슴다.^^

페크pek0501 2018-11-24 13:10   좋아요 1 | URL
드라마 재방송 보면 재밌어요. 처음부터 다시 보는 것도 재밌더군요. 아, 저렇게 만났었구나, 그땐 서로 사랑했었구나, 근데 나중에 이혼하게 된거구나, 뭐 이러면서...
거꾸로 보는 게 재밌어요. 저렇게 사이가 좋았는데 나중에 친구 사이에 원수가 된 거구나 하는 것도 흥미롭고요.

저는 예전에 학생들한테 두 권을 읽을 시간에 같은 책을 두 번 읽어라, 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작품 이해를 위해서죠. 저는 잘 실천하지 않으면서... 늘 새로 산 책이 있어서 그거 뒤적거리느라 같은 책 보기가 쉽지 않지요.

팡세와 차라투스~ 는 밑줄친 부분을 반복해서 읽기 좋아합니다. 읽은 글인데도 새롭게 느껴집니다. 저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좋아하고 사유 깊은 글이 많아 배움이 즐거워서요. 이것만큼은 한 번 읽는 걸로 끝나지 않더군요.
고맙습니다. 굿 데이~~

카알벨루치 2018-11-23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감이 거기에 열렸네요~가을입니다 ㅎㅎ감기가 잘 안떨어지네요 흑흑

페크pek0501 2018-11-24 13:11   좋아요 0 | URL
감이 안 떨어지고 저렇게 붙어 있는 게 신기했어요. 까치가 먹기도 할 터인데...
불과 며칠 전 사진이랍니다.
앙상한 가지에 붙어 있는 감. 운치 있어 보였어요.
고맙습니다. 굿 데이 보내시길...

서니데이 2018-11-23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도 그렇지만, 같은 영화나 드라마를 여러번 보아도 한번도 못 본 것 같은 장면이 나올 때가 있어요. 여러번 보아도 그런 장면이 있으면 어? 하는 기분이 듭니다. 재미있어서 여러번 보는 것과 달리 평론가들의 경우에는 조금은 숙제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오늘은 날씨가 조금 더 차갑습니다. 따뜻하고 기분 좋은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1-24 13:1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경험을 합니다. 이런 문장을 처음 보는데 내가 읽었단 말이지? 이러면서
내 기억력을 의심하죠. 원래 인간의 기억력이란 보잘것없음, 이죠.

오늘 친구와의 점심 약속 있었는데 서로 깜빡 해서 약속 다시 정하는 걸로 문자 서로 주고받고 있어요. ㅋㅋ

차가운 날씨 건강하게 지냅시다.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2018-11-24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짪을 것!! 맘에 듭니다 ^^

페크pek0501 2018-11-24 13:15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점이 맘에 듭니다. 9백 쪽 분량의 위대한 유산 1, 2를 다 읽었더니
함부로 그런 두꺼운 장편은 사지 말자, 가 되더군요. 읽을 땐 재밌고 좋았지만
그거 읽는 동안 다른 책을 못 보니까 말이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한 표, 고맙습니다.
 

 

 


친정에 갈 때마다 고양이를 만난 적이 많았다. 고양이는 골목길에 있는 자기 집 부근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곤 하였다. 고양이의 집은 동네 사람들이 만들어 줬다고 하는데 라면 박스에 천을 깔아 둔 것이었다. 동네 사람의 말에 따르면 고양이는 잠을 꼭 그 라면 박스 집에서 잔다고 한다. 내 느낌일 뿐이지만 고양이는 자기 집을 맘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누군가가 내놓은 꽉 찬 쓰레기봉투에 생선 찌꺼기라도 들어 있는지 그 쓰레기봉투에서 먹잇감을 찾으려던 고양이와 내 눈이 마주칠 때가 몇 번 있었다. 그럴 때 고양이는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데로 가 버리는 시늉을 한다. 그때 고양이는 ‘당신 때문에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없잖아. 빨리 지나가.’라는 생각을 할 것만 같았다.

 

 

그 고양이를 보면서 개와 다르다고 느꼈는데 고양이는 어딘지 모르게 도도하고 거만한 면이 있어 보였고 그 점이 난 싫지 않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고양이는 눈을 다른 데로 돌려 버리는데 마치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난 당신한테는 관심 없어.”

 

 

개처럼 꼬리를 흔들며 달려와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끌려는 점이 고양이에게는 없었다. 길에서 살면서도, 자기를 보호해 주는 주인이 없는데도 당당해 보였고 독립적인 삶을 사는 데에 불만이 없어 보였다. 

 

 

재건축으로 인해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사를 가기 시작해서 마침내 친정집이 이사를 가는 날이 왔다. 이미 많은 집이 이사를 가서 동네가 텅 빈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조용한 날이었다. 친정집의 짐을 실은 트럭이 떠나고 내가 빠뜨린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친정집 안을 점검하고 나서 그곳을 떠나려는 시간이었다. 골목에서 그 고양이와 내가 딱 마주쳤다. 떠나는 사람은 나였고 남는 것은 고양이였다. 이번엔 고양이가 나와 마주친 눈을 다른 데로 돌리지 않고 쳐다보았다. 고양이를 지나서 걷다가 뒤돌아보니 그때도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더 걷다가 다시 뒤돌아보니 그때도 나를 빤히 보고 있었다. 고양이는 이런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도대체 다들 어디로 떠나는 거야? 동네가 텅 비었어.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라고?”

 

 

그날 고양이를 남겨 두고 돌아서야 했던 내 발걸음에 속도를 낼 수 없었던 건 도도하게만 보였던 그 고양이에게 처음으로 측은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고양이의 슬픈 표정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당신한테도 정이 들었나 봐. 떠나는 당신 뒷모습을 보는 건 슬픈 일이군.”

 

 

살다 보면 당시에는 그저 스치는 바람처럼 가벼운 감정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다. 이 이야기가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그 고양이의 마지막 모습이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
고양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나는 그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보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 레닌은 옛날에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그 접촉을 통하여 새로운 힘을 얻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부질없는 문제에 대하여 박학해진다는 것은 마음에 든다. 인간의 삶이란 한갓 광기요, 세계는 알맹이가 없는 한갓 수증기라고 여겨질 때, <경박한> 주제에 대하여 <진지하게> 연구하는 것만큼이나 내 맘에 드는 일은 없었다. 그것은 살아가는 데, 죽지 않고 목숨을 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루하루 잊지 않고 찾아오는 날들을 견디어내려면 무엇이라도 좋으니 단 한 가지의 대상을 정하여 그것에 여러 시간씩 골똘하게 매달리는 것보다 더 나은 일은 없다.(60~61쪽)

 

사실, 어떤 절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그리고 일체의 인간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할 때, 그러기 위한 모범으로써 한 마리의 동물보다 더 나은 것이 어디 또 있겠는가.(61쪽)

 

이사를 가야 했으므로 어머니와 나는 물루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고 있었다. 얼마 전부터 어머니는 측은하다는 표정으로 고양이를 바라보면서 「불쌍한 물루야, 우리가 떠나게 되면 너를 잃고 말겠구나. 집과 짐승을 한꺼번에 다 잃다니」 하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물루는 맛있는 고깃덩어리를 얻어 먹곤 했다.(63쪽)

 

- 장 그르니에, <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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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11-17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부터 같이 살고 있는 고양이가 생긴 후여서인지 페크님의 글이 더 와 닿습니다.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8-11-18 14:07   좋아요 1 | URL
예. 제가 그 페이퍼 보고 응원의 댓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잘 크고 있겠지요?

어릴 때부터 기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미 길고양이로 사는 데 익숙한 고양이는 집에서 키우기 힘들 거예요. 답답해 할 것이니까요.

가끔 고양이 사진을 올려 주시면 구경하러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8-11-17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더불어 잘 살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언니 글을 읽으니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기 전 마당에서 기르던 개가
생각나네요. 여기선 기를 수가 없어 이모한테 맡겼는데
제대로 묵어 놓지 않아 대문 틈을 빠져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녀석은 대문만 나서면 우리를 찾아 갈 줄 알았겠죠.
녀석도 우리 집에 왔을 때 파양됐다 왔거든요.
우리 집에서 5, 6년 키웠는데 겨우 마음 문 열고 우리와 친하게
살만했을 때 또 파양을 당한 셈이니 그 마음이 어땠겠어요?
이사하고 오랫동안 녀석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습니다.ㅠ

페크pek0501 2018-11-18 14:10   좋아요 1 | URL
대문만 나서면 옛 집을 찾을 수 있다고 추측되는 것, 참 슬픈 일이네요.

개도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 걱정되네요. 어떤 사정이 있는지 잘 모를
개로선 상처가 클 것 같아요. 사람이라면 이해라도 시킬 수 있지요.
저는 그래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 겁나더라고요.
좋은 주인을 만나서 편안하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겠네요. 에휴...

댓글, 고맙습니다. 고양이 이야기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네요. ^^

2018-11-18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18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8-11-22 1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오늘도 날씨는 차갑지만, 기분 좋은 일들 가득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1-23 13:26   좋아요 1 | URL
옙~~
서니데이 님도 하루하루를 기분 좋게 보내시길 빌어요.
고맙습니다.
 

 

 


1. 책광이란 말이 있다면 : 현재 사전에서 책광이란 낱말을 찾을 수 없다. 골프광과 낚시광은 찾을 수 있다.  

 

 

사전에 이와 같이 나와 있다.

 

 

골프광 : 골프에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는 사람.
낚시광 : 낚시에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는 사람.

 

 

그렇다면 책광의 뜻은 이렇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책광 : 책에 열광적으로 정신을 쏟는 사람. 

 

 

그렇다면 나는 책광이 맞다. 책광이란 말이 있다면 말이다. 책을 많이 읽지 못해도 매일 읽는 사람이니까. 책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만약 앞으로 책광이란 말이 사전에 등재되는 날이 온다면 책광을 처음으로 쓴 사람이 페크라는 것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기억해 주시라.

 

 

내 기억력을 믿을 수 없지만 작년에도 책광이란 말을 내 글에 쓴 것 같다. 어쩌면 재작년에도 썼을지 모르겠다.

 

 

 

 

 

 

 

2. 사고 싶은 책이 언제나 있다 : 사고 싶은 책이 언제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인가, 아닌가? 책값이 많이 드는 것은 행복한 일이 아니지만 책으로 인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니까 이런 점에서 보면 행복한 일이 맞겠다.

 

 

요즘 나는 양면성에 주목하고 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것에 새삼 신기함을 느낀다고나 할까. 예를 들면 나는 먹성이 좋은 편이 아니고 입이 짧아 먹는 걸 매우 즐거워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내게 장점이 있으니 살이 찌지 않아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고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적다는 점이다.

 

 

밥맛이 없을 때가 가끔 있다. 최근에도 며칠 동안 밥맛이 없어 밥을 조금 먹고 살이 빠질까 봐 단감을 먹는 걸로 보충했다. 밥맛이 없어도 단감은 맛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밥맛이 없는 게 혹시 병이 있어서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지 않은 게 아니다. 만약 밥맛이 없는 게 어떤 병 때문이라면 중고등학교 시절 점심시간에 밥 먹기 싫었던 경험이 많은 걸 설명할 길이 없다.

 

 

위로가 되었던 건 티브이를 보면서 먹는 즐거움을 모른다는 사람을 두 명 발견한 점이다. 선천적으로 그런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난 그들보다 낫다. 음식을 맛있게 먹은 경험이 많고 먹는 즐거움을 나는 안다. 다만 밥맛이 없을 때가 있을 뿐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내가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 적은 대신 책을 읽는 즐거움이 많은 사람인가 보다. 

 

 

 

 

 

 

 

3. 내가 밑줄을 그은 글 : 책을 읽으면 밑줄을 긋고 싶은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럴 때 ‘이 책을 사 놓기 잘했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글에 밑줄을 그었다.

 

 

...............
세월호 참사 이후 수많은 자원활동가들이 진도, 안산, 목포로 끊이지 않고 몰려들었다. 그들이 하는 말은 거의 똑같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무기력하다. 죄책감이 든다.”

 

그 사람들의 무기력이나 죄의식은 패자의 감정이었을까. 아니다. 지난 5년, 세월호 유가족 같은 극한의 트라우마 피해자들이 목숨을 버리지 않고 견딜 수 있었던 힘은 이런 시민들의 거대한 무력감과 죄의식의 연대가 만들어낸 치유적 공기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었다고 느꼈다.

 

마침내 세월호를 육지로 끌어올린 힘도 무력감과 죄의식의 연대들이 만들어낸 분노가 근본 동력이었을 것이다.

 

- 정혜신, <당신이 옳다>, 91쪽.
...............

 

 

→ 자원활동가들의 무력감과 죄의식이 ‘아무 소용없음.’이 아니었다는 것.

 

 

 

이런 글에도 밑줄을 그었다.

 


...............
기원전 6세기, 페르시아가 이집트와의 전쟁에 승리했을 때, 승전국 페르시아의 왕 캄비세스는 패전국 이집트의 왕 프삼메니토스에게 모욕을 주고자 했다. 그래서 패전국의 왕을 길거리에 세워두고, 그의 딸이 하녀로 전락해 물동이를 지고 우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게 했다. 이 광경을 보고 모든 이집트인들이 슬퍼했으나 정작 왕은 땅만 내려다볼 뿐이었다. 곧이어 아들이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왕은 역시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포로 행렬 속을 걸어가는 늙고 초라한 한 남자가 자기의 오랜 시종임을 알아본 순간, 왕은 주먹으로 머리를 치며 극도의 슬픔을 표현했다.

 

 

이것은 그리스 시대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기원전 5세기에 쓴 《역사》의 3권 14장에 나오는 이야기로, 특별히 발터 벤야민의 글 <이야기꾼〉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야기라는 것이 무엇이며 또 그것을 해석한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을 때 나는 이 글을 내보이고는 한다. 왕은 왜 그랬을까? 그의 마지막 슬픔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미 오래전에 몽테뉴는 이렇게 해석했다. “왕은 이미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조금만 그 양이 늘었어도 댐이 무너질 판이었다.” (《서사·기억·비평의 자리》, 길, 2012, 428쪽, 이하 동일) 딸과 아들까지는 잘 눌러 참았는데 시종을 보자 그 슬픔이 흘러넘쳤다는 것. (...)

 

 

이제 벤야민 자신의 해석을 들어볼 차례다. “거대한 고통은 정체되어 있다가 이완의 순간에 터져 나오는 법이다. 이 시종을 본 순간이 바로 그 이완의 순간이었다.” 예컨대 별안간 부모의 초상을 치르게 된 사람이 미처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식을 치르고 집에 돌아와서는, 현관에 놓인 부모의 낡고 오래된 신발 한 짝을 보고 비로소 주저앉아 통곡하게 되는 상황 같은 것일까. 아마 그런 것이리라. 벤야민은 자신의 해석까지 소개하고 덧붙이기를, 헤로도토스가 왕의 심경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덧붙이지 않았으므로 이 이야기가 오랫동안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이라 했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나는 벤야민의 말을 십수 년 동안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에 어떤 계기로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확인해보고 조금 놀라고 말았다. 이야기 속 노인은 ‘시종’이 아니라 왕의 ‘친구’였다. 왕 자신의 해명도 이미 이야기 안에 있었다. “제 집안의 불행은 울고불고하기에는 너무나 크옵니다. 하지만 제 친구의 고통은 울어줄 만하옵니다.”(천병희 옮김, 숲, 2009, 281쪽) 그렇다면 우리는 벤야민에게 속은 것인가? 아니, 오히려 그가 소개한 해석들로 우리는 슬픔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됐다. 이런 것이 슬픔에 대한 공부다.

 

- 신형철,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29~32쪽.
...............

 

 

→ 이 글을 나는 다른 경로를 통해 여러 번 접했고 이 책에서 다시 접했다. 반가웠다. ‘해석의 다양성’은 문학이 가진 가장 중요한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

 

 

 

 

 

(멋진 책을 갖고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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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8-11-10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 책 다 저한테 있는데요 앞의 책을 먼저 읽고 있습니다. 빨리 읽어야 할텐데용. 책광이란 말은 제가 증인이 되어드리겠습니다. 제가 아는 분 중 이택광이란 분이 있어요. 관계는 없지만 택광, 책광 발음이 비슷하지 않습니까.

페크pek0501 2018-11-10 18:11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 님을 책광으로 임명하겠습니다. 제가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말이에요.

증인이 되어 주신다니 제 마음 든든합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

서니데이 2018-11-16 2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혜신 작가의 책 저도 읽었어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과 어렵지 않게 쓰여진 것이 좋았어요.
페크님, 내일 아침은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고 합니다.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8-11-17 13:41   좋아요 1 | URL
아,벌써 읽으셨군요. 저는 아직 완독 못했어요. 조금 읽어 보니 술술 읽히는 책인 것 같아서 마음먹으면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다른 책에 빠져 있어요. 좋은 책이 얼마나 많은지...

날씨가 추워졌지만 오늘은 미세먼지가 없는 것 같아 좋습니다. 이런 날 많이 걸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옷을 따뜻하게 입고 나가야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토요일입니다. 서니데이 님도 좋은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신형철 지음

 

 

 

 

 

 

 

 

 

 

 

 

 

 

 

 

 

 

당신이 옳다
정혜신 지음

 

 

 

 

 

 

 

 

 

 

 

 

 

 

 

 

 

 

 

녹색평론 통권 163호 - 2018년 11월~12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나, 한때 꿈이 많았으나 현재는 책광으로만 살고 있는 것 같다.

책광이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책광인 것만 해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가 복 하나는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고 여긴다.

 

책으로 인해 행복한 시간이 많았으므로.

 

앞으로도 많을 것이므로.

 

 

 

 

...............
나, 한때 부자였다. 꿈의 부자, 게으른 몽상가, 그 푸른 스무 살 시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이 되고 싶었던가. 내가 지나온 지난 이십 년은 그 많던 꿈들을 버려 온 시간이었다. 클랙션 대신 트럼펫을 부는, 대륙을 횡단하는 트레일러 운전사, 자전거를 타고 노을진 논길을 달려오는 시골학교 선생, 산림 감시원, 태평양을 횡단하는 요트 운송 요원, 실크로드 도보 여행, 칠레 종단 열차 여행, 마다카스카르 총독… . 나는 꿈을 꾸었으나, 꿈은 나를 꿈꾸아 주지 않았다. 시와 영화 보기, 그리고 ‘단순한 삶, 깊은 생각.’ 이것이 마지막 남은 나의 꿈이다.(94~95쪽)
- 이문재,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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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2018-11-06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취향저격인데요?

페크pek0501 2018-11-07 18:3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사람마다 독서 취향이 다 다르죠. 제가 좋아하는 분야가 한쪽으로 몰려 있다 보니
두 가지 책에서 중복되는 글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저자의 주장이란 게 비슷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신형철 저자는 너무 글을 잘 써서 신간이 나와 샀습니다.
녹색평론은 격월간지인데 계속 사 보려고 생각하는 책입니다. 미투 운동처럼 녹색 운동도 해야 하는 지점에 이른 것 같거든요.

데미안 님의 닉네임 좋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굿 밤 되세요.

데미안 2018-11-07 1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긴 이유를 빼놓고 단도직입만 했는데역시 저랑 같은 의견이세요!!!
저의 긴말은 페크님의 답글로 대신합니다. 저는 훈훈함만 남기고 갈게요!!

페크pek0501 2018-11-10 14:52   좋아요 0 | URL
훈훈함을 잘 접수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