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지금의 안부 - 당신의 한 주를 보듬는 친필 시화 달력
나태주 지음 / 북폴리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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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도 언제봐도 가슴이 설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詩가 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오래 보지 않아도 가슴설레게 하는 시를 쓰는 나태주 시인이 안부를 물어왔다. 나태주, 지금의 안부!

 


 

상대의 한 주를 보듬는 나태주 시인의 친필 시화 52편이 내게 왔다. 눈부신 가을처럼.

 

 

만년 주간 달력과 탁상 시화집, 그리고 엽서와 노트까지 정성스럽게 들어있다.

말하자면 가을의 마지막 날 시인이 건네는 연서같다고나 할까.

 

 

어쩌면 이렇게 가을을 닮았는지 쓰여진 시들이 나를 설레게 한다.

 

 

나의 안부를 묻는 시인에게 나는 긴 편지를 쓰고 싶다. 시로 함축할 능력이 없으니 긴 글로라도 그에게 답장을 쓰고 싶다.

 


 

어떻게 이런 구성을 할 생각을 했는지. 마음 따뜻한 시가 적힌 시집도 좋지만 이런 시화집 너무 아름답지 아니한가.

 

 

나는 누구에게 그저 눈이 부시기만 한 사람이었던 적이 있었을까.

울컥해진다.

 

 

살면서 보듬어 주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태주 시인의 마음이 담긴 스티커를 심장에

붙여주고 싶다. 꾹 눌러서. 절대 떨어지지 않게.

 

갑작스럽게 닥친 추위가 살짝 비켜가고 화창한 가을날이 펼쳐진 오늘.

나태주 시인이 건네는 안부를 나도 누구에겐가 건네고 싶다. 선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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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여행, 마침내 완벽한 경상도 489 - 163개의 스팟·매주 1개의 추천 코스·월별 2박 3일 코스
이경화 지음 / 책밥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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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이 지나고 가을 문턱에 접어들면서 올가을엔 단풍구경도 많이 하고 먼길이 아니더라도 서울 성곽길이나 둘레길을 걸어야겠다고 질좋은 트래킹화까지 사두었는데 어느새 가을이 끝나버리고 말았다. 마치 어영부영하다 놓쳐버린 인생처럼 허망해진다.

 

 

반토막난 한반도에서 가장 큰 면적을 지닌 자치단체가 바로 경상도인 것 같다.

광역시만 해도 세 곳이나 있고 아름다운 해안과 산을 고루 지닌 아름다운 지역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폭주하고 있다지만 사실 우리나라에도 갈 곳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 코스추천책을 미리 보지 않으면 꼼꼼하게 섭렵하기 힘들 정도이다.

 


 

여행을 시작하기전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예약을 하는 편이라 가기전부터 부담이 큰편이라 이런 여행지도책을 보면 많은 도움을 받는다. 52주 여행이라고 하지만(거의 1년 정도의 기간)저자처럼 여행을 본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소개된 곳들을 다 가보긴 힘들지도 모른다.

그나마 몇 군에 다녀온 곳이 있어 패스를 한다고 해도 놓치고 싶지 않은 곳들이 너무 많아서 소개글이나 사진만으로도 가슴에 설렌다.

 


 

올해는 가을이 너무 짧아서 단풍이 미처 제대도 들기전 떨어져 버렸다고 한다. 가까운 남산길이나 하다못해 우리 집 울안에 있는 단풍나무조차 제대로 물이 들지 못했다. '가을이면 떠나고 싶은 곳'을 보니 문경새재며 주왕산, 운문사같은 곳들을 소개했는데 올가을은 이미 늦었으니 내년을 기약해볼까 싶다.

 

 

부록으로 경상도 핫스팟 한눈에 보기 지도가 있어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코스를 짜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올봄 딸내미가 부산여행을 했는데 사실 이런 대도시들은 굳이 차를 가지고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돌아보는 코스까지 있어서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심지어 버스번호까지.

 

일단 여행서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실제 이 책에 소개된 곳들은 반도 가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글로 사진으로 풍성해진 느낌이다.

갑자기 추워진 오늘 훌쩍 떠나긴 늦어진 것 같지만 어디론가 떠나보라고 부추기는 이 책으로 갈증을 대신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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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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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를 때리면 상대가 회개하고 굴복하는 초능력을 지닌 남자와 자신의 땀냄새를 남자들이 맡으면 폭력을 휘두르게 되는 능력을 지닌 여자의 좌충우돌 살아남기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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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려치는 안녕
전우진 지음 / 북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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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미있게 본 드라마 '무빙'은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이 갖지 못한 초능력을 가졌으니 부러운 일이고 실제 이런

사람들이 몰래 숨어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병삼이나 보라가 가진 초능력은 글쎄 조금 부담스러운 초능력이다.

 


 

병삼이는 자신을 낳은 후 죽은 엄마때문에 아버지가 자신을 싫어하고 술을 먹는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떠난 후 술을 먹고 어린 아들을 패고 패악을 부리는 아버지를 피해 도망을 다니거나 술심부름을 다니던 병삼은 차라리 자신이 죽던가 아버지가 죽던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연히 자신에게 싸움을 걸던 아이의 따귀를 때리게 되었는데 갑자기 아이가 울면서 자신이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이어진 비슷한 상황이 생기자 자신이 누군가의 따귀를 때리면 상대가 회개하고 바른 마음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후 서울로 올라온 병삼은 식당에서 일을 하거나 택시운전을 하면서 살아가다가

금호동쪽에 방을 얻으러 갔다가 한마음교회에서 목사를 하고 있는 동창 일심을 만나게 된다.

목회일을 하면서 바울이라고 개명한 일심은 병삼에게 교회 버스운전을 맡긴다. 이후 병삼은 교회버스로 신도들을 태우는 일은 하지만 예배에는 절대 참석하지 않는다.

어느 날 며칠 전 주취남자에게 따귀를 때려 사건해결을 돕게 되어 알게된 파출소장의 인연으로 신라호텔에서 남자에게 폭행을 했던 보라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보라는 캐나다 교포로 대학을 휴학하고 한국에 와서 여성전용피트니스센터에서 일을 하던중 신라호텔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남자에게 접근해 일부러 싸움을 유발했었다.

사춘기 이후 월경이 시작되면서 생긴 이상한 능력때문에 힘든 삶을 살아왔던 보라는 그 능력을 용돈벌이에 이용하는 중이었다. 자신이 땀냄새를 남자들이 맡으면 갑자기 폭력성이 나타나 욕을 하고 폭행을 하는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걸 미끼로 남자들에게 접근해서 일부러 폭행을 당하고 합의금을 챙기는 중이었고 그렇게 호텔에서 만난 남자에게 접근해 시도를 하던 중 병삼이 나타나 보라에게 따귀를 때렸고 보라는 갑자기 자신이 그런 능력을 이용해 용돈벌이를 해왔다면서 용서를 구하게 된다. 보라에게 당할뻔한 남자는 신사동에 거대교회인 제일교회의 목사 전재일이었다. 재일은 병삼에게 그런 능력이 있음을 알게되면서 병삼을 이용하기고 마음먹는다.

 

 

한마음교회보다 좋은 조건으로 병삼을 제일교회로 영입한 재일은 온갖 술수로 병삼을

이용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재일은 보라를 고소했고 한마음교회 목사 바울은 오래전 재일과 함께 선교했던 인연으로 보라의 고소를 취하해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해 재일을 만난다.

재일은 바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던데다 바울에게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보라를 이용해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의심을 하면서 병삼과 바울, 보라, 그리고 한마음교회에서 영상일을 돕던 우진까지 더해 전쟁을 선포한다. 과연 이 싸움은 누가 이길 것인가.

 

전형적인 소설과는 아주 다르게 특색있는 전개방식이 일단 마음에 든다.

그리고 따귀를 때려 상대를 제압하는 능력이나 땀냄새로 폭력을 유발하는 능력이 생기는 설정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역시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자다운 발상이라 아주 재미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느껴지는 전쟁이었지만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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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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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지적인 충만감 외에도 역사나 미술, 그리고 귀로만 듣는 줄 알았던

음악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된다.

팝송이나 발라드같은 일반적인 음악외에도 수준높은 사람들만 들을 것 같은 오페라도

이렇게 먼저 책으로 만나면 반은 정복한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우리 세대에서는 오페라를 만나는 일이 쉽지 않았다.

기타치고 노래부르는 일이야 흔했지만 오페라극장을 찾아가 직접 오페라를 들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는 감사하게도 고등학교때 첫 오페라 감상을 했었다.

남다른 교육열에 불탔던 이사장의 배려로 음악감상시간이 많았고 음악선생님의 지시(?)로

당시 국내에서 가장 큰 무대였던 세종문화회관에서 '카르멘'이란 오페라를 감상하게 되었다.

 

 

외국인들이 등장한 무대는 아니었고 당시 유명했던 김자경오페라단의 공연이었던 것 같다.

그동안 들었던 음악과는 너무 달라서 무척 지루하고 그저 숙제를 하는 기분이었지만 엄청난

무대장치나 가수들의 화려한 의상과 분장들이 기억에 남는다.

만약 이 책을 미리 읽고 그 공연을 보았다면 아마 가장 인상적인 공연으로 각인되었을지 모르겠다.

 


 

오페라는 뮤지컬과는 다르게 작곡가들의 언어로 되어있는데다 발성법이 달라서 가사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그저 감정적으로 이해하는 것뿐 정확한 흐름을 읽기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미리 예습을 하고 가서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과거와는 다르게 뮤지컬이나 오페라공연이 많아진 시대이니 일부러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메마른 가슴에 멋진 공연하나 담아오는 것도 기쁨이 아닐까.

 


 

유수의 오페라 공연에 대한 역사와 스토리, 더불어 QR코드로 멋진 노래를 감상하다 보니

깊어가는 가을 내 집에 오페라 무대 하나가 훅 들어온 것만 같아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오페라는 노래뿐 아니라 음악의 흐름, 문학적 서사들이 깃들어 있어 귀와 마음이 모두 즐거운

종합예술이라 평하고 싶다.

 

고작 내가 경험한 오페라 공연은 두어 편 뿐이라 부끄럽지만 이 책을 만나고 오페라 공연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어렵다고 느끼지 말고 잠시 과거로, 혹은 상상의 나라로 떠나고 싶다면

미리 예습하고 떠나보면 어떨까. 즐거운 시간이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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