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1월 9일

 

직장인의 위대함! 갖은 치사함, 갖은 우아하지 못함을 견디면서도 사표를 던지지 않는 직장인. 아무리 일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때라도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를 잃지 않는 직장인. 나는 그런 직장인들이 위대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존중받는 날이 오기를... 또 하나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일터에서 생긴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 보낼 수 있는 자기만의 열쇠 하나 갖기를... 

 

 

 

 

 

 

20××년 1월 10일

 

책을 많이 갖고 있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이런 거지. 어느 알라디너의 서재에 들어가 어떤 책에 대해 매료된 이야기를 읽었을 때, 그 책을 책장에서 바로 꺼내서 볼 수 있다는 것. 그 책을 내가 읽었든 읽지 않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 책에 매료된 사람을 보고 그 책이 무척 궁금해서 서점에 뛰어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 상황이 좋은 거지. ‘도대체 어떤 글이 있길래 그러는 거야?’ 하고 책을 빨리 펼쳐 볼 수 있는 그 상황이 좋은 거지. 책은 많고 볼 일이다. 

 

 

 

 

 

 

20××년 1월 12일

 

이 세상의 모든 일기는 엉터리라고 생각한다.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 게 일기인데, 그 기억은 엉터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엉터리로 기억하고 엉터리로 일기를 쓴다는 얘기다. 진실의 부재. 어쩌면 죽을 때까지 볼 수 없는 건 진실의 얼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이의 글을 보고 반가웠다. 여기에 옮겨 본다.

 

나는 언젠가, 어떤 사람에게 ‘소설은 인간에 대한 오해의 기록’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삶에 대한 통찰을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다. (…) 소설가는 삶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쓰는 게 아니고, 삶에 대한 자신의 오해를 정당화하려고 소설을 쓴다.(292쪽)
- 김도언, <불안의 황홀>에서.

 

작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서 읽은 책이다. 이 책으로 궁금증이 다소 풀렸다.

 

 

 

 

 

 

20××년 1월 14일

 

신문에서 신간을 소개하는 기사를 보고 관심 가진 책 두 권.

 

<세계의 진실을 가리는 50가지 고정관념>은 ‘국제뉴스를 의심해야 세계가 보인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내가 몰랐던 세계의 진실을 알게 될 것 같다. 늘 내가 궁금한 건 깜빡 속을 뻔한 ‘진실의 얼굴’이다.

 

<걸작에 관하여>는 ‘숭고하고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들’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이런 책은 무조건 끌린다. 문학 작품에 대한 내 안목을 높여 주지 않을까. 

 

읽을 책이 많이 쌓여 있는데도, 신문에서 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여 책 정보를 얻고 나면 사고 싶은 책이 생긴다. 책을 사지 않으려면 신문을 끊어야 하리. 

 

알라딘의 ‘나의 계정’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마일리지가 3,080점, 적립금이 22,830원 있다. 그렇다면 총 25,910원어치 책을 무료로 살 수 있다는 것이겠다. 돈을 더 보태서 네 권을 사야겠다. 배달을 시키려면 네 권은 사야 하지 않겠는가. 

 

어쨌든 주문한 책이 도착하는 날, 행복하겠다. 그런 행복을 앞두고 사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 순간.

 

 

 

 

 

 

20××년 1월 15일

 

올해의 독서 계획을 ‘2주일에 책 한 권씩 읽기’로 세웠지. 한 달에 두 권 읽기가 쉬울 것 같지만 막상 해 보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지. 어떤 달은 두 권 이상을 읽겠지만 어떤 달은 한 권밖에 못 읽을 수도 있을 테니, 꼭 2주일에 책 한 권씩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네. 이렇게 읽게 되면 일 년에 24권을 읽는 것이네. 어느 해인가 23권을 읽은 적이 있었다네.(억울한 건 읽다 만 책이 10권이 넘는다는 것. 그런데 이런 책은 읽은 책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것.)

 

올해의 과제. 읽다 만 책들(백 쪽 이상 읽은 책들이다. 어떤 책은 3분의 2를 읽었다.)을 끝장내고 말겠다는 것.

 

책에 관한 한, 나는 바람둥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저 책이 유혹을 해서 나는 그 유혹에 자주 진다네.

 

 

 

 

 

 

20××년 1월 16일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갈 길이 멀었다. 훼방꾼이 나타나서 그의 걸음을 자꾸 붙잡았다. 하지만 멈추어서는 안 되는 것이 걷는 자의 당연한 의무였으므로 그는 멈추지 않고 걸었다. 아무리 훼방꾼이 붙잡으려고 해도 멈추지 않았다. 계속 가야만 했다. 그것이 살길이었다. 아무리 해도 붙잡히지 않으니까 훼방꾼은 엎드려서 그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발목과 함께 살겠다는 각오인 듯 발목을 잡은 힘이 무척 셌다. 화가 난 그는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는 훼방꾼을 일으켜 세워서 세게 한 대 후려쳤다. 훼방꾼은 나가동그라졌다. 그리하여 그는 가던 길을 계속 갈 수 있었다. 지금도 가고 있는 그를 우리는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훼방꾼의 이름은 ‘권태’였다.  

 

 

 

 

 

 

......................................
이 글에 언급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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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15-01-16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나 1/10 일기 내용에 공감하며. ^^

페크pek0501 2015-01-17 12:54   좋아요 0 | URL
야클 님, 반갑습니다.
저는 다 공감한다는 말씀보다 님처럼 딱 하나(또는 몇 개)를 골라 공감한다는 말씀을 선호합니다.

아름다운 토요일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stella.K 2015-01-1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슨 적립금이 1월 말로 소멸되는 게 있다고 해서
무슨 책이든 사야해요. 그런데 무슨 책을 사야 소문이 날지 고민스러워요.
그냥 권수와 상관없이 일단 만원을 넘겨야 한다는 생각 밖엔...
어제도 모임에 나가서 생각지도 않게 책 한 권을 가져왔는데...ㅠ

페크pek0501 2015-01-18 21:33   좋아요 0 | URL
ㅋㅋ 행복한 고민을 하시는군요.
책에 대해서라면 저보단 님이 더 아실 것 같아서 추천을 하지 않으려다가...
그러나 또 고민스럽다니깐...
<고종석의 문장>을 추천하고 싶군요. 작년에 정독했는데 공부가 되더라고요.
복습하는 차원에서 님이 읽으신다면 좋을 듯해요.^^

세실 2015-01-2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 머리엔 놀고 싶다, 아침에 일어 나기 싫다. 운전하기 싫다......로 가득합니다.
세부의 후유증이 오래 갑니다. 얼굴 피부가 벗겨지고 있으며, 일하기 싫어졌어요.
이런 게으름을 날려버릴 열쇠가 필요합니다. 열쇠 하나 던져주세용~~~~~~
가끔 갈팡질팡할때 누군가 열쇠 하나 툭 던져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달엔 적립금이 7만원이나 들어왔어요. 논어정독 2권 사서 높은 분(?)께 선물하고, 또 한 권 사서 재수하는 친구 아들에게 선물하려구요^^ 괜히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페크pek0501 2015-01-23 19:18   좋아요 0 | URL
여행 잘 다녀오셨어요?
여행 후유증에 시달리시나 보군요.
저는 여행 아니라도 `싫다`가 가득합니다.
아침부터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은 걸요... 호호~~

적립금이 7만원이나요?
역시 인기쟁이 님은 스케일이 저하고 다르시군요.



(제 서재가 그동안 썰렁한 이유) :
세실 님이 여행을 가시느라 제 서재에 들르지 않아서임.
이제야 제 서재가 썰렁하지 않군요. 감사감사요...

 

 


글쓰기에 대한 책은 언제나 흥미롭다. 내가 즐겨 읽는 이유다.  

 

 

....................
책읽기의 밀도가 촘촘해야만 좋은 글이 나온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게 바로 재능이다.
실패해도 상관없다. 다시 시도하라. 더 잘 실패하라.
중요한 것은 문장에 실린 생각이지 문장 자체는 아니다.
​나쁜 문장이란 덜 숙성된 생각의 결과물이다.
좋은 글은 마음속에 흐르는 노래처럼 리듬을 타고 온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글의 힘은 그 진실성에 숨어 있다.
소소한 일상을 꾹꾹 눌러쓰다 보면 진심이 된다.
기억 속 최초의 장면 하나를 끄집어내어 글을 써보라.
- 장석주, <글쓰기는 스타일이다>에서.
....................

 

 

 

이것들을 내 식으로 해석해 보았다.

 

 

 

책읽기의 밀도가 촘촘해야만 좋은 글이 나온다.

 

→ 인풋(input)이 있어야 아웃풋(output)이 있다. 머릿속에 들어간 게 많아야 나올 게 많다는 것. 좋은 글을 빼내려면(쓰려면) 책을 많이 읽되 꼼꼼히 읽어 그 내용을 머릿속에 잘 넣어 둬야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게 바로 재능이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니라." 하는 공자님 말씀을 생각하면, 재능을 타고났든 타고나지 못했든 그게 뭐가 중요하랴. ‘재능을 타고난 자’라고 해도 ‘즐기는 자’만 못한 것을. 즐기는 자는 즐기면서 끝까지 노력할 것이고, 이 노력의 꾸준함은 재능보다 중요한 것을.

 

 


실패해도 상관없다. 다시 시도하라. 더 잘 실패하라.

 

→ 성공보다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 더 많은 법. 만약 어느 신춘문예에서 한 번에 당선된 사람과 네 번 떨어지고 다섯 번째에 당선된 사람이 있다면, 누가 작가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많을까? 나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 왜냐하면 전자보다 후자가 노력한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고, 실패에서 얻은 교훈도 더 많았을 것이므로.

 

 

 

중요한 것은 문장에 실린 생각이지 문장 자체는 아니다.

 

→ 오래전, 내 문장을 본 어떤 이가 내 문장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했는지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작가 타입이 아니에요.”

 

그때 난 반박하지 못했다.

 

만약 내가 이렇게 반박했다면 어땠을까?

 

“중요한 건 문장력이 아니라고요. 문장에 실린 생각이 중요한 거지요.”

 

그런데 문장력보단 더 자신 없는 게 문장에 실린 생각이 아니던가?

 

끼룩~~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보여 주는 것이다. 글쓰기란 결국 생각의 깊이를 보여 주는 일이니까.

 

 

 

​나쁜 문장이란 덜 숙성된 생각의 결과물이다.

 

→ 나쁜 문장이란 덜 숙성된 생각의 결과물이고, 좋은 문장이란 잘 숙성된 생각의 결과물이다.

 

 

 

좋은 글은 마음속에 흐르는 노래처럼 리듬을 타고 온다.

 

→ 내가 오랫동안 독서를 해 오면서 어느 날 알게 된 게 있다. 리듬감 있게 읽혀지는 글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게 좋은 글이라는 것.

 

 

 

왠지 모르게 끌리는 글의 힘은 그 진실성에 숨어 있다.

 

→ 진실성은 눈물이 나오게도 하고 감동을 자아내게도 한다. 진실성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만큼 위대하다.

 

 

 

소소한 일상을 꾹꾹 눌러쓰다 보면 진심이 된다.

 

→ 보물은 소소한 일상 속에 감추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기억 속 최초의 장면 하나를 끄집어내어 글을 써보라.

 

→ 글을 쓸 땐 우리가 경험한 많은 일들 중에서 무엇을 끄집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여럿 중에서 무엇을 끄집어낼 것인가? 끄집어내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하면 할수록 그 기술은 점점 발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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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5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15 2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 새해 2015년이다. 이 새해에 처음으로 올릴 첫 글을 쓴다.

 

 

시간은 이렇게 빠르게 흘러서 나를 어디에 갖다 놓을지 알 수 없구나.

 

 

1년이 흘렀고 3년이 흘렀고 5년이 흘렀다. 이러다간 10년이 흐르고 20년이 흐르겠지.

 

 

그런데 20년이 흐르고 나면 그땐 어떤 즐거움으로 살아야 하는 건가, 의문이 생기네. 설마 어떤 즐거움도 없이 사는 인생이 남아 있는 건 아니겠지.

 

 

인간은 또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서 잘 적응하며 살 거라고 믿는다.

 

 

 

 

 

 

 

2. 새해 계획을 세워야겠다. 어떤 계획을 세워야 하나?

 

 

2014년에 마지막으로 올린 글 <2014년에 내가 좋아했던 책 10권>을 보니 10권 중 대부분이 에세이였다.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나 보다. 에세이를 구입해야겠다고, 에세이를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닌데 내 마음이 이런 장르의 책에 끌렸나 보다. 생각해 보니 내가 쓰고 싶은 글도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15년의 계획 : 2주일에 책 한 권씩 읽기.

 

 

그러면 한 달에 2권을 읽는 것이고 일 년에 24권을 읽는 것이다. 물론 그 이상이면 더 좋겠지. (그런데 이곳 알라디너들에 비하면 약한 것이겠지.ㅋ)

 

 

‘양’보단 ‘질’에 주력해서 책을 읽을 것. 그러기 위해선 그냥 읽는 게 아니라 음미하는 책 읽기가 되도록 할 것. 이걸 명심하기로 했다.

 

 

참고로, (알라딘 제공에 따르면) 2014년에 내가 올린 글은 총 77개라고 한다.

 

 

와우! 많이 올렸다. 남들에 비하면 많은 것도 아니겠지만, 나 이 글을 올리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네. 부지런을 떨었다네. 다 아시겠지만 세상살이는 글만 쓰고 살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으므로.

 

 

이번 해엔 그것보다 많이 쓰게 될지 적게 쓰게 될지 모를 일이다. 되는대로 쓰겠다. 그러나 열심히...

 

 

 

 

 

 

 

3. 이런 글이 좋다. 이런 글을 읽고 이런 글을 쓰는 새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새해 첫 글에 넣는 인용문으로 다음의 글을 뽑았다.

 

 

 

나와 윤토는 결국 이처럼 거리가 멀어져 버렸으나 우리의 후손들은 같은 기분이리라. 굉아는 지금 수생을 그리워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들이 나같이 되지 말고, 또 모든 사람이 서로 사이가 멀어지지 말기를 바란다…… 그러나 나는 또 그들이 나처럼 괴로움에 쫓기는 생활을 하는 것도 또 윤토처럼 괴로움에 마비된 생활을 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우리들이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생활이 있어야만 한다.
희망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을 때 나는 갑자기 두려워졌다. 윤토가 향로와 촛대를 달라고 했을 때 난 그가 우상을 숭배하여 언제까지고 잊어버리지 못하는구나 하고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 말하는 희망이란 것도 나 자신이 손으로 만든 우상이 아닐까? 다만 그의 소원은 가장 가까운 데 있고, 나의 소원은 아득하고 먼 데 있을 뿐이다.
나는 몽롱해져 있었다. 눈앞에는 해변의 초록빛 모래땅이 전개되었고, 그 위의 진한 쪽빛 하늘에는 황금빛 둥근 달이 걸려 있었다. 나는 생각한다. 희망이라는 것은 원래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없거니와 없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실상 땅 위에 본래부터 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이다.(‘고향’에서)
- 노신 저, <아Q 정전>, 80쪽.

 

 

 

내가 네 번이나 읽은 ‘고향’이란 짧은 소설에 있는 글이다. 겨울의 쓸쓸한 분위기와 어울려 인간의 쓸쓸함이 잘 나타나 있어 가슴에 파문을 일으키는 소설이다.

 

 

이번 해엔 작년처럼 에세이에 치중해서 읽지 말고 소설도 많이 읽는 한 해가 되게 만들 생각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혜원출판사의 것인데 품절이다.

이 책은 문예출판사의 것.

 

 

 

 

 

 

 

 

 

 

 

4. 이런 글도 좋다. ‘작은 사건’이란 소설이 있다.

 

 

화자는 인력거를 한 대 붙들어 S문까지 가자고 한다. 곧 S문 앞에 닿으려 하는 참에 갑자기 한 노파가 인력거로 인해 넘어져서 가볍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아무것도 아니야. 자, 가지.”라고 말하는 화자의 말에 인력거꾼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인력거꾼은 노파를 부축하면서 그 파출소 정면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었다.
나는 이 때 돌연 일종의 야릇한 감동에 휩싸였다. 먼지투성이가 된 그의 뒷모습이 갑자기 커다랗게 느껴졌다. 그리고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점점 커져서 우러러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을 것같이 느껴졌다.(‘작은 사건’에서)
- 노신 저, <아Q 정전>, 53쪽.

 

 

 

노파에게 대하는 인력거꾼의 태도에서 화자는 큰 충격을 받는다.

 

 

이와 관련해 이런 글이 생각난다. 

 

 

 

좋은 시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아름답게 말할 때, 그것은 지금 이 세계가 충분히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계의 주인이어야 한다는 뜻이므로.
- 신형철 저, <느낌의 공동체>, 196쪽.

 

 

 

작은 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하찮게 생각하던 것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것. 이것이 소설의 가치가 아닐까.

 

 

 

 

 

 

 

 

 

 

 

 

 

 

 

 

 

 

 

 

 

 

 

5. 알 수 없는 건 ‘인간’이다. 소설을 읽든 드라마를 시청하든 가장 내가 관심을 두는 것은 ‘인간의 모습’이다. 어떤 상황에 놓일 때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를 보면서 ‘아, 인간은 저렇구나.’ 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가장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가장 모르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 한다.

 

 

예로, 드라마를 통해서 본 인간의 모습을 보자. 

 

 

여자를 임신까지 시켜 놓고 결혼하기 싫다고 도망가는 남자가 있고,
이혼까지 한 마당에 아내에게 남자가 생기니까 질투를 하는 남자가 있고,
밉다고 서로의 마음을 할퀴며 살다가 남편이 아프다고 하니깐 눈물을 빼는 아내가 있고...

 

 

도대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내가 아는 바로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음’이 인간의 특징일 것 같다. (더 알게 될 때까지 인간의 모습을 관찰하겠다.)

 

 

 

 

 

 

 

6. 티브이 드라마에서도 배울 게 많다. 드라마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드라마를 통해 인간에 대해 배우는 게 많다. 저녁에 바빠 시간을 맞춰 딱 정해진 시간에 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내가 저녁에도 한가롭다면 드라마를 시청할 것 같다.

 

 

그런데 꼼짝하지 못하고 쭉 보고 있어야 하는 게 드라마의 단점. 드라마를 보고 있을 땐 화장실에도 가지 못하겠다. 그런 점에선 드라마보다 역시 책이 좋다. 읽다가 언제든 중지해도 지장이 없는 책이 좋다.

 

 

 

 

 

 

 

7. 별 게 다 감사하다. 마음을 많이 비워서일까?

 

 

뭐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치아를 가짐에 감사하게 되었네. 오래전 치과에 다니며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게 되네.

 

 

어머니가 내 시동생에게 줄 김장 김치와 만두를 챙겨 주셔서 남편이 시동생에게 전달해 줬다. 우리 엄마의 김장 김치는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게다가 손수 집에서 만든 만두로 만둣국을 끓이면 얼마나 맛있는지. 그래서 우리만 먹기 아까워 주는 거다.

 

 

나, 과식했도다. 과식했어도 기분이 좋았다. 이런 것들을 맘껏 먹을 수 있는 치아를 가졌음에 감사하면서...

 

 

 

 

 

 

 

8. 생각이 짧았다. 내가 얼마나 생각이 짧았는지를 알게 되는 것, 이것이 세월이 주는 선물일까?

 

 

늘 그게 문제다. 머릿속 많은 생각 중에서 어떤 게 옳은 것인지를 가려내는 것.

 

 

결론은 ‘모르겠음’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알게 될 뿐이다. 육아 문제에서도 그렇고 정치 문제에서도 그렇고 내가 하는 일에서도 그렇다. 뒤늦게 어리석었음을 깨닫는다.

 

 

육아 문제에서 어리석었다. - 어릴 때 엄마와 떨어지지 않겠다고 우는 아이를 꼭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 줄 알고 강제로 보냈던 일 등.

정치 문제에서 어리석었다. - 저 사람이라면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가 실망하게 되는 일 등.
내가 하는 일(직업적인 일)에서 어리석었다. - 잘못된 수업 방식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일 등.

 

 

중요한 건 더 이상 ‘어리석지 않기’인데 이것 자신이 없다. 새해에도 나는 여전히 어리석은 짓을 하며 살 듯하다. 어리석은 짓을 덜하며 사는 해가 되길 바랄 수 있을 뿐이다.

 

 

 

 

 

 

 

9. 내가 사랑하는 건 평범한 일상이다. 내가 이해한 ‘불행한 삶’이란 일상에 금이 가서 더 이상 평범한 일상을 살지 못하게 되는 삶이다. 예를 들면 어느 날 당뇨병에 걸렸다는 걸 알게 되어 커피와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없게 되고 지난날의 일상과 다르게 살게 되는 것. 

 

 

그렇게 되면 지루할 만큼 반복되던 지난날의 생활을 그리워하게 되리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 이걸 깨우치는 데에 한참 걸렸다.

 

 

 

 

 

 

 

10. 그런 새해가 되길 바란다.

 

 

2015년에는 그들의 축제가 아닌,
우리들의 축제가 되는 날을 많이 갖게 되기를!
그런 새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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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1-07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7, 8, 9에 완전 공감하고, 다시 읽어올라갑니다.
매일이 축제였으면 좋겠어요.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사는게 축제도 되었다가 감옥도 되었다가...그런 것 같네요.

페크pek0501 2015-01-08 12:57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

월드컵 축구로 우리들의 축제가 되는 날이 있었죠. 얼마나 행복했던지...
그런 날이 (스포츠뿐만 아니라)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는 게 신기하지요.

우리 모두 행복한 2015년이 되길 빕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카스피 2015-01-08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주일에 책 1권읽기..저한테는 쉬운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명제네요^^

페크pek0501 2015-01-08 13:00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 오랜만입니다.
건강을 되찾으신 거 맞죠?
새해엔 왕성한 활동을 보여 주셔야죠. 기대하겠습니다.

이주일에 책 한 권 읽기...
얇은 책으론 쉬운데 500쪽이 넘으면 힘들 것 같기도 해요.
1년이면 24권인데... 1년이란 긴 시간 동안 고작 읽은 책이 그건가 싶지만
그래도 꾸준히 독서하면 10년 뒤엔 240권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쉬엄쉬엄 읽을 생각이에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안구건조증이 심해질 때까지 읽지 않으려고요.
그래서 내세운 게 양보단 질이에요. 하하~~

자주 보게 되길 바랍니다. 또 보아요.

카스피 2015-01-20 22:16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드립니다^^

세실 2015-01-08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드라마...전 일리있는 사랑 재밌더라구요^^ 대리만족?
보고나면 허무해져서 자제하고 있답니다. 책이 좋다에 동감!!

참 좋으신 페크님을 알게 되어 감사해요^^

아침에 출근하면 사무실에 원두 커피향이 가득합니다. 우리 센스있는 직원이 제가 출근하자마자 버튼을 켜요. 참 행복합니다. 오늘은 이용자에게 커피 세잔 돌렸어요. ㅎ

새해엔 우리들의 축제! 와 좋다. 저랑 페크님이 주인공이 되는^^

페크pek0501 2015-01-08 13:03   좋아요 0 | URL
아, 그 드라마는 몰라요. 채널이 많다 보니 같은 드라마를 보는
친구도 없더라고요.

역쉬~~ 책이 최고... 예요. 아무 데나 읽다가 또 이어서 읽으면 되니까요.
전 그래서 영화도 티브이로는 잘 안 봐요. 끝까지 앉아 볼 자신이 없어서
아예 포기하고 꼭 봐야겠단 영화는 극장에 가거나 비디오를 택하겠어요.

저도 님을 알게 되어 감사해요. ^^

저는 일하러 가면 동료 쌤들이 커피를 타 준답니다.
제가 먼저 가 있을 땐 제가 타 줘요. 이런 맛이라도 있으니까 계속 일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 서재의 달인에서 떨어진 사람들끼리 주인공 해염... 호호호~~~

페크pek0501 2015-01-08 13:06   좋아요 0 | URL
아, 이 글은 우정상 받나 봐요.
숫자를 보니 댓글을 쓴 사람만 공감을 누른 것 같은... 이 느낌!!!

이 느낌도 나쁘지 않습니다.
살다 보면 후진 글도 쓰는 거죠...ㅋㅋ
2015년에 이 글보다 더 더 후진 글도 쓸 테야요. (비뚤어질 테당) 호호~~


해피북 2015-01-08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은 글이네요. 여러가지가 좋았지만, 책을 2주에 한 권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시겠다는것과, 일상을 사랑하겠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평소엔 절대 모르는 것들. 평범한것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잊고 지내다가 꼭 어떤 사건에 의해서 깨닫게 될때 그땐 정말 많은것들이 소중했다는게 얼마나 안타깝던지요 올 한해 이루고자 하시는 모든 것들 이루시길!! 그리고 저도 많이 배워야 겠네요^^

페크pek0501 2015-01-09 14:1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댓글을 쓰신 분들 말고는 공감을 눌러 주시는 분들이 없는 것 같아
내가 후진 글을 올렸구나, 생각했는데
좋은 글이라고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시시한 글 올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엔 다독이 좋았는데, 이젠 다독보단 정독이 좋더라고요.
적은 양의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게 새해 목표예요.

일상의 소중함을 알고 나니, 이 일상이 깨지지 않기만을 기도하는 마음이 되더라고요. 그동안 욕심을 부렸다는 반성과 함께요.
다 독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를 통해 앞으로도 더 많이 깨지겠습니다.

반가웠습니다.

마태우스 2015-01-12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죠.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것도 참 어려운 거구나, 나이들면서 새삼 깨닫게 됩니다. 드라마에 대한 주장엔 격하게 공감해요. 우리가 임성한 작가를 많이 욕하는데요, 폭풍의 여자 집필하는 작가에 비하면 임성한은 신이더라고요. 유명하니까 욕도 먹는다 싶었답니다. 글구 정치인에 대한 기대는, 웬만해선 안하려고 해요. 님은 계획하신 거 다 지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힘내시길.

페크pek0501 2015-01-13 23:21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아침 드라마는 재밌는 게 없는 것 같아요. 불륜이 나오면 시청자가 다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넌센스죠. 보다가 시시해서 끄게 만들어요.
러브 라인이 없는 미생 같은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올해도 마태우스 님의 해가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읽었던 책 중에서 내가 좋아했던 책은 어떤 책이었을까? 특히 어떤 글 때문에 그런 책을 좋아했을까? 여러 책 중에서 열 권만 뽑아 정리해 보았다. 

 

 


   
1.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누구나 중년을 넘어서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리라. 은퇴를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오기 때문이다. 강제적으로 은퇴할 수도 있고 스스로 은퇴할 수도 있다. 어쨌든 은퇴란 그동안 머물렀던 친숙한 삶의 무대에서 퇴장하여 다른 낯선 곳으로 이동함을 말한다. 아름다운 곳에서 덜 아름다운 곳으로 이동함을 말한다. 그래서 은퇴엔 즐거움보단 쓸쓸함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은퇴한 뒤 직업 없이 살면서도 인간은 행복할 수 있을까?

 

 

젊은이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직업 없이 사는 노년의 삶에서도 즐거움은 있다고 한다. 인간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어 잘 적응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은퇴한 뒤에도 즐거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은퇴한 지 몇 년쯤 지나면 사람들은 새로운 삶을 즐겁게 이야기한다. 시간이 남기는커녕 오히려 부족하다고 불평한다. 심지어 과거에 어떻게 직장 생활을 견뎌냈는지 의아스러운 기분도 든다. (…) 아울러 새로운 취미도 생긴다.(270쪽)
-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에서. 

 


외면엔 주름살이 생기고 머리가 하얗게 세더라도 내면엔 무엇이든 새롭게 보려는 젊음이 숨 쉬고 있다면 늘 젊은 기분으로 새로운 세상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비록 시력은 저하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데 새로운 (은유적) 안경이 생긴다. 젊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실제로 젊어지는 것보다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점이기 때문이다.(283쪽)
-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 저,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에서.

 

 

 

 

 

 

2.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만약에 당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데 동료 사원이 그 남자와 결혼한다고 갑자기 발표를 한다면 당신의 반응은?

 

 

그럴 때 당신은 상대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면서 동시에 자신을 위로하게 되지 않을까? 모리모토처럼 마음속으로 ‘힘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와이 : 저기, 사실은 할 얘기가 있어. 아직 이른 얘기지만, 결혼하기로 했어.
모리모토 : 오~
이와이 : 그래서 일은 그만 두려고.
모리모토 : 계속 하지 왜~
이와이 : 나도 계속하고 싶은데, 있잖아, 저기, 나카다 매니저와 결혼해.
모리모토 : 뭣? 너무해~ 정말 전혀 몰랐어!! 축하해~ (힘내~) 언제부터 사귄 거야? (슬퍼하는 건 집에 돌아가서부터.)
이와이 : 모리모토 씨는 동료사원이기도 하고,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어서.(88쪽~89쪽)
- 마스다 미리 저,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에서.  

 

 

하하~~ 이 글을 읽고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만화이긴 하지만 이런 솔직한 표현에 매료되어 이 저자의 책을 몇 권 더 사 봤었다.

 

 

 

 

 

 

3. <초역 니체의 말 2>

 

 

 

 

 

 

 

 

 

 

 

 

우리가 어떤 세계를 바라볼 때 그 세계 자체만 보지 않는다. 우리가 보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내 마음이 보는 세계’인 것이다. 그래서 ‘눈이 오는 풍경’도 누구에겐 즐거운 풍경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겐 쓸쓸한 풍경이 될 수 있는 것.

 

 

이를 시적으로 표현한 니체의 글이 있다.

 

 

사람의 눈은 카메라의 렌즈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렌즈처럼 앵글에 비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과시키지 않는다. 가령 석양에 물든 산자락을 넋을 잃고 바라볼 때도 자연의 풍광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 본인 스스로는 마음을 비우고 본다 생각할지라도, 실상은 바라보는 대상 위에 영혼의 얇은 막을 무의식적으로 덮어씌운다. 그 얇은 막이란 어느 사이엔가 성격이 되어버린 습관적인 감각, 찰나의 기분, 다양한 기억의 편린들이다. 풍경 위에 이러한 막을 얹고, 막 너머를 희미하게 바라보는 것이다. 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 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21쪽)
- 프리드리히 니체 저, <초역 니체의 말 2>에서.

 

 

내가 바라보는 세계란 내 마음을 담아서 보는 세계일 터.

 

 

니체의 글을 읽으면 산문을 읽는다기보다 시를 읽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4. <인간의 굴레에서 1>

 

 

 

 

 

 

 

 

 

 

 

 

 

 

2014년 한 해 동안 나를 가장 즐겁게 해 준 책이다. ‘다시 읽어 볼 책 10위’ 안에 드는 책.

 

 

이 책의 저자인 서머싯 몸으로 말하면 내게 글감을 가장 많이 준 저자다. 그의 저작을 읽고 26편의 글을 쓸 수 있었다.(세어 보니 이 서재에 26편의 글을 올렸다.)


 
우리가 (그림을) 그리고 난 다음에 일어나는 일은 중요하지 않아. (그림을) 그리는 동안 우리는 그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다 얻었으니까.(405쪽)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1>에서.

 

 

내가 글을 쓰면서 소모했던 육체적 노동력과 시간에 대해 아까워해 보지 않았다. 내가 쓴 글들이 설령 책으로 묶어 나오지 못하고 휴지 조각이 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글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었으니까. 글을 쓰면서 기쁨, 즐거움, 설렘, 만족, 보람 등을 다 얻었으니까.

 

 

 

 

 

 

5. <인간의 굴레에서 2>

 

 

 

 

 

 

 

 

 

 

 

 

 

 

<인간의 굴레에서 1>에 이어 재밌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이다.

 

 

난 말야, 아주 행복하다네. 이것 봐. 내 시 교정지일세. 알아두게. 다른 사람들은 (이곳에서) 불편에 괴로워할지 몰라도 난 아랑곳하지 않네. 꿈을 가지고 살면서 시간과 공간의 지배자가 되기만 한다면, 생활 환경이 무슨 대수겠는가.(169~170쪽)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에서. 

 

 

감옥에서도 열정을 가지고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불행한 사람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그는 시간과 공간의 지배자가 되었는데 말이다.

 

 

 

 

 

 

6.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

 

 

 

 

 

 

 

 

 

 

 

 

 

 

어느 자원봉사자에게 들은 적이 있다.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누군가를 돕는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봉사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그리고 봉사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게 많다는 것을.

 

 

소년이 무슨 일인가로 잔뜩 기분이 상하고 풀이 죽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면 엄마가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는 것이다. “얘야, 너 오늘 영 기분이 안 좋은 모양이구나. 그럴 땐 어떻게 하는지 알지? 얼른 나가서 누구든 다른 사람을 좀 도와줘보렴.”(39쪽)
- 도정일 저, <쓰잘데없이 고귀한 것들의 목록>에서.

 

 

‘우울할 땐 누군가를 도와주기.’

 

 

참 멋진 말이다.

 

 

 

 

 

 

7.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마음의 상처가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얼마 전 나는 수영장에 갔다가 한 여자가 다른 여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수영장에 입장권을 사지 않고 뒷문으로 몰래 들어온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고는 곁눈으로 힐끗 나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그녀가 나를 지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마음이 상한 나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따질지, 아니면 수영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갈지 고민했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췄다. 나는 더 이상 아무 생각도 이어가지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않았다. 나는 풀 안으로 들어가서 수영을 했고 건너편에서 그 여자가 헤엄을 치며 내 쪽으로 다가오자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다. 우리는 결코 친구가 될 수는 없었지만, 서로를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나는 마음이 상한 원인을 그녀의 잘못으로 돌려주었다. 근거도 없이 함부로 남을 의심하는 것은 그녀의 잘못이지 내 탓이 아니기 때문이다.(230쪽)
- 배르벨 바르데츠키 저,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에서. 

 

 

‘근거도 없이 함부로 남을 의심하는 것은 그녀의 잘못이지 내 탓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는 것. 

 

 

 

 

 

 

8. <외면일기>

 

 

 

 

 

 

 

 

 

 

 

 

 

 

내가 느낀 대로, 나무들이  서로 사이좋게 잘 어울리며 자라나고 있는지 알았다.

 

  

나무들이 서로를 미워하며 저마다 공간과 빛을 독차지하려고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숲 속에 들어가면 강제수용소 같은 증오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 집 정원의 모습이 달라진다. 어떤 나무들은 사라지고 어떤 나무들은 엄청난 크기로 자란다.(18~19쪽)
- 미셸 투르니에 저, <외면일기>에서.

 

 

무엇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꼭 한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보이는 대로 보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노력’이다. 보이는 대로만 보려고 할 때 진실을 왜곡하게 된다. 

 

 

 

 

 

 

9.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마음이 아픈 것은 싫지만 아픔을 경험함으로써 마음이 성숙해진다는 것은 삶이 우리에게 주는 하나의 위안이다. 

 

 

“행복은 몸에 좋지만, 정신의 강인함을 발달시켜주는 것은 바로 슬픔이다.” 이 슬픔은 우리가 더 행복한 시절이라면 회피했을 일종의 정신적 체육 활동을 거치도록 해준다. 실제로 그의 말에 담긴 암시란, 우리가 정신 능력의 발달에 진정한 우선순위를 둔다면, 우리는 만족보다는 오히려 불행한 채로 있는 편이 더 나으리라는, 그리고 플라톤이나 스피노자를 읽는 것보다는 오히려 괴로운 연애를 추구하는 편이 더 나으리라는 것이다.(95쪽)
- 알랭 드 보통 저,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에서.

 

 

불행이나 슬픔을 겪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노력할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10. <영원의 철학>

 

 

 

 

 

 

 

 

 

 

 

 

깨달음을 주는 글은 언제나 좋다.

 

 

배 한 척이 강을 지나가고 있는데 사람이 없는 빈 배가 와서 충돌하려 한다고 가정해보라. 아무리 성마른 사람이라도 버럭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배에 누군가 타고 있다면, 다가오지 말하고 소리칠 것이다. 만일 소리쳐도 듣지 못하고 여러 번 고함을 지르게 만든다면 결국 욕설을 퍼붓게 될 것이다.
첫 번째 경우에는 화를 내지 않았지만, 두 번째 경우에는 화를 내게 된다. 왜냐하면 첫 번째 경우 그 배가 비어있었지만, 두 번째 경우에는 누군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어있는 채로 삶을 살아간다면 누가 그에게 해를 입힐 수 있겠는가?
<장자>
(190쪽)
- 올더스 헉슬리 저, <영원의 철학>에서.

 

 

마음을 비우게 되면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넉넉함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은 독서 덕분이다.

 

 

더 많이 깨닫기 위해 책을 계속 읽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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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 : 며칠 고단하게 보냈다. 그래서 병이 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어야지.’ 하고 마음먹고 ‘휴식의 날’을 보내기로 했던 며칠 전, 깨달았다. 쉬기만 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을.

 

 

티브이를 보고 있자니 지루했고 누워만 있자니 지루했고 낮잠을 청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휴식의 날’을 보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그래도 컴퓨터를 하는 것보단 책을 읽는 것이 덜 고단하겠지, 생각하면서.

 

 

책 없이도 내가 살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반복해 온 생활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을까? 이미 난 독서하며 사는 습관의 노예가 된 것 같다. 책 없이 산다는 게 불가능하게 되어 버린 것 같다. 좋은 건가 나쁜 건가? 물론 좋은 거겠지.

 

 

 

 

글쓰기 : 내가 글을 잘 쓰고 싶은 이유를 최근 새롭게 찾았다. 내가 특별하게 잘하는 게 없다 보니 글이라도 잘 쓰고 싶은 것이다. 글쓰기가 취미니까 취미가 재능이 되길 바랐던 것. 하나라도 잘하면 사는 데에 힘이 날 것 같아서다. 글을 잘 쓰면 그 재능이 소중한 자산이 되어 내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의 열등감을 날려 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아서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데 나에겐 그런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나는 초등학교 때 글을 잘 써서 받는 상장을 타 본 적이 없을뿐더러 글을 잘 쓴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아마 작가들은 어릴 적부터 글을 잘 쓴다는 소리를 들었고 글을 잘 써서 상장을 받은 경험도 있으리라.) 다만 일기 쓰는 걸 좋아해서 학교를 졸업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꾸준히 일기를 썼다는 게 중요하다면 중요한 사실이다. 매일 쓴 것은 아니고 한 달에 몇 번씩 꾸준히 써 왔는데 지금까지 30년 넘게 쓰고 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결혼하기 전, 이십 대에 잡지사 기자가 되었고 이때부터 기사를 쓰면서 글쓰기와 친하게 되었다. 밖에 나가 취재하는 것보다 사무실에서 기사 쓰는 게 더 좋았다. 글쓰기의 매력을 발견한 것이 이때다. 이 발견은 중요하다. 나의 삶의 지도를 바꾸어 버렸으므로. 감히 글을 쓰겠다고 덤빈 것이 바로 그때 발견한 글쓰기의 매력 때문이었으므로.

 

 

결혼하고 나서 4년 뒤부터 모 교육기관에서 소설과 드라마 강의를 들었다. 나중엔 교육기관을 옮겨서 시 강의도 들었다. 이런 배움의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람이 아닌 것 - 책 - 에 대해 설렘을 가져 본 최초의 경험이었다. 책에 대한 설렘은 ‘문학’, ‘독서’, ‘작가’ 등의 낱말만 들어도 설렘을 느끼는 것으로 이어졌다.  

 

 

 

 

pek0501의 서재 : 왜 사람은 일을 벌이며 살 필요가 있는가? 이걸 알아냈다. 마음이 우울한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바쁘게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때론 마음이 울적한 숲을 거닐 때가 있겠지만 그 숲에 갇히지 않기 위해선 ‘바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바쁨을 내게 선물한 것이 ‘책 읽기’와 ‘글쓰기’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가 없었다면 지난 시간들을 어떻게 보냈을까 종종 생각한다. 그리고 내 인생 속에 책 읽기와 글쓰기를 끼게 해 준 것이 이곳 서재이다. 그래서 이곳 서재는 내게 중요한 공간이다. 이 공간은 나의 즐거운 놀이터이면서 삶의 위안의 장소이다. 

 

 

 

 

2014년을 보내며 : 책이 있어서 행복한 2014년을 보낸 것 같다. 특히 프리드리히 니체의 책을 만나서 행복했고, 서머싯 몸의 책을 만나서 행복했고, 미셸 투르니에의 책을 만나서 행복했다. 이러한 책들을 통해 글 쓰는 방법만 배운 게 아니라 사고하는 방법까지 배우게 된 건 큰 수확이었다.

 

 

오늘 하루가 가고 나면 해가 바뀐다.

2015년엔 또 어떤 책이 내게 행복한 시간을 선사하게 될지 모르겠다.

새해에도 크고 작은 기쁜 일들과 함께 크고 작은 슬픈 일들이 일어나겠지만
책이 내 옆에 있는 한, 행복한 2015년이 될 것이라고 믿고 싶다. 믿는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5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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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4-12-3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제가 읽으려고 준비해놓은 `인간의 굴레에서`와 `프루스트가 우리 삶을 바꾸는 방법`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글을 쓰는 목적을 읽으며 같은 기분을 느꼈고 기자가 되셨다는 말씀에 왠지 흐믓해 지는 마음은 은근한 동지애를 느꼈나봅니다^^ 새해에도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많이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래요^^

페크pek0501 2015-01-02 14:5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행복한 2015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4-12-31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5-01-02 14:5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님도 좋은 일 가득한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stella.K 2014-12-31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좋은 책이 많이 쏟아져 나왔는데 참 많이 못 읽었어요.
이걸 내년에도 읽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년초부터 읽기로 예약된 게 많고, 아직 사 놓고 읽지 않은 책도 많아서...
저는 읽어야 할 책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게 관건인 것 같은데
내년엔 더 노력해 봐야겠어요.
좋은 책이 있어서 그나마 외롭지 않고 살만하다 싶어요.
내년에도 좋은 책들과 함께 복된 한 해 되시길 빌어요.^^

페크pek0501 2015-01-02 14:55   좋아요 0 | URL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가 봐요.
쌓여 있는 책을 보면, 저걸 다 언제 읽나, 하면서도
돌아서면 다른 책을 또 구입하고 있는 저의 모습...
님도 그렇겠지요.

보다 좋은 2015년이 되시길...

야클 2014-12-3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년에 좋은 글들 잘 읽었습니다. 발자국 자주 안 남기고 가서 죄송하네요. ^^

페크pek0501 2015-01-02 14:58   좋아요 0 | URL
시정마에 대한 이야기를 잘 읽은 독자입니다.
댓글을 남기려다가... 망설이다가... 그만두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의 소심함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서로 죄송하니, 퉁 치도록 합시다.
반가웠습니다. 행복한 새해가 되시길...

yamoo 2015-01-0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흠...20대에 잡지사 기자 경력을 가지신 분이었군요! 조만간 이 서재에서 쓴 페이퍼를 모아 책으로 낼 날이 있을 겁니다. 아마도 포스팅이 쌓이면 출판사에서 서재 글 보고 오퍼가 오겠지요. 글쓰는 사람들은 글의 포스 정도는 알아보니까요.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페크님 글을 읽으니 페이퍼를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쓰신 글 중에서 일부분을 갈무리 해 가서 페이퍼를 쓰겠습니다..ㅎㅎ

행복한 15년 되시길 빕니다, 페크님!

페크pek0501 2015-01-05 17:58   좋아요 0 | URL
하하~~ 제가 듣기 좋은 말씀만 해 주시는군요.



페이퍼 퍼 가시는 것, 얼마든지 좋습니다.

야무 님도 행복한 15년이 되시길요... ^^


2015-01-05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5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5-01-12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글을 먼저 읽어서 뜬금없는 댓글을 드립니다. 24권이 목표라고 하셨죠. 저도 한때는 그 정도 읽는 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일상에 치이니까 그것도 참 어려운 목표일 수 있겠다 싶어요. 글구... 제가 한창 책 읽을 때 말이죠. 100권이 기본 목표였는데 다른 사람들과 다투었던 적이 있어요. 상하로 된 책, 상중하로 된 책을 전 당연히 2권, 3권으로 카운트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이들은 그건 반칙이라고 하더군요. 근데 님은 인간의 굴레를 두권으로 치네요. 저랑 생각이 같아서 반갑습니다.

페크pek0501 2015-01-13 23:27   좋아요 0 | URL
하하하~~~
님은 재밌어서 늘 저를 웃게 합니다.

반칙아닙니다. 인간의 굴레 같은 경우엔 두 권을 합해 천 쪽이 넘는 분량인데
이걸 어찌 한 권으로 칠 수 있겠습니까? 사실 세 권으로 쳐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한 권을 손해 본 것입니다.
저는 한 권의 기준을 300쪽쯤으로 봅니다. 그래서 150쪽의 책을 두 권 읽었다면 그 두 권을 합해 한 권으로 쳐서 독서 노트에 기록합니다. 얇은 책은 다 이런 방식으로 해요.
독서 노트 맨위에 써 놓으세요. 한 권의 기준은 300쪽이라고요... 하하하~~~

제가 독서에 열을 올리는 건 아마 독서 노트 때문인 듯해요.
한 권 읽을 적마다 노트에 추가시키는 재미는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듯해요.
당연히 님은 아시겠죠? ^^


마태우스 2015-01-14 14:55   좋아요 0 | URL
그럼요. 책읽는 수치가 쭉쭉 올라가는 것도 무지 재밌습니다. 근데 님은 150쪽 책을 두권 읽으면 한권으로 치시는군요. 음, 정말 확고한 원칙을 갖고 계시네요. 제가 비난받는 건 제 원칙이 너무 권수에 집착하는 걸로 보여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상중하는 세권, 100쪽짜리 책도 한권....ㅠㅠ

페크pek0501 2015-01-14 22:59   좋아요 0 | URL
하하~~
상중하는 세 권이 맞습니다. ^^
 

 

 

1. 알라딘에서의 나의 성적

 

 

그동안
마이리뷰를 23편 올렸고
마이페이퍼를 276편 올려서
총 299편을 올렸다.
오늘 또 한 편을 올리니 총 300편이 된다.
(이 글이 300번째로 올리는 글이다.)

 

 

나, 자랑스럽네. 뭐가?

 

 

이 꾸준함과 이 지구력과 이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이 서재가 탄생한 날은 2009년 1월 30일 13시 58분이었다.
이 시간에 처음으로 알라딘에 내가 쓴 글을 등록했고
글을 등록하자마자 이 서재가 탄생했다. (나는 서재가 생기는 걸 몰랐으므로 한참 뒤에 알았다.)

 

 

그러니까 약 6년 동안 300편의 글을 썼다. 

 

 

내가 올린 글을 연도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고 한다.

 

 

.........................................................
2011년 pek0501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42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162,168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41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pek0501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1,466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2012년 pek0501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47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180,393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57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pek0501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1,055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2013년 pek0501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59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229,802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99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pek0501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717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2014년 pek0501님이 작성해주신 글은 총 77개이며, 작성해주신 글자수는 1,224,134자 입니다. 이는 <엄마를 부탁해> 같은 단행본으로 만든다면 10.63권을 출간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pek0501님은 전체 알라디너 중 608번째로 글을 많이 작성해주신 알라디너십니다.
.........................................................

 

 

 

좀 이상하네. 2014년에 내가 그렇게 많이 썼나, 하는 생각이 드네. 2013년에 비해 2014년의 글자 수가 여섯 배가량 증가하다니 믿을 수 없네.

 

 

그리고 또 믿을 수 없는 건 내가 올린 글의 양으로 볼 때 겨우 608번째라니. 내 앞에 607명이나 있다니. 그래서 내가 ‘서재의 달인’으로 뽑히지 못했나 보다.

 

 

2014년의 글 중에서 1위에서 5위까지, 이런 것도 살펴볼 만하다.

 

 

내가 1년 동안 쓴 글 중에서
어떤 글이 가장 추천을 많이 받았을까?
어떤 글이 가장 댓글을 많이 받았을까?
어떤 글이 가장 Thanks to를 많이 받았을까?

 

 

 

1년간 추천을 많이 받은 글 TOP 5
단상(92) ‘외면일기’를 읽고 - 여러 생각들의 행렬 (07/21) 19
단상(78) 해석의 차이 때문에 (02/08) 18
<어느 독서광의 노트> 생각을 전환하라 (03/24) 18
단상(83) 공감도 영이고 댓글도 영이면 어떠랴 외 (03/26) 17
단상(81) 독서가 삶에 도움이 될까, 안 될까 (02/26) 16

 

 

 

 

 

 

 

 

 

 

 

 

 

추천을 많이 받은 글의 책 

 

 

 

 

 

 

 

1년간 댓글을 많이 받은 글 TOP 5
<책 리뷰> ‘인간의 굴레에서 1, 2’를 읽고 - 어쩔 수 없는 마음이여! (04/09) 13
<맘대로글> 내 나이가 많음을 실감한 순간 외 (02/03) 13
<짧은글에 담긴생각> (12) 매력적인 조언 (06/21) 12
<짧은글에 담긴생각> (10) 잘생긴 남자는 바람둥이인가 (05/29) 11
단상(83) 공감도 영이고 댓글도 영이면 어떠랴 외 (03/26) 11

 

 

 

 

 

 

 

 

 

 

 

 

 

 

댓글을 많이 받은 글의 책 

 

 

 

 

 

 

 

1년간 Thanks to 많이 받은 글 TOP 5

단상(51) 해서는 안 될 말 (01/17) 7
단상(93) 근황 그리고 잡담 (08/03) 5
단상(75) 싫어하는 일을 매일 두 가지씩 (12/07) 4
<책 리뷰> 당신이 좇는 것은 달인가 6펜스인가 (11/30) 4
단상(98) 행복은 불행을 만나기 전까지만 유효한 법 (10/09) 3

 

 

 

 

 

 

 

 

 

 

 

 

 Thanks to를 많이 받은 글의 책 

 

 

 

 

 

 

 

 

 

 

 

2. 고백을 하자면

 

 

고백을 하자면, 내가 올린 글에 댓글이나 공감이 하나도 없을 때 요런 생각이 들었다.

 

 

‘흥, 누가 댓글을 쓰기만 해 봐라. 댓글 영을 기록하고 말 테다.’

‘흥, 누가 공감을 누르기만 해 봐라. 공감 영을 기록하고 말 테다.’

 

 

이어서 요런 생각도 했다.

 

 

‘영이라고 해서 앞으로 내가 글을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할 줄 알고? 노력하지 않을 테다. 더 못 쓸 테다. 비뚤어질 테다.’

 

 

하하~~.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오히려 힘이 난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아마 ‘이번에 꼴등을 하면 어떡하지?’ 하고 조마조마해 하기보단 ‘이번에 꼴등을 한 번 해 보겠다.’ 하고 여유를 가지면 오히려 버틸 힘이 나는 모양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댓글도 공감도 영이 아니다. 누군가가 댓글을 썼고 누군가가 공감을 눌렀기 때문이다. 

 

 

그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3. 책에서 얻는 위안 한 줄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인생을 사는 사람은 연구를 하지 않는다. 연구할 일이 없을 테니까.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생길 때 연구를 하는 법이다. 예를 들면 늘 인기 있는 강사는 더 좋은 강의를 위한 연구를 하지 않는다. 인기가 있는데 연구할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데 만약 수강생이 빠져 나가 인기 없는 강사가 되었다고 느꼈을 때 그 강사는 더 좋은 수업이 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 불행은 때로 인간의 지적 수준이나 능력을 향상시킨다.

 

 

 

 

 

 

 

 

 

 

 

 

 

 

 

 

 

 

에밀 시오랑의 글 중 이런 글이 있다.

 

 

.........................................................
심리학자는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경험하며 스스로 터득하여 되는 것이다. 어떤 이론도 심리적 신비를 푸는 열쇠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 심리학자가 되려면 행복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불행을 경험해야 하고, 야만인이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세련되어야 하고, 사막에서 살고 있는지 불구덩이에서 살고 있는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충분히 절망해야 한다.

- 에밀 시오랑 저,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221쪽.
.........................................................

 

 

 

이 글을 읽어서 좋았던 점은 내가 불행한 일을 당할 경우 이런 생각으로 내 마음을 추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불행을 겪다니... 나는 심리학자의 경지에 가게 되려나 봐.’

 

 

이런 게 바로 책에서 얻는 위안이다.

 

 

 

 

 

 

 

 

4. 단단한 마음

 

 

지난 12월 21일에 올린 다음의 글에서 네모 칸에 들어갈 낱말은 ‘불행’이다.

 
 
....................................
빈칸에 공통으로 들어갈 낱말을 쓰시오.

 

(1) 훌륭한 인간의 특징은 □□한 환경에서도 끈기 있게 참고 견디는 것이다.
(2) □□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훌륭한 스승이다.
(3) □□은 돈과 사람의 가치를 가르쳐 준다.
(4) □□에 처해 있으면서도 타락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위대하다.

 

답 : 불행
....................................
 

 


삶에서 큰 불행이든 작은 불행이든 불행을 피할 수가 없다면,

 

 

불행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우리 모두 그런 단단한 마음을 갖고 사는 2015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올해가 며칠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끝마무리를 잘하시고 ‘새해 계획’을 잘 세우시기 바랍니다.

 

다음엔 <2014년에 내가 읽은 문장 베스트 10>이란 제목의 글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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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4-12-27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도 수고 많으셨어요.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올려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페크pek0501 2014-12-28 15: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스텔라 님도 수고 많으셨어요.

아, 님 댓글이 없었다면... 훗훗... 저 비뚤어질 뻔했잖아욧...ㅋㅋ

웃을 일이 많은 새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세실 2014-12-28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자가 되려면 행복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불행을 경험해야 하고, 야만인이 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세련되어야 하고, 사막에서 살고 있는지 불구덩이에서 살고 있는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충분히 절망해야 한다.` 큰 위로가 됩니다.
앞으로 제게 불행이나 절망해야 할 일이 생기면 심리학자가 되려나 보다 해야겠군요^^ 저를 다듬어 가는 과정이겠지요.

새해에도 우리 변함없는 우정 나누어요. 앞으로도 자주 뵙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특히 건강하시길 소망합니다.

페크pek0501 2014-12-29 13:12   좋아요 0 | URL
세실 님도 건강하고 복된 새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이곳이 참 좋습니다.

(질문에 답변 : 강남터미날은 더 가깝습니다. 10분이면 날아갑니다.)ㅋ

yamoo 2015-01-0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해 50편의 글을 꾸준히 쓰셨네요. 그 꾸준함이 부럽습니다. 저는 워낙 게을러서 글 올릴 때는 확 올리다가 시간 없다는 핑계로 몇 개월을 방치하곤 하지요. 올해에는 저도 좀 꾸준함을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ㅎ

페크pek0501 2015-01-05 18:05   좋아요 0 | URL
꾸준함... 저처럼 무능한 사람의 강점이 꾸준함이 아닐까 생각해요. ㅋㅋ
저도 자주 올리진 못하고 매주 한 편은 올리자, 하고 있어요.
자주 뵙길 바랍니다.
찾아와 주시니 고맙고 반갑습니다. ^^

마태우스 2015-01-12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글에 이어서. 저는 한때 일년에 500편 글쓰는 걸 당연하게 쌩각했더랬지요. 근데 지금은 님이 기록한 77편을 ˝아 나도 저 정도 쓰면 좋겠다˝고 부러워하고 있답니다. 올해는 소박하게 24편으로 할래요. 한달에 두편 정도 못써서야 어찌 알라딘 서재인이라고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 힘냅시다.

페크pek0501 2015-01-13 23:30   좋아요 0 | URL
아! 소박하셔라.

77편 중의 글에서 인용문이 많이 들어간 글도 있지만 그것도 한 편으로 치는 까닭은
글이 긴 것도 있으니까요. 긴 글은 두 편쯤으로 생각해도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으음~~ 제가 볼 때 님은 24편 이상 쓸 것으로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