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어느 정도로 좋아하는가?”

 

이 물음은 과거형으로 다시 고쳐 써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은 예전에 비해 책을 많이 읽지 못하게 때문이다. 책을 지금보다 예전에 더 많이 좋아했기 때문이다.

 

 

 

 

1. “책을 어느 정도로 좋아했는가?”

 

삼십 대 초반에 책에 미쳐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책만 읽고 싶었다. 그래서 남편이 출근하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시간을 아껴 가며 책을 읽었다. 전화가 오면 통화로 시간을 빼앗기는 것도 싫어서 전화를 받지 않고 책만 봤다. 책을 읽는 동안 밥 먹는 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만 빼고 쭉 봤다. 어떤 날 밤에는 식구들 다 잠자는 시간에 밤 열두 시부터 새벽 네 시까지 책을 보기도 했다. 하루에 한 권을 읽는 신기록을 세워 보기도 했다.

 

 

 

 

 

 

2. “책을 어느 정도로 좋아했는가?”

 

책을 읽으면 돈이 들어오는 직업이 없을까 연구한 적이 있을 정도로 책이 좋았다. 이런 직업과 가장 가까운 게 문학평론가일 것 같았는데 전문성을 높여야 하는 평론의 글을 쓸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정말 책을 읽음으로써 돈을 벌게 하는 직업이 있다면 멋지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남들이 지루해 할 책이라도 난 읽어 낼 자신이 있었다.

 

 

 

 

 

 

3. “책을 어느 정도로 좋아했는가?”

 

감옥에 갇히게 되어도 내가 읽고 싶어 하는 책만 제공해 준다면 감옥에서 몇 년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책이 좋았다.

 

 

 

 

 

 

4. “책을 어느 정도로 좋아했는가?”
 
오래전 이런 일이 있었다. 책을 여러 시간 꼼짝 않고 앉아 읽다가 일어서려는데 몸이 아팠다. 몸이 제대로 펴지지 않았고 앉아 있던 자세 그대로 몸이 굳어 버린 듯한 느낌이었다. 큰일났다 싶어 물리치료를 받으려고 병원에 가려는데 택시 안에 내 몸을 넣을 수가 없었다. 몸이 자유자재로 움직여지지 않아서였다. 다행히 물리치료를 며칠 받고 나서 나았다. 하지만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책을 보는 일이 반복되면서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가 생겼다.(이땐 컴퓨터가 가정에 보급되기 전이었으니 컴퓨터 사용 때문에 디스크가 생긴 게 아니라고 본다.)

 

 

 

 

 

 

5. “요즘은 책을 어느 정도로 좋아하는가?”

 

요즘은 그때에 비해 책을 붙들고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어 체력이 달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젠 젊지 않기 때문일까. 책을 많이 보고 나면 그 다음날은 생활하기 힘든 몸이 되었다. 두세 시간 정도 책을 읽고 나면 무리하여 병이 날까 봐 ‘오늘은 여기까지.’ 이러면서 책을 덮곤 한다. 그래도 구입하고 싶은 책이 있다는 게 행복하고, 언제든 연필로 밑줄을 그어 놓고 싶은 책이 쌓여 있다는 게 행복하다.

 

 

 

 

 

 

6. “앞으로 책을 어느 정도로 좋아할 것 같은가?”

 

앞일은 알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지금껏 책만큼 재밌는 걸 찾지 못했으므로
앞으로도 찾지 못할 것 같으므로
나의 책 사랑은 영원하리라고 생각한다.

 

 

 

 

 

손때가 묻은 사랑스런 책들. 뒤죽박죽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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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2-27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처분 했던 책들이네요

페크pek0501 2017-02-27 14:50   좋아요 2 | URL
아 그렇습니까?
저는 버리지 못할 것 같아요. 그 당시엔 어떤 글에 밑줄을 그었는지, 내가 뭐라고
코멘트 해 놨는지 궁금해서 펼쳐보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고맙습니다.

마립간 2017-02-27 13: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책을 어떻게 좋아하는가? 읽는 것보다 소장하는 것으로, 문화적 허영심 때문에.

# 요즘은 책을 어느 정도 좋아하는가? 젊지 않아서 호기심이 줄었다.줄었음에도 내 주위에선 내가 최강.

호기심에 답을 해 줄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다면, 저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27 14:53   좋아요 1 | URL
1. 소장하는 재미도 크지요. 그래서 저는 요즘 독서광이 아니고 책광이라고 말하기도 해요.

2. 저도 제 주위에선 제가 독서로 최강이에요.

3. 호기심 때문에 자꾸 책을 사게 됩니다. 읽지 않은 책이 많이 쌓여 있는데도...

님의 댓글 세 가지에 전부 공감하는 바입니다.

고맙습니다.

yureka01 2017-02-27 14: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뭐든 과유불급입니다..가끔은 산바람도 맞으시고,,건강해야 좋아하는 책 더 볼 수 있거든요..책도 체력이죠^^..

고양이라디오 2017-02-27 14:32   좋아요 1 | URL
동감합니다. 책도 체력, 머든지 체력입니다ㅠㅋ 체력을 키워야 되는데 체력을 키울 시간도 책보는 시간이 줄어드는 거 같아 아깝습니다ㅠㅋㅋ

페크pek0501 2017-02-27 14:54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운동을 위해 무용을 배우고 있답니다. 운동 없이 살다간
오래 못 살 것 같아서요. 자꾸 몸을 움직여야 병이 생기지 않아 책도 오래 보며
살 수 있어요.
댓글, 고맙습니다. ^^

페크pek0501 2017-02-27 15:06   좋아요 0 | URL
유레카 님.
과유불급. 기억해 놓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7-02-27 14: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우 공감가는 페이퍼네요. 저도 책 좋아합니다. 주변에 저만큼 책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으면 합니다ㅠㅋ

마립간 2017-02-27 14:37   좋아요 3 | URL
안녕하세요. 고양이라디오 님. (처음 인사를 나누나요?)

제 주변에 저만큼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면, 저는 알라딘 서재 활동을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알라딘 서재에서는 숟가락을 얹는 정도^^입니다.

페크pek0501 2017-02-27 14:56   좋아요 1 | URL
고양이라디오 님.
주변에 저도 저만큼 책 좋아하는 사람이 없네요. 그런 친구가 있다면 좋을 텐데 지방에 멀리 사는 친구만 있어요.

댓글,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17-02-27 14:58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저도 알라딘에서는 숟가락을 얹는 정도입니다.
책 많이 읽는 독서광들, 책 많이 사는 책광들이 알라디너 중 얼마나 많은지 저는 명함도 못 내밀어요. ㅋ

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2-27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장이 넘치고 이제는 두번 읽지 않을 책은 처분하기로 맘먹고 아쉽지만 깨끗이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27 15:00   좋아요 2 | URL
그게 지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사할 때 많이 버렸고 그 다음에 버리지 못하고 있어요. 책을 꽂을 공간이 부족한데도.... 자식을 버릴 수 없음이야, 그러고 있어요. 지혜롭지 않은 걸 알면서도... 흠흠...

아무개 2017-02-27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이 정말 좋은것인지
책 이외에 좋아할만한것을
못찾은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27 22:02   좋아요 0 | URL
아무개 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저도 책 말고 더 재밌는 게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책처럼 긴 시간 동안 재밌는 건 없을 것 같아요. 싫증이 날 것 같거든요.
등산이나 테니스처럼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건 나이가 들면 못할 것 같고...
그래도 독서가 집에서 편하게 만만하게 할 수 있는 취미 생활 같아요.

반가웠습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7-02-27 17: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 군데를 빼고는 대구시 공공도서관에 책을 열 권 이상 빌려봤습니다. 제가 원하는 책이 동네 도서관에 없으면 거리가 멀더라도 다른 도서관에 가서 꼭 빌립니다. 책을 엄청 좋아하지 않으면 이런 번거로운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

페크pek0501 2017-02-27 22:05   좋아요 0 | URL
그러하겠군요. 보통의 열정 같고는 그렇게 할 수 없지요.
저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본 적 있는데 날짜에 맞춰 갖다 줘야 한다는 게
편하지 않더군요. 도서관 이용은 정말 책에 대한 열정과 부지런함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에요.

그래도 도서관에 가면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해서 책 보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3월이 되면 한 번 저도 들러 봐야겠어요.
고맙습니다.

성에 2017-02-28 0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욕심 하면 저도 못지 않아요. 시집 갈 때도 책 보따리, 이민 길에도 책 몇 박스, 지금도 서가를
보면
흐믓하지요. 하지만 시력이 달리니 이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네요.

젊은이들 ,시력 좋을 때 많이 읽어 두시라고 권고하고 싶어요.

#2에 관하여-- 나도 책과 연관하여 비지니스를 생각한 적이 있어요.
<헌책방>을 하고 싶었어요
하루종일 책 속에 묻혀 읽고 냄새맞고 또 돈도 벌면 좋고,ㅎㅎ
그리고 동호인 친구도 만들고 등등

지금 한국서도 중고서점이 꽤 되는 것 같던데,
나쁘지 않았던 생각이었지요.

2017-02-28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1 0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4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7-03-04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질문이라기보다 신조같은 인상적인 화법입니다^^b

페크pek0501 2017-03-04 13:15   좋아요 1 | URL
제 서재에 들어올 때면,
낯간지럽게 쓴 페이퍼 같아서 이런 글을 뻔뻔하게 어떻게 올렸지?, 하면서도
그런 뻔뻔함이 없다면 나는 한 줄의 글도 서재에 못 올리고 말거야, 하면서
버티고 있는 참이에요.

미쳐야 글을 올릴 수 있음, 이에요. ㅋ

2017-03-04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5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6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7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7-03-05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책을 굉장히 사랑하시는군요.
새로오신 관장님이 책을 1년에 백권 읽는다 하시더라구요. 금요일마다 회의하는데 책 내용에 대해 말씀해주셔요. 어찌나 안 겹치는지.....제 독서력에 회의가 올 정도입니다. 사서로서 반성중입니다.
요즘 한달에 2권 읽기도 바쁘거든요.

페크pek0501 2017-03-05 15:28   좋아요 0 | URL
까르르~~ 어찌나 안 겹치는지, 에 빵~터집니다. 사실 저도 그래요. 누가 책 얘기를 하면 어찌나 안 겹치는지... 제가 많이 읽지 못해서인 것도 있지만 아마도 제가 베스트셀러를 피해서 읽는 모양이에요. 게다가 요즘은 편식까지 해요.

저도 그러한데... ㅋㅋ 한 달에 두 권 읽는 것도 얼마나 바쁜데요. 방심하고 지내면 그것도 어려운 걸요. 그런데 어떤 책은 잡자마자 이삼일만에 다 읽는 책도 있어서 그나마 독서 평균 점수를 올려 놓지요.

동지를 만나 반가웠어용...^^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진행하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폰으로 가끔 듣는다. 팟캐스트 방송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내가 산 책’이라고 하면서 몇 권을 소개하는데 책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흥미롭게 듣곤 한다. 나도 ‘내가 산 책’이란 제목으로 글을 써 보고 싶었다. 지금 생각난 김에 쓰기로 한다.  

 

 

내가 2월에 구입한 책 다섯 권이다.

 

 

1. 노엄 촘스키,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간에 대한 네 가지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그 네 가지란 다음과 같다.
1장 언어란 무엇인가?
2장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3장 공공선이란 무엇인가?
4장 자연의 신비: 얼마나 깊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세계의 지성인인 저자에 대해 관심이 가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책 제목에 끌려 구입한 책이다. 촘스키가 인간에 대해 탐구한 것을 기록한 책 같아서다. 인간에 대한 내용이라면 난 무조건 궁금하다. 혹시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을 이 책에서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샀다. 그런데 책을 훑어보니 내 수준에 좀 어려운 것을 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끝까지 읽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2장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와 ‘3장 공공선이란 무엇인가?’는 꼭 읽게 될 것 같다. 아니 248쪽으로 되어 있는 두껍지 않은 책이니까 다 읽을 수 있을 것도 같다. 꼭 읽고 말겠다. 어려운 책일수록 다 읽겠다는 오기가 생긴다.

 

 

 

 

 

 

 

2. 래리 영 | 브라이언 알렉산더, <끌림의 과학>

 

 

 

 

 

 

 

 

 

 

 

 

 

 

 

 

 

 

 

‘사랑, 섹스, 모든 끌림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다. 표지에 이런 글도 씌어 있다. ‘뇌과학, 신경과학, 사회심리학을 아우르는 인간관계와 성,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라고.

 

 

한때 내가 연애 칼럼을 쓸 수 있을 거라고 감히 생각했다. 다섯 편의 연애 칼럼을 쓰고 나서 깨달았다. ‘내가 사랑에 대해서 그리고 연애에 대해서 아는 게 많지 않구나.’라고. 그렇다면 이런 분야는 안 건드리는 게 상책이다. 괜히 많이 아는 척하고 썼다가 나의 바닥을 드러내 보일 필요가 없으니까. 하지만 지금도 연애 칼럼을 잘 써 보고 싶은 미련이 남아 있다. 그래서 내가 뭔가 배울 게 있을 것 같은 생각으로 이 책을 구입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연애 칼럼이 잘 써지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기대가 없지 않았다. 이 책을 훑어보니 금방 읽을 수 있을 것 같이 흥미로운 내용이다. 혹시 연애 칼럼을 쓸 수 있는 좋은 소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3. 안톤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

 

 

 

 

 

 

 

 

 

 

 

 

 

 

 

 

 

 

 

 

단편 소설의 천재 작가라서일까. 체호프의 단편 중에는 다 읽고 나서도 또 읽게 만드는 어떤 매력을 가진 작품들이 많다. 이 책에 들어 있는 ‘공포’라는 단편 소설도 그렇다. 나는 ‘공포’의 어떤 문장도 다 좋아한다. ‘공포’가 담겨 있어 구입한 책인데 다른 단편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공포'라는 소설에서 내가 화자를 이해해 보려고 열 번쯤 반복해서 읽은 글을 옮겨 본다.

 

 

"정확히 뭐가 무서운 겁니까?"
내가 물었다.
 "모든 것이 무서워요. 나는 천성이 심오한 인간이 못 되는지라 저승 세계니 인류의 운명이니 하는 문제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요. 뜬구름 잡는 일에는 도무지 소질이 없다는 얘깁니다.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진부함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내 행동들 중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가려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은 나를 전율하게 만들어요. 생활 환경과 교육이 나를 견고한 거짓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놓았다는 걸 나는 압니다. 내 일생은 자신과 타인을 감쪽같이 속이기 위한 나날의 궁리 속에서 흘러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나는 죽는 순간까지 이런 거짓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무섭습니다. 오늘 나는 무엇인가를 하지만 내일이면 벌써 내가 왜 그 일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게 돼요. (...) 내 생각에 우리는 아는 것이 거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매일 실수를 저지르고 옳지 못한 짓을 하며 서로 비방하고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겁니다. 사는 데 방해만 되는 불필요하고 시시한 짓거리들에 우리는 자신의 힘을 소진합니다. 이것이 무섭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인지 나는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친구, 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두렵습니다. (...)“(20~21쪽) 
 

 


나는 왜 이런 글에 마음이 가는지 모르겠다. 어떤 정신의 경지에 가면 ‘진부함’에 대해 무섭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여러 번 자꾸 읽게 된다. 나는 화자의 생각을 정확히 알고 싶다. 이렇게 쓴 체호프의 깊은 생각을 알고 싶은 것이다.

 

 

 

 

 

 

 

4. 윌리엄 제임스, <선생님이 꼭 알아야 할 심리학 지식>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이 꼭 알아야 한다는 데 꽂혔다. 아이들의 심리를 아는 데 필요한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을 것만 같은 제목이다.

 

 

아주 뻔해 보이지만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을 발견했다. 

 

 

선생님들이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에선 심리학이 큰 도움을 줄 수 있다.(91쪽)

 

 

우리 자신이 이처럼 한낱 습관들의 다발에 지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틀에 박힌 생명체이고, 자신의 과거 모습을 모방하고 베끼는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나 과거의 모방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그렇게 때문에, 선생님의 최대 관심은 무엇보다 평생 동안 가장 유익할 수 있는 습관들의 구색을 학생의 내면에 갖춰주는 데로 모아져야 한다. 교육은 어디까지나 행동을 위한 것이며, 습관은 그 행동을 채우는 내용물이다.(93쪽)

 

 

‘습관은 위대하다.’라는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글에서 우리 인간은 습관의 노예라고 썼던 것 같다. 우리가 습관의 노예인 것은 나만 봐도 알 수 있다. 나의 하루하루의 생활을 잘 살펴보면 습관의 반복일 뿐이니.

 

 

‘자식을 잘 키우고 싶은데 무슨 좋은 방법을 알고 계시면 알려 주세요.’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좋은 습관을 갖게 하세요.’라고 다 아는 뻔한 대답을 하겠다.

 

 

 

 

 

 

 

5.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잠언과 성찰>은 매우 잘 구입한 책으로 꼽는다. 그만큼 만족스런 책이다. 아무 데나 펼쳐도 좋은 구절이 눈에 띈다. 꽤 많이 밑줄을 그어 놓았는데 그중 몇 개만 옮긴다.

 

 

통찰력의 가장 큰 잘못은 목표에 미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나가는 것이다.(114쪽)

 

나의 코멘트 : 책을 읽다가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내용이라고 해서 그냥 지나치면 독서를 엉터리로 하는 게 된다. 우리는 뭘 몰라서 실수하는 게 아니라 알고 있는 뭘 놓쳐서 실수하는 것이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상대방의 사랑이 언제 끝났는지 모른다면 그것은 언제나 자신의 잘못이다.(113쪽)

 

나의 코멘트 : 이렇게 상황 파악을 못할 만큼 어리석고 둔한 사람은 다른 누군가와 연애를 해도 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우리의 솔직함의 대부분은 자기 자신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자기가 원하는 측면에서만 자신의 결점들을 드러내려는 욕망이다.(115쪽)

 

나의 코멘트 : 나의 정곡을 찌르는 이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라 로슈푸코가 나를 웃겼다. 정말 맞는 말이다. 우리는 자신의 열등감에 대해 말할 때 남도 그럴 수 있는 것, 다시 말해 고백해도 되는 열등감에 대해서만 말한다. 자신의 단점을 말할 때도 남도 그럴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게으름 같은 단점에 대해서만 말한다. 남들이 실망할 만한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는 꼭꼭 숨긴다.

 

 

열렬히 사랑할 때나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때나 우리는 똑같이 만족하기가 어렵다.(116쪽)

 

나의 코멘트 : 자신이 상대를 열렬히 사랑하면 상대는 자신만큼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갖거나 질투로 괴로워한다. 그러니 이럴 때의 불행의 총량은 사랑하지 않을 때와 똑같게 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허영을 참아줄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 자신의 허영심에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117쪽)

 

나의 코멘트 : 자신도 명품 핸드백을 살 수 있을 만큼 부자라면 다른 사람들의 허영을 흉볼 이유가 없겠지.

 

 

<잠언과 성찰>은 책장을 너무 많이 넘겨 보게 되어 헌 책이 될지 모르겠다고 예감하게 되는 책이다. 내 마음을 끄는 글이 많다. 나의 얕은 통찰력을 깊게 만들어 줄 것 같아서라도 자주 펼쳐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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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2-26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심가는 책입니다
촘스키

페크pek0501 2017-02-26 13:47   좋아요 1 | URL
관심 가서 샀는데 술술 읽힐 것 같지 않은 책이라서 얼마나 빨리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고맙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

stella.K 2017-02-26 1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다 포스가 느껴집니다.
저는 연애에 관한 책도 읽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손이 안 가더라구요.
전에 알라딘에 플라시보님이란 분이 연애에 관한 책을 쓰셔서
한 번 읽어 본 적이 있고 이후로 이렇다할...ㅠ
근데 언니가 쓰셨다는 연애 칼럼은 읽어보고 싶습니다.ㅋ

그런데 언니께서 빨리 <카프카의 일기>를 사 셔야할 텐데...
뭐 도와드릴 방법은 없고 그냥 마음속으로 응원만 보내고 있습니다.ㅠㅋㅋ

페크pek0501 2017-02-27 12:07   좋아요 1 | URL
제가 연애 칼럼을 마지막으로 쓴 것이 2011년인데 그때 스텔라 님과 왕래가 없던 때였을 거예요. 우리가 몰랐던 사이였을 듯... (제 서재 왼쪽에 보시면 3(연애칼럼)이라고 있지요. 그걸 누르시면 다섯 편의 연애칼럼이 뜰 거예요. ㅋ)

아직도, 더 공부해서 연애칼럼을 쓰고 있은 바람이 있어요. 재밌거든요. 쓰면서 저도 배우는 것, 느끼는 것이 많답니다. 다섯 편의 연애칼럼을 쓰고 나서 연애에 대해 조금 알겠더라고요. 어떻게 연애를 해야 하는지를.

연애를 많이 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군요. 다른 글을 쓰는 데에도 연애가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글을 잘 쓰려면 인간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야 하는데 연애만큼 상대에 집중해서 관찰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말이죠.

꼭 책을 사고 나면 그뒤에 사고 싶은 책이 생깁니다. <카프카의 일기>가 그런 예죠. 몇 달에 한 번씩 책을 사니깐 으음... 4월이나 5월에 책 살 때 고려해 보겠어요.
댓글,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27 12:09   좋아요 1 | URL
추신.
스텔라 님이 저를 응원하는 알라디너 5위 안에 듭니다. 그것도 상위권에.
그래서 감사하다는...ㅋ

2017-02-27 14: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7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비교적 한가한, 간이역 같은 2월이 아까워서 야금야금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평소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감기 몸살을 앓게 되어 병원에 다녔고 체중이 빠져서 체력 소모를 막아야 했으므로 그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인생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버리기 일쑤다.

 

 

 

 

 

2.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일이나 고통이 나만 겪은 게 아니고 다른 누구도 겪은 일이라는 걸 확인할 때 확실히 위로가 된다. 공감하는 누군가를 찾았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친구는 내 말에 공감해 주는 친구다. 공감하는 친구가 없다면 참 외롭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고민을 털어 놓았을 때 제일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는 “네가 복에 겨워 그러는 거야.”라는 말이다. 이건 한 가지 사실을 놓쳤기 때문이다. 자기 손톱 밑의 가시가 제일 아픈 법이라는 것을.

 

 

 

 

 

3.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생텍쥐페리 저, <어린 왕자>를 읽고 기억해 두고 싶었던 것. 보이는 대로만 믿으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게 어려운 일이다. 보이는 대로만 믿게 되니 말이다.

 

 

 

 

 

4.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글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두 가지란 ‘어렵게 쓰고 깊음이 없는 글’과 ‘쉽게 쓰고 깊음이 있는 글’이다. <어린 왕자>가 후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꼽는다. 

 

 

 

 


5.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천국과 지옥은 마음먹기에 따라 구분되는 경우가 있다. ‘무엇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라는 말은 진부하게 들리지만 사실이 그런 것 같다고 요즘 실감하는 일이 잦았다.

 

 

 

 

 

6.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뭐든 뒤집어 생각해 보면 무엇이 좋은 답인지 모르게 된다. 예를 들면 이러하다. 튼튼한 직장에 다니는 딸이 부잣집으로 시집가는 게 좋을까, 가난한 집에 시집가는 게 좋을까? 양쪽이 같은 조건이라면 당연히 부잣집으로 시집가는 게 좋겠지. 그런데 부잣집으로 시집가서 기죽고 사는 며느리가 되느냐, 가난한 집으로 시집가서 대우 받고 사는 며느리가 되느냐의 문제로 생각해 보면 답이 달라질 수 있다.

 

 

 

 

 

7.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인간을 제대로 보여 줬을 때 좋은 드라마가 되고 좋은 영화가 되고 좋은 소설이 된다. 실제로 있지도 않은 좀비나 귀신이 있는 것으로 설정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상황에 있는 인간은 어떤 태도를 취하나, 어떤 일들이 벌어지나 하는 걸 보여 주면서 리얼리티를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만들어진 좀비 영화가 열 편이 있다고 치고 앞으로 좀비가 진짜로 출현하는 상황이 왔다고 치자. 이때 인간의 모습을 가장 실제와 근접하게 보여 준 그 영화가 가장 좋은 영화가 될 것이다. 또 바다에서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소재로 영화로 만든 게 있었는데 몇 년 뒤에 실제로 배가 뒤집혔다고 치자. 그랬더니 그 영화와 똑같은 현상이 벌어져서 영화 속의 인간의 모습을 현실에서도 볼 수 있더라고 할 때 그 영화가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리얼리티가 있는 것. 그렇다면 중요한 건 ‘인간을 제대로 보여 주기’가 된다. 그래서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모두 ‘인간학’인 것이다. 그러니 좀비나 귀신이 있다는 설정은 그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보여 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한 것이 된다. 내 생각이 맞을까?

 

 

 

 

 

8.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남자와 여자는 원래 잘 맞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자와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도 잘 맞지 않는다고 본다. 누구랑 함께 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친한 친구이고 맘에 드는, 성격 좋은 친구로 여겼던 사람일지라도 막상 한 공간에서 같이 살아 보면 맞지 않는 부분이 나올 것이다. 친구들끼리 셋이 몇 밤을 자고 오는 여행을 가 봐도 안다. 나는 늦잠을 자고 싶은데 누군가는 일찍부터 설쳐서 잠 깨게 만들고 나는 이런 음식을 먹고 싶은데 누군가는 저런 음식을 먹자고 하고 나는 술값이 아까운데 누군가는 술을 마시자고 한다. 노래방을 가겠다는 사람이 있고 가기 싫다는 사람이 있다. 짧은 시간의 여행 중에도 엇갈리는 지점이 여러 군데에서 생긴다. 그런데 결혼 생활과 같이 한 공간에서 친구랑 산다고 생각해 보자. 잘 맞을까? 나는 화장실을 깔끔하게 사용하고 싶은데 상대는 머리카락 좀 흘리면 어때서 한꺼번에 나중에 치우면 되지, 하면서 다투게 될지 모른다. 결국 잘 맞는 관계가 되기 위해선 양보할 줄 아는 넉넉한 마음과 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저절로 잘 맞는 관계란 없다는 결론이다. 

 

 

 

 

 

9.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뛰어난 작가의 일기는 그 작가가 누구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뛰어난 작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특권을 누릴 수 있으므로.

 

 

 

 

 

10.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글을 써서 모아 놓은 글을 없애버리는 작가들이 있다는데 헛수고를 한 것일까? 아니다. 쓰고 없앤 행위는 노력의 흔적이다. 없앨 거면 쓰나마나한 게 아니고 글을 쓰는 시간 동안 생각에 깊이 잠겼을 테니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그러니 그다음에 글을 쓸 때 유리할 것이라고 본다. 학생들에게 글을 쓰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나 또한 글을 쓸 때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글을 쓰는 시간은 사색하는 시간인 셈이다.

 

 

 

 

 

11.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어째서 대작가들은 자기 글에 만족을 못하는 것일까? 예술가들은 자신에 대한 기대치 또는 이상이 너무 높기 때문이 아닐까? 다시 말하면 그런 예술가들은 자신의 능력을 너무 높이 알고 자만한 게 아닐까? 평소 자신을 과대평가한 게 아닐까?

 

 

 

 

 

12.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나는 지금도 일기를 쓰고 있다. 매일 쓰는 건 아니어도 꾸준히 쓴다. 매주 한 번 쓰게 될 때가 많다.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랄까. 일기를 쓰고 나면 마음속 쓰레기가 빠져나간 것처럼 후련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내가 일기를 쓰는 이유다.

 

 

 

 

 

13.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탁월한 작가들의 일기나 자서전을 읽어 보면 그들의 머릿속엔 평범한 나와 다르게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사물이든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므로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그 독특함이 위대한 문학 작품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점은 알겠다.

 

 

 

 

 

14.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 카프카는 일기에 이렇게 썼다. 자신을 망가뜨린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라고. 그리고 그들보다 더 자신을 망가뜨린 것은 자신이 받은 교육이었다고. 이 생각 또한 독특해 보인다. 이런 독특함을 감상하는 게 나는 흥미롭다.

 

 

 

 

 

15.
..........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생각이 나와 상관없이 제 길을 가게 내버려둔다. 하지만 항상, 내가 받은 교육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보다 더 많이 나를 망가뜨렸다는 똑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이.
프란츠 카프카 저, <카프카의 일기>에서.
..........

 

 

신간으로 나온 <카프카의 일기>를 알라딘의 ‘미리 보기’를 통해 읽어 봤더니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문단이 여러 개 눈에 띄는 점이 인상적이다.

 

 

..........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 생각들은 나를 나와는 상관없이 자기 길을 가도록 한다. 그리고 항상 내가 그것 역시 이용하듯이, 내가 받은 교육이 여러 가지로 나한테 끔찍하게 해가 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런 인식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던진 비난이 숨어 있다. 거기에는 내 부모, 친척들과 더불어 특정한 가정부, 선생님들, 작가들 몇 명, 가깝게 지낸 가족들, 수영 교사, 피서지의 원주민, 사람들이 전혀 쳐다보지도 않을 시립 공원의 숙녀들 몇 명, 미용사, 여자 거지, 조타수, 주치의 그리고 아직 수많은 다른 사람들이 있다.
프란츠 카프카 저, <카프카의 일기>에서.

..........

 

 

나도 카프카처럼 따라 써 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나는 카프카가 쓴 ‘나는 그것을 자주 생각해본다.‘라는 문장에서 ’자주‘라는 낱말을 빼고 ’나는 그것을 생각해 본다.‘로 시작하는 문단을 써 봤다. 재미로 써 봤다.

 

 

 

 

 

 

 

 

 

 

 

 

 

 

 

 

 

 

이 책은 비싸기도 하고 944쪽 분량의 책이라 구입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싶다는 생각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있다. 대작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기 때문이고 흥미를 끄는 대목이 많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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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1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1 20: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23 2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에 2017-02-22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아싑게 2 월도 막바지로 가는군요.
졸작 꽁트, 제 불로그에 올렸어요.
제 불로그는 (아시다시피)무척 외져서 널리 읽히지는 않아요.
꼭 오셔서 감상해 주세요.

다시 읽어보니
패크님과 저의 합작인거 같군요 ㅎㅎㅎ

2017-02-23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성에 2017-02-22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패크님의 글은 언제나 나의 고여있는 생각의 물꼬를 터서
새롭고 활기 넘치고 드넓은 지성의 바다에 눈뜨게 합니다.

사려깊고 단정한 문장 구성도 매력있어 자주 들립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23 21:49   좋아요 0 | URL
그렇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려 깊은 문장을 정말 쓰고 싶네요. ㅋ

서니데이 2017-02-25 1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톱 밑에 가시가 들어가면 얼마나 아픈데요. 빨리 뽑아야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 손톱 밑의 가시도 아프니까 그랬으면 좋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pek0501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

페크pek0501 2017-02-26 13:4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처럼 고운 마음을 우리 다 같이 가졌으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거예요.
님도 좋은 휴일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의 <잠언과 성찰>이란 책에서 ‘오만’에 대한 글을 읽다가 떠오르는 게 있어서 정리해 봤다. ‘오만’을 ‘잘난 척함’으로 대치하여 내 나름대로 써 본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오만하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의 오만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의 잘난 척을 못 봐 준다. - pek0501

 

 

 

 

 

 

 


모든 사람은 똑같이 오만하다. 다만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수단과 방법만이 서로 다를 뿐이다. - 라 로슈푸코

 

 

모든 사람은 잘난 척하길 좋아한다. 다만 드러내 놓고 잘난 척하느냐, 은밀하게 잘난 척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 pek0501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훈계할 때 선의보다는 오만이 더 크게 작용한다. 우리가 훈계하는 목적은 그들의 잘못을 시정해주려는 것이라기보다 우리 자신은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납득시키는 것이다. - 라 로슈푸코

 

 

친구의 잘못에 대하여 충고나 조언을 할 때 우리는 친구의 잘못이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보다 자신의 똑똑함과 지혜로움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경향이 있다. - pek0501

 

 

 

 

 

 

 


자연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육체의 모든 기관을 이토록 정교하게 배치했다. 그런데 우리가 자신의 불완전함을 알고 괴로워하는 일은 없도록 해주기 위해서 오만도 아울러 부여한 듯하다. - 라 로슈푸코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남을 업신여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생긴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싶고 작가는 글을 잘 쓰고 싶고 사업가는 사업가로 성공하고 싶어 한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가 없다면 세상은 지금만큼 발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잘난 척하고 싶은 마음은 세상을 발전시킨다. 잘난 척 좀 하면 어떤가. 잘난 척하는 재미가 없다면 우리가 세상을 사는 즐거움의 반이 줄어들 것이다. 다만 잘난 척할 때 필요한 게 하나 있다. 잘난 척하면서도 남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요령이다. - pek0501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잠언과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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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09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범인이 되느냐 위인이 되느냐는
자신이 깨달은 바를 빨리 세상에 알리느냐 못 알리느냐의 차이 같습니다.
언니도 한 세기만 일찍 태어나셨어도 위인이 되셨을 거라고 생각합다.
그나마 뒤늦게라도 온라인이 생겨 파급력을 갖게 됐으니 얼마나 다행이어요?ㅎㅎ

페크pek0501 2017-02-09 14:34   좋아요 1 | URL
까르르~~~ 스텔라 님이 나를 웃겼당... ㅋㅋㅋ
상당히 우호적인 댓글로 접수합니다.

으음... 이 글을 써 놓고도 이런 글 올려도 되나? 너무 폼잡고 아포리즘 흉내 내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글 올렸어요.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간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결론으로 글을 올리곤 합니다.
그냥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읽어 주신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아염...

첫 댓글, 고맙습니다.

마립간 2017-02-09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에게 욕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는데, 그 이유로 설명하기를 ;

내가 남보다 앞서기 위해 자기를 발전시키는 것이 있고, (욕과 같이) 남을 깍아 내리는 것이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남을 깍아 내리는 것이 유용한 경우는 ; 전국 1등( 예를 들면 대통령 선거) 또는 세계 1등을 놓고 다툴 때와 총력전이 펼쳐지는 경우( 대통령 선거, 전쟁, 정치)로 설명해 주었지요.

이 글도 잘난 체하는 댓글이 되겠군요.

페크pek0501 2017-02-11 19:39   좋아요 0 | URL
잘난 척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는지요?
답은, 잘났습니다, 입니다. 잘나지 않고는 잘난 척을 할 수 없거든요.
다른 쪽으로 열등감이 있어서 잘난 척을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이 세상에서 열등감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고로, 제 견해는 잘난 척을 해도 된다, 입니다.
단, 요령이 필요하겠지요. 이게 어렵습니다.

님의 댓글을 좋은 댓글로 접수합니다. 고맙습니다.

AgalmA 2017-02-09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방금 욕 못하는 인간인 나를 되짚으며 댓글 쓰고 왔는데 여기서 똭 또 만나네요ㅎ
욕도, 폭력도 쓰는 쾌감이 있죠. 타인에 대한 우월감이라고 콕 집을 수도 있지만(사회적), 좀 다른 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해방감 같은 것(사적). 암튼 사람 심리는 늘 복잡하다 생각합니다. 드러나 보이는 부분과 감춰진 부분이 공존하니까요.

그나저나 명문을 pek0501님 번역기로 돌리는ㅎ 저 방식 재밌네요^^

페크pek0501 2017-02-11 19:42   좋아요 0 | URL
제 번역기로 돌려 봤습니다.ㅋ
제 글에 대해서 말도 안 돼, 이러시는 분들이 없고 재밌게 읽었다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로선 고맙습니다, 입니다.

사람 심리는 정말 복잡합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제가 무엇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았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 의사도 이렇게 말하더군요.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2017-02-09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문을 다시 해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은 예전 사람의 말이라서 pek0501님의 설명을 들으면 더 이해하기 좋은 것 같아요.
오래된 책으로부터 지혜를 찾을 수 있다면, 시간이 많이 지나도 사람들이 크게 변하지는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pek0501님,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7-02-11 19:44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인간은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인간은 똑같다고 봅니다. 인간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글은 언제나 재밌습니다. 제가 아포리즘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늘 고맙습니다.

cyrus 2017-02-09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에 페크님이 적은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난 척하면서 남에게 불쾌감 주지 않게 할 수 있는지 한 번 생각해봐야겠어요. ^^

페크pek0501 2017-02-11 19:46   좋아요 0 | URL
답을 알아도 그 답을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그래도 답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있는 법이니
알고 노력하는 쪽으로 길을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세요...
 

 


..........
무엇보다도 사람들은 인간관계에서 저지른 잘못에 대해 후회하는 일이 많다. 친구와 애인에게 좀더 잘해주었더라면, 말 한마디라도 좀 다르게 표현했더라면, 상대의 행동에 대해 좀더 포용하는 자세를 가졌더라면. ······ 등등 뉘우치는 일들이 적지 않다.(177쪽)

 

톨스토이는 자신의 <인생론>에도 후회에 대한 성찰을 적어놓고 있다. 그는 우선 복음서를 인용한다. “하늘나라의 천사들에게는 뉘우칠 것이 없는 아흔아홉 명의 의인보다 단 한 사람의 죄인한테서 얻는 기쁨이 더 크다.” 그러고는 “뉘우친 영혼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줄지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183쪽)

 

후회 없는 삶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후회를 극복하는 길을 찾아 다시 태어나는 삶의 연속이 있을 뿐이다.(184쪽)

 

- 김용석 저, <두 글자의 철학>에서.
..........

 

 

 

 

 

 

 

 

 

 

 

 

 

 

 

 

 

 

 

 

 

1.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느는 게 있다. ‘후회’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나의 속 좁음과 어리석음을 깨달으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를 하게 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왜 그땐 몰랐을까?’ 하고 생각하는 횟수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을 상실한다. 후회할 일이 계속해서 자꾸 생긴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또 후회하고 반성하고 다짐하고, 이런 과정의 연속이다. 왜 그럴까? 왜 자꾸 후회할 일이 생기는 걸까? 왜 완벽할 수 없는 걸까?

 

 

과거의 내 언행에 대해 후회할 일이 생기는 것은 과거에 비해 현재에 내가 더 성숙해진 까닭이라고 보지 않고 인간은 원래 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후회를 했다고 해서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의 내 모습을 기대하게 되지 않는다. 다만 인간의 한계를 느낄 뿐이다.

 

 

다행인 것은 내가 완벽하지 못해서 좋은 게 하나 있다는 점이다. 친구든 직장 동료든 내게 말실수를 해서 내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때 나도 누군가에게 말실수를 해서 후회했던 일을 떠올리며 너그러워진다는 점이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지.’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완벽하지 못해서 좋은 점이 있다고.

 

 

 

 

 

2.
집의 욕실 변기를 닦을 때가 되었는데도 고단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닦지 못해 오늘 저녁엔 반드시 욕실 청소를 해야지, 하면서 외출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공중 화장실에 가게 되었다. 평소 여러 사람이 사용했던 변기에 앉을 때마다 더러울 것 같아 늘 찜찜했는데 그날 난 편안한 마음으로 변기에 앉았다. 왜냐하면 공중 화장실의 변기가 우리 집 변기보다 더 깨끗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집의 욕실 청소를 하지 않고 미뤄서 좋은 점이 있다고. 내가 완벽하지 못해서 좋은 점이 있다고.

 

 

 

 

 

 


........................................................<후기>
어느 작가는 자기가 읽어 왔던 시집에서 좋은 구절을 뽑아 옮기고 그것에 대한 감상을 적은 것을 모아 책을 낸 바 있다.

 

나는 (2009-06-30)에 ‘책 속의 구절로 쓴 칼럼’을 처음 썼고, (2009-12-02)부터 쓰기 시작한 단상 시리즈(단상(1)부터 단상(121)까지)는 내가 읽은 책 속에서 좋은 글을 뽑아 옮기고 그것과 관련해 떠오르는 단상을 쓰는 방식으로 쓴 것이 많다.

 

이번에도 내가 읽은 책에서 글을 뽑아 옮기고 그것과 관련해 떠오르는 단상을 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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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02-03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 잘 지내셨습니까?

실제로 그렇답니다. 공중화장실이 더 깨끗하다고.
그런데 사람의 인식이 정말 안 바뀌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집이 좀 낫지 않을까 하는.ㅋ
청결하게 사는 게 꼭 건강한 것마는 아니라지 않습니까?
적당히 더러워야 면역에 오히려 더 좋다고 하더군요.
대충. 역시 중용의 미가 최곤 거 같습니다.ㅋㅋ

페크pek0501 2017-02-03 15:36   좋아요 1 | URL
예전엔 매일 창문을 열고 이불을 털고 청소를 했어요. 매일요. 요즘은 체력이 달려 그렇게 못합니다. 적당히 치우고 삽니다. 이것도 중용의 미일까요? 중용 좋죠. 치우침이 없도다, 이니까요.

문제) 공중 화장실에서 가장 깨끗한 화장실은 몇 번째 화장실일까요?
1) 끝에 있는 화장실
2) 중간에 있는 화장실
3) 첫 번째 있는 화장실

정답은 3)번이라고 합니다. 의외로 첫 번째 화장실에 들어가는 사람이 적어서 그중 깨끗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로 공중 화장실에서 첫 번째 화장실에 들어가죠. 우리 집보다 깨끗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요. ㅋㅋ

스텔라 님의 서재에 갔다왔는데 여기서 보네요. 그래서 반가웠다는...

stella.K 2017-02-03 15:53   좋아요 0 | URL
오, 알아둬야겠습니다. 첫 번째 화장실!ㅋㅋ

페크pek0501 2017-02-03 15:55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죠?

hnine 2017-02-0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글자의 철학이라는 제목을 보니까, 21자의 여정이라는, 제가 한동안 보관함에 담아놓은 책이 생각나네요.
저도 가끔 책 읽다가 그 중에 만나는 한 구절을 꼭지로 나도 할 말, 쓸 말이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때가 있어요.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요 ^^
글 쓰는 좋은 방식 중 하나인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7-02-03 15:43   좋아요 0 | URL
저자가 칼럼을 잘 쓰는 분이라 신문에서 칼럼을 몇 번 보고 그의 책을 고르다 산 게, 두 글자의 철학, 이에요.

나인 님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써 보세요. 그렇게 모아 묶은 책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안도현 시인도 남의 시 구절을 쓰고 자신의 감상을 적어서 책을 낸 게 있더라고요.

AgalmA 2017-02-0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ek0501님 이런 글쓰기 방식 좋다 생각했는데, 요즘 이 컨셉 많아진 듯. 드라마 <도깨비>에서도 간접광고로 나온 것도 봤고. 책 속 명문과 함께 필사나 단상 적는 식의 책노트? 결국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진 시점. pek0501님은 오랜 구상으로 써 오셨으니 숙련도가 더 남다르실 듯!

페크pek0501 2017-02-06 12:04   좋아요 0 | URL
만약에요, 만약입니다. 제가 책을 낸다면 리뷰집이 아니라 단상집을 낼 것 같아요.
나만의 글쓰기 방식이라 생각한 적 있었는데 어느 날 네이버에서 단상집을 검색해 보니 얼마나 그런 책이 많던지... 끼룩~~ ㅋ 내가 생각해 낸 것은 남도 생각해 내더라는...

차별화 전략. 좋은 말씀이군요. 새겨 듣겠습니다. 숙련도가 문젭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블로그 글 중에서 10분의 1만 뽑아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요즘 제 글의 질로 보아 20분의 1이나 30분의 1을 뽑아도 책에 실을 만한 게 없다는 판단입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이 더 많이 깨져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cyrus 2017-02-0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회를 해야 반성할 수 있습니다. 반성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아는 태도입니다. 그래서 완벽하지 못한 점이 좋은 게 맞습니다. 더 나쁜 건 후회하는데도 그걸 인정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완벽하지 못한 자신의 단점을 부끄러워합니다. 그래서 잘못된 걸 알면서도 또다시 반복합니다.

페크pek0501 2017-02-06 12:09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후회조차 하지 않는 즉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아예 모르는 부류의 사람들을 볼 때가 참 답답합니다. 그러니까 상대방의 자랑질을 참아 줄 수 없다면서 사실은 자신의 자랑질은 의식하지 못함을 볼 때요. 또 남의 배려 없는 태도를 탓하면서 자신의 배려 없는 태도는 의식하지 못함을 볼 때...

저는, 인간은 부족한 존재라는 걸 인식하고 남에게 단점이 있다면 자기 자신에게도 분명히 남들이 참지 못하는 단점이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고맙습니다.

다크아이즈 2017-02-0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무심코 일상에서 얻는 단상도 많지만, 남의 글에서 발견하는자신만의 단상이 고마울
때가 있거든요

이번 단상도 위안과 공감을 듬뿍 주시네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2-06 12:1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맞아요. 저도 책을 읽다가 끼적거릴 게 많은 게 참 좋습니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님처럼 소설 쓰는 사람들이 제일 존경스럽습니다.
소설가들을 흠모하는 1인입니다.
고맙습니다.

2017-02-06 0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8 0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9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