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책 <피은경의 톡톡 칼럼>의 123쪽에서 ‘소매’를 ‘소매돋이’로 표기한 것에 대하여 궁금해 하시는 이웃 님이 계셨습니다. 이에 대해 연암 박지원의 <예덕선생전>에 ‘소매돋이’라고 나와 있어서, 제가 원문을 손상하지 않으려고 그대로 옮겨 인용했다고만 했습니다. 그 문제의 책을 찾을 수가 없어 증거물을 제시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책 123쪽에 나와 있는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연암 박지원의 소설 <예덕선생전>에 매력적인 인물 둘이 나온다. [중략] 「저 넓디넓은 소매돋이를 입는다면 몸에 만만치 않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면 다시금 길가에 똥을 지고 다니지는 못할 것이 아니오.」
...............

 

 

‘소매돋이’로 표기한 그 문제의 책을 집에서 찾아 사진을 올리고 싶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곤란했습니다. 어느 책에서 본 건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머리를 감다가 퍼뜩 떠올랐습니다. 생각해 내려 한 것도 아닌데 그냥 그 문제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그 책이 책장에 꽂혀 있는 위치와 범우사 출판사의 책이라는 것과 그 책 표지의 색상까지 생각났습니다. 기적처럼 말이죠. 아래의 책이 바로 그 책입니다.

 

 

 

 

 

 

 

 

 

 

 

 

 

 

 

 

박지원(외), <호질·양반전·허생전(외)>

 

 

 

 

 

 

 

 

 

 

 

 

 

 

 

이 책에 ‘소매돋이’로 나와 있다.
옛날엔 그렇게 표기한 걸로 알고 원문을 손상하지 않으려고 난 그대로 옮겨 썼다.

 

 

 


제가 반성할 점은 ‘소매돋이’로 표기한 것에 대해 책에 각주를 달지 않은 점입니다. 앞으로 글을 쓸 때는 독자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이라도 이 책을 찾아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이 글을 올립니다.

 

 

이 책을 찾지 못했다면 제가 저를 신뢰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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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0-12-15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넓디넓은 소매’를 강조하고 싶어서 ‘소매돋이’라고 썼던 것 같아요. 비표준어를 쓰는 게 무조건 잘못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만들 때 표준어를 쓰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므로 ‘소매돋이’를 쓴 글쓴이를 혼내야... ㅎㅎㅎ 페크님이 책을 찾아낸 일은 정말 대단한 거예요. 책을 영영 찾지 못했어도 저는 페크님의 기억을 믿습니다. ^^

페크pek0501 2020-12-15 19:16   좋아요 1 | URL
우하하~~ 제 기억을 믿는다는 말씀, 감사합니다.
이 책엔 각주를 단 게 많은데 ‘소매돋이‘에 대한 각주는 없었어요. 범우사 출판사인데 말입니다. 출판사의 오점 같습니다.
박지원이 쓴 원문은 소매돋이로 되어 있는데 표준어인 소매로 고쳐 표기했다는 각주를 달고, 본문에 ‘소매‘로 썼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어쨌든 cyrus 님과 페크는 잘못이 없는 걸로 합니당~~~
저녁 맛있게 드십시오. 꾸우벅... 감사합니다.

cyrus 2020-12-16 14:39   좋아요 1 | URL
생소한 단어도 자주 쓰면 표준어가 될 수 있어요. 페크님, 이왕이면 ‘소매 돋이’ 계속 쓰세요. 그 단어를 본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쓰게 될 거니까요. ^^

페크pek0501 2020-12-17 22:37   좋아요 0 | URL
굿 아이디어 입니당~~ 호호~~

scott 2020-12-15 1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두분 덕분에 단어 학습 ‘소매 돋이‘ ^ㅎ^

페크pek0501 2020-12-15 19:32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입니다. ㅋㅋ ^ㅎ^
좋은 저녁 보내세요...

2020-12-16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6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7 0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7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아침에 날씨가 흐린 것 같아 창밖을 봤다.

 

비가 왔나 하고 땅이 젖은 걸 확인하기 위해서다.

 

비가 아니었다.

 

창밖으로 눈 내린 풍경이 보였다.

 

첫눈이었다.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아파트 12층에서 찍었다.

 

 

 

 

 

 

 

 

 

 

부엌 쪽 뒷산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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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2-13 11: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원래 첫눈은 며칠 전에 왔다고 하는데
대부분 확인한 바 없고 오늘 내린 눈은 확실히
두 눈으로 확인한 첫눈이 맞는 것 같긴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13 12:29   좋아요 1 | URL
좀더 일찍 창밖을 봤으면 흰 눈이 더 쌓인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사진을 찍을 땐 땅의 눈만 녹았었는데 지금 보니 나무 위의 눈도 녹아 흰 눈이 많이 없어졌어요. 점점 녹고 있나 봐요.

다른 곳, 강원도 같은 곳엔 첫눈이 왔을 것 같아요. 우리처럼 도시에 사는 이들은 도시에 첫눈이 와야 첫눈인 거죠. 저는 서울에 온 첫눈만 칩니다. ㅋㅋ

파이버 2020-12-13 12: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무가 그림책에 나오는 나무들 같습니다. 눈이 땅에 쌓이진 않고 딱 겨울 분위기만 나게 왔네요~

페크pek0501 2020-12-13 12:31   좋아요 2 | URL
맞아요. 아쉽게도 눈 오는 건 보지 못했어요. 이미 땅의 눈이 녹은 뒤에 봤어요.
지금은 나무 위의 눈도 녹고 있어서 다 녹아 없어질 듯합니다.
그래도 겨울 분위기는 나는 사진을 찍어 다행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0-12-13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우!!!! 첫눈
첫눈을 몇년이 한번씩 드문드문 보는 동네에 사는 저는 이런 눈풍경만 보면 맘이 설레입니다.

페크pek0501 2020-12-13 12:47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 설렘을 즐기십시오. 안 그래도 코로나로 우울한 시대에 사는 우리가 첫눈만큼은 즐겨야 되지 않겠습니까.
첫눈으로 기분이 좀 나아지더라고요. ㅋㅋ
댓글,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 2020-12-13 1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첫눈오면 만나자. 라고 약속한 사람이 없어 아쉽네요 ㅎ
깨끗한 흰눈을 보니
안구건조증이 다 사라지네예 ^^

페크pek0501 2020-12-13 14:00   좋아요 2 | URL
쿠키 님의 댓글에 공감합니다. 첫눈에 만날 사람도 없고...ㅋ
눈이 오니 건조했던 날씨가 나아진 것 같아요. 산불 예방에도 좋고요.
저는 안구건조증 때문에 책상에 가습기를 올려 놓고 사용합니다.
안구건조증이 오늘 처럼 습한 날씨는 안심되지요.히히~~

겨울호랑이 2020-12-13 18: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에 눈이 내렸네요. 첫 눈을 보고 설레는 것은 아이들만은 아니라는 것을 오늘 느껴봅니다.^^:)

페크pek0501 2020-12-15 17:53   좋아요 1 | URL
그렇죠. 어른도 첫눈이 오면 특별한 날로 느껴집니다. 눈사람을 만들던 어린시절도 생각나기도 하고요. ㅋㅋ

scott 2020-12-13 20: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창문 열자 마자 새하얀 눈가루가 ~오후에는 많이 녹았지만 이렇게 일요일 눈내리는 아침, 이제 겨울이 깊어지는가 봐요. 페크님도 건강 조심, 조심 ^.^

페크pek0501 2020-12-15 17:54   좋아요 1 | URL
흰 눈이 쌓인 걸 보고 신세계를 보는 듯했답니다.
그런데 금방 녹더라고요.
스콧 님도 코로나19 조심, 감기 조심... 하세요.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

후애(厚愛) 2020-12-14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마지막 사진 너무 마음에 듭니다.^^
아름다워요~
첫눈을 여기서 구경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15 17:55   좋아요 0 | URL
마지막 사진이 저는 한 폭의 동양화 같았어요. 녹을까 봐 얼른 사진에 담았답니다.
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희선 2020-12-16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 오는 모습을 못 보셨다 해도 나무랑 뒷산에 쌓인 거 보셔서 기분 좋았겠습니다 눈 보기 어려운 겨울입니다 첫눈도 늦게 오고... 제가 사는 곳에는 첫눈 왔는지 안 왔는지 그것도 모르겠네요 아예 못 봤으니... 제가 못 본 거고 아주 조금 왔을지도... 겨울이 춥다 해도 눈이 와서 괜찮은데, 눈이 와야 가뭄도 덜하겠지요

나무에 눈 쌓인 모습 멋지네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2-16 11:02   좋아요 1 | URL
눈 쌓인 풍경만 봐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저 어릴 땐 눈 오는 날이 많아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눈싸움을 하기도 했는데 언제부턴가 눈이 귀해진 것 같아요. 일단 눈이 오면 산불 예방이 되고 또 목마른 나무들이 목을 축일 수 있어 좋은 듯해요. 다만 교통 혼잡이 문제인데 그날처럼 눈이 왔다가 녹는다면 문제될 게 없지요. 가뭄도 덜 하죠.

사진을 찍어 놓으니 첫눈을 기억하기에 좋고 여러 사람들과 같이 볼 수 있어 좋네요.
좋은하루되십시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소설집에 담겨 있는 단편 ‘황혼의 반란’을 간략히 소개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나무>

 

 


‘황혼의 반란’은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노인에 대한 사회 분위기는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9쪽.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노동이 금지되고, 자녀들에게는 부모를 지원하는 것이 금지된다.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77쪽.

 

 

경제적 이유로 노인이 골칫거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회라니. 가슴이 섬뜩해진다.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81쪽.

 

 

자식들의 동의를 얻어 노인을 제거하는 세상이란 어떤 세상일까.

 

 

위험하다고 느낀 노인들은 숲 속으로 도주해 동굴에서 생활한다. 그야말로 황혼의 반란인 셈이다. 

 

 

이 소설은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 <나무> 중 ‘황혼의 반란’, 96쪽.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라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박힌다.

 

 

 

 

 


................................
P.S.
난 이 소설을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읽지 않고 미래 소설로 읽었다.
이 이야기가 2050년쯤에 9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해당할 일인지 모른다.
고령화 사회의 심각성을 안다면 예측이 가능한 일이다. 
아주 먼 훗날에 독재 국가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우리는 확신할 수 있을까.

 

 

 

 

 

 

(79쪽) 노년의 이미지는 점차 사회의 모든 부정적인 요소와 결합되었다. 인구 과밀, 실업, 세금 등이 모두 <자기들 몫의 회전이 끝났음에도 회전목마를 떠나지 않고 있는 노인들> 탓이 되어 버렸다.
레스토랑 문에서 <70세 이상 출입 금지>라는 팻말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행여 반동분자로 몰리게 될까 봐 이제 아무도 노인들을 옹호하려 들지 않았다.

(77쪽) 한 사회학자가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나와서 사회 보장의 적자는 대부분 70세 이상의 노인들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81쪽) 「그들은 우리를 없애 버리기 위해 독극물 주사를 놓고 있어요.」
「설마요! 그건 너무……」
「그들이 우리를 곧바로 제거한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얼마 동안은 우리를 데리고 있죠. 우리 자식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에 대비해서 말이에요.」

(96쪽) 전설에 따르면, 프레드는 주사를 맞고 죽기 전에 자신에게 주사를 놓은 자의 눈을 차갑게 쏘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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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0-12-12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현실이라고 소설보다 나을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코로나도 노인들 사망율이 높은데 복지부담이 큰 국가들에서는 면역을 운운하며 마스크도 권장하지 않았었죠. 죽을 노인들은 좀 죽어도 된다는 식이었으니 소설보다 더 차가운 세상이 아닌가 싶어요.

페크pek0501 2020-12-12 19:49   좋아요 2 | URL
우리가 모르는 정치적 비밀을 포착하면 끔찍하죠. 저는 이 소설을 미래 소설로 읽었어요. 비현실적인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에 저런 세상이 올 수도 있다고 봤어요. 어떤 나라에서 제일 먼저 생길지 모르겠지만...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사회가 인간에게 끼칠 해악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겨울호랑이 2020-12-12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회 문제는 공동체가 유지되는 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인데, 이를 어느 특정 구성원 ‘때문에‘라는 이유를 붙이는 것 자체가 문제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결국 소수, 약자에게 귀책되는 문제의 원인이 오랜 기간 인류 역사에 기록된 불평등, 불공정의 문제와 맞닿아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페크pek0501 2020-12-12 23:39   좋아요 2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상황에 처하든 약자에게 너그럽지 못한 태도, 약자에게 냉혹함을 지양해야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 나이에 따라 달라지지 않아야 함을 생각했어요.

우리 현실에서도 재산 때문에 부모를 죽이거나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뉴스에 오르기도 하죠. 고령화 사회인 만큼 노인 문제에 대해 심각해지는 지점이 올 거라고 봅니다.

서니데이 2020-12-12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태어나는 순간부터 매순간 나이가 많아지는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예요.
아직은 시간이 많이 남은 사람들과 조금 남은 사람들의 차이일수도 있겠네요.
소설 속의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0-12-12 23:43   좋아요 2 | URL
그렇죠. 나이 먹는 걸 피할 순 없죠. 어떻게 하면 다같이 잘 살 수 있는지 모색해야 할 것 같아요. 나이 먹어 기운 빠지고 병이 생기는 것도 서러운 게 노인인데 말이죠.
저는 미래 소설처럼 읽혔어요.

주말은 늦게 잠자는 버릇이 있어요. 이제 잠을 청해야죠.
서니데이 님, 굿~ 나잇~~

파이버 2020-12-13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70세 이상 출입 금지> 팻말이 현실에서 논란이 되었던 ˝노키즈존˝ 표지판을 떠올리게 해서 두 배로 씁쓸해집니다... 모두 어린아이였던 시절이 있고 노인이 될 미래가 있는데 지금당장의 불편만 크게 느끼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0-12-13 12:20   좋아요 1 | URL
노키즈존도 특정한 사람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찬반 논쟁이 생길 여지가 있어요.
어린아이가 귀찮다는 건데 그런 걸 생각해 낸 본인도 자식이나 손주가 생길 텐데 말이에요.
흔히 대, 를 위해 소, 가 희생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자신이 그 ‘소‘에 해당할 땐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져요. 진지한 모색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서 효율성에 따라서 결정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첫눈 온 날, 좋은하루 보내세요.

scott 2020-12-13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나르에 ‘나무‘ 대충 읽었었는데 페크님 글 읽고나니 언젠가 내가 겪게 될 일이라는게 등꼴이 오싹해집니다

페크pek0501 2020-12-13 12:23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엔 그냥 소설이니까 상상력을 발휘했군, 하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심각한 사안이었어요. 우리와 아주 무관한 일도 아니고요.
몇 년 전에 이 책을 사 놓은 것 같은데 이제야 보고 있습니다. 요즘 단편집이 좋더라고요.
사 놓으면 언젠가 책을 읽는다, 를 실천한 셈입니다. 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0-12-13 0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서운 이야기네요 누구나 나이를 먹는데, 자기 차례가 오면 어떡하려고 나이 먹었다고 안 좋게 대하다니... 소설에서만 그런 건 아니기도 한 듯해요 자기 자리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게 없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세상에는 어린이뿐 아니라 나이 많은 사람도 있어야 할 텐데...

페크 님 서재의 달인 축하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0-12-13 12:24   좋아요 1 | URL
알고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니라 말이 되는 이야기 같아요. 무섭죠.

서재의 달인, 감사합니다. 희선 님도 축하드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cyrus 2020-12-13 1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겉모습만 젊고, 사고방식은 늙은(낡은) 꼰대도 많아졌어요. 저를 포함한 젊은 사람들도 언젠가는 꼰대가 될 수 있어요.

페크pek0501 2020-12-13 11:58   좋아요 0 | URL
하하~~ 저는 벌써 꼰대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밖에서 티를 안 낼 뿐.
20대인 우리 딸과 얘기를 나누면 ‘요즘은 안 그래.‘라는 말을 듣습니다.
조그맣던 게 컸다고 나를 가르치려 든다니까요. 어디 가서 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주의까지 줍니다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으면 확실히 내가 뒤처졌음을 느낍니다. 시대가 달라요. 그런 소설을 자주 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cyrus 님이 제 책 <피은경의 톡톡 칼럼>에 대한 리뷰를 올리셨습니다. 보고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그렇게 되면 해드림 출판사가 ‘엉터리 출판사’라는 오명을 갖게 되므로 제가 제 의견을 피력하는 게 좋겠다고 여겨 이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출판사의 실수라고 하기보다 책의 글쓴이인 저의 실수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아서입니다.

 

 

cyrus 님이 제기한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머싯 몸의 작품을 제 책 101쪽에선 <인간의 굴레에서 1>로 썼고, 137쪽의 다른 글에서는 <인간의 굴레>로 쓴 것에 대하여 :

 

 

 

표기의 불일치. 이건 저의 실수네요. 제가 읽은 건 민음사 출판사의 <인간의 굴레에서 1>이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쓴 것입니다. 그런데 동서문화사 출판사는 <인간의 굴레>라는 제목을 씁니다. 이걸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간의 굴레>라고도 사용하니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여 고민하다가 안 고쳤어요. 책 제목을 <인간의 굴레에서>라고도 하고 <인간의 굴레>라고도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다만 제가 책 속에 또 <인간의 굴레에서 1>이라고 쓴 게 있는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둘을 통일해서 썼겠지요. 통일했으면 좋았겠지만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2. 같은 작품에 대해 제 책의 141쪽에서는 <레 미제라블>로 쓰고, 174쪽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쓴 것에 대하여 :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주로 해석하는 <레 미제라블>은 장발장이 나오는 소설이고, <가난한 사람들>에는 장발장이 나오지 않습니다. 각각 다른 작품이란 뜻입니다. 이건 cyrus 님의 실수 같습니다. 이 둘을 cyrus 님은 동일한 작품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레 미제라블을 가난한 사람들로 해석하여 그렇게 착각할 수 있겠네요. 

 

<가난한 사람들>은 단편 소설로 그 내용은 제 책 174쪽에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 검색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제 책 123쪽에서 ‘소매돋이’로 표기한 것에 대하여 : 
(연암 박지원의 소설 <예덕선생전>에 매력적인 인물 둘이 나온다. [중략]「저 넓디넓은 소매돋이를 입는다면 몸에 만만치 않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면 다시금 길가에 똥을 지고 다니지는 못할 것이 아니오.」)
여기서 ‘소매’라고 하지 않고 ‘소매돋이’라고 표기한 것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책엔 소매돋이로 나와 있어서 옛날에 그렇게 표기했나 보다 하고 그대로 사용했어요. 지은이의 원문을 손상하지 않으려고요. 집에서 그 책을 찾으려 하니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사진을 올리지 못하는 점, 아쉽습니다. ‘소매’라는 낱말에 제 맘대로 ‘돋이’라고 붙여 쓸 리는 없고 분명히 제가 본 책의 표기대로 옮겨 적은 것 같습니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뜻을 몰라 읽기 어려운 분은 없을 걸로 압니다.

 

 

12월 18일에 추가) https://blog.aladin.co.kr/717964183/12221639

 

 

 

 

 

4. 백조가 물밑에서 발을 움직이는 게 맞는가에 대하여 :
(160쪽) 백조의 우아한 모습만 보느라고 물밑에선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음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지 않도록 하자.

 

cyrus 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백조의 다리는 길기 때문에 물갈퀴를 빨리 움직이면서 헤엄치지 않는다. 반면에 오리의 다리는 짧아서 헤엄칠 때 물갈퀴를 빨리 움직인다.”

 

 


제 결론은 백조도 물밑에선 우아하지 않게 발을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제 책을 출간한 해드림 출판사에 대하여 간단히 적겠습니다. 


제 책에 대한 리뷰들을 보니까 출판사 탓을 하는 글이 많았어요. 책 디자인이 세련되지 못함에 대한 지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것은 제 잘못입니다. 출판사에 속도를 늦추는 일이 미안해서 그냥 통과, 통과 했답니다. 책에 대해 제가 안목이 깊지 않은 점도 있었겠지요.

 

 

저는 딱 두 가지만 출판사에 부탁했었습니다. 책 종이가 두껍고 고급스러울 것. 그리고 눈 피로를 덜기 위해 글자가 진하게 나오게 할 것.

 

 

이 두 가지를 수용해서 제 책이 나왔기에 저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종이가 두꺼워서 좋았고 글자가 진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 책의 장점에 주목하신 분은 없고 단점에만 주목하신 것 같아 저로선 아쉬웠답니다. 아마도 내용을 지적하고 싶은데 저에게 미안해서 디자인 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 책을 출간한 해드림 출판사는 매달 5~6권을 출간하는 괜찮은, 신뢰할 만한 출판사입니다. 게다가 출판 비용이 꽤 저렴했어요.

 

 

지금 알라딘 메인에서 검색해 보니 해드림 출판사에서 출간한 국내도서가 475권이 나옵니다. 꾸준히 출간해 오고 있습니다. 또 수상 경력도 많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를 봐 주십시오.

 

......................
해드림출판사, 2014년--2020년 세종도서(문학나눔) 및 우수콘텐츠 선정 도서

전체 보기


https://blog.naver.com/hd-books/222108051082
......................

 

 

 

 

<후기>
제 책의 오점 제기에 대해 저의 소감을 말하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선 제 책이 대단한 책도 아닌데 cyrus 님이 꼼꼼한 독서를 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같은 곳에서 블로거로 활동하는 이웃이다 보니 이런 영광스런 일이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 치명적이라고 할 만큼 큰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을 내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지금에라도 바로잡아 주신 분 덕분에 제가 수정해야 할 것들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 여깁니다. 혹시 훗날 제가 이 책의 개정판을 내거나 전자책을 출간하게 되면 꼭 수정하겠습니다. 그러나 실수가 하나도 없는 책을 낼 자신은 없습니다. 책을 내는 일도 인간이 하는 일이라 완벽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 책을 꼼꼼하게 읽으시고 게다가 리뷰까지 써 주신 cyrus 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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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0-12-08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이 포스팅 읽으니 톡톡 칼럼 주문 하고 싶어지네요 덧붙여 언급하신 연암에 글도 !편집일하는 지인들 말에 의하면 철저하게 검토해도 어디선가 오탈자 튀어나오면 식은땀이 흐른데요

페크pek0501 2020-12-08 20:38   좋아요 2 | URL
저도 민음사나 문동에서 나온 책들에서도 오탈자를 발견하는 걸요. 신문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실수 없기란 즉 완벽하기란 로또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아닐까 하는... ㅋ

이름이 알려진 출판사가 아니다 보니 실수가 보이면 화살이 그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박균호 2020-12-08 20: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해드림 출판사가 자비 출판을 하는 곳인가요? 그렇다면 편집이나 표지 디자인 등이 다소 세련되지 못한 것은 충분이 이해가 됩니다. 저자로부터 출판 비용을 지원받아서 책을 내는 출판사는 원래 다 저렇습니다. ㅠ 더구나 출판 비용이 저렴했다니 더욱 편집이나 디자인이 잘 나올 수 가 없습니다. 자기 돈을 들여서 책을 만들고 저자에게 인세를 지급한 출판사는 책을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 책 만드는 것에 공을 들입니다. 자비 출판사는 책을 팔아서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출간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출간 비용을 받고 책을 내주면서 이익을 남기는 곳이라서요. 자비출판사가 아닌 출판사는 책을 많이 팔아야 하기 때문에 편집 과정에서 저자에게 상당한 교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팔릴만한 콘셉트를 기획을 해서 저자에게 출간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고요. 자비 출판사는 그냥 돈을 받고 책을 내주면 돈을 버는 회사라서 아무래도 디자인이나 편집 그리고 교정에 많은 신경을 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20-12-08 20:43   좋아요 3 | URL
예. 좋은 말씀입니다.
다들 주위에서 그렇게 저렴한 비용으로 책을 내 준 출판사라 신뢰가 간다고 하더군요. 또 평판이 좋은 출판사더라요. 출판계에서는...

제가 좀 피로하기도 했고 속도를 늦추기도 싫어서 또 얼마나 팔리겠나 하는 생각도 작용해서 꼼꼼히 디자인을 보지 못했어요. 제 잘못인 거죠. 제가 의견을 냈다면 수정 사항이 되었을 텐데요...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책 속의 디자인을 모두 빼고 민음사처럼 어떤 디자인도 넣지 않겠고, 돈을 더 투자해서 표지는 양장으로 하겠습니다. 아쉽고 속상한 부분입니다.
긴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박균호 2020-12-08 2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출판사 홈페이지에 보니까 자비 출판의 경우 저자의 인세가 무려 45%군요 . 저는 그냥 일반 출판이라 10% 인세를 받습니다. 자비 출판이 저자로서는 매력적인 부분이 있군요. 그런데 저의 짧은 소견으로는 아무리 내용이 좋더라도 표지나 제목 그리고 내지 편집이 자비출판스러우면(?)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가 어렵습니다. ㅠㅠ 또 자비 출판사는 마케팅이나 서점 영업을 거의 안할테니 아무래도 책이 많이 알려지기 힘든 구조일거에요. 좋은 원고인데 아쉬움이 많으실겁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세를 받으시고 일반 출판사에서 책을 내시기를 권합니다. 편집자와 씨름을 하고 티격 태격 하다보면 원고가 많이 좋아지더라구요. 편집자는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글은 귀신 같은 안목이 있어요. 책을 내면서 하게 되는 생각인데 출판이라는 것이 저자와 편집자와의 공동 작업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앞으로도 좋은 책 기대하겠습니다 ^^

페크pek0501 2020-12-08 21:04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 인세를 책 정가의 45프로 받습니다. 괜찮은 비율이죠. 이달 하순에 받아요. ㅋ
제가 알려진 사람도 아닌데 자비 출판일 수밖에 없지요. 어디서 책을 내 주겠어요?
교정도 거의 제가 ... 출판사에서 따로 고치지 말라고 했어요. 신경 써서 봐 달라고 하면 봐 줄 텐데 제가 논술 강사를 오래 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나 봐요. 건방을 떤 거죠. 걱정을 안 했더니 이런 실수가...

말씀 감사합니다.

박균호 2020-12-08 20: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그리고 양장이라고 모든 독자들이 더 좋아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가격이 비싸고 읽기에 불편하다고 오히려 싫어하는 독자들도 많아요. 특히 젊은 층에서요. 양장보다는 편집과 교정 그리고 표지 디자인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을 듯 싶어요. 기본적으로 쓸려는 콘셉트가 읽히는 것인지 확인 여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뭐라고 조언할 처지는 아닌데 쓸데 없이 글이 길어졌습니다. 송구하고요. 편안한 밤 되세요,

페크pek0501 2020-12-08 21:06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제가 양장을 안 했어요. 저는 책 볼 때 딱딱해서 불편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와서 후회가 되더라는 것.

다음에 책을 내게 되면 박쌤한테 조언을 부탁드릴 생각입니당~~

굿밤 되시길...

cyrus 2020-12-08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2번 사항은 제 실수가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레 미제라블>의 이명이 많은데요, 그 중 하나가 <비참한 사람들>이에요. 제가 <가난한 사람들>과 <비참한 사람들>은 혼동했어요. 그리고 책 174쪽에 나온 <가난한 사람들>의 줄거리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어요. 이 점에 대해 반성하는 차원에서 사과문을 공개하겠습니다.

저도 1, 3번 사항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사소한 단어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성격이라서 생소한 단어를 보면 그 뜻이 뭔지 찾아 봤어요. ‘소매돋이’를 처음 본 단어라서 국어사전을 찾아봤습니다. 그래서 ‘소매돋이’를 쓰게 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4번 사항은... 저는 본문에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음’이라는 구절을 ‘물갈퀴를 빨리(많이) 움직인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대부분 글 쓰는 사람들은 백조의 헤엄치는 모습을 ‘우아하게 헤엄치지만 수면 밑에 물갈퀴를 부지런히(쉴 새 없이) 움직인다’라고 씁니다. 그래서 백조를 ‘겉으로 여유 있고 우아해보지만 실은 노력하는 존재’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사실 백조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반박하는 입장을 찾기가 힘들었어요. 찾긴 찾았는데 하나는 나무위키 ‘고니’ 항목인데, 출처가 없어요. 두 번째는 매일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칼럼 내용 일부를 인용하겠습니다.


‘백조는 강물 위에서 우아하게 둥둥 떠 있는 것 같지만 물 밑에서는 물갈퀴로 끊임없이 헤엄치고 있어. 끊임없이 발을 놀리지 않으면 가라앉아 버리지.’

어떤 결과에 이르기 위해 다른 사람이 감당했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해, 때로는 겉모습과 실제가 사실은 다르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흔히 하는 말이다. 오리나 거위, 백조는 물에 가만히 떠 있을 때, 발을 움직이지 않는다. 이동이 필요할 때만 느릿느릿 물갈퀴를 저을 뿐이다. 빠르게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할 경우에는 날아간다. 그러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정신없이 물질을 해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리나 거위, 백조가 가만히 있어도 물에 뜨는 것은 깃털 사이에 상당한 양의 공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깃털이 기름막으로 싸여 있는데다 물이 스며들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백조의 거짓말>, 2012년 5월 22일)


이 칼럼에는 오리도 헤엄칠 때 발(물갈퀴)을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고 나오네요. 이게 사실이면 저도 오리의 헤엄치는 모습을 잘못 알고 있는 셈이에요. 뭐가 맞는 사실인지 알아봐야겠어요.

아무래도 페크님과 저는 ‘열심히 발을 움직이고 있음’이라는 구절을 서로 다른 의미로 이해한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20-12-08 22:04   좋아요 2 | URL
정성이 깃든 긴 댓글에 일단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우리 두 사람이 서로 다르게 해석한 모양입니다.
저는 우아하게 떠다니는 백조를, 물밑에서 다리의 움직임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시치미 떼고 떠다니는 백조의 뜻으로 쓴 거예요. 사람들은 물 위에 떠다니는 것만 보고 물밑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른다, 로 쓴 거죠. 물밑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른다고 썼다면 나았을까요? ㅋㅋ
cyrus 님 같은 분이 교정을 봐 주셨다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진심입니다.

제가 한마디로 건방을 떨어서 실수가 생긴 것 같아요. 되도록 제 원문을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출판사에 말했거든요. 윤색 작업은 원하는 저자의 책만 한다고 해서 저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제 글을 미문을 넣어 고치고 다듬으면 칼럼의 맛이 안 날 것 같기도 했고 제 글이 누구에 의해 변형되는 게 싫었답니다. 못 쓰면 못 쓴 대로 날 것의 제 책을 내고 싶었거든요.

위의 글에선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했는데 사실 진짜 큰 문제가 있을지 몰라요. 앞으로 어떤 님이 이건 정말 잘못됐다고 할 수 있잖아요. 그땐 항복, 하겠습니다. 하하~~

댓글, 남겨 주셔서 진심 감사합니다.

cyrus 2020-12-08 22:18   좋아요 2 | URL
제 리뷰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기분이 언짢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페크님은 제가 자주 만나는 서재 이웃이라서 최대한 정중하게 썼는데, 문자 텍스트로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군요.

페크pek0501 2020-12-08 22:29   좋아요 2 | URL
저는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님의 리뷰를 신뢰했습니다.
˝필자가 글쓴이의 불만족을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필자는 글쓴이의 입장이 되어 이 책의 아쉬운 점을 꼽아봤다˝
- 저자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고 하시는 분에게 어떤 저자가 기분 상하겠습니까?

이 기회에 그냥 제 책에 대한 합리화를 해 보고 싶었습니다. 워낙 제 책 리뷰에서 지적이 많이 들어왔던 터라... 그래서 변명, 이라고 제목에 넣었답니다. 내 책과 출판사를 좀 살려 보자고 하는 뜻에서... 하하~~

그리고 취소선으로 정정하신 것, 보고 왔어요. 감사드립니다.
편안히 주무십시오.


2020-12-08 21: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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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2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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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2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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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22: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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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9 2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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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9 22: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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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9 2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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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9 22: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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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2-10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11 12:34   좋아요 1 | URL
오, 제가 서재의 달인으로 뽑힌 걸 서니데이 님 덕분에 아네요. 감사합니다.
지금 확인하고 왔어요. 이번 해는 상반기에 책 출간 작업으로 시간을 많이 빼앗겨 서재 활동을 열심히 하지 못했는데 하반기의 활동으로 만회했나 봅니다. ㅋ

이게 또 뭐라고... 기쁘네요. ㅋㅋ~~~
서니데이 님처럼 매년 선정되시는 분들이라 특별하지 않을 수 있으나 저처럼 미끄러진 경험을 많이 하고 나면 특별해진답니다.

서니데이 님도 연말을 향해 가고 있는 하루하루가 행복과 행운으로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 좋은 이웃으로 쭉~~~~~ 갑시당~~~
 


다크아이즈 님의 책이 세 번째로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책의 제목은 <엄마의 뜰>이다. ‘포토 에세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김살로메, <엄마의 뜰>

 

 

 

예전에 책을 받은 적이 있어서 나도 답례로 내 책을 보내 드렸었다. 그랬더니 또 <엄마의 뜰>을 보내 주셨다.
책을 받자마자 서문에 이어 첫 편, ‘어머니의 뜰’을 읽고 너무 잘 쓰셨다고 생각했다. 문학적인 문장이 읽는 재미를 더해 주어 밑줄을 쫙~쫙~ 그었고 다 읽고 나서 ‘수작’이군, 하고 맘속으로 평했다. 
그리고 아무데나 제목에 끌려 몇 편을 더 읽었는데 모두 좋았다. 논리적인 글이 돋보이는 곳도 많았다.
 
이 좋은 책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게 되길 바란다. 다시 말해 많이 팔리길 바란다는 것이다. 하하~~.

 

 

 


...............
다크아이즈(김살로메) 님.
출간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감사한 마음으로 열독하겠습니다.


 

(15쪽) 어스름 저녁, 긴 방죽을 따라 어머니가 돌아오실 때면, 아버지는 다시 어머니를 마중하러 둑방 계단을 올라서곤 했지요. 멀리 도심의 화려한 불빛을 지고 어머니가 돌아오십니다. 아카시아꽃잎처럼 머리칼에 핀 몽실몽실한 솜먼지가 어머니 노동이 얼마나 고되고 또한 아름다웠는지를 말해줬어요. 아버지는 말없이, 풍성한 어머니 머리카락 사이에 피어난 솜꽃을 하나하나 떼어내 주셨지요. 그 모습은 마치 앙상한 나뭇가지 위 쓸쓸하게 서로를 보듬는 겨울새 한 쌍 같았지요.

(16~17쪽) 아버지가 안 계시는 지금도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십니다. 당신 신성한 노동의 뜰에서 잠시 지치면 어머니는 가만, 회한에 젖듯 아버지의 시간을 추억해낼지도 모릅니다. 방죽 위를 드리웠던 아버지의 애잔한 그림자와 눈빛들, 머리칼에 핀 솜꽃을 떼어내 주던 그 손길을 그리며 말없는 미소를 지으실 거예요.

(130쪽) 누구에게나 양면성은 있습니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도 당연하구요. 나를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면 나도 더한 깊이로 상대를 공감하고 배려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심 없다’는 말이야말로 가장 사심 있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심 없는 절대적 관계가 있다면 페르소나로 자신을 연출할 필요조차 없겠지요. 온 지구촌에 그런 세계가 있다면 일상의 행복지수는 한결같은 높이를 지향하겠지요. 하지만 삶은 그런 높은 차원으로 구조화되고 승화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에요. 그저 인간적인 정서와 반응들로 가득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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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6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06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2-06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용은 좋겠지요.^^

페크pek0501 2020-12-07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곧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독서를 하시겠네요.
쉬기도 하면서 알찬 하루 보내세요.

얄라알라 2020-12-07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디너분 중에는 작가님들이 많으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이렇게 우정 나누시는 모습 참 훈훈합니다.

페크pek0501 2020-12-08 20:02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작가님들이 많다는 건 저도 예전부터 알았답니다. 제가 아는 분들만 해도 열 명이 넘었으니까요. 아마 제가 몰라서 그렇지 더 될 것입니다.

우정... 나눠야지요. ㅋ
댓글, 감사합니다.

희선 2020-12-08 0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자신이 쓴 책을 주고받다니... 글도 좋을 듯하네요 이 책은 읽는 맛 보는 맛 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페크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0-12-08 20:04   좋아요 1 | URL
글쎄 말이에요. 주고받는 경우가 다 있더라고요.
그렇죠. 아무래도 칼라 사진이 들어가 있으니 눈이 즐겁지요.
좋은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12-10 1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1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