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오후에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른다. 현관문을 열고 보니 젊은 남자였는데 위층에 산다고 한다. 그가 찾아온 이유는 우리집의 세탁기 소리가 시끄럽기 때문이란다. 빨래를 하기 위해 세탁기를 작동시키면 자동으로 수도꼭지에서 물 쏟아지는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도 귀에 거슬리고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도 귀에 거슬린단다. 나는 우리집 세탁기 소리가 요란한 것은 맞다며 인정해 주었는데 그것은 사실이었다. 수압이 높아 물소리가 크게 나는 것 같아 약하게 줄인 것이 그 정도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친절히 대했던 것은 그가 깍듯이 말했기 때문이다. 그가 만약 예의 없이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면 나 역시 곱지 않은 말이 튀어나왔을지 모른다. 그는 그동안 많이 참았다고 덧붙인다. 아랫집이 아니고 윗집이고 보면 그 이웃은 아파트 ‘역층간 소음’을 호소하러 온 것이다.

 


그 이웃은 혼자 사는데 평일에는 직장에 다녀서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오니 상관없었으나 오늘 같은 일요일에는 집에서 하루 종일 지내서 세탁기 소리를 참기 어렵다고 한다. 공감이 갔다. 나는 소리에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예민한 부분이 있지 않겠는가. 내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세탁기를 돌리지 않겠다고 답변하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되었다. 



그에게 미안한 마음에 또 다른 소음은 없냐고 내가 물었다. 그러자 밤늦게 수돗물 쓰는 소리가 들린다며 안방 쪽 욕실에서 그 소리가 전달되어 잠을 자려고 할 때 방해가 된다고 한다. 둘이 얘기를 하고 보니 짐작이 되는 게 있었다. 내가 잠자기 전에 안방에 딸린 욕실에서 샤워하는데 그때 수도가 틀어져 있는 동안 발생하는 소리임에 틀림없었다. 소리는 위로 올라간다는 걸 나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나는 밤 10시 이후에는 그 욕실의 수도를 틀지 않겠다고 그에게 약속했다. 10시 안에 샤워를 끝내면 될 일이었다.

 


그리하여 요즘 난 주말에는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매일 밤 10시 이후엔 안방에 딸린 욕실의 수도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욕실은 나만 사용하니 우리 가족 중 나만 조심하면 되는 일이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밤늦게 씻어야 할 때는 거실에 딸린 욕실을 사용하면 된다.

 


그가 우리집 위층으로 이사 온 것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이 집에 우리 가족이 10년이 넘도록 살면서 소음 피해에 대해 언급한 이가 그가 처음이었다. 나는 그에게 ‘예민한 총각’이라는 닉네임을 붙여 말하는 버릇이 생겼다. 가령 밤에 식구들 말소리가 커지면 “크게 말하지 마. 위의 예민한 총각이 초인종 누른단 말이야.”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면 식구들은 재밌는지 웃는다. 하지만 나는 그가 또 찾아올까 봐 겁이 나서 여간 마음이 쓰이는 게 아니다. 

  


처음엔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 이사 오는 바람에 내 마음이 불편해져 운이 나빴다고 여겼다. 그런데 평일에 세탁기를 돌리고 늦지 않은 시간에 씻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자 생각이 달라졌다소음 문제로 인해 뜻밖에도 두 가지 장점이 생겨서다. 첫 번째 장점은 주말엔 세탁기로 빨래를 할 수 없으니 집안일이 줄어 토요일과 일요일이 한가한 날로 느껴지는 점이다. 우리집은 남편과 둘째 아이가 매일 땀에 젖은 운동복을 벗어 놓아 빨래가 많은 편이다. 나는 빨래가 다 마르면 빨래의 먼지를 털고 나서 개어 각각의 옷장에 넣는다. 이 번거로운 일을 하지 않으니 주말이 한가한 날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저녁 식사 뒤 샤워 시간을 미루게 되는데 밤 10시가 넘으면 수도를 틀 수 없으니 일찍 씻는 좋은 습관을 들이게 된 점이다.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말미암아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세상이 되었다. 층간 소음을 이유로 다투다가 살인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하니 그 심각성을 절감할 수 있다. 소음으로 고통받아 호소를 하는 쪽이나 호소를 듣는 쪽이나 괴롭기는 마찬가지일 게다. 그래도 내 경우 양측이 타협점을 찾아 원만히 해결한 셈이니 다행이다. 그리고 소음 문제가 있는 나쁜 상황에서 두 가지 장점이 생겼으니 이것으로 위안을 삼으련다.



부산 밤바다.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yamoo 2025-09-10 14: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흐음...층간 소음 문제를 페크님처럼 해결할 수도 있군요!
보통 조심하겠다고 하고 그 빈도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페크님은 완전히 제로 상태를 만들어 소음 발생을 원천 차단했네요. 근데 아파트 층간 소음은 나만 조심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더라구요. 내가 소음을 발생하지 않았는데, 소음은 퍼지는 경향이 있어 내 집에 와서 따지면 저는 화가 나더라구요..
이런 건 관리사무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지 세대간 소통은 싸움이 날 확률이 커집니다.
근데 정말 페크님의 결단이 놀랍긴 합니다~~

페크pek0501 2025-09-11 16:57   좋아요 1 | URL
저의 경우 예의 바른 이웃을 만난 덕이니 운이 좋았던 거죠.
야무 님 말씀이 맞습니다. 바로 위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대각선의 아랫집인 경우가 있어요. 84제곱미터, 라는 영화를 보면 소리의 진원지를 정확히 알 수가 없어 오해하거나 오해받아 주민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장면이 있어요.
결단, 이라고까지 말씀하시니 황송합니다. 제가 착해서가 아니라 간이 콩알만해서 웬만하면 타협을 봐서 제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쪽을 택합니다.

바람돌이 2025-09-10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아파트는 덜한데 예전 아파트 살때는 위층 아이들 뛰는게 장난 아니었어요. 애가 커서 안 뛸때쯤 되면 이사를 가서 새로운 어린이가.... ㅎㅎ 하지만 우리집 애들 어릴 때 아랫집에서 참아주신거 생각하면 감사할 따름이더라구요.

생활소음도 참 힘든데 저희집은 애들이 늦게 들어와서 늦게 씻으니 항상 신경쓰이는데 다들 점잖으신지 아무 말씀 안해주시네요.

페크pek0501 2025-09-11 17:00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 님과 같은 경우가 많지요. 애들이 뛰는 건 통제할 수 없으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예요.
아파트 지을 때 신경 써서 층간 소음이 나지 않게 해 주면 좋겠어요.^^

카스피 2025-09-10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파트 소음 문제는 사실 건설사의 부실한 시공탓이 제일 크지요.실제 아파트 시공 기술이 없었던 초기 아파트들의 경우 오히려 무너지지 않게 철근이나 시멘트를 많이 써서 층간 소음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층간 소음은 물리적으로 해결이 힘들기에 두분처럼 서로 양해를 구하고 협조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인것 같습니다.페크님 정말 굿굿이에요^^

페크pek0501 2025-09-11 17:01   좋아요 0 | URL
부실한 시공 뉴스를 보면 화가 나요. 그래서 입주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니까요.
그렇군요. 굿굿, 감사합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5-09-10 1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엔 저희 윗집에서 애들이 뛰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는데 저희 아랫집이 저희가 소음 낸 것으로 오해해서 한동안 갈등이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결국에는 우연한 기회에 만나서 대화를 통해 풀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상호간에 예의를 갖추고 대화를 통해 문제상황에 대한 얘기를 진솔하게 나누는 것이 서로 간의 오해 또는 갈등을 없앨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페크님 글 읽다가 층간소음 관련하여 경험했던 것이 생각 나서 글 남깁니다. 그리고 페크님도 대화로 잘 푸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페크pek0501 2025-09-11 17:03   좋아요 2 | URL
세 집이 연결되어 소리가 나는 경우, 저도 신혼 때 경험이 있네요.
대화로 풀 수 있어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구단씨 2025-09-10 2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고 저희 동생도 그렇고, 층간 소음 때문에 힘든 시간 보냈는데,
페크님 말씀처럼 대화하는 방식도 해결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을 듯해요.
불편함을 호소할 때 정중한 말투로, 내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을 찾는 일이요.
일상의 습관을 조금 변경하면 해결되는 문제도 있을 수 있겠네요.

페크pek0501 2025-09-11 17:04   좋아요 1 | URL
구단 씨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정중한 말투, 예의를 갖추어 불편한 점을 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층간 소음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 같습니다.^^

감은빛 2025-09-11 0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층간 소음은 참 쉽지 않은 문제죠. 저는 가끔 새벽 대여섯시쯤 윗집에서 세탁기를 돌리는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 원망하곤 했어요. 하필 내가 이 집에 이사 왔나, 하필 내가 저들 아랫집에 들어왔나 하면서. 요즘도 가끔, 특히 주말에 새벽 잠을 깨우곤 하는 윗집이지만, 뭐 별 도리가 없죠. 대신 저는 밤에 절대 세탁기 안 돌리고, 소음을 내리 않으려 조심할 수 밖에 없죠.

페크pek0501 2025-09-11 17:09   좋아요 0 | URL
윗집에서 세탁기 소리에 새벽에 잠을 깨시다니... 제가 다 안타깝네요. 잠이 얼마나 중요한 건데요. 그런 건 말씀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웬만하면 세탁기 돌리는 시간을 변경해 줄 것 같아요. 그 새벽에 돌린다는 것은 이웃에는 들리지 않을 거란 생각 때문 아닐까요?
저도 아침부터 세탁기를 돌리지 않는데 그 이유는 늦게까지 공부하고 늦잠 자는 학생이나 취준생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집 애들이 주말이면 늦잠을 즐겨 자서 잘 알죠.^^

희선 2025-09-11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소리에 예민하군요 가끔 위층에서 텔레비전 소리가 들리기도 해요 위층에서 소리를 크게 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위층에서 새벽에 소리 들리는 날도 있어요 뭔가 끄는 소리... 그냥 지냅니다 옆집에서 공사하고는 옆집에서 물을 틀면 소리가 크게 나요 그건 오래 나지 않으니 뭐라 하기 어렵기도 하네요 늘 들리는 건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페크 님은 뭐든 좋게 생각하시는군요 이야기하고 좋게 해결돼서 다행입니다 페크 님이 조심해야 하는 거지만... 아래층 소리가 위층으로 올라가기도 하는군요 거의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건지 알았어요


희선

페크pek0501 2025-09-11 17:17   좋아요 0 | URL
길게 나지 않는 소리는 참을 만한데 리모델링 공사로 하루 종일 소리가 나면 저는 책이나 노트북 들고 카페에 갑니다. 양해를 구하고 공사하는 것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귀는 따갑고...ㅋㅋ 옆집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릴 때도 있어요.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여럿이 말하고 있다는 건 느껴지지요. 어느 집엔 손님이 왔는지 소리가 막 퍼지기도 하고요. 소리가 올라옵니다. 아파트 소음 문제는 심각한 것 같습니다.
뭐든 좋게 생각하는... 이를 테면 긍정적인 마인드로 해결한 걸까요?^^

서니데이 2025-09-11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동주택에 거주하면 이웃집 소음을 피할 수는 없는데, 여름에는 창문을 열고 지내는 시간도 많고, 세탁 회수도 많으니 이웃집에서 조금 더 크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불편한 점을 잘 설명한 이웃분도 좋은 것 같고, 시간을 바꿔서 피해를 줄이는 페크님의 생각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저희집 이웃분들도 무척 좋은분들이라고 생각했어요.

페크pek0501 2025-09-12 10:12   좋아요 2 | URL
이웃의 소음은 아파트의 단점이죠. 저도 그 이웃이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분들이 우리집 소음을 참아 주었다고 생각하니 그 분들이 고맙게 느껴졌어요.
오늘은 선풍기를 켜지 않아도 될 만큼 덥지 않은 날이네요. 늦여름이에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모나리자 2025-09-28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당히 예민한 분인가 봅니다. 한때 윗층의 소음 때문에 힘든 적이 있어요.
몇 년 전 윗층에서 아이들이 엄청 뛰는 소리가 들렸는데... 집중하지 않으니 들리지 않더라구요.
조금씩 배려하는 노력이 있어야 원만한 이웃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지요.
시원해서 좋은 계절이네요. 9월이 가는 게 아쉽기도 합니다. 책도 많이 못 읽어서요.ㅠㅠ

페크pek0501 2025-09-30 21:18   좋아요 1 | URL
예민한 분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살기가 힘들 테니 이해해 줘야 할 것 같아요.
이웃 덕분에 에세이 한 편을 썼네요.ㅋㅋ
저도 무슨 소리가 나면 티브이 소리를 높이거나 음악을 틀거나 해서 다른 쪽으로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도 오늘이 9월의 마지막날이라 좀 섭섭한 느낌이 듭니다.
가을이 짧지 않기를 바라게 되네요. 좋은 계절은 왜 그리 짧은지요...
좋은 가을이 되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채근담에 ‘병가이보신(病可以保身)’이란 글귀가 나온다. 나에게 찾아온 병은 오히려 내 몸을 보호하고 조심하는 계기가 된다는 뜻이다. 이를 증명해 주는 좋은 통계가 하나 있다. 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 환자가 보통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산다고 한다. 환자이다 보니 건강에 더 신경 쓰기 때문이겠다.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말기에 홍자성(洪自誠)이 지은 어록집이다. 



산림은 아름다운 곳이로되 한 번 집착하면 문득 시장판이 되고, 서화(書畫)는 우아한 일이로되 한 번 탐하면 문득 장사꾼이 된다. 대개 마음이 물들지 않으면 욕계(欲界)가 곧 신선이 사는 곳이요, 마음이 붙잡히면 즐거움이 넘치는 곳도 괴로움의 바다가 된다.(147쪽)


→ 글씨와 그림을 감상하는 것으로 끝내야지 탐하게 되면 우아함이 없어진다.

 


이루어진 것이 반드시 무너진다는 것을 알면 이루려는 마음이 지나치게 굳지는 않을 것이고, 사는 것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알면 삶을 보전하려는 길에 지나치게 애쓰지는 않게 되리라.(166쪽)


→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중용의 자세를 견지해야 하리라. 



의로운 선비는 천 승을 사양하고 탐욕스러운 사람은 한 푼을 다투니, 그 인품은 하늘과 땅 차이로되 명예를 좋아하는 것도 이익을 좋아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천자는 나라를 다스림에 생각을 괴롭히고 거지는 음식을 얻으려고 부르짖으니 그 신분은 하늘과 땅 차이로되 애타는 마음이 애타는 소리와 무엇이 다르리요.(173쪽)


→ 내 생각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의 대통령이나 한끼 식사를 구걸할 때의 거지나 스트레스 지수가 비슷할 것 같다. 


뉴스를 통해 판사 출신의 정치인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서, 그냥 판사직에 있어 편안하게 사는 게 낫지 뭐 하러 정치판에 뛰어들어 저런 수모를 당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 정치인은 정치를 해 서는 안 되는 인물로 나는 평가한다. 자격 미달이기 때문이다.



얽매임과 벗어남은 다만 제 마음 속에 있으니 깨달음을 얻으면 푸줏간과 술집도 극락 정토가 되리라. 그러지 못하면 비록 거문고와 학을 벗삼고 꽃과 풀을 가꾸어 즐김이 맑을지라도 끝내 악마의 방해에서 놓이지 못하리라. 옛말에 “능히 쉬면 속세도 극락이 될 것이요,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가 되리라.” 하였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로다.(177쪽)


→ 저택에 살면서도 심한 우울증을 앓아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감방에서도 집필하며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내는 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일 터. 


그러나 제 마음을 다스리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쉬운 것 같으면서도 가장 어려운 게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아니던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람돌이 2025-09-08 1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판사 안해서 다팽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나쁜짓을 많이 했을지말이죠. 지금은 일거수 일투족이 공개되니 욕이라도 먹지말입니다. ㅎㅎ
시원한 바다 사진이 용궁사인가요? 미음이 좀 시원해지네요.

페크pek0501 2025-09-08 11:25   좋아요 1 | URL
앗, 제가 놓친 점을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존경이나 받으며 우아하게 판사직에 있을 일이지 뭐하러 저렇게 사나, 했던 거죠. 그런데 바람돌이 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참 옳은 말씀이네요. 학벌도 좋던데 제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생각을 하는 분이라... 편견 가득한... 이쯤 하겠습니다.
사진은 부산에 놀러갔을 때의 사진입니다. 용궁사가 맞을 듯해요. 층계가 많았어요.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감은빛 2025-09-08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 말씀이 틀린 말이 하나 없네요. 어렸을 때부터 여러 면을 볼 줄 알고,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이제 늙어가는 처지가 되었는데, 아직도 저라는 사람은 많이 부족하기만 하네요.

요즘을 생계를 위해 몸 쓰는 일을 하고 있는데, 참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사는 일이 힘들다 싶어요.

페크님 덕분에 오랜만에 고향 바다를 보네요.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5-09-08 22:27   좋아요 0 | URL
인터넷도 없는 시대에 명문을 쓴 이들을 보면 천재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과거를 돌아보면 어리석은 짓을 참 많이 했다는 걸 느껴요.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현명하기란 왜 이리 어려운지... 현재도 똑같은 실수, 실언을 합니다.
하루하루 벌어 먹고 사는 일이 힘들다는 감은빛 님의 말씀을 읽으니 김훈 작가의 밥벌이의 지겨움, 이란 표현이 떠오르네요. 아이들이 취직을 하게 되면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감은빛 님이 부산의 사나이, 이셨군요. ㅋㅋ^^

카스피 2025-09-08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근담을 필사하고 계시는군요.채근담은 중국에서는 그닥 알려지지 않았으나 오히려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있는 책이라고 하는군요.
제목은 나물뿌리이야기란 뜻인데 제목그다로 부귀영화를 바라지않고 담백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일종의 잠언집인데 필사하시면서 마음의 수양을 닦기 좋은책인것 같습니다.

페크pek0501 2025-09-08 22:30   좋아요 0 | URL
채근담은 필사하기 딱 좋은 책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오히려 인기가 있는 거군요.
잠언집 스타일을 제가 좋아합니다. 니체의 책 중에도 있고 팡세도 있죠. 채근담은 조금씩 읽고 있어서 이제 195쪽까지 읽었네요. 마음의 수양을 닦기도 좋고 저의 경우엔 생각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습니다.^^
 
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립운동가 안중근이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실제 사건을 다룬 소설이 「하얼빈」이다. 제목이 왜 하얼빈일까? 사살한 곳이 중국의 하얼빈이어서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 26일 아침에 중국 하얼빈역에서 일본 제국주의 우두머리인 이토 히로부미를 총으로 쏘아 죽인다. 


일본의 횡포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암흑기에 안중근이 이토를 사살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안중근이 제 손으로 보드카를 따라 마셨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신문을 꺼내 우덕순 앞으로 내밀었다. 우덕순은 일본 글이 서툴러서 읽기를 더듬거렸다. 

우덕순이 말했다.

-이토가 온다는 얘기냐?

-그렇다. 하얼빈으로 온다.

-온다고?(103~104쪽)


안중근은 이토를 쏘러 가자는 말에 두서없이 따라나선 우덕순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졌다. 우덕순의 질문 없음을 안중근은 신뢰했다.(135쪽)


하얼빈에서 안중근은 여러 신문들을 사서 읽었다. 신문 기사들은 이토가 하얼빈에 도착하는 날짜와 시간을 점점 구체적으로 보도하고 있었으나 명시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25일에서 26일 사이일 것 같았다.(139쪽)


둘은 계획을 짜서 우덕순은 채가구 역에서, 안중근은 하얼빈 역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이토를 암살하기로 한다. 둘 중 한 사람은 이토 암살을 성공해야 했다. 안중근이 이토를 총으로 쏴서 이토가 죽든 죽지 않든 안중근은 바로 체포될 것이므로 죽음을 각오해야 했다. 우덕순도 마찬가지였다. 안중근에게는 처와 자식들이 있다. 우덕순 또한 결혼해서 딸을 얻었는데 딸은 죽었고 처는 서울에 산다. 두 사람은 가족과의 이별도 각오해야 했다. 


사건 당일 안중근은 이토를 향해 총을 쏘는 데 성공했고 이토 히로부미는 하얼빈역 철로 위에서 죽는다. 안중근은 그 자리에서 체포되고, 우덕순 역시 체포된다.   


이토 히로부미는 어떤 사람인가? 일본인들이 보면 일본의 근대화를 위해 노력한 애국적인 인물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조선 측에서 보면 주한 특파 대사로서 을사조약(1905년)을 강제로 체결하였으며, 1905년에 초대 조선 통감으로서 우리 국권을 강탈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안중근이 이토를 사살한 것에 대해 애국의 문제만으로 보면 안 된다. 그러면 그의 업적을 폄하하는 것이 된다. 약육강식의 제국주의에 저항하여 싸운 의거이기 때문이다. 안중근은 애국심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가 쓴 ‘동양평화론’(안중근이 1910년 3월 옥중에서 쓴 동양평화 실현을 위한 미완성의 논책)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안중근의 국제 평화주의 사상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었고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추구하는 일이었다. 그가 말하는 동양 평화란 자국의 평화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자국의 평화만을 외쳤다면 국가 이기주의라는 오명이 붙여질 수 있다.


최근 들어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신문 기사를 볼 때마다 나는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던 트럼프에게 반감을 품곤 한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쇠퇴한 지역 산업을 되살리고 세수 확대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두 가지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매일신문, 2025년 8월 24일) 


미국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은 알겠으나 미국보다 더 어려운 국가가 많다. 약소국에 대한 배려 없는 약육강식의 일방주의가 세계를 지배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각각 그 나라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도, 안중근도 애국자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제삼자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가 지구촌을 약육강식의 정글로 만들고 있는 인물이라면, 안중근은 약육강식에 대항하여 싸우고자 했던 인물이었다. 두 인물은 그렇게 비교가 되어 흥미롭다. 


한편 관세를 무기로 타국에 압력을 가하며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은 오직 트럼프의 애국심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내 생각엔 애국심보단 이기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기 나라의 이익만 중시하는 것은 자기 이익만 중시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 지역 이기주의, 국가 이기주의는 우리 모두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80년대 만 해도 학교에서는 나라 사랑의 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국산품 애용을 장려하곤 했다. 그러나 나라 사랑만을 강조한다면 미국 우선주의나 일본 제국주의를 닮을 위험성이 있다. ‘나라 사랑’만큼 중요한 것은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저항 정신’이다. 안중근 의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에 그치지 않고 불의에 항거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점에서 위대한 인물이다. 


자유와 평화는 누구의 것만이 아니어야 하고, 어느 국가의 것만이 아니어야 한다. 자유와 평화는 이기주의와 애국주의를 극복하여 전체 인류 사회의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안중근 의사의 염원이기도 할 것이다.


사형장에는 미조부치 검찰관, 구리하라 전옥이 통역과 서기를 데리고 미리 와 있었다. 안중근이 중앙에 앉고, 미조부치 일행은 연극의 관객처럼 빙 둘러앉았다.

구리하라 전옥이 집행을 선언하고 나서 안중근에게 말했다. 

―할말이 더 있는가?

안중근이 대답했다.

―없다. 다만 동양 평화 만세를 세 번 부르게 해다오.

구리하라가 말했다.

―허락하지 않는다.(276~277쪽)

 

옥리들이 안중근의 머리에 흰 종이를 씌웠다. 안중근은 종이가 버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옥리가 안중근의 겨드랑이를 팔에 끼고 계단 위로 올라갔다. 옥리가 안중근의 목에 밧줄을 걸고, 교수대 바닥을 밟았다. 바닥이 꺼졌고, 안중근의 몸이 허공에 매달려서 아래쪽으로 내려갔다.(277쪽) 


1910년 3월 26일 안중근은 사망한다. 그의 나이 31살이었다. 그 뒤 35년이 지나 우리 민족은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잉크냄새 2025-08-28 2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칼의 노래>이후 김훈을 제대로 보여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양반 요즘 왜 이래 ~‘ 하는 시큰둥한 반응에서 ‘아 역시 김훈‘ 이라는 감탄사를 뱉게 한 책이죠. 대단한 소설에 비하여 비슷한 시기 영화화된 <영웅>,<하얼빈>은 ‘이걸 영화라고~‘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페크pek0501 2025-08-29 11:51   좋아요 0 | URL
저도 <칼의 노래>1, 2를 읽었는데 그땐 왜 그 책이 호평을 받는지 잘 몰랐어요. 이번에 하얼빈을 읽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의 힘을 느꼈죠.
영화 <하얼빈>은 넷플릭스에 있던데 보기 시작하다가 껐어요. 소설 하얼빈의 리뷰를 쓰고 나서 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두 개가 헷갈리면 안 되니까요.ㅋㅋ

stella.K 2025-08-28 2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광복절에 영화로 봤어요. 보면서 감독은 원작을 그대로 살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안중근과 함께 했던 일본 통역을 맡은 김상현 역의 조우진이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뭘 발설을 하죠. 그러다 장면이 바뀌어 일본군 장성과 겸상을 하는데 고기를 아주 조금 잘라서 김상현 앞에 밀어주면서 먹으라고 하죠. 처음엔 미적거리다 결국 먹는데 환장할 맛이겠죠. 둘이 또 무슨 이야기를 나누다 그 장성이 이번엔 아예 통째로 김상현 앞에 던져주고 먹으라고 해요. 결국 유혹을 못 참고 개걸스럽게 먹다 결국 눈물을 토하죠. 이게 책에도 표현됐을지 모르겠지만 왠지 김훈 식 실존주의 같다는 느낌이 들어 책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 들더군요.
영화 진짜 잘 만들었요. 혹시 시간되시면 함 보세요.^^

페크pek0501 2025-08-29 11:59   좋아요 1 | URL
광복절에 보셨다니 뜻깊은 날에 보셨네요. 넷플에 하얼빈이 있더군요. 저도 봐야겠어요. 그런데 대체로 소설보다 영화가 더 나은 경우가 드물어서 기대하지 않게 되더군요. 개걸스럽게 먹는 장면이 소설에 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ㅋㅋ없었던 듯...
식욕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긴 한데 자기 모습에 수치심을 느끼는 건 공감이 갑니다.
이문열 원작의 사과와 다섯 병정, 이란 단편이 있어요. 책으로 먼저 읽고 유튜브를 통해 TV 문학관으로 봤는데 실망이 되더군요. 원작과 다르게 나오면 원작만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시청을 다하고 나니 드라마는 또 그것대로 새롭게 재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회 되시면 TV 문학관으로 보십시오.^^

페넬로페 2025-08-29 18:46   좋아요 2 | URL
영화 하얼빈의 주인공인 현빈 배우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도 이 영화에서
조우진의 저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진짜 명연기였어요^^

페크pek0501 2025-08-30 12:11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 님도 스텔라 님이 말한 그 장면을 인상적으로 보셨군요. 저도 어제 넷플릭스로 하얼빈 영화를 봤어요. 그가 일본의 밀정이 되었으니 조국을 배반하고 동지의 생명을 팔아서 고기를 얻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죄책감, 모멸감, 슬픔 등 복합적 감정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을 듯합니다. 결국 그는 일본 장교를 죽이죠. 그의 그런 감정과 눈물이 없었다면 일본 장교를 죽이는 일로 이어지지 못했겠죠.

그 장면이 인상적인 것은 둘만 나오는 장면이고 게다가 조용한 침묵이 한몫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장면들이 여러 사람이 나오고 의견이 충돌하거나 몸으로 싸우거나 해서 시끄럽다가 그 장면은 조용해서 관객을 집중시키죠. 이것이 감독의 명연출이겠죠.
현빈 배우는 존재감이 미흡한 감이 있어요. 현빈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연기가 있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카스피 2025-08-29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얼빈에서 안중근의사가 이토를 사살한것은 알고있었으나 또다른 역에서 우덕순의사가 이토를 사살하려고 대기한 사실은 처음 일았습니다.하얼빈 의거는 이 두분외에도 유도하와 조도선의사가 함께 거사를 기획했는데 이분들은 아는 분들은 거의 없으실 겁니다.역사교육이 잘안된 탓인데 후손으로 참 죄송할 따름이네요.

페크pek0501 2025-08-29 12:02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을 통해 우덕순, 이란 인물을 알았네요. 그 외에 많은 인물이 있었을 거라는 걸 상상할 수는 있어요. 바다의 역사, 관한 책을 보면 어떤 땅이나 산을 발견했다고 하면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구성원들이 있기 마련이죠. 함께 다니다가 발견하는 거예요. 의거니 혁명이니 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대표 인물만 알지요...^^
 


* 나의 습관

친정집을 오가며 두 집 살림을 하며 바쁘게 살다 보니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어서 나는 아침만은 간편한 식사를 하고 있다. 아침 8시 30분을 전후해 일어나면 아침 식사로 구운 감자와 삶은 계란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빈 속에 커피를 마시지 않기 위해서다. 계란 다섯 개를 한꺼번에 삶아 냉장고에 두고 하루에 하나씩 꺼내 컵에 삶은 계란을 담아 커피포트의 뜨거울 물을 부어 따뜻하게 데워 먹는다. 감자는 큰 감자는 반으로 잘라 먹고 작은 감자는 한 개 먹는데, 감자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 신문지에 싸서 전자레인지에 3~4분 돌려 먹는다. 계란으로 단백질을, 감자로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어 좋다. 오전 중에 견과류와 과일도 빼놓지 않고 매일 먹으려고 노력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남편은 밥과 국만 있으면 혼자서 아침밥을 잘 챙겨 먹고 출근한다. 딸은 아침밥을 먹지 않고 출근하는 날이 많다. 남편도 딸도 이른 아침에는 나를 깨우지 않아 내가 식구들을 위해 아침 준비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이는 내 나이가 되어 편한 점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본 뒤 요즘 습관처럼 실천하는 게 있다. 사진 속의 책 다섯 권 중에서 매일 한 권을 골라 에세이 세 편씩 정독하는 것이다.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공부다. 다섯 권을 완독할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이런 식으로 독서하면 한 달 동안 90편의 에세이를 읽게 되고 일 년 동안 1,080편을 읽게 된다다양한 내용의 글을 접하고 다양한 형식의 글을 접하는 것이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일 년에 책을 70~80권쯤 읽는다며 주로 소설이라고 한다. 소설을 잘 쓰는 그가 다른 작가들의 소설을 읽는 것은 공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이유야 어찌 됐든 여러 작가의 소설을 읽는 것은 그의 글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세이 세 편을 읽고 나면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자유 시간을 갖는다. 어떤 작가가 책 20권을 병행해서 읽는 병행 독서를 한다고 했는데 나도 여러 권의 책을 그렇게 읽는다.   





** 남산

오랜만에 남산에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사진을 찍었다. 소나기가 오고 흐린 날이었는데 비에 씻긴 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졌다.










*** 시 두 편















과녁

이병률


사랑이 끝나고 나면

쓰레기 같은 인간과 사랑을 했구나 하고 화들짝 놀란다 


그게 몇 번이었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쓰레기보다 더한 쓰레기가 되어가는 나에게

눈발이 거세게 퍼붓고

밤하늘의 별들이 그 자리를 덮어도

쓰레기는 쓰레기로 쌓인다는 사실이

무섭고도 단조롭게 잊혀만 갔다 


인생을 끼웠던 바늘들이 녹이 슬어 쌓인다는 사실도 모르고 산다

아름다움을 향해 당겼던 화살들을 꽂지 못하고

거기 흩어져 있음을 모른 채 산다 


사랑이 끝나면

말수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이 되어 미쳐 다닌다 


내가 한 사랑이 겨우 그랬나 싶어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난 것이 몇 번이었나

-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62~63쪽.




장미 나무 그늘 아래      

이병률


갑자기 여자가 남자를 껴안았다

남자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여자는 혼자 생각했다


이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구나


여자 품으로 남자가 파고들었다

남자는 곧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가만히 생각을 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68쪽.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나리자 2025-08-15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일 에세이 3편 정독하는 규칙적인 독서 대단하십니다!!
정말 독서는 규칙적인 리듬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배워야겠습니다~~
이병률 시인의 시 읽고 재밌어서 웃고 갑니다.ㅋㅋ
남산의 푸르른 나무들도 너무 좋아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4   좋아요 1 | URL
규칙적인 독서, 습관이 되면 할 만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아니니까요.
시 읽고 저는 웃기기도 했지만 슬프기도 했는데 재밌게 읽으셨군요.
헤어지고 나면 뭐 그런 인간 때문에 속을 끓였나 생각하며 속시원해지는 사람이 떠오르는 시입니다. 남산에서 사진 찍을 때 사람들 없는 풍경을 찍느라 좋은 사진을 찍지 못했어요. 초상권 운운할까 봐서요...ㅋㅋ^^

바람돌이 2025-08-15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페크님 덕분에 비온 뒤 남산 풍경을 즐기고 재미난 시 2편도 읽었네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5   좋아요 1 | URL
제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 입니다. 시집을 많이 갖고 있는데 고르다 보면 또 이 시인의 시를 뽑게 되네요.^^

카스피 2025-08-15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케데헌 덕분에 요즘 남산에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궁금해지네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6   좋아요 0 | URL
그래서인지 정말 남산에 사람들이 많았답니다. 저도 오랜만에 가서 반갑게 다녀봤네요.^^

서니데이 2025-08-15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식단 좋아보여요. 맛있을 것 같고, 소식하셔서 다이어트 식단 같기도 합니다.
요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인기여서 그런지 서울 풍경이 조금 더 좋아보여요.
오늘 여기도 소나기가 한 번 왔었는데, 서울도 비가 왔나봅니다.
날씨가 점점 더 더워지고 있어요. 주말엔 많이 더울 거라고 합니다.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8-16 15:49   좋아요 1 | URL
식단이랄 게 뭐 있나요. 편리하게 먹는 방법이랍니다. 처음엔 삶은 계란만 먹었는데 감자나 고구마를 아침으로 먹는 것도 건강에 좋다는 기사를 보고 감자도 먹기로 했어요. 뜨거운 감자를 껍질 벗겨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남산에 간 날, 소나기가 시원하게 왔어요. 비 오는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았답니다.
서니데이 님도 늦여름 잘 보내세요.^^

hnine 2025-08-16 04: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찬 아침 루틴을 갖고 계시는군요.
pek님의 아침 식단이 흥미롭습니다. 저는 몇십년째 사과와 커피가 제 아침입니다. 영양, 균형, 그런 것 생각없이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 두가지 먹고 나면 만족이랍니다.

페크pek0501 2025-08-16 15:52   좋아요 0 | URL
알찬 루틴인가요? ㅋㅋ
사과와 커피... 그것도 좋아 보입니다. 저는 건강을 좀 챙기는 편이라 식탁 위에 유리병마다 호두, 땅콩, 아몬드가 있어 견과류까지 챙겨 먹어요. 과일과 채소도 떨어지지 않게 냉장고에 넣어 놓죠. 제가 겁이 많아 그런가 봅니다.ㅋㅋ^^

stella.K 2025-08-16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언니 글 너무 좋은데요? 사진도 좋고. 저도 언니 에세이 읽기 따라쟁이 해 봐야겠어요. 근데 잘 읽다 이병률의 시 첫 연에서 화들짝 놀랐어요. 아무래도 이 시집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8-16 15:54   좋아요 1 | URL
글 너무 좋다고 하셔서 어디 그런 글이 있지? 하고 글을 훑어 봤어요.ㅋㅋ 잡문인 걸요 뭐. 에세이 3편 읽기, 함께 해 보시어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 아니어서 할 만하답니다. 시 좋죠? 다른 시인의 시를 올려 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이 시집에 꽂혀서 소개하고 싶은 시가 많아서요. 스텔라 님도 늦여름 잘 보내십시오.^^

감은빛 2025-08-16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간편한 식사 부분에서 확 공감합니다.
요즘 점점 더 먹는 양을 줄이고 있는데, 가능한 한 불도 적게 쓰고 품도 적게 드는
먹거리를 고민하게 되네요.
저는 오이, 파프리카 등 야채를 잔뜩 썰어놓고 몇 끼를 그걸로 먹기도 하고,
두부와 계란을 활용해 간단히 먹기도 해요.

이상하게 저는 수필은 잘 읽히지 않네요.
소설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
좋은 습관, 좋은 글, 좋은 사진들 그리고 좋은 시까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페크pek0501 2025-08-18 12:37   좋아요 1 | URL
아침 식사로 감자 대신 고구마를 먹어도 좋다네요. 고구마를 많이 쪄서 냉장고에 두고 하나씩 먹어도 좋겠어요. 고구마는 감자와 달라서 식어도 맛있잖아요. 저는 소금을 찍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정도로 감자를 좋아해요.
저도 파프리카를 썰어 반찬통에 넣어 두곤 하는데 피망이 더 맛있더라고요. 저도 오이와 양파를 생으로 먹는 것 좋아해요. 상추와 더불어 좋은 채소라고 생각.
먹는 양을 너무 줄이시는 것 같던데 달리기 하시려면 잘 드셔야 하지 않나요. 저는 살이 빠지지 않게 먹는 것에 신경 쓰는 편이에요. 살이 빠지면 기운이 없더라고요.

수필집을 완독하려면 인내가 필요하죠. 공부를 위한 독서라면 하루 3편은 읽을 만해요. ˝아주 인상적˝이었다는 말씀은 과찬, 으로 들립니다. 감사합니다.^^
 
















노레 드 발자크, 고리오 영감


젊은 시절에는 양심이 부당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양심의 거울을 감히 볼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중년이 되면 이 양심의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볼 수 있다.(160쪽)


중년이 되어도 양심의 거울을 갖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내 두 딸들은 나를 몹시 사랑한다네. 나는 행복한 아버지. 단지 내 두 사위들만이 나를 홀대하고 있소. 나와 사위들과의 불화 때문에 이 귀여운 딸들이 괴로움을 받는 게 싫소. 그래서 나는 남몰래 딸들을 만나기를 더 좋아하고 있소. 나는 이런 비밀스러움 때문에 자기 딸들을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다른 아버지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즐거움을 맛보고 있소.(161~162쪽)


일리가 있는 말이다. 백화점에서 언제나 물건을 살 수 있는 부자보다 월급날만 물건을 살 수 있는 빈자가 더 즐거운 쇼핑을 하리라. 희소가치가 높을 테니까. 



인간의 감정이란 가장 좁은 곳에서나 가장 넓은 곳에서나 똑같이 충분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법이지. 나폴레옹도 저녁을 두 번 먹지는 않았어. 성 프란체스코 교회 기숙생인 의대생보다도 애인이 더 많지도 않았어. 여보게, 우리의 행복이란 우리 발바닥에서부터 후두부까지 사이에 있는 거야. 일 년에 백만 루이를 쓰건 백 루이를 쓰건, 우리 마음속에서 본질적으로 느껴지는 정도는 같은 거라네.(187쪽)



돈이 바로 인생이야.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지.(315쪽)


인간은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거액의 상금을 타기 위해 자기 목숨을 걸고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 서바이벌 게임을 관람하며 즐기는 재력가들이 있다는 것이 더 놀랍다. 그 재력가들은 연애, 그룹 섹스, 술, 도박, 마약 등 보다 더 자극적이고 파격적이어서 색다른 느낌을 주는 놀이를 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서바이벌 게임을 재미있게 관람하는 지경까지 온 것으로 본다. 물질만능주의로 오염된 사회가 왜 위험한지를 잘 보여 준다.

  


그는 이 사회를 거창하게 나타내는 세 가지 표현을 보았다. <복종>과 <투쟁>과 <반항>, 즉 <가정>과 <세상>과 <보트랭>이다. 그런데 그는 결심할 수 없었다. <복종>은 귀찮고, <반항>은 불가능하며, <투쟁>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349쪽)



오늘 비가 와서 '비에 젖은 세상'을 찍은 사진을 골랐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5-08-13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가 올 때 사진 찍으셨나봐요. 조용하고 덜 더운 느낌이 듭니다.
요즘 너무 더워서인지 사진속의 공간이 좋아보여요.
여긴 오늘 비가 많이 왔는데, 저녁에도 계속 산사태 주의 알림이 오네요.
비가 오지 않는 곳은 폭염이라고 하니, 다른 지역은 많이 더웠을거예요.
페크님, 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8-14 12:00   좋아요 1 | URL
비가 와서 흐리게 나온 사진이 되어 아쉬웠는데 워낙 덥다 보니 오히려 그게 좋아 보이기도 하네요.
오늘은 덜 더워서 에어컨보다 선풍기를 선호하는 날이 될 것 같아요. 비가 온 덕분이죠. 시간은 쉼 없이 흐르겠고 그래서 어느새 우린 가을 속에 있을 것 같네요.^^

바람돌이 2025-08-13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쇼핑이 좋은건가요? 희소가치때문에.... ㅎㅎ
비에 젖은 세상의 풍경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25-08-14 12:02   좋아요 1 | URL
희소가치 때문에 쇼핑이 즐거운 건 제 경험이기도 합니다. 생일 때 받는 축하금으로 쇼핑을 하면 얼마나 즐거운지...ㅋㅋ 매일 쇼핑해서 마구 물건을 산다면 무슨 즐거움이 있겠어요. 매일 먹는 고기보다 어쩌다 먹는 고기가 맛있는 법.ㅋㅋ

꼬마요정 2025-08-14 0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에 젖은 세상 정말 운치 있습니다… 아직 8월인데 뭔가 여름이 끝나는 느낌이에요. 물론 남부지방엔 지긋지긋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벳고기압이 만났지만요. 무슨 견우와 직녀도 아니고 자꾸 둘이 만나나 몰라요ㅠㅠ 태풍도 밀어내는 무시무시한 고기압입니다ㅠㅠ 그래서인지 저 사진 좋네요. ㅎㅎㅎ

돈이 최고인 세상 무섭습니다ㅜㅜ

페크pek0501 2025-08-14 12:05   좋아요 2 | URL
비가 운치 있는 세상을 만들죠. 입추와 말복이 다 지났으니 늦여름이겠어요.
늦여름의 폭염이 남아 있긴 하지만 물러날 일도 머지않았으니 다행입니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 재밌습니다.
돈 앞에선 형제애도 없다는 말 들었어요. 무서운 세상이죠. 아무리 돈이 좋아도 인간으로서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야 하겠지요...^^

희선 2025-08-14 04: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좋겠네요 그러면 돈이 없으면 살기 어렵잖아 할지도 모르겠지만... 돈은 굶지 않을 만큼만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어제 수도권에 비가 많이 왔다고 하더군요 며칠 조금 시원한 듯도 했는데, 어제 더웠던 건 위쪽에서 비가 와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적당히 오면 좋을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5-08-14 12:08   좋아요 0 | URL
비가 적당히 오면 더위도 식히고 좋을 텐데 빗물이 넘쳐서 고생하는 이들을 어제 뉴스를 통해 보니 비가 그만 왔으면 바라게 되네요. 저도 어릴 적 비가 집에 넘쳐 피신한 경험이 있어요. 집중호우가 한 지역에서 계속되면 어쩔 수 없는 듯해요. 모두 무사하기를..^^

그레이스 2025-08-15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년이 되면 양심의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볼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마음이 두꺼워지거나 습관을 깨기 힘들다는 나약함에 순응하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페크pek0501 2025-08-15 16:23   좋아요 1 | URL
그렇게 볼 수도 있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고리오 영감을 조금만 읽으면 완독, 입니다. 여름이 끝나가니 완독이 가까워지네요. 며칠간 다른 책 읽느라 고리오를 못 읽었어요.^^

모나리자 2025-08-15 1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리오 영감 꽤 두꺼운 책이지요?
저는 발자크 평전을 사 두고 모시고만 있네요.ㅠㅠ
돈은 없는 것 보다는 있는게 행복감도 올라가겠지요. 하지만 나쁜 일도 서슴치 않고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은 주변을 불행에 빠뜨리게 되지요.
저도 언젠가 읽고 싶은 책입니다.^^

페크pek0501 2025-08-16 16:03   좋아요 1 | URL
400쪽쯤 됩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읽을 만한데 5백 쪽이 넘으면 부담스러워요.]
두꺼운 책을 다신 안 사겠다고 하고 이 달에 또 두꺼운 책을 샀어요.ㅋㅋ 책에 관한 한 다짐이 소용없더라고요. 발자크 평전을 소개하는 유튜브 봐서 내용을 대충 아는 데 발자크가 자기 재능을 잘 모르고 엉뚱하게 사업으로 돈을 벌려고 한 게 웃깁니다. 가난해지면 글을 써서 돈을 벌었다는 것도 웃기고요.
돈 받고 살인을 해 주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돈의 위력이 무섭습니다. 아니 돈만 아는 사람이 무섭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감은빛 2025-08-16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희소가치 덕분에 가난한 제가 책을 사면 그렇게 기분이 좋은 거였군요.
[오징어 게임]은 일종의 판타지인데, 그 세계관을 그렇게 치밀하게 짜놓지 않은 것이
이번 시즌 2와 3에서 확 드러나 영 별로였어요.
판타지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아주 아쉬운 점입니다.

페크pek0501 2025-08-18 12:42   좋아요 0 | URL
책 살 때 기분 좋은 건 저와 똑같으십니다.ㅋㅋ
갈비찜을 자주 할 때보다 어쩌다 한 번 해 줄 때 식구들이 기쁨의 환성을 질러요. 희소가치 때문이죠.. 오징어 게임, 별로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저는 괜찮더라고요. 재밌게 봤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