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았네

 

  동창생 넷이서 만났다. 그중 한 친구가 만둣국을 잘 하는 음식점을 안다고 해서 점심을 먹으러 거기로 갔다. 소문난 곳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많았고 깔끔해 보였다. 우리는 만둣국을 주문했다. 우선 종업원이 물을 가져왔는데 그의 손가락이 컵 안의 물에 닿아 있었다. ‘자기 손가락을 적신 물을 먹으라는군.’

 

 

  못마땅했지만 참았다. 그녀는 바빴고 청결문제 같은 건 관심도 없어 보였다. 이윽고 만둣국이 나왔다. 맛있었다. 반쯤 먹었을 때 내가 먹고 있는 만둣국에 긴 머리카락이 하나 빠져 있는 게 보였다. 비위가 상해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까지 비위가 상할까 봐 그들에겐 말하지 않았다. 종업원에게 따질 수도 있었으나 또 참았다.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날에 누군가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2. 이번엔 못 참았네

 

  그로부터 한 달 뒤쯤 대구에 사는 친구 둘이 서울로 놀러 왔다. 나처럼 서울에 사는 친구 한 명이 있어 넷이 모였다. 대구의 두 명과 서울의 두 명이 만난 것이다. 원래 대구와 서울의 중간 지점인 대전역에서 넷이 만나곤 했는데 이번엔 대구에 사는 두 사람이 서울로 오겠다고 했다. 그 덕분에 내가 대전까지 가는 수고를 덜었고 차비도 굳었다.

 

 

  일단 우리 집에서 모였다. 대구의 두 친구가 얼마나 부지런을 떨며 일찍 출발했는지 오전 11시쯤 되니 네 명이 다 모였다. 우리 집에서 빵과 과일과 커피와 함께 신나게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점심은 나가서 먹기로 해서 12시가 넘자 우린 외출 준비를 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인, 음식점과 카페가 모여 있기로 유명한 카페촌에 가기로 했다.

 

 

  우리 넷은 의견을 모아 한정식 음식점을 찾아 들어갔다. 분위기가 고급스러웠다. 음식 가격이 비싼 편이었지만 반찬 종류가 다양하고 다 맛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질 낮은 서비스였다. 우리가 음식을 다 먹고 숟가락을 놓자마자 바로 종업원이 쟁반을 가지고 와서는 그릇을 치우는 게 아닌가. 그것도 양해도 없이 달그락, 쾅쾅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마치 우리에게 빨리 나가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푸대접을 받는 느낌이었다. 그 순간 고급 음식점으로 보이던 곳이 싸구려로 보였다. 손님이 많아 자리가 없어서 그런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여기저기 비어 있었다.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고급스런 음식점에서 이런 불친절이라니.

 

 

  대구 친구 한 명이, 서울은 다 이러냐고 물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친구들 모두 기분이 상한 것 같았다. 우리의 기분이 구겨진 종이처럼 되어 버렸다. 참을 수 없었다. 음식값을 내면서 한마디 해야겠다고 별렀다.

 

 

  계산대로 갔더니 음식점 주인이 있었다. 음식값을 지불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릇을 치우는 게 그렇게 급한 일인가요? 모처럼 지방에서 친구들이 올라와서 점심 먹으러 왔는데 우리 넷 다 불쾌해졌어요.”

 

 

  주인이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그릇을 치우고 깨끗한 테이블에서 이야기 나누시라고 그런 것 같아요.”

 

 

  이건 핑계 같았다. 그나마 죄송하다고 하니 마음이 좀 풀렸다. 

 

 

 

 

 


 
3. 며칠 뒤 애덤 스미스가 떠올랐네

 

  며칠 지나 그 일을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내가 불친절을 지적한 게 잘한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나로 인해 음식점 주인한테 그 종업원이 꾸지람을 들었다면 그래서 그가 상처를 받았다면 나 역시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준 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대체로 어떤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해 단 한 가지 이유로 그랬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정확하지 못하다. 그때의 나를 돌아보면 내가 불친절을 지적한 것은 단순히 한 가지 이유 때문만이 아니고 다음과 같은 여러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첫째, 지난번 종업원의 손가락이 닿은 물도 참았고, 머리카락이 빠져 있는 음식도 참았는데, 이번에도 또 참으면 내가 아주 억울할 것 같았다.
  둘째, 이번에 참으면 내가 처신을 잘못했다고 나중에 후회가 될 것 같았다.
  셋째, 이번에 참으면 내가 친구들 앞에서 바보가 될 것만 같았다.  
  넷째, 우리들의 자존심이 상했으므로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다음 이유가 중요하다.
  다섯째, 내가 느낀 불쾌감을 얘기해 줘야 앞으로 나와 똑같이 당하는 손님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이 다섯째 이유로 인해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서 읽은 글이 떠올랐다.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대한 다음 글이다.

 

 

  「도둑놈이 어떤 부잣집의 물건을 훔치는 경우, 그는 부자는 이 물건이 없더라도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며, 그리고 비록 도둑을 맞더라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은 어떤 악(惡)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간부(姦夫)가 자기 친구의 처(妻)를 유혹해서 간통을 하려는 경우, 그가 자신의 음모를 감추어 그 남편의 의혹만 사지 않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가정의 평화만 깨뜨리지 않는다면, 자신은 어떤 악(惡)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단 우리가 이처럼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굴복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행하지 못할 정도로 흉악한 범죄행위는 하나도 없게 된다.

 

 

  도둑이 어떤 부잣집의 물건을 훔칠 때 집 주인이 부자니까 괜찮다고 여기며 도둑질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 부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꾼도 그런 생각으로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겠다. 또 빈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사기꾼도 당신의 형편이 나보단 나으니까 괜찮다고 여기며 사기를 치기도 하겠다. 그래서 그들은 악(惡)을 행하면서도 자신이 악(惡)을 행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은 ‘자기방어의 명수’여서 자신이 한 일을 합리화함으로써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때의 나에 대해서도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다른 손님이 나처럼 불유쾌해지는 일을 막기 위해 종업원의 불친절을 지적한 것이니 나는 악(惡)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옳은 일을 한 것일까 아니면 혹시 나도 애덤 스미스의 말처럼 ‘교묘하게 꾸며낸 생각들’에 의해서 저지른 것일까? 

 

 

  지금도 모르겠다. 음식점에서 또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참아야 할지, 참지 말아야 할지를.

 

 

 

 

 

 

 

 

 

 

 

 

 

 

 

 

 

 

 

.................................................
2011년에 쓴 글을 우연히 보게 되어 올립니다.
옛 글을 오랜만에 보니 반갑더군요. 
제가 경험한 걸 그대로 쓴 글이어서
글을 읽으며 그때의 일이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답은 독자들에게 돌리고 필자는 문제 제기만 했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그야말로 추억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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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 2020-02-22 2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감어린 글 잘 읽었습니다. 선택의 연속이네요~~^^

페크pek0501 2020-02-23 13:2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그렇게 읽어 주셨다니 감사합니다.
그렇죠. 인생이란 게 선택의 연속이죠.
좋은 하루 보내세요.
 

 

 

1. 뭘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뭘 알게 된다
요즘 글이 안 써지네 하고 생각했다. 내가 써야 할 글은 그동안 다 쓴 것 같았다. 이제 쓸 글이 없는 건가, 더 이상 새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것인가 하고 따져 보니 내가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글을 써야 글과 관련한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글감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하나의 생각이 다른 생각을 부르고, 하나의 글이 다른 글을 부른다는 걸 잊고 있었다. <글쓰기가 뭐라고>라는 책에도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지 않은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경험했겠지만, 어떤 생각을 갖고 글을 쓰더라도 글을 쓰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글쓰기를 함으로써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뭘 알아서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뭘 알게 된다. 이건 내가 매일 겪는 경험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 37쪽.

 

 

글을 쓰지 않아도 시간은 잘 갔다. 하루하루가 바쁘게 지나갔다. 친정에 가야지, 친정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서 약을 타 와야지, 발레와 현대 무용을 하러 가야지, 걷기 운동을 해야지, 장을 봐야지, 반찬을 만들어야지, 청소해야지, 빨래해야지 등등 할 일이 많았다. 글쓰기를 하지 않아도 심심해 할 틈이 없었다.

 

 

아! 그렇다. 내가 한가할 때가 아니라 바쁜 와중에 글을 썼었다. 오히려 바빴기에 혼자서만 몰래 먹는 꿀처럼 달콤하고 짜릿하게 글을 썼던 것이다.

 

 

글을 써야겠다. 글을 쓰면서 알게 되는 것들을 얻기 위해서라도.

 

 

글을 써야겠다. 내가 방황하지 않게 글쓰기가 나를 붙들어 줄 것이므로. 

 

 

 

 

 

 

2. 왜 마약이나 도박에 빠지는 걸까
재벌 2세들이 마약에 중독되었거나 도박에 빠졌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물질적으로 문화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니 보통 사람들보다 행복의 조건이 유리할 터인데, 그들은 왜 그랬을까?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자신이 매료될 만한 어떤 세계를 가지지 못함을 꼽을 수 있겠다. 좋은 취미만 있어도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 등산이나 테니스 또는 글쓰기로 즐거움을 얻는 자라면 마약이나 도박에 관심을 가질 리 없다. 즐거움을 얻는 걸 가지고 있다면 굳이 위험한 영역에 기웃거리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다.

 

 

버트런드 러셀도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어떤 한 가지에 철저하게 만족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 다른 것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 146쪽.

 

 

그래서 글쓰기에 취미가 있다면 그가 재능이 있든 없든 글쓰기를 그만두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므로. 설령 이름난 작가가 되지 못하더라도. 
  

 

 

 

 
3. 화가 난다는 것은
유튜브로 법륜 스님의 강의를 듣고 팬이 되었다. 심오한 지혜를 배울 수 있는 데다 웃게 만드는 재미도 있어 좋다. 법륜 스님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화가 나는 이유를 잘 살펴보면
‘내가 옳다’는 생각이 마음 깊게 있기 때문입니다.」

 

「잘난 내가 보기에 다른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화가 나는 것이지요.
이런 감정은 내면에 깊이 깔려 있어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에서는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옵니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화를 낼만한 상황이라는 기준 자체가
지극히 자기중심적입니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그 안에서 축적된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가치관에 따른 것이니까요.
말로는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 생각이고, 내 취향이고,
내 기준에 불과합니다.」

 

「화가 난다는 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는 내 분별심 때문입니다.
사사건건 옳고 그름을 가르려는 습관이
내 안의 도화선에 자꾸만 불을 댕기는 겁니다.」
- 법륜, <지금 이대로 좋다>에서.

 

 

화를 낼 때 자기 안을 잘 들여다보면 화가 난 일 거기다가 상대편에 대해 그동안 쌓여 있던 못마땅함이 더해 불만이 폭발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한테 별일도 아닌 것에 화를 내는 이가 있다면, 그동안 그에게 기분 상하게 한 건 없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4. 장수가 축복인가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면 누구나 슬픔과 아쉬움이 오래 남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내가 백 살이 넘게 산다고 가정하면 끔찍하다. 백발에, 주름이 가득한 얼굴이고, 틀니로 음식을 먹으며, 잘 걷지 못해 눕거나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노인. 게다가 자신이 오래 살아서 자식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을 그림자처럼 달고 사는 노인. 이런 노인의 삶에도 어떤 즐거움이 있을지 의문이다.

 

 

장수 시대가 되고 보니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이제 그만, 하고 외치고 싶다가도 망설여지는 건 그 혜택이 내게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가령 안구 건조증을 완전히 낫게 해 주는 안약을 만들어 낸다면 나로선 대환영이니까. 현재 안구 건조증에 사용하는 일회용 인공 눈물이 있으나 이것은 증상을 완화시킬 뿐 치료제는 아니다. 안구 건조증이 있어서 난 노트북 사용을 하루에 서너 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할 일이 남았는데도 눈 건강을 위해 노트북을 닫아야 할 때 안타깝다.

 

 

 

 

 

 

5. 행운에는 불행의 함정이 있다

한때 행운을 바랐지만 이젠 바라지 않는다. 거기엔 불행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깨달아서다. 이를테면 어느 분야에서 손꼽힐 정도로 명성을 날리면 이를 시기하는 무리들이 생겨 괴롭힘을 당하게 쉽다. 복권 당첨으로 거금이 생기면 주위에서 돈을 꿔 달라는 이들이 많아지고 그걸 거절할 경우 등돌리는 자가 있기 마련이다. 통계에 따르면 복권이 당첨된 뒤에 폐인이 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럴 때 복권 당첨은 행운이 아니라 불운이겠다.

 

 

몸과 정신이 건강하고 돈 걱정을 비롯해 큰 걱정이 없고 게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면, 이런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한데 이걸 다 갖추는 게 그리 쉽지 않다.

 

 

어느새 내가 큰 행복을 바라기보다 큰 걱정이 없기를 바라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런데 평범하게 살기도 얼마나 어려운지.

 

 

 

 

 

 

6. 신간 예고편

마다 신간이 출간된다는 것은 독서에 싫증이 나지 않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언제나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신간은 있기 마련이다. 이번에 내가 관심을 가진 신간 두 권이 있다.

 

 

사비 아옌, <노벨문학작가와의 대화> – 노벨문학상 작가 23인과의 인터뷰

 

 

데이비드 롭슨, <지능의 함정> – 똑똑한 당신이 어리석은 실수를 하는 이유와 지혜의 기술  

 

 

 

 

 

 

 

 

 

 

 

 

 

 

 

 

영화 예고편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 그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든다. 책도 마찬가지다. 신간을 살펴보면 흥미를 끌어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탁월한 작가들은 어떤 이들일지가 궁금하리라. 가령 오르한 파무크, 오에 겐자부로, 귄터 그라스 등은 어떻게 글을 쓰며 어떤 삶을 사는지 알고 싶으리라. 그렇다면 <노벨문학작가와의 대화>를 읽어 볼 만하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 거장 23명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거장들에겐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권력, 명예, 돈보다도 자신의 일을 우선시했다는 것. 아마도 이것은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한 자들의 공통점일 듯싶다. 

 

 

똑똑한 사람들은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왜 그럴까? 똑똑할수록 자신의 생각을 과신해서 오류에 빠져들기 때문이란다.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는 타고난 직관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자신의 병에 대해서는 엉터리 치유법을 맹신해 완쾌될 수 없었다. <지능의 함정>이라는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다.  

 

 

사고 싶은 책이 많으나 그것들을 다 살 수는 없다. 책을 사들이는 속도에 비해 책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서다. 만약 한 달에 열 권을 샀다면 그달에 열 권을 다 읽을 수 없다는 걸 말함이다. 그래서 사고 싶은 책들을 골라 놓고 그중에서 3분의 1만 사자고 마음먹었다. 책 아홉 권이 사고 싶다면 그중 세 권을 골라 사기로 한 것이다. 이때 세 권을 선택한다는 것은 나머지 여섯 권을 포기한다는 걸 뜻한다. 뭐든 선택할 땐 버리는 것들이 있게 된다. 그러므로 선택이란 무엇을 버릴지 고민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토록 책을 살 때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책값이 많이 드는 것도 이유지만, 사고 싶은 책을 다 사게 되면 우리 집의 빈 공간이 없게 될 것 같은 게 더 큰 이유다.

 

 

 

 

 

 

7. 글을 감상하는 재미
책을 읽다 보면 눈길을 끌 만한 글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다.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글을 잘 써서 좋고 내가 신뢰할 수 있어서 좋다. 이런 문장은 한 편의 시 같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술에 취하면 어김없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그 누군가를 정말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닐 것이다. 만날 수 없음을 새삼 재연하고 있는 것이고 그 달콤한 고통을 음미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만날 수 없는 이들에게만 전화를 건다. 자기 자신에게 걸고 있는 것이겠지. 걸어라. 시는 뒤늦게 조등 아래에서 마시는 술이고 받을 수 없는 사람에게 거는 전화다. 시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그리워도 만나지 말아야 한다.」
- 신형철, <느낌의 공통체>, 394~395쪽.

 

 

 

 

 

 

 

 

 

 

 

 

 

 

 

 

 

 

 

8. 조언하지 않기로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때 상대를 위해서라고 여기지만 이건 착각일 수 있다. 유익한 조언이라고 판단할 사람은 조언하는 이가 아니라 조언을 듣는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혹시 내가 상대에게서 답답함을 느끼고 내 속을 시원하게 풀기 위해 조언을 하는 건 아닐지 따져 봐야 한다.

 

 

나도 계획대로 살지 않는 주제에 누군가에게 조언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래서 조언하기를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나에게 말했다. ‘남 걱정하지 말고 너나 잘 살아.’라고.

 

 

 

 

 

 

9. 생각을 전환하기
여름엔 덥다고 불평하지 말고 춥지 않다고 생각하자. 겨울엔 춥다고 불평하지 말고 덥지 않다고 생각하자.

 

 

미세 먼지가 있는 날은 그 핑계로 청소를 다음날로 미루고 편히 지내는 맛으로 하루를 보내자. 미세먼지가 없는 날은 맑은 공기를 느끼며 산책하는 맛으로 하루를 보내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것에 대한 해석이다. 이렇게 여긴다면 세상살이가 덜 고달플 것 같다.

 


   

 

 

하늘 아래에 있는 것이 파도가 아니라 구름입니다.
제주도 한라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곧 설날 연휴가 시작됩니다.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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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2 16: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22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01-23 0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장의 사진 모두 겨울 느낌이 들어요. 예쁘기도 하고요.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설 연휴 보내세요.
새해복많이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0-01-23 10:33   좋아요 1 | URL
사진은 올해 찍은 사진은 아니랍니다.
2년 전인가 제주도에 가족 여행을 갔을 때 찍은 거예요. 겨울이었어요.

서니데이 님도 설 연휴를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카스피 2020-01-23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벌자제들의 경우 일반일보다 쉽게 해와 유학을 가고 또 그들끼리만의 리그다보니 쉽사리 마약에 접근하는것 같아요.게다가 마약을 중독성이 강해 한번 발을 디뎌노으면 헤어날 길이 전혀 없는것 같아요.하페크님 설 명절 잘 보내셔요^^

페크pek0501 2020-01-27 16:07   좋아요 0 | URL
고견이십니다. 그것도 중요한 요인이 되겠네요. 유류상종 문화라는 게 있을 테니.
돈 많으니 할 것 다 해 봐서 마약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고도 볼 수 있죠.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야 해 보지 못한 게 많으니 굳이 금기의 땅에 발을 들여 놓을 필요를 못 느끼죠.

카스피 님도 좋은 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01-26 0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소설속에 나오는 사람이 무언가 안 좋은 것에 빠져들면, 왜 저럴까 해요 책을 읽으면 좀 나을 텐데 생각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안 좋은 것에 빠지지 않겠지요 좋아하는 게 안 좋은 거면... 그런 일은 없겠지요 그래야 할 텐데...

정말 글을 쓰다보면 뭔가 알게 되기도 해요 아쉬운 건 그걸 시간이 가면 잊어버린다는 거예요 어떤 건 되풀이해서 쓰기도 하지만... 그래도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좀 나을 듯합니다 책 안 읽고 글 안 써도 살겠지만... 이게 재미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그만두지 못하겠지요

페크 님 다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남은 설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1-27 16:10   좋아요 0 | URL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많으니까요. ㅋ
시간이 가면 잊어버리는 일이 저도 있답니다. 그래서 메모하길 좋아합니다. 책상에는 노트, 메모지, 볼펜, 연필, 지우개. 이런 것들이 잔뜩 있어요.
글쓰기도 일종의 중독이라고 봅니다. 재미를 아는 자는 그만두지 못한다는 점에서요.

2박3일로 지방에 다녀오느라 답글이 늦었습니다.
좋은 겨울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유형지에서>에는 두 유형의 인물이 나온다. 그릇된 사고를 가졌으면서도 그것이 옳다고 굳게 믿는 장교와, 무엇이 잘못된 일인지 알면서도 침묵하는 탐험가다. 내가 주목한 것은 전자다.

 

 
  장교는 판사로서 유형지에 임명되어 왔으며 사형 집행을 담당한다. 그는 탐험가에게 사형 집행의 기계를 보여 주며 그 우수성을 과시하고자 한다. 그것은 뾰족한 바늘이 죄수의 몸을 찌르게 되어 있는 사형 집행기다. 죄수는 이 기계 안에서 12시간 동안이나 고통을 받다가 죽게 된다. 이 잔인한 사형 방식을 찬미하고 집착하는 사람이 바로 장교다. 

 

 

  죄수는 근무를 태만히 했다는 죄로 이곳에 끌려와 사형 선고를 받았다. 보초를 서는 새벽 두 시에 잠이 들었다는 것과, 이를 본 상관이 승마용 채찍으로 얼굴을 후려갈기자 상관에게 잘못을 빌기는커녕 오히려 대들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런 죄수에게 변호할 기회는 절대 주어지지 않으며 장교의 독단적인 판결로 사형이 집행된다. 

 


  장교는 말한다.

  「저는 판사로서 하나의 원칙을 세워 놓고 있는데, 그것은 모든 범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범죄는 단지 범죄일 뿐이라는 장교의 고정 관념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그는 작은 실수를 저지른 죄수가 사형을 당하는 게 얼마나 부당한 일인지조차 지각하지 못한다. 죄수에게 변호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사형 방식이 잔인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옳지 못하다고 판단할 줄 모른다. 

 

 

  이곳의 사형 집행기는 구 사령관이 발명한 것으로, 이 기계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장교는 이것에 대해 유별난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구 사령관이 죽고 나서 새로 부임한 신임 사령관이 사형 집행기를 없애고 싶어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장교는 탐험가에게 사형 집행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탐험가에겐 그럴 만한 영향력이 있는 까닭이다. 이 부탁을 탐험가가 거절하자 장교는 죄수를 석방하고는 자기 스스로 직접 기계 속으로 들어가 눕는다. 「장교를 지탱해 주던 그 신념이, 그렇게 옳다고 믿었던 자신의 재판 과정이, 그리고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그 기계 장치가 이제 아무에게도 존중 받지 못하고 쓰레기 취급을 당할 처지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기계는 고장이 났는지 이상하게 작동하여 장교의 몸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게 하더니 결국 장교를 고통스럽게 죽게 한다. 

 

 

  장교는 죽음을 용기 있게 선택할 만큼 자기 신념에 대한 실천력이 훌륭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그는 존경의 대상이 아닌 비난의 대상이다. 그가 가진 신념은 그릇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은 역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독일을 지배하던 히틀러는 국민들에게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주장하면서 다른 민족들을 잔인하게 박해하는 일을 국민들로 하여금 긍정적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의 그릇된 판단은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고 그의 독재가 가능할 수 있었다. 히틀러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도 오판했던 것이다.

 

 

  이처럼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오판하는 일은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어 냉철한 경계를 요한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일이 흔해서 저널리스트가 쓴 한 편의 글이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기에 얼마든지 다수의 잘못된 생각을 양산해 낼 수 있다.

 

 

  사실 옳은 생각으로 판단하는 게 늘 쉽지만은 않다. 이 소설에서처럼 죄수에게 긴 시간의 고통을 주는 처형 제도는 비난할 일이라고 쉽게 판단할 수 있지만, 잘 판단하기 어려운 일도 있다. 예를 들면 사형 제도의 폐지 문제가 그렇다. 범죄 억제의 효과를 중요시한다면 사형 제도를 실시해야겠지만, 인간의 생명권을 중요시한다면 사형 제도를 폐지하는 게 옳다. 또 주택가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찬반의 의견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범죄가 감소한다는 이유로 CCTV를 설치하는 것에 찬성할 수도 있지만 사생활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반대할 수도 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누구나 여러 번의 착오를 경험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데도 자신의 생각은 늘 옳다고 여기기 쉽다. 이럴 때 우리의 모습은 이 소설 속 장교의 어리석은 모습과 닮아 있을지 모른다.

 

 

  우리 삶에서 확신을 경계하기 위해 버트런드 러셀의 <런던통신 1931–1935>에 있는 다음 글을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단지 자신의 의견을 취한다고 해서 지식인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식인이란 이러저러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한 타당한 논거를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교조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이다.

 

 

 

 

 

 

 

 

 

 

 

 

 

 

 

 

 

 

 

 

 

 

 


.....................................................
예전에 쓴 리뷰를 이번에 칼럼으로 바꾸어 써 봤습니다.
버트런드 러셀의 글을 추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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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1-13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기분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1-13 13:27   좋아요 1 | URL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도 기분좋은 하루를 여시기 바랍니다.

2020-01-13 14: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3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0-01-13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카프카의 이 작품이 <변신>보다 더 끔찍했어요. 무섭기까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계 묘사가 너무 강렬해서 다른 내용은 기억이 잘 안나니, 다시 읽어 봐야겠습니다 ㅎ

페크pek0501 2020-01-13 23: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한 마리의 벌레로 변신한 <변신>보다 사람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게 하는 이 소설이 더 그렇죠.
예. 저도 요즘 새 책을 사기보다 다시 읽기, 를 하자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유혹적인 신간은 사야겠지만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프레이야 2020-01-13 17: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늘하게 머리를 때리는 소설에 그 못지않은 칼럼이네요. 잘 읽었어요 페크님. 카프카의 소설 소개해 주셔서 좋아요.

페크pek0501 2020-01-13 23:17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이 제 글을 호평해 주셔서 힘이 나는군요. ㅋ
프레이야 님처럼 문학적 창작을 하시는 분이 저에겐 존경의 대상이랍니다.
문학적 재능은 없는데 문학과 예술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저를 저도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답니다.
서로 왕래가 많은 2020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01-14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든 제대로 보기는 참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냐에 따라 다르고 때에 따라 다르기도 하니... 그 자리에서 가장 좋은 게 어떤 건지 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하나만 생각하지 않는 유연함을 가져야겠지요 저도 그렇게 못하기도 하지만...

한사람 말에 빠지는 것도 안 되겠습니다 자기 스스로 생각하면 좀 나을 듯도 한데, 그때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아야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1-14 13:56   좋아요 1 | URL
여러 일을 겪으며 살다 보니 진실을 안다는 게 쉽지 않더군요. 끝까지 모를 진실도 있겠더라고요. 또 어떤 게 최선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나면 그때의 최선이란 것도 시시각각으로 변하더라고요. 하늘만이 알도다, 가 답이 될런지...

오늘은 공기가 좋아 창문을 열고 이불을 새것으로 바꾸고 털고 그랬네요.
맑은 공기를 느끼며 좋은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
새해가 시작되고 일주일이 지나 1월 8일이 되었다. 시간은 쉬는 법이 없으니 내가 어떤 일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에 냉큼 가 버린다. 그럴 때면 ‘이자는 휴일도 쉬지 않는다.’라는 말을 떠올리곤 한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나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어떤 분야에 1만 시간만 투자하면 누구나 전문가(프로)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훈련할 경우 약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내가 글쓰기에 보낸 시간이 1만 시간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지만 독서를 한 시간까지 보태면 아마 1만 시간이 넘을 것 같다. 오랜 동안 독서와 글쓰기로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내가 깨달은 게 있다. 어떤 분야든 1만 시간을 투자해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자기 능력의 한계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는 자기 한계를 아는 지점까지 왔으니 훌륭한 일이고 이제 그 한계를 뛰어넘을 차례라고 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한계를 알고 실망하며 그 안에 머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이제 나의 글쓰기 능력은 여기까지라고 인정했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나은 글을 미래에 쓸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았고 이 희망이 있어서 행복할 수 있었다. 지금의 이 지점이 내 자리임을 자각하는 순간이 오자 김이 샌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글을 쓰면 못 쓴 글이 되거나 최고로 잘 써도 지금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 것밖에 안 될 것이니 그 동안이 행복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2.
그래도 글쓰기는 여전히 즐겁다. 바둑을 두는 취미를 가진 사람이 바둑알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내게 있어 글쓰기란 문장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다.

 

 

글을 쓰면서 조금씩 알아 가고 있다. 나, 라는 사람에 대해서. 처음엔 글쓰기가 세상에 대해 그리고 인간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이라 여겼는데 언제부터인가 글쓰기는 나 자신에 대해 알아 가는 작업이 되고 있다. 

 

 

언제나 어려운 건 글쓰기. 어려워서 할 만한 작업이라 여긴다. 어려워서 애초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 보다. 

 

 

 

 

 

 

3.
...............

  어느 집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고 귀찮다며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길거리를 지나가다가 집 잃고 울고 있는 어린애를 보고도 바쁘다며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이웃에서 불길하고 수상한 울음소리를 듣고도 남의 일이라며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나는 나에게 물어 보았다.
  우리가 인정이 없는 메마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 나는 가해자만 되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 나의 칼럼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에서 발췌한 것.
...............

 

 

예전에 쓴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를 최근 다시 읽고 나서 생각했다. 남의 불행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최선을 다한 삶이 아니기에 우리가 매일 최선을 다하며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고. 

 

 

 

 

 

 

4.
2020년이다. 새해에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있는 나쁜 일을 나만 피하게 해 달라고 기도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건 ‘양심 불량’이기도 하고, 가능한 일도 아니기 때문.

 

 

이렇게 기도할 수는 있다. 나쁜 일이 생긴다면 그래서 내가 불행에 빠진다면 어떻게든 위로 받을 일을 꼭 찾아내게 해 달라고 말이다. 그동안 그렇게 살았던 것처럼.

 

 

 

 

 

 

5.
갱년기가 아직 안 끝난, 지금의 나이가 되고 나니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나서 내 인생이 엎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갖게 된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큰 행복을 바라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알게 되었으니.

 

 

범사에 감사하며 내 글쓰기가, 내 인생이 엎어지지 않는 2020년이 되기를 소망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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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1-08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몸이 안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전 지금 손목이 안 좋아 서재 활동은 올해도 별로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이 안 좋아지니 늘어나는 게 건강 정보입니다.
혹시 뭐 손목에 좋은 정보 아시면 알려주시길...ㅋㅋ
암튼 언니도 올 한 해 건강하게 나시길 바라겠슴다.^^

페크pek0501 2020-01-10 10:08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이 몸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니 위로를 하고 싶네요. 고정 자세로 글을 많이 쓰는 사람들이 건강하기 힘들죠. 작가들이 병이 많답니다. 그래도 위로 찾을 수 있어요. 큰 병 걸리지 않고 잔병치레 하는 것은 몸을 잘 보살펴서 건강하게 살라는 하늘의 뜻이라는 위로.

저는 팔에 병이 있어요. 테니스엘보, 입니다. 가급적 팔을 많이 사용하지 않으려고 조심하죠. 언젠가 며칠 여행을 갔다 왔더니 팔이 다 낫더군요. 집안일로 팔 사용을 하지 않으니 그런가 봐요. 그러다가 또 무거운 걸 든다든지 설거지 등으로 팔 사용이 많으면 팔에 통증이 느껴지죠. 조심하며 사는 수밖에 방법이 없어요. 심하지 않으니 다행이다, 로 스스로 위로하죠.

몸 관리 잘하시고 힘들면 서재엔 짧은 글이라도 올리시면 좋겠네요. 글의 양을 줄이는 것도 몸을 보호하는 방법이에요.

팔을 고정하는 것, 있는데 그걸 끼고 집안일을 할 때가 있어요. 팔을 보호해 주죠.
스텔라 님도 병원이나 약국 가면 손목 고정하는 것(이름을 모르겠네요.)이 있을 거예요. 구입하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게 지내시길 진심을 듬뿍 담아 바랍니다.


물감 2020-01-08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격 글쓰기를 한지 몇 년 안된 저로써는 페크님의 1만 시간을 공감하기 어렵지만, 글쓰기는 나 자신을 알아간다는 말이 뭔지 알 거 같습니다. 글을 자주 쓰진 못하나, 하나를 써도 영혼을 갈아넣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영혼이 남아나질 않네요. 매번 저의 한계를 느끼지만 굳이 한계의 범위를 생각하지 않으려해요. 인정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즐기고 싶어서요. 잘 써지는 날이 있으면 아닌 날도 있는거라 생각하면서요^^

페크pek0501 2020-01-10 10:11   좋아요 1 | URL
영혼을 갈아넣는 자세라... 진지한 글쓰기이네요. 좋네요.
자주 한계를 느꼈습니다만
요즘 느끼는 한계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최종 한계, 하고 해야 할지... 나의 역량의 끝을 안 기분이라고 해야 할지... 그렇습니다. 이 서재 블로그 운영한 지 10년이 되니 그렇더라고요. 물감 님도 10년 해 보시고 나면 제 기분을 이해하실지도... ㅋ

물감 님의 무궁한 발전이 있는 새해가 되길 기원하겠습니다. 더불어 저도 물감 님의 글쓰기를 보면서 힘을 얻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01-09 0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이나 다른 사람을 알고 싶다고 여기지만, 실제 알아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자기 자신도 알기 어렵잖아요 자기 자신부터 시작해 바깥도 잘 보면 좋을 텐데, 사람이 사는 동안 얼마나 그렇게 할지... 그래도 조금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네요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아는 사람한테... 다른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은 듯해요 여기 있다는 걸 알게만 해줘도 좋지 않을지...

페크 님 앞으로도 글 즐겁게 쓰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01-10 10:14   좋아요 0 | URL
알고 싶은 건 너무나도 많은데 시간과 체력은 한정되어 있고 그렇네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것부터가 쉽지 않아요. 공이 튀듯 때론 제 마음이 어디로 날아갈지 예측불허입니다.

제가 가진 유일한 장기는 꾸준함이니, 꾸준히 독서와 글쓰기를 하면서 배워 나가고 즐기겠습니다.
희선 님도 즐겁게 쓰시면 생의 활력을 얻으시길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카스피 2020-01-09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넵 정말 시간이 금방 지나 가는것 같아요.벌써 1월 9일이네요.페크님 늦었지만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페크pek0501 2020-01-10 10:16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 오랜만이십니다.
시간은 정말 쏜 살 같 이, 입니다.
카스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서로 왕래를 자주 하게 되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0-01-12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가 시작되고 벌써 1월이 중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음력설이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새해 같긴 해요.
올해도 좋은 계획 잘 세우셨나요.
저는 금방금방 생각나지 않아서 하나씩 계속 써보려고 합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1-13 13:26   좋아요 1 | URL
ㅋㅋ 실천이 안 되어 그렇지 계획은 늘 있답니다. 그래도 계획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훨씬 낫다고 봅니다.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
신발 한 짝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간디가 올라탔다. 그 순간 그의 신발 한 짝이 벗겨져 플랫홈 바닥에 떨어졌다. 기차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간디는 그 신발을 주울 수가 없었다. 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 한 짝을 벗어 그 옆에 떨어뜨렸다. 함께 동행하던 사람들은 간디의 그런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를 묻는 한 승객의 질문에 간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신발 한 짝을 주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
                                                                 <작은 갈색 일화집>에서

 

- 잭 캔필드 · 마크 빅터 한센,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1>

...............

 

 

 

간디의 일화에서 따뜻함과 지혜가 느껴집니다. 이처럼 따뜻함과 지혜를 담은 글을 쓰고 싶네요. 쉽지 않은 일이죠. 어려워서 간절한 바람을 갖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면 간절해 할 이유가 없겠지요.  

 

 

 

 

 

 

 

새해 계획...................

 

 

매년 연말이 다가올 때면 ‘한 것도 없이 나이만 한 살 더 먹는구나’ 하고 아쉬움을 느끼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아쉬움 자리에 뿌듯함이 대신했습니다. 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뷰집, 단상집, 칼럼집 중에서 어떤 책을 내야 할 것인지를 한참 고민하였습니다. 결국 칼럼집을 내기로 했습니다. 생활칼럼 수십 편을 책에 담기로 한 것입니다.

 

 

책에 실을 글을 다듬고 수정하느라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차피 출판사에서 교정을 하겠지만 제가 먼저 수정 작업을 한 뒤에 출판사에 보내려 합니다. 제 글에 고칠 곳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습니다. 낱말 중복, 의미 중복, 불필요한 접속사, 사족의 글 등 엉망이었어요. 군더더기를 다 없앴습니다. 왜 이런 게 이제야 보이는 걸까요.  

 

   

생활칼럼집이 내년 4월 말쯤 출간될 예정입니다.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많이 부족할 책이지만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책 준비로 바쁘더라도 이곳에 꾸준히 글을 올리겠습니다.

 

 

 

 

제 서재에
2020년 새해에도 올해처럼 찾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방문자들이 계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페크(pek0501)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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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2-27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언니 드디어...!
그렇지 않아도 내실 텐데 왜 잠잠하실까 했습니다.
그동안 뜸했던 것도 이유는 있었네요.ㅎ 잘 됐네요.
정말 그렇더라구요. 고칠게 그렇게 많은 줄은...
막상 책 나와 보십시오. 또 보입니다. 나만 보이는...ㅋㅋ

페크pek0501 2019-12-27 19:39   좋아요 1 | URL
하하~~ 잘 아시는군요. 역쉬 경험자만이 아는... ㅋ
글쟁이 선배님이 책 내보라고, 그러면 확실히 주제 파악을 할 거라고 하시더군요. 책이 나와 봐야 자기 글에 대해 객관적인 점수를 매길 수 있대요.
책에 틀린 데가 그렇게 많이 나온다는...
미리 깨질 준비를 하고 있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scott 2019-12-27 1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축하합니다. 칼럼집 출간 준비때문에 활동이 뜸하셨나봐요.2020년 페크님에게 희망찬 한해가 될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9-12-27 21:45   좋아요 1 | URL
매우 감사합니다. scott 님께도 희망찬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12-27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식이네요. 내년에 책 출간하시려면 바쁘지만 기대되는 시간 보내실 것 같아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9-12-27 22:25   좋아요 1 | URL
미리 축하, 감사합니다. 그런데 ㅋㅋ 책이 정말 나오긴 할런지 모르겠네요.
그냥 해 보는 겁니다.
깊이 생각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 글도 올린 거예요.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책을 낼 생각으로 공개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공개를 했으니 책이 나오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지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님의 행복한 나날들을 응원합니다.

겨울호랑이 2019-12-27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저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2019년 한 해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새해에 페크님의 좋은 글, 좋은 책 기대해 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9-12-27 23:22   좋아요 1 | URL
어휴~~ 감사,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겨울호랑이 님의 좋은 글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변함없이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9-12-28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28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19-12-28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저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새해에 멋진 계획이 있으셨군요 잠깐 페크 님 책 내지 않으시려나 하는 생각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생기다니... 글 고치고 다듬기 즐겁게 하세요 그게 쉽지 않고 시간 걸리겠지만... 페크 님 건강 잘 챙기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19-12-28 08:18   좋아요 1 | URL
희선 님. 계획 자체는 멋지죠. 글 품질이 문제입니다요. 책에 담을 글을 고르니 좋은 글이 없더라고요. 이런 글들을 담아 책을 내도 되는 건지 걱정이 앞섭니다.
용기를 가지고 해 보는 거예요. 용기라는 것도 지인이 준 것입니다만.
감사합니다.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hnine 2019-12-28 0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pek님. 지난 번 페이퍼에서 꿈에 대해서 말씀하시더니, 꿈을 이루시는거 맞죠?
축하드립니다!
마무리 잘 하셔서 좋은 결실 맺으시길 바랄께요.

페크pek0501 2019-12-28 08:20   좋아요 0 | URL
나인 님. 꿈! 아 제가 그런 좋은 꿈을 꾸었었죠. 그 꿈과 출간이 관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블로그에 쌓인 글들을 다듬으며 정리해 보자는 차원입니다.
나인 님께도 좋은 일 가득 넘치는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19-12-28 1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리 축하드립니다.
처음이라 더욱 의미 있지요.
저도 처음이 떠오르네요. 당시 무척 망설이고 있을 때
지인 문우선배가 격한 응원을 해 주셨어요.
그렇게 해야 그다음이 있다구요. 어깨추를 내려놓고 나아가야 한다구요.
새해 사월, 봄꽃 피는 좋은 계절에 기대합니다.

페크pek0501 2019-12-30 19:49   좋아요 0 | URL
경험 많으시니 저의 마음을 헤아리실 듯합니다. 이런 때에 내가 글을 멋지게 잘 쓰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답니다.
저 역시도 글쟁이 선배님의 지지로 용기를 내어 보게 되었어요. 혼자서는 엄두도 못 냈을 거예요.
새해에 웃을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syo 2019-12-28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페크님 ㅎㅎ
내년에 읽을 책 한 권이 올해 미리 결정된 셈이군요^-^

페크pek0501 2019-12-30 19:51   좋아요 0 | URL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무척 감사하다는 생각과 함께
어쩌나 글이 후져서,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이 세상엔 왜 그렇게 잘난 사람이 많습니까. 점점 작아지는 제 자신을 느낍니다.
작으면 작은 대로 만족하며 감사하며 살고자 합니다.
syo 님에게 좋은 일 가득한 새해가 되시길 응원합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12-31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 되세요.
그리고 소원을 이루는 시간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20-01-03 13:37   좋아요 1 | URL
2020년이 되었네요.
서니데이 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인사, 감사히 받습니다.

희선 2020-01-04 0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가 바뀌어서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그렇게 달라진 건 없어요 저는 그래도 새해에 여러 가지 새로운 걸 하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페크 님도 그러시군요 하시려는 거 잘되기를 바랍니다 힘들 때는 조금 쉬기도 하고...

저는 좋은 일 없어도 되니 안 좋은 일이나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 생각하는데 그게 제 마음대로 되지 않겠지요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잘 넘어가면 좋을 텐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걱정하지 않아야겠습니다 마음은 그렇지만 쉽지 않을 듯합니다

페크 님 새해 오고 첫 주말이에요 주말 편안하게 지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1-07 21:1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새해 인사 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죠? 1월 7일입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와서, 그것도 오랜만에 비다운 비가 오는 것 같아
산불 예방에도 좋겠다, 그러면서 비 오는 풍경을 기분 좋게 봤어요.
눈보다 비가 좋은 건 왜인지 모르겠어요. 가끔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글을 쓰면서 조금 아주 조금 알아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나, 라는 사람에 대해서.

새해가 시작되어 벌써 일주일이나 지나고 있으니 새 글을 올려야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무엇을 쓸까 생각해 봤어요. 언제나 어려운 건 글쓰기군요. 어려워서 할 만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희선 님, 새해 좋은 일 가득하시고 혹시 걱정되는 일이 생긴다면 위로 받을 일을 꼭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찾으려고 노력만 한다면 어떤 위로라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제 경험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