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마지막 한 방울 정액까지붉게 게워내야겠다.폭염이 목까지 차올라눈 먼 기다림도 녹아나는데,하루해 기우는 서녘 어디쯤뒷소문처럼 너 또한 붉어오는데.
달맞이꽃안개가 스물대는 밤이면꽃봉오리를 여는 일이 더 절절하다.세상 밖 어디에서는철없는 오누이 기어코 상피 붙는데.골방에 갇혀 청산가리 삼키는 첩며느리단말마로 노랗게 눈 뒤집는데.
모란그럴 줄 알았다.단 한번의 간통으로하르르, 황홀하게무너져내릴 줄 알았다.나도 없이화냥년!
함박꽃 네가 나에게 준 고통이라는 것이 저토록 나의 용량을 차고 넘치는 환희로 바뀌어 버린 다음부터, 나는 더 이상 고통에 대해 알은 채 못하네. 항상 굶주리고 헐떡이게 하던 내 필생의 어떤 용량에 대해서도 또한, 더 이상 알은 채 못하네.- 24~25쪽
바람꽃 단 하나 부족하여 너를 더듬게 하던 것이, 단 하나 부족하여 너를 등지게 하던 것이, 단 하나 부족하여 너를......- 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