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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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그건, 사랑이었네>를 통해서 처음 저자 ’한비야’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구호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 베스트셀러 작가가 내가 아는 그녀의 전부였었으나,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따뜻한 사람인 한비야를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녀가 하고 있는 가슴 뛰는 일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되었고, 그녀가 건네주는 촛불을 기꺼이 받아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마음속에는 한국에도 도와줄 사람이 많은데 왜 굳이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품고 있던 사람이었다. 물론 텔레비전을 통해서 그들의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 받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이왕이면 우리나라의 소년소녀가장, 소아암 어린이들을 먼저 도와주어야 마땅하지 않겠냐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옹졸한 인간인가를 깨달았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라는 개념을 ’우리나라’의 한정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내 아이들에게는 세계를 향해서 눈을 뜨라고 다그친다. 참 말도 안 되는 교육이다.
 
이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독이 있음을 알면서도 풀을 먹는 아이들에 대해 알고는 그런 생각을 감히(?) 품지 않는다. 
내 가슴 속에 이미 ’우리’는 세계의 모든 나라를 포함시키는 통 넓은 (?) 엄마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 이제 저는 그만 돌봐주시고 아프가니스칸 어린이들을 돌봐주세요.’ (출처: ’본문 62p)
 

겨우 유치원이나 다닐 만한 아이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이 구절은 나에게 또 다른 ’우리’라는 개념을 새겨준 말이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는 나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나만 아니면 돼’ 라는 식으로 살아간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한 채,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더 많이 행복해야 한다는 식의 나만을 위한 삶. 
그런데, 유치원 다니는 아이는 전 재산이었을 저금통을 통째로 보내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글을 적어 내려갔다. 부끄러움에 자괴감마저 든다. 

이 책을 읽어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전쟁으로 가난과 질병에 허덕이는 현장에서 일하는 한비야가 괜스레 멋스럽게 보였다. 그러는 와중에, 나도 결혼 안하고 먹고 살만큼 돈만 있다면, 한비야처럼 할 수 있다는 쓸데없는 자만심도 가져봤었다. 얼마나 바보스러운 일인가? 
이 책속에서 저자는 긴급구호 요원으로 일하던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었고, 그렇게 나의 바보스러움을 깨달아가게 되었다. 

그런 오지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쟁통에서의 모습을 담았는데, 왜 저자의 글은 즐거움과 행복함이 묻어나는 것일까?
 
처음엔 그녀만의 독특한 글쓰기 방법이라 생각했었다. 지독한 환경도 즐겁게 다룰 줄 아는 그녀만의 스타일이라 생각했으나,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이 일을 통해서 얼마나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그것이 글 속에서 묻어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불가사리 중 겨우 몇 마리를 살리는 일이지만, 그 불가사리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거지는 것이라는 어부의 대답이 자신의 마음과 같다고 한 그녀의 글처럼, 그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결혼은 안했지만, 딸은 셋이라며 딸 자랑을 늘어놓는 그녀의 글은 행복하기만 하다. 

책을 통해서 많은 아이들과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전쟁 때문에 미쳐있었다는 소년병과 소녀병, 쓰나미에 휩쓸려가는 동생을 구하지 못한 열두 살짜리의 꼬마, 에이즈로 부모를 잃은 후 여동생은 자신처럼 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을 벌고 싶다는 소녀 가장, 커피 색깔의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아이들 등 나는 한비야를 통해서 세계 곳곳의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라는 따스한 마음을 가슴속 새길 수 있었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한국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세계화의 눈을 크게 뜨라고 말한다. 방 한쪽 벽에는 ’세계 지도’를 붙여놓고, 한국보다 더 넓은 무대에서 너의 꿈을 펼치라고 한다.
 
내가 말하는 그 무대는, 화려하고 풍요로운 곳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드넓은 세계의 모든 부분은 아니다. 화려하고 풍요로운 곳이 아닌 곳, 기아와 질병과 가난이 있는 곳도 우리 세계의 단면이다. 
’진정한 세계화’ 라는 것은 그 단면까지 볼 수 있는 마음까지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저자 한비야는 내 마음에 촛불을 켜주었다. 나는 그 촛불을 기꺼이 활활 타오르도록 할 것이다.
 
99도의 고비를 넘기고 물이 끓는 100도가 될 수 있도록, 그녀가 건네준 99도의 촛불을 이제 나의 마음과 용기로 1도를 채워 넣을 차례가 되었다.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얼굴로 살고 싶다. 부모님이 물려준 이목구비 예쁜 얼굴이 아니라 밝고 환해서, 당당해서, 쉽게 포기하지 않아서, 매사에 최선의 최선의 최선을 다해서 사랑스럽고 예뻐 보이는 얼굴로 살고 싶다. 쥬디가 찍어준 사진 속의 나처럼. (출처: 본문 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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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잡는 초등한자사전 지식과 정보가 있는 북오디세이 58
백승도.양태은 지음, 우지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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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말 중에 상당부분은 한자어로 되어 있다. 아이들이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사회와 과학 과목 등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용어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 용어의 대부분이 한자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글의 우수성과 우리나라 말 사용 극대화 등 여러모로 아름다운 우리 말을 사용해야 하지만, 아직 상당수가 한자어로 되어 있는 것을 감안해 볼때, 아이들에게 한자의 익힘은 간과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한자는 무조건 외워야 하는 과목으로 ’쉽고, 재미있게’라는 단어와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 과목이였다. 요즘은 한자도 재미있고 쉽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교재가 많이 나와있어서, 지루한 과목이라는 말이 이제 어울리지 않는 과목이 되어가고 있음에 분명하다.

한자 학습을 하고 있는 큰 아이 때문에 한자 교재에 관심이 있었던 나는, 처음 이 교재를 본 순간 3가지의 생각이 떠올랐다.
첫번째, 백과사전임에도 불구하고 예쁘다.
두번째, 다른 교재에 비해서 훨씬 재미있게 담겨져 있다.
세번째, 정말 두껍다..... 였다.

그 이유는,

노란색 바탕에 코믹하게 그려진 캐릭터들이 아이들 눈에 확 띌 거라 확신했으며, 내용 면에서는 상형문자에 대해서는 형상에서 한자어가 되기까지의 글자의 다양한 변화과정을 소개함으로 인해, 글자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으며, 표의문자와 표음문자는 그 문자에 생기게 된 유래를 소개함으로 인해 글자를 이해하기 쉽도록 수록하였다.
또한, 요즘 한자 급수가 필요 자격증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음을 십분 이용하여, 한자마다 급수를 담아주는 세심함 또한 돋보인다.
두껍다는 나의 의미는 많은 한자어를 수록하고, 그만큼 많은 내용을 설명하여 유익할 거라는 기대감을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은 말그대로 <초등한자 사전>이다. 혹 옥편과 같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나, 이 책은 부수를 찾아 부수획에 따라 한자를 찾아가는 옥편이 아니라, 그와는 차별화된 <백과사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자의 음을 찾아, 그 한자에 대해서 좀더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을 수록하고 있다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알록달록 색깔로 예쁘게 구별되어진 ㄱ,ㄴ,ㄷ~ 순서대로 수록된 이 한자 사전은, 어렵고 외우기 힘들거라는 한자의 통상적인 생각을 틀어, 한자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바르게 전달하고, 아이들에게 좀더 쉽게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 목적은 독자들에게 상당 부분이 제대로 전달되어 지는 듯 싶다.

<초등한자 사전>이 더욱 마음에 들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함께 수록되어 있는 캘린더 형식의 <한자성어 100> 때문이기도 하다.
책상 위에 놓고 보기에 딱 좋은 아담한 사이즈에는 하루에 하나의 한자성어를 익힐 수 있도록 커다란 한자체와 함께 뜻을 담아놓았다. 아이들의 구미에 당기는 스타일이다.

 

한자능력급수시험의 준4급가지의 한자를 수록한 <개념 잡는 초등한자 사전>은, 한자를 암기하는 과목에서 이해하는 과목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거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개념 잡는 초등한자 사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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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세상을 날다
소피 라구나 지음, 황보석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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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우는 아무런 실수를 하지 않았는데도 일이 안 풀리는 때가 있다. 또 안 풀리는 일에 대해 어떤 실수는 없는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돌이켜보고 열심히 찾아봐도 어디에서 실수를 했는지 알아낼 수 없을 때도 있다. 60p

새를 사랑하는 소년 버드, 그는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십대 소년이다. 버드의 실수도 버드의 잘못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버드는 도망간 엄마로 인해 마음 속에 버림 받았다는 상처를 간직하고 있다.
어렸을 때 울음소리가 컸다는 아빠의 말에 어느 날 밤 자신의 울음 소리가 듣기 싫어진 엄마가 도망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작은 소년.
아빠에겐 어떤 것들에게 대한 울타리가 쳐져 있고, 엄마에 대한 질문에는 아주 높고 탄탄한 울타리가 쳐져 있을거라 생각하며 모직물이 젖었을 때의 냄새를 엄마 냄새라고 기억하는 소년 버드.

그런 버드에게는 제일 친한 친구이자 완벽한 팀인 친구 슈거가 있다. 그리고 AP 데이비스가 쓴 <새들: 들판의 안내자> 책이 있다. 버드가 새를 좋아하는 것은 ’나만의 것’이라 느꼈기 때문이며, 완벽한 팀을 구성하는 친구 슈거 역시 버드에게는 새와 같은 안식처이자 나만의 친구라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리라..
버드는 외롭거나 도피처가 필요할 때 항상 새를 그리거나 새를 상상하고, 새에 대한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삼곤 한다.

그런 버드에게 제일 친한 친구 ’슈거’는 어느 날 아빠의 직장문제로 인해서 이사를 가게 되었고, 버드는 친구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으로 괴로워한다.
그리고 유일한 안식처인 ’AP 데이비스’가 쓴 <새들: 들판의 안내자>를 품에 안고 그를 만나기 위해서 블루마운틴을 향해 집을 떠난다. 자신을 버리지 않을거라는 희망을 안고....그곳이 자신의 안식처라 여기면서....

엄마도 이런 것을 느꼈던 걸까? 엄마도 집을 떠날 때 이렇게 떨고 있었을까? 왜 이유도 알 수 없이 겁이 나는 걸까? 이제 덜덜 떨리는 것이 손만이 아니라 몸 전체, 내 온몸이었다. 이게 물떼새가 태평양을 가로질러 떠나기 직전에 느끼는 그런 걸까? 135p

버드에게는 엄마에게 버림 받았다는 상실감이 자리잡고 있었고, 아빠 역시 부인에게 버린 받은 상실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서로 안고 있는 상실감으로 인해 서로를 위로해줄 생각을 하지 못했던 두 사람 아빠와 아들 버드.
서로에게 쳐진 울타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보지 못한 채 그렇게 담을 쌓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어떤 계기를 통해서, 뒤늦게 ’소중함’ 그것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버드가 집을 떠난 계기를 통해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깨달은 것처럼.

나는 뭔가를 찾고 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내게는 계획이 있었지만 그게 무엇이었는지 어디로 가 버렸는지 나는 기억할 수도 없었고, 내가 거기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177p

’나는 계속 가야 한다.’ 이것이 짧은꼬리섬새가 대양 위를 날면서 아래쪽에서 휙휙 솟구치며 날쌔게 맴을 도는 상어들을 보았을 때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너무도 피곤하고, 너무도 막막하고, 너무도 혼란스럽고, 제일 친한 친구가 너무나도 보고 싶고, 자신이 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엄마가 달아났는지 궁금해 하다가 마침내 그 새가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를 기다리는 상어들의 회색 지느러미가 맴을 돌며 일으키는 물거품을 보게 돌 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그 새는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자신에게 몇 번씩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나는 계속 가야 해. 그냥 계속 가면 이르게 될 거야.' 189p

버드가 사라지자 아들을 찾기 위해 거리를 헤매었던 아빠와 자신의 안식처를 찾고 싶었던 상처입은 소년 버드는 그렇게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을 깨달게 되었다.
또한 울타리 속에 서로 꼭꼭 감추두었던 엄마라는 벽을 허물면서 서로의 감정의 골은 사라지게 되었다.

"네 엄마는 평생 가장 큰 실수를 저질었어. 너를 떼어놓고 가버린 것 말이야. 너는 누구보다도 더 소중하고...."
"너는, 너는 내 삶을 구해 주었어. 그게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야, 제임스. 너는 내게 그 무엇보다도 더 소중해. 내가 부모 노릇을 제대로 했더라면, 더 잘했더라면....."
195p

버드는 엄마가 도망간 이유가 자신때문이라는 상실감에 자신이 필요없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가졌던 것이였다. 하지만 자신이 아빠에게 소중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스스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십대의 아이들은 집안의 문제가 자신의 탓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서 부모와 자식간에 보이지 않는 울타리가 쳐지고 점점 두터워지는 벽은 아이들에게 상처로 남는다. 아이들의 방황 속에 상당수는 ’사랑’ 의 결핍에서 생겨난다. 가족으로부터 소외되는 느낌, 학교로부터 소외되는 느낌이 주는 좌절감과 상실과 상처.
그것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며, 그 ’사랑’이 아이들 스스로에게 ’중요한 존재’임을 각인시켜줄 수 있는 가장 큰 치료약이리라.

지금 나는 비행기를 타고 제일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비행기가 땅에서 떠오르자 내 날개도 떠오른다. 이번에는 진짜로 날고 있다.
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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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님과 함께 읽는 세계 명작 1 생각이 자라는 나무 16
강혜원 외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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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귀감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렇기에 초등학생을 위한 명작을 시작으로 해서 청소년, 성인 대상의 명작이 여전이 좋은 도서로 선정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명작은 중고등학생의 필수 도서로 명작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하는 기회가 주어지게 되기도 한다.
허나, 명작 중에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작품도 존재하고 있고, 또한 그 작품이 주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명작이 주는 깊이는 생각치 못한 채, 국어 시간에 필요한 내용을 외우기에 더 급급한 경우도 다반사 일 것이다.

고전 속에는 청소년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삶이 담겨 있으며, 그것은 마음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올바른 가치관을 세울 수 있는 좋은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명작을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난해하다. 그 시대의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야 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고전이 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자라는 나무> 는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시리즈로서, 그 중 <세계 명작 1>은 명작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서이다.

이 책 속에는 10권의 명작 <오페라의 유령> <오만과 편견> <폭풍의 언덕><위대한 유산><제인 에어><올리버 트위스트><적과 흑><바스커빌가의 개><80일간의 세계 일주><우주 전쟁> 을 담았는데, 각 명작마다 짧게 소개된 줄거리와 저자, 명작이 주는 의미, 역사적인 배경이나 작품의 배경, 그 명작을 통해서 우리가 가지는 의미, 명작을 통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 등 각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고 다루어 주고 있다.

대부분의 책은 학창 시절 읽었거나, 요즘 딸 덕분에 다시 읽어보게 된 명작들도 있다.
청소년 시기에 읽었던 명작과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명작은 아마 어른이 된 후에 명작을 깊고 넓게 볼 줄 아는 능력(?)을 배웠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능력을 청소년들에게 전달해 주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야를 함께 선사한다.
이 책 속에서 명작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다시 작품을 읽게 된다면 읽는 내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또다른 즐거움을 분명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돌고 또 돌아간다고 한다. 오랜 고전 속에서는 지금의 우리 사회 모습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시대의 모순을 풍자한 고전 속에서 저자가 청소년들에게 작품의 의미를 이해시키고자 함은 그들에게 모순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함께 담겨져 있는 것을 아닐까?

무관심과 편견으로 19세기의 에릭처럼 그들이 어둠 속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게 해야 하는지 깊게 고민해 봐야 한다. 에릭은 이제 오페라 극장의 지하가 아니라 무대 위로 당당하게 올라와야 한다. 사회적 소수자, 힘없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에게 씌운 가면을 벗겨 주어야 할 책임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35p

물론 명작이 지금의 모습과 상반되는 경우도 있고, 억지스런 장치로 줄거리를 엮어가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제인에어> 속에서 로제스터를 장님으로 만든 이유나 외삼촌의 유산을 받도록 하는 설정은 주인공 제인이 가지는 여성상과는 상반되어 있지만, 이 책속에서는 그 억지 설정을 다른 각도로 바라보는 안목을 넓혀주기도 한다.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해 봐야 공장에서 단순 노동을 하거나 가정교서나 간호사 같은 몇 가지에 한정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모습의 여성상을 그려 내기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여성으로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며, 한 인간으로서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만도 대단힌 진보적인 발걸음이었다. 147p

나는 무엇보다 이 책속에서 작품을 이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서 요즘 우리 사회를 되돌아 보는 시각이 마음에 든다.
그 부분을 통해서 청소년들이 반복되는 악 순환을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라며, 좀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또한 그들이 만들어가는 미래 또한 밝기를.... 소원해본다.

샬럿 브론테는 자신의 내면을 충실히 들여다보고 정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할 때, 어떤 상황이 닥쳐도 당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 자신에게 당당할 때 다른 이의 차별적인 시선에도 용감하게 맞설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제인 에어의 모습처럼. 148p

아직도 우리 사회는 쥘리엥이 그토록 바랐던 세상, 계급이나 출신 성분이 아니라 개개인의 재능과 가치에 따라 공정하게 기회가 주어지고, 대접과 인정을 받는 세상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과흑>이 여전히 현실적인 의미를 갖는 동시에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는 게 아닐까? 2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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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님과 함께 읽는 세계 명작 2 생각이 자라는 나무 17
강혜원 외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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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귀감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렇기에 초등학생을 위한 명작을 시작으로 해서 청소년, 성인 대상의 명작이 여전이 좋은 도서로 선정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더불어 명작은 중고등학생의 필수 도서로 명작을 통해서 인생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하는 기회가 주어지게 되기도 한다.
허나, 명작 중에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작품도 존재하고 있고, 또한 그 작품이 주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명작이 주는 깊이는 생각치 못한 채, 국어 시간에 필요한 내용을 외우기에 더 급급한 경우도 다반사 일 것이다.

고전 속에는 청소년들이 아직 알지 못하는 삶이 담겨 있으며, 그것은 마음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올바른 가치관을 세울 수 있는 좋은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명작을 이해하는 것은 상당히 난해하다. 그 시대의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야 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어야 고전이 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자라는 나무> 는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시리즈로서, 그 중 <세계 명작 1><세계 명작 2> 는 명작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서이다.

1권을 읽으면서 명작을 읽는 방법을 조금 알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박겉핥기 식으로 내용을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였었는데,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보고 또 현실과 부합해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고나 할까?
2권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명작마다 짧게 소개된 줄거리와 저자, 명작이 주는 의미, 역사적인 배경이나 작품의 배경, 그 명작을 통해서 우리가 가지는 의미, 명작을 통한 다양한 정보와 지식 등 각 작품을 여러 각도에서 다양하고 다루어 주고 있다.

2권에서는..

모비 딕 - 세상이라는 바다에 거센 파도를 일으키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 환상의 거울에서 또 다른 나를 꺼내다
위대한 개츠비 -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던 사나이, 사랑의 함정에 빠지다
돈 키호테- 꿈을 쫓아 끊임없이 도전하는 열정적 이상주의자
문스톤- 은밀한 욕망의 다른 이름
프랑켄슈타인 - 이름 없는 괴물의 비극적 운명
아들과 연인 - 깊은 그늘에서 벗어나 눈부신 세상과 만나다
두 도시 이야기 - 혼란의 시대에서 더욱 빛나는 고귀한 사랑
드라큘라 - 공포 속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마주하다
주홍 글씨 - 치욕의 상징을 변화시킨 고귀한 영혼의 힘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면 명작을 여러 방법으로 곱씹어 보는 거라 할 수 있는데, 그 중 그 시대를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현실과 부합시키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 교훈이 지금까지 명작이 사랑받는 이유는 아닐까?

멜빌에게 글쓰기는 진실을 말하는 어려운, 아니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점점 진실을 발견하기 어려워지는 세상, 그럴수록 삶의 진실을 말하려던 멜빌의 노력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날이 추울수록 소나무의 푸르름이 도드라지듯. 41p 모비딕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혼돈의 시대, 광란의 시대라 불리는 1920년대를 맞아 미국의 꿈이 잃어버린 것은 무엇이고, 절대로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일러 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개츠비의 위대함과 그 한계를 통해 1920년대를 미국의 비판적 시각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미국 최고의 소설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93~94p

<문스톤>을 읽다 보면 지난 한 역사 속에서 파괴되고 빼앗긴 우리의 유물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러나 우리의 상상력은 유물 자체를 넘어선 또 다른 세계를 생각한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 유물들이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운명에 관한 것이다. 139p

특히 <두 도시 이야기>에서는 인물들이 빚어내는 사건이 혁명과 얽혀 있어 혁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기 때문인지 프랑스 혁명이 읽어난 원인과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피와 폭력으로 벌어진 일에 또 다른 피와 폭력으로 앙갚음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보여 주려 한 듯하다. 혁명을 일으킨 민중은 죽음에 대한 복수가 오직 죽음뿐이라고 생각한다. (중략) 작가는 등장인물들이 서로 죽이고 죽음을 당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폭력과 파괴에 무감각해진 사람들을 비판하고, 황폐하고 삭막하며 비인간적인 당시의 시대 상황을 고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250p

여기서 또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명작과 다른 작품을 함께 설명한 부분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통해서 인간의 이중성을 이야기 한 우리나라 고전 소설 <구운몽>을 비교하고, 물질적 성공에 대한 사회의 집착을 나타낸 <위대한 개츠비>와 <아메리카의 비극>의 공통점을 찾아가고, <문스톤>처럼 한 가지 사건을 중심에 두고 풀어 가는 방식을 가진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이야기 하는 등 명작 10편을 통해서 여러 분야의 다른 작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왜 우리가 명작을 사랑하고 있는가? 를 느끼게 된다. 그 속에 담겨진 인생, 사랑, 욕망, 선과 악등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음을 질책하고 환호하며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리라..
명작이 사랑받는 만큼 명작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작품 속에는 내 자신의 모습이 담겨져 있으며, 그 작품을 통해서 잘 못된 나를 바로 잡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명작을 새롭게 이해하고 명작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그렇게 읽을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주는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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