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점은 뒤집으면 단점이 된다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소설은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왜 그 이야기가 생긴 건지 즉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 왜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왜 두 사람 관계가 소원해졌는지 등 그것들에 대한 분석을 하며 전개되는 소설이라서 독자로 하여금 줄거리만 따라가며 읽게 만들지 않고 문장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생각하며 읽게 만든다. 그래서 재미만 얻는 게 아니라 유익함을 얻게 한다.

 

 

유익함에 대한 예를 들면 이런 것. 알랭 드 보통 저,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주인공 남자는 자신이 돈 관리를 저렇게 잘하는 여자와 결혼했다니 넘치도록 운이 좋다고 결론짓는 반면에 다른 사실도 새로이 깨닫는다. 돈 관리를 잘하는 아내는 다른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에 민감하다는 것. 다시 말해 장점은 뒤집으면 단점이 된다는 것.

 

 

이에 대한 나의 코멘트.

 

 

돈 관리를 잘하는 아내는 남편이 돈 관리를 잘하지 못할 경우에 못마땅해 한다는 것. 절약 정신의 장점이 있는 배우자는 상대 배우자에게도 그것을 요구하는 단점을 갖는다는 것. 자상한 배우자는 상대 배우자에게 잔소리를 해댈 가능성이 있다는 것.(반대로 평소 무심한 편인 배우자는 상대 배우자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것.)

 

 

깔끔함, 열심히 살려는 의지, 조용한 성격 등도 그 이면에는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다.
깔끔함의 장점 - 자신이 깔끔해서 상대의 더러움을 참지 못한다는 단점이 된다.
열심히 살려는 의지의 장점 - 자신이 열심히 살기 때문에 상대의 게으름을 너그럽게 봐 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된다.
조용한 성격의 장점 - 자신이 조용한 성격이라서 상대의 시끄러움을 싫어한다는 단점이 된다. 

 

 

장점은 뒤집으면 단점이 되고 단점은 뒤집으면 장점이 된다. 장점과 단점은 한 뿌리에서 나온 것.

 

 

 

 

 

 

 

 

 

 

 

 

 

 

 

 

 

 

 

 

 

 

2. 모든 결혼은 상대의 단점을 개선시킬 것인가, 그냥 참고 살 것인가의 문제를 안고 있다

 

상대의 장점을 좋아해서 결혼하는 것보다 상대의 단점을 참고 봐줄 수 있어서 결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본다. 모든 결혼은 다투면서 상대의 단점을 개선시킬 것인가, 상대의 단점을 그냥 참고 살 것인가의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글을 읽으면 좋겠다.

 

 

..........
그가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은 무엇보다 완벽함을 포기했기 때문이다.(278쪽)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타인에게 완전히 이해되기를 단념했기 때문이다.(280쪽)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사랑을 받기보다 베풀 준비가 되었기 때문이다.(281쪽)

 

라비가 결혼할 준비가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항상 섹스는 사랑과 불편하게 동거하리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다.(282쪽)

 

라비와 커스틴이 결혼할 준비가 된 것은 그들이 서로 잘 맞지 않는다고 가슴 깊이 인식하기 때문이다.(283쪽)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서.
..........

 

 

 

 

 

 

3. 행복을 일깨워 주는 건 ‘시련’이다

 

 

 

 

 

 

 

 

 

 

 

 

 

 

 

 

..........
한 그리스의 철학자가 제자에게 자신을 모욕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돈을 주라고 명령했다. 이 시험 기간이 끝나자 스승이 제자에게 말했다.
“이제 그대는 아테네로 가서 지혜를 배워도 좋다.”
제자가 아테네로 들어갈 때 한 현자를 만났다. 그 현자는 성문 앞에 앉아서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가 모욕적인 말을 하자, 제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현자가 물었다.
“내가 당신을 모욕했는데 왜 웃는가?”
제자가 대답했다.
“왜냐하면 난 지난 3년 동안 모욕을 당할 때마다 돈을 냈는데, 지금 당신은 공짜로 그 일을 해줬으니까요.”
그러자 현자가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시오.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오······.”

 

-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194쪽.
..........

 

 
돈을 내며 모욕을 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돈을 내지 않고 모욕을 당하는 것은 불행에 속하지 않게 된다.

 

 

종영 드라마 <사랑이 오네요>를 본 적이 있다. 죄를 짓고 도망자로 살던 ‘신다희’(심은진 분)는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 오고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나자 다리 한 쪽이 없음을 비관하며 울부짖는다. 그녀에게 다리를 절단한 상황은 받아들이기 힘든 지옥이었다. 그러나 구치소에 갇히게 되자, 다리 하나 잃은 것을 감사하겠다며 제발 여기서만 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이 되어 버린다. 집행 유예를 받게 되어 구치소에서 나가게 된 그녀는 의족을 하고 꽃집에서 열심히 일하며 새로운 삶을 산다.

 

 

위로가 필요한 어떤 날을 위해 기억해야겠다. 때로는 우리에게 행복을 일깨워 주는 건 ‘지금보다 더 나쁜 경험’이라는 것을. 때로는 우리에게 행복을 일깨워 주는 건 ‘시련’이라는 것을.

 

 

“내 자식만은 불행을 겪지 않게 해 줄 거예요.”라고 말하는 부모가 있다. 그 부모는 자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식에게서 ‘시련의 가치’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오히려 자식이 행복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걷게 만드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봤다.

 

 

‘나쁜 경험’이 상처받는 걸로 끝나지 않고 그것의 가치를 떠올리는 우리가 되기를...

 

 

 

 

 

 

4. 리뷰보다 페이퍼가 좋다

 

글을 잘 쓰기 위해 글쓰기 훈련을 하고 싶다면 ‘하루에 한 문단 쓰기’를 실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를 위해 일기를 쓰는 것이 좋은 방법이겠다. 하루에 한 번 이상 댓글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어떤 분이 페이퍼를 쓰는 것을 당분간 자제하기로 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로 그 님은 그동안 시시한 일상의 이야기를 많이 올렸는데 당분간 자제하기로 했다는 뜻으로 쓴 것 같았다. 그 글을 지지할 수 없다는 뜻으로, 앞으로도 시시하다고 여기시는 일상의 이야기를 계속 써 달라는 뜻으로 내가 이런 댓글을 남겼다.


 
..........
안녕하세요.
만약 이곳 알라딘 서재가 사적인 글을 쓰는 페이퍼가 없고 책 리뷰만 있다면 저에겐 매력 없는 곳이에요.
사람 사는 얘기는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충분히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시시해보일 글일지라도 말이죠.
저는 그런 글을 읽는 게 흥미롭습니다. 책 리뷰보다 더요.
우리 자신 자체가 시시한 존재들이 아니던가요?
ㅡ페크 드림
..........

 

 

내가 쓴 댓글 그대로, 난 이곳 알라딘에서 리뷰로 쓴 글보다 페이퍼로 쓴 글을 더 좋아한다. 페이퍼 중에서도 사람 냄새가 나는 글에 흥미를 느낀다. 누군가가 한 일, 누군가가 생각한 것, 누군가가 고민한 것, 누군가가 반성한 것, 누군가가 후회한 것. 이런 것들이 책 내용보다 더 궁금하다.

 

 

(댓글을 쓰면서 글감을 얻는 경우가 있어서 좋다. 또 댓글을 쓴 날은 ‘하루에 한 문단 쓰기’를 실천한 날이라서 좋다.)

 

 

 

 

 

5. 에돌아가야 하는 게 문학이다


어떤 분이 올린 시를 읽고 내가 이런 댓글을 남겼다.

 

 

..........
등에 얹혀진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무심코 보지 않음은 관심의 첫 단계 같습니다. 
..........

 

 

‘등에 얹혀진 삶의 무게’라고 시에 쓰기보다 독자가 그렇게 느끼게끔 쓰는 게 ‘시’이고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에돌아가야 하는 게 문학이라서 나는 문학이 어렵다. 난 글을 쓸 때 직선적으로 표현하는 쪽이어서 소설이나 시보다 (문학이 아닌) 칼럼 쓰기에 적합한 쪽이라고 자평한다. 그렇다고 칼럼을 쓰는 게 쉽다는 말은 아니지만.

 

 

 

 

 

 

6. 글쓰기로 보낸 헛된 시간이란 건 없다


이론대로 써야지 하고 쓴다고 해서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니고 자신이 느낀 바를 쓸 때 오히려 자연스러워 좋은 글이 될 거라고 본다. 이론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소설을 잘 쓰는 선배 언니가 있었다. 내가 문학 이론서를 읽는 걸 보고 그런 걸 따로 공부할 필요가 있나? 하는 식의 말을 했었다. 그 선배 언니를 보고 타고난 문학가들은 그냥 가슴이 느끼는 대로 쓰는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수필을 쓸까, 시를 쓸까 하고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다 써 보라고, 그때그때 마음 끌리는 대로 써 보라고 말하고 싶다. 시와 수필이 (서로 도움을 주는) 상보 관계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것저것 쓰다 보면 최종적으로 나에게 적합한 건 이거다, 하는 게 결정 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래전, 소설 신춘문예에서 여덟 번인가 떨어진 사람이 드라마 작가로 성공한 예를 봤다. 여러 번 떨어지면서 소설로 공부한 시간들이 헛된 게 아닌 것이다. 그런 시간들이 없었다면 드라마 작가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므로.

 

 

한때 문학 이론서를 읽는 것에 취미가 붙어 많이 읽은 적이 있다. 유익해서 읽었다기보다 재밌어서 읽었다. 내가 읽은 문학 이론서 중에서 지금 생각나는 것으로 네 권만 뽑는다면 다음과 같다.

 

 

이형기 저, <당신도 시를 쓸 수 있다> - 절판됨.
김대행 저, <문학이란 무엇인가>
오규원 저, <현대시작법>  
밀란 쿤데라 저, <소설의 기술>

 

 

 

 

 

 

 

 

 

 

 

 

 

 

 

 

 

 

 

 

 

문학 이론서를 읽는다든지 문학 강의를 듣는 것이 독창적인 글쓰기에 방해가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내 생각은 다르다. 독창성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남들은 어떻게 쓰는지를 알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을 믿는다.

 

 

 

 

 

 

7. 그런 글을 쓰고 싶다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

 

 

누구나 생각해 본 적이 있으되, 누구나 느껴 본 적이 있으되 글로 표현할 생각을 못한 것 또는 글로 표현한 사람이 드문 것. 그런 것을 쓰고 싶다. ‘아, 나도 이런 걸 쓸 걸. 난 왜 생각하지 못했지?’라고 글쟁이들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8. 심리학 책이 좋다

 

내가 무조건 관심이 가는 책이 있다. 제목에 ‘심리학’이란 낱말이 들어가 있는 책이다. 김경일 저, <지혜의 심리학>이란 책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테니스 선수는 배드민턴도 잘 칠까?

 

 

궁금하다. 테니스 선수는 운동 신경이 발달했기 때문에 배드민턴도 잘 칠까, 아니면 테니스에 익숙해져서 오히려 배드민턴을 잘 치지 못할까?

 

 

..........
실생활에서는 한 종류의 일에 숙달되면, 나머지 하나를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좋은 예는 라켓을 사용하는 스포츠에서 찾아볼 수 있다.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은 배드민턴 배우기를 오히려 더 어려워한다. 배드민턴 라켓을 쥐는 순간 테니스 라켓으로 했던 일들이 자동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 종종 테니스를 잘 치는 사람은 배드민턴도 빨리 배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자세를 고치지 못해 놀림감이 되곤 한다.

 

- 김경일 저, <지혜의 심리학>, 157쪽.
..........

 

 

인간 심리에 관한 모든 것에 흥미를 느껴 심리학 책을 즐겨 읽는다.

 

 

 

 

 

 

9.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이다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면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 푸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이 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이것.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친정어머니가 병이 나셔서 병원에 자주 모시고 다녀야 했다. 다행히 많이 나아지셨는데 내 마음은 어머니가 완치될 미래에 가 있다.
작은애가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게 있는데 내 마음은 결실을 맺을 미래에 가 있다.
나의 현대무용 실력이 점점 나아지길 기대하며 내 마음은 현대무용 실력이 향상될 미래에 가 있다.
나의 글쓰기 실력이 점점 나아지길 기대하며 내 마음은 글쓰기 실력이 향상될 미래에 가 있다.
근심되는 일이 몇 가지가 있는데 내 마음은 그 일들이 잘 해결될 미래에 가 있다.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이다.

 

 

 

 

 

 

지금은 눈이 쌓여 있지만 내 마음은 눈을 녹여 줄 봄 햇살이 있는 미래에 가 있다.

 

 

미래가 있어서 오늘을 견디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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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1-25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하며 댓글 남깁니다
댓글도 글쓰기의 한 부분 큰 힘이 될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1-25 21:29   좋아요 1 | URL
댓글 쓰고 나서 이렇게 느낄 때가 많아요. 제가 평소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내가 댓글을 썼구나, 하고 말이죠. 이것이 댓글 쓰기의 좋은 점 같습니다.

설날 연휴 잘 보내세요.
저는 명절 쇠러 내일 2박 3일로 지방에 갑니다.

2017-01-25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5 2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5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5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7-01-25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이 리뷰만 쓰는곳이었다면 이만큼 오래동안 서재생활을 하지 않았을것 같아요. ^^

페크pek0501 2017-01-29 22:16   좋아요 0 | URL
아, 동의해 주시는 분이 계셔서 반갑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보슬비 님. 굿 밤 되세요.

오거서 2017-01-26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보다 나은 페이퍼의 진수를 보여주시는군요. 절로 공감하면서 좋아요 아니 할 수 없네요. ^^

페크pek0501 2017-01-29 22:1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진수’라는 낱말이 참 좋게 들리는군요. 저도 써 먹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7-01-2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7-01-29 22:15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도 꼭 새해 복 많이 받으셔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7-01-26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그런지 ‘사람 냄새 나는 글’을 무조건 써야한다거나 선호하는 경향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저도 그런 글을 좋아하고 쓰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굳이 일상 생활을 공개하면서까지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글을 TM려고 하는 지나친 의욕이 글쓰기를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살면서 경험한 일을 재미나게 쓰려고 없던 일을 있던 일로 포장하고, 남의 일상을 통째로 도용하는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일상과 관련된 평범한 사진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 도용해서 마치 자신이 찍은 것처럼 행동하는 것과 같은 거죠. 사람 사는 일은 똑같으면서도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좋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썼던 글의 형식과 비슷하게 쓰려고 한다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집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들을 쭉 보면, 시간과 장소만 다르지 거의 비슷비슷합니다. 보기 좋은 것만 보여주고, 안 좋은 일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페크님이 말씀하신 ‘어떤 분’이 누군지 짐작가지 않겠지만, 그 분이 페이퍼를 당분간 쓰지 않겠다고 분명한 의사를 밝힌 것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 분의 취향이니까요. 페크님이 ‘그 글을 지지할 수 없다’는 의미가 ‘그 분의 취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잘못 비춰질 우려가 있습니다. ‘당분간’이라고 했으니 그 분의 취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밝힌 취향을 드러낸 생각 또한 언젠가는 달라질 수도 있어요.

설 인사말을 남기려다가 쓸데없는 말이 많았네요.. 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설 연휴 잘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7-01-29 22:15   좋아요 1 | URL
아하!!!
“그분의 취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잘못 비춰질 우려가 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생각 못했습니다.
저는 다만 그분이 시시한 일상 이야기를 이젠 자제해야겠다, 라는 뜻으로 읽고
저는 전혀 시시하지 않았으니 계속 이야기를 써 달라는 뜻으로 그런 댓글을 남긴 것입니다.
그분의 답글로 보아 그분은 제 뜻을 잘 이해하신 것 같았습니다.

저의 직선적인 화법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해야겠군요.
그래서 님 덕분에 4번의 글을 수정, 보충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연휴가 하루밖에 남지 않았네요. 황금연휴 잘 보내시길...

2017-02-02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3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새해에는 한 가지를 실천하려고 다짐한다.
‘아이, 지겨워.’라는 말을 하지 않고
‘아, 좋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

 

 

창밖을 보며 ‘오늘도 미세먼지가 있네. 아이, 지겨워.‘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미세먼지가 없던 날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아침상을 차리고 나서 반찬을 보며 ‘아, 좋다.’라고 말하고
커피를 끓일 때 향을 맡으며 ‘아, 좋다.’라고 말하고
산책하면서 상쾌한 겨울 공기를 마시며 ‘아, 좋다.’라고 말해야지.

 

 

‘아, 좋다.’라는 말을 애용해야겠다.
내가 어떤 것에 대해 ‘아 좋다.’라고 말할 때
나는 그 어떤 것에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맛있게 먹을 반찬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맛있게 마실 커피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상쾌한 겨울 공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한다는 것은 겸손의 덕을 배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겸손의 덕을 배우는 일은 인간이 되어 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위의 글은 (2016-01-08)에 올린 글인데 (2017-01-25)에 다시 한 번 올린다. 올해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다.

 

 

2017년에는 여기에 하나를 추가한다. ‘좋은 사람이 될 것.’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나에게 잘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나에게 잘하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는 건 우리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인간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서 어느 면에서 보느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또 인간의 마음속엔 ‘선’과 ‘악’이라는 양면성이 있어서 사실 자신조차 자신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래도 제삼자의 입장에서 볼 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한다면 그 기준이 있으리라. 남에게 이로움을 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남에게 해로움을 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쁜 사람은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기 때문에 거짓을 이용할 수 있지만, 좋은 사람은 옳은 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정직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2017년에는 ‘아, 좋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해가 되도록 하고,
좋은 사람이 될 때가 많은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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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1-25 1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글 참 좋다 라고 말하고 싶군요 실천에 옮기는 한 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1-25 21:25   좋아요 0 | URL
아, 이 댓글 참 좋다 라고 말하고 싶군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7-01-25 13: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 매년 해도 좋을것 같아요.
pek0501님 좋은하루되세요.^^

페크pek0501 2017-01-25 21:25   좋아요 1 | URL
예.
매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7-01-25 14: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좋다 ~~!^^

페크pek0501 2017-01-25 21:26   좋아요 1 | URL
님의 댓글도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어제 알라딘 블로거로부터 우편으로 책을 받았다.
소설집이다. 제목은 <라요하네의 우산>.
다크아이즈(예전엔 팜므느와르였음) 님이 내신 책이다.
어쩐지 한동안 서재 문을 닫고 활동이 없으시더니 소설을 쓰시느라 그랬던 거였다. 
그동안 얼마나 몸 고생, 마음고생이 심했을까부터 헤아리게 되고
이제 얼마나 뿌듯할까 짐작하게 된다.

 

 

 

 

다크아이즈 님,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

 

 

 

 

 

 

 

 

김살로메 (지은이) | 문학의문학 | 2016-12-16


 

 

 

 

 

 

저자가 등단 12년 만에 펴내는 첫 소설집. ‘라요하네의 우산’, ‘암흑식당’ 등 10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고른 성취를 이루고 있는 작품들은, 세련되고 인공적인 미학이 주조를 이루는 있는 한국단편소설의 조류에서 비켜나, 섬세한 미문 대신 투박하고도 중성적인 문체로 사회 저변의 다양한 인간상과 그들의 관계성, 그리고 개개인의 내면을 날카롭고도 풍요롭게 조명해나간다. 또한 그럼으로써 오히려 우리가 소설에서 요구하는 올바른 윤리성과 건강함을 획득하고 있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책 속에서.................................
내 소설이야말로 팔 할은 일인칭 관찰자거나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다. 당연히 자기기만 깃든 허섭스레기다. 그래도 쓸 수밖에 없다. 소설은 어차피 팔 할이 구라와 뻥이고 나머지 이 할은 자의식이 낳은 똥일 테니까. 그 말은 모든 소설이 진실을 다 이야기하지는 못한다는 말과 같다. 진실인 척하면서 이야기를 꾸밀 뿐이다. 왜 그럴까? 아무리 소설이 사람 사는 일을 다루고 있다 해도 작가 자신을 다루는 데는 서툰데다 완벽히 솔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타 일인칭 소설들이 즐기는 도덕가연하고 객관적인 척하는 내레이션의 포기가 이 글의 지향점인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벌써 어리바리 갈 길을 잃었다.(‘누가 빈지를 잠갔나’,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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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6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완전하게 행복한 사람은 없다. 좀 과장된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2.
같은 일에 대해서 느끼는 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 실연을 당한 뒤 꿋꿋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일로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대체로 편하게 살던 사람들이 아주 작은 폭탄의 불행에도 마음의 병을 크게 앓는다. 그래서 한 사람이 한평생 겪어야 하는 불행의 총량은 누구나 같은 것.

 

 

 

 

 

3.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만 식욕 부진과 불면증으로 괴로워하며 사는 귀부인. 빚을 갚기 위해 건설 현장에서 무거운 돌을 나르고 온몸에 파스를 붙이며 힘겹게 살지만 단밥을 먹고 꿀잠을 자는 노동자.
행복을 놓고 볼 때 귀부인이 노동자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4.

아무리 행복할 것 같은 사람도 어떤 불행이 자리잡고 있는 까닭은 완전하게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것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어떤 이도 권력과 부를 거머쥐고 떵떵거리고 살았건만 자식 교육에 실패하여 그 불행을 안고 살았던 것이니. 아무리 행복할 것 같은 사람도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있으니.(‘최순실 사건’ 보도를 접하며 생각한 것.)

 

 

 

 

 

5.

커피 한 잔 들고 신문을 펼쳐 신간 안내 페이지를 보면서 무슨 책을 살까 살펴보았다. 행복한 시간이다. 커피 한 잔의 행복과 책의 행복. 이런 소박한 행복을 모르고 사는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음에 감사하다. 아흔아홉 개를 갖고서 한 개가 부족한 것을 불평하며 만족을 모르는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음에 감사하다.(금수저로 태어난 사람이 부럽다는 사람을 보며 생각한 것.)

 

 

 

 

 

태그 : 행복, 아포리즘, 인간 이해, 엉터리 글이라고 흉보기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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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1-13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말 새겨들어야 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1-15 00:0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좋은 말을 쓰고 싶었으나 그건 제 생각일 뿐, 아포리즘이라고 해 놓고 글 올리기가 영 그래서 ‘엉터리 글이라고 흉보기 없기‘라고 태그를 써 넣었더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ㅋㅋ
언제쯤 제 글에 자신감을 가지려나요... 그런 날이 오긴 할런지...
그냥 글쓰기를 즐기는 걸로... 하렵니다.
첫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17-01-13 14: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없는 것도 때론 행복할 때가 있어요. 어떤 사람 달랑 테블릿 pc와 여행가방에 들어갈만한 짐만 가지고 산다는데 일견 홀가분해 보여서 좋더군요.^^

페크pek0501 2017-01-15 00:14   좋아요 1 | URL
주부들의 로망이 있어요. 가방 하나 들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싱글들에 대해서 말이죠.
아이들이 커서 이제 자유를 얻는가 싶더니만 이젠 친정어머니가 제가 어디 가는 걸 싫어하십니다. 부모 노릇 , 자식 노릇. 아내 노릇 하느라 중간에 끼인 이 땅의 주부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싱글들은 주부들을 부러워하려나요?
남의 떡이 커보이려나요? ㅋ

반가웠어요. 고맙습니다.

마립간 2017-01-13 1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행복은 잘 모르겠고, 정의는 행복보다는 객관적인 것 같습니다.

pek0501 님, 2017년 새해에도 복된 한 해 지으시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7-01-15 00:23   좋아요 0 | URL
아, 반갑습니다.
마립간 님과 제가 새해 인사를 나누지 못했던가요?
마립간 님도 새해 복된 한 해 지으시길 바랍니다.

정의도 제가 보기엔 주관적인 데가 있는 것 같아요.
문화의 차이랄까요, 그런 것으로 달라질 것 같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 보니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에서는 정의가 무엇인지 명확히 말할 수 없겠더라고요. 이럴 때 주관적이 되겠지요?

그래도 님의 말씀처럼 행복보다는 객관적일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실 2017-01-13 2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적당함.
조금은 부족한듯한...아이들이 더 바르게 성장하는듯 합니다^^
직딩의 고단함에 가끔 울컥하지만, 그냥 지금이 좋아요.

페크pek0501 2017-01-15 00:26   좋아요 0 | URL
헝그리 정신이라는 게 있긴 하지요. 어려운 형편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자기가 잘 자라서 집안을 일으키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대는 경향이 있을 것 같아요.
결핍은 노력하게 만든다, 에 한 표 던집니다.

저도 지금이 좋다고 말하겠습니다. 완전히 만족할 순 없지만, 부분적으로 만족스러운 영역이 있긴 하니까요.

반가운 세실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또 봅시다.

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1-15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자신감 가질만 합니다
그동안 써온 글 읽으며 많은걸 알게되어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길 바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1-15 11:37   좋아요 0 | URL
요즘 삶의 무거움을 느끼곤 하는데
님의 댓글은 (제 글이 좋은 글이든 아니든 그것과 상관없이) 힘을 팍팍 주네요.

작년에 글을 많이 쓰지 못했는데 작년보다 많이 쓰는 올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이 써야 건질 게 생길 확률이 높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님의 건필도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
이번 해는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목표치에 미달하였다. 책은 늘 내 옆에 있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조금씩 읽으면서 한 권씩 끝낸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이번 해는 글을 많이 쓰지 못했다. 목표치에 미달하였다. 그래도 서재 문을 닫지 않고 지속적으로 글을 올렸으니 이것에 만족하기로 한다.

 

 

 

 

 

 

2.
그 대신 주 2회로 현대무용을 배우게 된 해여서 매력적인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내 무용 실력은 앞줄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똑같은 동작을 할 수 있는 단계로 와 있다. 아직 순서를 완전히 외우지 못할 뿐 다 따라할 수 있게 되었다. 함께 배우는 수강생이 열 명 정도인데 다 열심히 배우려 하고 마음 좋은 사람들이라 맘에 든다. 단지 현대무용 수업이 있는 날은 땀을 흘린 뒤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그러느라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게 단점이다.(그곳에 샤워장이 있지만 사람 많아 난 집에 와서 샤워한다.)

 

 

 

 

 

 

3.
일주일 전 크리스마스는 여행지에서 보냈다. 시댁 식구들과 2박 3일로 충주에 갔던 것. 수안보 온천과 눈이 쌓인 경치를 즐기며 다녔다. 언제부턴가 매년 시어머니 생신을 이렇게 여행지에서 보냈다. 여행비는 따로 걷지 않는다. 오래전부터 남편을 포함한 사 남매가 매달 회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매달 회비를 내고 있으니(남편 대신 내가 시누이(형님)에게 온라인 송금을 함.) 여행에 불참하면 손해다. 모인 회비를 여행비뿐만 아니라 시어머니의 병원비나 옷값에 사용하기도 한다. 굿 아이디어라고 생각.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다.

 

 

 

 

 

 

 

 

 

 

 

 

 

4.
며칠 전에 건강 검진을 받았다. 후회가 되는 일은 위 내시경 검사를 수면 내시경으로 하면 4만원을 내야 한다고 해서 무료로 검사 받을 생각으로 비수면 내시경으로 검사를 받아서 고통스러웠다는 것. 검사를 받는 도중에 눈물이 나왔다. 내 몸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눈물이 나왔을까. 목구멍에 딱딱한 젓가락을 쑤셔 넣은 듯한 느낌이었다. 2분 30초 걸렸다고 의사가 말하던데 나는 아주 길게 느껴졌다. 나 이럴 때 보면 지나치게 알뜰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남편의 말에 따르면 미련하다고 한다. 여러분은 꼭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으시길...

 

 

검사 결과는 4주 뒤에 우편물로 온다고 한다. 아무 이상 없기를 빈다.

 

 

 

 

 

 

5.
이번 해에 읽은 책 중에서 인상 깊은 글 하나 뽑아 봤다.

 

 


...............
한 그리스의 철학자가 제자에게 자신을 모욕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돈을 주라고 명령했다. 이 시험 기간이 끝나자 스승이 제자에게 말했다.

“이제 그대는 아테네로 가서 지혜를 배워도 좋다.”

제자가 아테네로 들어갈 때 한 현자를 만났다. 그 현자는 성문 앞에 앉아서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사람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가 모욕적인 말을 하자, 제자는 웃음을 터뜨렸다.

현자가 물었다.

“내가 당신을 모욕했는데 왜 웃는가?”

제자가 대답했다.

“왜냐하면 난 지난 3년 동안 모욕을 당할 때마다 돈을 냈는데, 지금 당신은 공짜로 그 일을 해줬으니까요.”

그러자 현자가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시오. 온 세상이 당신의 것이오······.”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194쪽.
...............

 

 

 

이 글에 대한 코멘트는 다음에 하기로 한다. (친정어머니가 주문하신 가래떡이 2시에 도착한다고 해서 친정에 가야 한다. 늦게 가면 뜨거운 가래떡을 딸에게 못 먹였다고 속상해 하신다.)

 

 

 

 

 

 

 

 

 

 

 

 

 

 

 

 

 

 

 

 

 

6.
서재의 달인에 뽑히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한 해 동안 애쓰셨다고 전하고 싶다.
열심히 하는 분들이 계셔서 나도 힘을 얻었으며

함께 묻어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드린다.

 

 

이번 해엔 내가 서재의 달인에 뽑히지 못했지만
도전!
내년 2017년에는 서재의 달인에 뽑히도록 애써 보겠다.

 

 

 

 


그리고 제 서재에 2017년에도 변함없이 찾아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방문자들이 계시기를...
 
여러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pek0501(페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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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12-31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2017년에도 언니를 변함없이 찾을 거구요, 응원할 거예요.
그러니까 걱정 붙들어 매시길...!ㅋ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크pek0501 2017-01-02 17:02   좋아요 0 | URL
ㅋㅋ 고맙습니다.
걱정 붙들어 매겠습니다. 저 역시 스테라 님을 새해에도 응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세실 2016-12-31 14: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충주 다녀 가셨군요. 같은 충북권^^
저희도 친정, 시댁계를 하니 행사때 부담이 덜 합니다.
수면 내시경으로 꼭! 자고 일어나니 게임 종료~~ 아무 이상 없으실거예요.
제가 젤 좋아하는 가래떡^^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요^^

페크pek0501 2017-01-02 17:04   좋아요 0 | URL
같은 충북권이었군요. 통화라도 할 걸 그랬나요? ㅋㅋ

다음부턴 꼭 수면 내시경을 택하겠습니다. 둘 다 해 봐서 겁이 없었나 봐요.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를 ...

hnine 2016-12-31 15: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한해동안 서재 친구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세요.
겁장이 저는 아직 한번도 위내시경 검사를 안받았답니다. 내년에는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ㅠㅠ

페크pek0501 2017-01-02 17:06   좋아요 0 | URL
서재 친구 해 주셔서 제가 감사하지요.

저는 이번에 어쩔 수 없이 검진 받게 되었는데 제 기본 생각은 검사는 생략, 평소에 건강을 잘 관리하자, 입니다.

운동하고 많이 웃고 스트레스 받지 않기, 가 건강하게 사는 방법 같아요.

겨울호랑이 2016-12-31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지난 한 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7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페크pek0501 2017-01-02 17:07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 님.
지난 한 해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7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부탁을 드리는 걸로... ㅋ

고맙습니다.

[그장소] 2016-12-31 16: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북많이 ㅡ^^
한해 동안 함께 ㅡ해주셔서 ( 그냥 저기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행복했어요 . 또 함께해주실것이라 믿어요! 건강한 오늘과 내일 되세요!^^

페크pek0501 2017-01-02 17:08   좋아요 1 | URL
물론이지요. 또 함께해 드릴 것입니다요. 새해엔 더 자주 뵙는 걸로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게 삽시다.

[그장소] 2017-01-02 19:25   좋아요 1 | URL
저두요! 저두요!^^

페크pek0501 2017-01-08 16:47   좋아요 0 | URL
저두요! 저두요!^^ 2

에디터D 2016-12-31 16: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뜨끈한 가래떡은 정말 꿀맛이죠!!

페크pek0501 2017-01-02 17:10   좋아요 1 | URL
가래떡을 양념간장에 찍어 맛있게 먹었답니다.
떡국을 할 떡에다가 떡볶이 할 떡까지 싸왔어요. ㅋ

베비쥬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아침에혹은저녁에☔ 2016-12-31 16: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바라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1-02 17:11   좋아요 2 | URL
ㅋㅋ 좋은 글이 써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노력하겠습니다.
바쁜 일상으로 한가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여유롭게 놀 시간이 나질 않는군요.
새해 시간표를 잘 짜 보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북프리쿠키 2016-12-31 2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코님 항상 건강하시고
2017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페크pek0501 2017-01-02 17:12   좋아요 1 | URL
북프리쿠키 님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맙습니다.

성에 2017-01-06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하고도 또 닷새가 지났네요. 따라서 새해인사도 다소 늦은 감 있지만,

건강하시고 복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하며 좋은 글도 많이 쓰셔서
저처럼 외따로 멀리 떨어져 소심한 사람들에 힘과 이정표로 방향을
이끌어 주세요.이 해에는 서재의 달인도꼭 되시구요.

님의 글은 완전 야무지고 내용이 꽉 찼어요.문장도 내가 배우고 싶도록 매력있어요.
점말 님의 글은 편편마다 주옥이예요.^^

페크pek0501 2017-01-08 16:25   좋아요 0 | URL
새해 인사, 아직 안 늦었어요. 반갑습니다.

성에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편편마다 주옥이예요.^^ - 최고의 찬사를 이 새해 첫 달에 듣네요. 감사드려요.
저도 주옥 같은 글을 쓰고 싶지만 맘대로 안 된다는...
그러나... 그러나... 열 개 쓰고 나면 한 개라도 건질 게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쓸 것입니다. 늘 그렇게 해 왔던 것처럼.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01-06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8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