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
민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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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56편의 수필이 실린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는 흥미 있는 주제로 흥미 있게 전개되는 글이 많이 실려 있는 게 강점이라 할 만하다. 


  『그들을 한 형제로 불러주겠다.』로 시작하는 ‘대화와 수다 그리고 위트’는 대화와 수다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형뻘인 ‘대화’는 진중한 데가 있는 반면 아우인 ‘수다’는 체면 분수 내던지고 촐랑대길 좋아한다고나 할까. 대화는 나름의 목적과 주제를 갖추려 하지만 수다는 그저 나오는 대로 방향 없이 흘러가는 자유분방의 기질을 지닌 녀석이다.』 또 위트와 유머에 대해서는 이렇게 썼다. 『위트와 유머는 자칫 지루하거나 무미하게 흐를 수 있는 대화를 구제하고 경망으로 흐를 수다를 견제한다. 낼랜 잽을 날리며 정곡을 찔러대면서도 웃음 한방 피식 터뜨리게 하는 것으로 일단은 전의戰意를 무력화 시킨다.』 이 같이 묘사하는 저자의 탁월한 능력에 나는 반해 버렸다.

 
  ‘너에게 보낸다’는 생기를 찾아 줄 이성 친구를 사귀어 보라고 지인에게 권하며, 인간이 지녀야 할 모럴 중에는 윤리 도덕의 엄숙함만 있고 생기나 활력에 대한 의무 사항은 빠져 있음을 지적한다. 읽으면서 우리도 생각해 볼 만한 점이라고 여겼다. 


  예리한 관찰력이 있어야만 쓸 수 있는 ‘예외적 인간’은 옷차림을 보면 미적 감각이 없으나 날카로운 지성과 유머러스한 재담으로 수강생들을 웃게 만드는 매력적인 한 교수님을 상상케 하여 한 번 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고독이나 한 잔’에서는 고독에 대해 사유한다. 고독이란 정체된 듯싶으면서도 실은 보이지 않게 꿈틀거리는 생물이라며, 어느 날은 쌉쌀하면서도 달착지근하여 그대로 머물고 싶어지는가 하면, 어느 날은 날감자 맛처럼 아리고 땡감처럼 떫어 심신을 오그라지게도 한다고 표현한다. 


  ‘미드나잇 블루’는 남편과 사별한 뒤 모든 걸 홀로 감당해야 하는 자의 쓸쓸하고 위태로운 삶을 조명한다. 혼자 산다는 건 한밤중에 갑자기 심장이 멎을 것 같은데 자식과 연락이 닿질 않아 고독사를 할 수도 있는 극한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사는 일이라고. 이 부분을 읽는데 내 마음이 짠했다.  


  ‘십만 원’은 같은 성당을 다니며 알게 된,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지인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지인을 만나면 20만 원을 주려고 준비하다가 먼 길을 오가는 데 드는 교통비와 식사비 등을 합하면 얼추 30만 원이 들 것 같아 그 20만 원에서 10만 원을 덜어 내어 10만 원이 든 봉투를 준비해 지인을 찾아간다. 그의 집을 나설 무렵 식탁 위에 그 돈 봉투를 놓고 나왔는데 상대편 지인도 필자의 백팩 속으로 뭔가를 넣었다. 그걸 필자는 그와 헤어진 뒤 버스 안에서 확인하는데 어이없게도 1만 원권 열 장이었다. 둘 다 서로에게 십만 원을 주려고 준비했던 것이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냥 20만 원을 줘도 되는 것을, 하고 독자인 나도 안타까움을 느꼈으니 필자는 어떠했을지 상상이 간다. 마음을 참 훈훈하게 만드는 글이다. 

 
  일찍이 피천득 작가는 ‘수필’이란 제목으로 수필을 써서 남겼다.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수필의 행로(行路)이다.”(피천득 저, ‘수필’ 중에서.) 가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쓰는 게 수필이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필이 만만하게 쓸 수 있는 글은 아니다. 가고 싶은 대로 쓴다는 건 글쓴이가 어떤 길로 가야 좋은 글이 되는지를 알 만큼 역량을 갖춘 사람이어야 함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겠다. 연주자로 말하면 악보를 보지 않고 암보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처럼 많이 연습하여 익숙해져서 능수능란함이 저절로 발휘되는 그런 사람이어야 가고 싶은 대로 쓸 수 있으리라.

 

  ”그러나, 차를 마시는 거와 같은 이 문학은 그 방향(芳香)을 갖지 아니할 때에는 수돗물같이 무미한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피천득 저, ‘수필’ 중에서.) 수필은 차를 마시는 거와 같은 문학이라고 한다. 냉수를 마시듯 차를 벌컥벌컥 마시는 사람은 없다. 차는 맛과 향기를 음미하며 천천히 마신다. 차를 마실 때와 같은 느낌이 나는 게 수필에 필요하다는 말이겠다.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는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킨다. 하나 더 보탠다면 솔직함과 관찰력을 잘 버무려 톡 쏘는 맛을 낸다는 점이다. 매우 솔직하고 끼가 많은, 내가 잘 아는 한 사람을 보는 친숙함마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끼’에서 읽은 이런 글은 인상 깊다. 『개인적으로 나는 끼가 없는 사람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물론 황진이적인 끼를 일컬음이다.』 


  잘 읽히지만 빨리 읽고 지나칠 수 없는 문장으로 가득 찬 수필집을 오랜만에 만났다. 어떤 글을 쓰든지 ‘소재와 주제가 무엇이냐.’ 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건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일 터, 이를 새삼 깨닫게 한 수필집이기도 했다. 또한 이 책은 수필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끌어 모은 듯해 내게 수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주었다. 특히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글쓴이의 심성, 인품, 가치관, 끼 등을 헤아릴 수 있었는데, 그렇듯 가감 없이 보여 준 점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글이란 모름지기 그래야 할뿐더러, 그 점이 내게 어떤 용기와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맨 앞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뽑은 다음 글로 이 리뷰를 마무리한다. 『“내 마음속 소망의 독자여, 벗이여, 제 책을 열면 제 심장에 쓰인 것을 볼 수 있어요. 저와 함께 웃고 울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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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0-08-07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의 좋은 글로 이 수필을 꼭 읽어보고 싶어요~~
저에겐 낯선 작가라 더 기대됩니다^^

페크pek0501 2020-08-07 19:07   좋아요 1 | URL
알지 못했던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도 기쁜 일이지요.
공모전에서 뽑힌 원고가 담긴 책입니다. 강추합니다.^^

2020-08-07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08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0-08-08 0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로를 생각했다는 걸 보니 좀 다르지만 <의좋은 형제>인가 하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형제는 그렇다 쳐도 남이 서로를 생각하는 건 더 뜻깊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은 멀리 사는 형제보다 가까이 사는 이웃사촌이 좋다고 하는군요 아니 이것도 이제 옛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까이 사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그렇다 해도 사람은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살겠지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8-08 11:53   좋아요 1 | URL
그렇죠.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형제 같죠.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라 가능한 것 같아요. 뜻깊은 일이죠.
멀리 사는 사촌 형제는 솔직히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서만 보는 것 같아요. ㅋ
차라리 이웃 친구나 동창들을 더 만나며 살죠.

지금 또 비가 오기 시작하네요. 비 피해는 이제 그만, 이면 좋겠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겨울호랑이 2020-08-08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간이 지녀야 할 모럴 중에는 윤리 도덕의 엄숙함만 있고 생기나 활력에 대한 의무 사항은 빠져 있다‘는 말씀을 읽으니 저 역시 공감합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가지고 있던 것들을 이제는 우리가 잃어버렸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들을 다시 찾는다는 것이 예전과는 다른 세상을 희망하는 것으로도 여겨집니다. 이렇게 보니 수필은 참 여러 생각을 던져줍니다.^^:)

페크pek0501 2020-08-08 11:56   좋아요 1 | URL
그 엄숙주의 좀 깨졌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인 거죠.
맞습니다. 제가 글감을 하나 찾았는데 제목은 ‘당연한 것은 없다‘예요. 글감만 찾았을 뿐입니당~~ 어떻게 써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ㅋ

어떤 면에선 수필이 소설보다 낫다는 생각이에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tls0828 2020-08-23 1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과 생각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짤막한 단편으로 구성되어 가볍게 읽을 수 있네요. 어휘력과 문장표현이 다채로와 사전도 들춰봤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작가의 인생길속에 들어갔다 나와봅니다. 완독 후 정서가 더욱 풍부해짐을 느낍니다.

페크pek0501 2020-08-23 13:5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댓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09-12 0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2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꼭 해야겠어.’ 하면서도 좀처럼 하게 되질 않았다.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 워낙 운동에 취미가 없어서였다. 학창 시절에도 체육 시간을 싫어했다. 그러던 내가 걷기를 좋아하게 된 데는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오래전의 일이다. 소화 불량에 자주 걸려 내과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위에 이상은 없으나 소화 능력이 약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의사는 방치하면 큰 병이 생길 수 있으니 몸을 많이 움직이라고 조언하며 산책을 권했다. 의사의 말이 걱정이 되기도 했고 소화 불량으로 배가 더부룩하고 답답한 느낌이 싫었다. 그때부터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걷기 운동을 매일 한 시간씩 하게 되었다. 걷고 나면 신기하게도 소화 불량 증세가 없어지는 것 같았다. 이것이 지금껏 십 년 넘게 걷기 운동을 하게 된 이유다. 

 


  오랫동안 습관처럼 걷다 보니 산책의 맛을 알게 되어 이젠 걷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릴 정도다. 폰에 연결한 이어폰으로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며 집 주변을 다니면서 이 동네 저 동네를 구경하는 게 흥미롭다. 예쁘게 조성된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안에서 나무와 꽃을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걷다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사진을 찍어 두어 블로그에 올리기도 한다. 이런 행복은 소화 불량이 나에게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걸음으로써 건강해짐은 덤으로 받은 셈이다. 

 


  이럴 때 소화 불량으로 인해 걷기 운동을 했더니 즐거워졌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여긴다면 긍정적인 해석을 한 것이다. 반대로 소화 불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걷기 운동을 해야 돼서 귀찮다고 여긴다면 부정적인 해석을 한 것이다. 나는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 가능한 한 긍정적인 해석을 하려고 노력한다. 

 


  몇 년 전에는 팔에 문제가 생겼다. ‘테니스 엘보’라는 병으로 한동안 병원에 다녔었다. 지금은 병이 많이 호전되긴 했으나 팔을 무리하게 쓰면 여전히 통증이 생긴다. 집안을 청소기로 삼십 분 이상 청소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면 팔이 아파 조심하며 살 수밖에 없다. 방 걸레질을 깨끗이 하고 싶어도 팔 때문에 다음날로 미루어야 할 땐 답답하다. 해야 할 일을 하루에 다 끝내야 속이 시원할 텐데 말이다. 팔이 불편한 게 불행한 일이라고 느꼈다.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환자라서 좋은 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좋은 점이란 가족이 나를 배려해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편은 나를 위해 휴일마다 대청소를 해 주고 쓰레기를 치워 준다. 아이들은 함께 장을 보러 가면 산 것들을 내가 들게 하지 않고 자기들이 든다. 이와 같은 배려는 나에 대한 가족의 사랑 같아서 난 기분이 좋아지고 예전보다 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팔의 병을 생각할 때 나는 현명해야 한다고 다짐하곤 한다. 팔의 통증에 주목하느냐, 가족의 배려에 주목하느냐.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일에 현명해야 함을 말한다. 팔의 통증에 주목하면 불행한 자가 되고 가족의 배려에 주목하면 행복한 자가 되므로. 

 


  이러한 예를 보자. 커피를 좋아하나 건강을 위해 하루에 한 잔만 마시기로 한 사람이 있다. 마시다 보니 커피잔에 커피가 반만 남았다. 이때 그는 커피가 반이나 없어졌다고 보거나 또는 커피가 반이나 남았다고 볼 수 있다. 나라면 후자를 택하겠다.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데 긍정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도 부정의 눈으로 봐서 스스로 불행한 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이 사고(思考)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데이비드 번즈의 <우울한 현대인에게 주는 번즈 박사의 충고>에 의하면 인간의 사고(思考)가 감정과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사고가 감정을 만든다는 얘기다. 부정적으로 본 것도 자기 의지로 긍정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이는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니 생각하기에 따라 평안을 얻는 건 얼마든지 가능함을 말해 준다.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일들을 뒤돌아보면 당시의 해석과 훗날의 해석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가령 처음엔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던 일이 나중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니 해석이란 게 딱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는 우리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11.1매)

 

 

 

 

 

 

 

..........글과 관련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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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0-08-01 0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은 강원도였군요

어떤 일이든 생각하기에 따라 다르겠지요 다른 운동보다 걷기가 가장 편하지 않나 싶어요 날마다 걷지는 않지만... 학교 다닐 때는 거의 갈 때 30분 집에 올 때 30분 걸어서 그게 운동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 뒤에도 어디든 걸어다녀요 먼 곳에는 안 가서 그렇기는 하네요 걸어서 몸도 좋아지고 꽃이나 나무 자연을 만나서 마음도 좋아지겠습니다

아픈 것도 다르게 생각하면 좋군요 식구들이 도와주고 마음 써줘서 기분 좋은... 그런 식구가 있어서 참 좋구나 할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 안 좋은 일이라 해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 보면 다를지도 모르겠지요 사람한테는 좋은 일 안 좋은 일 다 일어나겠습니다 그런 거 많이 걱정하거나 겁내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0-08-01 11:44   좋아요 2 | URL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걷기가 좋은 운동이라는 거예요. 전신 운동이거든요. TV의 생로병사, 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걷기로 병을 고친 사람들의 얘기가 나왔어요. 혈압을 내리기도 하고 디스크에도 좋은 것은 물론 큰 병에도 효과를 본 사례가 나왔어요. 저도 걷기를 하려고 장보러 가면 조금만 삽니다. 또 나가기 위해서요.
어젠 너무 더워서 마트에서 왕창 배달시켰지만요. ㅋ
가을이 되면 좋겠어요. 가을 산책은 정말 좋거든요. 공기도 좋고 단풍 든 나무들을 보는 건 덤이에요. 걸으면서 사진 찍는 재미도 있죠.
걷기를 실천하며 삽시당~~

후애(厚愛) 2020-08-01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사진을 보고 잇으니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저는 사진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저도 걷기 운동을 하다가 어느 날 안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습관을 들이다가 갑자기 그만 두게 되니까 귀찮아지는 것 같아요.
조금씩 몸 상태를 봐 가면서 나중에 걷기 운동을 다시 해야겠어요.

주말 시원하게 보내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페크pek0501 2020-08-01 11:49   좋아요 1 | URL
사진, 감사합니다. 좋은 풍경을 보면 꼭 찍어 둡니다. 친구들이 여행 가서 보내 온 사진도 폰에 잘 보관해 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고요.ㅋ

저는 걷기를 잘하는 편인데 코로나19 이후로 여름 들어 마스크 끼고 걷는 게 힘들어 횟수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여름이 가고 나면 또 매일 열심히 걷게 될 것 같아요.
위에 제가 쓴 답글을 읽어보세요. 생로병사에서 걷기로 효과를 본 사례가 많이 소개되었답니다. 걷기의 효과가 놀랍더라고요. 후애 님께도 걷기를 강추합니다.
댓글, 반가웠습니다.

coolcat329 2020-08-02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걷기 저도 참 좋아합니다.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 속 우울, 걱정도 많이 사라지고 뇌가 리셋되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꾸준히 걷다보면 뱃살도 빠지구요. 이번 달만 지나면 좋아하시는 가을이 오니 힘내세요~

페크pek0501 2020-08-03 12:28   좋아요 2 | URL
걷기의 참 맛을 아시는 분이군요. 몇 년을 계속해서 걷다 보면 하루라도 안 걸으면 뭔가 빠뜨린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역시 위대한 건 습관인가 봅니다.

안 그래도 가을을 기다리고 있어요. 가을 산책은 정말 좋거든요. 여름의 무더위를 이겨 낸 자의 여유를 즐길 수 있고 단풍 든 나무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죠. 공기는 맑고 바람은 선선하고...
329 님도 가을이 오면 즐기시길 바랍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0-08-02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병원에서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한 시간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운동을 늘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처음에는 어려운 것 같아요. 그 정도는 아니어도 매일 몇십 분 걷는 일과가 있으면 좋은데, 요즘 더워진다는 이유로 또는 다른 이유로 잘 하지 않게 됩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8-03 12:33   좋아요 2 | URL
걷다 보면 한 시간은 금방 가는 것 같아요. 걸으러 나가는 게 귀찮지요.
제 친구는 두세 시간을 매일 걷더라고요. 예전, 신문에서 봤는데 매일 하루에 30분씩만 걸어도 각종 암이 생기지 않는다고 의사가 말한 적이 있어요. 걸으면 몸 전체가 다 좋다는 거죠.
걷기로 큰 병을 극복한 사례를 티브이 생로병사에서 봤어요. 많이 걷도록 합시다.
일단 무더위가 지나야 걷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죠?
겨울에도 옷만 따뜻하게 입으면 걸을 때 몸에서 열이 나서 춥지 않답니다.
여름이 문제예요. ㅋ 서니데이 님도 좋은 날을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0-08-11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긴 장마에, 올려주신 사진 만으로도 마음이 좀 편안해집니다.^^
1시간 일상에서 걷는게 아니라 따로 맘 잡고 걸어본 적은 많지 않은데 지금은 30분이어도 조금씩 늘려봐야겠어요^^ 페크 님 덕분에 더욱 동기부여가 되네요

페크pek0501 2020-08-12 18:42   좋아요 0 | URL
마음이 편안해지셨다니, 동기부여가 되셨다니 기쁩니다. ㅋ
긴 장마가 지루하셨죠?
장마가 끝나면 걷기를 시작해 봅시다. 원래 해 질 녘 늦여름의 산책이 죽이거든요.
댓글, 감사합니다.
 

 

 

 

 


1. 목표
최근 마침표를 찍은 일이 있어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방향을 잡은 셈이니 그쪽을 향해 가기만 하면 될 터였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뒤로 후퇴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으니 느린 걸음일지라도 조금씩 가고 있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옷 적시는 가랑비의 힘을 믿는다. 

 

 

 

 

 

 

2. 꾸준함
인내도 재능이라고 어느 책에서 읽었다. 그렇다면 꾸준함도 재능이겠다.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목표를 이루리라. 설령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그 언저리에는 갈 것이다. 태양을 향해 쏜 화살은 태양까지 못가더라도 손에 쥔 화살보다는 멀리 간다는 건 확실하다. 가고자 하는 곳을 향해 매일 한 걸음씩 다가간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3. 슬럼프
자주 슬럼프가 온다는 건 ‘슬럼프에 빠지지 않는 시간‘도 자주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처럼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를 안심시키는 일에 익숙해져서 그나마 다행이다.

 

 

 

 

 

 

4. 글을 쓰는 사람
수박이 안 팔린다고 해도 수박을 팔고 있으면 수박 장수인 것처럼, 글을 잘 쓰지 못해도 글을 쓰고 있으면 ’글을 쓰는 사람‘인 것이다.

 

글을 쓰는 모든 이들, 파이팅!

 

 

 

 

 

 

5. 올여름엔 독서로
벌써 7월 30일이다. 장마 때문에 찜통더위가 아직 시작도 안 했건만 하루하루가 더워 선풍기가 쉴 새 없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얼마나 더울까. 밤잠을 설치는 날로 고생하겠지. 게다가 코로나19는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으니 밖에선 마스크를 쓴 채 뜨거운 태양을 견뎌야 한다. 감염병 때문에 맘놓고 피서를 가지도 못하니 올여름은 가장 힘든 여름이 될 것 같다. 책이나 읽으며 정신이라도 딴 세상을 배회하며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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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40대에 이른 지금에야 나는 비로소 남이 나를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유혹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내 스스로가 그런 빌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나태의 유혹을, 관습의 유혹을, 그리하여 핑계만 있으면 고통스러운 영혼의 의지를 떼어 버리고 몸이 편하자는 대로 살려고 하지 않는가. (중략)
내가 나를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실로 강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정채봉, <그대 뒷모습>, 209쪽.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법칙은 참을 줄 아는 것이고, 지혜의 절반은 인내에 있다”라고 했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종종 상당한 인내심을 발휘한다. 이는 자제력을 기르는 데 좋은 훈련이 된다. 평소 이 훈련을 자주 해 두어야 한다.
자제력을 가지면 세상에서 가장 값진 기쁨인 마음의 평화를 누리게 된다. 반대로 다른 사람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기 자신을 참아내야 한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사람을 얻는 지혜>,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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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7-30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저는 태어나서 올여름이 가장 안 덥다고 엄마랑 쑥떡거리고 있어요.
물론 장마가 지나고 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밤이면 이불 끌어 덮고 자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생각보다 안 덥다고 했는데 올해는 거져 먹기어요.
올해 더울 거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코로나에 적용하기도 하죠. 앞으로 1, 2년은 더 갈거라고 하는데
것도 생각 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지 않을까 근거없는 기대를 해요.ㅎㅎ

페크pek0501 2020-07-30 21:27   좋아요 1 | URL
둘이 텔리파시인가요... 저도 댓글을 달고 왔는데요.ㅋ

올여름 무척 덥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장마만 끝나면 기온이 높은 날이 계속된다고 해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여름을 지내는 게 쉽지 않아요.
요즘은 밤에 서늘해서 저도 이불을 덮고 자요. 곧 여름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이 오겠지요...

stella.K 2020-07-30 21:31   좋아요 1 | URL
그래도 뭐 중복 지나고 입추며 말복이 코 앞이어요.
말복지나면 여름도 얼추 갔다고 봐야죠.
더위 고생 오래 못 갈 거예요.^^

페크pek0501 2020-07-30 21:33   좋아요 1 | URL
저도 그걸로 희망을 갖습니다. 늦더위라는 게 차라리 나아요.
늦더위로 9월에 더운 적 있었는데 아침저녁으론 시원했던 게 기억나요.
낮에만 더운 거죠. 입추와 말복이 있다는 게 위로가 되네요. ㅋ

서니데이 2020-07-30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력을 보니 벌써 7월이 내일이면 말일이예요. 올해는 무척 더운 여름이 될 거라는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7월은 생각보다 더운 날이 적었습니다만, 8월에 비가 그치고 나면 더운 날이 올 것 같아요.
하나의 일을 끝나고 또 하나의 일을 시작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일 것 같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일도 잘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페크님, 편안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7-30 21:48   좋아요 1 | URL
계획만 잘 세우고 삽니다. 늘 새로운 각오로 말이죠. 그래도 목표를 정해 놓으면 맘이 놓여요.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는 사람처럼 생각되거든요.
바라는 대로 삶이 펼쳐지면 인생이 신나겠죠?
저는 조금씩 조금씩 해 내려 합니다. 욕심이 지나치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요.
조금씩 해 내는 걸로 만족하려 합니다.

페넬로페 2020-07-31 01: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진 많이 덥지 않았는데
장마가 끝나면 얼마나 더워질 지
걱정이예요^^
글을 잘 쓰지 못해도 글을 써야겠어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07-31 12:31   좋아요 1 | URL
정말 아직 덥지 않아 다행이었어요. 코로나19도 있는데 덥기까지 하면 살맛이 안 날 것 같았거든요.
페넬로페 님은 글을 잘 쓰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너무 겸손하신 거 아닌가요? ㅋ
저야말로 님의 댓글을 보고 용기를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희선 2020-07-31 0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군요 구름이 깔린 하늘도 멋지네요 이번에는 장마가 길고 끝나야 할 때 끝나지 않고 비를 많이도 뿌리는군요 그것 때문에 한더위가 아직 오지 않았네요 그게 올지... 이번 여름 아주 덥다고 했는데, 기상청 틀렸네요 슈퍼 컴퓨터가 날씨를 예측한다 해도 그게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고 해요 그런 부분은 조금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비 많이 온다고 했지만, 조금 오면 다행인데... 어제 새벽에서 아침까지는 꽤 많이 왔어요 천둥 번개 때문에 더 걱정스러웠어요

분명 재능이 있는 사람 있겠지요 그렇다 해도 애쓰지 않으면 재능도 녹슬지도 모르죠 꾸준히 하는 게 좋은 듯해요 자신이 좋아한다면... 그걸 한다는 것만으로도 기쁘잖아요

페크 님 칠월 마지막 날 잘 보내시고 팔월 즐겁게 맞이하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7-31 12:35   좋아요 1 | URL
사진의 경치가 좋죠? 강원도 사진이랍니다. 제 폰에는 사진이 꽤 많이 저장되어 있어요.
기상청의 예보가 틀리길 바랄 뿐입니다. 마스크 끼고 걷다 보면 숨이 막혀요.
달력을 보니 8월 7일이 입추네요. 15일은 말복.
입추와 말복에 더우면 얼마나 덥겠나, 하는 생각으로 여유를 가져 봅니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새삼 느껴요. 언제부터인가 여름이 무섭기까지 하다니까요.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희선 님도 올여름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테니스엘보’라는 병으로 팔에 주사를 맞으러 다닌 적이 있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기 직전에 내가 취하는 태도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주사가 아프면 어떡하지? 아플까 봐 두려워.’라고 여기는 태도. 또 하나는 ‘까짓것 주사가 아프면 얼마나 아프겠어?’라고 여기는 태도. 

 


  신기하게도 전자의 태도를 취할 땐 주사가 아픈 것 같았고 후자의 태도를 취할 땐 주사가 아픈 줄 몰랐다. 후자의 태도를 선호하게 된 이유다. 후자의 태도를 이젠 다른 일에도 적용하기를 좋아한다. 

 


  혼자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걸으며 불량배가 나타날 것 같은 공포를 느낄 때 또는 혼자 호젓한 산길을 걸으며 귀신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공포를 느낄 때 ‘무섭다. 제발 아무것도 나타나지 마라.’라고 생각하면 겁이 난다. ‘까짓것 뭐든 나타나려면 나타나라.’라고 생각하면 겁이 나지 않는다. 

 


  모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잠을 자려던 밤에 모기가 방 안에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내가 잠자는 동안 모기에 물리면 어떡하지?’ 하고 불안해 하면 잠이 안 온다. 하지만 ‘어디선가 배부르게 피를 먹고 온 모기일지도 몰라. 설사 내 피를 빨아먹는다고 해도 까짓것 작은 모기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어?’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잠이 온다.

 


  내가 어떤 일을 바라다가 실망하게 되거나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아휴, 속상해.’ 하고 받아들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반면에 ‘까짓것 이번엔 죽어 주겠어.’ 하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필요함을 또다시 느끼게 해 주는 글을 책에서 만나 반가웠다. 혜민 스님이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에서 다음과 같이 쓴 글이다. 

 


  『우리에겐 배짱의 한마디가 필요합니다.
내가 느끼는 열등한 부분에 대고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한번 외쳐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시험만 보면 긴장하고 떠는 나에게 “그래 나 좀 긴장한다.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키가 좀 작다. 그래서 어쩌라고?”, “우리 집 좀 가난하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렇게 인정해버리고 나면 살짝 분한 마음이 올라오면서 그 열등한 요소를 치고 올라가려는 용기가 나오게 됩니다.』

 


  앞으로 어떤 시험을 앞둔 이가 있다면 그에게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되 시험 보는 날엔 ‘시험을 잘 봐야 할 텐데.’ 하고 걱정하지 말고 ‘까짓것 시험을 망치면 어때서?’ 하고 편하게 마음먹으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까지 말한 게 자기가 자기를 속이는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한데 여러 일을 겪으며 사는 우리에겐 이런 속임이 필요한 것 같다. 난 이것을 지혜로운 속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 처하든 조바심을 버리고 여유를 택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은 행복의 비결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이 닥치면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다가 누군가에게 의지하여 평안을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자기 힘으로 평안을 얻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방법이다. 담력이 있는 본인 자신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지원군이 어디 있겠는가.(8매)

 

 

 

 

 

 

 

 

 

 

 

 

 

 

 

 

 

 

 

 

 

 

 

『우리에겐 배짱의 한마디가 필요합니다.
내가 느끼는 열등한 부분에 대고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한번 외쳐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시험만 보면 긴장하고 떠는 나에게 “그래 나 좀 긴장한다.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키가 좀 작다. 그래서 어쩌라고?”, “우리 집 좀 가난하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렇게 인정해버리고 나면 살짝 분한 마음이 올라오면서 그 열등한 요소를 치고 올라가려는 용기가 나오게 됩니다. 열등한 부분을 숨기고 부끄러워하면 문제가 되지만, 그것을 인정해버리고 “그래서 어쩌라고?” 해버리면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나도 모르는 내면의 힘이 나옵니다.』
- 혜민,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1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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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0-07-22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글을 읽으니 한탄강에서 래프팅 전에 물에 몸을 완전히 적신 후 노를 저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미 버린 몸이 되고 나니 몰입할 수 있어 좋더군요^^:)

페크pek0501 2020-07-23 12:02   좋아요 1 | URL
저도 가족 여행 가서 래프팅 한 적이 있는데 같은 경험을 했어요. 상대편으로부터 물 세례를 한 번 받으니 몸이 다 젖어도 좋다, 하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이럴 때 하는 말 있지요. 이미 베린 몸인데.. ㅋ

서니데이 2020-07-22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혜민스님의 이 책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출간된 지 벌써 몇 년 되었네요. 처음 나왔을 때, 제목이 좋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없어서도 안되지만,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컸을 때는 더 힘들고 결과도 좋지 않았던 경우가 적지 않았어요. 뭐, 어쩌라고, 하고 하는대로 하는 거지, 하는 마음이 되면 좋은데, 그게 잘 안될 때는 그렇게 하는 것도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앞으로는 뭐,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비가 오는 저녁입니다. 편안하고 좋은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0-07-23 12:04   좋아요 1 | URL
혜민 스님의 책은 두 권을 완독한 것 같아요. 잡으면 금방 읽게 되어요. 쉽고 잘 읽혀요. 쉽되 그냥 지나치게 되지 않는 글이 많아요.
어제 두 시간을 걸으러 나갔다가 비가 오니 우산까지 들고 힘들어서 한 시간 반만 걷고 들어왔어요. 비 오는 날에 걷는 것 좋아하는데 어젠 고단하더라고요.

지금도 비가 얼마나 예쁘게 오는지 창 밖을 보고 감탄했다는...
좋은 비 날을 보내십시오. ^^

2020-07-22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23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0-07-22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직접 찍으신 건가요? 오늘처럼 흐린 날씨에 청명한 풍경을 보여주시다니 마치 선물 같습니다^^ 배짱이라니,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군요... 겁이 많은 제게는 실천하기 힘든 말이에요ㅜㅜ 막상 겪고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걸 머리로는 알아도 첫걸음을 떼기가 어렵더라고요... 내일부터는 ˝그래서 어쩌라고?˝를 마음속에 새겨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20-07-23 12:11   좋아요 1 | URL
예, 제가 찍은 거랍니다. 작년 이맘 때인 것 같아요. 저는 사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찍다 보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가령 길을 찍을 땐 정면에서 찍지 말아야 한다는 거요. 정면에서 찍었더니 길이 혓바닥처럼 나오는 거예요. 하하~~
저도 같은 풍경을 여러 각도로 찍어서 좋은 걸 고르고 나머지는 삭제합니다.
여러 각도로 찍어 보면 가장 좋아 보이는 사진이 있기 마련.

마치 선물 같다는 표현에 저 뿅~~ 갑니다.
저 역시 겁쟁이올시다. 그러니깐 저런 글을 , 저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겁이 없다면 저련 생각을 1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마음속에 새기기. 파이팅! 응원하겠습니다.

희선 2020-07-23 0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부터 걱정하면 안 좋겠지요 그런 걸 알아도 그럴 때가 더 많습니다 배짱이 있으면 좋을 텐데, 별로 없네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기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이 어떻든 별로 마음 쓰지 않겠지요 다른 사람한테 힘을 주는 것도 좋지만, 먼저 자기 자신한테 힘을 주면 더 좋을 듯도 하네요 저도 그렇게 잘 못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러고 싶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7-23 12:14   좋아요 1 | URL
우리가 걱정하는 것의 대부분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합니다. 어느 책에서 읽고 공감했어요.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이 아닌데 그 걱정의 노예에서 풀려 나질 않으니 참 세상살이 쉽지 않아요.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잘해야 좋은 삶을 산다고 하네요. 남에게 잘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에게 칭찬도 해 주면서 살아야 한다고 해요. 그래야 기운이 난다고 합니다.
찾아보면 누구나 스스로 칭찬할 게 있을 거예요.
자신에게 힘을 주는 하루를 보내도록 합시당~~ 좋은 하루 되세요.

라로 2020-07-23 0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험 앞두고 있는 일인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그래서 어쩌라고˝의 태도로 살겠습니다.^^;;

모기에 대한 글을 읽으며 생각나는 책이 있어요. 엘비자베스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라는 책에서 작가가 앉아있는데 모기가 너무 많이 달려들어 물었는데 처음엔 막 안전부절 못하면서 모기를 잡으려고 하거나 몸을 긁거나 했는데 내려놓고 (아마도 어쩌라고의 태도로?ㅎㅎ) 가만히 명상을 했더니 하나도 물지 않더라는,,,기억력이 없는 편이라 책을 읽어도 남아 있는 것이 없는데, 그 이야기는 실용적인 내용이라 그랬는지 책 읽은지 10년이 넘었는데도 기억을 하고 있어요. 물론 저도 물테면 물어봐,,뭐 그런 태도로 변했고요.ㅎㅎ

페크pek0501 2020-07-23 12:18   좋아요 0 | URL
오! 시험을 앞두고 계신 멋진 분이시네요. 그렇죠. 마음먹기 달린 거니까요.
시험, 응원하겠습니다.

명상의 효과. 멋진 구절이네요. 인간에게서 심상치 않게 뿜어져 나오는 기를
모기들이 알고 도망간 것 같네요. 깡패들이 처음 싸울 때 상대편을 보는 서로의
눈빛으로 우선 기 싸움을 한다고 하잖아요.

라로 님은 성실하고 꾸준하셔서 좋습니다. 저도 닮고 싶은 1인입니당~~
요즘은 게으름을 너무 사랑해서 문제예요. 킥킥.
시험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나뿐 아니라 글을 쓰는 자라면 아마 누구나 글이 길지 않은 한 편 한 편에 하나의 주제를 담는 수필에 매료되어 본 경험이 있으리라.

 


좋은 수필을 만날 때마다 다른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나면 친구들에게 그 영화를 꼭 보라고 말하고 싶듯이, 좋은 수필집을 읽고 나면 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그 수필집의 일독을 권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열정적인 ‘책 애호가들’에게 추천한다. 민혜의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라는 수필집을.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를 읽고 내가 밑줄을 긋고 싶은 대목을 다음과 같이 뽑아 보았다.

 


고독이란 정체된 듯싶으면서도 실은 보이지 않게 꿈틀거리는 생물이었다. 나름의 맛과 감촉도 지녔다. 어느 날은 쌉쌀하면서도 달착지근하여 그대로 머물고 싶어지는가 하면, 어느 날은 날감자 맛처럼 아리고, 중증의 증상으로 덮쳐올 때면 땡감처럼 떫어 내 심신을 오그라지게도 했다. 사전은 다시 쓰여 져야 하리라. 고독이란 단어의 정의만큼은. - ‘고독이나 한 잔’ 중에서.

 

 


눈물은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다. 어떤 명징한 이론을 들이댄다 해도 눈물이란 내게는 여전히 신비의 액체다. 눈물은 투명한 액체로 희비를 이끌어내지만, 격정을 담은 피눈물이라도 장대비처럼 억세게 긋는 법이 없다. 서리서리 한 얽힌 눈물도 그저 유순하고도 맥없이 아래를 향해 흐를 뿐이니 동(動)이되 정(靜)의 성정을 지닌 듯하다. 거짓 감정을 섞기에도 웃음 쪽이 눈물보다 수월할 거란 생각에 나는 인간이 내보이는 웃음보다 눈물을 더 신뢰하는 편이다. - ‘크라잉 룸’ 중에서.

 

 


안타깝게도 삶의 극점에서 인간은 간혹 자살로 비극적 결말을 내기도 한다. 우리 나라는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라고 한다. 그러나 자살이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동물성의 선택일 뿐 식물들이라면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낼 것 같다. 그 선험적 직감으로, 인내와 끈기로, 영특한 전술로. 
사는 일이 위기라고 여겨질 때마다 나는 홀로 산에 들어 내가 보다 식물적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였다. 초목에도 저마다의 곡절과 간난신고가 있어 나는 그네들이 온갖 수형으로 보여주는 정경을 유심히 바라보곤 했다. 묵언과 은유의 대가들이 풀어내는 아포리즘을. 한데 인간을 관장하는 뇌의 외피에 하필 식물원을 조성한 것은 조물주의 은미(隱微)한 기호(記號)가 아니었을까. - ‘어느 날의 데포르마시옹’ 중에서.

 

 


근래 읽은 어느 책을 보니 파리지앵이 되는 조건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비싼 옷이라도 튀지 않게, 싼 옷이라도 고급스럽게 보이게.’
이쯤 되면 우리와는 뭔가 달라도 크게 다른 것 같다. 그 의식 속엔 부자와 빈자를 아울러 배려하는 인문학적 사고가 깃들여있는 것 같다고 하면 지나친 착각이라 할 것인가. 아무려나 우리의 정서로는 아직은 어림없을 얘기일 것 같다. 돈 들여 비싼 옷 구입하고 튀지 않게라니, 상대가 미처 알아보지 못하면 자진신고를 해서라도 눈길을 끌어 모아야 본전 뽑는 일 아니겠나. - ‘파리지앵처럼 살아보기’ 중에서.

 

 

 


좋은 수필집을 한 권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드디어 찾았다. 

 

 

 

 

 

 

 

 

 

 

 

 

 

 

 

 

 

해드림 출판사에서 수필집 공모를 통해 당선시킨 원고로 만든 수필집이다.

당선작으로 뽑힌 책인 셈이다.

 

 

 

 

목차

 

 

작가의 말-삶이란 결국 저마다의 위치에서 웃고 우는 일 | 4

 

키스에 대한 고찰 | 14
마늘 까던 남자 | 19
비아그라 두 알 | 26
베토벤을 만났을까 | 31
산 | 36
들 | 43
너에게 보낸다 | 49
모던 타임즈 | 55
예외적 인간 | 60
남편을 빌리던 날 | 65
비 오는 날 오후 세시에 | 70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 75
비스듬히, 비스듬히 | 79
하트 세 개 꾹꾹꾹 | 85
(이하는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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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07-17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언니의 책이 드디어 나왔나 보다
기대하고 읽었더니 그게 아니네요.ㅠ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0-07-17 20:15   좋아요 1 | URL
아,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요.ㅋㅋㅋ
제 책 제목엔 칼럼, 이란 낱말을 넣었답니다. 출간이 8월 중순 예정.
그런데 꼭 9월에 나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무슨 출판사가 어찌나 바쁜지... 제 책 앞에 몇 권의 책이 줄 서 있답니다.
제가 재촉을 하는데도 이 모양입니당~~
요즘 같은 불경기에 그 출판사는 호황이에요.

초딩 2020-08-10 13:4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줄 알았습니다 :-)

페크pek0501 2020-08-12 18:38   좋아요 0 | URL
드디어 제 책이 나왔습니다. ㅋ
초딩 님, 댓글 감사합니다.

수이 2020-07-1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파리지앵 문장들 넘 잼나요. 근데 저는 비싼 옷 입어도 티 안나더라구요. 그래서 기왕지사 그럴 바에야 차라리 싸구려로만 입어주겠어!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는 거 같아요. 친구분 수필집 출간 축하드려요 :)

페크pek0501 2020-07-17 20:51   좋아요 1 | URL
저는 왜 날씬한 몸에 멋을 안 내느냐고 물어서 이렇게 대답하죠.
나 멋 엄청 낸다. 튀지 않게 무난하게 옷을 입는 게 내 멋의 기준이다. 일부러 이렇게 입는 거다. ㅋㅋ
너무 튀는 옷은 부담스러워요.

친구 아니고 아는 선배님이시죠. 진짜 글 잘 쓰는 분이시라 이런 페이퍼를 올리는 게 하나도 부담이 없죠. 문장력이 끝내 준답니다. 사유 깊은 글이란 게 이런 거구나, 느낄 수 있어요. 강추합니다.

서니데이 2020-07-17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모전 수상작품인가봅니다. 저는 처음 듣는 작가지만, 소개를 읽어보니 유명한 분인가봅니다.
처음엔 낯선 표지를 보고, 페크님의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시원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07-18 11:18   좋아요 1 | URL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필자의 역량이라기보다 운발인 것 같아요. 잘 알려지지 않은 책 중 좋은 책이 많잖아요. 이 분의 책도 그렇게 될지 몰라 이 페이퍼를 올렸어요.ㅋ
공모전 수상작품인 만큼 믿도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벌써 주말인 건가요? 이 빠름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아까운 시간, 히잉...
서니데이 님도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

희선 2020-07-18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크 님 책이 나왔는지 알았습니다 그건 좀 더 나중이군요 페크 님이 갖고 싶은 수필집이라니 기쁘겠습니다 글을 쓰신 분은 공모전에 뽑히고 책이 나와서 기쁘시겠네요 멋은 드러내지 않을 때 더 빛나지 않나 싶어요 수수한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화려한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말입니다 페크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07-18 11:20   좋아요 1 | URL
좋은 책 하나 갖고 아끼며 읽는 맛이라는 게 있죠.
제가 수수한 걸 좋아하나 봐요. 시선 집중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싫더라고요. 그런 면에선 내성적이에요.

희선 님도 편안한 주말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07-18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7-18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