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프랑스왕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를 하나 소개한다. 그녀는 추운 날씨에 벌벌 떨어가면서 시중들이 옷을 입혀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참기 어려워하였다. 그래서 수행원들이 옷을 입혀 주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는데 이 일로 귀족들은 깊은 원한을 품게 되었다고 한다.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에서 글을 옮겨 본다.

 

 

『그녀가 아침에 일어나서 옷을 입기 위해서는 30분에 걸쳐 4명의 시중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이 상황이 납득하기 어렵고 불편했던 앙투아네트는 수행원들이 옷을 입혀주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녀의 결정으로 그동안 왕비가 옷을 입는 것을 도왔던 수십 명의 수행원이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왕비 때문에 졸지에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귀족들은 당연히 깊은 원한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혁명 초창기 때 귀족들이 그녀의 반대편에 서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73쪽)
- 박균호,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에서.

 

 

지금 같으면 옷을 입히는 일을 간소화하여 인건비를 줄였다고 칭찬 받을 일이었을 것이다. 해석이란 게 이렇게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름을 새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2.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


『나는 고독의 의미를 나름 이렇게 보충해 보았다. 그것은 넘쳐도 모자라도 안 되는 필수 감정이라고. 그림자같이 늘 우리 곁을 따라다니는 고독은 인간의 숙명과도 같아 떨쳐내기도 힘들거니와 그걸 모르는 존재는 숙성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지나쳐도 문제가 되니 결국 고독이란 때론 적당히 채워져야 하고 때론 적당히 비워져야 하는 그 무엇이 아니겠는가.(...)

생각 없이 던지는 지인의 한마디나 행동에 통증을 느낄 때도 있는 걸 보면 흐르는 세월에 정신력도 별수 없이 쇠락해 가는가 보다.』(‘고독이나 한잔’ 중, 115~116쪽)
- 민혜, <떠난 그대 서랍을 열고>에서.

 

 

예전 아이들을 키우느라 바빠 정신이 없던 30대에 고독한 사람을 부러워했다. 왜냐하면 난 고독한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겨울을 빼고는 봄·여름·가을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놀며 흘린 땀을 씻기느라 매일 저녁에 목욕을 시켜야 했고, 여자애들이라 머리를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는 것도 시간을 빼앗기는 일이었다. 또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지 않게 늘 살펴야 했기에 고독을 씹으며 여유롭게 찬 한 잔을 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던 때였다. 언제쯤 나는 고독해 보나, 하고 생각하곤 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고 난 뒤엔 돈을 버느라 바빴다. 지금쯤은 고독 한 잔을 마실 여유가 있을 법도 한데 역시 바쁘긴 마찬가지다. 그저께는 반찬을 만들어 친정어머니에게 갖다 드렸고 어저께는 친정어머니의 약을 타러 큰 병원에 다녀와야 했다. 그러자 네 식구의 주부인 내가 해야 할 집안일이 줄지어 있었다. 내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부지런해야 멋도 부릴 수 있듯이 말이다. 고독의 조건 중 하나는 한가로움이 아닐까. ‘고독이나 한 잔’이란 수필을 읽고 든 생각을 적어 보았다.

 

 

 

 

 

 

 

 

3. <사람을 얻는 지혜>

 

『모든 일에 앞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성격이 어떤지, 지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한 분별력과 판단력이 있는지, 감정 상태가 어떤지를 알아야 한다. 자신을 철저하게 알지 못하면 결코 자신을 다스릴 수 없다.』(100쪽)
- 발타자르 그라시안, <사람을 얻는 지혜>에서.

 

 

자신을 아는 게 쉬운 게 아니다. 난 내 성격조차 내성적인지 외향적인지 잘 모르겠다. 또 난 내가 착한지 착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어떤 때는 싸가지 없는 못된 생각을 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착한 사람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나를 알 수가 없다.  

 

 

 

 

 

 

 

 

 

 

 

 

 

 

 

 

 

 

 

 

 

 

4. 코로나19 시대에 책 구매는 사치인가? :


독서가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게 하고 어떻게 사는 게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를 공부하게 하는 유익한 점이 있긴 하지만 꼭 그 유익함 때문에 내가 책을 읽는 건 아니다. 독서는 내게 일종의 취미다. 바둑이나 골프를 취미로 갖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냥 좋아서 책을 읽는 것이다. 취미는 삶을 위로해 준다. 그래서 난 지인들에게 어떤 취미든 갖기를 적극 권장한다. 취미로 인해 근심도 스트레스도 없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때로는 힘든 일을 겪기도 하면서 사는 우리에게 자신만을 위한 취미 생활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위로가 필요한 이 코로나19 시대에 의식주에 들지 않는 ‘책’이라고 해도 구매하는 게 사치가 아니라고 본다.

 

 

 

 

집 부근에서 어제 찍은 사진.

 

 

 

 

 

 

P.S. 후애 님이 어제 내 책에 대해 최고의 찬사로 100자평을 올리셔서 내가 다음과 같이 댓글을 썼다.
...............
오호!!! 카알 님의 말씀처럼 제 책에 대한 최고의 찬사이십니다.
저자가 되고 보니 알겠더군요. 백자평이나 리뷰나 똑같이 소중하다는 것을.
중요한 건 작성자의 내용이 아니라 백자평과 리뷰의 수, 라는 것을.
별점이 몇 점인가, 가 중요하다는 것을.

 

저도 책을 살 때 책에 대한 신뢰도를 알기 위해 백자평과 리뷰의 수가 높은지를 확인하고 별점이 좋은지 확인하고 삽니다.
굳이 백자평과 리뷰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별점이 꽉 찬 데다가 내용까지 찬사라니, 황송합니다. 후애 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혹시 제 책 <피은경의 톡톡 칼럼>에 대해 100자평이나 리뷰를 올릴 예정에 있는 분들은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자평을 간략하게 써 주셔도 황송하고,

밑줄긋기만으로 리뷰를 써 주셔도 황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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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1-05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키 큰 나무들이 많이 있는 곳에 사시나봐요 부럽습니다 요근래 바빠서 단풍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네요
페크님 말씀을 듣고 책 구매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갑니다ㅋㅋ 11월 알라딘 장바구니를 슬슬 채워야겠어요

페크pek0501 2020-11-05 19:28   좋아요 2 | URL
집 부근에 여러 아파트가 있는데 단지마다 나무들이 많답니다. 바쁘더라도 단풍 구경도 하면서 살아야겠더라고요.
ㅋㅋ 저도 책 구매할 적마다, 남들은 어려워하는데, 게다가 택배 근무하시는 분들이 힘들어 하는데 책 사도 되나, 하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그래서 저는 한꺼번에 책 주문하려 합니다. 파이버 님이 너무 착한 분이라서 죄책감?까지 가지시나 봅니다. 덜으십시오. 덜으시옵소서. ㅋ

희선 2020-11-06 0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책을 사는 건 괜찮은 거 아닌가 싶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책을 보는 사람이 좀 늘었을까요 책이 다 좋은 건 아니지만, 보다보면 좋은 것 안 좋은 걸 알겠지요 저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관심없는 건 아예 안 보기도 하는군요 이런 거 별로 안 좋은 거겠지만...

가을기 깊어가고 겨울이 다가오겠네요 아직 겨울은 아니지만 이번 겨울에는 눈 보고 싶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1-06 13:16   좋아요 1 | URL
한편으로 생각하면 다들 어렵기 때문에 책을 팔아 줘야 할 것 같아요. 출판사, 인쇄소, 제본소, 유통 회사 등을 도와 주는 일이잖아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서점은 매출이 줄고, 온라인 서점은 매출이 늘고... 그럴 듯합니다.
이제 계절이 겨울로 향하고 있어서 이 가을의 단풍 구경을 실컷 해 놓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밖에 나갈 때마다 나무 사진을 찍습니다. 한 50장쯤 찍은 것 같아요.
하나씩 꺼내 글 올릴 때마다 함께 올릴게요.
희선 님, 굿데이~~~

서니데이 2020-11-06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밖에 나가면 이제는 날씨가 차가워져서 그런지 거의 다 단풍이 들었어요.
사진속의 나무도 예쁜 노란색과 빨간 색이네요.
멀리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코로나19 때문에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렇게 바쁘거나 하지 않아도 시간도 빨리 지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취미나 좋아하는 것들 하나씩 있어야 한다는 말이 다른 때보다 생각나는 것 같아요.
독서는 좋은 취미지만, 독서보다는 책 사는 걸 더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있어도 새 책이 나오는 것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1-08 14:01   좋아요 1 | URL
예. 날씨가 춥더라고요. 목에 스카프를 두르지 않으면 안 될 정도예요.
맞아요. 요즘은 굳이 멀리 산에 가지 않더라도 예쁜 단풍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저와 똑같으십니다. 하하~~ 저도 완독하지 못한 책이 많은데도 사고 싶은 책은 자꾸 생기고 자꾸 구매하고 그렇습니다. 빨리 속도를 내어 읽으면 좋겠어요.

좋은 가을날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이 ‘프레임’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더 쉽게 말해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이 책에서 읽은 흥미로운 이야기 중에서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는 것인가? 이는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한다. 만약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라고 물으면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이기 때문이란다. 이번엔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라고 물었더니 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기도에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기 때문이란다. 이런 흥미로운 글을 <프레임>에서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 중에서 누가 더 만족감이 높을까? 미국 코넬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1992년 하계올림픽을 대상으로 면밀히 분석하였다. 메달리스트들이 게임 종료 순간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 감정을 분석했으며 또한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의 인터뷰 내용도 분석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동메달리스트는 인터뷰에서 만족감이 더 많이 표출되었고, 은메달리스트는 아쉽다는 표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다면 왜 은메달리스트가 동메달리스트보다 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선수들이 자신이 거둔 객관적인 성취를 가상의 성취와 비교함으로써 객관적인 성취를 주관적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은메달리스트들에게 그 가상의 성취는 당연히 금메달이었다.
“2세트에 서브 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텐데.”
최고 도달점인 금메달과 비교한 은메달의 주관적 크기는 선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것이다. 반면 동메달리스트들이 비교한 가상의 성취는 ‘노(no) 메달’이었다. 까딱 잘못했으면 4위에 그칠 뻔했기 때문에 동메달의 주관적 가치는 은메달의 행복 점수를 뛰어 넘을 수밖에 없다.』(109쪽)

 

 

동메달리스트가 은메달리스트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는 얘기다.

 

 

세 번째. 행동의 원인은 사람 때문인가, 상황 때문인가? 흔히 악행을 저지른 사람을 보면 그가 극소수의 악인에 속하는 자로 생각하기 쉽다. 예를 들면 나치의 반인륜적인 악행이 그렇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놓은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이다.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1963)라는 책에서 ‘악의 평범성’이란 말로 설명하며 유태인을 학살한 아이히만을 괴물로 그려내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그려냈다. 즉 악(惡)이 소수의 특정 악인에게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음을 주장하였던 것.

 

 

『사람인가, 상황인가?
이 이슈에 대하여 어떤 프레임을 갖느냐에 따라 우리의 많은 행동이 달라진다. 문자메시지에 응답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 그를 비난할 것인가, 그의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할 것인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중형을 선고할 것인가, 정상을 참작할 것인가? 이 모든 문제들은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 사이의 선택의 문제다.』(141~142쪽)

 

 

그러나 놀랍게도 ‘사람 프레임’이 언제나 옳다는 과학적 증거는 빈약하고 오히려 사람의 행동은 그가 처한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는 ‘상황 프레임’을 지지하는 증거가 많다고 한다. 아이히만도 원래 악인이어서가 아니라 상황이 악행을 저지르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네 번째. 자신이 친구의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믿을 수 있을까? 알고 지내는 이들의 행복에 우리 자신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자. 하버드대 교수였던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와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였던 제임스 파울러가 2008년에 발표한 논문이 있었는데 이들의 연구는 <행복도 전염된다(Connected)>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어 큰 화제가 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행복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행복하면 친구가 행복해질 확률은 약 15% 증가한다. 더 놀라운 건 자기의 행복이 친구의 친구뿐 아니라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행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한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행복의 전염성은 오프라인 네트워크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심리학 연구에서는 특히 사진 속 얼굴의 웃음은 그 사람의 행복의 정도를 알려 주는 매우 좋은 단서가 되는데,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대학생 1,700명의 친구 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참 신기하다. 프로필 사진 속에서 웃는 사람에게는 웃는 친구들이 많았고, 웃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웃지 않는 친구들이 많았던 것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덧붙인다.

 

 

『행복은 개인적 요인들만의 산물이 아니다. 행복은 내가 속한 집단의 산물이기도 하다. 내가 내 친구, 내 친구의 친구, 더 나아가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행복에 영향을 준다는 상황 프레임을 장착하게 되면, 우리는 서로의 행복에 대하여 ‘도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183쪽) 

 

 

다섯 번째. 인간은 고정 관념을 버릴 수 있을 것인가? 혹시 우리 자신은 고정 관념이 없다고 여기고 있는지 모른다. 다음의 사건으로 자신이 어떤 고정 관념을 갖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 경기를 보러 가던 중에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아들은 크게 다쳐 응급실로 옮겨졌다. 수술을 하기 위해 급히 달려온 외과 의사가 차트를 보더니 “난 이 응급 환자를 수술할 수 없어. 얘는 내 아들이야!”라며 절규하였다. 여기까지 읽고 만약 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고정 관념을 지닌 사람임이 분명하다. 외과 의사는 ‘남자’라는 전통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정 관념이 없었다면 그 의사가 아들의 ‘엄마’라고 추측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고정관념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 인종, 성, 나이, 국가, 사회적 지위, 옷차림, 외모, 학력 등이 만들어내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을 대할 때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고정관념의 유혹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까? 고정관념이라는 폭력적인 프레임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의 타인과 만나는 일은 일생을 걸고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66쪽)

 

 

여섯 번째. 인간은 각자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사는 것은 아닐까? 아래의 그림을 보면 프레임이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101쪽)

 

 

이것을 위에서 아래로 A B C로 읽을 수도 있고, A와 C를 손가락으로 가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면 12 13 14로 읽을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의 감각적 경험도 항상 객관적이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프레임에 따라 달리 경험될 수 있는 본질적 애매성을 갖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102쪽)

 

 

 

 

 

 

이 책을 읽고 나면 인간은 명석하지 않고 어리석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을 깨닫게 된다. 프레임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인생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고정 관념을 갖고 있지 않으며 늘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 인간에 대해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어리석은 존재로 사는 것이다. 이로운 조건을 갖추고 살려면 본인을 제대로 알고 인간(타인)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이를테면 인간은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어리석을 때가 많으며, 직접 경험하기 전엔 모르는 게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은 인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게 읽히는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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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0-10-31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에 이 책 읽었어요! 이미 읽은 예화들인데도 페크님의 리뷰로 다시 만나니 새롭게 재미있습니다^^

페크pek0501 2020-11-01 12:54   좋아요 1 | URL
제가 늦게 읽었죠? 같은 저자의 책 <굿 라이프>를 2년 전에 신간일 때 먼저 읽고
이 책은 이번에 구매해 읽었어요. 내용이 흥미진진... 이런 종류의 책을 좋아합니다.

카알벨루치 2020-11-01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리뷰는 칼럼같아요 명쾌합니다! ^^

페크pek0501 2020-11-01 12:57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 예전 어떤 알라디너 분이 제 글이 마치 차렷 열중쉬어 하는 자세 같다고 말해 웃었습니다. 참 재밌는 표현이죠? 그런데 왜 제 글이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명쾌하지 않답니다. ㅋㅋ

카알벨루치 2020-11-01 13:05   좋아요 1 | URL
페크님 글은 “좌우로 정렬” 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글을 쓰실까 ^^ㅋㅋ

페크pek0501 2020-11-01 13:12   좋아요 1 | URL
하하~~ 기발한 표현이십니다. 저도 제가 왜 그렇게 써지는지 알 수 없답니다. 그렇게 생겨 먹어서라고 보기엔 제가 허술한 데가 많은지라...
처음에 글쓰기를 배울 때 문법에 충실하게 배우는 것을 중요시했나 봅니다.
문체는 곧 그 사람이라고 했는데, 저의 경우엔 그렇지 않아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예전 젊은 시절에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기사를 많이 써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그래서 제가 문학 쪽이 안 되는 사람이잖아요. ㅋㅋ

카알벨루치 2020-11-01 13:15   좋아요 1 | URL
잡지사 기자 출신이시군요 똑 부러지시는데 ^^ 문체는 그런데 그 안에 컨텐츠는 배려여왕이시죠 저만의 페크님에 대한 사견입니다 ㅎㅎ

페크pek0501 2020-11-01 13:20   좋아요 1 | URL
호호~~ 너무 좋게 봐 주십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배려하려고 노력하는 쪽인데 여전히 잘 되지 않습니다. 생각만... 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사견, 감사히 접수합니다.

서니데이 2020-11-01 0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임은 출간되고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여전히 스테디셀러 중의 한 권인 것 같아요.
오랜만에 이 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다시 보니 반갑네요.
페크님, 좋은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1-01 12:58   좋아요 1 | URL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의외로 많네요. 저는 이제야 읽었답니다.
오늘은 일요일입니다. 유리창이 축축한 걸로 보아 밖에 비가 오나 봅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날이네요. 좋은 휴일 보내세요...

희선 2020-11-06 01: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볼 때가 많겠지요 보이지 않는 것도 보려고 해야 할 텐데, 그게 쉽지 않네요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아야 할 텐데... 어떤 일은 어떻게 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좋기도 나쁘기도 하겠습니다 안 좋은 것에서도 좋은 걸 찾는 사람도 있더군요 사람을 볼 때 안 좋은 점이 아닌 좋은 점을 보면 더 좋겠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1-06 13:44   좋아요 0 | URL
예. 맞아요.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봐요. 저도 그래요. ㅋ
상대를 볼 때 좋은 점을 찾는다면 좋은 인간관계가 될 듯해요.
단점은, 그냥 누구에게나 있는 거다, 이렇게 너그럽게 생각하면 될 것 같고요.
말처럼 쉬운 건 아니겠지만요...

날씨가 쌀쌀해졌어요. 감기 조심 하세요...
 

 

 

 

 

벌써 10월 끝자락이다.
과연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 같다.
이 해의 달력을 두 장 남기고 난 또 시간의 빠름에 놀란다.

 

 

 

그저께 오마이뉴스에 글을 송고했더니 졸지에 ‘오마이뉴스’의 시민 기자가 되었고, 내 글이 실렸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다.

 

 

 

이미 알라딘 서재에도 실렸던 글이라서 글 맨 밑에 다음과 같이 덧붙이는 글을 써 넣었다.

 

덧붙이는 글 |  '피은경의 톡톡 칼럼'의 저자입니다. 이 글은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하여 찾은 게 아래와 같다.

 

 

 

 

 

글 제목 ; 패배할 땐 웃는 여유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87675

 

 

 

글 제목 : 까짓것의 신기한 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88348

 

 

 

오마이뉴스 프로필에 - 글쓴이는 2020년에 '피은경의 톡톡 칼럼'이란 책을 냈습니다. - 라고 밝힘으로써 내 책 광고를 하는 걸 잊지 않았다.

 

 

별짓 다하고 사는 것 같다. 실수를 한 것 같기도 하고... 나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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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0-29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유, 왜요? 잘 하셨네요. 축하합니다.^^

페크pek0501 2020-10-30 12:29   좋아요 0 | URL
그냥 독자 투고를 한 거였어요. 기자... 어쩌고 하면서 카톡 문자가 와서 깜짝 놀랐어요. 한 번 글이 게재되면 기자, 가 되는 모양이에요. 전 몰랐어요. ㅋ

카알벨루치 2020-10-29 1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페크pek0501 2020-10-30 12:29   좋아요 1 | URL
그 손가락은 어디서 파나요? 저도 사용하고 싶어서요. ㅋ 엄지척의 댓글이십니당

서니데이 2020-10-29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광고를 하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조금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어요.
페크님, 어제보다 기온이 조금 더 내려가는 것 같아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30 12:31   좋아요 1 | URL
예, 책 홍보가 될까 하고 독자 투고를 해서 무슨 책의 저자, 라고 밝혀 놓으려 했어요.
저녁 때는 춥더라고요. 추워져서 점점 나가기 싫어서 큰일입니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할 텐데요... 마음이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scott 2020-10-29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튜브에서 광적으로 홍보하는 사람들도 넘쳐나는데 ㅎㅎ멋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0-10-30 12:34   좋아요 1 | URL
그건 용기가 필요해 보입니다.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0-29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축하드려요! ^^:)

페크pek0501 2020-10-30 12:36   좋아요 1 | URL
축하를 받을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할 것 같진 않고...
알라딘 서재에 올린 글 중에서 골라 나중에 거기에도 올리는 걸로 일단 생각하고 있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넬로페 2020-10-30 01: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페크님,멋져요^^

페크pek0501 2020-10-30 12:37   좋아요 0 | URL
저도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용... 그러나 그러나 입니다.ㅋ
감사합니다.

희선 2020-10-30 0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월 이틀 남았습니다 시월이 가면 더 쌀쌀해지겠네요 겨울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단풍 많이 들었겠습니다 페크 님이 쓰신 책을 알리면 어때요 그렇게 해서 알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 거죠


희선

페크pek0501 2020-10-30 12:40   좋아요 1 | URL
예, 글쎄 말이에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이라는 가사의 노래가 생각나는군요.
제 책은 다른 인터넷 서점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아 저에겐 오마이뉴스 게재가 책 홍보의 기회가 될 것 같았답니다. 지금 조회 수를 보고 왔는데 173 이라고 나오니 2백 명 가까이 보게 될 것 같아 희망을 가져 봅니다.
감시 조심하세요.

베텔게우스 2020-10-30 08: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0-10-30 12:41   좋아요 1 | URL
감사한 말씀입니다. 저도 베텔게우스 님을 응원할 꼬예요...

AgalmA 2020-10-31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명과 기자 조합이 무척 잘 어울리네요^^b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0-10-31 22:33   좋아요 1 | URL
조합, 어울린다니 좋습니다.
잘 지내시죠? 오랜만의 방문이십니다. 반갑습니당~~

후애(厚愛) 2020-11-04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축하드립니다.^^

페크pek0501 2020-11-05 11:12   좋아요 0 | URL
후애 님. 별거 아닙니다.ㅋ
기자, 라고 하니 친숙하긴 하더군요. 제가 원래 문학을 좋아하지만 문학 쪽이 아니라 언론 쪽이 더 친숙한 사람이거든요. 전공도 그쪽과 관련 있고요.
반가웠습니다.
 

 


자주 들춰 보게 한다.

범독하지 않고 정독하게 한다.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어디까지 깊이 파는지, 어느 곳까지 나를 이르게 하는지 알고 싶어

나는 읽는다.

  

 

 


자선에 대하여 :
...............
자선은 되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므로, 그 안에 이미 상대방의 명예에 대한 평가절하가 들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선을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를 맺을 수 없다.(172쪽)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에서.
...............

 

 

 

 


걸인에 대하여 :
...............
사람들이 걸인에게 돈을 줄 때 눈길을 피하는 이유를 이런 각도에서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걸인에 대한 이 같은 ‘비인격 취급’은 상호 작용 의례의 위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걸인을 도우려고 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걸인에게 말을 거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그에게 돈을 줄 수 없게 된다. (...)

사실 걸인에게 예의 바르게 적선을 하는 방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걸인으로서는 거기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굴욕이기 때문이다. 그를 그 자리에 버려둠으로써 사회는 이미 그를 모욕하고 있다.(173~174쪽)
- 김현경, <사람, 장소, 환대>에서.
...............

 

 

 

 


 

 

 

 

 

 

 

 

 

 

 

 

 

 

 

자선은 되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므로, 그 안에 이미 상대방의 명예에 대한 평가절하가 들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선을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를 맺을 수 없다.(172쪽)

사람들이 걸인에게 돈을 줄 때 눈길을 피하는 이유를 이런 각도에서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걸인에 대한 이 같은 ‘비인격 취급’은 상호 작용 의례의 위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걸인을 도우려고 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걸인에게 말을 거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그에게 돈을 줄 수 없게 된다. (...)
사실 걸인에게 예의 바르게 적선을 하는 방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걸인으로서는 거기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굴욕이기 때문이다. 그를 그 자리에 버려둠으로써 사회는 이미 그를 모욕하고 있다.(173~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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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0-24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 가지는 이어진 글이 일부인 것 같은데요.
잘 아는 내용 아닌 것 같아서 짧은 글 한 번 더 읽어보았습니다.
주말이 되니 날씨가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25 11:35   좋아요 1 | URL
예. 아무래도 같은 5장 안에 있는 글이라서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글이라 신선하다고 느끼며 읽고 있어요.
어떤 책에서 저 비슷한 내용을 읽긴 했는데 잠깐 언급한 책이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집요하게 파고들어 흥미롭습니다.

날씨가 추워져 오늘 저녁부터 난방을 켜야 하나, 하고 있어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 조심, 독감 조심, 코로나19 조심...하세요. 좋은 휴일을 보내시고요. ^^

2020-10-24 2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5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0-10-26 0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누군가를 도우려 할 때 돕는 사람이 모를 때가 많지 않나 싶어요 알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거의 모르겠지요 그저 자신이 내는 돈이 잘 쓰이기를 바라지 않을까 싶네요 돈을 아주 많이 내는 사람은 좀 다를지... 그걸 드러내는 사람도 있군요 그렇게라도 자신이 사회에서 얻은 걸 다른 사람한테 돌려주는 거 좋지 않나 싶어요 이런 것과 좀 다른 생각일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0-28 11:26   좋아요 0 | URL
누군가를 도우려 할 때 그 수혜자는 몰라야 될 것 같아요. 그래야 서로 맘이 편할 듯해요.
자선에 대해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느라 부정적인 면은 생각하기 어려운데 이 책은 그것의 부정적인 면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희선 님. 오후부터 미세먼지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20-10-26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8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0-26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이 다시 이전으로 복원되었네요. 작가님의 프로필 사진도 멋있었는데.
이 사진은 잘 아는 이미지라서 금방 눈에 들어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페크님,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28 11:31   좋아요 1 | URL
하하~~ 좀 새롭게 단장하고 싶었는데 예전것만 못해서 다시 원상태로 했어요.
사용한 지 오래된 이미지라서 친숙할 거예요. 저도 편하고요.

서니데이 님도 감기에 걸리기 없기, 입니당~~
좋은 하루 보내시고요...
 

...............
『“거참 가관이로군. 너희들 농부에 대해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걔들이 무슨 부처인 줄 알아? 웃기지들 말라고, 농부만 한 독종이 또 있는 줄 알아? 쌀 내놓으라고 해봐, 보리 내놓으라고 해봐! 다 없다고 할걸? 하지만 있지, 없는 게 없을걸? 마룻바닥 뜯어내고 파보시지그래? 거기에 없다면 다음은 헛간을 뒤져봐. 나오고말고. 암, 나오고말고. 벽 속에 숨겨놓은 쌀, 소금, 콩, 술, 저기 한 번 가보란 말이야! 거기에 다 숨겨놓았다고! 선량한 얼굴을 하고선 넙죽거리면서 거짓말은 잘도 치지! 모든 걸 속이려 들어. 어디 전쟁 났단 소리를 들으면 죽창을 만들어 들고선 오치무샤 사냥을 하지! 내 말 잘 들어. 농부란 말이지. 농부란! 참을성 없고! 혼자선 아무것도 못 하고! 울보, 심술쟁이, 머저리에, 살인자라고! 제기랄, 웃겨서 눈물이 다 나오는군. 하지만 말이야. 하지만 도대체 그런 괴물을 만들어낸 게 누구야. 누구냔 말이야? 네놈들이라고, (전쟁을 일삼은) 바로 사무라이라고! 이 나쁜 자식들아!”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사무라이들은 빠르게 뉘우친다. 마을 사람들과 단합한 7인의 사무라이는 도적 떼와 결전을 치른다. 그리고 마침내 마을을 지켜낸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는 그런 영화다.』(244~245쪽)

 

- 허지웅,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

...............

 

 


나의 코멘트 :
인간은 아무 일도 없는데 스스로 괴물이 되려고 작정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 농민을 괴물로 만든 것이다. 농민은 때로는 거짓말을 하고, 때로는 심술을 부리고, 때로는 독종이 되어야 했다. 전쟁이 자꾸 일어나니까 강한 괴물이 되어야 했다. 자기를 그리고 가족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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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0-20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서재 대문 사진 보기 좋네요!
당분간만이라도 걸어 놓으십시오.
장기간도 괜찮구요.ㅋㅋ

페크pek0501 2020-10-20 19:12   좋아요 2 | URL
하하~~ 책에 있는 사진보다 이 사진이 더 나은 것 같아 한번 걸어 놔 봤어요.
며칠 전에 딸이 찍어 준 사진이에요.
예전엔 이런 거 질색했는데... 책을 내고 나더니 용기가 불쑥 불쑥... ㅋㅋ



scott 2020-10-20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미모 인증 ^.~

페크pek0501 2020-10-21 13:57   좋아요 1 | URL
원래는 재미있게 20대에 찍은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우리 딸이 그건 사기를 치는 거라고 해서 그냥 이달에 찍은 사진으로 넣어 봤어요.
미모, 라고 하시니 기분 좋네요. 감사합니당~~

희선 2020-10-21 0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을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농사짓기가 가장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시골 인심은 좋아 하는 말도 그렇기를 바라는 사람이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걸 바란다면 잘 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페크 님 사진을 보니 더 가까워진 느낌이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0-21 14:00   좋아요 1 | URL
농사나, 가 아닐 거예요. 얼마나 힘든 일인데요. 전문 지식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인심이라는 것도 살기 편해야 좋은 인심이 생길 것 같아요.

사진은 사실 그걸 노린 거죠. 성공했네요. 실명을 쓰고 실물 얼굴을 알면 왠지 친근하고 신뢰감이 갈 것 같아서요. ㅋ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hnine 2020-10-21 0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인의 사무라이‘, 너무나 많이 들어서 마치 본것 처럼 착각하는 영화 중 하나이죠. 지금도 막 그런 착각을 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본 영화는 7인의 사무라이가 아니라 훨씬 나중에 나온 ‘라스트 사무라이‘ 였어요.
pek님, 용기 진즉 내셔도 되었을 인상이신데요 ^^ 더 친숙해진 느낌이어요.

페크pek0501 2020-10-21 14:04   좋아요 0 | URL
사진은 용기를 내 봤어요. 예전에 신문에 독자 투고를 했었는데 제 글을 싣게 되었다고 사진을 보내 달라고 전화가 온 거예요. 그때 제 반응은? - 그럼, 제 글 싣지 않겠어요, 였어요. 얼굴이 노출되는 게 너무 싫더라고요. 그런데 책에 이미 제 사진을 넣고 보니, 이미 버린 몸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 올렸어요.
뭐든 처음이 힘들지 그다음부턴 쉽나 봅니다. 나인 님도 사진을 올려 보시길 권합니다. 정면이 부끄러우시면 옆모습이라도 올리면 좋을 것 같아요. ㅋ

감사합니다. 좋은 가을날 보내시길...

transient-guest 2020-10-21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는 이름은 익히 아는 것들이 좀 있는데 막상 제대로 본 건 없어요.ㅎ 워낙 옛날 영화라서 그런지 모르겠어요. 좀더 slow한 삶을 꿈꾸지만 아주 농촌은 모르겠어요. 그냥 적당히 작은 마을이면 괜찮을 것 같네요. 점점 더 virtual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건 매우 희망적입니다. 대도시에 살지 않아도 될테니까요.

페크pek0501 2020-10-21 14:08   좋아요 1 | URL
영화를 하나씩 찾아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실천이 잘 안 되네요. 요즘은 티브이로도 영화 볼 수 있는데.

저도 소규모의 한적한 동네에서 살고 싶단 생각을 해요. 산책하기 딱 좋은 그런 곳이요.
오늘은 어제 못한 운동까지 해서 두 배로 할 예정이에요. 오늘 집에서 다리 높이 올리기와 발로 걷어차기, 를 했어요. 나가서는 두 시간쯤 걸을 예정입니다.
한 시간을 걷다가 거기서 되돌아오면 됩니다. ㅋ

감사합니다. 좋은 날 보내세요...

서니데이 2020-10-21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이미지 사진으로 바꾸셨네요. 크게 보아도 환한 느낌이 들고 좋은데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유명한 작품이 많은데, 제목 아는 것 중에서도 끝까지 본 것들은 적어요. 예전에는 우리 나라에 일본 영화가 정식으로 나오지 않은 시기도 있었고요. 흑백영화처럼 오래된 영화가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전에 읽었던 감독이 쓴 책도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잘읽었습니다.
페크님,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0-23 11:13   좋아요 1 | URL
아하~~ 지금 프로필 이미지 사진을 또 바꿨어요. 원래대로요. 아무래도 이게 무난한 것 같아서요. ㅋ
저도 일본의 영화 감독이 썼다는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게 있어요. 그의 시각을 알고 싶어서요. 일본의 다른 영화 감독의 에세이를 읽었는데 괜찮았어서요.

날씨가 추워졌어요. 서니데이 님,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시간 보내세요.

후애(厚愛) 2020-10-23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지 사진 보고 누구시지 그랬습니다. ㅎㅎ
정말 보기 좋습니다.^^
이제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요.
겨울이 일찍 오는 것 같습니다.
항상 건강 챙기시고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0-23 11:17   좋아요 0 | URL
하하~~ 저의 사진이었죠. 어디서 그런 무식한 용기가 나왔는지...후후후~~
그런데 오늘 들어와 보니 너무 후져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원래대로 바꿔 놨어요.
나중에 좋은 사진이 생기면 바꿔 보겠습니다.

오늘부터 날씨가 많이 추워진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저녁 날씨는 쌀쌀해서 저는 목에 스카프를 두르지 않으면 못 다니겠더라고요. 가을이 없이 겨울로 직진하는가 봅니다.
후애 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20-10-26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8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