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 날씨가 춥지만 않으면 거의 매일 걷는다. 한 시간 정도는 얼마든지 걸을 수 있으며, 많이 걸을 땐 두 시간도 걷을 수 있다. 운동 삼아 걷기 시작했는데, 언제부턴가 걷는 재미로 걷고, 엠피쓰리와 이어폰을 이용해서 음악 듣는 재미로 걷는다.

 

 

걸으면서 거리의 풍경을 보는데 이것도 재밌다. 같은 길을 걷기도 하지만 새로운 길을 찾아 걷기도 한다. 최근엔 한 초등학교를 발견했다. 그 부근을 많이 다녔지만 골목으로 들어가 깊숙이 위치해 있는 학교라 눈에 띄지 않아서 늦게 발견한 것이다. 학교가 참 맘에 든다. 나 어릴 적 학교와 닮아서인 듯하다. ‘초등학교’하면 연상되는 그런 모습의 학교다. 낮이든 밤이든 학교에 들어서면 열 명쯤 되는 사람들이 운동장을 돌고 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날은 나도 그들 속에 끼어 운동장을 돈다.

 

 

그래도 걷는 재미 중에서 으뜸은 내 마음의 풍경과 만나는 일이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에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걷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어제 걸으면서 오쇼 라즈니쉬가 쓴 글을 생각했다.

 

 

....................

한 젊은이가 할머니를 모시고 걸작 미술 전시회를 구경 갔다. 거기서 생전 처음으로 빈센트 반 고호의 진짜 그림을 본 할머니는 그림을 보는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젊은이가 물었다.

“왜 웃으세요, 할머니? 그림이 마음에 드세요?”

“웃기지 않니? 이 복사판 그림 좀 봐라. 내가 이십 년 동안이나 갖고 있는 달력 그림을 똑같이 베꼈지 뭐니?”

사실은 그 달력이 이 그림을 베낀 것이고 이것이 진짜 그림인데 할머니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이 그림의 진짜는 내 방에 이십 년 동안이나 걸려 있었단다.”

 

*****

가짜에 감염될 때 그대, 진짜를 놓치고 만다. 그대의 눈이 가짜로 가득 차 있으면 진짜와 만났을 때 그 진짜를 알아보지 못하지 않겠는가.

 

- 오쇼 라즈니쉬 저, <배꼽>에서.

....................

 

 

 

나도 내 마음의 방에 가짜의 달력 그림을 갖고 있으면서 진짜라고 여기는 게 많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진짜를 알아보지 못한 때가 있었을 것이다. 가짜의 달력 그림을 떼지는 못하더라도 가짜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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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있었던 일이다. 동네 슈퍼에 전화해서 쌀 십 킬로를 배달시켰다. 누런 종이 포대에 든 쌀이 배달되었다. 쌀을 씻기 위해 종이 포대의 윗부분을 가위로 자르고 쌀을 푸려고 보니 쌀 위에 흰 종이가 보였다. ‘이게 뭐지?’하고 꺼내 보니 흰 봉투였다. 봉투 안을 보니 돈이 있었다. 자그마치 만 원짜리 지폐였다. 처음엔 가짜 돈인가 싶어 의심했는데, 살펴보니 진짜 돈이었다. 쌀을 샀더니 이런 횡재가 생기다니,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만 원이 든 봉투에는 김포 쌀을 애용해 달라는 문구와 함께 ‘신김포 농협’이라고 씌어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신김포 농협에서 1월 한 달 동안 백 포대에 하나씩 만원을 넣는 행사를 한다는 것이니, 내가 만 원이 든 쌀 포대를 만날 확률은 일 퍼센트였던 것. 내가 일 퍼센트의 행운을 잡은 것이다.

 

 

몇 년간 김포 쌀을 사 먹으면서 천 원의 지폐가 나온 적이 한 번 있기는 했다. 그때도 공짜로 얻은 돈에 기분이 좋았는데, 이번엔 그 열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그때보다 열 배로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이 돈 때문에 우리 네 식구가 즐겁게 하하하 웃었다.

 

 

쌀을 홍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돈을 넣은 것이겠지만, 그 쌀을 계속 사 먹는 나 같은 사람에게 어쩌다 한 번 공짜로 돈을 얻는 행운을 주고 싶었던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 아이디어를 낸 누군가도 아름답게 느껴지고, 직접 돈을 넣는 작업을 했던 누군가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들은 누군지 모를 타인이 그 돈을 발견하고 즐거워할 표정을 상상하며 그런 일을 했으리라.

 

 

그날 ‘만 원’은 우리 집에 몰래 온 귀한 손님이었다. 그것은 세상이 내게 전해 주는 사랑의 손길이었으므로. 세상과 나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 시가 생각난다.

 

.....................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일부이다.

만약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대륙이나 모래톱이 그만큼 작아지듯,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영지가 그리 되어도 마찬가지다.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사람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마라.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다.

- 존 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내가 일 퍼센트의 행운을 잡아 본 것,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내게 “일 퍼센트의 행운이 즐거운 이유를 말해 보시오.”라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이렇게 될 것 같다.

 

 

첫째, 공짜로 만 원이 생겨서 즐겁다.

둘째, 내가 운이 있는 사람으로 느껴져 즐겁다.

셋째, 훈훈한 인정미가 있는 세상이 느껴져 즐겁다.

 

 

이 가운데, 셋째의 대답이 가장 맘에 든다. ‘세상은 아름다운 책이지만 읽을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골도니)라는 말을 떠올린다. 그러자 세상을 아름답게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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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열하게 살까, 말까 : 이왕 글을 쓰려면, 또 책을 읽으려면 치열하게 해야 될까, 말까. 그러니까 계획을 세워 일정을 빡빡하게 해서 열심히 해야 할까, 아니면 그저 즐기며 쉬엄쉬엄해야 할까. (빨리) 성공하는 삶을 최고로 쳐야 할까, 아니면 (천천히) 즐기는 삶을 최고로 쳐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다.

 

 

토드 부크홀츠 저, <Rush 러쉬!>는 경쟁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라는 행복전도사들의 말을 믿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에게 새 일이 없다면 뇌세포가 시들해진다고 말한다. 팽팽한 경쟁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며, 일로부터 탈출하는 게 행복이 아니라, 일에 몰입하는 게 행복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 

세상은 계속 회전하고 발전한다. 행복도 그 속에서 찾아야 한다.

 

- 토드 부크홀츠 저, <Rush 러쉬!>에서.

....................

 

 

산책하는 한가로움과 일할 때의 바쁨, 이 두 가지 중에서 자신은 어느 것이 행복한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예전에 주부로서 집안일을 하면서, 일주일에 하루는 강의를 들으러 다니고, 일주일에 삼 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논술 수업을 하면서 지낸 적이 있다. 수업이 없는 날엔 수업을 준비하는 일과 학생들이 제출한 숙제를 읽고 첨삭해 놓는 일도 해야 돼서 일주일 내내 바빴다. 그래도 좋았던 건 바쁜 날들의 사이사이에 휴식 시간의 달콤함이 끼어 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해야 할 일을 끝내고 길을 한가롭게 산책하는 시간이 달콤해서 좋았다. 해야 할 일을 끝내고 대중목욕탕에 가서 한가롭게 사우나를 하는 시간이 달콤해서 좋았다. 이런 한가로운 휴식 시간은 바쁜 일을 마친 다음에라야 최대의 행복이 된다는 걸 그때 알았다. 이때 휴식 시간은 길지 않아야 좋다. 휴식 시간의 특징은 짧아야 한다는 것. 왜냐하면 휴식 시간이 길어서 지루해지면 ‘달콤한 시간’이 아니라 ‘지루한 시간’이 될 테니까.

 

 

 

 

 

2. 하루 두 시간만 하기 : 지난 2월에 지방에 있는 시댁에서 명절 연휴를 보내고 돌아와서 병이 났다. 몸살이 났고 목의 임파선이 부었고 허리 디스크가 도졌다. 일을 많이 한 건 아니었다. (일을 잘하는 아래 동서 덕분에 나는 조금만 일했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먼 거리의 이동이 고단했던 모양이다. 체중이 빠져 기운이 없어진 탓도 있을 것 같다.

 

 

최근 체중이 몇 킬로 빠져서 속상했다. 나처럼 마른 체형의 사람은 살이 빠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살이 더 빠지기도 한다. 몸에 이상이 있어 체중이 빠지나 싶어 병원을 다니며 여러 검사를 해 봤다. 병원에서 ‘이상 없음’의 결과를 보고 나서 이런 생각을 했다. ‘책도 끊고 컴퓨터도 끊는다면 살이 찔지도 몰라.’

 

 

내 생활을 잘 관찰해 보면 쉬는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어떤 일을 끝내고 자리에 앉는 시간이 생기면, 자동적으로 내 손은 책을 집거나 컴퓨터를 켠다.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도 사실 피로한 노동이다. 그래서 내 몸이 축나게 된 게 아닐까, 그래서 체중이 빠진 게 아닐까, 해서 책과 컴퓨터를 끊는 게 답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진짜 끊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다. 이건 마치 술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애주가가 술을 끊어야 할 텐데,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면서 끊지 않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런데 책과 컴퓨터를 끊으면 내가 살맛이 나지 않을 것이니, 그저 건강을 위해 책과 컴퓨터로 보내는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마침 내 눈에 잡힌 것, <공부하는 삶>에서 공부는 하루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해서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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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 시간을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가? 그 두 시간을 온전히 열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일을 해야 할 경우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영혼의 자유를 희생하지 않고도 밥벌이를 할 수 있다. 당신이 혼자라면 더욱더 고귀한 목적에 전념할 것이 요구될 것이다. 위대한 인물들은 대부분 어떤 소명을 따랐다. 나는 많은 이들이 지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에 매일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제한된 시간을 최대로 활용하는 법을 배워라. 갈증을 씻어주는 동시에 다시 목마르게 하는 샘에 매일 매일을 쏟아 부어라.

 

- 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저, <공부하는 삶>에서.

....................

 

 

독서로 예를 들면, 하루에 두 시간만 책을 읽는다면 한 달이면 육십 시간 동안 책을 읽는 게 된다. 넉넉히 잡아 열 시간에 한 권을 읽는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여섯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글쓰기로 예를 들면, 하루에 두 시간만 글을 쓴다면 한 달이면 육십 시간 동안 글을 쓰는 게 된다. 무엇을 하든 하루 두 시간씩을 지속해서 한다면 그 합은 굉장한 시간이 될 것이다.

 

 

<공부하는 삶>에서 또 하나의 위안이 되는 건, 책을 많이 읽지 말고 적게 읽되 지적으로 깊이 읽으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많이 읽는다고 좋은 건 아니란다. 지식의 근원은 ‘책’이 아니라 ‘우리의 사유’에 있기 때문이란다. (아, 맘에 드는 말이다. 적게 읽어도 되다니... 다독보다는 정독으로 사유하기라니... 정독하다 보면 저절로 사유하게 되지 않나...)

 

 

결국 나는 ‘치열하게 살까, 말까’에서 ‘말까’를 택했다. 지금보다 책을 적게 읽을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도 적게 할 것이다. (글은 원래 적게 썼으니까 그대로 함.)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 나의 서재활동은 날아가지 못하고, 뛰어가지도 못하고, 걸어가지도 못하고, 기어가는 수준으로 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파워블로거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내 글을 보려는 방문자가 매일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분들을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열심히 글을 쓸 것이다. 많이 쓰겠다는 게 아니고 글을 쓸 땐 최선을 다하겠단 뜻이다. 그런데 그동안에도 글을 쓸 땐 나로선 최선을 다한 것이다. 다만 잘 쓴 글이 되지 못하는 건 내 능력이 거기까지이기 때문일 뿐이다.

 

 

 

 

 

3. 사유의 힘 : <탈무드>에 이런 얘기가 있다.

 

 

랍비 메이어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어느 평화로운 안식일, 메이어가 예배당에서 설교를 하고 있을 때 사고로 집에서 놀던 두 아들이 죽고 말았다. 랍비의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두 아들의 시체를 흰 천으로 덮어 주었다.

 

 

설교를 끝내고 메이어가 집에 돌아오자 아내는 슬픔을 참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얼마 전에 어떤 분이 저에게 아주 귀하고 값진 보석 두 개를 맡기셨지요.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분이 찾아와 맡긴 보석을 돌려 달라고 하지 않겠어요? 이럴 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자 메이어는 아무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보석을 주인에게 돌려주어야지.”

 

 

그의 말에 아내는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사실 조금 전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셨던 두 개의 귀중한 보석을 가지고 하늘로 돌아가셨답니다.”

 

 

아내의 말뜻을 알아차린 메이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 얘기는 최대의 불행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식의 죽음’마저도 생각하기 나름임을 깨닫게 한다.

 

 

이와 비슷한 실화가 있다. 지인 중에 주식에 투자하여 일억 원 가까이 잃은 남편 때문에 속상해 하던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내게 전화해서, 일억 원 때문에 남편과 크게 싸웠다며 곧 이혼할 것이라고 흥분하며 말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서 내게 전화를 한 그의 목소리는 달라져 있었다. 차분하였다. 마음의 평화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주식으로 날린 일억 원을 하나님께 잠시 맡겨 놓았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 다음부터 마음이 편해졌어요.”라고 그가 말했다. (그는 남편의 친구의 아내이다. 우리는 부부 동반으로 많이 만났기 때문에 잘 아는 사이다.)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천국에 갈 수도 있고 지옥에 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중요한 건 어떤 삶을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삶을 해석하느냐가 된다. 사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마음을 평화롭게 만드는 해석, 나는 이것이 사유의 힘 중에서 가장 위대한 힘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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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3 1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5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13-03-04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열하게 살까, 말까 ; 저의 의견은 팔자(타고난 성향, 유전자)에 따라 살게 되죠. 단지 주어진 조건(대개의 경우 환경)에 따라 치열하게 사는 것이 미덕으로, 또는 치열하게 살지 않는 것이 미덕으로 작용하는 운이 따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페크pek0501 2013-03-05 13:51   좋아요 0 | URL
반가운 마립간 님!
반복해 읽게 되는 댓글이에요.
글을 읽다가 반복해서 읽는 부분이 생기는 것은,
이 글을 내 머릿속에 저장해 놓고 싶다, 일 때가 많아요.
님의 댓글이 그렇군요. ^^
 

 

 

 

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한 시대를 뒤흔든 33인의 삶을 분석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책으로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다이애나, 톨스토이, 루소, 사르트르, 알튀세르 등 33인의 삶을 ‘정신분석’이라는 렌즈로 살펴본다.

 

 

 

 

 

 

 

 

 

 

 

 

 

 

 

 

 

 

 

사람들의 일생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경제적 형편, 부모의 성향, 부모와의 관계, 어릴 때의 특별한 경험 등 성장 시절의 환경이나 특징이 어른이 된 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그래서 성장 시절의 삶을 모르고선 한 사람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결국 인간이란 자신이 처한 환경과 인간관계와 여러 경험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존재인 것이다. 즉 인간이란 자신의 천성만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를 통해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톨스토이의 경우엔 10세가 되기 전에 부모를 모두 잃었는데 그래서 그는 죽음의 문제에 대해 집착하게 되었고 그런 그의 집착은 작품 속에서도 나타난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일 것이다. 또 어린 나이에 겪은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단란한 가족의 행복을 맛보며 자라지 못해서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그의 염세주의적인 태도도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만을 통해서 얻은 교훈과 지혜만으로 삶을 산다면 어리석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덜 어리석기 위해서, 현명하기 위해서 우리에겐 타인의 삶을 살펴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유익하다. 타인의 생애를 통해 인간과 삶에 대한 안목을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아쉬운 점은 33인의 삶을 한 권에 담다 보니 각각 한 사람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다. 하지만 이 점은 한 사람의 삶을 한 권에 담은 책과 비교하면 당연할 일일 것이다. 나는 그런 단점보다 여러 명의 삶을 비교하며 한꺼번에 읽을 수 있는 장점에 무게를 두고 읽었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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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 저, <절망은 나의 힘>은 카프카가 쓴 일기, 편지, 산문 등의 글에서 뽑아 쓰고 이에 대해 일본 번역가인 가시라기 히로키가 그의 글마다 설명을 덧붙인 것으로 인간 카프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변신>, <소송> <성(城)>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된 카프카의 배경에는 그의 어두운 정신세계가 있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카프카는 희망보다는 절망에, 낙관보다는 비관에 친숙한 삶을 살았다. 카프카처럼 절망과 비관에 친숙한 삶을 산 작가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어두운 정신세계를 가진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은 어두운 정신세계가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사람을 만들기 때문일 것 같다.

 

 

<절망은 나의 힘>, 절망 속에서 사는 사람도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 같아서 책 제목이 맘에 든다. 실제로 카프카는 그의 절망감과 열등감이 문학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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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이애나의 삶

 

 

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에 따르면 다이애나의 삶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다이애나는 20세 때에 33세의 찰스 왕세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신혼 초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찰스는 다이애나에게 성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둘은 말다툼이 잦았다. 특히 둘째 아들 해리를 낳고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더 나빠지기 시작했다. 찰스 왕세자는 과거의 옛 연인인 카밀라 볼스를 다시 만나기 시작했으며, 다이애나 역시 그녀의 승마 코치인 제임스 휴이트와 염문을 뿌렸다. 결국 두 사람은 이혼하게 된다.

 

 

다이애나의 어린 시절은 평범하다고 할 수 없었다. 그녀가 8세 때에 부모는 이혼을 했고, 그녀가 15세일 땐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재혼하였다. 다이애나로서는 부모 양측 모두에게서 배신과 버림을 당한 셈이다. 그녀는 계모를 미워해서 함께 살기를 거부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집을 오가며 지냈다. 이처럼 혼란스럽고 갈등적인 상황에서 성장한 그녀였기에 어려서부터 매우 공격적이며 충동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찰스와 여왕이 시기할 정도로 폭발적인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시절에도 그녀 자신의 내면은 모호함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정서적 혼란을 겪었다. 미국의 전기 작가 샐리 스미스는 다이애나가 경계성 인격장애를 지닌 것으로 보고, 그녀의 우울증, 정서적 불안정, 편집증, 폭식 등을 주된 증세로 지적한 바 있다.

 

 

1997년 그녀는 아랍계 부호의 아들인 바람둥이 도디 알 파예드와 함께 파리에서 차를 타고 가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지고 만다.

 

 

다이애나의 삶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녀는 20세에 찰스 왕세자와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음에도 그 이후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녀는 영국의 왕세자비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것으로 인생이 완성되지 않았던 것. 오히려 그때부터 파란만장한 새 인생이 펼쳐졌다. 누구나 자신이 열망하는 위치에 오르는 수가 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오를 수 있으나, 그것으로 인생이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다이애나의 삶을 읽고서 카프카가 쓴 다음의 글이 떠올랐다.

 

 

 

 

인간의 근본적인 연약함

 

인간의 근본적인 연약함은 승리를 쟁취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모처럼 손에 넣은 승리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 프란츠 카프카 저, <절망은 나의 힘>에서.

 

 

 

어떤 직업을 갖는 게 목표인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과 결혼하는 게 목표인 사람도 있고, 어떤 계획을 실천하는 게 목표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목표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다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게 아니다. 목표가 이뤄진 다음에도 삶은 계속되는 것이므로. 모처럼 손에 넣은 승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으므로.

 

 

 

 

2. 톨스토이의 삶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모순 덩어리’인지를 알고 있다. 그 점을 나타내기 위해 작가들이 쓴 소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인간이 ‘모순 덩어리’임을 보여 주는 삶을 산 작가가 있다. 바로 톨스토이다. 이병욱 저, <정신분석을 통해 본 욕망과 환상의 세계>에서 조명한 톨스토이는 말과 행동이 다른 모순적인 삶을 살았다.

 

 

이 책에 따르면 톨스토이는 인도주의에 입각한 비폭력 무저항주의자라 할 수 있다. 그는 50대에 극심한 회의론에 빠져 그 후로부터 죽을 때까지 극단적인 금욕주의와 무소유사상 및 비폭력주의에 바탕을 둔 이타적인 기독교 신앙에 몰두했다.

 

 

톨스토이가 내세운 신앙적 지침은 다음의 다섯 가지이다. “첫째, 화내지 말라. 둘째, 간음하지 말라. 셋째, 맹세하지 말라. 넷째, 악에 대해 폭력으로 대항하지 말라. 다섯째,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 이 다섯 가지 실천 도덕이야말로 그가 내세운 톨스토이즘의 핵심이 되는 지침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사랑하라’라고 강조하는 것과 다르게 그는 아내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는 결혼 초기에는 행복한 시간이 있기도 했지만, 말기로 갈수록 "결혼이란 단지 무덤에 불과한 끔찍스런 재앙"처럼 불행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특히 그가 가족을 위한 아무런 대안이 없이 자신의 영지를 농민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신의 엄청난 저작권 수입조차 추종자들에게 넘겨주고자 해서 아내 소피아와 큰 마찰을 일으켰다. 더욱이 말년엔 톨스토이 사상의 열렬한 추종자이던 블라디미르 체르트코프가 이들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 이간질함으로써 부부 사이가 더 악화되어, 톨스토이는 82세에 병든 몸으로 가출하여 폐렴에 걸려 조그만 시골 역에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딸들이 결혼하는 것에 대해 ‘결혼은 무덤이요 지옥이라며 끝까지 반대하는 입장을’ 보일 만큼 결혼에 대한 환멸감을 표시했다. 그가 쓴 일기를 보면, 결혼 초부터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톨스토이는 여성혐오증이 있는 금욕주의자로서 대중에겐 금욕적 생활 태도를 요구하였으나, 이와 모순되게도 무려 12명의 자식들을 둘 만큼 왕성한 성욕을 보였다. 또한 그는 인간은 사랑이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음을 주장하였으나, 이와 모순되게도 그 누구도 신뢰하지 않았으며 자신보다 총명하고 행복한 사람들에 대해 강한 질투심을 지녔다. 한마디로 톨스토이의 인생은 모순으로 가득 찬 인생의 한 전형이었다.

 

 

톨스토이의 삶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는 41세에 <전쟁과 평화>를 그리고 49세에 <안나 카레니나>를 완성하여 발표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자리를 굳힐 수 있었음에도 그 이후 극심한 염세주의 및 우울증에 빠졌고 행복한 생활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다. 가고 싶지 않은 인생의 곁길로 들어서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톨스토이의 삶을 읽고서 카프카가 쓴 다음의 글이 떠올랐다.

 

 

 

 

인생의 곁길로 새다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곁길로 새는 일이다. 원래는 어디로 향하고 있었던가. 뒤돌아보는 일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 프란츠 카프카 저, <절망은 나의 힘>에서.

 

 

 

우리는 앞으로 로또 복권에 당첨이 되는 것과 같은 행운을 갖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90퍼센트 이상이 실패한 삶을 산다는 통계가 있듯이, 자신이 바라던 위치에 도달했다고 해도 그것 자체가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교훈이다. 오히려 이때가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는, 인생의 갈림길에 놓이는 중요한 때이므로. 자신이 가고 싶었던 길로 가느냐 아니면 가고 싶지 않았던 곁길로 새느냐의 문제가 남아 있으므로.

 

 

 

 

3. 이 글을 쓰면서 든 생각

 

 

우리는 성공과 행복의 관계에 대하여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바라던 방향으로 무조건 성공만 하면 행복한 삶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성공과 행복을 다른 각도로 보면 그 둘의 다른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성공해야 행복한 삶이 되는 게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 삶이 된다는 것을.

 

 

그래서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중요한 건 성공이 아니라 행복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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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2-18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에 있어서) 성공이 아니라 행복에 중요성을 두려면,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어두운 정신세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스스로 행복해질 수가 없는 모순을 낳는군요.

페크pek0501 2013-02-19 20:33   좋아요 0 | URL
아하하... 마립간 님.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사람이 오히려 안 행복한 것 같아요. 그 반대로 생각 많지 않고 낙천적인 사람이 즐겁게 사는 듯해요. 우리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살아요. ㅋㅋ
저는 요즘 대충 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한답니다. 그냥 대충 대충요.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는...
첫 댓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크아이즈 2013-02-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절망은 나의 힘 - 제목 한 번 맘에 듭니다.
기형도가 질투는 나의 힘이라고 중얼거렸을 때 혹 이 책이 곁에 있었던 건 아니겠지요. ㅋ
날마다 절망이고, 날마다 흔들리고, 날마다 타협하는 저는 제 내면의 풍경을 누가 스캔이라도 할까 두렵습니다.
성공보단 행복이란 그 말에 위안을 삼으며 추천 날리고 도망갑니다.^^*

페크pek0501 2013-02-19 20:38   좋아요 0 | URL
호호~~ 고마운 님아... ㅋㅋ
저는 열등감은 나의 힘, 이라고 외치며 살겠사와요.
오늘 외출했었는데 겨울바람이 찼어요. 우리의 마음은 봄이길 바랍니다. ^^
님으로부터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

마태우스 2013-02-1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카프카는 왜 자기 작품을 그리도 부끄러워했을까요. 태워버리라고 했던 것 같은데..
2) 다이애나는 그래도 많은 것을 누리고 산 사람인데, 의외로 추앙받더라고요. 사실 전 그게 지금도 미스테리예요. 물론 좋은 일도했지만, 음음... 오드리헵번과는 좀 다른 경우 같던데...
3) 저는 실패 안하는 10%가 될 거예요. 되게만 좀 해주세요^^ 벌써 복권산지 10년째, 꼬박꼬박 샀으니 언젠가 되겠죠?^^

페크pek0501 2013-02-21 13:36   좋아요 0 | URL
아, 반가운 마태우스 님!!!!!!!!!!

1) 세계적으로 탁월하다고 인정받게 된 작가들 중엔 그런 작가들이 많더군요. 글의 눈높이가 높아서가 아닐까요. 또 글에 대한 높은 안목으로 자신의 글에 어떤 결함이 있는지 잘 알아서가 아닐까요. 누군가가 말했듯이(니체였던가? 모르겠음) 자기 작품에 만족하는 사람은 싸구려 예술가뿐인지도 모르겠어요.

2) 그녀가 추앙 받는 건 워낙 국민들의 인기를 받고 있었던 터에, 왕세자비의 지위를 잃을 수 있는 이혼을 과감하게 하고 나서 세계 곳곳을 다니며 여러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인 듯해요. 또 남편의 외도로 인해 그녀가 받은 상처에 대한 국민들의 연민도 작용했을 듯하네요. 이것 말고도 그녀가 얻은 인기엔 그녀의 미모와 매력도 영향을 미쳤을 듯...

3) 으음~~ 저는 님이 (소액은 괜찮지만) 거액의 복권 당첨이 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아요. 그 돈을 지금은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지만 또 그걸 실천할 수 있지만, 아마 큰돈이 생기면 논문을 열심히 쓰지 않을 걸요. 그리고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일이 생기면 ‘당장 학교를 때려치울까’하는 생각으로 갈등하는 시간이 생길 것 같고 그 갈등은 님을 불행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모아 가는 그 즐거움을 잃을 수 있어요. 월급을 푼돈으로 여기게 될 테니까요.
또 친구를 잃을 수도 있어요. 아마 친구들과 식사하면 자동으로 님이 내야 할 것이고 한 번이라도 안 내면 그 친구가 섭섭해 할 거예요. 복권에 당첨까지 됐는데 짜게 군다고... 한마디로 인간관계가 피곤해지죠. 그래서 남들에겐 복권 당첨을 비밀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할 거예요.
저는 자신이 노동한 대가로(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수입을 얻는 게 참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도 막상 복권 당첨의 행운이 오면 기절하게 좋아하겠지만요...ㅋㅋ)

(님 덕분에 제 생각을 정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감사~~^^)

마태우스 2013-02-23 14:28   좋아요 0 | URL
3번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요, 저는 아내랑 복권이 됐을 때에 대비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무지하게 많이 했어요. 돈은 건드리지 않고 이자만 가지고 뭔가를 할 거구요, 지금까지 그냥 살던대로 살 거예요.주위 사람들에게 절대 비밀로 할 거예요. 전 의외로 입이 무거울 땐 무겁답니다. 뭐, 훈련과 실제는 다를 테지만, 그래도 훈련을 전혀 안한 사람과는 다르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페크언니, 되도록 좀 도와주세요. 오늘밤 추첨입니다^^

페크pek0501 2013-02-25 20:05   좋아요 0 | URL
제가 뭐 힘이 있나요... 후후후~~~ 입이 무거우시군요. 그래도 당첨되면 저에겐 알려 주세요. 두 분이 어떻게 그 돈을 쓰고 사시는지 궁금하거든요. 참고로 저도 입이 무겁습니다. 으음~~ 오늘밤 추첨인 것도 궁금... 앞으로 추첨인 것도 궁금... 꾸준히 10년째 사셨다니 언젠가 될 것 같아요. 행운을 빌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3-02-2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나 배우자와 불화한 작가들이 많죠.안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이 더 힘들죠.작픔에 감동했다가 그 작가의 생애를 알고 막장드라마 같아서 충격을 받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저는 그 정도는 감안하고 읽습니다.저는 오히려 막장드라마 같은 생을 산 작가들에게 흥미가 있습니다.

페크pek0501 2013-02-25 20:09   좋아요 0 | URL
막장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아봐야 삶이 뭔지 조금 알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좋은 소설을 쓰려면 고통의 쓴맛을 봐야 한다는 거죠.
다양하게 느끼고 깊이 느끼려면 막장드라마 같은 인생이 최고죠.

그런데 님은 오랜만에 방문하시는 것 같군요. 반갑습니다. ^^

2013-02-26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3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G. 버나드 쇼 저, <쇼에게 세상을 묻다>

 

 

 

 

 

 

 

 

 

 

 

 

 

 

이 책은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이란 부제가 달려 있다.

 

 

 

버나드 쇼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말년의 역작. 이 책에서 저자는 일생 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현대 사회의 정치적인 모든 것을 낱낱이 드러낸다. 버나드 쇼의 표현대로라면, "무지한 노인네가 그 동안 공부하고 일평생 세상사람들과 부딪히고 냉엄한 현실을 겪으면서 가까스로 알게 된 기초적인 사회정학을 그것조차 모르는 더 무지한 사람들과 나누려는 시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셰익스피어 이래 최고의 극작가"이자 영국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사상가로서 버나드 쇼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직까지도 숱하게 인용되는 그의 명언들이 과연 어떤 사상적 맥락 속에서 탄생한 것인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알라딘, 책소개)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차례’에 나와 있는 다음의 문구를 읽고서 끌렸기 때문이다.

 

“현명함은 경험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비례한다.”

“도둑질은 도둑이 하면 죄가 되지만 금융가들이 하면 능력이 된다.”

“의지와 지식이 있는 한 사람이 의지도 지식도 없는 열 사람을 항상 이기기 마련이다.”

“세상에 황금률 따위는 없다는 것이 바로 황금률이다.”

“우리 사회는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를 모두 필요로 한다. 낙관론자가 비행기를 발명하면 비관론자는 낙하산을 발명한다.”

 

 

이 책을 사고 뿌듯했다. 정치, 경제, 종교, 문화 전반의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내는 버나드 쇼의 입담을 감상하는 일은 즐겁다. 세상을 통찰한 버나드 쇼(1856~1950)의 시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밑줄긋기

 

 

 

우리 중 최고라는 사람도 99퍼센트는 군중에 속하고 1퍼센트만 적임자에 속한다. 그래서 자기가 아는 몇 가지가 다인 줄 알고 자기가 모르는 수많은 것들은 받아들일 여유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자만’이라는 천박한 질병에 시달린다. 나는 몇 가지는 매우 잘한다. 하지만 그 밖의 분야에서 구제불능의 얼간이나 다름없는 내 모습을 보며 나의 자부심은 산산조각나고 만다. 결국 군중의 권리를 옹호하는 것은 나 자신의 권리를 옹호하는 셈이다. - 51쪽~52쪽.

 

 

 

 

 

 

 

현재 신문을 보면 한 가구당 소득은 주당 40실링인데 그 중 14실링이 임대료로 나간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땅주인이 너무 많은 몫을 가져간다고가 아니라 자기들 수입이 너무 적다고 불평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주의 권리는 집행관과 브로커, 경찰, 심지어 모든 육해공군의 비호를 받기 때문이다. 임대료를 내고 남은 돈으로 사람들이 소비를 할 수 있어야 노점 상인들도 임대료를 낼 수 있게 된다. 부자 의원들의 재산은 노동자들에게 임대료를 받고 그들을 저임금으로 고용한 결과다. - 65쪽~66쪽.

 

 

 

 

 

 

 

지금의 우리 사회처럼 생산수단이 사유화되고 소득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는 계급사회로 가기 마련이다. 계급사회에서는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직업을 선택할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당한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무능력과 실패는 대부분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둥근 구멍에 네모난 말뚝을 끼우려는 사회적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다보니 나타난 결과다. - 83쪽.

 

 

 

 

 

 

 

만약 은행고객들이 금융이 무엇인지, 그리고 은행은 어떻게 해서 호화로운 건물을 사용하면서 고객들에게 그렇게나 많은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면, 아마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시민으로서의 자질이다. 그러나 학창시절에 기껏 배우는 것이라고는 사어가 된 라틴어로 유베날리스의 외설스러운 풍자시를 읽는 것뿐이다. - 145쪽.

 

 

 

 

 

 

 

군인들이 모두 전쟁에 찬성하고 민간인들은 전쟁에 반대할 것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그 반대가 진실에 더 가깝다. - 225쪽.

 

 

 

 

 

 

 

H.G. 웰스는 우리 젊은이들이 영웅적인 모험심을 가져야만 한다고 강력히 설득하면서 지혜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그러한 기회가 없다면, 젊은이들은 정치적 잘못을 저지르거나 헛된 스포츠에 인생을 낭비할 것이다. ‘악마는 노동을 게을리 하는 자에게 해코지한다’는 격언은 ‘자질이나 재능을 썩히고 있는 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 228쪽.

 

 

 

 

 

 

 

우리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전쟁과 우상화된 정복자 개념뿐만 아니라 실제 전쟁을 치르는 살아있는 인간을 하나의 인간 유형으로서 고찰해야 한다. 우리가 흑인, 유색인, 황인, 백인이라고 부르는 다양한 인종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명화된 사회에는 군인, 경제인, 종교인, 과학인 등이 존재하고 정치가는 이들 각각에 대한 지식과 연구가 필요하다. 어떤 이유로든 이들을 공통된 인간성으로 뭉뚱그려 생각하는 것은 문제를 일으킨다. - 228쪽.

 

 

 

 

 

밑줄긋기는 요기까지...

더 읽지 못했으므로...

 

 

 

..........................................................

설날을 쇠러 2박 3일, 지방에 갔다옵니다.

여러분, 설날 즐겁게 보내세요.

저도 즐겁게 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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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3-02-1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언냐도 설 잘 보내셨나요?
저도 오늘에서야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비밀 댓글 ㅋ) 무플 방지에 제가 먼저 앞장서야 했는데 한 발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들렀답니다. 뭐 댓글 없어도 글만 좋음 됐지 넘 신경 쓰시지 마시어요. 우리가! 있잖아요^^*

페크pek0501 2013-02-14 12:5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아휴, 웃겨요.
우리가 있잖아요, 라는 말에 감동해요. 아주 좋은 말이에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요즘 팜 님의 잘 나가는 글발을 축하드립니다.^^

종이달 2022-05-20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2-05-24 12:5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