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범을 보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다

 

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그 애가 참으로 복받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쭉 본받고 싶을 정도로 좋은 선생님을 만났으니까 선생님이란 직업을 동경하게 되었을 것 같아서다.(188쪽)
- 박완서, <노란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덕담’에서.

 

 

이 글을 읽으니 생각나는 일이 하나 있다. 큰애가 고등학생일 때 교대를 가면 어떻겠냐고 물은 적이 있다. 이 물음에 큰애가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요즘 애들이 선생을 얼마나 무시하는데. 난 그런 선생 되기 싫어요.”라고 말했다. 물론 소수의 학생들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충격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 교사의 위치가 이렇게 되었을까.

 

 

이런 속담이 있다. ‘뒷집 며느리 시집살이 잘하는 바람에 앞집 며느리 절로 된다.’ 이 말은 주위에 모범이 되는 이가 있으면 그 본을 따서 못하는 이도 잘하게 된다는 뜻이다. 모범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속담이겠다.

 

 

 

 

 

 

 

 

 

 

 

 

 

 

 

 

 

 

 

 

 

 

2. 탄생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

 

“당신 생일에 사람들은 ‘생일을 축하합니다’라고 말할 겁니다. 사실 당신이 태어난 날은 당신의 고통이 태어난 날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고통이 태어난 날을 축하합니다’라고 말하지 않더군요”(156쪽)
- 달라이 라마 | 하워드 커틀러,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에서.

 

 

생일이 고통이 태어난 날이라면 죽음은 고통이 끝나는 날이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고통이 끝나는 날을 향해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것이니 늙어 가는 것에 대해 서러워할 필요가 없겠다.

 

 

 

 

 

 

 

 

 

 

 

 

 

 

 

 

 

 

 

 

 

 

3. 불가능한 목표라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다

 

실연당한 남자 L 씨. 검사 지망생이던 그는 자신이 검사가 되면 자기를 떠났던 여자가 다시 만나 주리라고 생각하고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마침내 검사가 되었다. 그는 떠나 버린 그 여자가 돌아올 리가 만무하다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서 그 만남을 목표로 정하는 순간, 그것은 가능한 희망이 되었다. 그리하여 3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흘렀기에 그 여자에 대한 열정은 이미 식어 버렸고 검사가 되자 좋은 신붓감이 줄을 섰다.

 

 

직장에 다니는 K 씨에게도 어떤 목표가 있다. 작가가 되겠다는 목표. 남들이 보면 실현하지 못할 목표라는 걸 그도 안다. 하지만 그 목표가 있는 한 5년, 아니 10년쯤은 때로는 설레며 때로는 즐거워하며 무료하지 않은 직장인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는 생각한다.

 

 

어쩌면 인생이란 그런 건지도 모른다. 속을지라도 어떤 목표에 희망을 걸고 그것을 향해 미소 지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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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3-26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아이도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아는 선생님들은 다 좋던데^^
고통이 끝나는 날을 향해 하루하루 살아간다... 걱정이 끊임없으니 일리 있어요.

페크pek0501 2017-03-26 12:1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예전엔 선생님이라고 하면 존경의 대상이었는데 말이죠.
그렇죠? 걱정이 끊임없이 이어져요. 이것 끝나면 저것이 생기고 말이죠. 혼자 사는 사람은 걱정이 덜할까요? 자기만 걱정하면 되니깐?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닌데 걱정하게 되고. 걱정을 머릿속에서 말끔히 지우는 날이 죽는 날이라니... 걱정과 스트레스는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되겠네요.ㅋ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많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으로 <고종석의 문장>을 꼽겠다.
이런 종류의 책은 하도 많이 봐서 ‘거기서 거기다’라고 보는데,

예문을 들어 글을 잘 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좋았다.

 

 

몇 가지만 정리해 봤다.

 

 

1) 접속사는 되도록 빼기

 

예) 나는 하늘을 공경한다. 그러나 하늘은 나를 그리 대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 ‘그러나’를 빼선 안 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러나’를 빼버림으로써, 두 문장 사이의 빈 공간에 어떤 긴장감이 생깁니다.(118쪽)

 

 

 

 

2) ‘의’는 되도록 빼기

 

예) 스위스의 호수의 빛깔의 아름다움 

 

‘의’가 거듭 반복될 때는 대체로 하나나 둘을 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스위스의 호수의 빛깔의 아름다움’은 ‘스위스 호수 빛깔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해야 한국어답습니다.(123~124쪽)

 

 

 

 

3) ‘개인적으로’는 빼기

 

예) 나는 개인적으로 그 정도의 순정한 정치 혐오자나 정치 무관심층은 못 돼서 6월 13일에 투표장에 나갈 생각이다.

 

여기서 ‘개인적으로’라는 말이 과연 필요할까요? (…)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지, 집단적으로 생각하겠어요? 이런 쓸데없는 말은 다 내쳐야 합니다. 그냥 나쁜 말버릇일 뿐입니다. 간결한 문장이 좋은 문장입니다. 필요 없는 말은 절대 쓰지 마세요.(138쪽)

 

 

 

 

4) 간결하게 쓰기

 

예)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주 간결한데, 저는 이 첫 문장에 반해서 <이방인>을 읽었습니다. 꼭 길게 늘어놓을 필요도 없습니다. 인상 깊은 글을 쓰고 싶다면, 다른 사람에게 인상을 주고 싶다면 첫 문장이나 마지막 문장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보석 같은 문장을 중간에 넣어놓으면 별 소용이 없습니다.(61쪽)

 

 

 

 

5) 한자어를 쓸 것이냐 고유어를 쓸 것이냐

 

예) 여름옷과 하복, 겨울잠과 동면, 가을밤과 추야, 봄바람과 춘풍

 

어떤 경우엔 한자어가 더 적절할 수 있고 어떤 경우엔 고유어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나라사랑이 지나쳐서 될 수 있으면 고유어만 쓰겠다, 라고 마음먹은 사람은 그래도 됩니다. 그렇지만 ‘나는 한자어는 절대 안 쓰겠다’, 그건 아주 바보 같은 짓입니다. 아니, 불가능한 일입니다.(162쪽)

 


고종석, <고종석의 문장>에서.

 

 

 

 

 

 

 

 

 

 

 

 

 

 

 

 

 

 

 

 

 

 

 

 

 

.............................
예전에 정리해 둔 것인데 이제야 올린다.(뭘 더 쓰려고 했던 것 같다. 말하자면 미완성 페이퍼인 셈이다.)
혹시 올린 적이 있나 하고 확인해 봤더니 없다.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서재 태그에서 저자의 이름을 찾아 내가 올린 글을 살펴보면 된다.
그래서 서재 태그는 꼭 써 놓는 게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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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3-25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필요한 수식어나 조사 등이 없는 간결한 문장은 읽기 편해요. 쓰기는 힘들고요.^^;
잘 읽었습니다.^^
pek0501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7-03-25 19:58   좋아요 1 | URL
쉽게 쓰고 (무슨 말인지 몰라) 어렵게 읽히는 글 말고
(치밀하게 계산해서) 어렵게 쓰고 쉽게 읽히는 글을 써야겠어요.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stella.K 2017-03-25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사 놓고 아직도 못 읽고 있습니다.ㅠ
쓰신 내용중 한 가지만이라도 온전히 지킬 수만 있어도
광장한 진보가 이루어질 텐데 말입니다.
적어도 간결함 만이라도 말입니다.
전 이게 숙제입니다.ㅠ

페크pek0501 2017-03-25 21:18   좋아요 0 | URL
저도 숙제입니다. ㅋ 개인적으로, 라는 말을 저도 즐겨 쓴답니다. 또 ‘의‘를 넣어 쓰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그렇더라도 이 책을 읽고 안 읽고의 차이는 있을 듯하니
강추합니다.

AgalmA 2017-03-2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합하면 단문이 답이라는 소리죠^^; 전 습관 땜에 망한 걸까요ㅎㅎ 길게 쓰는 귀신이 붙었나. 넋놓고 쓰면 어떻게든 길게 쓰고 있어요ㅋ

페크pek0501 2017-03-25 21:22   좋아요 0 | URL
단문이 대체로 복문이나 중문보다 좋은 건 사실이나...
때로는 만연체도 좋습니다. 그것이 님의 특징 또는 매력일 수 있어요.

댓글, 고맙습니다.


성에 2017-03-30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억해 두어야 할 아주 요긴한 사항이므로 메모해 두었습니다.

늘 신경쓰는데도 왜 그렇게 문장은 늘어지는지ㅉ ㅉ

좀더 짧고 명료한 글이 되도록 힘써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17-04-03 12:58   좋아요 0 | URL
이 요긴한 사항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시하고 글을 쓸 때가 있어요.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지킬 때가 더 많지요.
저도 간결하게 쓰려고 노력하는데도 나중에 읽어 보면 군더더기가 많더라고요.
갈수록 글쓰기가 어렵습니다. 어려움이 느껴져 매력 있고요.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봄날 보내시기 바랍니다.
 

 


..........
그토록 그의 마음에 들었던 한 소녀가 방금 전에 그에게 사랑을 고백했으며, 그가 그 고백을 그다지도 서툴고 무뚝뚝하게 <거절>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는 생전 처음 인간의 선의라는 것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경험으로 깨우치게 되었다. 상식 있는 진실한 인간도 자신의 선의에 반하여 가까운 사람에게 까닭 없이 가혹한 고통을 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베라가 보이지 않게 되자, 그는 굉장히 소중하고 친밀한 무언가를 잃었으며 그것은 앞으로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의 한 부분이 베라와 함께 미끄러져 사라진 느낌이었다. 그토록 헛되이 괴로워했던 시간들도 이제는 다시 되풀이될 수 없을 것이다.((108~109쪽)
- 안톤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 중 ‘베로치카’에서.
..........

 

 

 

 

 

 

 

 

 

 

 

 

 

 

 

 

 

 

 

 

 

체호프의 단편 소설 ‘베로치카’을 읽고 ‘연애’에 대해 생각한 것을 정리해 봤다.

 

 

‘베로치카’라는 소설에서 여자의 사랑 고백을 들은 남자는 평소 그녀를 마음에 들어 했으면서도 사랑 고백을 반기지 않는다. 그 남자는 그녀와 연애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이다. 그 이유가 늘 자신이 수동적으로 살았기 때문인지, 영혼이 무기력하기 때문인지, 아름다움을 깊이 지각하지 못할 만큼 무능력하기 때문인지 자신도 잘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원래 인간이란 자기 마음조차 잘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존재다.)

 

 

내가 보기엔 그 남자가 그녀와 연애를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어떤 하나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절실함’이다. 다른 말로 하면 ‘열정’이고 ‘뜨거움’이다. 연애를 하려면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와 같은 맹렬한 기세가 필요하다. '잊고 있다가 당신을 만나면 좋아요.'라고 상대에 대해 생각할 정도가 아니라 '당신이 그리워서 괴로워요. 꼭 만나야겠어요.'라고 상대에 대해 생각할 정도의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 이런 맹렬한 기세가 있어야 연애를 할 수 있는 것.

 

 

만약 그립지가 않고 만나지 않아도 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고 그러나 만나면 좋은 그런 상대라면, 연애는 시작되기 어렵고 연애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언젠가는 깨지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연애란 부지런을 떨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연애란 사람을 귀찮게 만드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연애란 상대에게 이행해야 할 의무가 많은 무엇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 첫눈이 온 날, 첫눈이 왔다고 상대가 불러내면 반갑게 나가야 된다. 귀찮아서 안 나간다고 하면 안 된다. 두 사람 관계에 금이 간다.
- 상대가 병이 나서 병원에 입원하면 무조건 병문안을 가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먼 병원일지라도 병문안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두 사람 관계에 금이 간다.
- 상대와 만나기로 약속한 휴일엔 하루 종일 집에서 뒹굴고 싶어도 그 약속을 깨면 안 된다. 두 사람 관계에 금이 간다.

 

 

두 사람 관계에 금이 가면 그때부터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한쪽에선 사과를 하고 한쪽에선 화를 내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가 서로에게 싫증이 나고, 그러다가 냉전의 시간이 오고, 그러다가 어느 한쪽에선 연인에게 시달리는 상태에 이르고. 그다음엔 증오와 이별.

 

 

늘 상대가 좋고 늘 기분이 좋을 수만은 없는 게 인간인지라, 때로는 화를 참을 수 없고 자존심이 상하는 걸 참을 수 없는 게 인간인지라, 싫증이 나는 게 인간인지라 첫사랑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 되는 것이고 수많은 연인들이 오래 사귀고도 헤어지는 것. 


 
그러니 귀찮음을 감수할 자신이 있을 만큼 뜨거운 마음을 가질 때에만 연애를 할 일이다. 괜히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심심풀이로 연애를 시작해서 상대에게 상처만 남기는 일이 되지 않도록 할 일이다. 이 소설의 남자처럼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
즐겨찾기등록: 296명

 

오늘 보니 알라디너 네 명만 추가되면 '즐겨찾기등록'이 3백 명이 되겠다.

 
백 명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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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3-20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따르면 현재 제 연애상대는 귀찮음-,.-.....

페크pek0501 2017-03-20 18:54   좋아요 0 | URL
제가 귀찮음, 게으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요즘...
부지런 떨기가 싫습니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기로...

댓글 고맙습니다. 꾸우벅...

stella.K 2017-03-20 18: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해요. 즐찾!

정말 연애하려면 열정도 있어야 하고, 부지런해야하고,
돈도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의기투합이 잘 되야할 것 같습니다.ㅋ

페크pek0501 2017-03-20 18:59   좋아요 1 | URL
그렇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1년 동안 연애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해 보세요. 피곤해서 어디 살 수 있겠습니까.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면 연애란 게 얼마나 에너지 소모가 많은 고단한 일인지 알 수 있지요. 사랑에 빠진 당사자들은 즐기겠지만요.

아마도 스텔라 님은 즐찾이 천 명에 가깝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저도 천 명이 되는 날이 올지 몰라요. 앞일은 알 수 없는 것이므로... ㅋ
그런 날이 오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stella.K 2017-03-20 19:17   좋아요 0 | URL
ㅎㅎ저 즐찾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500도 안 되는 걸요?
천이 되면 저도 언니께 젤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7-03-21 11:17   좋아요 0 | URL
아, 제가 착각했나 보군요. 누군가 분명히 7백명이라고 했는데, 저는 그분이 스텔라 님인 줄 알고, 그러면 지금쯤은 천 명 되겠다, 그랬네요. 후후~~ 이젠 제 기억력을 믿을 수 없는 상태에 있어요.ㅋ

예, 천 명이 되면 알려 주세요. 좋은 하루 되시길...


서니데이 2017-03-20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북플이 시작된 이후로 즐겨찾기 또는 이웃 서재가 많이 추가된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pek0501님,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17-03-21 11:18   좋아요 1 | URL
예, 고맙습니다.
북플의 출현으로 많은 게 달라진 것 같아요.
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세실 2017-03-20 2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 대 여자 관계도 비슷하네요.
주말에 친구가 커피숍 가자고 했는데 집에서 게으름 피우느라 거절했어요. 괜히 미안하네요. 우리 관계 멀어질까요?
전엔 300, 400 이러면 이벤트 했는데. ㅎㅎㅎ

페크pek0501 2017-03-21 11:23   좋아요 0 | URL
설마, 그런 일로 멀어지겠습니까? 다음에 기회 있을 때 세실 님이 먼저 만나자고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여자 친구들끼리도 그런 게 있긴 해요.
근데 저도 집에서 푹 퍼져 있는데 누군가 불러내면 싫더라고요. 나이 들수록 더할 것 같아요. 집이 좋아요. 나이 들수록 자꾸 나가야 한다던데...

이벤트... 무슨 일을 벌이는 걸 제가 싫어하는지라... ㅋ
세실 님도 즐찾이 꽤 많은 숫자를 기록하실 듯...

좋은 하루 됩시다. 고맙습니다.

성에 2017-03-2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젊은 닐의 연애, 사랑 등은

그 본질의 쓴맛만 길게 남아,

연애의 대상은 결국 자기 자신일 뿐 아닐까요?

스스로 도취하는 나르시즈.

패크님 잘 지내시지요? 봄맞이 준비는 돼셨나요?

페크pek0501 2017-03-24 20:5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연애란 게 원래 상대에게 보여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즐기는 거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에겐 연애가 고역이죠. 상대는 구속하려 들 테니까요.

봄맞이 준비란... 저의 경우 겨울 옷을 세탁소에 맡겨 세탁해 놓는 일인데 아직 저녁엔 추워서 4월이나 되어야 해야 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봄이 기다려지는 건 빨리 푸른 나무들이 보고싶기 때문이에요.
연둣빛 나뭇잎을 사진에 담는 날을 기다립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털실로 짠 그녀의 숄은 저녁 때면 마치 바람 없는 날의 깃발처럼
베로치카의 어깨에 시무룩하게 걸쳐져 있었으며,
낮에는 현관의 남자용 장화 옆이나,
늙은 고양이가 내키는 대로 퍼져 자는
식당의 궤짝 위에 구겨진 채로 놓여 있었다.
이 치마의 주름과 숄에서는 한없는 느긋함과 가정의 평화,
그리고 안온함이 배어나왔다.
아그뇨프가 베라의 단추 하나하나, 주름 하나하나에서
따뜻하고 편안하고 단순한 무언가를 읽을 수 있었던 까닭은
아마도 그녀가 마음에 들어서였을 것이다.
그것은 진실되지 않거나 아름다움에 둔감한 차가운 여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선량하고 시적인 그 무엇이었다.(94쪽)

 

 

 

그러한 그녀가 막상 사랑을 고백하자 그는 반기기보다 난처해한다. 

 

 

 

무엇보다도 난처한 것은 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이든 해야 한다는 상황이었다. 대놓고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용기는 없었고, 그렇다고 <네.>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자신의 마음속을 아무리 헤집어보아도 사랑의 불씨 비슷한 것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105쪽)

 

 

 

그 이유를 말하자면 이런 것이라고 체호프는 쓴다.

 

 

 

그는 솔직하게 시인했다. 그것은 영리한 인간들이 종종 과시하는 그런 이성적인 냉담함도, 자아도취적인 바보의 냉담함도 아니었다. 그것은 단지 영혼의 무기력, 아름다움을 깊이 지각하지 못하는 무능력일 뿐이며 또한 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한 지저분한 싸움과 독신의 하숙방 생활, 그리고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얻어진 조로증에 다름 아닌 것이다.(109쪽)

 

 

 

- 안톤 체호프, <체호프 단편선> 중 ‘베로치카’에서.

 

 

 

 

 

 

 

 

 

 

 

 

 

 

 

 

 

 

 

 

 

 

(첫 문단은 한 편의 시를 읽는 것 같아서 책과 다르게 내 마음대로 줄 바꾸기를 해서 옮겼다. 체호프의 문장을 함께 감상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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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혹은저녁에☔ 2017-03-19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방치 상태인데 읽어봐야 겠네요

페크pek0501 2017-03-20 13:54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님처럼 저도 그런 댓글을 쓴 적이 여러 번 입니다.
사 놓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이 있는데 누군가가 그 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어 주는 글을 올렸을 때이죠. 그럴 때 무척 반갑죠. 왜냐하면 내가 갖고 있는 책이라서 집에서 바로 들춰볼 수 있으니까요. 책을 사 놓으면 좋은 이유죠.

좋은 하루 되세요. 고맙습니다. ^^
 

 


잡담1.
어젯밤에 일찍 자려고 누웠다. 긴 시간이 지나자 수상한 기미가 느껴졌다. 손님이 왔다는 걸 안 것이다. 내가 초대하지 않았으나 제 맘대로 찾아온 불청객이다. 그의 이름은 불면증. 이 손님이 찾아오는 날엔 잠은 멀리 달아나 버려서 내가 잡을 수 없는 거리에 가 있다. 금방 잠자기는 틀렸다. 먼 거리에 있는 잠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불면증이 가고 잠이 돌아오기까지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침대 옆 스탠드를 켜고 그 부근에 있는 프린트 한 묶음을 잡았다. 이청준 작가의 단편 소설 ‘눈길’이 인쇄되어 있는 프린트였다. 이미 읽었지만 두 번 읽어도 좋을 작품이란 생각으로 꼼꼼히 보기 위해 천천히 읽어 나갔다. 다 읽고 나서 이청준 작가는 소설의 천재라고 생각했다. 오래전 그의 장편 소설 <당신들의 천국>을 읽고 나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밀양>이란 영화를 보고도 작가의 탁월함에 감탄했었다. 그러고 보니 그 원작인 소설 ‘벌레 이야기’를 꼭 읽자고 해 놓고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있었네.

 

 

 

 

 

 

 

 

 

 

 

 

 

 

 

 

 

 

 

 

 

 

 

 

잡담2.

며칠 전 친정에 가려고 나섰는데 집 밖의 세상으로 나가자마자 뭔가 달라진 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뭐지? 같은 길을 걷는데 왜 어제와 그제와 다르게 느껴지지? 이것의 정체는 뭐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거지? 이러면서 걷다가 드디어 알아차렸다. 봄기운이었다. 피부에 와 닿는 공기의 감촉이 솜털처럼 부드러웠다. 3월이니 봄이 올 만도 하다.

 

 

 

 

 

 

 

잡담3.

문제)

여자가 결혼할 때는 무엇을 잃어버렸기 때문인가? 답 : (   )(   )(   )
여자가 이혼할 때는 무엇을 잃어버렸기 때문인가? 답 : (   )(   )(   )
여자가 재혼할 때는 무엇을 잃어버렸기 때문인가? 답 : (   )(   )(   )

 

 

 

판단력을 잃으면 결혼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이혼하고

기억력을 잃으면 재혼한다. - 인터넷을 통해 본 우스갯소리.

 

 

내가 볼 때 결혼의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다. 내가 대학생일 때 남편을 만났다면 결혼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남편이 군대를 갔다 와야 하고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거기에다 취직을 해야 하고 그럴 때까지 과연 내가 그 긴 시간을 한 사람만 보고 기다렸다가 결혼할 수 있었을까?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싫증이 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열정도 시간과 함께 식었으리라. 결혼 적령기에 우리가 만났기에 결혼이 성사되었다고 본다. 타이밍이 중요했던 것. 타이밍을 맞추어 만났다는 건 인연이 있다는 것.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잡담4.

요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책은 <잠언과 성찰>.

 

 

우리의 가장 훌륭한 행동들을 초래한 모든 동기를 사람들이 안다면 우리는 그 행동들에 대해 자주 부끄러워 할 것이다.(122쪽)

 

 

훌륭해 보이려는 동기가 없다면 인간의 모습은 지금보다 추해질 것이다. - pek0501

 

 

나의 코멘트 : 어떤 이는 자신이 어느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면 그 사실이 신문에 게재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기부금을 냈다. 세인에게 자신이 훌륭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싶어서다. 물론 기부의 동기는 부끄러워할 일이다. 하지만 이처럼 훌륭해 보이려는 동기가 없다면 인간의 모습은 지금보다 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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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무리 지위가 높은 대통령일지라도 잘못을 저지르면 잘릴 수 있다는 좋은 예를 남긴 역사적인 날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함께 모은 뜻은 어떻게든 국정에 반영된다는 좋은 예를 남긴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나라가 진일보한 느낌을 가져도 될 것 같다.(이건 잡담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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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3-10 14: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잡담 1. ; 저는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져, 새로 사귄 친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잡담 2 ; 저도 지금의 안해와 2년전에만 만났어도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준비가 안 되었을 때였죠.) 그래서 인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잡담 4 ;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 최초로 탄핵되었다는 것에 연관성이 있는 지에 대해 숙고하고 있습니다.

stella.K 2017-03-10 15:01   좋아요 0 | URL
저도 4번은 동감입니다 마립간님.

페크pek0501 2017-03-10 15:12   좋아요 1 | URL
1. 불면증은 새로 사귄 친구라...
조지훈 작, ‘병에게‘라는 글이 생각나네요. 이 글에서 병을 친구로 생각하죠.

2.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것도 딱 결혼 적령기에 만난 건 인연이 아닐 수 없죠.

4. 여성 대통령은 인맥 형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적 있어요. 정치계는 대부분이 남자들인데 여자가 남자와의 유대 관계를 얼마나 끈끈히 맺을 수 있는지 의문이 들어서요. 오바마 대통령의 끈끈한 인맥 형성을 못 따라갈 것 같거든요.
그건 여자 대통령으로서 약점인 듯...

댓글, 고맙습니다.

stella.K 2017-03-10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대하지 않은 불청객이라고 하셔서 그럼 혹시 생리...? 했었다는.ㅎㅎㅎ
미안해요. 제가 좀 조두라...ㅠ
나이드니까 TV 켜놓고 깜빡 잠이 들어 좋은 드라마 다 놓치고
막상 자려고 TV 끄면 말똥말똥하고.
조는 건 잘하는데 자는 건 푹 못자고 그렇더라구요.ㅠ

저 두 번째는 과연 그러네.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4번은 확실히 그렇긴 하죠? 그런데 왠지 개운하지는 않는 건 왜 일까요?
이게 좋아만 해도 되는 건가? 이런 일은 좀 더 일찍 일어났어야 한다고 보는데
왜 하필 박근혜 때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일이 됐어야 했는가?
당연한 게 이루어진 셈인데도 아주 기쁘지만은 않더라구요.

페크pek0501 2017-03-10 15:18   좋아요 0 | URL
혹시 생리? 하하~~~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이 쉬운, 건강의 3대 비결이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소화불량에 걸릴 때가 있고 변비이거나 설사일 때가 있고 숙면이 안 될 때가 있고...

왜 하필 지금에서야 되는가?
그건 아쉽지만 지금에라도 되어서 다행이다, 해야겠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세실 2017-03-10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면증....지난번 오후 세시에 진한 커피를 마시고 밤새 뒤척뒤척...죽겠더라구요.
한동안 괜찮더니...
잘 자고, 잘 먹고, 잘 **. 굉장히 중요한 일이지요.



페크pek0501 2017-03-12 11:35   좋아요 0 | URL
하하~~ 저도 그럴 때가 있답니다. 그날 불면증이 생겼던 건 저녁에 콜라를 마셔서였어요. 오랜만에 햄버거를 먹었거든요. 햄버거나 피자엔 역시 콜라죠.

제가 부러워하는 사람이 잠 잘 자는 사람이에요. 그 대표적인 사람이 남편이죠. 제가 화장실을 들락거려도 스탠드를 켜도 쿨 쿨 잘 잡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cyrus 2017-03-10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소식을 듣고서 기분 좋은 건지 오후 날씨가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

페크pek0501 2017-03-12 11:36   좋아요 0 | URL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이죠. 얼마나 다행인지...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