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빛낸 우주인 이야기 우주인의 사랑 메시지
클레온 지음 / 수선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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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그들이 우주인이었다고? 이런 황당한 설정이 있다니 놀랍기만 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도 우주에 속해있으니 우리 역시 뭐 우주인이라면 우주인 아닐까?

마이클 잭슨이나 마리아 칼라스, 헤밍웨이에 챨리 챌플린도 우연히 지구에 오게된 것이 아니고

치밀한 계획서를 짜야만 한단다.

 





 

이들이 지구에 오는 목적은 지구인들을 보호하고 안내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라니 목적은 순수하다.

이렇게 짜여진 스케줄을 심사하여 통과하여야만 지구인이 될 수 있다니 '지구별 수능시험'이라고나 할까.

경쟁율로 상당한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인물로 올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완벽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지구인으로 완벽하게 살아내는 것은 힘든 일인 모양이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의 기억은 없어지고 순수한 인간으로 살아내야 하니 희로애락과 칠정오욕에 시달리는

우리 인간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한단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종말은 약물과다 투여로 인한 것이거나 자살같이 쓸쓸한 최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우주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마지막 삶을 다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에너지를 다 소모하고

열렬히 살다 떠났다는 것이다.

뛰어난 재능을 지녔지만 끊임없이 고뇌하고 주변인들에게 별난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더 열심히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할 뿐 자신들의 삶이 자랑스러웠노라고 말한다.

오프라 윈프리 쇼와 같은 토크쇼를 보듯 질문과 대답으로 소통되는 형식이 퍽 마음에 든다.

'여자 관계가 왜 그리 복잡했었죠?","일중독자라는 말이 있던데 맞나요?" 같은 직설적인

질문도 속시원하다. 늘 가십에 오르내리던 그들에게 비수같은 질문을 던져도 우주인들은 태연하다.

아주 독특한 소재로 클레온과 인터뷰어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열정을 다하고 치열하게

살다간 우주인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지구인으로 살며 느꼈던 묘한 트릭들!

 





 

'미래를 보려고 할 때는 모호했지만 뒤돌아 볼 는 명료하게 보였던 자신들의 삶과

죽고 나서야 자신들이 저지른 비극의 중대성을 깨닫게 되었으며 그제야 진실을 의식하게 되었다.'

는 지금은 브리짓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는 예전의 헤밍웨이의 말속에 다 담겨 있는 듯하다.

1961년 고뇌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마감해서 인지 자신의 별인 잉케별로 복귀하지 못하고

삶을 성찰하는 장소에서 특별 교육중이라니 노벨상에 빛나는 대문호였지만 '자살'만큼은 용서받지 못한

모양이다. 자신의 오만과 뒤늦은 자각을 고백하는 그의 말에 우리 지구인들은 지금 이순간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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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1 -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용연 지음, 김정민 기획, 조정주.김욱 원작 / 페이퍼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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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연애가 쉽지 않았던 조선시대에 이런 사랑이 있었다면 경직되었던 시간들이 좀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물론 이 이야기는 실제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야사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왕의 딸이 아비가 죽인 대신의 아들과 사랑에 빠지다니...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셈이다.

세조와 세종, 문종에 이르는 3명의 왕을 모셨던 김종서는 조선의 건국에 이어 초기에 혼란스러운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친 학자이며 장군이다. 조카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세조가 가장 꺼림칙스런 신하가 바로 그였을 것이다.

운명의 그날 수양대군은 김종서가 자신을 따르지 않으려는 것을 알고 시해하고 만다.

드라마에서 본 그날의 피비린내 나는 현장은 참혹하기만 했었다. 아버지와 형이 비참하게 죽은 현장에 뒤늦게

도착한 김지유는 피눈물을 흘리며 복수를 다짐한다. 하지만 원수인 수양대군의 딸을 사랑하게 될 줄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흔히 이런 사랑을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부른다.

이성으로는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인 줄을 알지만 마음은 놓아 주지 못하는 그런 사랑!

복수와 사랑이 교차하는 아슬아슬한 그들의 만남을 보면서 나는 과연 어떤 것을 선택했을지 되 묻게된다.

사랑만으로 그 참혹했던 비극의 날들을 씻을 수 있었을까.

 



 

드라마의 감동이 그대로 담긴 화보가 아름답다. 역시 젊음과 사랑은 각박한 세상에 빛이 된다.

긴 시간이 지난 지금 세조가 조선에 끼친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기도 했지만 역시 조카를 죽인 숙부의

비열함을 미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야사에서 처럼 공주인 세화가 아비와 등을 지고 사랑을 쫓아갔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비극적인 역사속에 당당히 아비의 비열함과 맞서는 공주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노비가 되거나 죽임을 당할 수도 있지만 부귀를 버리고 가난한 연인을 쫓은 멋진 여인이 실제했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이 비극을 덮고 미움을 덮고 절대적인 권력마저 침범치 못한 성을 이루었기를

바랄 뿐이다. 복수와 사랑을 오가며 괴로워했을 한 남자가 헌신의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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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의 속깊은 이야기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2
황희연 지음 / 예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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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 서로 상처받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찾아낸다는 거지.'

영화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나온 이 대사대로라면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거나 어른의 몰골을

하긴 했지만 상처받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중일 것이다.

굳이 핀란드까지 날아가 카모메식당의 여자들을 만나고 싶었다던 저자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영화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하는 곳이란 확신을 갖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식당에는 푸짐한 식사를 원하는 부두노동자들이 득시글하더라는 말에 나역시 실망스러웠다.

살찐 갈매기들만이 영화장면처럼 같았을까.

 





 

 

서른이라는 나이는 자신이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다시 다가올 30년을 대비해야 할 나이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서른이라는 주제로 나오는 책이 너무 많아졌다.

한때 잘나가던 기자였던 저자가 힘겹게 세상의 톱니바퀴를 밀어 올리며 살던 삼십 대의 어느날,

덜컥 사표를 던지고 긴 여행을 떠났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 여행길에는 유독 아시아의 조그만 여자들이 많았던 걸까.

더 이상 배고프지 않은 나라에서 그동안 억눌려 살아왔던 선배여인들의 삶을 답습하고 싶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식당에 앉아 여자들을 기다리기 보다 먼저 찾아 나서기로 하고 씩씩하게 되돌아온

저자가 만난 여자들에게 여행이란 치유를 위한 순례길이었다.

일단 문학에 대한 사랑이 깊고 글쓰기를 즐기거나 이미 작가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감성을 가진 여자들은 늘 삶의 갈증에 시달리는 모양인지 축축 늘어져 내린 삶을 다시 팽팽하게

조이고 싶어하거나 팽팽하게 긴장된 삶을 늘어뜨리고 싶다는 욕망에 시달려왔다.

 



 

 





 

여행길에서 남편을 만나 떠날때는 혼자였다가 올때는 한쌍이 된 미노의 여행기를 얼마전에 읽었던터라

또 한번의 조우가 반갑기만 하다.

 

아 나도 이제 떠나고 싶은 곳이 생겼다. 쿠바 그 열정의 나라로 가고 싶다.

늙음과 젊음의 구별없이 맘껏 사랑하고 발산하고 싶다.

주름속에 묻혀버린 청춘의 어느 한 자락이라도 다시 꺼내 볼 수 있다면 어디든 가고 싶다.

카모메식당에서 만난 이 여인들처럼 나도 씩씩하게 치유의 순례길을 떠나고 싶다.

그래서 이 여인들이 그렸던 것 처럼 자신을 치유하고 상대를 치유하고 이웃을 치유하는 멋진 인생을

살고 싶어진다.

사치에가 여자들을 위해 내어놓은 향긋한 시나몬 롤과 순록 고기가 들어간 오니기리처럼

향긋하지만 톡 쏘는 듯 따뜻한 차와 용기가 듬뿍 들어간 오니기를 맛본 기분이다.

서른은 이미 충분히 넘었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가 되든지 다시 달려볼 힘이 생긴다.

내 소올후드는 무엇일까. 잘 삭은 젓갈을 넣고 무쳐낸 겉절이일까. 아님 3년쯤 묵혀낸

묵은지일까. 익힌 시간이야 어찌되었든 엄마가 해주신 김치가 내겐 큰 위안이었다.

내 아이들에게 내 음식이 과연 소울후드가 되긴 하는건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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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사랑한다 세트 - 전3권
김이령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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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 이제 늙어 버린 원의 마지막 말은 도무지 읽히지 않았다.

 

'네가 있어 다행이었다. 널 두고 두고 괴롭히면서 한편으론 두고 두고 의지했었다...

너무 늦었지만 더 늦기전에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제 네마음이 원하든 대로 가렴.'

 

뿌여진 눈에 흐트러져 버린 글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 네 사랑은 그렇게 져 버렸구나. 빛나던 네 얼굴의 미소는 주름속에 사라졌고

이루지 못한 사랑과 갈망도 그렇게 져 버렸구나. 왜 내 눈에 눈물이 흐르는 것일까.

 

고려에서 몽고, 고비의 사막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왕원, 왕산, 왕린과 함께한 그 시간동안 내내 원을 미워했었다. 아니 사랑했었다.

 

이런 사랑이라면 내게 오지 않기를 바랬다. 아름다운 소년 둘과 한 소녀와의 사랑이라니.

애증과 갈망이 절절한 사랑은 너무 버겁다.

한때는 이 세상 절반을 점령했던 대 제국 원(元)의 종속국이었던 고려.

징기스칸의 발아래 꺽여버린 나라들 가운데 그나마 피를 섞음으로서 살아남았던 나라이다.

그렇게 섞이지 않았다면 후에 조선이나 지금의 우리나라가 온전히 존재했을까.

왕이라면 모든 권세를 누리고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줄 알았지만 정작 사랑만큼은

얻을 수 없었다. 원의 볼모이다 시피한 처지도 과히 부러워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왕이었지만 정작 자신이 사랑하는 한 여자는 얻지 못하고

자신을 사랑했던 여자는 품질 못했다.

 





 

고려의 여자는 물론 몽골의 여자들은 나름대로 권리를 누렸던 것 같다. 왕의 뒤에는 왕을 조종하는

모후가 있었고 마음마저 좌지우지하는 여자들의 암투가 볼만하다.

사랑과 우정의 경계는 어디인가. 왕과 왕이 사랑하는 여자 모두를 사랑한 린의 절제심이 서둘러

결말을 보고자했던 마음을 주저앉히곤 했다. 정말 이런 사람, 이런 사랑이 있을 수 있나.

멋진 두 사내에게 사랑받았던 '산'의 기다림 또한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럼에도 왜 나는 '산'의 모습에 내 맘을 얹고 싶었을까. 실제했던 충선왕이 이런 삶을 살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한 사랑이 없었다고 단언치 못할 과거의 시간들이기에 차라리 이런

기가막힌 사랑극 하나쯤 저 먼 시간속에 있었기를 바라는 마음마저 든다.

어느 시대 어느 곳이었다해도 사랑은 기적을 이루고 결국 승리함이 또 한번 증명이 된 셈이다.

실제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의 자료를 끌어 모아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내어놓은 작가의 역량이

대단하다. 글 좀 쓴다는 작가들 조차 겁내는 역사소설을 이렇게 살아있는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다가오는 작가라면 앞으로 그녀의 작품을 두고 볼만 하겠다.

산, 린, 그리고 불행하면서도 행복한 왕이었던 원...너희들의 아름다운 사랑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너희들을 닮은 후손들이 이 세상 어디선가 너희의 사랑이 실제했음을 완성했음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라고

나는 믿기로 했다. 그리고完이라고 쓰고 싶다. 너희들의 사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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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컬링 (양장) - 2011 제5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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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인 10대를 보냈기 때문에 소설가가 되었다는 작가가 있단다.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10대 소년들은 결코 소설가는 되지 못할 것이다.

도리어 엉망진창인 세상을 향해돌멩이를 날리는 이 소년들은 너무나 아름다운 십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 저나 컬링이라니...하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언젠가 TV에서 스톤인가 뭔가를 빗자루 비슷한 걸로

쓸어내리는 해괴한 스포츠를 본적이 있기는 하다. 도대체 무슨 재미로 저걸 하나 싶었는데..

이제 난 컬링 게임을 시시하게 보지 못할 것 같다.

며루치와 산적과 으랏차 소년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는 '컬링'을 어찌 외면하겠는가.

 





 

'세상을 바꾸려면 힘이 들거든. 세상은 바뀌보다는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훨씬 많아. 그걸 다수라고 하지.

그리고 말이다. 결국 다수가 원하는 대로 세상은 돌아가는 거다.' -244p

 

가슴이 먹먹해진다. 힘있는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법이란게 힘없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폭력적인지를 알면서도

나역시 세상이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다수에 속한 것은 아니었을까.

어느 시대 언제 어디서나 힘없는 사람들은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런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거나 그들이 닥친 불행을 당연하다고 무심히 대해왔을지도 모른다.

이런 어른들에게 '그냥 컬링'팀을 조직한 소년들은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부모님들의 강권에 못이겨 꿈조차 제맘대로 가질 수 없는 우리 아이들!

개성없고 획일화된 교육에 시름 시름 시들어가는 젊음과 비겁하기만 한 현실에 스피릿, 울분과 저항,

그런 것 때문에 컬링을 한다는 아이들!

부(富]와 권력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못난 어른들에게 브러쉬를 흔들며 정의로움에 다가가려는 아이들의

눈물어린 투쟁이 우리 못난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세상이 아무리 불합리하고 멋대로의 잣대로 아이들을 두들겨도 오뚜기처럼 일어나서

맛서 싸울줄 아는 소년들이 있어, 친구를 위해 대자보를 흩뿌리는 용기가 있어서 세상은 아직 살아볼만

하다고 나를 위안한다. 그리고 소년들이여 쩔어도 좋아 '그냥 컬링'팀 못난 어른들이 응원할게!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엉망진창인 십대에 가깝다고 엄살을 떠는 작가여,

엉망진창이 아닌 십대의 빛나는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놓을 줄 아는 딴짓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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