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어떻게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글을 만나면 그 글을 여러 번 읽게 된다. 이 글도 그랬다. 각각의 낱말에 대해 알맞게 표현한 저자의 능력이 경이롭게 느껴져서 여러 번 읽었다.

 

 

 

여러분도 읽어 보시길...

 

 

 

 

 

두려움이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커다란 나쁜 일이 있고, 또 개인이 그것을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내포한다. 또 비애란 누군가에게 지극히 소중한

 

사람 혹은 사물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을 담고 있으며, 분노는 큰 가치를 부여하는 어떤

 

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심하게 손상되었다는 생각을 함축한다. 그리고 연민이란 타인이

 

스스로의 잘못에 의한 것도 아니고 그들 자신의 책임 너머에 있는 것들에 의해 적지 않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내포하며, 희망이란 미래의 행복이 철저하게 누군가의 통제

 

하에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함축한다.

 

 

- 마사 누스바움 저, <시적 정의>, 129쪽.

 

 

 

 

알맞은 표현이 아름다웠다. 마치 덥지도, 춥지도 않아 산책하기에 딱 알맞은 날씨처럼 아름다웠다.

 

 

 

나는 이런 글에 감탄한다. 이렇게 감탄하는 재미가 내가 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우리에게 문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하여 역설하는 책.

 

 

 

 

 

 

이 책을 3일 만에 다 읽었다.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책 읽기는 쉬운데 글쓰기는 어렵다.

 

 

 

 

 

 

..........

그런데 오늘 보니 어제의 방문자 수가 128명이었다. 새 글이 없는데 무슨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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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10-1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깔끔한 정의를 내리기도 참 어렵겠죠? 가끔 군더더기없는 요런 글 보면 부러워요~
님이 궁금해서 들어와본 방문자들? 저처럼요. ㅎ

페크pek0501 2013-10-14 08:58   좋아요 0 | URL
반가운 세실 님.
그렇죠? 저도 저 정도로 낱말에 정의를 내릴 수 있는 경지에 가 있다면 좋겠어요.
그럴 능력이 없으니 그런 걸 감상하는 즐거움에 만족해야 할듯해요.ㅋㅋ

아, 저를 궁금해서 들어오시는 방문자들이라면,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행복한 일이지요. (그러나 확실히 모르겠다는...ㅋ)

기분 좋은 가을날이 되시길...

stella.K 2013-10-14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뜻 보면 왠지 어려운 책 일것만 같은데 읽으시기에 퍽 괜찮은 책인가 봅니다.
리뷰 써 주세요!!!ㅋㅋ

페크pek0501 2013-10-16 11:56   좋아요 0 | URL
아, 반가워요.
시적 정의, 잘 안 읽혀지는 부분이 있답니다. 그렇지만 핵심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게 하는 책이지요.
리뷰... 으음... 써야겠군요.
이달 안으로 써 보겠습니다. ㅋㅋ

yamoo 2013-10-16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페크님은 저런 식의 개념 정의를 좋아하시는 군요!
저는 엠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에 나오는 개념 정의를 좋아라 해요~ 위트와 재기가 넘치는 개념 정의..^^

심플하게 정의를 내리는 게 아주 내공이 깊지 않으면 쉽지 않지요.
그나저나 시적정의..저도 페크님의 리뷰를 기대합니다~!^^

페크pek0501 2013-10-17 12:49   좋아요 0 | URL
<악마의 사전>, 찾아봤더니 이야기가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책이네요.
사 보고 말겠어요. ㅋㅋ 님 덕분에 좋은 책 알았네요.

리뷰 기대? 급부담되잖아요. 히히~~

순오기 2013-10-17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시적 정의>는 안 읽어서 모르지만 인용한 정의에 끄덕여집니다.
김소연의 <마음사전>에서 풀어쓴 글에도 공감이 갔어요.
예를 들면
'행복은 스며들지만, 기쁨은 달려든다. 행복은 자잘한 알갱이들로 차곡차곡 채워진 상태이지만, 기쁨은 커다란 알갱이들로 후두둑 채워진 상태다. 기쁨은 전염성이 강하지만, 행복은 전염되기 힘들다. 남의 기쁨에는 쉽게 동조되지만, 남의 행복에는 그렇지가 않다. 약간의 질투와 약간의 모호성, 그것이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

페크pek0501 2013-10-17 12:51   좋아요 0 | URL
<마음사전>은 제가 찜해 놓은 책이랍니다.
순오기 님은 이미 읽으셨군요. 행복과 기쁨의 차이, 그렇군요.
미묘한 차이인 줄 알았는데, 큰 차이가 있네요.

좋은 글 옮겨 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

순오기 2013-10-18 03:37   좋아요 0 | URL
문제는 읽은 책에 대해 이미지 정도만 기억하고 자잘한 것들은 다 잊고 산다는 것.ㅠ 그래도 그 느낌에 의지해 필요할 때 뒤적뒤적 찾아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yamoo 2013-10-18 17:14   좋아요 0 | URL
맞어요...정말 그래요...책을 읽고 시간이 지나면 이미지 정도만 기억하고 암것두 생각이 안나요..ㅜㅜ

페크pek0501 2013-10-20 00:18   좋아요 0 | URL
맞아요2... 정말 그래요...
저도 책을 읽긴 분명히 읽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으음... 순오기 님과 야무 님이 댓글을 주고받는 이곳이 제 서재라는 게 기분 좋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ㅋㅋ

희망찬샘 2013-10-22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들이 우찌 이리 많을까요?! 좋은 책 주으러 다닙니다. ^^

페크pek0501 2013-10-22 18:01   좋아요 0 | URL
글쎄말입니다. 좋은 책은 많고 그것에 비해 시간은 없고 그렇습니다.
알라딘의 좋은 점은 좋은 책을 사지 않고도 맛볼 수 있는 점인 것 같아요.
또 책 선택에 있어서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해 주는 점인 것 같아요.
좋은 가을 되세요. ^^

 

 

 

1.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갑자기 궁금해졌다. ‘스티븐 킹이 일 년에 책을 몇 권 읽는다고 했더라?’ 나와 비교하고 싶었던 거다.

 

 

그래서 그의 책 <유혹하는 글쓰기>를 찾아봤다. 책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책장이 있는 거실과 책이 쌓여 있는 안방을 오가면서 찾으니 안방 침대 옆에 수십 권의 책이 쌓여 있는 곳의 맨 아래에 있었다. 책 176쪽에 보니까 일 년에 70~80권쯤 읽는데, 주로 소설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읽으니 그가 주로 소설만 읽는다는 사실이 실망스러웠다. 그런 대작가가 겨우 소설만 읽다니. 그 정도의 작가라면 철학, 사회학, 심리학, 윤리학, 종교, 역사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섭렵해야 되는 것 아닌가.

 

 

‘주로 소설만 읽는다.’

 

 

이 말은 소설만 읽으면 좋은 소설을 쓸 수 있을 정도로 소설엔 심오한 통찰이 들어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자신은 심오한 통찰력이 있어서 다른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이 소설만 읽어도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알기론,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인간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삶과 세상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선 그것들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지만.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나는 독서 속도가 느린 편인데도 대개 일 년에 책을 70~80권쯤 읽는다. 주로 소설이다. 그러나 공부를 위해 읽는 게 아니라 독서가 좋아서 읽는 것이다. 나는 밤마다 내 파란 의자에 기대앉아 책을 읽는다. 소설을 읽는 것도 소설을 연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 스티븐 킹 저, <유혹하는 글쓰기>, 176쪽.

 

 

 

글을 잘 쓰려면 우선 책을 읽는 것을 무지 좋아해야 한다는 말이겠다. 많이 읽고 많이 써 보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다시 읽었다.

 

 

 

 

 

 

 

 

 

 

 

 

 

 

 

 

 

 

 

 

 

 

2.

책을 읽을 때 연필로 인상적인 문장에 밑줄을 긋기도 하고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적어 놓기도 하는 습관이 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무릇 사랑이란 이별의 순간이 올 때까지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 칼릴 지브란 저, <예언자>, 12쪽.

 

 

 

내 느낌이나 생각 :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나서 알았다. 내가 아버지를 무척 좋아했다는 것을. 이상한 일이다. 살아 계셨을 땐 보고 싶은 적이 없었는데, 만날 수 없는 지금은 아버지가 보고 싶다. 그리운 아버지가 되어 버렸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이별의 순간이 올 때까지 그 깊이를 알지 못하는가 보다.

 

 

 

 

죄책감이란 초대하지 않아도 밤중에 찾아와 사람들을 깨우고 스스로를 들여다보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 칼릴 지브란 저, <예언자>, 47쪽.

 

 

 

내 느낌이나 생각 : 죄책감을 갖고 산다면 행복은 가질 수 없다. 죄책감과 행복은 양립하기 어려운 법이니까. 그러니 죄를 짓고 살지 말 것.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발 뻗고 못 잔다.’는 말이 있다. 만약 둘 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때리는 사람이 되기보단 차라리 맞는 사람이 될 것.

 

 

 

 

 

 

 

 

 

 

 

 

 

 

 

 

 

 

3.

누군가가 책을 빌려 달라고 하면 빌려 주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위의 1번처럼) 스티븐 킹의 책을 찾아봤듯이 이미 읽은 책을 다시 보길 좋아하는데, 누군가가 빌려 가서 그 책이 집에 없을 경우 마음이 답답하기 때문이다. 과장해서 말하면 신경질이 나기 때문이다. 책을 빌려 간 사람들의 공통점은 빨리 되돌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위의 2번처럼) 내 책들 중엔 내 느낌이나 생각을 적어 놓은 게 많아서 누군가가 읽을까 봐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마치 누군가가 내 비밀스런 일기를 보는 것 같아 싫은 것이다. 나의 유치한 생각을 들킬 수 있으니까.

 

 

책을 빌려 주지 않는 게 미안하긴 하다. 그래서 아예 새 책을 사서 선물한 적이 몇 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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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3-10-06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공감,
2. 완전 공감,
3. 으아아아아 어쩜 좋아요. 완전 공감 백만스물아홉열이예요!!! 특히,「책을 빌려 간 사람들의 공통점을 빨리 되돌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요. 저에게 책을 빌려 간 사람들의 공통점은 분명히 빌려달라고 해놓고는 선물받았다고 생각한다는 점이예요. ㅋㅋ

페크pek0501 2013-10-07 12:43   좋아요 0 | URL
아, 공감 많이 하시는군요. 님은 스케일이 크세요. 백만스물아홉열... ㅋㅋ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책을 빌려 주기 싫어하는 점이 아닐까 해요.
메리포핀스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13-10-06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스티븐 킹이 그런 말을 했던가요? 저 그책 읽었는데...즐기면서 하는 사람 못 당한다잖아요.
뭐든 즐기며 하면 좋겠죠. 전 몇 년째 소설 한 번 써 보겠다고 하곤 여태 못 쓰고 있어요.ㅠ 그런데 소설만 읽고 소설을 그렇게 잘 쓰는 사람이 되다니 배가 좀 아프군요.ㅎ
2. 그게 참 그렇더라구요. 저도 오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헤어지고나니 그립고, 보고 싶고,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그래요. 그렇다고 다시 살아 돌아오면 사랑하게 될까? 거기엔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마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많이 사랑하게 될 것 같진 않겠더라구요. 또 그런 일은 없을 거니꺼 그런 상상은 필요없겠죠. 사람은 이별의 순간이 와야 사실은 미워했던 게 아니라 좋아했는데 그걸 잘못 이해하고 있었구나 생각해요.ㅠ
<예언자>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3. 전 중요하게 갖고 있을 책이 아니면 그냥 줘요. 지금도 할 수만 있으면 주고 싶은데 귀찮아서 못 줘요.ㅠ

페크pek0501 2013-10-07 12:46   좋아요 0 | URL
1. 글 잘 쓰는 사람한테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물어 보니, 뭐 별로 안 읽어요, 그러면서 글을 잘 써서 얄미웠던 기억이 있어요. ㅋ

2. 아버지를 좋아했지만 만나려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서 또 자주 봐서, 보고 싶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이젠 만날 수가 없으니 그리워집니다.

3. 님은 욕심이 없는 것 같군요. 저는 다른 건 안 그런데 책 욕심은 좀 있나 봐요.ㅋㅋ


수이 2013-10-07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릴 지브란, 좋아요.

페크pek0501 2013-10-07 12:47   좋아요 0 | URL
앤 님, 저도 좋아요.
괜히 명성이 있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유명한 작품은 왜 유명한지 알아보는 즐거움이 고전을 읽게 만들어요.
궁금해서 말이죠.


마립간 2013-10-07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알라디너 책을 강간하듯이 읽는다는 표현을 했을 때, 저는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아마 페이지를 접고,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는 것을 텐데.

책에 관해 강박적인 결벽증이 있는 저는 책을 빌려 주는 것도 잘 못 합니다. 마치 아이를 맡겨 놓은 느낌, 어디가서 무시당하는(읽히지 않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학대(라면 냄비 받침) 당하는 것은 아닌지.

책을 빌려 주기는 하는데, 확실히 독서와 책을 좋아하고 빌려 주었을 때, 책에게 무시와 학대를 하지 않을 사람에게만 빌려줍니다.

페크pek0501 2013-10-08 13:56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책을 강간하다... 처음 들어보는데요, 아마 깊이 읽는다는 걸 뜻하나 보죠?
학대(라면 냄비 받침)라는 표현은 참 재밌는데요. 님도 유머가 있으시네요. ㅋㅋ
님은 책을 자식처럼 여기시는군요. 그리고 상대를 선별해서 책을 빌려 주시는군요.
결론은 님도 책을 무척 아낀다, 가 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2013-10-08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9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3-10-0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은 소설쓰기에 타고난 천재 같아요. 비교 불가함으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ㅋㅋ
나도 책을 빌려주기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도서관으로 전환하니 무한대출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페크pek0501 2013-10-08 13:58   좋아요 0 | URL
순오기 님, 도서관은 잘 되고 있겠죠?
저는 일을 벌이는 걸 싫어해서 님 같은 분을 보면 존경스럽답니다.
뭐랄까, 그릇이 커 보인다고나 할까요.
높은 위치에 있게 되면 작은 것에 마음을 비워야 큰 것을 얻게 된다, 하는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순오기 님이 방문하시면 옛 고향 친구가 찾아오듯 반갑답니다. 제가 처음 서재를 꾸리던 초보 시절에 알게 되어 그런가 봐요.^^)

세실 2013-10-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번 읽고 난 책은 대부분 두번 안 읽게 되더라구요. 사랑하는 몇권을 제외하고는 아낌없이 줍니다. 물론 가끔은 아쉬울때가 있어요^^

페크pek0501 2013-10-08 14:00   좋아요 0 | URL
세실 님은 제 안목으로 볼 때, 쿨한 성격이실 것 같아요.
성격 좋다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들으시죠?
저는 좀 까칠한 면이 있답니다. 단, 남들이 잘 몰라요.
외동딸 치고 성격이 좋단 말을 들어요. 그런데 저는 알죠. 킥킥~~

프레이야 2013-10-07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어진 책을 보면 그사람의 마음, 정확히 말하면 욕망과 결핍을 대체로 눈치챌 수 있죠. 긍정적으로요. 같은 이유로 읽은 책은 빌려주기가 꺼려지는걸까요, 전^^ 근데 타인의 밑줄 그어진 책은 괜찮으니 무슨 심리일까요?ㅎㅎ 페크님 참 좋은 계절 이제 마음이 어떠신지요? ^^

페크pek0501 2013-10-08 14:04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욕망과 결핍을 알 수 있군요.
저는 저의 유치한 생각을 알게 될까 봐 빌려 주기 싫어요.수준 낮음이 탄로 나는 게 싫거든요.ㅋㅋ

제 마음요?
으음... 아버지 생각이 자꾸 나고 그러면 쓸쓸해지고... 그러다가 부모상을 당하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인데 싶어, 그러고도 태연하게 사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고 그래요.
그래도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시간엔 집중할 수 있어서 쓸쓸함이 느껴지지 않아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답니다. 빨리 많은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어요.

서울은 지금 비가 와요. 촉촉한 날입니다. 먼지 일으키며 청소나 해야겠어요. 호호~~
고맙습니다.

yamoo 2013-10-0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아, 킹이 소설만 읽는 군요. 전 첨알았습니다!
2. 공감!
3. 완전 공감!!!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읽은지가 언제인지....읽을 때 줄을 좍좍 그었던 기억만 나고, 책의 내용은 정말 하나도 기억이 없네요. 인용해 주신 부분을 보니, 생각이 나는 것도 같고...
칼릴 지브란 인용글에 덧붙이신 페크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페크pek0501 2013-10-08 14:06   좋아요 0 | URL
예, 야무 님, 저도 그가 소설만 주로 읽는다고 해서 놀랐죠.
알랭 드 보통처럼 철학책을 많이 읽을 줄 알았죠.
공감하시는군요.

“칼릴 지브란 인용글에 덧붙이신 페크님의 글이 더 좋습니다^^”
- 요런 댓글을 읽으면 저의 행복지수는 높아집니다용.
비오는 날입니다. 멋진 하루 보내세요.^^

oren 2013-10-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킹이 소설만 주로 읽는다는 얘기가 흥미롭군요. 그러나 제 생각엔 그도 아마 매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섭렵하고 난 뒤에 '지금은' 주로 소설 위주로 책을 읽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그의 얘기를 듣고 보니 [네이버 지식인의 소재]에 소개된 기 소르망의 얘기도 떠오르네요.(기 소르망 역시 젊어서 이미 다른 수많은 책들을 섭렵한 이후에 '지금은 주로 소설을 읽는다'는 얘기이지 싶어요.)

* * *

소설은 내 영감의 원천

제가 주로 읽는 책은 소설이에요. 제가 철학, 정치, 경제 등을 다루는 비소설 장르 작가이다 보니 다소 이상할 수 있는데요. 저는 비소설 보다는 소설을 더 좋아하고, 소설에서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소설은 저의 영감의 주요 원천인 셈이죠. 어떤 나라의 소설이든 상관없습니다. 제가 미국 소설을 좋아하고 미국 소설을 많이 읽긴 했지만, 그게 소설이기만 하다면 그리고 현실에 근거한 것이면 어떤 것에도 차이를 두지 않습니다. 저는 비소설 보다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들과 문화 그리고 문명에 대해 더 많이 배웁니다.

페크pek0501 2013-10-10 11:23   좋아요 0 | URL
오렌 님이 방문하셨군요.
아, 님의 말씀이 맞을 것 같아요.ㅋㅋ
그렇다면, 스티븐 킹이 이렇게 "예전엔 이러이러한 책을 읽었는데, 요즘은 주로 소설을 읽는다."라고 정확하게 써야 될 것 같군요.
사실 글 잘 쓰는 작가들은 무슨 책을 읽는지가 저도 그렇고 궁금한 사람들이 많을 듯해요.

소설은 영감의 원천, 이라는 구절을 새기게 되네요.
요즘은 다른 책을 읽느라 소설과 친하지 않는데, 저도 소설을 많이 읽어야겠어요.

독야청청 2013-10-1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글을 우연히 보았지만 적극 공감! 저도 여간해서 책 빌려주지 않는답니다...

페크pek0501 2013-10-13 13:10   좋아요 0 | URL
새 손님이시군요. 반갑습니다.

책을 빌려 주기 싫은 건 아마 책을 좋아하는 분들의 공통점일 듯싶어요.

노이에자이트 2013-10-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릴러 작가 중에 딘 쿤츠도 글쓰기에 관한 책을 냈죠.제목도 멋집니다.<베스트셀러 쓰는 법>.내용도 재밌습니다.

페크pek0501 2013-10-22 17:57   좋아요 0 | URL
아, 그 책 재밌겠는데요...
베스트셀러 쓰는 법이란 독자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법, 일 것 같아요.
관심이 갑니다. 검색해 보겠습니다. ㅋ

몸이 골골... 감기 기운이 있어요.
환절기이니 감기 조심하세요.

오랜만의 방문에 반갑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3-10-23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건강합니다.페크 님도 푹 쉬면 나아질 겁니다.

페크pek0501 2013-10-24 10:29   좋아요 0 | URL
감기 골골... 하다가 나았어요.
그런데 입가에 뭐가 났네요. 역쉬~~ 몸 컨디션이 별로인 가 봐요. ^^
 

 

 

1. 고친 문장 : 그저께 서재에 올린 글에서 오늘 이런 문장을 고쳤다.

 

 

(1)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았다.

(2)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1)의 문장으로 썼다가 틀린 것 같아 (2)의 문장으로 고쳤다.

 

 

 

 

 

 

 

2. 찜찜한 느낌 : 서재에 글을 올린 뒤에 틀린 문장을 발견하는 일이 자주 있어서인지 글을 올리고 나면 이런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부엌의 가스 불을 끄지 않고 외출을 한 느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은 느낌.

음식점에서 음식값을 내고 거스름돈을 덜 받은 느낌.

여행에 꼭 필요한 물품을 빼놓고 여행 가방을 싼 느낌.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는 중에 실수로 전화를 끊은 느낌.

 

 

아마 완벽한 글을 쓰고 싶은 내 의지에 비해 내 능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느낌인가 보다.

 

 

‘완벽주의를 지향하다 보면 삶이 고단해진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냥 넘길 줄도 아는 것이 삶의 지혜일 수 있다’고 마음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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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6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07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이런 글을 읽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길, 문학과 예술은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단순히 “일어난 일들”을 보여주는 반면, 문예 작품은 인간 삶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역사는, 인간 삶의 일반적 가능성을 재현하든 아니든, 실제로 일어난 사실을 단순히 기록한다. 반면 문학은 독자가 스스로에게 의문을 갖도록 요청하면서 일어날 법한 일들에 주목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옳다. 대부분의 역사적 글과는 달리, 문학 작품은 일반적으로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하고, 또 그들의 경험과 마주하게 한다.

 

 

- 마사 누스바움 저, <시적 정의>, 32쪽~33쪽.

 

 

 

 

위의 글처럼,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의 입장에 서게 하는 것, 또 그들의 경험과 마주하게 하는 것이 문학의 힘일 것이다. 위의 글을 읽으며 <미운 간호부>라는 감상문을 연관시켜 봤다.

 

 

 

 

 

 

 

 

 

 

 

 

 

 

 

 

 

 

 

 

 

 

2.

다음의 감상문에서 간호부와 아이 어머니가 얘기를 주고받는 장면은 소설의 한 장면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미운 간호부>

 

 

 

어제 S병원 전염병실에서 본 일이다.

 

 

A라는 소녀, 칠팔 세밖에 안된 귀여운 소녀가 죽어 나갔다. 적리(赤痢)로 하루는 집에서 앓고, 그 다음날 하루는 병원에서 앓고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에는 사망실로 떠메여 나갔다.

 

 

밤낮 사흘을 지키고 앉아 있던 어머니는 아이가 운명하는 것을 보고 죽은 애 아버지를 부르러 집에 다녀왔다. 그동안에 죽은 애는 사망실로 옮겨가 있었다. 부모는 간호부더러 사망실을 알으켜 달라고 청하였다.

 

 

“사망실은 쇠 다 채우고 아무도 없으니까 가보실 필요가 없어요.”

 

 

하고 간호부는 톡 쏘아 말한다. 퍽 싫증나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니 그 애를 혼자 두고 방에 쇠를 채와요?”

 

 

하고 묻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떨리었다.

 

 

“죽은 애 혼자 두면 어때요?”

 

 

하고 다시 또 톡 쏘는 간호부의 말소리는 얼음같이 싸늘하였다.

 

 

이야기는 간단히 이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때 몸서리쳐짐을 금할 수가 없었다.

 

 

“죽은 애는 혼자 둔들 어떠리!”

 

 

사실인즉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심정! 이 숭고한 감정에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가 나는 미웠다. 그렇게까지도 간호부는 기계화되었는가?

 

 

나는 문명한 기계보다 야만인 인생을 더 사랑한다. 과학적으로 볼 때 죽은 애를 혼자 두는 것이 조금도 틀릴 것이 없다. 그러나 어머니로서 볼 때에는…… 더 써서 무엇하랴!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하고 동정할 줄 모르는 간호부! 그의 과학적 냉정이 나는 몹시도 미웠다. 과학문명이 앞으로 더욱 발달되어 인류가 모두 ‘냉정한 과학자’가 되어버리는 날 이른다면…… 나는 그것을 상상만 하기에도 소름이 끼친다.

 

 

정! 그것은 인류 최고의 과학을 초월하는 생의 향기다. (주요섭씨의 감상문)

 

 

 

 

‘문명한 기계보다 야만인 인생을 더 사랑한다’ 하고 인간의 기계화를 저주하였다. 그러나 논문처럼 이론으로써 주장하고 남을 굴복시키려 하지 않았다.

 

 

- 이태준 저, <문장강화>에서.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 병원에서의 한 장면을 포착하여 보여 줌으로써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알게 해 준다.

 

 

-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의 올바른 마음가짐에 대해서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 인간의 기계화를 경계하자는 뜻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이 독자로 하여금 어떤 감흥을 일으키게 했다면, 그것은 논문이 아니라 감상문으로 씌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다.

 

 

- 독자가 아이 어머니의 입장이 되어 봄으로써 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

누군가가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내 마음이 힘들어질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사람이 문학 작품을 많이 읽으면 좋겠어.’라고.

 

 

인간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타자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이런 능력을 문학 작품에서 배울 수 있지 않을까.  

 

 

 

 

 

....................

(고친 문장)

(1)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았다.

(2) 옛 노트를 보니 이 글에 대한 느낌을 다음과 같이 적어 놓은 게 있었다.

<(1)이 틀린 문장인 것 같아 (1)을 (2)로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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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두 권 : 우리 부부는 책 취향이 달라 따로따로 책을 구입할 때가 많다. 그래서 이 부분에선 알뜰하지 못하다. 나는 문학, 철학, 심리학의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반면, 남편은 문학, 추리, 역사의 분야의 책을 좋아한다. 간혹 공통적으로 관심 있는 책을 한 쪽이 사면 같이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두 권의 책이 이에 해당한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며 딸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살인을 계획한다.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잠언들, 돌발적인 유머와 위트, 마지막 결말의 반전까지, 정교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이번 소설에서 김영하는 삶과 죽음, 시간과 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풀어놓는다. - (알라딘, 책소개)에서.

 

 

 

 

 

내가 뽑은 글.

 

....................

나는 살아오면서 남에게 험한 욕을 한 일이 없다.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우고 욕도 안 하니 자꾸 예수 믿느냐고 묻는다. 인간을 틀 몇 개로 재단하면서 평생을 사는 바보들이 있다.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좀 위험하다. 자신들의 그 앙상한 틀에 들어가지 않는 나 같은 인간은 가늠조차 못 할 테니까. - 김영하 저, <살인자의 기억법>, 51쪽.

....................

 

 

 

 

 

수도권 인근 도시인 화양시. 인구 29만의 이 도시에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발한다. 최초의 발병자는 개 번식사업을 하던 중년 남자. 신종플루에 걸렸던 이 남자는 병에 걸린 개에 물린 이후로 눈이 빨갛게 붓고 폐를 비롯한 온몸에서 피를 흘리는 증상을 보인다. 이 남자를 구하기 위해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을 중심으로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하고 삽시간에 응급실 의사와 간호사들까지 눈이 빨갛게 변하며 며칠 만에 돌연사 한다. 응급실의 간호사 수진과 소방대원 기준은 점차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하는데… - (알라딘, 책소개)에서.

 

 

 

 

내가 뽑은 글.

 

....................

“심심한데 김 기자 목표나 들어봅시다. 뭐요. 스타 기자가 되는 거? 국장이 되는 거?”

그녀는 룸미러에 비친 순경을 봤다. 순경은 앞 차창을 내다보고 있었다.

“살아남는 거요.”

재미있어 하는 기색이 박주환의 눈을 스쳤다.

“그런 것도 목표 축에 드나?”

‘살아남기’는 윤주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목표였다. 그 외 나머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겼다. (…)

"누구한텐 당연한 일이 누구한텐 목표가 되기도 해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깨달은 건데, 난 후자로 태어났더라고요." - 정유정 저, <28>, 448쪽~449쪽.

....................

 

 

남편이 구입한 책 두 권이다. 동네 서점에서 샀다고 한다. 남편은 읽고 나서 내게 주었다. 남편은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일이 없어서 이제 내 책이 되었다. 이 두 권의 책은 나도 읽고 싶어 했던 것이라서 좋았다.

 

 

나 : “왜 동네 서점에서 사고 그래? 내가 알라딘 적립금 있다고 했잖아.”

남편 : “사려고 마음먹고 산 게 아니라 그냥 서점에서 책 구경하다가 산 거야.”

 

 

남편은 인터넷 서점보다 동네 서점을 이용할 때가 많은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언제 받을지 모를 책을 기다리는 것보다 동네 서점까지 조금만 걸으면 바로 책을 사서 가질 수 있는 게 편해서다. ‘알뜰하지 못함’은 남편의 단점인데, 이것을 좋게 봐 주면 ‘쪼잔하지 않음’이란 장점이 된다. (이것이 장점이 되는 이유는 내게 알뜰하게 살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2. 글감 : 책을 읽다가 글감을 얻는 경우가 있다. ‘책 읽기’는 내게 무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책을 많이 읽어서 글감을 얻는 게 좋겠다. 또 누군가의 서재에서 댓글을 쓰다가 글감을 얻는 경우도 있다. ‘댓글 쓰기’는 내게 무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그러니 댓글을 많이 써서 글감을 얻는 게 좋겠다. 남을 위해서도 댓글을 많이 쓰는 게 좋겠지. (내가 쓴 댓글 또는 답글을 그대로 페이퍼에 넣어 글을 올린 적이 있다.)

 

 

 

 

 

 

3. 읽기와 쓰기 : 책을 읽는 것과 글을 쓰는 것 중 내가 어느 것을 더 좋아하는지 생각해 봤다. 잘 몰라서 여러 번 생각해 봤다. 글 쓰는 걸 취미로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책 읽기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나는 글쓰기보다 책 읽기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만약 둘 중 한 가지만을 선택하라면 책 읽기를 선택할 듯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글 쓰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책 읽기를 지금처럼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 읽기가 재밌는 건 글쓰기에 대한 관심 때문일 터. 글 잘 쓰는 사람들은 무엇에 대해 어떻게 쓰나, 하는 게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되는 것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는 이렇게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러니 책을 읽기 위해서도 글을 써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엉뚱한 결론인가.

 

 

 

 

 

 

4. 인용문이 많은 책 : 나는 인용문이 많은 책을 좋아한다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이상하게 인용문이 많다. 책을 구입할 땐 인용문을 보고 구입하진 않는다. 오히려 책을 읽다가 인용문이 많아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명저에 특히 인용문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 중엔 인용문이 있는 글에 대해 하류로 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엔 인용을 하든 하지 않든 글의 완성도가 중요할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 책이 인용문이 많은 책이다.

 

 

임어당, <생활의 발견>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5.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 지난 추석 연휴가 끝나자 기분 좋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명절이 지나서 속 시원했다. 이렇게 속 시원하려면 명절 음식 만들 때 꾀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이런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없고 찜찜하기 때문이다. 이건 경험에서 터득한 것이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찜찜하고 만족감을 느낄 수 없다. 예를 들면 최선을 다하지 않고 급하게 써서 서재에 올린 글은 꼭 후회를 하게 된다. 더 검토해서 올릴 걸 그랬네, 하면서 말이다. 특히 글의 제목을 잘못 쓴 경우엔 낭패다. (아마 제목을 고치면 새로운 글로 등록이 되어서 이전의 글에 달린 댓글도 없어질 듯.)

 

 

 

 

 

 

6. 큰일 날 뻔했다 : 남편은 회사 일로 바쁘고 애들은 공부로 바쁘다. 남편은 일터로, 애들은 배움터로 가고 난 뒤에 나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이 있다. 그 시간에 내게 취미가 없었다면 무엇을 하고 지냈을까.

 

 

집에서 혼자서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는 것은 취미 덕분이다. 책 읽고 글 쓰는 취미가 없었다면 이 가을이란 계절에 우울할 뻔했다. 큰일 날 뻔했다. (뻥 아님. 요즘 이걸 깊이 느끼고 있음.)

 

 

나처럼 책 읽고 글 쓰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시간이 모자라서 삶이 지루할 수 없다는 것을. 고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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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3-09-27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활 반경에 동네 서점이 없어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하기가 곤란하지만, 동네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행위는, 그것에 얻는 느낌은 제가 등산을 하는 느낌과 비슷한 것 같아요. 체험을 준다는 면에서요. (도서관을 방황하는 것으로 대리 만족하지만요.)

페크pek0501 2013-09-27 14:45   좋아요 0 | URL
발 빠르신 첫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ㅋ

사실 저도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살 때가 있는데 - 90프로는 알라딘을 이용하고
10프로는 동네 서점을 이용해요. - 그 이유는 서점에서 책을 실컷 보고 사지도 않고
그냥 나오기도 미안하기도 하고, 또 책을 사기도 해야 서점이 문 닫는 일이
없을 것 같아서예요. 인터넷 서점을 많이 이용하긴 하지만 직접 책을 보고 만질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이 사라지는 건 싫잖아요. ^^



oren 2013-09-27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을 지키고, 거기에 덧붙여 '자기 고유의 뒷방'까지 가지고 있다면 무얼 더 부러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네요. 그리고 책을 읽다가 가끔씩 '이런 문장'이다 싶은 대목을 만나서 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장식할 수 있겠다 싶은 기분이 든다면 그 또한 얼마나 기쁜 일일까 싶고요.

* * *

뒷방을 가지고

할 수만 있다면 아내·아이·재물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을 가져야 할 일이다. 그러나 우리 행복이 거기에 매여 있게까지 집착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에게 남이 침범하지 않는 아주 자기 고유의 것인 뒷방을 가지고, 그 속에 진실한 자유와 은둔처를 마련해 둘 일이다. 여기서 우리 자신과의 일상의 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사사로워서, 외부와의 어떠한 관련이나 교섭도 그 곳에는 미치지 못하게 할 일이다.

아내도 어린애도, 재산도, 다른 사람도, 하인도 없는 듯 그곳에서 혼자 생각하며 웃고 지내며, 그런 것들을 잃는 경우에 부딪혀도 그런 것들 없이 살더라도 아무런 별다름이 없게 할 일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들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 그것은 자기를 동무삼을 수 있다. 마음은 공격할 거리, 방어할 거리, 줄 거리와 받을 거리를 가졌다. 이러한 고독함 속에서 할 일 없이 괴롭다고 오그라들까 두려워 말자.


이런 문장

어느 날, 나는 이런 문장에 부딪혔습니다. 나는 프랑스어의 핏기 없고, 살이 붙지 않고, 속 비고, 의미 없는 글을 흥미 없이 읽어 가자니, 그것은 확실히 프랑스어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권태를 느끼며 읽어 가다가 갑자기 고매하고 풍부하며 기개가 하늘에 솟는 한 문장에 부딪쳤습니다. 만일 그 내리막이 순하고 오르막이 좀 길게 보였다면, 그것은 변명될 수 있었을 겁니다. 여기 와서는 절벽이 낭떠러지로 깎아지른 듯 첫번 여섯 글귀로 나는 내 몸이 다른 세상으로 날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거기서 나는 전에 읽은 것이 너무나 얕고 깊은 구렁텅이임을 깨닫고, 다시는 그리로 내려갈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만일 내가 이런 풍부한 약탈품을 가지고 내 글 한 장만 장식했다면, 다른 장들이 얼마나 졸렬한 것인지 너무 잘 밝혀졌을 것입니다.

- 몽테뉴,『몽테뉴 수상록』中에서

페크pek0501 2013-09-28 12:43   좋아요 0 | URL
역시 긴 댓글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자기만의 뒷방 - 자기만의 공간과 자기만의 시간- 을 가질 수 있고 건강하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책을 읽다가 가끔씩 '이런 문장'이다 싶은 대목을 만나서 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장식할 수 있겠다 싶은 기분이 든다면 그 또한 얼마나 기쁜 일일까 싶고요."
- 이런 맛에 제가 책을 읽습니다. ㅋㅋ


yamoo 2013-09-27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 건강상 일을 쉬고 계신가 바요? 건강 얼른 회복하시길!

1. 그래도 부부가 공유하고 있는 문학이 있는 게 어딘데요. 가장 스펙트럼이 넓은 분야 잖아요^^ 역사와 철학의 접점인 역사철학 분야도 있구요~ 책 사실 때 복합 분야를 구매하시면 좋을 듯해요. 추리문학은 두 분다 좋아하실 듯~ㅎ

3. 읽기와 쓰기 중에서 저두 읽기를 좋아합니다. 단, 쓰는 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서 좀 거시기 해요. 써 놓고도 계속 고쳐야 해서요. 전 글을 너무 못쓰는 거 같아요..ㅜㅜ

4. 저는 인용문이 거의 없는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비트게슈타인이나 지멜의 책을 좋아하는 거 같아욤. 특히 게오르그 짐멜의 주저인 <돈의 철학>은 6500페이지가 넘는데, 단 하나의 각주가 없는 놀라운 책이더군요!
아, 근데 에리히 프롬은 학부 4학년때까지 전집을 거의 다 읽은 듯해요. 한 때 제가 가장 좋아했던 사상가였슴돠~^^

페크pek0501 2013-09-28 12:47   좋아요 0 | URL
6. 예, 맞아요. 곧 다시 일하게 된답니다.

1. 복합 분야의 구매, 좋은 말씀이네요. 추리문학은 저도 좋아하는데, 한번 읽기 시작하면 중독이 되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어요. 그것보다 제게 공부가 되는 책을 읽으려고요.

3. 저도 글을 쓰고 나면 고칠 게 많아서 그 작업이 고단하고 스트레스가 생겨 글쓰기보다 책 읽기를 더 좋아하게 되나 봐요. 읽는 건 스트레스가 없잖아요.

4. 저는 님처럼 그렇게 전문적이지 못하고요, 책을 읽다 보니 마르크스, 프로이트, 에리히 프롬은 무조건 읽어야 되나 보다, 하고 읽었어요.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름들이라서요. 특히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거의 밑줄이 그어져 있을 정도로 흥미로워 열광적으로 읽었어요. 제가 글 쓰면서 인용도 많이 했지요.

상세하게 쓰신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650페이지입니까, 6500페이지입니까?)ㅋ

yamoo 2013-09-28 22:53   좋아요 0 | URL
헛! 오타입니다요^^;; 앞에 6이 없어야 되요..ㅋㅋ 500페이지가 넘는다는 걸 쓴다는 게 앞에 6자를 더 쳤나봐요..ㅎㅎ

페크pek0501 2013-09-29 13:39   좋아요 0 | URL
하하하~~~ 오타 맞군요. 그런데 저는 0(영)을 하나 더 쓰셨는 줄 알았어요.
어쨌든 님이 추가댓글을 쓰셨으니 오인하시는 분들은 없겠죠.ㅋ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수이 2013-09-3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뚱한 결론-이 최고의 결론인 거 같은걸요 페크님 :)

페크pek0501 2013-10-01 12:19   좋아요 0 | URL
앤 님, 잘 지냈나요?
영양가 없는 페이퍼를 읽어 주셨네요.

엉뚱한 결론이라고 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해 봤을 것 같아요.
책 읽기와 글쓰기의 상관 관계라고 볼 수 있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