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김치 : 나의 첫 번째 요리 선생님 - 한권으로 끝내는 대한민국 대표 김치 나의 첫 번째 요리 선생님
한명숙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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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 보관이 쉽지 않았던 예전부터 채소를 소금에 절여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여 왔던

김치의 종류는 수백가지라 한다.

지방마다 젓갈의 종류도 다르고 만드는 방법도 다른데다 손맛과 숙성의 환경이 다르니 그 맛도

천차만별인것이 또한 김치의 특성이라 하겠다.

레시피로만 본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김치건만 여전히 친정엄마표 김치나

사먹는 김치를 먹고 있는 주부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리 녹록한 작업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어설픈 솜씨지만 올해 처음 텃밭을 가꾸고 배추를 수확해놓고 보니 한편으로 시름이 깊었다.

과연 내가 제대로 된 김치맛을 낼 수 있을 것인가.

 

 

그 순간 내 눈에 확 들어온 '쉬운 김치'는 그야말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익은 김치 보다는 겉절이를 좋아하는 가족들의 식성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김치란 조금 못 담궈도

숙성이 되면 먹을만한 맛이 되지만 겉절이는 바로 그 맛이 확인되기 때문에 쉽게 도전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쉬운 김치'라는 저자의 위로를 응원삼아 칼국수집에서 먹었던 그 겉절이 맛에 도전하였다.

 

 

텃밭에서 캐낸 배추와 쪽파, 마늘과 생강까지 준비하였다. 일단 무공해 유기농이라는 것에 힘을 얻었고.

레시피대로 겉절이는 배추를 푹 절이는 것보다 살짝 절여야 아삭한 맛이 살아난다고 하여 소금을

적게 하여 배추부터 절여 두었다.

 

 

 

 

 

 

여름내 말려두었던 붉은 고추를 갈고 새우젓과 마늘 생강을 넣었다.

 

 

 

레시피대로 올리고당과 설탕을 더하고 멸치액젓을 더해 양념을 모두 넣어 잠시 재워두었다.

살짝 절여둔 배추를 두어번 헹구어 물을 뺀 뒤 재워두었던 양념을 넣어 살살 버무렸다.

 

 

일단 지금껏 만든 김치-물론 두어번밖에 안되지만-중에서 가장 환호를 받은 겉절이가 탄생했다.

텃밭에서 캔 배추라 속배기보다는 푸른 잎이 조금 많아 억세보이지만 고소한 맛은 더 많은 겉절이가 되었다.

 

'쉬운 김치'에는 삼겹살을 먹을 때 어울리는 부추김치도 소개되어 있어 어제 저녁 제대로 된 '부추김치'를

만들어 보았다. 흠...어렵지 않군.

내 오랜 숙원(?)인 깻잎김치에 도전할 예정이다. 철이 지나 향 짙은 깻잎을 구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레시피대로 라면 결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기본 김치 36가지만 제대로 만든다면 세계인의 음식으로 뜨고 있는 김치의 달인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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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브레이크 호텔
서진 지음 / 예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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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뜻만 보자면 심장이 깨지는 것 같은 아픔을 느낀다는 호텔이라는 뜻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쯤에야 짐작이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곳.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과거와 미래를 오가고

선과 악이 교차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공존하는 곳!

 그곳에서 사람들은 최후의 날을 맞이하기도 하고 과거 혹은 미래의 '나'를 만나기도 한다.

몇 년전 자비로 출간을 했었다는 이 작품이 말하자면 모텔급에서 새단장을 하고 호텔로

거듭 난 셈이다. 짐작컨대 그 때보다는 좀더 진보적이고 SF적인 요소가 더 첨가되었을 것이다.

외계인이 지구에 와 숨어지낸다는 설정은 예전부터 영화나 소설로 많이 다루어졌던 소재이다.

혹은 평행이론처럼 우주 어디엔가 나와 똑같은 존재가 전혀 다른 삶,내지는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에도 버거운 세상에서 만져지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것들을 믿으라고

한다면 좀 무리가 있어보인다. 하지만 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의 폭을 마구 늘려준다.

일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장소에서 삶을 마감한다든지-물론 하트브레이트 호텔에서-

미래와 과거를 잇는 통로가 되기도 하는 하트브레이크 호텔에서의 에피소드는 모두 8편이다.

옴니버스식으로 짜여져 있지만 사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둥글게 이어져 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온갖 추잡한 일만 하다 최후를 맞는 사나이부터 영원히 완성되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이 부분은 잠시 작가 자신의 고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 마흔이 되는 노처녀 늙다리 여사원의 비참한 미래고백은 만혼이 유행인 요즘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내 귀에 도청장치가 있다.'고 방송국에 뛰어든 사나이처럼 머리속에

핸드폰이 들어있다는 남녀의 대화가 첨단 시대인 요즘 젊은이들의 고뇌를 잘 나타내고 있다.

고통없이 최후를 맞게 해준다는 약, 상대와 섹스를 나누고 싶게하는 수상스런 음료수같은 것은

어쩌면 이미 세상에 나와있을지도 모른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묘한 소설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작의 기법은 작가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듯 하고 결국 하나의 점에서 만나는 특이성때문에 집중해서 읽어야 할 작품이다.

작가 스스로가 자신의 작품에 출현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공포 스릴러 영화의 대부 알프레드 히치콕은 어떻게든 자신의 작품에 출현을 했다더니 아마도

이 작가는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소설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제작하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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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1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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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개에게 물렸던 기억이 있는 나는 동물이라면 일단 피하고 본다.

사나운 눈빛이나 날카로운 이빨이 무섭고 달려들어 물어 뜯을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아파트같은 공동주택에서 애완동물을 버젓이 키우고 동네 공원에 가면 여기저기 동물들의 배설물이

볼썽 사납게 널려 있어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무분별에 화가 난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섹시스타 이효리가 유기견을 키우고 유기견을 위해 기부금을 냈다는 기사를 보고 착한 일을 했구나

싶었지만 한편으론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고 많은데 하면서 살짝 불편한 맘이 들기도 했었다.

이 한 권의 책이 내 마음에 들어오기 전까지 말이다.

네이버 만화 웹툰을 통해 이미 인기절정을 달렸다는 이 작품은 차가와진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너무 충분한 어른 동화이다. 철저하게 차단하고 두텁게 쌓아올린 벽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밖에

없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단순히 버려진 동물들에게 동정을 구하기 위해 그려진 그림만은 아니라는 작가의 진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처럼 관심이 없었거나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공감하는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다는 말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15년간 함께한 늙은 개 '낭낙'이와 유기견센터에서 죽음을 눈 앞에 둔 어린 고양이 '순대'를 데려와 키우면서

단순히 주인과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신선하고 가슴 따뜻하게 그려졌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동물들을 인간의 장례처럼 엄숙하게 치뤄주고 유골을 잘 수습하여 주인에게 돌려주는

신종 사업이 인기라는 기사를 보았다. 종이 박스에 담겨져 땅에 묻히기 보다는 한 생명에 대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았었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미명아래 참 많은 죄를 짓고 살고 있구나 싶다.

말 못하고 스스로 살아가기 힘든 동물들은 유기하고 상처주는 인간들의 모습은 동물보다 다를 것이 없다.

버려진 동물들에게 인간들의 모습은 어떻게 비쳐질지 문득 궁금해진다.

저희보다 못한 애물단지로 비쳐지는 비극은 없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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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트 인 서울 Agit in Seoul - 컬처.아트.트렌드.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개정판 in Seoul 시리즈
민은실 외 지음, 백경호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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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내기로 몇십년을 살면서도 내가 서울에 대해 이렇게 무지스럽다는 것을 이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하긴 서울사람들 대부분 63빌딩도 못가보고 남산도 못가봤다고 하니 다람쥐 체바퀴 돌듯 살고 있는 서울사람들의

애환이 느껴지기도 한다.

내게 서울안에 아지트는 어디일까? 아마 아파트 내방 정도가 아닌가 싶어 부끄러울 지경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이 얼마나 달라지고 다양한 얼굴을 가졌는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첫사랑의 남자와 같이 걸었던 정동길은 여전히 가을에 어울리는 모습이고 예전에는 한산하기만 했던 홍대앞의

풍경은 이제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내 고향이기도 한 이태원은 이제 국제적인 골목이 되어 버렸고 한국사람보다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의 모습이 되었다.

서민들이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청담동의 안쪽에서는 의외로 책방도 있고 젊은 여성들이 좋아한다는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이국적인 카페들의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서 있었다.

분명 서울사람인데 왜 나는 이런 곳들을 알지 못했는지 마치 다른나라에 와 있는 것만 같았다.

 





 

효자동의 기름 떡볶이는 꼭 한번 가보려고 별렀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삼청동의 수제비도 그립고 갓 갈아낸 커피향을 느끼고도 싶어진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7080세대들이 찾아갈 만한 추억의 골목길 같은 곳이 더 있었다면 하는 것이다.

이국적인 맛집도 좋지만 올라가는 고층빌딩속에 숨은 추억의 맛집도 우리는 몹시 그립기 때문이다.

물론 없어진 곳들이 더 많겠지만 한번쯤 되짚어 주었다면 더 반갑지 않았을까.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곳이 많아진 요즘 왠지 소외된 늙은이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서글프다.

지면의 대부분을 다양한 사진으로 실제감을 더한 것이 정성이 가득한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

올림픽 공원내에 있다는 왕따나무앞에서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 이 가을을 남기고 싶다.

구석구석 서울을 제대로 보여주는 바람에 얼치기 서울내기는 갈 곳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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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맨
에릭 가르시아 지음, 장용준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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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 장기 매매업이 성행하는 미래사회, 사람들은 자신의 장기를 대여받고 댓가를 지불하는 시대가 왔다.

그러나 그 댓가를 지불하지 못하면 '리포맨'이라 불리는 장기회수자들에 의해 장기를 빼앗기게 된다.

다소 황당한 미래 설정이긴 하지만 예전에 나왔던 영화속에 등장한 최첨단 과학들이 실제로 등장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면 실제 이런 미래가 도래할지도 모를일이다.

누군가를 늘 감시하는 CCTV나 인체의 몸을 스캔하는 탐지기, 페이스오프처럼 얼굴을 바꾸는 일들은

과거에는 상상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이었다.

'리포맨'이란 직업은 그러니까 장기매매업이 성황을 이루는 미래의 어느날 탄생될 직업인 셈이다.

아직 정복되지 못하는 질병이 많고 인간의 몸에서 나온 장기를 이식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자들은

아마도 이런 미래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장기가 너무 고가라는데 있다.

생명을 유지시키는 주요 장기이지만 대여료가 체불되면 인정 사정 봐주지 않는 '리포맨'들이 매스와 마취에

필요한 에테르를 갖고 장기를 회수하기 위해 대여자들을 찾아와 상대가 죽든 말든 잔혹하게 장기를

회수해 간다.

이런 리포맨들에게도 레벨이 있어 최고 등급인 레벨 5라면 사치스런 삶과 명예를 얻게 된다.

비록 다섯번의 결혼과 이혼을 거듭한 리포맨이 유명 탈렌트의 인공신장을 꺼내려다 심장발작을 일으키고

결국 인공심장을 이식받고 자신의 동료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쫓는자에서 쫓기는 자가 되어 자신이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 보면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는 한 때 잘나가던 리포맨, 잘 훈련된 해병대 출신답게 자신의 지나온 시간을 냉정하고 건조하게

반추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었다.

과거속에 숨어버린 가족들이지만 어느 날 그의 앞에 나타난 전아내와 아들의 존재가 그를 다시 인간다운

세상으로 끌어내올 수 있을까.

언제가 도래할 이런 미래가 과연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할지를 묻게된다.

심장 하나만을 남기고 인공장기로 대체한 인간이 과연 인간이라는 표현될 수 있을 것인가.

어찌보면 신의 영역이랄 수 있는 수명조차 인간들의 좌지우지하는 미래가 무지개빛이라고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순환의 법칙에 따라 탄생과 소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만 우매한 인간에게 겸손이라는 마지막 희망이라도

간직할 것이 아닌가.

주드 로주연의 '리포맨'의 원작소설이라는 소개글로 시작해서 일까 읽는내내 눈앞에 스크린을 보는 것 같았다.

얼핏 냉혹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주인공을 상상하면서 그래도 사랑만이 세상을 구원해주는 열쇠가 될 것임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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