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넘쳐서 책장에 못 들어가고 있는 책들

 

 

 

 

1. 하나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
대체로 인간은 어느 하나에 몰입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시시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글쓰기와 책에 빠지게 된 날부터 지금까지 다른 것에는 내 마음을 길게 빼앗겨 본 일이 없으니.

 

 

책을 구입하는 돈은 아깝지 않아 사고 싶은 책을 다 사게 된다. 책을 자꾸 사들이는 나를 보고 애들이 한마디씩 한다. 책을 그만 사고 차라리 옷을 사라고. 애들이 말하는 건 종이책이다.

 

 

최근 10개월 동안 오디오북을 13만 원어치 구입한 걸 애들은 모른다. 계산을 해 보니 정확히 129,510원어치 오디오북을 구입했다. 오디오북으로 들어서 만족스러운 것은 종이책을 또 구입했으니 이중으로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오디오북의 장점은 반복해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종이책을 읽다가 눈이 피로해지면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어 좋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2. 사람 나름이다 :
부자들이 갑질을 한다고 해서 모든 부자들이 그러는 것은 아니다. 부자여서 오만할 수도 있고 부자여서 너그러울 수도 있다. 가난해서 마음이 비뚤어질 수도 있고 가난해서 어려운 이웃을 배려할 수도 있다. 결론은 사람 나름이라는 것. 그러므로 인간에 대해 이해하려면 인간의 전체적 특성과 개별적 특성을 모두 알아야 한다. 그래야 완전한 이해에 가까워질 수 있다.  

 

 

 

 

 

 

3. 자신을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가 : 
예술가들 중에서 하도 기이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나의 나쁜 점을 발견하면 내가 예술가적 기질을 가져서 그런 거야, 라고 합리화를 하곤 한다. 예민한 것도 사교성이 없는 것도 다 예술가를 닮아서, 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각도를 달리하면 나처럼 둔한 사람이 없고 나처럼 사교적인 사람이 없다. 결론은 나를 명확히 규정하기 어렵다는 것.

 

 

 

 

 

 

4. 게으름을 사랑하기로 :
화장지가 떨어져서 화장실에서 화장지 대신 크리넥스를 사용하고 며칠 지나서야 마트에 가서 화장지를 비롯하여 이것저것 사서 배달시키고 왔다. 이 게으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그냥 게으름을 사랑하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부지런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버리기로 했다.

 

 

 

 

 

 

5. 어느 위치에서 볼 것인가가 관건 :
오래된 역사서는 남성들이 쓴 것이 대부분이기에 사실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 누구의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내용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적의 우두머리를 죽이는 일이 자국에서 보면 영웅이지만 상대국에서 보면 나쁜 놈이 된다.

 

 

며칠 전 극장에서 ‘알라딘’이라는 영화를 보는 중 좋은 대사 하나가 귀에 들어와 박혔다. "사과를 훔치면 도둑이 되지만 나라를 훔치면 왕이 되지."

 

 

 

 

 

 

6. 함께 비를 맞는다는 것의 의미 :
비를 맞는 친구에게 우산을 씌어 주는 게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 가장 좋은 친구라고 한다. 함께 비를 맞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렇게 해석해 봤다. 밖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면서 며칠 동안 농성을 하는 친구가 있을 때 이것이 비를 맞는 상황이다. 이럴 때 좋은 친구가 되려면 함께 비를 맞기. 즉 텐트에서 그 친구와 함께 잠을 자고 농성을 하며 동고동락을 하는 것. 그러니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내가 요즘 아끼는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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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06-11 2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의 책들
이 연상되네요.

회사 곳곳에도 짱 박아 두었는데 치우
라는 압박이 대단하네요.

페크pek0501 2019-06-11 22:06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 님도 그러시군요. 하하~~
책이 너무 많아서 그 무게로 집 건물이 무너질 것 같아 이사를 했다는 일본 작가가
생각나네요. 그래도 저는 몇 달 전 수십 권을 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저 모양입니다.

오디오북은 폰으로 결제하고 폰에 저장해서 사용하니까 부피와 무게가 없으니 좋더군요. 오디오북을 구입하신다면 홍영란 성우의 것을 추천합니다. 정말 잘 읽어 줍니다.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무도회가 끝난 뒤‘를 들으시면 오디오북에 반하실 겁니다. 저는 종이책으로 사서 또 읽었답니다.
굿~ 밤~ 되시길...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이수역에 ‘알라딘 중고 서점’이 생겼다고 해서 가 보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매장이 컸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자주 가 보게 될 것 같다.

책 구경을 좋아한다.

 

 

 

그런데 나는 새 책으로 구입하고, 중고 책을 애용하는 건 우리 식구들일 것 같다.

중고 서점이 생겼다니까 딸과 남편이 무척 반가워하는 걸로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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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 초상권 침해를 운운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사람이 없을 때 빨리 찍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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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쟁이 2019-05-26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수점 꽤 넓은데요. 전 좁긴해도 커피를 홀짝이며 책을 볼수 있어서 합정점을 애정해요 ^^

페크pek0501 2019-05-26 22:00   좋아요 1 | URL
예. 제 예상보다 넓더라고요. 사진은 더 넓게 나왔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지하철 역 지하에 있기 때문에 지하철 이용자들 눈에 잘 띌 것 같습니다.

애정하는 곳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요즘은 서점마다 편히 책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습니다.

댓글, 감사히 받았습니다. 내일부터 한 주 즐겁게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9-05-27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수역의 알라딘 서점도 근사하네요. 사진으로 보는데도 책과 다양한 상품이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구경하고 왔어요. 사진을 조금 더 찍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이 페이퍼 보면서 많이 듭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페크님,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5-29 09:42   좋아요 1 | URL
예. 근사하더라고요. 사진을 많이 찍어야 그중 맘에 드는 걸 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 같은 장면을 각도를 달리해서 많이 찍는 편이에요.
그리고 이벤트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올려 봤습니다.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고... ㅋ

요즘 더위가 주춤해서 괜찮은데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지 걱정이 되네요.
영양 풍부한 음식을 드시고 더위 잘 이겨 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5-31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새 서점의 이벤트가 있다니,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까지 5월, 그리고 내일부터는 6월이라서 인사드리러 왔어요.
이제는 진짜 더워지는 날들이 더 많아지겠네요.
며칠 전 비가 온 다음부터 조금 시원해져서 좋은데, 더워질 생각을 하면 벌써 마음이 여름입니다.
6월에는 더 좋은 일들 많은 한 달 되시면 좋겠습니다.
페크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06-02 12:22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아무래도 이 여름에도 역시 책 속으로 들어가 더위를 잊으며 지내야 할 것 같아요. 책은 많이 사 두었으니 걱정 없네요.ㅋ

서니데이 님에게도 좋은 일 가득한 6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
감사합니다.


icaru 2019-06-19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가까운 곳에 사시나 봅니다 ^^ 근데 저는 아직도 안 가봤어용 ㅠㅠ;;

페크pek0501 2019-06-21 22:46   좋아요 0 | URL
아, 예. 집에서 몇 정거장만 가면 되니 가깝다고 볼 수 있지요.
알라딘 중고서점이 여러 군데에 있는데 저도 처음 가 봤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제목 : 글을 왜 쓰는가

 

 
지금의 이 시대는 작가만 글을 쓰는 시대가 아니다. 작가가 아닌 사람들도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책을 낸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일까. 사람마다 글 쓰는 이유가 각각 다를 것이므로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중 두 가지만을 뽑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자기 자랑을 하기 위해서인가, 재미있어서인가. 글을 왜 쓰는가.


 
첫째, 자기 자랑을 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는 견해가 있다
 


첫째, 자기 자랑을 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는 견해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글을 쓰는 목적 중 하나는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다. 책을 통해서든 블로그를 통해서든 글 쓰는 사람은 남에게 읽히는 것을 염두에 두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여기엔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 허영심이 끼어 있을 수밖에 없다. 자신의 글쓰기 능력 또는 지적 능력을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지하생활자의 수기》에서 이렇게 썼다. “의젓한 인간이 진심으로 만족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화제란 도대체 무엇일까? 답 –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다.”라고.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관해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최인호 작가는 오래전 한 일간지(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왜 (사뮈엘) 베케트니 이런 작가들이 인터뷰를 안 하는지 알겠어. 인터뷰라는 건 자기 미화야. 100% 자기 미화. 난 옛날부터 인터뷰를 많이 했지만 동시에 싫었어. 나온 기사를 보면, 진짜 내 얘기가 아니야. 남에게 보여지는 내 얘기였어.”


 
여기서 ‘자기 미화’란 ‘자기 자랑’인 셈이다. 신문 인터뷰뿐만 아니라 TV 출연에서도 ‘자기 자랑’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야기를 나누는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은 자신의 생활을 소개하며 자신의 집, 부부 금실, 음식 솜씨 등을 자랑스럽게 공개한다. 한결같이 집은 멋지게 꾸며져 있고, 부부 금실은 좋으며, 음식 솜씨는 최고임을 보여 준다. 결국 ‘자기 자랑’이다. 의사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그가 TV에 출연해 하는 일은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지식과 정보를 줌으로써 자기 자신의 강점을 알리는 일 다름 아니다. 그래서 어느 의사는 유명 인사가 되기도 하는데 그러면 그가 근무하는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 수가 증가한다고 한다. 정치가가 출연하면 그가 출마할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하여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작가가 출연하면 그가 쓴 책의 판매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랑하고 싶은 욕구는 TV에 출연하는 사람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주부들에게서도 나타난다. 주부들이 모이는 친구 모임엔 남편 자랑과 자식 자랑이 단골 화젯거리가 된다. 버트런드 러셀의 《런던통신 1931-1935》에 이런 글이 있다. “평균적인 유부녀는 다른 유부녀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사는 듯하다. 그녀는 자기 남편이 그들의 남편보다 부유하고 자기 자녀들이 그들의 자녀들보다 성공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고자 애를 쓴다. 부유한 유부녀라면 집안 관리와 인테리어에 있어 이웃들보다 나은 취향을 과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글을 쓰는 사람들이나 TV 출연을 하는 사람들이나 보통 주부들이나 모두 자기 자랑을 하고 싶어 한다. 자신의 어떤 점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모두가 갖고 있는 것이지 글 쓰는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글 쓰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자랑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것은 부분적으로만 맞는 말이다. 다시 말해 ‘글을 왜 쓰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자기 자랑을 하고 싶어서'라고 볼 수만은 없다. 남으로부터 인정받거나 자신을 자랑할 방법은 글쓰기말고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글쓰기 자체의 재미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견해가 있다

이에 대해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둘째, 글쓰기 자체의 재미 때문에 글을 쓴다는 견해가 있다. 이에 대해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글쓰기를 악기 연주와 비교할 수 있다. 누구나 피아노나 기타를 훌륭하게 연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만 결국 그 악기에 대한 흥미를 가진 자만이 악기를 다룰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더라도 글 쓰는 재미를 아는 자만이 글을 쓸 것이다. 따라서 글을 쓰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조건은 글쓰기 그 자체가 재미있게 느껴져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서만 글을 쓴다면 일기를 쓰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일기의 독자는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나도 일기를 쓰는데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그냥 글쓰기 자체가 좋아서 쓰는 것이다. 오히려 누군가가 볼까 봐 꼭꼭 숨겨 둔다. 이럴 때 일기는 나만의 비밀스런 세계 속에서 작은 행복을 갖게 한다. 매일 쓰는 건 아니지만 며칠에 한 번씩 꾸준히 써 온 게 삼십 년 이상이 되었다.


 
글쓰기엔 분명히 문장과 문단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있다. 적합한 낱말의 선택, 그것들의 조합, 직유나 은유로 문장을 묘사, 그것들의 배치, 문단 구성 등을 하는 행위는 마치 퍼즐놀이를 하는 것처럼 흥미롭다. 노트에 볼펜으로 글을 쓰는 것도 좋지만 컴퓨터로 글을 쓸 때 자판을 두드리는 재미가 있다. 자판을 두드릴 때 나는 소리를 들으며 글을 쓰는 것은 일종의 재밌는 놀이다.


 
조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에서 작가들이 글을 쓰는 큰 동기를 네 가지로 제시했는데 그중 하나로 ‘미학적 열정’으로 인한 즐거움을 들었다. 그것에 대한 설명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미학적 열정 :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 혹은 말의 아름다움과 말의 적절한 배열이 지니는 아름다움을 지각하기. 하나의 소리가 다른 소리에 주는 영향을 인지하는 즐거움, 좋은 산문의 단단함을 알아보고 좋은 이야기의 리듬을 인지하는 즐거움, 가치 있다고 느껴지는, 그래서 놓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어떤 경험을 공유해 보려는 욕망.”


 
확실히 글쓰기에는 강한 매력이 있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왜 연애를 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연인들은 ‘만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어서’라고 말할지 모른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사람도 ‘쓰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어서’ 글을 쓴다고 할 수 있다. 글 쓰는 사람들에겐 이 세상에서 글쓰기만큼 유혹적인 일이 없다. 만약 더 유혹적인 게 있다면 글 쓸 시간에 그것을 할 것이다.


 
직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든 취미로 글을 쓰는 사람이든 그들은 글쓰기의 재미에 푹 빠진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나도 지금 이 순간 행복 속에 있다.

 

 

 


* 어느 플랫폼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 24번째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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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넣은 책들)
도스토예프스키는 《지하생활자의 수기》
버트런드 러셀의 《런던통신 1931-1935》
조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

 

 

 

 

 

 

 

 

 

 

 

 

 

 

 

 

 

 

 

 

 

 

이수역에 ‘알라딘 중고 서점’이 생겼다고 해서 가 보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매장이 컸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집에서 가까우니 자주 놀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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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지나가다가 빨간 장미꽃이 눈에 띄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남겼다.

 

이렇게 예쁘게 피어나다니!

 

감탄의 순간을 남길 수 있다는 게 기뻤다.

 

5월이 가고 있다.

 

장미꽃도 자취를 감춘 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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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장미꽃을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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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지인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남들 말고 내 눈에 만족할 만한 글을 써 보는 게 소원이에요. 그게 안 돼요.”

 

 

그때 난, 건방 떨고 있네, 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말이 내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공감할 수 없었으니까.

 

 

오랫동안 글을 써 오다 보니 글 수준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글을 보는 안목이 높아졌나 보다. 나도, 남들 말고 내 눈에 만족할 만한 글을 써 보는 게 소원이 되었다. 이젠 내가 건방 떨게 된 것이다.(그러니까 남에 대해 흉을 보면 안 된다. 언젠가는 자신도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

 

 

칼럼이라고 쓴 내 글들에서 결점이 보인다. 내용은 좋은데 재미가 없거나, 재미는 있는데 사유와 성찰이 빠져 있거나, 좋은 내용과 재미를 갖추었다 싶으면 글이 길고 구성이 엉망이고, 다 괜찮다 싶으면 밑줄을 그을 만한 좋은 문장이 없다.

 

 

그러니 내 눈에 ‘이건 완벽한 글이야.’라고 생각되는 칼럼을 써 보고 싶지 않겠는가. 

 

 

내가 완벽한 칼럼이야, 라고 생각한 글을 퍼 왔다. 다음 글이다.

 

 

....................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 <84> 푸른 눈과 하얀 피부

 

 

푸른 눈을 갖고 싶은 소녀가 있다. 소녀는 영화에 나오는 백인 여자들의 눈이나 자기가 갖고 있는 백인 인형의 눈을 닮고 싶다. 그렇게 되면 모두에게서 사랑을 받을 것 같고 폭력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비현실적이지만 허황한 생각만은 아니다. 푸른 눈을 가진 백인이었다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인간답게 살았을 테니까.

 

 

흑인 소녀의 이름은 피콜라. 노벨 문학상 수상자 토니 모리슨의 ‘가장 푸른 눈’에 나오는 인물이다. 소녀가 꿈을 이루는 것은 다시 태어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소녀는 자신이 푸른 눈을 갖게 됐다고 믿는다. 결국 미친 것이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라서 아득한 과거의 일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피부색이 차별의 이유가 되는 미국 사회니까.

 

 

어디 미국뿐이랴. 차별은 이 세상 어디에나 있다. 우리에게도 있다. 김재영의 소설 ‘코끼리’를 보면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코끼리의 나라 네팔에서 온 아버지와 조선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피부가 까무잡잡한 소년. 소년은 다른 한국인들처럼 피부색이 옅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면 보호색을 띤 나방처럼 한국인들 사이에서 눈에 띄지 않게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왕따’가 되거나 아이들이 쏘는 BB탄 장난감 총의 표적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아침마다 표백제를 풀어 세수를 하고 저녁이면 거울을 보며 얼굴이 얼마나 하얘졌는지 확인한다.

 

 

미쳐버릴 정도로 푸른 눈을 갖고 싶어 하거나 피부색이 옅어지기를 바라며 표백제로 세수를 하는 일이 현실에서 그리 흔한 일은 아닐지 모른다. 그러나 다소 과장되어 보이는 스토리 뒤에는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차별과 상처의 그림자들이 아른거린다. 그 그림자들을 조금씩이라도 걷어내려는 노력, 바로 이것이 공동체의 윤리적 역량이다.

 

 

문학평론가 · 전북대 교수
....................

 

 


원문은 이것이다.
http://news.donga.com/3/all/20190416/95085130/1

 

 

 


동아일보(2019-04-17)의 오피니언 지면에 84번째 연재된 왕은철 님의 짧은 칼럼이다. 4.8매의 글이니 이백 자 원고지 다섯 장이 안 되는 글이다.

 

 

두 개의 소설을 가지고 딱 네 문단의 글로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내용 면에서 깊은 울림이 있고 형식 면에서 글이 깔끔하고 완벽하다는 느낌을 준다. 나도 흉내 내어 써 보려 했으나 불가능했다. 이런 글은 고수만이 쓸 수 있는 글인 것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연재되는 글이기에 수요일이 되면 신문을 펼칠 때마다 이번엔 어떤 글을 볼 수 있을까 기대하게 된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나는 왕은철 님의 광팬이 되었다. 연재한 글들을 묶어 책으로 출간하면 좋겠다. 당연히 구입할 것이고 책이 닳도록 읽을 것이다. 

 

 

쉽게 쓴 것 같고 쉽게 읽히는데 막상 써 보려고 하면 그렇게 쓰기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되는 것. 그것이 고수의 글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한 번역가이기도 한 왕은철 님의 책을 찾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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