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의 부자

 

「나, 한때 부자였다. 꿈의 부자, 게으른 몽상가, 그 푸른 스무 살 시절, 나는 얼마나 많은 것이 되고 싶었던가. 내가 지나온 지난 이십 년은 그 많던 꿈들을 버려 온 시간이었다. 클랙션 대신 트럼펫을 부는, 대륙을 횡단하는 트레일러 운전사, 자전거를 타고 노을진 논길을 달려오는 시골학교 선생, 산림 감시원, 태평양을 횡단하는 요트 운송 요원, 실크로드 도보 여행, 칠레 종단 열차 여행, 마다카스카르 총독… . 나는 꿈을 꾸었으나, 꿈은 나를 꿈꾸어 주지 않았다. 시와 영화 보기, 그리고 ‘단순한 삶, 깊은 생각.’ 이것이 마지막 남은 나의 꿈이다.」
- 이문재, <바쁜 것이 게으른 것이다>, 94~95쪽.

 

 

나도 꿈의 부자였다. 꿈이 많은 것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내 능력에 상관없이 되고 싶은 게 얼마나 많았고, 많은지...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수필가가 되고 싶었다. 문학 쪽으로 소질이 없음을 깨닫고는 비문학 쪽으로 관심을 돌려 신문 논설위원이 되고 싶었고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매료되어 칼럼니스트가 되는 게 희망 사항이 되었을 때 알았다. 내가 가야 할 길을 긴 세월 동안 뺑뺑 돌아서 왔다는 것을.

 

 

정치 칼럼에서만 자기의 의견을 담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정치 영역보다 생활 영역에서 의견을 내고 싶은 게 나에겐 훨씬 많았다. 그래서 ‘생활 칼럼’이라고 이름을 붙여 쓰기 시작했다. 드디어 작년과 올해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어느 인터넷 매체에 내 글이 실리게 되었다.

 

 

희망할 게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는 데 위로가 되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삶은 생기가 없고 무미건조하다고 여기므로 난 다시 인생을 산다고 해도 꿈의 부자가 되고 싶다.

 

 

꿈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하는 일은 없었다. 방향을 바꾸어 다른 꿈을 갖고 살면 되었기에. 

 

 

 

 

 


2. 내가 바라는 것 두 가지

 

첫째, 현대 무용을 이제 기운이 달려 할 수가 없네, 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싫증이 나서 그만두기를 바란다.

 

 

둘째, 글쓰기를 이제 기운이 달려 할 수가 없네, 하는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싫증이 나서 그만두기를 바란다.

 

 

좋아하는 것을 늙어서 또는 몸에 병이 생겨서 중단해야 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2020년에도 현대 무용과 글쓰기를 즐기면서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 

 

 

 

 

 


3.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 
 
흔히 글을 쓸 땐 솔직하게 쓰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솔직하게 글을 쓰고 나면 내 글에서 자만심 같은 게 느껴져서 공개하기가 꺼려진다. 솔직하면서도 겸손한 글을 써야 할 텐데 아직 그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한참 뒤에 알았다. 이것은 단순히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 수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 좋은 인생을 살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실 우리 인간이 가진 감정 중에 ‘자만심’만큼 굴복시키기 힘든 것도 없다. 감추려 해도 때려 눕혀도 숨통을 막고 눌러도 자만심은 살아남아서 여기저기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쓰는 이 글에서도 그것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완전히 극복해 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내가 겸손하다고 하는 자만이니까.」
- 벤저민 프랭클린, <프랭클린 자서전>, 171쪽. 


 
글을 잘 써서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 부럽지만 부담스러워 그 정도를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보다 글 실력이 늘어나서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신문에 가끔 글이 실리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더불어 알라딘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자만하지 않고 겸허한 필자였으면 한다.

 

 

 

 

 

 

 

 

 

 

 

 

 

 

 

 

 

 

 

 

 


「“난 이런 의문이 듭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들이 한갓 환영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그들의 삶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역겨움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유일한 것은 인간이 이따금씩 혼돈 속에서 창조한 아름다움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들이 그린 그림, 그들이 지은 음악, 그들이 쓴 책, 그들이 엮은 삶. 이 모든 아름다움 중에서 가장 다채로운 것은 아름다운 삶이죠. 그건 완벽한 예술 작품입니다.”」
- 서머싯 몸, <인생의 베일>, 266쪽.

 

 

아름다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 글은 곧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글도 좋고 감동적인 글도 좋지만 무엇보다 품격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고매한 인품을 가지고 훌륭한 인생을 살아야 품격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안다. 내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내가 글쓰기에 싫증이 나지 않고 자꾸 끌리는 모양이다. 마치 짝사랑하는 상대를 놓아 버릴 수 없는 것처럼 글쓰기를 놓아 버릴 수 없나 보다.

 

 

 

 

 

 

4. 메리 크리스마스!

 

 

 

 

 

2019년의 마침표를 찍기 전에 드리는 말씀.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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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22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사진속의 반짝이는 전구로 장식된 나무가 예뻐요. 차가운 겨울이라 따뜻해보이고요.
좋은 주말,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19-12-23 00:04   좋아요 1 | URL
예. 서니데이 님, 즐거운 시간 많이 가지시길 바랄게요.
크리스마스는 연말과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종교와 상관없이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어져요. 보통 날과 똑같이 보내면 억울할 것 같고...
댓글,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AgalmA 2019-12-23 0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만하지 않고 겸허히 쓰시려는 마음 자세가 되어 있으시니 걱정 없겠네요.
크리스마스, 연말 재밌게 보내시고 내년에 좋은 글로 또 뵈어요/

페크pek0501 2019-12-23 11:04   좋아요 0 | URL
오! 반갑습니다.
겸허하게 쓰려고 자세를 가져도 결과적으로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인간인지라...ㅋ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군요. 좋은 시간을 가지세요...
내년에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댓글에서 자주 만나요.
감사합니다.


hnine 2019-12-23 0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을 이룬 사람보다 꿈을 품고 사는 사람의 모습이 더 아름다워요. 제 생각입니다 ^^

페크pek0501 2019-12-23 11:06   좋아요 0 | URL
저도 꿈을 꾸고 있을 때가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로또 복권의 당첨 확률만큼
불가능한 꿈이라도 꿈이 있으면 목표가 생기거든요.
감사합니다.

비연 2019-12-23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리 크리스마스!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 .. 이라는 말을 가슴에 살포시 담으며.

페크pek0501 2019-12-23 11:08   좋아요 0 | URL
비연 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글이 필자와 일치가 되지 않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만,
80프로 이상은 그 사람을 나타내는 것 같아요.
좋은 인생을 사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예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9-12-23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해를 돌아보며 또 여러가지 생각이 들지만 단 한 가지로 귀결되네요.
좋은 말씀 옳은 말씀에 동감하며 또 겸허하게 한발짝씩 나아가야겠다고 생각해요.
발레하는 칼럼니스트 페크님에게도 미리 크리스마쑤~~

페크pek0501 2019-12-23 11:11   좋아요 1 | URL
반가운 프레이야 님.
발레하는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어요. 노력은 하려고요.
그러나 인생에는 반전이 있는 법. 그 반전을 기대해 봅니다.
일이 술술~~ 풀리는 새해를 맞이하시는 프레이야 님이 되길 바랍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잘 보내시고요...
고맙습니다.

빵굽는건축가 2019-12-23 11: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 읽으니
힘이나요.
좋은인생이 어떤 것인지 정의하긴 모하겠지만
자만심이 제멋대로 나돌아 더니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
메리 크리스마스.

페크pek0501 2019-12-25 23:13   좋아요 1 | URL
힘이 나신다니 기쁩니다. .
예. 자만심만 잘 다스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2019-12-23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5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9-12-23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지내시죠?^^
품격있는 글쓰기라니 전 언감생심입니다. 저는 앞뒤가 맞는 글이라도 잘 쓰고 싶어요.^^;;
님따라 발레도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사실 여기는 사교육 받을 환경이 별로에요.ㅠㅠ
어쨌든 늘 자극을 주시는 페크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기 바라고 새해에는 뜻하시는 대로 글이 술술 써지시길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9-12-25 23:19   좋아요 0 | URL
라로 님.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원래 제가 품격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런 걸 꿈꾸어 본답니다. 인간이란 가질 수 없을 때 더 갖고 싶은 법이잖아요.

라로 님도 하시는 일이 술술~~ 풀리시길 바라고 응원하겠습니다. 한 곳에 꽂혀서
뭔가 열심히 시도한다는 게 멋진 일 같아 보입니다.
도전하는 게 없다면 삶이 좀 시시하죠.
저는 내용상 말이 안 되는 글을 가끔 씁니다. 어쩔 수 없이 제 바닥이 보일 때가 있어용. 헤헤~~
메리 크리스마스!!!

cyrus 2019-12-23 2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글이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는 분이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글을 쉽게 쓰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페크님,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9-12-25 23:2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남들이 읽기 쉽게 쓰기도 어려운 일이죠. 자기 자신만 아는 글을 저도 쓸 때가 있답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읽어 봐야 하는 걸 잊을 때가 있어요.
어떤 글은 읽으면 고칠 곳이 나오고 또 읽으면 고칠 곳이 또 나오고 그래요.

어려워서 글쓰기에 빠지나 봅니다. 저의 경우.

뜻깊은 연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19-12-24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십이월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네요 21일에는 열흘 남았다 생각하니 조금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해가 바뀌고 새로운 달이 오면 좀 낫겠지요 해가 바뀌고 달라지는 게 없다 해도 마음은 새롭게... 저는 그래도 새해가 오면 바뀌는 게 있고 이런저런 계획을 짜는 분도 있겠군요

지금도 앞으로도 페크 님이 하고 싶은 거 하시면 좋겠습니다 발레를 해서 몸뿐 아니라 마음도 건강하실 듯하네요 그게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성탄절 마음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2-25 23:25   좋아요 1 | URL
며칠 남지 않아 더 소중한 시간들이죠. 새해 계획을 잘 짜서 잘 실천하여
알찬 새해를 보내고 싶다가도 대충 살자, 이렇게 됩니다. 하하~~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그래요.
어쨌든 과로는 하지 않고 살려고 합니다. 건강은 소중하니까요.

저도 건강이 늘 따라줘서 하고 싶은 것 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또 댓글로 만나요.



서니데이 2019-12-26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크리스마스 휴일 잘 보내셨나요.
올해의 남은 날이 조금 남았습니다.
남은 시간 좋은 일로 가득한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9-12-27 19:29   좋아요 1 | URL
반가운 서니데이 님.
서니데이 님도 올해 남은 날들을 잘 보내시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진심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김봉곤의 소설집 <여름, 스피드>.

 

 

그 표제작 ‘여름 스피드’에 대한 리뷰.

 

 

1. 두 남자의 연애 이야기
1인칭 시점의 소설로, 떠오른 기억의 편린들을 이어붙여 쓴 듯한 인상을 준다.

 

 

연인이 필요한 ‘나’와 친구가 필요한 영우. 두 사람이 연인이 될 수 없는 것은 한쪽에서만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는 6년 전 사귀었던 영우와 재회를 하게 되어 설레었으나 결국 ‘나’는 영우를 짝사랑한 것임을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끝난다. 진전이 없는 똑같은 상황에 ‘나’는 비탄에 젖는다. 

 

 

 

 

  


2. ‘나’의 성적 취향을 보여 주는 대목
(...) 그렇게 화가 나고 슬프고 외롭고 두려웠던 밤, 학교 동료 중에 나와 잘 사람은 없었기에 나는 취한 채 종로에 나가거나 이태원으로 달려갔다. 팔십 킬로가 넘으면 웬만하면 잤다. 구십 킬로가 넘으면 얼굴도 안 봤다. 직선거리가 가까웠던 한 사람과는 택시를 잡고 또 타고 가는 시간이 아까워 소렐 부츠를 껴 신고 산을 넘어가서는 섹스를 했다. 거의 중독이라고 생각할 만큼 나는 그 시기에 섹스에 열을 올렸다. 내 명쾌한 취향에 감사하면서.(64~65쪽)

 

 

 

 

 

 

3. ‘나’는 영우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었다
그러니까 그 시기, 류지의 생일날 영우와 나는 인사동의 한 막걸릿집에서 만났다. 류지가 데려온 영우를 보자마자 나는 자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애만 좋다면 뭔들.(65쪽)

 

 

 

 

 

 

4. ‘나’는 만나 본 남자 중에 영우가 최악이었으며 최고였다
그만큼 좋아했기에, 사랑하는 마음이 깊었기에 느끼는 배신감이 아니라 하는 짓이 괘씸하고 악랄했다. 그리고 딱 그런 만큼 매혹적이었다.(65쪽)

 

 

 

 

 

 

5. 다시 만나게 된 ‘나’와 영우와의 관계를 잘 보여 주는 대목
“형, 사실은 친구가 되어달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나는 영우의 눈을 마주보다 곧바로 대답할 수 없어 물 아래로 한 차례 깊이 들어갔다 나왔다.
“넌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물론이에요. 저는 그러고 싶고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믿어요.”
“누구 맘대로?”
섹스는 하기 싫고, 고매한 너의 취향에 맞춰줄 말 상대는 필요하고, 앞으로 네 입장에서 잘될 위험은 없는 남자를 찾고 있었던 거니?

“넌 날 좋아하지 않았어. 그건 잘못이 아니야.”
“맞아요. 인정할게요.”
“근데 친구가 되어달라는 말에는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87~88쪽)

 

 

 

 

 

 

6. 영우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알고 ‘나’는 생각한다
영우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때, 그건 오직 한 사람이 날 거부한 것이었지만 나는 세상 모든 사람으로부터 거절당한 기분이 들었다.(90쪽)

 

 

 

 

 


7. 이 소설과 관련하여 쓰다
모든 인간관계는 권력관계를 형성한다. 그래서 한 쪽이 강자라면 한 쪽은 약자가 된다. 예를 들면 연인 관계에서는 더 사랑하는 자가 약자가 되고 덜 사랑하는 자가 강자가 된다. 수많은 연인이 헤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두 사람의 사랑의 크기가 같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사랑을 더 하는 자과 사랑을 덜 하는 자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고 싶을까? 우리는 대체로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기 바라면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길 바란다. 설령 마음의 고통이 따른다고 해도 말이다. 왜냐하면 달콤한 행복은 사랑을 받는 데에 있지 않고 사랑을 하는 데에 있는 것이므로.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어떤 것은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연인의 경우에만 해도 그렇다. 연인은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큰 고통을 주는 존재다. 서로 사랑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즐거움을 얻을 수 있지만, 다툼이나 이별로 인해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 천국에도 갈 수 있고 지옥에도 갈 수 있게 해 주는 게 연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다른 예를 들면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음식을 먹는 일’이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우울증 환자는 식욕이 전혀 없어 ‘음식을 먹는 일’이 고통스럽다고 한다. 나도 경험한 게 있다. 아이를 낳은 뒤에 미역국과 밥을 먹어야 할 때 느꼈던 것. 산모로서 내 몸을 생각해서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먹기 싫을 수가 없었다. 억지로 먹는 게 고통스러웠다. 이것을 성행위로 예를 들 수도 있겠다.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성행위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라면 고통받는 일일 수 있다.

 

 

이렇게 인간의 두 가지 욕구인 식욕과 성욕은 때로는 큰 행복과, 때로는 큰 불행과 연관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행복을 주는 어떤 것은 불행을 주기도 한다. 연인이란 존재처럼 말이다. 

 

 

“그 사람은 내게 주는 고통이나 즐거움에 의해서만 정의될 것이다.”라는 롤랑 바르트의 말을 ‘연인이란 극과 극을 오가게 만드는 존재이다.’라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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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19-12-07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 <행복>에 나오는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하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서로 마음이 딱 맞으면 좋을 텐데, 그런 일은 아주아주 가끔이 아닐까 싶어요 그건 어떤 사이에서든 비슷한 듯도 합니다

괴롭다면 그만두는 게 좋을 듯한데... 그러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2-08 11:57   좋아요 0 | URL
서로 마음이 딱 맞는 일이 어쩌다 생기는 일이라서 다행인지도 모르죠.
그런 일이 자주 있으면 남녀의 경우, 누구랑 결혼할지 모를 것 같아서요. 이 사람과도 맞고 저 사람과도 잘 맞고...ㅋㅋ

괴롭다면서 그만두지 못하는 것. 자기 마음이 갈 때까지 해 봐야 후회가 없을지도...

12월이 가고 있군요. 하루하루가 소중한 날임을 느낍니다.
이 해의 마지막 달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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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소설집 <대성당>의 표제작에 대한 리뷰이다. 

 


1. 줄거리 
아내의 친구인 맹인(남자)이 ‘나’의 집에 방문한다. ‘나’는 달갑지 않다. 맹인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셋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아내가 잠들어 버린다. 맹인과 ‘나’는 둘이서 얘기를 나누다가 TV를 통해 여러 대성당에 대해 말하는 방송을 듣게 된다. 맹인은 TV 화면의 대성당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나’에게 대성당이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해 달라고 부탁한다. ‘나’는 대성당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는데 잘 설명할 수가 없다. 맹인이 ‘나’에게 대성당을 종이에 펜으로 같이 그려 보자고 한다. ‘나’는 눈을 감고 맹인이 되어 대성당을 그리면서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는 경험을 한다.

 

 

 

 

 


2. ‘인간 이해’를 할 수 있는 문장에 대한 나의 코멘트
어떤 소설을 읽든 인간의 특성을 보여 주는 문장에 난 관심이 많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눈이 멀었다는 게 뭘까 생각해보면 영화에서 본 것들만 떠오른다. 영화에서 맹인들은 천천히 움직이고 웃는 법이 없었다.(287쪽) :
인간은 자기가 아는 정보나 지식만 가지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이 아는 만큼만 타인을 이해하고 그 이해는 잘못된 이해일 수 있다.

 

 

“어쩐지 전에 이미 본 사람 같구먼.” 그가 쩌렁쩌렁하게 말했다.(294쪽) :
맹인이어서 보지 못하는데도 ‘나’를 이미 본 사람 같다고 초면 인사를 할 만큼 맹인은 유머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것은 맹인이 맹인인 점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임을 말해 주고 있다. 인간은 같은 처지에 있더라도 각기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름을 알 수 있다.

 

 

“기차 여행은 어떻게, 좋았습니까?” 내가 말했다. ”그런데 어느 쪽에 앉으셨나요?“(294~295쪽) :
‘나’는 손님이 맹인이라는 사실을 금방 잊어버리고 기차 안의 오른쪽에 앉았느냐 왼쪽에 앉았느냐에 따라 창밖의 경치가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인간은 타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나는 항상 맹인들에게는 검은 안경이 필수품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사람도 그런 안경을 썼으면 싶었다.(295쪽) :
인간은 추한 것을 보기 싫어하고 아름다운 것만 보고 싶어 할 만큼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3. 이 소설을 읽고 느낀 점
1) 누구에게나 배울 점은 있다 :
‘나’가 맹인에게 도움을 주는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오히려 ‘나’가 맹인이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대성당을 그리면서 맹인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2) 인간은 상대를 피상적으로 볼 뿐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한다 :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이 소설의 ‘나’처럼 눈을 감고 맹인이 되어 그림을 그려 보는 노력 같은 게 없이는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한다. ‘나’는 맹인이 되어 대성당을 그림으로써 맹인이 되면 이렇구나, 하고 조금 이해하게 되며 맹인의 처지가 되어 보는 것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맹인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맹인의 삶과 똑같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3) 우리가 살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타인을 이해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나’는 맹인과 다른 삶을 살기 때문에 맹인을 이해할 수 없다. 일례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사람마다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제각각 다른 삶을 살아서다. 눈사람을 재밌게 만들었던 누구에게는 눈이 즐거운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눈사태로 가족을 잃었던 누구에게는 눈이 끔찍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같은 ‘눈’이지만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니 타인에게는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4. 나의 독서에 도움을 준 대목

의 머릿속에 턱수염이 난 맹인을 잘 그려 볼 수가 있다는 점에서 다시 말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해 준다는 점에서 다음 문장을 뽑는다. 


 
그는 턱수염을 한 번 위로 쓰다듬었다가 놓았다.(303쪽)

 

 

그는 끄덕이다 말고 소파의 한쪽 끝에 몸을 기댔다. 내 말을 들으며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었다.(307쪽) 

 

 

 

 

 


5. 저자의 탁월한 역량은?

‘나’가 눈을 감고 대성당을 그려 나가며 눈이 뜨기 싫을 정도로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 이야기를 생각해 낸 것. 아이디어가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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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9-11-24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만으론 감이 안오는 책이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매칭은 잘 안되네요. 정상인이 맹인에게 배우고 깨닫는 점이 신선합니다. 페크님 리뷰로 이 책도 목록에 추가하겠어요^^

페크pek0501 2019-11-24 22:28   좋아요 1 | URL
후후~~ 반갑습니다.
소설 속 인물처럼 맹인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유머 감각과 여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을 존경합니다. 어떤 불행 속에 있어도 그 따위 불행에 굴복하지 않겠어 하는 비장함이 보이는 게 아니라 아예 그런 불행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고 사는 것 같은 사람이 저는 좋습니다.
굿 밤 되세요...

희선 2019-11-25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이 보이는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어떤지 모르죠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겠습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르게 느낀다는 것만 아는군요 장애인과 비장애인만 서로를 모르는 건 아니군요 비장애인끼리도 다르고 장애인끼리도 다르고 다 다르겠습니다 장애인이어서 꼭 도움을 줘야 한다 생각하는 것도 안 좋을 듯해요 도움을 바란다면 돕고 그렇지 않다면 내버려두는 게 좋겠지요 장애인은 스스로 잘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거 보면 대단하다 싶어요 이런 생각도 안 해야겠네요 장애인한테는 그게 평범한 것일 테니...


희선

페크pek0501 2019-11-26 22:28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이십니다. 새겨 들어야 할 말입니다.
나 아닌 남을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닐 터.
저는 요즘 우리 애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밖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는 걸요. 어떤 때는 저 자신도 모르겠더라고요. 무슨 일이 생겨서 제가 하는 생각, 제가 하는 행동을 보고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알 때가 있어요.ㅋ

오늘 날씨가 포근해서 운동 삼아 많이 걸었네요. 겨울은 그래도 더러 따뜻한 겨울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여름은 줄창 더웠는데...
좋은 날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9-11-25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웬만해서 리뷰를 잘 안 남기는 언니가 이렇게 남기신 걸 보면
무척 흥미롭게 읽으셨나 봐요.
저도 읽어봐야 할 텐데 이렇게 못 읽고 있습니다.ㅠ

어딘지 나뭇잎가 아직 빨가네요.
제 방 창문에서 보이는 나무가 2주 전만해도 저렇게 빨겠는데
지금은 누렇게 변하고 잎도 많이 떨어졌어요. 올핸 유난이 붉었는데
좀 아쉽더군요.

페크pek0501 2019-11-26 22:3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제가 리뷰 쓰는 걸 좀 부담스러워하죠. 그래서 스텔라 님처럼 척척 리뷰를 올리시는 분을 보면 존경스럽죠. 저는 어떤 깨달음이나 강렬한 느낌 같은 게 있는 책에 대해서만 리뷰를 쓸 수 있겠더라고요. 다시 말해 나로 하여금 할 말이 많게 만드는 책에 대해서만 쓸 수 있어요. 이런 것도 능력 차이겠지요.

그렇죠. 이 계절에서 저 계절로 넘어가는 고개에서는 항상 어떤 아쉬움이 있는 것 같아요. 여름에서 가을로 갈 때도, 지금처럼 가을에서 겨울로 갈 때도...

전 여름만 빼고 세 계절을 다 사랑합니다...

좋은 날 이어 가십시오. 고맙습니다.
 

커피와 책과 함께 있는 시간.

 

 


<소망 없는 불행>은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페터 한트케의 소설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아들의 입장에서 쓴 것으로 내용은 소설 같고 문장은 에세이 같다. 우아하고 품위 있는 문체가 세련된 분위기를 풍겨서 밑줄을 많이 그으며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문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 맘에 들긴 내게 드문 일이다. 


   
<소망 없는 불행>의 특징으로 내가 느낀 것은 문장에 관한 것이었다. 은유법과 열거법을 사용한 문장이 많았다. 그리고 ‘A는 B를 의미한다.’라는 형식의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은유법 :
창문은 그 집에 사는 사람의 명함이다.(51쪽)

 

 

열거법 :
이 이야기는 공포로 의식이 멈칫하는 순간들에 관한 것이고, 너무도 찰나적이어서 언제나 늦게야 말이 나오고야 마는 경악스런 상황들에 관한 것이며 너무도 끔찍해서 사람들이 마치 벌레처럼 자연발생적으로 의식 속에서 감지하게 되는 꿈속의 사건들에 관한 것이다.(41쪽)

 

 

A는 B를 의미한다 :

이런 환경에서 여자로 태어난다는 것은 애당초부터 치명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떤 경우에도 미래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좋다는 안이함을 의미할 수도 있다.(17쪽)

 

우정이란 기껏해 봐야 서로 친숙한 것을 의미했을 뿐 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걸 의미하지는 않았다.(43쪽)

 

 

 

 

 

 

 

 

 

 

 

 

 

 

 

 


 

이 책에는 표제작을 포함, 두 개의 작품이 담겨 있다.  

 

 

 

 

 

............................................


* 단상

 

1. 시간
오랜만에 글을 올린다. 따져 보니 51일 만에 올리는 글이다. 51일이 휙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이다. 지금처럼 시간의 빠름에 놀라곤 했던 것이 언제부터였던가. 쓰고 싶은 글은 써지지 않고 쉼 없이 가기만 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것이 언제부터였던가.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 연말이, 새 달력을 갖게 되는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게 아쉽게 느껴지는 날이다.

 

 

 

 

 

2. 입장 차이
(내 기억력에 의지하여 말하면) 형제가 있으면 사는 데 얼마나 의지가 되는데, 라고 큰아버지가 생전에 내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당신 자식들(나의 사촌 형제들)과 내가 친하게 지내길 바라면서 하셨던 말씀이었다. 그때 난 나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큰아버지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아버지에게 돈을 꾸었던 게 몇 번이었던가. 그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투었던 게 몇 번이었던가. 물론 갚지 못할 돈이라는 걸 아버지는 알고 계시면서도 계속 꾸어 주셨다. 아버지에겐 형제가 부부 싸움을 하게 만드는 원인 제공자였는데, 큰아버지에겐 형제가 의지가 되는 존재였다니.

 

 

 

 

 

3. 편견
애교가 있는 여성들 중에는 미인이 아닌 경우가 많다. 미인은 굳이 애교를 부릴 필요를 느끼지 않을 테니까. 미인은 접근해 오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에 그중에서 한 명 골라 연애를 하면 된다. 반면에 미인이 아닌 경우에는 접근해 오는 남성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맘에 드는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애교를 부려야 한다. 모든 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편견을 써 봤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을까. 

 

 

 

 

 

4. 누구를 안다는 것
나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에 대해 편견을 가지셨군요.”라고.

 

 

페크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는 것은 페크에 대해 편견이 생겼다는 뜻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전체를 알 수 없고 일부분만 아는 것이므로 남을 올바르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빛깔이 참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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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1-14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흐르면 다른 의미로 해석되고 다가오는 게 있더라구요.

제 방 창문으로 나무 한 그루가 보이는데 지난 주까지만에도 참 붉었는데
비 한 번 오더니 거의 다 떨어지더라구요. 얼마나 아쉽던지,
세월 참 빨라요. 이왕 나이 먹을 거라면 빨리 봄이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해요.ㅋ

페크pek0501 2019-11-14 12:08   좋아요 0 | URL
시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는 건 흔한 일인 것 같아요. 요즘 더욱 그런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당장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르는 거죠.

매를 맞을 거면 빨리 맞자는 마음으로 봄을 기다리시는군요. 저는 가을과 겨울이 좋아요. 봄이 되면 뜨거운 여름이 닥쳐 올 것만 같아 공포를 느낍니다. 몇 년 전부터 여름이 무서워요, ㅋ 그러니 지금의 가을과 겨울을 즐기렵니다. 오늘은 공기도 맑아 날씨가 아주 좋네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빵굽는건축가 2019-11-13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편견에 대한 이야기 저는 편견없이 보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

페크pek0501 2019-11-14 12:09   좋아요 0 | URL
닉네임이 아주 멋지군요.
편견이 전혀 없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편견인지 아닌지를 돌아보는 태도는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19-11-14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오랜만이에요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학 수학능력시험 보는 날에는 늘 추운 듯한데 이번에도 추위가 찾아왔어요 춥지 않은 적도 몇 번 있었을 텐데... 아직 늦가을이지만 겨울 같은 느낌이 더 들어요 단풍 든 나뭇잎도 많지만 땅에 떨어진 가랑잎도 많습니다

형제가 있어서 좋다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형제 때문에 힘든 사람도 있겠습니다 자신도 다 알기 어렵고 다른 사람은 더 알기 어렵겠지요 하나만 보고 그렇다고 여기기보다 그런 면도 있구나 하는 게 좋을 듯해요 남이 자신을 한면만 보면 좀 섭섭하잖아요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겨울이 가까워졌네요 페크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1-14 12:12   좋아요 1 | URL
그렇죠? 오랜만이죠?
오늘은 늦가을, 초겨울 같아요.
상대의 여러 면을 다양한 시각으로 봐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이란 얼마나 많은 편견과 고정 관념으로 똘똘 뭉쳐진 존재인지...

이 겨울을 즐겁게 보내십시다. 즐거운 척하면 즐거워진다고 합니다.
반가웠습니다. 매일 행복한 문을 여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카알벨루치 2019-11-14 1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단풍 사진 밑의 문장에 너무 곱게 다가옵니다! 생각을 벽돌처럼 차곡차곡 정리해서 디스플레이한 느낌이 드는 페크님 글입니다! 전 아무튼 마지막문장이 넘 인상적입니다 다른 글은 차후에 다시 읽ㅇ어볼랍미다 “빛깔이 참 곱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말 곱다 그쵸?ㅎㅎ 빛깔...깔의 뉘앙스 곱다...단어가 어찌 그리 고울까요? 여기서 오늘 왜 이러죠 제가 ^^반가워서 그런건가봅미다 하하하

페크pek0501 2019-11-15 12:42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뵙습니다. 반갑습니다.
ㅋㅋ 사진만 넣는 것보단 사진 밑에 설명을 넣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보충해 넣었답니다.
‘빛깔이 참 곱다.‘라는 말이 참 고운 것 같네요. 카알 님의 댓글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그냥 저는 무심코 쓴 말이었는데...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1. 오늘 아침에 일어나며 ‘잘 잤다.’라고 혼잣말을 해 보았다.

 

 

2. 이렇게 하면 설령 잘 자지 않았더라도 잘 잔 것처럼 컨디션이 좋아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3. 이런 걸 ‘플라세보 효과’라고 한다.(‘플라시보 효과’라고 알고 있었는데 규범 표기는 ‘플라세보 효과’라고 한다.)

 

 

4. 잘 자지 못했더라도 잘 잤다는 ‘믿음’이 진짜 잘 잔 것처럼 뇌를 속이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5. 수면제 복용의 경우에도 ‘플라세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6. 2007년 미국국립보건원 실험 결과에 따르면 수면제를 먹고 평소보다 쉽게 잠드는 것은 효능과 관계없이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심리적 안정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한다.

 

 

7. 그러니 의사가 환자에게 진짜 수면제인 양 가짜 수면제를 먹게 해도 환자가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얘기다.

 

 

8.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9. 절실한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기적은 기적을 믿는 자에게만 일어나는 법이니까.

 

 

10.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오늘이 좋은 하루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자 하여 이 글을 쓴다.

 

 

11. 여러분도 믿음의 마술을 믿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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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9-25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9-09-24 0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도 좋은 날이다 생각하려고 했는데 생각만 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괜찮을 텐데 그것도 버릇을 들여야 할 듯합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조금 나아지기도 하는데 그걸 잘 못하는군요 바로는 안 된다 해도 좋게 생각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꼭 책을 읽고 써야 하는 것도 아닌데, 저는 책을 보면서 이걸 어떻게 쓰나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 안 하고 책을 잘 보는 게 좋을 텐데... 제가 생각하는 건 ‘쓸 수 있다’예요 이거 하나만은 자주 생각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19-09-25 11:00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엔 일어나면서 컨디션이 안 좋네, 하면서 일어났어요 ㅋ어제의 외출이 고단했는지 몸이 무겁다고 느낍니다.

으음... 책을 보면서 이걸 어떻게 쓰나, 하는 건 좋은 자세인 것 같아요. 전 제가 글을 쓰지 않았다면 책에 대한 흥미가 반으로 줄었을 것 같아요. 독서가 곧 글쓰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독서에 가치를 둔다고 생각해요. 작곡가가 다른 사람은 어떻게 작곡했을까가 궁금해서 다른 음악을 들어 보는 것 같은 심리죠. 화가가 다른 화가의 그림 전시회를 보러 가는 것도 같은 심리가 깔려 있겠죠.

독서를 하는 건 좋은 일이고 독서에 더 흥미를 가지려면 글을 써야 한다는 결론이 되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

서니데이 2019-09-29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햇볕이 환하고 날씨가 좋아요.
비도 오고 구름 많은 날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환하고 좋은 오후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페크님, 좋은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19-10-04 13:24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었습니다. 오늘도 날씨가 화창합니다. 공기는 맑고요.
저는 감기를 앓고 있어요. 콧물과 재채기가 나온답니다.
열은 없고 아프지는 않으니 그나마 댜행이라 생각합니다.
쉬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할 뿐입니다.

서니데이 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