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면을 먹는 남자에 대한 단상 :
요즘 유일하게 즐겨 보는 드라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다. (주인공 이름을 몰라서 탤런트 이름으로 쓴다.) 아내 박정수 님은 시를 배우러 외출하고 (퇴직한) 남편 주현 님은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이것을 본 시청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내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시를 배우러 다닐 시간에 남편이 먹을 밥이나 챙겨 주지, 하고 생각한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이것을 느끼게 하는 게 작가의 의도일지 모르겠다.

 

 

반면에 여태껏 아내가 출근하는 남편에게 밥을 챙겨 주었고 이젠 퇴직했으니 남편이 아내가 먹을 밥까지 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한 시청자가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기자 출신의 주현 님이 컴퓨터 사용을 못할 리 없겠고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음식을 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 오히려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자식을 다 키워 놓았고 결혼까지 시켜 놨으면 박정수 님도 자유를 누릴 시간이 필요해 보이지 않는가. 주현 님은 집에서 노는데 박정수 님은 여자라는 이유로 매 끼니마다 챙겨야 한다면 이건 불공평하다. 한 주는 주현 님이 식사 당번을 하고, 한 주는 박정수 님이 식사 당번을 한다면 좋을 것 같다.   

 

 

 

 

 

 

2.
무의식적인 성차별주의자 :
대체로 남편들은 ‘지금 청소해 줄게.’라고 말한다. 마치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인심을 써서 해 주는 것처럼. 아내들은 ‘지금 청소할게.’라고 말한다. 누구를 위해 해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마땅히 할 일이라서 하는 것처럼.  

 

 

 

 

 

 

3.
인간이란 :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어리석고 자기 자랑하기를 좋아하고 기억력은 엉터리이고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그것이 인간이다. 

 

 

 

 

 

 

4.
산책 :
‘빨리빨리’를 외치는 세상이다. 음식점에 가면 자신이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와야 하고, 나온 음식을 빨리 먹어야 하고, 먹었으면 다음 일정을 위해 빨리 이동해야 하고... 이런 세상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 같아서 산책이 좋다. 천천히 걸으면서 내가 놓친 것은 없는지 점검하는 시간이 좋다. 세상의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고 나만의 길을 택한 것 같아 좋다.

 

 

 

 

 

 

5.
오디오북 :
무료 팟캐스트를 몇 년 들었더니 듣고 싶은 건 거의 다 들어서 폰으로 요금을 결제하는 오디오북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구매한 오디오북을 폰에 저장해 놓으니 아무 때나 들을 수 있어서 편리하다. 요약본보다 전문이 담긴 것을 선호하는데 이것 의외로 재밌다. 책 전체를 듣고 나서 인상적인 부분은 반복해 듣길 좋아한다. 재독인 셈이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귀로 듣는 오디오북이 덜 피로하다는 건 장점이다. 그런데 오디오북으로 듣고 좋았던 것은 결국 종이책으로 사게 되어 이중으로 돈이 드는 건 단점이다. 그래도 앞으로 오디오북을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미세먼지에 시달린 날들이 많았기 때문에

요즘 공기가 맑아 봄날을 기분 좋게 누릴 수 있음이 기쁘다.
활짝 만개한 꽃도 예쁘지만 봉오리가 핀 꽃도 예쁘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며칠 전에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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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왜 한쪽에서만 보시나요?

 

 


우리는 흔히 ‘자연 보호’라는 말을 사용한다. 인간에 의해 자연이 훼손되는 일이 많아 생겨난 말이다. 자연의 소중함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자연을 보호하자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한다. 자칫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다.

 

 

<젊음의 탄생>에서 이어령 저자는 ‘자연 보호’라는 말은 잘못된 말임을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다. 자연이 인간을 보호해 왔지 언제 인간이 자연을 보호해 왔느냐고 말하며, ‘자연 보호’라는 말 속에 이미 자연을 파괴하는 원인인 인간의 오만함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동의한다. 사실 ‘자연 보호’란 말은 인간 중심주의에서 생긴 말이다.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며 궁극의 목적이라고 여겨서 인간을 주체로 보고 자연을 객체화시킨 결과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고에 익숙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장애가 없는 자신을 세상의 중심으로 놓고 말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몇 년 전만 해도 정상인과 비정상인으로 나누어 장애인에 대해 비정상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그러나 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눌 수 있다. 또 백인 중심의 사고가 ‘유색 인종’이란 말을 만들어 냈다. 이 역시 흑인 중심에서 보면 백인은 ‘무색 인종’이 되는 것이다. 타인보다 자기 자신을 더 중요시하는 뜻을 은연중 나타내고 있는 말들에서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드러난다. 즉 강자가 되는 쪽의 말이 널리 사용된다. 이렇게 양쪽에서 보지 않고 한쪽에서만 보는 시각은 한쪽을 유리하게 만들고 다른 한쪽을 불리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자연의 일부인 곤충에 대해서도 매미 쪽에서 보지 않고 인간 쪽에서만 보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매미의 삶에 대한 시각이 그렇다. 매미는 보통 유충으로 6~7년 동안 땅속에서 지낸 뒤에 지상으로 올라와 성충이 되어 1~3주 만에 죽는다. 즉 유충으로 길게 살다가 성충이 되어서는 짧게 살다가 죽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상에서의 짧은 생을 살기 위해 긴 시간을 지루하게 땅속에서 살았다는 것으로 해석해 놓은 여러 사람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것은 매미의 중요한 삶을 땅 위의 삶으로 보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은가. 매미에게 있어서 중요한 삶은 유충으로 사는 땅속에서의 삶이라고 말이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사는 게 그들의 운명이듯이 매미는 땅속에서 사는 게 그들의 운명이라고 볼 수 있다. 개체 변이를 염두에 둔다면 매미가 지하에서 살기엔 성충보다는 유충으로 사는 게 환경에 적응하기 편리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매미가 지상의 짧은 삶을 위해 지하에서 긴 시간을 지루하게 보냈다는 것은 인간의 난센스일 수 있다. 매미의 전성기는 유충으로서의 삶일 수 있으니까. 어쩌면 우리 인간도 전성기는 장년기가 되기 전의 아동기와 청년기가 아닐는지.

 

 

한쪽에서만 보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는 가족이든 친구든 타인에 대해 배려가 없는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도 서로 자기 입장에서만 보는 시각 때문일 때가 많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친구 관계에 있는 갑이란 사람과 을이란 사람이 동업하여 회사를 차렸다. 그런데 서로 자신이 회사를 위해 한 일만 생각하고 상대방이 한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갑은 내 자본금이 을의 것보다 더 많이 들어간 회사이니 자기의 덕이 크다고 생각하고, 을은 이 회사를 차리자고 아이디어를 맨 처음 낸 것은 자신이라며 자기의 덕이 크다고 생각한다. 갑은 자신이 먼저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니 자기가 을보다 더 많이 일한다고 생각하고, 을은 회사에 큰 수익을 올린 계약을 자신이 해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기 쪽에서만 보니 동업을 하면 깨진다는 말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런 현상은 두 사람이 만나는 친구 관계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자동차를 타고 음식점에 가서 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졌는데, 한쪽에서는 자신이 점심을 샀으니 다음에 만나면 상대방이 점심을 사야 한다고 여기고, 다른 한쪽에서는 점심값보다 자신의 자동차 기름값이 더 들었다고 여긴다. 그러다 보니 각자가 자신은 상대방에게 많이 베푼 것 같은데 돌아오는 것은 적게 여겨져서 손해를 본 느낌을 갖는다.


 
블레즈 파스칼의 <팡세>에 이런 글이 있다. “사람은 그 누구나 하나의 진리만을 따르면 따를수록 그만큼 더 위험한 잘못을 저지른다. 그들의 잘못은 어떤 허위를 따른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다른 진리를 따르지 않은 데 있다.” 이 글을 한쪽에서만 보면 안 된다는 말로 읽었다.

 

 

 

 


* 어느 플랫폼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 20번째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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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관련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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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그 누구나 하나의 진리만을 따르면 따를수록 그만큼 더 위험한 잘못을 저지른다. 그들의 잘못은 어떤 허위를 따른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다른 진리를 따르지 않은 데 있다.(239쪽) 


사람을 유익하게 꾸짖고 그의 잘못을 깨우쳐주려고 할 때는 그가 어떤 방향에서 사물을 보는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 방향에서 보면 대체로 옳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게 옳은 점은 인정하되 그것이 어떤 면에서 틀렸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는 이에 만족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모든 면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는 것에는 화내지 않지만 틀렸다는 말은 듣기 싫어한다. 아마도 그 이유는 본래 사람은 모든 것을 볼 수 없고 또 그가 사물을 바라보는 그 방향에서는 본래 틀리는 법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감각이 인지하는 것들은 항상 진실된 것이므로.(15쪽)

 

- 블레즈 파스칼, <팡세>, 민음사.
...............

 

 


파스칼에 따르면,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만 당신이 한쪽만 봤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걸 알아 두면 남에게 조언을 할 때 편리하겠다.

 

한쪽에서만 보면 한쪽만 보인다. 참고로 나도 한쪽만 보기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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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4-11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연보호, 인간보호...생각이 많아지는 글입니다 ^^오늘도 홧팅 페크님~

페크pek0501 2019-04-11 23:15   좋아요 0 | URL
히히~~ 저도 잘 모릅니다. 그냥 뒤집어 생각해 보라는 어느 책 구절에서 힌트를 받아 써 본 글입니다요. 카알 님도 파이팅!!! 댓글 감사하고요...

cyrus 2019-04-11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국 인구조사국에서는 유색인을 ‘non-white’라고 써요. 이렇게 보니 백인 중심 사고방식이 반영되었다는 걸 알 수 있네요.

페크pek0501 2019-04-11 23:14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저도 님 덕분에 한 가지 배웠네요.
예전에 영어 배울 때 men이 남자의 복수를 뜻하면서 인류, 라고 해석하여 이건 남성우월주의가 만들어 낸 영어야,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여자의 복수로 인류를 뜻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 사람의 대표는 남자라는 의미가 담긴 듯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oren 2019-04-11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파스칼의 <팡세>를 읽으면서 페크 님이 인용해 주신 바로 저 대목(15쪽)에서 크게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 어떤 방향에서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 ‘천양지차‘가 나니까 말이지요.

페크pek0501 2019-04-11 23:08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예전에 고부갈등을 겪고 있는 고모와 그 며느리 사이에서 제가 각각 하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어요. 고모 말을 들으면 그 말이 맞고 며느리(저한테는 사촌 새언니가 됨.)한테 말을 들으면 또 그 말이 맞고 해서 내가 간신인가, 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팡세의 저 구절을 보았다면 저까지 포함해 세 사람을 이해했을 텐데 말이죠.

오렌 님처럼 고전을 정독하시는 분이 결국 높은 곳에 다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칼럼에지혜를 담으려면 제 두뇌로는 안 되고 팡세 같은 고전을 읽어서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 놔야 그나마 가능성이 생길 것 같습니다. 좋은 봄날 보내세요.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4-11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것 있는 것 같아요. 누가 조금 더 이익이 되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조금 더 잘해주고 싶을 때에는 의좋은 형제가 되지만, 내가 손해보는 것에 민감해지면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다 이해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가끔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읽으면서 다음엔 조금 더 잘해주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페크님, 요즘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내일은 미세먼지 많은 날이 될 거라고 뉴스에 나옵니다. 마스크 챙기세요.^^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4-11 23:25   좋아요 1 | URL
저도 글을 이렇게 쓰면서 좀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고 손해를 봐도 그냥 통과하자, 그러는데 막상 당하고 보면 달라질 때가 있어요... 크크~~

아, 오늘까지 며칠 동안 날씨가 정말 좋아서 행복했답니다. 많이 걸었고 꽃 구경하며 꽃 사진을 많이 찍었고요. 저 위의 사진도 그저께 찍은 사진입니다. 찻길 중앙에 있더군요.
내일은 마스크를 챙겨야 하다니 맥빠져요. 저는 날씨가 제 인생에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줄 몰랐어요. 미세먼지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용.
서니데이 님도 마스크 챙기시고... 편안한 삶이 지속되시길 빌어요.
 

 

 

 

 

 


누구나 어떤 면에서 열등감을 가지고 있듯이 누구나 어떤 면에서 자만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만심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자만심은 우리로 하여금 사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니까. 그리고 자만심을 느끼는 순간에는 자존감도 있을 것 같으니까.

 

 

부자 친구가 고급 자동차를 자랑한다고 하면 난 기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래 넌 부자로 살렴. 난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살게. 난 계속 노력할 거거든.’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영어 실력을 뽐내는 친구가 있으면 ‘그래 넌 영어 실력을 자랑스러워하렴. 난 글 실력을 자랑스러워할게.’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골프 실력을 뽐내는 친구가 있으면 ‘넌 골프 실력을 자랑스러워하렴. 난 글 실력을 자랑스러워할게.’라고 생각해 버리면 그만이다. 시기심을 갖지 않고 기죽지 않는 것. 이것이 자만심이 내게 주는 선물이다.(앞으로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자만심에 빠지면 자기 자랑에 취해 신나게 떠들어 대다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른다든지 중요한 무엇을 놓칠 가능성이 있든지 하리라. 이 점이 자만심에 빠진 자의 주의 사항이다.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겉으로 자만심을 드러내지 말 것. 기죽지 않고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며 살기 위해 마음속에 자만심을 가질 것.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 같다고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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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 ‘자만심’ 만큼 굴복시키기 힘든 것도 없다. 감추려 해도 때려 눕혀도 숨통을 막고 눌러도 자만심은 살아남아서 여기저기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쓰는 이 글에서도 그것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완전히 극복해 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겸손하다고 하는 자만이니까.(171쪽)

 

- 벤저민 프랭클린, <프랭클린 자서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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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사람들이 적든 많든 자만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가치를 과장하지 않고도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뛰어난 능력을 타고나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사람들만이 자신의 가치를 과장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304쪽)

 

-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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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4-08 0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대방과 나를 비교하려는 마음이 생기면 자신의 위치에 따라서 자만심 또는 열등감이 생겨요. 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내 생각과 행동에 대한 확신이 생겨요. 그러한 확신이 자만심으로 변질되지 않게 유지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

페크pek0501 2019-04-08 12:2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제가 그래서 자만심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속에만 자만심이 있다면 바람직하다고 썼지요.
자만심으로 변질되지 않게 유지하는 게 중요. 기억해 놓겠습니다.
좋은 점심 시간 되십시오. 고맙습니다.
 

 

 

 

 

 

 


올해 1월에 한국예총에서 선정한 ‘올해의 칼럼니스트’로 상을 받게 되어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했는데, 운이 계속 좋을 전망인 걸까.

 

 

어제 한 일간지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점잖고 예의 바른 기자다운 남자 목소리가 나에게 원고 청탁을 하는 전화였다. 주 1회 칼럼을 연재해 달라는 거였다.

 

 

난 깜짝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의아해서 또 감격해서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너무 놀라면 말이 안 나온다는 걸 이때 완전히 이해했다.

 

 

내가 알기로 그 일간지는 국내 유력 일간지 4위 안에 드는데, 어떻게 나 같은 사람에게 원고 청탁을 할 수 있는 건지 이상해서 당황해서 말은 안 나오고 머릿속에서 생각만 했다.

 

 

생각만 하다가 마냥 전화기를 붙들고 있을 수만 없어서 고민해 보고 모레 연락하겠다고 얼른 매듭을 짓고 전화를 끊었다.

 

 

인터넷을 통해 내 글을 본 누군가가 나를 그쪽에 추천했을까. 아니면 그 일간지의 기자가 직접 내 글을 보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이 일이 행운인지 아닌지 판단이 되질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유력 일간지의 연재를 맡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함을 잘 알기 때문이다.

 

 

아직도 연재를 맡을 것인지 거절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괜히 연재를 맡아서 내 글이 형편없다고 망신을 당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건 악운일 터. 그래서 신중하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이것이 행운인지 악운인지 알 수가 없어 지금도 고민 중이다.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그래서 장난을 쳐 봤습니다. 그러니 용서해 주십시오. 용서가 안 되시는 분은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그러니 소설로 읽어 주시고 용서해 주십시오.)

 

 

잘난 척하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올리는 데에 용기가 필요했다는 것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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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바쁜 일이 있어서 30분 만에 쓴 글임을 알립니다.
수정할 곳이 있으면 나중에 수정하겠습니다.

 

 

덧붙임) 이런 농담을 하는 것이 잘난 척하는 것 같아서 용기가 필요했다는 뜻입니다.(4월 1일 오후 7시 49분에 덧붙임을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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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1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1 1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9-04-01 15: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기뻐하며 읽었습니다 ^^
생신도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9-04-01 19:33   좋아요 0 | URL
아, 나인 님. 기뻐하며 읽으셨다니 나인 님이 마구 좋아질라고 합니다. 원래 좋아하지만요...ㅋ
만우절이라 장난을 쳐 봤습니다. 전부 뻥입니다. 제 생일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4대 일간지에 글을 쓰는 일은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요.
세상에 글 잘 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저한테까지 기회가 오겠습니까?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지요.
생일 축하는 사실이니까 축하 인사를 고맙게 받겠습니다.

syo 2019-04-01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될 사람이 되는 거지요. 축하드립니다, 페크님!!

페크pek0501 2019-04-01 19:35   좋아요 1 | URL
시오 님. 실망입니다. ㅋ 제 글을 끝까지 읽지 않으셨나 봅니다. 제가 만우절이라 장난을 친 거라고 글 끝부분에 밝혀 놓았는데요... 호호~~ 어쨌든 이 글을 사실로 믿을 만큼 저를 과대 평가하시는 것 같아 기분은 좋습니다요.

4대 일간지에 제가 칼럼을 쓰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좋은 저녁 보내세요.
아, 생일은 사실입니다.


syo 2019-04-01 19:48   좋아요 1 | URL
읽었으나 인간은 믿고 싶은 걸 믿는 법이잖아요......

세상 생일 가운데 만우절이 생일인 사람이 두 번째로 불행한 사람이라고 들었습니다. 아무도 안 믿어주는.....

페크pek0501 2019-04-01 19:52   좋아요 0 | URL
아 역시 시오 님은 저보다 한 수 위이십니다. 저도 1초 정도 시오 님은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었습니당~~ 믿어 주십시오. ㅋ

붕붕툐툐 2019-04-01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정말 축하드려요!! 안목 있는 사람이네요~(근데 이 청탁건이 만우절 장난이라는 말씀은 아니시죠??^^)

페크pek0501 2019-04-01 19:37   좋아요 0 | URL
만우절 장난입니당~~ 저에게 유명 신문에서 원고 청탁을 할 리 없잖습니까?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어서 글이라도 뻥을 쳐 봤습니다.

오늘 제 생일인 것은 맞습니다. 축하, 감사히 받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psyche 2019-04-01 2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려요 라고 말하려고 죽 읽다보니 만우절이군요. 하지만 언젠가는 현실이 될 수도!
생일 축하드려요. 만우절이 생일이라 어릴 적에 친구들이 안 믿었겠네요 ㅎㅎ 저는 만우절 다음날이 생일이라 그 마음을 쬐끔 알거든요. 아이들한테 내일 내 생일이야 해도 아무도 안믿었다는...ㅜㅜ

페크pek0501 2019-04-02 13:25   좋아요 0 | URL
예. 그렇습니다. 제 생일이기도 해서 인상에 남는 글을 써 보자, 하고 이왕이면 재밌는 글을 써 보자, 하고 장난을 쳐 봤습니다. 만우절을 그냥 보내기 아쉽잖아요.

저도 학교 다닐 때 오늘이 내 생일이야, 라고 말하면 만우절인 것 다 알아,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제가 억울했던 기분은 기억합니다.
오늘이 그럼 psyche 님의 생일이겠군요.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생일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4-01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생일 축하드립니다.
칼럼 일간지 연재는 아래 덧붙인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 댓글을 못 썼는데, 만우절 이벤트라니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소식으로 반갑게 읽었어요.
지금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그런 날이 머지않아 올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생긴다고 하니까요.
오늘 날씨가 조금 차갑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4-02 13:30   좋아요 1 | URL
아, 생일 축하, 하루 지났지만 접수합니다. 어제 저녁을 가족과 외식했답니다.
으음... 10년 뒤쯤 제 글이 많이 향상되어서 2류 신문 연재가 가능할까요?ㅋ
원래 목표란 이룰 수 없는 지점에 있어야 하는 거죠. 그날을 위해 늘 공부하는 자세를 가질 겁니다. 독서도 많이 하고 말이죠. 특히 좋은 책은 반복 독서를 할 계획입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생긴다, 좋은 말입니다.

날씨는 차가와도 미세먼지가 없어서 좋더군요. 오늘도 해질 무렵에 산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지내세요.

카알벨루치 2019-04-01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잼납니다 페크님 장난 ㅋㅋ

페크pek0501 2019-04-02 13:33   좋아요 2 | URL
바로 그겁니다. 그런 댓글을 제가 기대했다는 거죠. 그런데 의외로 알라디너 님들은 책을 많이 봐서 진지하고 순수한 경향이 있어서인지 이런 장난을 잘 즐기시질 못하는 것 같아요.
삶은 농담이라고 말한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납니다. 우린 농담하는 마음으로 웃을 준비를 하고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카스피 2019-04-02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페크님께서 좀더 절차탁마하시면 컬럼쓰시는 것도 크게 무리없으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페크pek0501 2019-04-03 09:07   좋아요 0 | URL
오랜만입니다, 카스피 님. 반갑습니다.
예,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배워야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취미라는 것도 발전이 있어야 재밌는 법이니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2019-04-03 15: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5 13: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3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4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5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과나비🍎 2019-04-03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일간지 칼럼 축하해 드리려고 했는데, 만우절 농담이었군요~^^*
완전히 속았어요~^^;

페크pek0501 2019-04-04 12:30   좋아요 1 | URL
하하~~ 완전히 속으라고 제목도 그렇게 지은 거랍니다. 만우절을 게다가 제 생일인데 그냥 지나가기가 아쉬웠거든요. 내년에 또 어떤 장난의 글을 쓸지 모릅니다. 더 기발한 것, 충격적인 걸 해야겠어요. 미국으로부터 칼럼 연재를 제의받아서 이게 혹시 사기꾼의 유혹인가 싶었다, 하는 정도로 써야겠어요. ㅋㅋㅋ

댓글과 축하, 감사히 받겠습니다. 산책하기 좋은 날입니다. 좋은 공기를 마음껏 누리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사과나비🍎 2019-04-08 22:01   좋아요 1 | URL
^^* 내년에도 페크님의 만우절 농담 기대할게요~^^*
그때도 생일 축하 인사 남기도록 할게요~^^*

페크님도 언제나 좋은 일 가득하시기 바랄게요~^^*

페크pek0501 2019-04-11 13:24   좋아요 1 | URL
언제나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말씀, 감사합니다. 언제나 좋게 해석하며 살기를 노력하겠습니다. 해석하기 나름일 테니까요.
불행이 닥치면 그다음에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러나 보나, 이렇게요. 또는 액땜한 것인가 보다, 이렇게요.

내년 만우절에 꼭 들러 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사과나비🍎 2019-04-12 00:28   좋아요 1 | URL
^^* 예~ 역시 페크님은 말씀도 정말 좋게 잘하시는 것 같아요~^^*
예~ 내년 만우절에도 오도록 노력할게요~^^*
축하 인사말 남겨야지요~^^*

페크pek0501 2019-04-13 14:03   좋아요 0 | URL
예 예 예...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19-04-06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4-06 2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4-08 0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요. 내가 간절히 원했던 일이 언젠가는 진짜로 실현될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이 ‘성지 글’이 되길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9-04-08 12:28   좋아요 0 | URL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때문에 오히려 삶을 잘 살 수 있는 거라고 심리학 책에서 최근 봤습니다. 사람 심리가 확실성보다 불확실성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도박에 빠지는 사람이 있고 강원랜드가 인기인 모양입니다.

제 능력의 한계를 느껴 글쓰기는 여기까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한계를 뛰어넘을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믿어 보겠습니다. 성지 글, 감사합니다.
점심 맛있게 드십시오.
 

 

 

 

 


제목 : 배려심

 


누가 들으면 과장이 심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으나 조금도 과장하지 않고 내가 경험한 것을 그대로 말하려고 한다. 어느 날 옆구리에서 통증이 느껴져 몸에 큰 병이 생긴 게 아닐까 걱정하며 병원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교통카드가 없어서 현금으로 내야 했기 때문에 운전기사에게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 물었다. 운전기사는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그러고는 버스 요금을 말해 주었다. 운전기사의 활기찬 목소리에는 친절함이 담겨 있었다. 난 그때 병원에 가는 길이어서 마음이 어두웠다. 그런데 운전기사의 그 인사말에 마음이 밝아짐을 느꼈다. 그 한마디에 기분이 확 바뀐 나 자신에게 놀랐고 작은 친절의 위력에도 놀랐다.

 

 

만약 그때 운전기사가 요금을 묻는 나에게 버스 요금도 모르냐고 짜증 섞인 말로 불친절하게 대했다면 어땠을까? 근심이 가득해서 어두웠던 내 마음은 더 어두워져 버렸을 것이다. 그래서 그 운전기사가 참 고마웠다. 친절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생긴다.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미덕은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에 집으로 가는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나가던 사람에게 길을 물은 적이 있다. 그때 내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을 보고 혹시 나를 도와주기 위해 하늘에서 잠시 내려온 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어른이 되어서도 친절한 사람을 만날 때면 천사 생각을 종종 할 때가 있다.

 

 

누구에겐가 천사의 역할을 해 본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닐까. 때로는 사랑을 받는 일보다 사랑을 주는 일이 더 즐겁듯이, 선물을 받는 것보다 선물을 주는 것이 더 즐겁듯이, 천사를 만나는 일보다 직접 천사가 되어 보는 일이 더 즐거운 일이 아닐까. 그런데 우리는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자기 기분에 빠져서 남에게 친절을 베풀지 못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인간은 선악이 공존하는 존재다. 아무리 선행을 많이 베푸는 사람일지라도 마음 한구석엔 이기심이 있으며, 아무리 악행을 많이 저지른 사람일지라도 마음 한구석엔 이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잔인하게 강도질을 벌인 남자가 자기 애인에게는 착한 남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하나도 이상할 건 없다. 남을 괴롭히며 사는 사람도 자신의 어머니 앞에선 뜨거운 눈물을 흘릴 줄 안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알고 보면 착하다, 라는 말이 있으리라.

 

 

그래서 좋은 사람의 기준을 생각할 때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으로 나누기보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과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나누는 게 맞을 것 같다. 알고 보면 다 착한 사람들인데 타인을 얼마나 배려하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타인에 대해 배려가 없는 사람들은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하철에서 큰소리로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 식당에서 자기네 애들이 떠들어도 주의를 주지 않는 사람,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그런 사람들이다.

 

 

오히려 먼 타인보다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을 배려하며 산다는 게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족이나 친구에게 상대방의 기분은 아랑곳없이 상처 받을 말을 쉽게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우리가 상대방을 배려하려고 노력하며 산다면 우리의 불행이 절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인간관계에서 겪는 불행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어떤 관계에서든 꼭 기억해야 할 점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의 출발은 ‘자신이 부족함이 많은 존재’라는 걸 자각하는 것에서부터일 것이다. 자신이 부족함이 많으니 상대도 부족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다음 명언들은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임을 알게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해관계를 떠나서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어진 마음으로 대한다. 왜냐하면 어진 마음 자체가 자신에게 따스한 체온이 되기 때문이다.(파스칼)” “남을 때린 자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법이다. 남에게 친절하고 관대한 것이 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다.(플라톤)” “가장 큰 쾌락은 남을 즐겁게 해 주는 일이다.(라 브뤼예르)”

 

 

갑질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요즘이다. 어떤 이가 남을 배려하는 사람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 사람이 ‘갑’의 위치에 있을 때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이 배려심이 있는 사람인지 배려심이 없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누구든 항상 ‘갑’일 수는 없다. ‘갑’이 ‘을’이 될 수도 있고 ‘을’이 ‘갑’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사회적 지위가 높은 모 회사의 사장은 회사에서 ‘갑’이지만 자식이 교칙을 위반하여 퇴학을 당할지 모를 위기에 처하면 학교 선생님 앞에서 ‘을’이 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회사에서 ‘을’이었던 사람이 백화점에 가면 ‘갑’의 대접을 받기도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이 누군가로 인해 마음을 다치는 일이 있다면 누구나 속상할 것이다. 자신부터 남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
2019.03.26.에 메이벅스에 올린 글임을 밝힙니다.

 

 

 

 

 

 

칼럼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한 <참고 사항>...........................................

 

칼럼이란 필자의 주장이나 의견을 설득력 있게 쓰는 글입니다. 편견을 쓰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관점으로 쓰는 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칼럼을 쓰면서 이렇게 써도 맞는 것인지 몰라서 판단이 잘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밑줄을 친 곳의 글이 저의 관점으로 쓴 글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관점으로 쓴 글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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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3-30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병원에 가신 일은 잘 되셨나요?
전 왠지 그게 더 걱정인데요?ㅎㅎ
괜찮으신 거죠?

맞습니다. 친절한 분을 뵈면 정말 그런 생각 들어요.
그러면서 세상엔 착한 사람도 많은데 왜 자꾸 악해지는 걸까 싶기도 하구요.
그래서 사람을 일컬어 영물이라고 하는가 봐요.ㅠ

페크pek0501 2019-03-30 15:41   좋아요 1 | URL
아, 그거 ㅋㅋ 이상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썼다가 뺐습니다. 문맥이 다른 데로 흐르는 것 같아서요.

착한 사람도 많고 악인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주로 티브이 뉴스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많이 보도하니까 인간에 대해 실망하게 되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오늘은 공기가 맑아 좋은 것 같습니다. 벌써 산책하고 들어왔답니다.
스텔라 님도 오늘 미세먼지가 없으니 산책해 보세요. 글을 쓰는 사람은 특히 산책을 해야 합니다. 여러 풍경을 보면 상상력이 생긴다고 하니까요.
폰에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며 걸으면 한 시간이 금방 갑니다. 좋은 하루가 되시길...

서니데이 2019-03-30 2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려심이라는 건 어른스러운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하고 싶은대로 하지 않는 것이 되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만, 조금 더 배려를 잘 하는 분을 보면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동안 저를 위해 좋은 마음을 전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도 들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3-31 12:34   좋아요 0 | URL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실천하기, 라는 걸 어느 책에서 봤습니다. 바람직하지만 귀찮은 일을 말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순 없겠지요. 그렇다면 저는 세수도 안 할 겁니다. ㅋ 세수도 귀찮을 때가 있으니까요.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 이것이 최고의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붕붕툐툐 2019-03-30 2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친절에 대한 글만 읽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 더 친절해질 힘을 얻고 갑니다^^

페크pek0501 2019-03-31 12:37   좋아요 0 | URL
조금 더 친절해질 힘을 얻는 건 좋은 일이지요.
남에게 친절한 것은 사실 자기 자신에게 좋은 일이 됩니다. 친절을 베풀 때 인상 쓰고 베푸는 사람은 없고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니까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