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에 눈이 소복이 쌓인 땅을 밟은 적이 있다. 내가 눈 위에 첫발자국을 내며 길을 걸었다. 세상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겨울이란 계절엔 이렇게 조용히 찾아오는 하얀 손님이 있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나 내겐 겨울이 독서의 계절이다. 긴 겨울, 따뜻한 방에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이때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다.

 

 

세상은 잠들어 있고 밖에서는 하얗게 눈이 내리고 있으며 나는 아끼는 책의 책장을 넘기고 있다면, 나는 그때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오늘은 1월 8일이다. 새해 계획을 다음과 같이 세워 보았다.

 

 

1. 많이 읽기 : 새해엔 고전을 많이 읽으려 한다. 고전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책이다. 현대에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을 알아내고 해결하는 데에 고전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이므로.

 

 

“과학 분야에서는 가장 최신 작품을, 문학 분야에서는 가장 오래된 작품을 우선적으로 읽어라. 고전 문학은 언제나 현대적이다.”(벌워리턴)

 

 

과학은 최신의 책을, 문학은 고전을 읽으라는 것.

 

 

고전 중 하나인 <달과 6펜스>를 읽고 서머싯 몸의 팬이 되어 버려서 그의 작품은 소설이든 에세이든 다 찾아 읽으려 한다. 이런 걸 전작주의라고 하던가. <달과 6펜스>에 이어서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인간의 굴레에서>이다.

 

 

이 부분을 읽고 마음이 아팠다.

 

 

시간이 지나면서 필립의 불구도 관심을 끌지 않게 되었다. 누구는 머리가 붉고 누구는 굉장히 뚱뚱하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그의 불구도 이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필립은 무섭게 예민해져 있었다. 뛰지 않아도 되는 한, 그는 절대로 뛰지 않았다. 뛰면 절룩거리는 게 한층 눈에 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걸을 때도 독특한 걸음걸이로 걸었다. 되도록 시선을 끌지 않게끔 절름거리는 발을 온전한 발 뒤로 숨긴 채, 가만히 서 있는 편을 택했다. 누가 발에 대해 말할까 늘 신경을 썼다. 남들이 노는 데 낄 수가 없었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생활은 여전히 낯선 것으로 남아 있었다. 남들이 하는 일은 밖에서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뿐이었다. 남들과 자기 사이에 어떤 벽이 있다고 느꼈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1>, 77쪽.

 

 

이 글은 작가의 경험을 변형시킨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서머싯 몸은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필립처럼 다리가 불구는 아니었지만 말더듬증이 있어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

 

 

 

 

 

 

 

 

 

 

 

 

 

 

 

 

 

 

 

 

 

작품 해설에 다음의 글이 있어 옮겨 놓는다.

 

 

필립이 불구를 낫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를 했는데 몸 자신도 말더듬증을 낫게 해달라고 하느님에게 기도를 하였다고 한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작품 해설, 511쪽.

 

 

가슴이 찡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필립이 자신의 아들이라고 생각해 보라. 자신의 남동생이라고 생각해 보라. 마음이 아프잖아. 물론 아프기만 해서는 안 되고 지금도 필립과 같은 아이가 있다는 것을, 이렇게 만든 것은 우리가 만든 세상임을 알아야 하리라.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소외되는 이가 한 사람도 없게 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하리라. 이런 소설을 읽지 않는다면 소외되는 이들을 위해 고민하는 기회조차 우리에겐 없는 게 아닐까 싶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현실의 무대에서 우리 각자는 바쁘니까.

 

 

내가 소외되는 일이 있을 때 나는 필립을 떠올리며 힘을 낼 것이고, 남이 소외되는 일이 있을 때 나는 필립을 떠올리며 따뜻하게 대하려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소설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을 때 같은 책이라도 사람에 따라서 10퍼센트만 흡수하는 독자가 있고 90퍼센트를 흡수하는 독자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도 책에 따라 흡수하는 정도가 다 다르다. 예를 들면 <시적 정의>라는 책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80퍼센트 흡수했다고 말할 수 있고 <달과 6펜스>라는 책은 어려운 부분이 없고 재미있어서 100퍼센트 흡수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굴레에서>도 100퍼센트 흡수하게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모두 흡수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용이 어렵거나 재미없거나 공감이 가지 않거나 하기 때문이다.

 

 

어제, 이미 읽은 <달과 6펜스>를 아무 데나 펼쳐 놓고 읽곤 했다. 어느 페이지든 다 맘에 드는 소설을 만나 뿌듯했다. 그런데 <인간의 굴레에서>도 다 읽고 나면 어느 페이지든 다 맘에 드는 소설이 될 것 같다. 내게 있어 가장 좋은 책은 이미 읽은 책을 아무 데나 펼쳐 놓고 읽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문학을 읽으며 배운 것은 이런 것들이다.

 

 

* 쪼잔한 승리자가 되기보다 넉넉한 패배자가 되기.

 

*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작은 행복을 발견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알아보는 것.

 

* 똑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불행해 하고 누군가는 행복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2. 많이 쓰기 : 책 읽기도 좋아하지만 글쓰기도 좋아한다. 그런데 글을 다 쓰고 나서 읽어 보면 잘못 쓴 것이 눈에 띄어 고치게 된다. 또 읽어 보면 또 고칠 곳이 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글쓰기라는 작업은 어려운 일로 여기게 된다. 그래서 나는 글 쓰는 시간보다 책 읽는 시간을 더 갖게 되고 더 즐기게 되는 것 같다. 내 삶에서 글쓰기와 책 읽기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나는 책 읽기를 택할 것이다. 어떤 것을 더 좋아하는지를 길이로 말하면, 글쓰기보다 책 읽기를 1센티미터 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책 읽기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냐, 라고 묻는다면 글쓰기라고 확실하게 답할 수 있다. 새해엔 작년보다 글을 더 많이 쓰겠다.

 

 

나의 견해를 주장하는 글을 쓰기보다 읽는 사람들이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흔들어 주는 글이면 좋겠다. 그런 글이 독자로 하여금 사고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글일 것이다. 예이츠는 “자신의 견해를 지닌다는 것은 작가들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더 알고자 하는 데 관심을 갖겠다. 서머싯 몸은 “작가는 판단하기보다 알고자 하는 데 관심이 더 많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이 부분을 여러 번 읽었다. 나에게 글쓰기의 지향점을 말해 주는 것 같아 기억해 놓기로 했다.

 

 

보세요. 아마 우리 대부분은 이 시대가 어둡고 어리석은 시대라는 점에 동의할 겁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얼마나 어둡고 어리석은지를 그저 극화해서 보여주는 그런 소설이 필요할까요? (…) 어떤 소설이든 하고 싶은 대로 어두운 세계관을 가질 수 있지만, 정말로 좋은 소설이란 이런 세계를 묘사하면서도 그 속에 살아있는 인간 존재를 위한 가능성에 빛을 비춰주는 소설일 겁니다. - 휴버트 드레이퍼스 ‧ 숀 켈리 저, <모든 것은 빛난다>, 62쪽.

 

 

위의 글을 <인간의 굴레에서>라는 소설로 말하면 이렇게 되리라.

 

 

<인간의 굴레에서>는 불구, 가난 등 여러 종류의 굴레들을 가지고 있는 필립이 그 굴레들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소설이다. 불구로 인해 고통스럽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자신이 성숙해졌다는 것을 자각하는 필립의 모습에서 ”인간 존재를 위한 가능성에 빛을 비춰주는 소설“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서머싯 몸에 관해 덧붙임.

 

 

“(....) 은유에 재능이 없없다. (....) 그러나 나는 예리한 관찰력을 지니고 있었다.” - 서머싯 몸.

 

 

서머싯 몸이 쓴 것인데, 내가 어디에선가 읽고 메모해 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그와 나의 공통점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문장력은 없으나 관찰력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랑질인가. ㅋ) 그리고 문장력과 관찰력 중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나는 관찰력을 택할 것이다. 둘 다 필요하지만 글을 쓰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은 관찰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을 낼 때 문장력이 부족하면 누군가가 도와주면 되지 않나. 출판사에서 편집 위원들이 도와주면 되지 않나. ㅋ) 관찰력은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능력이다.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졌다면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관찰력은 날카롭지 못하다.) 

 

 

서머싯 몸에 관해 또 덧붙임.

 

 

그는 그저 말하고 싶은 것을 재미있게 이야기할 줄 아는 <이야기꾼>인 것에 만족하고 그것이 자신의 글쓰는 목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 그는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기법을 고안해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지 않았다. 문체의 수련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것은 알기 쉽고 단순하고 편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였다. - 서머싯 몸 저, <인간의 굴레에서 2>, 작품 해설, 519쪽.

 

 

알기 쉽고 단순하고 편한 문장을 쓰기 위해서였다.

 

 

이것을 읽으니 서머싯 몸이 더 좋아진다. 나와 똑같기 때문이다. 나는 탁월한 문장력을 돋보이게 할 재주가 없기 때문에 그저 글을 쉽고 단순하게 쓰려고 노력하는데. (어머, 어머...)

 

 

요즘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쓰고 싶은 글은 이런 것들이다.

 

 

* ‘나는 행복한가’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남들의 느낌 중 어느 게 더 중요한가. 나는 행복한데 남들이 나를 불행하게 본다면 그래도 나는 여전히 행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행복이 줄어들까.

 

매년 명절이면 시댁에서 2박 3일 동안 여러 식구들과 함께 보낸다. 불편한 점은 화장실을 느긋하게 사용할 수 없는 점이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서 머리를 감으려고 하면 씻으려고 줄을 서 있을 식구들 때문에 마음이 불편하다. 또 대소변을 볼 때도 불편하다. 그래서 깨달은 게 있다. 집에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것도 행복이 될 수 있구나, 하고. 행복을 찾으려고 마음먹으면 별 게 다 행복이 될 수 있구나, 하고. 그렇다면 별 게 다 행복일 수 있는 작은 행복 중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 나는 슈퍼에서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더 받게 될 경우에 찜찜해서 더 받은 돈을 돌려준다. 이때 돌려주는 이유가 손해를 보는 상대를 위해서인가, 찜찜한 나를 위해서인가. 그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어느 쪽이 옳은가.

 

*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남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야 하는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이 세상에서 마침표가 없는 것은? 행복한 시간이다. 왜냐하면 언제든 깨질 수 있으니까.

이 세상에서 마침표가 없는 것은? 남녀 간의 사랑이다. 왜냐하면 언제든 깨질 수 있으니까.

이 세상에서 마침표가 없는 것은? 남녀 간의 우정이다. 왜냐하면 언제든 깨질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마침표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부모의 사랑, 이것밖에 없는가.

 

 

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생각의 조각들인데 언젠가는 꺼내어 완결된 글로 쓸 날이 오겠지,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

 

 

내가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끼면 기분이 좋다. 글을 쓰고 있을 때 그렇게 느낄 때가 많다. 그러니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폼나게 보여서가 아니라)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바른 생활 어린이’가 아닌, ‘바른 생활 어른’인 것 같아서 글을 쓴다, 가 되겠다. 물론 기본적인 이유는 글을 쓰는 재미가 있어서겠지만.

 

 

마찬가지로 내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것도 좋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게 좋아서다. 물론 기본적인 이유는 돈을 버는 재미가 있어서겠지만.

 

 

 

 

 

 

3. 많이 걷기 : 운동 삼아 하루 한 시간씩 걷던 날이 많았다. 다년간 걷기는 나의 좋은 습관이었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추운 날이나 미세먼지가 있는 날엔 실내에 있는 자전거로 운동하자고 마음먹고 나가지 않았다. 몇 번 그렇게 했더니 게을러져서 걷는 운동을 생략하는 날이 늘어났다. 다시 걷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걸으면 그 자체만으로 운동이 되어서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햇볕도 받고 식욕도 생기고 잠도 잘 잔다는 생각 때문에 많이 걸으려 한다. 신문에서 본 적이 있는데 매일 30분씩 걷는 운동은 각종 암을 예방한다고 한다. 겨울이라 추워서 밖에 나가기 싫지만 막상 나가서 따뜻한 햇살 받으며 세상의 풍경을 보며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꼭 하루에 한 번은 밖에 나가 걸어야겠다.

 

 

 

 

 

 

4.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남을 사랑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자기 자신도 남들처럼 귀한 생명이므로. 또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수 있으므로.

 

 

니체도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았던가.

 

 

그대들의 이웃을 언제나 자신처럼 사랑하라. 하지만 우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가 되도록 하라! - 프리드리히 니체 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304쪽.

 

그리고 벗이 그대에게 악행을 저질렀을 때는 이렇게 말하라. “나는 그대가 내게 한 행동을 용서한다. 하지만 그대가 그대 자신에게 악행을 했다는 것. 이것을 내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 프리드리히 니체 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54쪽.

 

 

자신을 사랑해야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다. 자신을 사랑해야 자신을 가치 있게 생각할 것이고 그래야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므로.

 

 

자신을 사랑해야 자존감도 가질 수 있겠지.

 

 

 

 

 

 

 

 

 

 

 

 

 

 

 

 

 

 

 

 

 

결론을 말하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걷고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기.

 

이 네 가지가 나의 새해 계획이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4-01-08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머싯 몸 완전 좋아해요. 하지만 <인간의 굴레에서>는 아주 예전에 축약복--;;으로 읽었던 기억이 나요. pek님의 감상이 궁금해집니다. 요새 저도 운동을 좀 해보려 하는데 참 짬도 안 나고 의욕도 안 생기고 그렇네요. 저는 아기때문에 나갈 수가 없어 요가 방송 보고 하려하는데 안 할 이유가 너무 많이 생겨서요. 새해 계획들 다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

페크pek0501 2014-01-09 12:47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 오랜만입니다. 반가워요.
<인간의 굴레에서>를 읽으셨군요. 저는 다른 책들을 병행해서 읽고 있어서
언제 다 읽을지 모르겠어요. 그 책을 빨리 읽지 않고 아끼며 읽고 있는 중입니다.

운동하기... 참 중요한데요, 우리같이 책을 끼고 사는 사람들에겐 필수인 것 같아요.
아직 아이가 어리군요. 저는 애들이 다 커서 이렇게 나이 먹은 것도 좋더라고요.
자유로워지거든요.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아이 키울 때가 여자로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육아를 즐기시길...^^

카스피 2014-01-08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많이 읽기와 쓰기를 올해 계획으로 하셨네요.전 있는 책 많이 팔기를 목표로 세웠답니다.안그러면 책더미에 깔릴듯 싶어서요ㅡ.ㅡ
그나저나 늦었지만 pek0501님 서재의 달인등극 축하드리며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O^

페크pek0501 2014-01-09 12:49   좋아요 0 | URL
반가운 카스피 님이 방문하셨군요.
책 많이 팔기가 새해 목표군요. 목표를 이루시길...

서재의 달인...ㅋ 제가 드디어 처음 돼 봤습니다.
서재의 달인이 61명으로 알고 있어요. 제가 61등 안에 들었다는 얘기입니다.
님은 해마다 서재의 달인이시겠지만... ㅋㅋ
감사합니다.

잘잘라 2014-01-09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불안증이 있는데 글쓰기를 하면 증세가 많이 누그러지는 것을 느껴요. 다른 사람에게까지 도움이 되는 글을 쓴다는 건 저로서는 상상도 못하겠고 그저 저 하나라도 도움이 되니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써요. 그런데 페크님 글을 읽고 나니 어쩐지 마음이 편안해져서 오늘은 일기를 한 줄만 써도 될 것 같아요. 「페크님의 새해 계획에 나도 하나 둘 하나 둘 발맞춰 걷기 시작!」(히히 얌체~)

페크pek0501 2014-01-10 13:36   좋아요 0 | URL
얌체해도 돼요...ㅋ

불안증... 현대인들이 다 갖고 있는 병이죠. 알랭 드 보통이 <불안>이란 책을 썼을 정도로요.
저도 그래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쓴다기보다 제가 글을 쓰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것이죠.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하죠. 하지만 아마도 글을 쓰면서는 행복한 사람이 될 듯해요.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내보내는 배출구가 생긴 셈이니까요.
우리, 글 쓰면서 행복한 사람이 되자고요. ^^

프레이야 2014-01-09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계획은 저도 같이 실천하겠어요^^

페크pek0501 2014-01-10 13:43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 계힉을 같이 실천해 보아요.
많이 쉬셨지요? 에너지 충전이 되셨나요?
새해엔 많이 쉬시지 말고 조금씩 쉬시면서 꾸준히 글을 쓰시길 바랍니다.
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
 

 

 

 

 

 

정신 수양을 위하여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매일 두 가지씩 하는 게 좋다고 충고한 사람이 누구였던가? 어떤 현자의 말인데 누구였는지 생각이 안 난다. 나는 그 가르침을 아주 꼼꼼하게 따르고 있다. 날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밤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 서머싯 몸 저, <달과 6펜스>, 16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 읽다가 웃음이 나왔다. 이 소설의 화자가 나를 웃겼다. 다시 읽어 봐도 재밌다. 마치 자신은 웃지 않으면서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처럼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을 나는 좋아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일이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밤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라니. 그걸 싫어하지만 매일 실천하고 있다니.

 

 

 

나도 정신 수양을 위해 내가 싫어하는 일을 매일 두 가지씩 하며 살아 볼까? 무엇이 있을까? 물론 좋은 일이어야 되겠지.

 

 

 

- 길거리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

- 글을 잘 쓰는 누군가에게 나보다 글 잘 쓴다고 말해 주는 일.

-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다가 뒷사람을 앞에 서게 양보하는 일.

 

 

 

이것 다 어렵잖아. ㅋㅋ

 

 

 

- 길거리의 쓰레기 중에 아주 더러운 게 있으면 어떡하나. 쓰레기에 개똥이 묻어 있을 수 있잖아. 또 토사물이 묻어 있을 수도 있잖아. 그러므로 길거리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 글을 잘 쓰는 누군가에게 ‘당신 참 잘 쓴다.’라고 말해 줄 수는 있다. 하지만 나보다 잘 쓴다고 말해 주는 것은 쉽지 않잖아. 물론 그렇게 말한 경험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인심을 쓰듯 이걸 실천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는 게 얼마나 지루한 일인데, 게다가 뒷사람을 앞에 서게 양보하다니.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쓰면서 생각해 보니 싫어하는 일을 매일 두 가지씩 하기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만약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실천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 같다.

 

 

 

이건 앞으로 천천히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여러분도 생각해 보시길.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매일 두 가지씩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것을 하겠습니까?

 

 

 

 

 

 

 

 

 

 

 

 

 

 

 

 

 

 

 

 

 

 

 

아,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도 이 소설의 화자와 같이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밤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을 싫어한다. 밤이 되면 잠자기 싫어서 억지로 잠을 청하고 아침이면 일어나기 싫어서 억지로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예전에 이런 소원이 있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잠자고 싶은 시간에 잠을 자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 이런 소원을 생각하다가 알아낸 게 있다. 이런 소원이 이루어지려면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을. 내 잠을 방해하는 소리를 내는 식구들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침을 차려 줘야 하는 식구들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동안 독신자들을 부러워했다. 그들은 내 소원을 이루며 살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독신자라면 직장에 다니더라도 휴일이면 아무 때나 자기 맘대로 잠을 자고 아무 때나 자기 맘대로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 그들을 부러워하다가 언젠가 나도 한 번쯤은 혼자 살 수 있는 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었다. 애들이 결혼을 하고 남편과 내가 주말부부가 되면 가능하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집에서 밤에 혼자 잠자는 게 싫어서다. 혼자 있는 시간을 여전히 즐기지만 저녁이 되면 식구들이 들어오면 좋겠다.

 

 

 

이렇게 정리하련다.

 

 

 

 

 

젊음이 아름다운 건 젊음이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젊음이 늘 유지된다면 아름답게 여길 리 없다. 꽃이 아름다운 건 꽃이 피어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꽃이 늘 피어 있다면 아름답게 여길 리 없다. 마찬가지로 잠은 시간에 구애받으며 짧게 자야 달콤한 법이다 그러므로 지금처럼 정해진 시간의 아침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의 밤에 잠자야 한다.

 

- pek0501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행복이란 긴 시간 동안 가질 수가 없겠구나, 짧아야 행복할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달과 6펜스>를 읽지 않았으면 글 쓸 게 없을 뻔했다.

이 책으로 인해 글 쓴 게 다섯 편이나 된다.

<달과 6펜스>는 내게 ‘사골’이다. 여러 번 우려내고 있으니까.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3-12-08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굿모닝!
휴일에 늦잠 자고 싶은데 평소 같은 시간에 눈이 떠져요.ㅠ
금욜, 토욜 늦게 자고 싶은데 밤 11시30분되면 막 졸려요.
나도 잠자기 싫어해 봤으면...잠을 지배하고 싶어라.
착한 일 두가지 하는게 더 쉽겠다! 싫은 일하면 더 보람 있으려나요?
요즘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 주문처럼 외우고 있어요.

페크pek0501 2013-12-09 11:00   좋아요 0 | URL
세실 님도 굿모님!
으음~ 님은 그러실 것 같아요. 출퇴근하다 보면 얼마나 달콤한 잠에 빠져 드실지
짐작이 갑니다.
님의 말씀이 맞네요. 착한 일 두 가지 하는 게 낫겠다 싶네요. 우리는 그럽시다. ㅋ
싫은 일을 하면 보람이 있기보다 자기 극기 훈련이 되지 않을까요?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지요. 도리없지요.

하늘바람 2013-12-08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사골같은 책 재밌네요 님이 싫어하시는 일은 정신 수양보단 스트레스돌거같아요 특히 3번

페크pek0501 2013-12-09 11:02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 님. 사골 같은 책이랍니다. ㅋㅋ
맞아요. 싫어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주겠죠?
자신이 좋아하는 일 중에서도 찾아보면 남에게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

프레이야 2013-12-0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모옴은 유머까지 갖췄네요. 페크님도요ㅎㅎ 절대공감이에요. 저도 아침 제시간에 일어나기와 밤 제시간에 잠들기가 제일 싫어요ㅋ 어렵기도 하구요. 늦게 일어나거나 날밤새거거나 ᆢ 아무려나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전 결혼식장 갑니다.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 보면 기분 더 좋아질 거 같아요^^

페크pek0501 2013-12-09 11:04   좋아요 0 | URL
저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보면, 당신은 이제부터 고생문이 훤하다, 좋은 세월 다 갔다, 그래요. 히히...
애 낳아서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 일입니까. 살림하는 건 어떻고요.
엄마가 해 주는 밥 먹고 연애할 때가 좋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우리 딸들은 일찍 시집 보내지 않을래요.
제 맘대로 되지 않겠지만... ㅋ


그렇게혜윰 2013-12-09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어하는 일 두 가지 매일 하는데요, 밥하는 것 그리고 화장실 가는 거?ㅋㅋ 둘 다 너무 귀찮아요. 서머싯 몸이 저렇게 유머 있는 줄 몰랐네요^^

페크pek0501 2013-12-09 11:14   좋아요 0 | URL
닉네임이 재밌네요...
밥하는 것과 화장실 가는 것이라... ㅋㅋ 그럴 듯하네요.
저는 밥하는 것보다 반찬 만들기가 더 싫어요.
특히 외출시엔 화장실 가기가 귀찮고요.

서머싯 몸의 팬이랍니다.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마녀고양이 2013-12-1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저 상담받을 때, 제가 차마 못하는 것들을 해보라고 자꾸 부추기시는거예요.
그래서요, 저는 빨간 불에, 사람이나 차가 별로 없는 거리에서 그냥 건너요! 쿡쿡.....
제가 아주 고지식했거든요~ ^^

저두저두, 본인은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데 유머가 있는 분들 정말 좋아해요.
예를 들면, 마립간님? 아하하.

페크pek0501 2013-12-13 09:51   좋아요 0 | URL
아하하~ 마립간 님, 재밌는 것 맞아요...ㅋㅋ

차마 못하는 것들을 해 보라는 게 자기 극복 훈련을 위한 것 같네요.
저도 고지식한 면이 있긴 해요. ^^

노이에자이트 2013-12-12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크 님은 결혼 앞둔 여자들을 보면 고생문이 환하구나 한다지만...그래도 노처녀가 되어가는 친인척을 보면 "언제 결혼하고 애 낳을래..."하는 생각도 들 거에요.

페크pek0501 2013-12-13 09:54   좋아요 0 | URL
그렇네요. 아마도 저는 다 해 봤기에 그런 생각을 하나 봐요.
만약 아직도 제가 올드 미스로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엄마에게 되게 볶임을 당했을 것 같아서...
제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맞선 시장에 내보내신 어머니거든요...
저는 제 딸한테 안 그럴 거예요. 후후~~
 

 

 

어제 미세먼지가 많아서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황사 때문에 봄이 싫어졌는데 이젠 겨울에 미세먼지라니. 별 게 다 속 썩인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걷는 운동 삼아 친정에 가려 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갈 수가 없었네. 시장에 가서 사 올 게 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갈 수가 없었네. 청소할 땐 이불을 털기 위해 창문을 여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열 수가 없었네. 부엌에서 가스 불을 쓸 땐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열 수가 없었네. 미세먼지 하나가 참 불편하게 만든다 싶었다.

 

 

 

어제 처음으로 발령됐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오늘 해제되었다. 창문을 통해 확인해 보니 어제 희뿌옇게 보이던 먼 산이 오늘은 선명하게 보인다. 와우, 신난다. 오늘은 밖에 나가도 되겠다.

 

 

 

평상시에는 공기의 존재 같은 건 아예 생각하지 않고 사는데 이렇게 불편을 겪고 나니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전쟁이 나 봐야 평화의 소중함을 알듯이. 병이 나 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듯이.

 

 

 

티브이 뉴스를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에 폐암을 유발하는 오염물질이 검출되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 “현재 서울 평균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으로 돌아왔으나 주말에는 다시 중국에서 날아온 스모그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것이 전망되고 있다.”(한국경제, 2013-12-06)고 한다.

 

 

 

그러니 앞으로 공기 맑은 날이 되면 감사하는 마음이 될 것 같다. 이런 것까지 감사하며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

어제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왜 이 문제에 대해 글을 쓴 블로거가 없는 거지?

나만 심각하게 생각한 건가?

글이 내 눈에 띄지 않은 건가?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2013-12-06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분만 바람을 안 마셔도 모두 죽잖아요.
사람도 풀도 나무도.
그러니, 맑은 날이란
우리한테 엄청난 축복이라고 느껴요~

페크pek0501 2013-12-08 00:38   좋아요 0 | URL
예, 푸짐한 햇볕만 축복이 아니었어요.
바람도 공기도 축복이었어요. ~

stella.K 2013-12-0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라도 한마디 쓸 걸 그랬어요.ㅎㅎ
저도 어제 외출할까 하다가 포기했어요.
그저께 머리 자르러 잠깐 외출했는데 집 앞에 조그만 축구장 있는데
사람들 축구하고 난리더군요.
운동하면 숨이 차서 공기를 더 많이 흡입할텐데 사람들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더라구요. 내가 예민한 건지 원...
다행히도 오늘은 날씨가 맑네요. 중국이 어떻게 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줘야 할텐데... 중국은 더하다 잖아요.ㅠ

페크pek0501 2013-12-08 00:39   좋아요 0 | URL
중국은 엄청 심하지요. 앞이 보이지 않아 운전 사고가 많이 일어날 정도라니까요.
두 나라가 맑은 공기를 위한 성금이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blanca 2013-12-0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새 미세먼지 때문에 스트레스 엄청 받고 있어요. 게다가 어린 아가까지 있어서 더욱요. 방사능이야 보이지 않으니 어찌 어찌 잊는데 이건 창밖에 스모그가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니 정말 지구 대재앙 같고. 오늘 파란 하늘 보고 신나게 환기시켰어요. 지금도 막 문 열고 싶고. 앞으로 장기전이 될 텐데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중이랍니다.

페크pek0501 2013-12-08 00:40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 그렇죠? 정말 그래요.
방사능에 스모그에...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맑은 공기를 배출하는 공장이라도 지어야 할까요? ㅋ
 

 

 

 

1. 좋은 점 : 누구나 그런지 알 수 없으나 나는 그렇다. 글을 어느 정도 쓰고 나면 더 이상 글감이 없어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이 오곤 한다. 이제 글 쓸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글 쓸 게 없는데 그동안 내가 어떻게 글을 써 왔지?’ 하는 의문이 생기면서 썼던 글들이 신기하게 여겨진다. 바로 이때 글 쓸 게 없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다. 책을 읽는 것이다. 글을 쓰는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가장 좋은 점은 책을 읽는 취미를 동시에 가졌다는 점이다. 그래서 글이 써지지 않는 시간은 책을 읽는 시간으로 메울 수 있는 것이다.

 

 

 

 

 

2. 고스란히 내 것 : 나는 책을 즐겨 읽는 편에 속한다. 요즘 친정에 갈 때도 책을 한 권 들고 간다. 어머니가 낮잠을 주무실 때 읽기 위한 책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우리 어머니가 하는 말이 있다. “눈 피로하다면서 왜 그렇게 책을 읽니?”라고 하신다.

 

 

‘난 왜 책을 읽을까?’

 

 

물론 일차적인 이유는 책을 읽는 게 좋기 때문에 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차적인 이유가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기억되는 어떤 것들이 내 마음속에 쌓이게 되어 언젠가는 그것들이 빛을 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믿기 때문인 것. 그것들은 내게 언젠가는 지혜를 줄 수도 있고, 언젠가는 기쁨을 줄 수도 있고, 언젠가는 위안을 줄 수도 있다. 그것들은 그 누구도 훔쳐 갈 수 없는 내 것이고 그래서 소중하다. 설사 전쟁이 나서 집이 폭파되고 재산이 없어지더라도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게 바로 책에서 얻은 그것들일 것이므로.

 

 

 

 

 

3. 우리, 글 쓰면서 돈 버네 : 알라딘 ‘나의 계정’에 들어갔더니 적립금이 쌓여 있었다. 살펴봤더니 ‘Thanks to 적립금’이 모여 있었던 것.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하고 있는 내가 이 정도의 수입이라면, 글을 많이 올리는 분들은 꽤 높은 금액의 수입이 있겠다 싶다. 서재에 글을 올리고 있는 우리들은 매일 돈을 벌고 있는 거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을 생각하며 흐뭇했다.

 

 

‘나의 계정’에 있는 것을 ‘복사 붙이기’를 했다. 어제 24일에 130원을 벌었구나.

 

......................................

2013-11-24 [마이페이퍼] 어느 독서광의 노트> 이런 책들... 130원

2013-11-20 [마이페이퍼] <생활칼럼> 그냥 지나친 적은 없는가 80원

2013-11-15 [마이페이퍼] 단상(51) 해서는 안 될 말 80원

2013-11-15 [마이페이퍼] 단상(72) 131106에 쓰는 이런... 90원

2013-11-15 [마이페이퍼] <글쓰기> 잘못 써서 고쳤... 60원

2013-11-09 [마이페이퍼] 단상(68) 책과 글에 대하여 90원

2013-10-25 [마이페이퍼] <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140원

2013-10-22 [마이페이퍼] <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80원

2013-10-22 [마이페이퍼] <책 속을 산책하다가 좋은 글을... 140원

2013-10-02 [마이페이퍼] 단상(68) 책과 글에 대하여 90원

......................................

 

 

 

 

 

4. 서재에서의 즐거움 : 글 쓰는 즐거움은 종이 노트에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글을 써서 서재(블로그)에 올리면 글 쓰는 즐거움 이외에 다른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바로 댓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이다. 만약 서로 주고받는 댓글이 없다면 서재 활동의 즐거움은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을 쓰는 것은 그 글을 쓴 사람에 대한 응원인 셈이다. 이렇게 내가 응원의 뜻으로 댓글을 달듯이 내 서재에 달린 댓글 또한 나에 대한 응원으로 받아들이고 고마워한다.

 

 

서재(블로그)를 가지면서 누리게 된 또 하나의 즐거움은, 여러 서재를 돌아다니며 남들은 어떤 글을 올렸을까 궁금해하며 읽는 일이다. 읽는 일도 쓰는 일 못지않게 즐겁다.

 

 

 

 

 

5. 다락방 님이 책을 냈대 : 최근 어느 서재에 들어갔다가 접수한 소식이 있다.

 

 

다락방 님이 책을 냈단다. (내 반응 : 어머 어머...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책을 내지 않는 게 이상하다 싶었지.)

 

 

9월에 책을 구입하고 나서 그 뒤로 책을 구입하는 일을 자제하고 있건만 (그래서 내년에나 책을 구입할 예정이었는데...) 당장 책을 구입해야 할 것 같잖아. 이 책이 궁금하니까.

 

 

...............................................................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 이유경 (지은이) | 다시봄 | 2013-11-22

 

위로받고, 공감하고, 때로는 울고, 소설에서 삶을 읽는 한 소설 편력가의 독서 여정. 출근길에 우연히 마주쳤을 수도 있다. 아니면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며 스쳤을 수도 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아침이면 출근하기 바쁜 수많은 직장인 가운데 한 명이다. 모두가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 그녀는 소설책을 펼친다. (…) 그런 그녀는 인터넷 책방에 블로그를 성실히 꾸리는 블로거이기도 하다. 책, 특히 소설을 읽으며 떠오른 생각이나 스치는 느낌들을 블로그에 남긴다. 아는 사람에겐 나름 유명한 그녀의 블로그에는 유쾌한 수다가 가득하다. 이 책은 그런 그녀가 그동안 쓴 많은 글 가운데 78편을 추려 다듬어 엮었다. (알라딘, 책소개)에서

 

 

...............................................................

 

 

 

 

 

6. 다락방 님과 나의 관계 : 다락방 님과 나는 아주 가끔 댓글을 주고받는 사이다. ‘자주’가 아니고 ‘아주 가끔’이다. 다락방 님을 좋아하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댓글이 많이 붙기에 굳이 나까지 보태지 않아도 된다 싶어 댓글을 쓰지 않고 있다가 ‘아주 가끔’ 첫 댓글을 쓸 기회가 오면 그때 쓰곤 한다.

 

 

아마 다락방 님은 이 글을 볼 거라고 예상한다. 왜냐하면 나의 서재에 다락방 님이 이런 댓글을 썼기 때문이다.

 

 

“페크님, 저 페크님 올리시는 글 꼬박꼬박 다 보고 있습니다. 댓글을 잘 안남겨도 다 보고 있는걸요!”

 

 

으음~~ 내가 글을 많이 올리지 못하기에 내 글을 다 읽는 게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하지만 나는 다락방 님이 많은 글을 올리기 때문에 다 읽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다락방 님의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으니 얼마나 좋은가. 다 읽을 수 있게 되었잖아.

 

 

 

 

 

* 덧붙임 *

 

내가 알기론 서재를 가진 알라디너로서 책을 낸 사람들이 열 명이나 된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아마 그 이상의 사람들이 책을 냈을 것이다. 스무 명쯤 될지 모르겠다. 그들 모두 존경스럽다. 누군가가 책을 낼 때마다 약간 샘나기도 한다. (뭐 그렇다고 해서 배가 아팠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 조금 아팠던가.ㅋㅋ) 하지만 우리는 책 한 권을 쓰기 위한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체중이 빠질 정도로 되게 힘들었을 것 같다. 나 같으면 5킬로 정도는 기본으로 빠지지 않을까.)

 

아무튼 다락방 님의 책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그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나, 되게 착하네.ㅋㅋ)

 

 

 

* 덧붙임 2 *

 

이렇게 쓰는 걸 빠뜨렸다.

 

'알라딘에서 소설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은 그리고 소설 리뷰를 가장 맛있게 쓰는 사람은 다락방 님이다.'

 

내가 왜 이걸 빠뜨리고 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니... 알라디너라면 모두 그렇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콕 집어 말해야 할 건 말해야 한다, 라는 생각으로 덧붙여 놓는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태우스 2013-11-2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낼 내공을 가졌지만 안내시는 분 중 가장 뛰어난 분이 페크님,이라는 설문조사결과가 있더군요. 페크님이 대단한 건, 서재가 어느정도 자리가 잡혀서 신흥재벌이 탄생하기 어려워진 시대에 순식간에 서재의 중심인물이 되셨다는 거죠. 제가 다시 뛰어든대도 그럴 자신이 없는데... 덧붙임2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페크pek0501 2013-11-25 22:19   좋아요 0 | URL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늘바람 2013-11-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재미나게 읽었어요 멋진 소식도 접했네요

페크pek0501 2013-11-25 22:3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ㅋ
감사하다는 뜻으로 '내일의 멋진 하루'를 선사합니다.

루쉰P 2013-11-2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죠 ㅋㅋㅋ
다락방님이 책을 내시다니 대박...^^
여전히 페크님도 잘 지내시는군요.
전 글 울렁증이 생겼나봐요. 책을 5페이지 이상 못 읽어서 말이죠...ㅎㅎㅎ
흠..겨울에 맞게 뭔가 다시 싹 트기 위하여 발버둥 중이에요 ㅋ

페크pek0501 2013-11-26 17:46   좋아요 0 | URL
루쉰 님, 반갑습니다. 아니 반갑다는 표현으론 안 될 만큼 엄청 퍽 반가워요.
울렁증? 저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에 울렁증이 있어서 오랜만에 올리려면 떨려요. ㅋㅋ 이런 시시한 글도 올려도 되나, 이러면서 말이죠.

싹 트기 위한 발버둥... 이라 좋은데요. 님의 소설 같은 리뷰를 기다리고 있겠어요.
아니다, 이렇게 부담 주면 안 되는 거죠?
저는 영양가 없는 글도 쓰면서 살기로 했어요. 왜냐하면 우리의 삶이 영양가 있는 일만으로 이뤄질 수 없듯이, 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영양가 없는 글이라도 쓰다 보면 누군가는 영양가 있는 글로 읽는 이가 한 편쯤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요. 그래서 편하게 올리고 있답니다. 물론 좋은 글만 쓰기가 어려워서겠지만요.
완벽하게 좋은 글만 올리려 한다면 한 편도 못 올리게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해도 되겠죠?

감은빛 2013-11-26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 투 많이 받으시네요. 부럽습니다!

1번은 저와 비슷해요.
저도 글감이 없으면 예전에 쓴 글들을 살펴보며 신기해 합니다.
어떻게 저런 글드을 다 썼지? ^^

2번에서 강조하신 문장, 저도 무척 공감합니다.
글을 읽는 것은 나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겠지요.

날이 추워요!
건강 조심하세요!

페크pek0501 2013-11-26 17:47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땡스 투 많이 받는 편인가요?
저는 어떤 분이 땡스 투만으로도 책 살 돈이 충분하다고 해서 글 많이 올리는 분들은 많은 금액이 쌓여 있는 거구나,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1번, 자주 느낀답니다. 글을 써서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닌 게 얼마나 다행인지... ㅋ
글을 읽는 것은 나만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표현이 참 좋습니다.
감은빛 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yamoo 2013-11-2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태우스님 말씀에 동감 백배!

1번은 저도 그렇습니다...ㅎㅎ

그나저나 책을 내시는 분들 많이 부러워보입니다만....전 강위석님으로 위안을 얻곤 합니다. 제가 글쓰기에서 가장 본 받고 싶어하는 분이 강위석 님의 글들인데요. 이 분의 글은 정말 편집의 끝판왕인 거 같습니다. 수학을 전공하신 분이 문학적 소양도 대단해 명 칼럼들을 아주 많이 쓰셨거든요. 칼럼들을 모아서 낸 책의 서문에서 강위석님이 그랬습니다. 자기 이름으로 낸 첫 단행본 저서 라구요. 그 분 나이 50이 훨씬 넘어서였습니다.

뭐, 생전에 얇은 자서 한권만 내고 정말 불세출의 스타간 된 분들도 있지요. 전 이런 데서 위안을 받습니다~ 아직은 깜냥이 안되니 좀 시간이 흐르면 보다 완성도가 있는 책을 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

페크pek0501 2013-11-26 17:53   좋아요 0 | URL
으음~~ 책을 낼 수 있는 때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제일 잘 안다는 생각이에요.
저는 아직 멀었다고 봐요. (절대 거짓의 겸손이 아님. 저는 이중성의 겸손을 제일 싫어합니다.ㅋㅋ)

1번, 야무 님도 그러시군요. 저는 그래서 이야기를 끊임없이 생산해 내는 사람을 우러러 봅니다.
저는 깊이 있는 글쓰기의 전범으로 신영복 님의 글을 꼽습니다...닯고 싶죠. 그래서 이미 읽은 그의 저작을 가끔 들춰 봅니다.

강위석 님의 나이 50이라니, 힘이 나는군요.
제가 듣던 강의에서는 원래 소설은 50세가 넘어서 써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야 인생을 좀 알게 된다고요.
멋지게 뽑아낸 칼럼은 정말 맛있는 음식처럼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요.
야무 님은 젊으시니 느긋하게 즐기면서 글 쓰시다 책을 내도 된다고 봐요.
저도 죽기 전엔 한 권은 책을 낼 수 있겠지, 뭐 이러면서 글쓰기를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님이 쓰신 책에 대한 정보의 페이퍼, 도움 많이 받습니다. 철학서에 이어서 논리학도요.
앞으로도 그런 페이퍼를 기대하겠습니다. ^^
이곳이 그렇게 소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세실 2013-11-2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소통의 공간이라는 님 말씀에 공감^^
다락방님을 비롯해서 한, 두분씩 책을 내는 멋진 공간이죠~~~
요즘 어떻게하면 좀 더 글을 잘 쓸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재능이 없으니 한계를 느껴요.

페크pek0501 2013-11-30 16:11   좋아요 0 | URL
소통의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글쓰기의 한계... 이것은 늘 글을 쓸 때마다 느낀답니다.

잘 지내시죠? ^^
 

 

 

‘슬픔은 장례식 뒤에 오는 것.’이란 말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 말은 유가족이 장례식에선 슬퍼하지 않다가 장례식이 끝나고 나면 그제야 슬픔을 느끼게 된다는 말이겠다. 친척의 장례식장에 갈 때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이 생각되었다. 장례식장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운데 웃고 떠드는 소리에 도무지 고인의 죽음을 슬퍼할 여유가 없는 곳처럼 되어버리기 일쑤다. 내 사촌들과 모여 앉아 있으면 오랜만에 만나는 사촌들의 모임인 양, 웃음꽃이 만발하는 잔치인 양 시끌벅적하다. 그곳엔 슬픔은 없고 즐거움이 파도처럼 춤춘다. 헤어지면서 누군가가 “우리 또 언제 만나지?” 하고 물었을 때 나는 맘속으로 이렇게 응수했다. ‘또 누가 죽어야 만나지.’

 

 

오늘 생각한 것. 친척 중 누군가가 죽게 되어야만 사촌들이 만나게 되는 이 불편한 진실에 대하여.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13-11-20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이어요. 하지만 더 씁쓸한 건 수면 밑에 가라앉은 인관관계들이
다시 헤집고 올라 오기도 하죠.
왜 명절이나 집안 잔치 등 좋은 날 끝에 깽판치는 친척 꼭 하나씩 있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그렇게 누가 죽어서라도 만날 수 있는 건 차라리 나은 것은 아닐까 싶어요.
인생 참 씁쓸해요. 그죠? 흐흐.

페크pek0501 2013-11-21 00:05   좋아요 0 | URL
깽판치는 친척 ㅋㅋㅋㅋㅋ 맞아요.
저의 사촌들 중엔 사업하다가 실패한 경우, 이혼한 경우, 아직도 50대노총각 등
위로해야 할 사람들이 있답니다. 아버지 형제가 칠남매이다 보니
사촌들도 많아서 다양하답니다.
오랜만에 만나도 핏줄이라 그런지 전혀 어색하지 않게 대하게 되더라고요.
어릴 적부터 봐 와서 그런 것 같아요.

인생... 씁쓸해요... 맞습니다.
다만 씁쓸하지 않은 척하고 살다 보면 괜찮아지죠. ^^

마녀고양이 2013-11-21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도 시끌벅적한 장례식장이 좋더라구요.
삶이 한바탕 축제인 것처럼 죽음으로 가는 길도 축제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외국 영화의 장례식처럼 고인을 보내는 길에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진 진정한 애도가 깃들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구요...... 그렇게해도 누군가를 보낸다는 것은 너무 슬퍼요. ㅠㅠ

페크pek0501 2013-11-22 16:00   좋아요 0 | URL
따지고 보면 죽음을 슬퍼할 필요는 없는 건데 말이죠.
제자리로 돌아가는 거니까요. 하지만 고인을 다시 볼 수 없다는 건 슬픈 일이죠.
그래서 장례식이 축제가 되지 못하는 거겠죠.
제 생각에도 장례식이 울음바다가 되는 것보단 웃음이 넘치는 곳인 게 보기 좋은 것 같아요. 요즘 장수시대라서 호상이 많아서인지 장례식장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밝아진 느낌이에요.

마고님. 깻잎 조리려고 씻는데 깻잎의 향이 좋네요.
좋은 겨울 보내세요.

이 시시한 글에 댓글을 써 주신 님의 우정에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