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이젠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술을 같이 마실 수 있다는 게 흐뭇하다. 가족 넷이 모여 앉은 저녁 식탁에서 가끔 맥주를 마시는데 이럴 때 나는 맥주를 반 캔 정도 마시면 적당하다. 음식은 차가운 걸 싫어하지만 맥주만큼은 차가워야 맛있는 것 같다. 냉장고에서 꺼낸 차가운 맥주를 컵에 따라 마실 때의 첫 모금을 즐길 줄 안다. ‘아, 바로 이 맛이야!’ 하고 탄성을 지를 정도다. 나처럼 맥주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오래전 지인 K를 만난 적이 있다. 어느 찻집에서 마주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술 얘기가 나오자 K가 내게 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었다. “난 딱 맥주 반 캔이 좋던데.”라고 답했더니 “아직도 맥주야?”라고 말하더니 양주를 마시면 맥주를 안 찾게 된다며 열변을 토했다. 그 순간 나는 맥주나 마시는 가난한 서민이 된 것 같고 K는 고급 양주를 마시는 부유층에 속하는 것 같았다. “아직도 맥주 마시냐?” 또는 “아직도 소주 마시냐?”라는 언어에서 묻어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 경험이었다. 

 

 

언어에는 그 사람의 인간관이 반영되어 있어서 말할 때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게 중요함을 알고 있다. 적절한 어휘의 사용이 중요함을 또 한 번 깨닫게 해 준 글을 최근에 읽었다.

 

 

『오래전 일이다. 당시 업무 때문에 옛 용산구청 앞을 자주 지나야 했다. 구청에는 “세입자가 구청에 와서 떼를 써도 소용없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떼를 써도, 라는 글자에 한동안 시선이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떼를 써도, 라는 말의 행간에 묻어나는 짜증과 혐오, 눈앞에서 빨리 치워버리고 싶다는 마음, 공무원이 시민에게 그렇게 당당히 말하고 글로 써 붙이는 게 가능한 시대정신. 그것은 아마도 용산 참사의 전조였을 것이다.』

 

 

허지웅의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 읽은 글이다. 시민을 떼쓰는 아이 취급을 하는 사회라니. 경악할 일 아닌가.

 

 

 

 

 

 

 

 

 

 

 

 

 

 

 


 

오래전 일이다. 당시 업무 때문에 옛 용산구청 앞을 자주 지나야 했다. 구청에는 "세입자가 구청에 와서 떼를 써도 소용없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떼를 써도, 라는 글자에 한동안 시선이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떼를 써도, 라는 말의 행간에 묻어나는 짜증과 혐오, 눈앞에서 빨리 치워버리고 싶다는 마음, 공무원이 시민에게 그렇게 당당히 말하고 글로 써 붙이는 게 가능한 시대정신. 그것은 아마도 용산 참사의 전조였을 것이다.(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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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18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 한마디에 인격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현수막을 본 시민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페크pek0501 2020-10-18 22:17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자유, 평등,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이 땅의 현주소를 말해 주는 것 같아요. 그것을 본 당사자들은 어땠을까 헤아려 보니 아프네요.
어느 책에서 읽은 것 - 진실이란 아픈 것, 이 생각납니다. 이 사회의 진실...

댓글, 감사합니다.

후애(厚愛) 2020-10-19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사진 너무 좋습니다.^^
계곡을 생각케 하는 사진입니다.놀러가고 싶어요~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0-19 11:39   좋아요 0 | URL
어느 여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름인데도 물이 꽤 차갑더라고요. 지금은 더 차갑겠지요.
후애 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세요.^^

바람돌이 2020-10-20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함부로 하는 말 한마디에 그사람의 인격수준 다른이에 대한 태도가 다 묻어나오는 경우가 허다하죠. 예전에는 그런 말들에 저도 상처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그냥 아 그게 저이의 수준이구나 생각하면 흘러가집니다. ㅎㅎ 하지만 공공기관은 저러면 절대 안되죠. 저건 권력이 되버리니까요. 허지웅씨의 책을 한번도 안봤는데 페크님 글보니 보고싶단 생각이 드네요.

페크pek0501 2020-10-20 20:35   좋아요 0 | URL
여러 책을 샀는데 유독 이 책만 밑줄긋기를 많이 하게 되네요. 신선한 데가 있어요.
글의 성격은 칼럼에 가깝습니다. 한 편 한 편 쓴 것을 이어 놓은 느낌이 들어요.
인지도 높은 저자라서 책이 많이 팔리나 했었는데 제가 읽어 보니 일독할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굿밤 되세요.^^

2020-10-21 0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1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들이 읽을 책을 쓰는 일은 다른 책에 비해 특별한 즐거움이 있을 듯하다. 동화 작가라면 아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여겨 그렇게 느낀다. 이런 면에서 동화 작가는 아름다운 사람 같다.

 

 

지금부터 아이들이 읽을 책을 성실히 그리고 꾸준히 써 온 조소정 ‘동화 작가’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나는 앨버트로스다> : 초등 3~4학년, 동화.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인간에게 고통받는 바다생물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뉴스를 통해 바다가 쓰레기통이 되어 있는 장면을 시청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쓰레기가 넘쳐 나는 바다는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환경 오염은 새에게만 해로운 게 아니라 우리의 건강에도 해로울 것이다. 

 

 

 

 

 

 

 

 

 

“새털을 뽑아 이불을 만들려는 사람들로 인하여 사라질 수도 있었던 앨버트로스는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 그런데 새털 이불업자들로부터 벗어나 살아남은 앨버트로스 후손들은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 먹이를 먹고 또 죽어가야 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작가의 말’에서)

 

 

 

 


2. <빼빼로데이> : 초등 3~4학년, 동화.

 

 

 

 

 

 

 

 

 

 

 

 

 

 

 

초등학생의 남녀 교제, 왕따를 당하는 아이, 아들을 잃어버린 할머니의 사연 등등 일곱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 준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교과 연계 추천 도서’라고 한다.  

 

 

 

 

 

 

 

 

“가족은 보이지 않는 울타리다. 이 울타리는 편히 쉴 마음의 쉼터가 되어 준다. 그런데 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물질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오히려 허물어져 가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울타리를 고치고 든든히 해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면 좋겠다.”(‘작가의 말’에서)

 

 

 

 


3.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 : 초등 3~4학년, 교양서.

 

 

 

 

 

 

 

 

 

 

 

 

기온이 높이 올라가기도 하고 비가 너무 많이 내리기도 한다. 가뭄이 심하거나 태풍이 세게 불기도 한다. 미세먼지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기후 변화 때문에 농작물이 병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노력으로 기후 변화를 막을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공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지구가 더워지는 ‘기후변화’로 생기는 이러한 자연재해는 말 그대로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지만, 원인을 찾아보면 우리 인간과도 관련이 있어요. 보다 편리하고 풍족한 삶을 위해 했던 인간의 많은 활동들이 지구를 덥게 하는 데 영향을 준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과 노력으로 이러한 자연재해를 막는 데 힘을 보탤 수도 있어요. 이것이 우리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예요.”(‘작가의 말’에서)

 

 

위의 책들은 정확히 몇 학년의 초등학생에게 적합한 책이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아이마다 독서량이 다르고 수준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밝혀 둔다면 초등 3~4학년용 책으로 보면 괜찮을 듯싶다. 그러므로 1~2학년이라고 해도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라든지 5~6학년이라고 해도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 아이라면 읽어도 무방하겠다.

 

 

 


..........................이번엔 동시집 두 권을 소개한다.

 

 


4. <중심잡기> : 초등 전학년, 동시.

 

 

 

 

 

 

 

 

 

 

 

 

 

 

 


훌라후프 돌리기

 

배 불룩한 우리 아빠
훌라후프 돌리는 모습 보셨나요?

 

엉덩이 삐죽 내밀고
허리를 씰룩씰룩
3초도 안 되어
내려오는 훌라후프

 

다시 돌려도
또 주르륵

 

빙글빙글 빙그르
훌라후프가
지친 아빠를 돌리고 있어요.(54쪽)

 

 

 

 

5.  <양말이 최고야> : 초등 전학년, 동시.

 

 

 

 

 

 

 

 

 

 

 

 

 

 

 

 

 

 

 


<중심잡기>의 그림은 초등학생들이 그린 것이고, <양말이 최고야>의 그림은 차은령 작가가 담당했다.

 

 

그림이 많아 동시를 읽는 재미를 더하는 동시집 두 권이다. 초등 저학년이라면 동시의 같은 제목으로 그림을 그려 보는 시간을, 초등 고학년이라면 동시의 같은 제목으로 동시를 지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한 책들이다. 

 

 

 

 

 

 

 

 


......................................
조소정 작가와 내가 처음 만난 게 2001년쯤인 것 같다. 우리는 시를 배우는 수업에서 수강생이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쉽게 가까워졌다. 주부로서 살림하랴 글쓰기를 가르치랴 글쓰기를 배우랴 바빴지만 둘 다 꿈을 갖고 있었다. 그때 조소정 작가는 동화 작가가 되겠다고 했었고 나는 칼럼니스트가 되겠다고 했었다. 내겐 그 꿈이 실현되는 미래가 너무 멀리 있어 보였다.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 시절이 가끔 그립다. 참 소중한 시절이었다. 지금보다 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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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0-14 1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동시, 동화에 빠지셨나 봅니다.^^

페크pek0501 2020-10-14 18:14   좋아요 1 | URL
아는 저자라서 책이 많이 팔리게 해 주려고 관심을 가졌습니다.
제가 동화 작가라면 그림도 직접 그려 넣고 싶네요. ㅋ

레삭매냐 2020-10-14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앨버트로스 스토리가 짠하네요...

새털 이불업자에게 시달리다가
지금엔 바다를 뒤덮은 쓰레기에
시달리다니.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반성해야지 싶습니다.

페크pek0501 2020-10-15 13:16   좋아요 1 | URL
예. 자연 보호, 동물 보호를 하지 않으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인간에게 옵니다. 자연과 동물을 소중히 여기고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0-10-15 02: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앨버트로스뿐 아니라 바다에 사는 생물은 사람 때문에 많이 죽고 지금은 사람이 버린 쓰레기로 죽는군요 그건 다시 사람한테 돌아오고... 예전에는 잘 몰랐다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아니 고치려고 해야 할 텐데 어떨지 모르겠군요 한사람 한사람이 마음을 쓰면 좋을 텐데...

예전에 꿈을 꾸고 지금은 그걸 이루셨군요 앞으로도 꿈꾸고 바라는 일 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0-15 13:19   좋아요 1 | URL
다 사람에 의해 피해가 생기죠. 쓰레기를 먹고 자란 물고기를 우린 또 생선으로 먹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쓰레기를 먹는 셈이죠. 생선을 살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희선 님도 꿈꾸시고 바라는 일, 다 잘 되시길 바랍니다. ^^

hnine 2020-10-15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을 이룬 두분, 축하드립니다. 무엇보다도 그 꿈을 계속 이어나가셨다는 점에서요.

페크pek0501 2020-10-15 13:21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둔한 면이 있어서 변경할 줄을 모릅니다요. ㅋㅋ
조소정 작가는 열심히 하며 자기 길을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제 시작인 걸요. 꿈을 이루려면 멀었답니다.

좋은 가을날 보내세요. ^^

han22598 2020-10-15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훌라후프 돌리기˝ 동시 좋아요 ^^
아빠가 훌라후프를 돌리는지 훌라후프가 아빠를 돌리는지...

훌라후프가 아빠를 돌리면서 아빠를 응원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귀여운 아이의 마음이 짠하네요...

페크pek0501 2020-10-15 13:26   좋아요 1 | URL
그 동시 좋다는 말씀에 제가 조금 전 ‘훌라후프 돌리기‘란 동시를 타이핑해서 넣었답니다. han22598 덕분에 그렇게 했네요. 감사합니다.
시 발상이 참신하죠?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0-10-15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동화책과 동시집이네요. 그림이 예쁘고 밝고 좋은 이야기가 많은 어린이책을 좋아합니다.
한 수업을 듣던 두 분은 10년 뒤 동화작가와 칼럼니스트가 되어 여러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되셨군요.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 이어가는 것, 쉽지 않지만 참 좋은 일 같아요.
페크님,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16 00:08   좋아요 1 | URL
같은 수업에서 만나 함께 보낸 시간들이 있어서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게 동지처럼 여겨진답니다. 수업이 끝나면 점심 시간이어서 수강생들 모두 한 음식점으로 몰려 가서 점심을 같이 먹고 헤어졌답니다. 문학과 시와 책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죠.

오늘은 친정어머니와 같이 산책을 많이 했어요. 걷기 좋은 날씨였어요. 날씨가 차서 목에 스카프를 두르고 다녔죠. 서니데이 님도 나가실 땐 목을 따뜻하게 하세요.
그러면 감기가 예방된다고 하더라고요. 굿~ 밤~^^
 
기후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12가지 이유 - 환경.생태 단비어린이 교양 8
조소정 지음, 신외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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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12가지를 설명하고,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소개하고 있다. 3~4학년 초등학생용. 어른에게도 유익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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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쉬움 : 떠나고 나면 아쉬워져서 이런 말이 생겨났지.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해야 되는 거야, 라는 말.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었어.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가을이 되고 나니 알겠더라고. 여름이 가고 나니 아쉽다는 것을. 특히 올해 여름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써야 해서 더 덥고 더 힘들었기에 여름을 좋아할 수 없었네. 여행지에서도 즐기지 못한 여름이었네. 코로나19로 여행을 갈 수도 없었으니. 우리가 힘들어하는 사이에 여름은 자취를 감춰 버렸네.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서. 퇴장은 아쉬움을 남기는 법.

 

 

 

 

 

2. 인생 : “인생은 자신을 발견하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작업이다.”라고 말한 사람은 ‘버나드 쇼’였어. 그런데 자신이 무엇을 잘 창조할 수 있는지 모를 땐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조금밖에 발휘하지 못하고 죽는다는군. 자기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연마하기 위해 노력할 수가 있는 건데 도통 알 수가 없으니. 그래서 그런 일도 있었네. 우연히 친구 따라 도자기를 만드는 걸 배우는 수업을 수강하게 된 사람이 자기가 그 일에 취미도 있고 소질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진작 알았다면 ‘도자기 공예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이미 그때 그의 나이가 육십 대 중반이었던 거야. 안타까운 일이지.

 

 

 

 

 

3. 상황 : 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일지라도 그 사람이 소설이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되고 나면 그를 이해하기가 쉬워지지. 그의 상황을 잘 알게 되기 때문이야.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 악을 행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었다는 걸 이해하는 순간 주인공에 대한 연민이 생길 수도 있어. 악의 뿌리는 인간에게 있기보다 상황에 있다는 것을 어느 경우에나 적용할 순 없지만 오십 프로 이상은 그렇다고 봐. 다시 말해 열 명의 범죄가가 있다면 그중 오 명 이상은 그가 처한 상황이 그런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었다고 봐. 슬픈 얘기지.

 

 

 

 

 

4. 나쁜 일 : 나쁜 일이 끝나면 하나 끝냈다고 느껴지더군. 인생이란 건 나쁜 일과 좋은 일이 적당히 섞여 있다고 믿기 때문이네. 좋은 일만 있는 사람이 없고, 나쁜 일만 있는 사람이 없단 뜻이야. 나쁜 일이 있으면 언젠가는 그것을 상쇄해 줄 만한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으면 나쁜 일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5. 지혜 : 무엇이 정의로운 건지, 무엇이 최선인 건지 헷갈릴 때가 있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 같기 때문이야. 현명한 판단이란 건 아예 없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 시간의 흐름이 다른 정답을 내놓게 만들기도 하지. 잘 모르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오히려 지혜라고 여겨져.

 

 

 

 

 

6. 행복 : 현재 코로나19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우리는 모두 행복해질까? 난 아닐 거라고 봐. 인간이란 늘 걱정을 달고 사는 존재라서 말이야. 코로나19가 없었어도 우리는 뭔가 고민하고 걱정하며 살고 있을 거란 말이지. 아이 성적 때문에, 만나 주지 않는 이성 때문에, 결혼하지 못한 과년한 자식 때문에,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한 자식 때문에, 부족한 생활비 때문에, 승진에 실패한 남편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부모 때문에 등등... 각자 걱정 한 보따리씩 짊어지고 살고 있을 거야.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코로나19만큼 심각한 걱정은 없는 것 같아. 그런 걱정들이 코로나19에 비하면 아주 작아 보여서. 

 

 

 

 

 

7. 자랑 : 자신만 잘 살면 되는 게 아니고, 다 같이 잘 살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라고 생각해. 맘놓고 자랑을 할 수 있는 현실이 자신에게도 좋기 때문인 것. 남의 불행 앞에서 내 자랑을 할 순 없잖아. 

 

 

 


 
8. 날씨 : 오늘 날씨가 참 좋은 것 같아. 코로나19를 모르고 태평하게 잠든 아이 같은 날씨야. 날씨만이 우리를 돕고 있는 것 같네.

 

 

 

 

 

9. 감염증 사태 : 여기까지 독백을 하고 나니 코로나19, 라는 말을 무려 일곱 번이나 썼다는 걸 발견했네. 이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없는 시대를 내가 살고 있음을 의미해.

 

 

 

 

.......................아홉 개의 독백을 마치고

 

 

 

 

이번엔 책 얘기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에 살게 되면서 그나마 내게 위로가 되는 책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 여긴다. 책을 주문할 때마다 기쁘고, 책이 든 상자가 배달될 때마다 기쁘고, 책 속에서 밑줄을 긋고 싶은 글을 만날 때마다 기쁘다. 책마저 없었다면 지금의 세상을 사는 게 더 힘들었으리라.  

 


 
10. <프레임>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른 경우가 있다. 질문하는 방식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걸 다음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세실이 랍비에게 가서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정색을 하며 대답하기를) 형제여, 그건 절대 안 되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그럴 순 없지.”
세실로부터 랍비의 답을 들은 모리스가 말했다.
“그건 자네가 질문을 잘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가서 다시 여쭤보겠네.”
이번에는 모리스가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형제여, 기도에는 때와 장소가 필요없다네. 담배를 피는 중에도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
미국에서 널리 회자되는 유머 중 하나다. 위의 경우처럼 동일한 행동도 어떻게 프레임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삶에서 얻어내는 결과물이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프레임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최인철, <프레임>, 69~70쪽. 

 

 

 

 

 

11.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하루키의 책을 그만 사려고 신간이 나와도 구매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책만은 구매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다. 하루키는 매일 정해진 새벽 시간에 정해진 시간만큼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라고 알고 있다. 또한 그의 문체가 매력적이어서 좋아하는 독자가 많다고 알고 있다.


 
나카무라 구니오가 쓴 이 책은 다음 두 가지로 나눠져 있다.


 
제1장 33가지 작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 읽기
제2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의 힘

 

 

 

 

 

 

 

 

 

 

 

 

 

 

 

 

 


『첫 문장에는 역시 벼락을 맞은 것 같이 임팩트가 강한 말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때는 다음과 같은 작전이 효과적이다.

 

➀ 자극적이고 강한 단어를 배치한다.
➁ 독자에게 갑자기 수수께끼를 낸다.
➂ 짧지만 임팩트가 있는 철학적인 말로 혼란스럽게 만든다.』
- 나카무라 구니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107쪽.

 

 

하루키는 첫 문장을 꽤 에둘러서 표현하여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완벽한 문장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아. 완벽한 절망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것은 아주 유명한 ‘첫 문장’이다. 《1973년의 핀볼》 역시 “알지 못하는 땅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을 병적으로 좋아했다.”라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처럼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철학적인 문장은 첫 문장 이외에도 등장한다. 하루키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말’을 철학이나 문학에서 인용해서 자연스럽게 등장인물의 대화나 말에 녹여낸다.』
- 나카무라 구니오,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108쪽.

 

 

배울 게 많아 만족스러운 책이다.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12. <사람, 장소, 환대>

 

독자에게 충격을 주는 책은 좋은 책 중 하나다. <사람, 장소, 환대>를 읽다 보면 읽기를 멈추고 생각에 빠지게 하는 충격적인 내용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 이 책에 따르면 학교 내 괴롭힘은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경멸의 문제라고 한다. 그러니 애초에 풀어야 할 갈등 따위는 있지도 않다는 것.

 

 

 

 

 

 

 

 

 

 

 

 

 

 

 

 

 


『교실 내의 위계는 사회의 위계를 닮았다. 가진 게 많은 아이들, 지배 문화의 요구에 가장 잘 부응하는 아이들이 꼭대기에 있고, ‘자본’이 가장 부족한 아이들이 밑바닥에 있다. 위에 있는 아이들은 아래 있는 아이들을 괴롭힌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장난삼아’ 그래도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관계를 지배하는 감정은 경멸이다. 학교는 겉으로는 존중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경멸을 가르친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모욕하고, 가난한 아이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힘센 어른은 힘없는 아이들을 막 대해도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래서 겉치레로 하는 말과 진짜 메시지를 구별할 만큼 영리해진 아이들은 자기보다 못한 아이를 경멸함으로써 학교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마치 어른들이 입 밖에 내고 싶어 하지 않는 사회의 진실을 아이들이 연극의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 166~167쪽.

 

 

신분과 학교 폭력의 연관성에 대한 저자의 고찰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을 짚어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어떤 사회가 되어야 하는지를 환기하도록 만든다. 

 

 

 

 

   

13. <코로나 이후의 세계>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자세 못지않게 중요한 게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될지 아는 일일 것이다. 갑자기 출현한 코로나19는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갖게 했다.

 

 

코로나와 관련한 여러 책들이 있는데 내가 관심을 갖고 구매한 책은 제이슨 솅커의 <코로나 이후의 세계>다. 이 책은 지난 5월 말에 출간되었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이 책의 내용은 아직도 유효하다.

 

 

 

 

 

 

 

 

 

 

 

 

 

 

 

 

 

 

『여행에 코로나19가 미치는 또 한 가지 커다란 영향이 있다. 코로나19의 경험으로 일부 사람들은 비즈니스 출장 자체를 피하고자 직업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여행이 강제적으로 축소되면서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앞으로 여행하지 않아도 되는 커리어, 직업, 삶으로 조정해 갈 수 있는 것이다.』
- 제이슨 솅커, <코로나 이후의 세계>, 163쪽.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재택근무와 원격 근무가 늘어날 것이고 이전처럼 면대면의 회의 대신 원격 콘퍼런스와 원격 회의가 증가할 것이다.』
- 제이슨 솅커, <코로나 이후의 세계>, 163쪽.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금융 예측가이자 미래학자다. 같은 저자의 책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이란 책도 나와 있는데 ‘세계 1위 미래학자의 코로나 위기 대응책’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두 권 다 일독하면 유익할 것 같다.

 

 

 

 

 

14. <완벽에 대한 반론>

 

이 책은 저자가 하버드대학교에서 ‘윤리학과 생명공학, 그리고 인간 본성의 미래’라는 강의를 개설하여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생명 공학과 유전자 조작에 대해 비판하는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쟁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우리 자신과 자녀를 유전적으로 설계하는 것은 자유를 행사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의 본성에 맞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신 세상에 맞추기 위해 우리의 본성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사실 우리의 힘과 자율권을 잃어버리는 행동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세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숙고하기 힘들어지며, 정치적 · 사회적 개선을 향한 충동도 무뎌진다.』
- 마이클 샌델, <완벽에 대한 반론>123~124쪽.

 

 

 

 

 

15. <피은경의 톡톡 칼럼>

 

소수의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는 현실에서 사회적 성공에만 최고의 가치를 두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행복을 찾으며 살고 그것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인간의 우열을 가리는 데 초점을 둔 세상이 아니라 다양성이 인정되는 세상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성공’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은 다음 글을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 난 성공에 대하여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았다. 성공은 다른 실패를 낳을 수 있다고 말이다. 성공을 위해 무언가에 몰두함으로써 놓치는 게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기혼자인 한 여성이나 남성이 어느 분야에서 명성을 얻을 정도로 자기 꿈을 이루었다면 거기에는 반드시 다른 문제가 최소한 하나쯤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령 배우자와 함께할 시간도, 자녀와 함께할 시간도 모두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것에 바쳤을 테니. 즉 목표를 달성하려고 혼자서 애써 노력하는 시간들 속에는 가족이 없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본인은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을지 몰라도 본인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동안 배우자와 자녀는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그의 가정은 실패한 가정이다.』
- 피은경, <피은경의 톡톡 칼럼>, 149~150쪽.

 

 

성공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다. 성공과 행복 중에 무엇이 중요한가? 난 성공보다 행복이 중요하다.

 

 

『짐작하건대 세상 이치를 꿰뚫을 만큼 높은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성공과 실패가 헷갈리고 행복과 불행이 헷갈릴 듯싶다. 왜냐하면 커 보였던 성공과 실패의 격차가, 커 보였던 행복과 불행의 격차가 좁혀져서 나중엔 성공과 실패의 경계선이, 행복과 불행의 경계선이 희미해져 보이게 될 것 같기 때문이다. (...)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이 있다. 성공한 삶과 행복한 삶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성공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성공할수록 다른 실패가 생기고, 성공할수록 외로워져서 행복과 멀어질지 모른다.』
- 피은경, <피은경의 톡톡 칼럼>, 150쪽.

 

 

성공만이 행복의 열쇠를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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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0-08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공과 행복은 동의어가 아니고, 성공하고 행복한 상태 지속이란 더 난이도가 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둘 중 하나만 고르고 싶지는 않아요. 둘 다 사람 사는데는 필요하거든요.
성취감도 안정감도, 소소한 것도, 커다란 것도 다양하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확행보다는 확행이 더 좋지만, 매일 매일 소확행 잘 찾고 싶어요.
페크님, 즐거운 한글날 공휴일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09 14:09   좋아요 2 | URL
성공과 행복을 둘 다 가지면 가장 좋겠지요. 그런데 제 생각엔 어려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정치인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잖아요. 국민들에게 욕이나 먹고 있어요. ㅋ 저 같으면 스트레스 만당으로 잠을 못 잘 것 같네요. 자기 이름이 매일 뉴스에서 불명예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해 보면...

또 제가 주부로 살다 보니 저의 성공만을 향해 달리다간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에요. 성공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고 가족에게 할애해야 할 것들이 있더라고요.ㅋㅋ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에요. 다 잘하는 사람도 있겠죠.

서니데이 님도 휴일을 즐겁게 즐겁게~~~

라로 2020-10-09 0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 책 전자책 알림 신청했어요. 전자책으로 나오면 사서 읽으려고요. 그러니 저자께서도 좀 힘을 실어주세요. 독자들이 전자책을 원한다고요. ^^;

페크pek0501 2020-10-09 14:11   좋아요 1 | URL
아, 라로 님. 멀리 외국에서 사시니 종이책 배달료도 비싸고 전자책이 편하겠네요.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저도 전자책으로 나온다면 좋겠어요. 홍보 효과도 있을 것 같네요. 전자책을 구매하기 위해 이 책 저 책 찾아보다가 제 책이 눈에 띄는 경우도 있을 테니까요.

제 책에 관심 가져 주셔서 진심, 진심, 감사합니다. 그리고 황송합니다. ^^

희선 2020-10-10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19 참 길어졌네요 한국은 확진자 늘었다 줄었다 하고... 다른 나라보다 덜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심해야죠 빨리 사라지면 좋겠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아니었다 해도 여러 가지 걱정을 하고 살았겠지요 살아서 그런 건가 해야 할지도... 더 안 좋아지지 않기를 바라고 안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걸 해쳐나가야 하잖아요

어제도 날씨 좋았을 듯하네요 페크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0-11 11:16   좋아요 1 | URL
정말 코로나가 이렇게 길 줄 몰랐어요. 세상은 반전의 연속이에요. 예상대로 되지 않아요. 사는 동안 걱정은 끊임없이 생길 것 같아요. 언제 걱정이 끝나는가 하면 세상을 하직할 때요. 그때 걱정 없는, 영원한 잠 속으로 들어가겠지요.

요즘 걷기 좋은 날씨예요. 나가기가 싫지 막상 나가면 잘 나왔다 싶죠.
잠시라도 코로나를 잊고 좋은 가을 날씨만이라도 만끽하자고요. 날씨만 좋은 가을입니다. 오늘 휴일 잘 보내시고요... 굿 데이~~

2020-10-10 1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11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transient-guest 2020-10-15 0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행복과 성공의 밸런스가 맞는 지점까지의 성공이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ㅎㅎㅎ 이상한 표현이지만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고, 돈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행복을 믿는 나이는 지났거든요. 딱 감당이 되는 정도에서의 풍족함, 미래계획, 행복, 건강, 가족/가정의 평화를 지향하며 살고 있어요.ㅎ

페크pek0501 2020-10-16 00:19   좋아요 1 | URL
현명한 생각이십니다. 성공에만 치우치면 행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갖게 되었어요. 또 부와 권력이 있다고 해서 행복이 자동으로 따르지만도 않고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따른다면 좋을 것 같은데 이거 쉽지 않죠.

저는 오늘 많이 걸었어요. 어제 나가지 못한 몫까지 걷고 들어왔답니다.
운동과 일.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마음을 쓰고 살기로 했어요.
꾸준한 운동... 뒤따라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이다.

 

 

 

 

 

 

 

 

 

 

 

 

 

 

이 책에서 독자에게 유익한 글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글을 밑줄긋기로 작성하고자 한다. 찾아보니 알라딘의 밑줄긋기엔 빠져 있다.  

 

 

우선 내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나의 생각 : 피해자라고 해서 흠이 없는 천사 같은 사람이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피해자도 실수를 하고 자만에 빠져 살 때도 있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일 뿐이다. 그의 행실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서만 언급해야 한다. 

 

 

피해자는 그냥 피해자다. 착한 피해자도 나쁜 피해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말은 불필요하다.(248쪽)

요컨대 트집을 잡고 깎아내려 나쁜 피해자를 만들어내려는 욕망만큼이나, 그 반대 지점에서 착하고 선량하기만 한 피해자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도 또한 불쾌하고 해롭다는 것이다. 그들이 옳고 그름을 논하며 피해자의 진짜 얼굴은 천사라고, 아니 악마라고 다투는 동안 정작 현실의 피해자는 유기된다.(250쪽)

다시 말하지만, 순백의 피해자란 실현 불가능한 허구다. 흠결이 없는 삶이란 존재할 수 없다. 순백의 피해자라는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 걸 측정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 또한 언젠가 피해자가 되었을 때 순백이 아니라는 이유로 구제받지 못할 것이다. 그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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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0-05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피해자는 어떤 일의 피해를 당한 사람이지, 모든 면에서 선량하고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사람만이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닐거예요. 그러나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이미지라는 것에는, 인용하신 내용과 같은 점이 없지 않을 것 같아요.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지면 좋겠어요, 저부터도요.^^

페크pek0501 2020-10-06 14:48   좋아요 1 | URL
우리들이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나 편견을 점검해야 할 것 같아요.
그 사람은 어떤 점이 나쁘니 보상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둥 피해자의 자격이 없다는 둥 하는 소리가 나온 적이 있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생각이 났어요.
저자가 아주 중요한 점을 짚은 것 같아 밑줄을 그으며 읽었네요.
요즘 독서하기에도 좋은 것 같아요. 덥지 않아서요.

좋은 가을날을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