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에 내가 블로그에 글을 쓴다고 하면 의외라고 여기는 듯한 표정을 짓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처럼 블로그 문화가 활성화되기 전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나 같은 사람이 글을 쓴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했고 그 이유를 나는 알 것 같았다. 


몇 달 전이었다. ‘영화 토론 모임’이 끝난 뒤 밥을 함께 먹으러 가자는 누군가의 말에 내가 운동하러 가야 해서 안 된다고 말하자 무슨 운동을 하는지 묻는 이가 있었다. 내가 ‘발레’를 한다고 답하자 놀라는 이가 몇 있었다. 젊지 않은 내가 대중적이지 않은 발레를 한다니까 나에게서 의외성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날씬했던 거군요.”라고 말하는 이가 있었고, “발레를 해서 날씬한 게 아니라 날씬한 사람이 발레를 하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이가 있어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미우라 아야꼬, 「살며 생각하며」


사람 대부분이 의외성을 가지고 있다. 미우라 아야꼬의 「살며 생각하며」라는 수필집에 의외성에 대해 쓴 글이 실려 있다. 저자가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을 때였다. 매일 수입이 있는 집이라서 한 은행원이 수금하러 오곤 했단다. “등이 꾸부정하고 초라한 쉰이 지난” 남자 A 씨였다. 그는 남에게 무관심했고 자기 할 일만 묵묵히 했다. 저자가 아사히신문사가 주최한 소설 현상 모집에 응모하여 당선이 된 일이 있었다. 이 정보를 재빨리 알아낸, 시내의 은행에서 근무하는 외무원이 (예금을 들게 만들려는) 영업을 위해 선물을 사들고 왔다. 그런데 A 씨는 도통 무관심했다. 


며칠이 지나서 A 씨는 또 왔다. 나는 A 씨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예금을 해 주려고 그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축하의 말은 해 주었지만 이렇게 말했다. 

“할당받은 이외의 일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억척스럽게 자기의 성적을 올리려고 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그의 철저한 이 소극성은 참으로 희소가치라 할 수 있을 보기 드문 존재였다. 어이가 없으면서도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를 이런 무기력한 은행원으로 만든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아내인가, 부모인가, 사회인가, 직장인가? 이 무기력은 과연 진정한 무기력인가, 혹은 어떤 것에 대한 저항인가? 나는 여러 가지로 상상해 보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싱거운 무기력한 인생에 동정했다.(88쪽)


그런 어느 겨울 날, 아사히가와에 눈축제가 있었다. 빙상 카니발이 있다고 해서 나는 그날 밤 공원의 스케이트 링크까지 취재하러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링크를 둘러싸고 빙상 카니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짧은 스커트 아래 늘씬한 각선미를 가진 젊은 여성이 흐르는 멜로디를 타고 파란 수은등 아래에서 우아하게 춤을 추었다. 

사람들이 그 멋진 묘기를 보려고 링크 주위로 몰려와서 한쪽이 혼란을 빚었다. 그때 링크 저쪽에서 한 남자가 스케이트를 지치며 이쪽으로 달려왔다. 무척 세련되고 훌륭한 솜씨였다. 그는 혼란한 군중들 앞에 보기 좋게 딱 멎어섰다. 박수를 보내고 싶은 멋진 모습이었다. 

“여러분, 조금 더 물러나 주세요.”

활달한 소리로 말하는 남자의 옆얼굴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바로 A 씨였던 것이다. 

‘아니, A 씨를 닮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내가 말을 걸기를 주저했을 때 다른 사람이 그를 불렀다. 역시 A 씨였다. 

‘이런 일이 세상에 있을까?’

어쩌면 쌍둥이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나와 A 씨의 눈길이 마주쳤다.

“아아, 구경 오셨군요.”

몇 마디 말을 주고받고 그는 또 늘씬하게 발레를 추는 사람처럼 멋지게 미끄러지면서 멀어져 갔다.(89쪽)


이거야말로 보기 좋은 180도 역전일 것이다. 나는 그때의 놀람을 일생 잊지 않을 것이다. 초라하던 50대의 그는 30대의 어느 남자보다도 더 젊고 아름다웠다. 

도대체 어느 편의 A 씨가 진짜 A 씨일까? 나는 스케이트를 타고 있을 때의 A 씨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있어서의 보람은 스케이트이지 저금의 권유는 아니었던 것이다. 

인간이 그의 사명에 살고 있을 때야말로 참으로 그 사람의 모습이 발휘된다고 나는 생각한다.(90쪽) 


나의 생각 : 스케이트를 타고 있을 때만 A 씨의 본모습이라고 할 수 없고, A 씨가 가지고 있는 여러 모습을 전부 합쳐야 A 씨라고 본다. 


누구나 수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 무수한 N(엔)들이 있는 셈이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아는 것은 고작 그의 일부일 뿐이니 그의 N(엔)분의 1 또는 N(엔)분의 2 또는 N(엔)분의 3만 안다고 할 수 있다. N들의 총합이 그 사람인데 우리는 타인의 N(엔)들의 총합을 결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누구를 잘 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덧붙여 말한다면 인간은 남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의외성이 언제 발현될지 알 수가 없다. 


   


....................

이것은 여담인데 발레를 배우면서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될 때마다 얻게 되는 이점이 하나 있다. 발레보단 그래도 글쓰기가 쉽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글쓰기에 필요한 용기가 생긴다는 점이다. 


한 번도 배워 본 적 없는 바이올린을 배운다면 여러분도 바이올린을 켜는 것보단 글을 쓰는 게 쉽다고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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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03-03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선생님.
다 팔자 같아요. 저는 물론 잡글 쓰는 게 훨씬 쉽지만 죽자사자 발레만 판 사람(근데 그런 거 같지도 않았습니다만)은 글 쓰는 게 플리에 보다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25-03-03 14:17   좋아요 1 | URL
저는 몇 바퀴 돌고 나서 흔들림 없이 정지하는 게 어려워요. 어려워도 발레를 계속하는 것은 평소 우리가 쓰지 않는 근육을 쓰게 해 주기 때문이에요. 발레를 해서 유연성이 좋은 걸 유지하려면 계속해야 합니다. 유연성은 건강의 척도라고 믿거든요. 다, 팔자 같다고 생각하면 맘이 편해집니다.^^

서곡 2025-03-03 14: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ㅋㅋ 전에 본 미드에 남성 소방관이 근무후에 줌바강사를 하는데 그게 생각나네요 ㅎㅎ

페크pek0501 2025-03-03 14:48   좋아요 0 | URL
멋질 것 같습니다. 저, 고등학교 때 무용 선생님이 남자여서 참 색다르게 느껴졌었는데 그분이 한 바퀴를 멋지게 돌아서 우리가 감탄했던 게 생각납니다. 이달에 애들과 함께 보려고 무용 공연을 예매해 놨어요. 멋진 공연이 될 것 같아요.^^

cyrus 2025-03-03 1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에 독서 모임에 참석했을 때는 알라딘 블로그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어요. 알려줘도 블로그를 보러 올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시간이 지나고 블로그 활동을 오래 해보니까 ‘글 쓰는 나의 정체성’을 알리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새로운 독서 모임에 참석하면 알라딘 블로그에 서평을 주로 쓴다고 말해요. 알라딘에 블로그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

페크pek0501 2025-03-03 17:11   좋아요 1 | URL
저랑 정반대네요.ㅋ 저는 블로그가 생긴 초창기 때는 신기해서 제 블로그 들어가는 방법을 알려 줬는데, 이젠 블로그를 갖고 있다고만 말하고 블로그 주소를 안 가르쳐 줍니다. 별로 영양가 있는 글이 없어서 말이죠. cyrus 님은 꼼꼼하게 리뷰를 써서 올리시니 알려 주셔도 된다고 봅니다. 글은 서로 알려 공유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해서 저도 리뷰를 성실히 올리고 있을 때쯤이면 지인들에게 알릴 예정입니다. 맞아요, 알라딘 기능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인터넷 서점 중 블로거 활동을 가장 하기 좋은 곳이 알라딘, 인 것 같아요.^^

꼬마요정 2025-03-03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발레 하시다니 멋집니다!! 발레가 진짜 우아하죠. 페크 님 움직이실 때 기품 있을 듯요. 저도 예전에 발레 잠깐 배웠는데 진짜 힘든 운동이더라구요. 저는 세 명 모아서 강습 했는데 한 명씩 빠져서 결국 없어졌죠ㅜㅜ 겨우 3개월 하고 끝났답니다. ㅎㅎㅎ 턴 도는 거 배우다가 끝났어요 ㅎㅎㅎ

페크pek0501 2025-03-04 13:01   좋아요 1 | URL
제가 발레를 할 땐 우아함과 기품과는 거리가 멀고, 저와 진짜 어울리지 않는 동작이 많아 속으로 웃음이 나와요. 이런 재미로 배우나 봐요. 힘든 운동 맞아요. 발레를 하고 나면 땀이 어찌나 나던지 비 맞은 얼굴이 되어요. 3개월 하셨으면 발레 맛은 충분히 본 것 같네요. 기회를 봐서 또 발레 하시길 권하고 싶어요. 어깨가 굽지 않고 꼿꼿한 바른 자세를 만들거든요. 저는 발레 덕분에 키가 1센티미터 커지기도 했어요. 숨은 키를 찾은 거지요.^^

모나리자 2025-03-03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블로그 15년 되셨군요! 저는 올 여름이면 9년이 되네요. 저도 제가 블로그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한해 두해 지나면서 왜 이걸 더 빨리 몰랐나 했었네요.ㅎㅎ
뭐든 시작이 어렵지 발을 들인 후에는 한가지라도 나에게 유익한 점이 있다면 하게
될 것 같아요. 발레는 스트레칭 동작도 들어있고 해서 몸을 유연하게 하는 등 장점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전 아이들 어릴 적에 에어로빅을 다닌 적 있는데 빠른 동작을 못 따라
하니 은근히 스트레스였던 기억이 납니다. 꾸준히 한다는 건 좋은 일이지요.
사람은 누구나 내 안에 또다른 자아가 있다고 합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요. 3월에도 화이팅 하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5-03-04 13:05   좋아요 1 | URL
블로그, 모나리자 님도 오래되셨네요. 저도 제가 블로그를 해서 제 글을 공개하며 살 줄 몰랐어요. 발레를 배우게 될 줄도 몰랐어요. 발레는 스트레칭 동작이 많아 건강에 좋지요. 에어로빅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저는 발레 동작이 너무 어려워서 개인 지도도 받았었답니다. 몇 번 하다가 말았던 것은 수강료가 너무 비싸서요. 생돈을 날리는 기분이 들어서리...ㅋㅋ못하더라도 꾸준함의 힘을 믿고 단체 수강을 받기로 했죠. 발레는 배울수록 재밌어요.^^

희선 2025-03-04 0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한테는 여러 가지 면이 있겠지요 그걸 다 알기는 어렵겠습니다 오래 알고 지내도 잘 모를 듯합니다 어느 날 새로운 면을 알게 되면 그것도 재미있겠네요 자기 자신도 잘 알려고 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 듯합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5-03-04 13:08   좋아요 0 | URL
제 뱃속으로 낳은 자식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많은 걸요. 저는 제 인생이 앞으로 또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남들이 볼 땐 별 변화가 없다고 보겠지만 제 생각은 달라요. 아직도 도전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가장 관심이 많고 타인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 이 점을 명심하면 인간관계에서도 별로 스트레스를 안 받을 듯합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감은빛 2025-03-04 0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재미있고 훌륭한 글을 서재 이웃인 페크님을 통해 만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저도 예전부터 비슷한 생각을 자주 했어요.

저의 어떤 특정한 측면만 보고 제가 아주 특이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지인들이 대부분인데, 제가 보기엔 그 지인들 모두 평범하지 않다고 느끼거든요. 다들 좀 더 평범하게 남들과 비슷한 측면이 있고, 또 좀 많이 다른 독특한 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대다수는 그런 면을 다 보기 어렵고, 알기 어렵죠.

제가 요즘 장발에 수염까지 기르고 있어서 어딜가나 눈에 확 띄고, 주목을 좀 받는 편인데. 어디 산에서 도 닦다가 내려온 사람처럼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면만 보는 이들에게 저는 그런 선입견을 통해 규정되거나 고착화 된 이미지 속에 가려지겠지요.

페크pek0501 2025-03-04 13:14   좋아요 0 | URL
미우라 아야꼬의 수필집을 오디오로 듣고 이렇게 재밌다니 이런 건 종이책을 사야 해, 하는 생각으로 그의 책을 세 권이나 샀답니다. 소설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수필도 재밌게 잘 써요. 잘 쓴 수필이라고 해서 반드시 재밌는 건 아닌데 이 책은 재밌답니다.
장발에 수염, 이라면 김어준이 떠오르네요.ㅋㅋ 한 이미지가 강렬하면 다른 것들은 그 속에 묻히게 되기 마련이지요.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살게 내버려 두는 사회이길 바랍니다. 남의 일에 간섭할 필요가 있나요. 저와 제 가족의 삶만으로도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말이죠. 맘 편히 개성을 살리면서 살자고요. ㅋㅋ좋은하루 보내세요.^^

감은빛 2025-03-05 20:02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하필 김어준이라니요. ㅎㅎ 이런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장발에 수염을 기른 남성이 워낙 없으니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정되어 있는 것이요. 다양한 스타일이 가능할텐데요. 여성 분들이 머리를 기르면서 정말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하는 거처럼요.

사람으로서도 정말 끔찍하게 싫은 사람이 김어준이지만, 스타일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페크pek0501 2025-03-06 11:11   좋아요 0 | URL
감은빛 님, 미안합니다. 하하~~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정되었다, 에 동의합니다. 제가 많은 사람들을 아는 것도 아니고 인간의 상상력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김어준의 안티가 많긴 하더라고요. 저는 그 사람이 재밌습니다. 그래서 유튜브도 보고 책도 샀어요. 위선을 떠는 것도 재밌고 건방을 떠는 것도 웃겨요. 연구 대상, 입니다. 그래도 유시민 작가는 한국에서의 그의 역할을 꽤 인정해 주더군요. 좋은하루 보내십시오.^^

카스피 2025-03-04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이젠 세월이 흘러서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 보다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25-03-06 11: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만 해도 유튜브 영상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이 알라딘에서도 다른 곳?이 있어 그쪽으로 이동하여 연재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예전엔 글을 올리면 화제글에서 금방 내려오는데 이젠 등록된 글 수가 적어서인지 화제글에 오래 머물러 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stella.K 2025-03-04 17: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귀엽습니다. 분명 발레뿐만 아니라 뭐든 새로 배우는 건 다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뭔가를 배운다는 건 보람있는 일인 것 같아요. 뭔가를 배우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잖아요.
저도 뭔가를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 되야할텐데 말입니다.
이책 보는 순간 왜 저는 레오버스 카글리안가? 그 작가가 생각난지 모르겠습니다. 한때 이 사람 책이 유명 했는데 말입니다. 교육 에세이로 유명했던 거 같은데요. ㅋ

페크pek0501 2025-03-06 11:17   좋아요 1 | URL
저, 발레에 진심이에요.ㅋㅋㅋ 아, 발레를 정말 잘하고 싶당, 하고 느낍니다.
새로 배우는 건 다 어렵지요. 처음 하는 거니까요.
맞아요.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유익할 뿐 아니라 즐거운 일이고 젊어지는 일입니다.
교육 에세이, 제가 모르는 작가입니다.ㅋ 좋은하루 보내세요.^^

2025-03-05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06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지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전자책이 있는데 읽어 주는 기능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 완독했다. 그런데 꼼꼼히 한번 더 읽어야 할 것 같아 종이책을 어제 샀다. 좋은 글이 많다.  


한 번뿐인 내 인생 이렇게 살다가 가기 싫다 하고 마음먹은 이후, 나 자신을 사랑하고 지금 여기를 소중히 여기겠다 마음먹은 이후, 내게 또 하나의 변화가 찾아왔는데 그것은 나를 사랑하는 데 방해가 되는 사람들과 우정을 맺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사소한 사적 관계도 끊어내는 일이었다. 나중에는 전화나 문자도 받지 않았다.(161쪽)


아주 쉬운 예를 들면 “너 의외로 다리가 굵다”라든가 “너 얼굴이 생각보다 커”, “어머 배 나온 것 좀 봐. 왜 그렇게 살이 쪘어. 얼른 빼!”라든가, “너 성질 좀 안 좋잖아”, “너 머리 그렇게 자르지 마. 이상해” 이런 말을 하는 친구들을 멀리했다.(161쪽)


“언니 그러면 주변에 사람 아무도 남지 않을 거예요. 그걸 다 끊어내면 혼자 남아요.”

그러면 나는 대답했다. 

“그런 사람들한테 둘러싸여 나 자신을 폄하하는 말들과 괴로워하며 싸우느니 차라리 혼자 있는 것이 나아요.”(161~162쪽)


“듣기 싫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다 너를 위해 이러는 거야”라는 사람은 “듣기 싫은 이야기를 왜 굳이 해야겠니? 나는 성녀가 되고 싶은 게 아니야”라는 말도 없이 그냥 차단했고, “저기 내가 좀 심한 말을 해야 할 텐데 괜찮겠니?” 하고 접근해 오면 “아니 괜찮지 않으니까 절대 하지 마세요!”라며 응수했다.(162쪽)


그냥 되었던 것 아니다. 연습했다. 기회를 잡으려고 기다렸고, 그리고 기회가 오면 떨리지만, 이렇게 하면 내가 교양 없고 예의 없고 속 좁은 사람이라고 혹은 꼰대라고 욕할까 봐 겁이 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했다.(162쪽)


⇨ (이에 내가 덧붙여 말한다면) 그런 기분 나쁜 말을 하는 곳에 나를 두고 싶지 않으니까. 왜냐하면 나는 소중하니까.


이런 글을 읽으면서 왜 내 속이 시원해졌는지 모르겠다. 저자에게 잘했네요, 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굳이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사람을 만날 필요가 있을까? 


누구나 남이 듣기 싫은 소리를 한두 번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주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라면 관계를 끊는 것이 낫다고 본다. 


나의 경우 한 친구의 어떤 단점이 못마땅해서 내가 잔소리를 하는 악역을 맡고 싶지 않아 끊어낸 적이 있다. 만나면 내가 상처를 주게 될까 봐 걱정이 되어 지금도 연락이 오면 따뜻하게 대해 주고 내가 연락을 하진 않는다.


늘 기분 좋은 말만 들을 수는 없을 테니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상처 받는 걸 감수하는 일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들이 있다. 그것은 행운이라 할 만하다.  




올해 2월에 산 책. 



....................

어제 외출했더니 오늘 일이 많아 긴 시간 동안 집안일을 했다. 집안일을 다 하고 나서 글을 좀 쓰려 했는데 매일 칼퇴근하는 남편이 귀가했다. 내가 안방에서 내다보지 않으니 거실에서 “이리 오너라” 한다. 웃겨. 자기가 왕인가? 거실로 나가 보았다. 장을 봐 왔다고 한다. 동태탕을 사 와서 끓이기만 하면 되었다. 덕분에 편히 그리고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장을 보는 것은 그의 취미. 


저녁을 먹고 치우고 나니 이 시간이다. 이제 누워 쉬고 싶어 이쯤에서 글을 마친다. 다음에 많이 써야겠다. 매일 일을 미루는 재미로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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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2-28 2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설적이게도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관계를 끝장낼 용기가 필요합니다. 관계를 끝장낼 용기란 결국 상대방과 동등한 독립적 인격체로서 선다는 의미죠.

페크pek0501 2025-02-28 21:18   좋아요 1 | URL
저자는 ˝사람하고 헤어지는 일이 제일 어려운 일이었다˝(146쪽)라고 쓰기도 하고,
˝우리는 우리의 장점에 대해 들어야 한다˝(154쪽)라고도 썼더군요. 제가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나 지적을 받은 경험이 있던 터라 공감했어요.
관계를 끝장낼 용기가 그런 거군요. 앞으로 이 책을 꼼꼼히 읽어 많이 배우려 합니다.
고통만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는 글이 와 닿았어요. 제가 바꿔 표현하면 약자가 되어 본 자만이 성장한다. 가 되겠어요. 약자의 위치에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성장하긴 어려울 듯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5-02-28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만날 때마다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은 그냥 안 만나고 서서히 끊어내는 쪽이에요. 싫은 사람을 계속 만나는건 자기 학대같아요. ㅎㅎ
장봐와서 이리 오너라 하는 남편 너무 멋져요. 우리 남편도 장 봐오면 이리 오너라 저리 가거라 해도 다 봐주겠네요. ㅎㅎ

페크pek0501 2025-03-01 13:04   좋아요 1 | URL
아, 자기 학대일 수 있겠네요. 예전엔 좋은 게 좋은 거다, 하고 다 받아들이기로 하며 산 것 같은데 이젠 걸러 낼 것은 걸러 내는 게 서로를 위해서도 좋다는 생각이에요.
이젠 나이 들어 집안일을 혼자의 힘으로 하기가 벅찬데 청소, 장 봐 오기 등을 남편과 나눠 하니 좋긴 해요. 이리 오너라 저리 가거라, 님의 표현이 재밌습니다.^^

2025-03-01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03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04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06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06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3-06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5-03-01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따뜻한 음식이 좋은 시기인데 동태탕 맛있게 드셨나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사이에서는 더 그렇고요.
사람을 만날 때, 끝나고 돌아올 때 좋은 기분이 드는 사람을 만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오래 전의 일입니다. 그 때는 잘 몰랐는데, 생각해보니 조금씩 느낌이 다르긴 해요. 좋은 사이를 오래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또 이전에는 가까운 사람도 시간 지나면서 멀어지고, 전보다 가까워지는 사람도 있었어요. 인간관계는 참 어렵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연휴 잘 보내세요.^^

페크pek0501 2025-03-03 12:39   좋아요 0 | URL
동태탕이 매콤해서 맛있었어요. 가끔 음식을 사 오면 편하지요.
만나고 돌아올 때 좋은 기분이 드는 사람을 만나라, 좋은 말씀이네요.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오늘은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네요. 나이가 들고 나니 하루하루가 소중합니다. 좋은하루보내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모나리자 2025-03-03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게 공감하고 웃음짓게 하는 글입니다. 원래 누구나 나이가 더해질수록 관계 맺는
사람이 적어진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유튜브 영상에도 인간관계에 대한 영상이
많이 나오더군요. ‘혼자가 편하다‘ 등등...책과 친구하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ㅎㅎ
날씨가 춥습니다. 감기조심하시고요. 3월에도 화이팅 하세요. 페크님.^^

페크pek0501 2025-03-04 12:56   좋아요 0 | URL
저는 독서, 영화 등 동아리가 생기니까 아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사회에서 만났다고 할 수 있는데 적당한 거리가 있어서 서로 예의를 갖추다 보니 지적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라서 좋은 것 같아요. 또 얘깃거리가 풍성해요. 저도 휴튜브에서 보니 친구는 별 필요가 없고 혼자서도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취미 같은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벌써 3월입니다. 모나리자 님도 파이팅!!!^^
 
가난한 사람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11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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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 서로 아끼면서도 가난 때문에 이별하게 되는 이야기다. 한 순간의 판단 착오로 인해 상대편 여성이 부자인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돕고 나서 후회하는 중년 남자의 슬픈 사연. 그들은 지독하게도 가난했다. 서간체로 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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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8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28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5-03-01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절절하게 <가난한 사람들>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고, 애틋하고, 슬프기도 하고요.
그들의 남은 생도 행복하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ㅠㅠ

페크pek0501 2025-03-03 12:51   좋아요 1 | URL
슬프고 안타까워서 제가 부자라면 돈을 주고 싶더라고요. 옷과 신발이라도 살 수 있게 말이죠. 이것이 도선생의 처녀작이라고 하니 천재 작가가 맞네요.^^
 

*












장강명, 「미세 좌절의 시대」


아내와 나는 대화를 나누면서 점점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배달이라는 서비스에 값을 치렀고 그 가격에 배달 기사가 합의했다면 그걸로 충분한 걸까? 비가 오건 그렇지 않건, 배달 기사의 안전 운행은 오로지 그 자신이 신경써야 할 몫일까? 그게 아니라면, 그러니까 배달 기사가 빗길을 달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또 음식을 주문했다면, 그의 안전에 대해 우리도 약간은 책임을 져야 하는 걸까?(30~31쪽)


만약 후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면, 같은 맥락에서 대만 폭스콘 공장의 비인간적인 노동 실태가 폭로됐을 때 우리는 애플 제품도 거부해야 하는 걸까? 내가 잠시라도 어떤 사회 시스템에 간여한다면, 그 시스템 전반이 공정하고 정의로운지, 누군가를 착취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할 의무가 내게 있는 걸까?(31쪽)


누군가는 그런 문제를 조사하고 있을 테고, 그 결과를 통해 법이나 협약이 개정되겠지, 나는 그 법이나 충실히 따르면 되지, 하다가 혹시 그게 바로 아돌프 아이히만의 논리 아니었나 싶어 불안해진다. 전체 시스템이 사악할 때 “나는 정해진 법대로 따랐을 뿐”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평범한 악’이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우리가 속한 시스템을 의심의 눈초리로 봐야 한다.(31~32쪽)





**













이성복, 「래여애반다라」


시에 대한 각서

                                            이성복


고독은 명절 다음 날의 적요한 햇빛, 부서진 연탄재와 삭은 탱자나무 가시, 고독은 녹슬어 헛도는 나사못, 거미줄에 남은 나방의 날개, 아파트 담장 아래 천천히 바람 빠지는 테니스 공, 고독은 깊이와 넓이, 크기와 무게가 없지만 크기와 무게, 깊이와 넓이 지닌 것들 바로 곁에 있다 종이 위에 한 손을 올려놓고 연필로 그리면 남는 공간, 손은 팔과 이어져 있기에, 그림은 닫히지 않는다 고독이 흘러드는 것도 그런 곳이다(31쪽)






고독은 당신이 남긴 빈 잔

  고독은 낮잠 자는 고양이

    고독은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터진 풍선

      고독은 햇볕이 쬐는 마당의 침묵

         도시인은 곳곳에서 고독을 느낀다

         - 위의 시를 흉내 내어 페크가 지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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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5-02-17 17: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페크님의 시가 이성복 시인의 시보다 훨씬 더 좋아요!
저라면 첫 행을 이렇게 쓸 것 같아요.

고독은 당신이 마시다 남기고 간 잔에 아주 조금 남은 술

장강명 책의 저 인용문들은 정말 생각할 꺼리가 많은 문제죠.
사회의 시스템은 언제나 완벽할 수 없고, 그 안에서 최대한 부조리를 제거하고
정의를 향해 가야할텐데,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부조리인가를 한눈에 파악하기는 쉽지 않죠.
언제나 어디서나 겉으로 보이는 이면에는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기 마련이고,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이미 혼돈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까요.

페크pek0501 2025-02-18 08:52   좋아요 0 | URL
제가 쓴 시가 좋다니 과찬의 말씀이십니다.ㅋㅋ
감은빛 님의 시 구절이 멋지군요.
사회는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사회를 만들죠. 인간 개개인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회에 영향을 미치면서 하나의 사회를 형성해 가죠. 우리 모두 사회 시스템에 관여하는 셈. 나라마다 사회의 양상이 다른 것은 그때문이겠죠. 요즘처럼 국민들의 생각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흔치 않지요.
언제나 양면성을 봐야 하는 게 어려운 문제예요. 이쪽에서 보거나 저쪽에서 보거나 뒤집어 볼 때 달라지는 것들이 있어요. 보이는 것에만 마음을 빼앗기면 그 이면을 볼 수 없겠죠.^^

잉크냄새 2025-02-17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마침 <동물해방>을 읽고 있는데 비슷한 딜레마에 봉착하더군요. 어려운 문제지만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고독은 눈꺼풀에 어른거리는 햇살의 춤사위.....라고 하나 덧붙여봅니다.

페크pek0501 2025-02-18 08:56   좋아요 0 | URL
저도 배달시키려 할 때 비가 오는 날은 머뭇거리게 되어요.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 때문이죠. 동물해방, 책이 궁금하군요. 저도 동물에 관한 책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워낙 두꺼워서 언제 완독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한 걸음씩 나가는 게 목표일 뿐. 고독의 멋진 시 구절 한 줄에 감사드립니다.^^

희선 2025-02-18 0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음식 배달은 시켜 먹지 않지만(거의 안 사 먹어요), 택배는 받는군요 뭔가 살 때 별 생각 없을 때도 있는데, 아주 더울 때는 안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하기도 하네요 어제 알았는데 제가 물건 산 곳에서 쉬는 날에도 물건이 온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바뀌다니, 그런 거 몰랐습니다 보이지 않는 데서 일하는 사람도 많이 힘들지 않아야 할 텐데...


희선

페크pek0501 2025-02-18 09:00   좋아요 1 | URL
음식 배달은 주로 애들이 시키죠. 택배를 배달하는 분들이 무척 힘들게 일한다고 해요.
저는 그래서 요즘 1층 현관문 앞에 두고 가시고 문자 남겨 달라고 메시지를 쓰고, 제가 1층으로 내려가서 갖고 옵니다. 알라딘 택배도 그런 식으로 책을 받아요.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2025-02-19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22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22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2-27 1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나리자 2025-02-24 2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거의 배달의 시대여서요. 택배 기사분들 자주 보게 됩니다.
가끔 열려있는 택배차에 꽉 차 있는 물건들을 보면서 저 안이 텅 비어야
퇴근하시겠구나 합니다. 우리의 편안한 삶에는 다른 분의 수고가 따르게 되는군요.

저도 예전에 시를 끄적여 본 적이 있어요. 이게 시가 맞나 하면서도요.
가끔 시를 읽고 흉내내어 써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페크님의 자작시도 좋은데요.^^

페크pek0501 2025-02-27 11:36   좋아요 1 | URL
우리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가 없지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무도 없고 자기 혼자 세상에 남았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자체가 공포지요.
저는 시를 쓰고 싶은 마음은 없고 좋은 시를 감상하고 싶어 시집을 뒤적입니다. 좋은 구절을 발견하면 적어 둡니다. 혹시 제가 앞으로 쓸 칼럼에 인용할 수도 있겠지요.
저도 저 위의 시를 쓰면서 이것도 시가 맞나? 했네요. 시에는 제가 모르는 법칙이 있겠지요. 흉내 내어 쓰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흉내는 앞으로도 시도해 보겠습니다.
모나리자 님, 좋은하루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한강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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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폭력이 폭력인지 모르고 행사할 때가 있다. 우리가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인간은 고기도, 생선도 죽여서 먹는데 식물은 어떤 것도 해치지 않고 그저 ‘햇빛과 물’만으로도 살 수 있으니 영혜가 식물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영혜를 돌보는 언니의 모습에서 바람직한 인간상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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