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예술 - 3000년 고대사가 빚어낸 찬란한 문명
게이 로빈스 지음, 강승일 옮김 / 민음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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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페이지도 안 되고 사진이 대부분인데 그럼에도 어렵다.

직관적으로 잘 와 닿지가 않는다.

역사 위주가 아니라 작품 위주의 설명이라 그런 것 같은데 이런 도록 같은 책은 일단 이집트 역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이해가 빠를 것 같다.

그래도 앞서 읽은 "품위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에서 나왔던 유물들이 몇 개 나와서 두 번째 보니 좀더 눈에 익기는 했다.

역시 반복해서 많이 접해보는 수밖에 없나 보다.

사실 이 책도 국립중앙박물관의 이집트 전시실을 돌아보고 더 알고 싶은 욕구에 고른 책이다.

이집트인들이 반복적인 스타일을 3000년 씩이나 고수한 것은 그들이 이런 유물들을 감상의 목적으로, 예술품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제의적 목적, 즉 내세의 구원을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르네상스 미술의 관점으로 이집트 유물들을 대해서는 제대로 감상이 어려운 셈이다.

그럼에도 내제된 미의식은 이런 유물들을 단순히 역사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오늘날 현대인들도 감상할 수 있는 예술품으로서의 감동을 주고 있다.

위대한 왕의 조각상들 보다는 일상을 표현한 벽화나 나무 조각상 등에 더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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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 - Moving Reflection, Korean Art Since 1945
김영나 지음 / 미진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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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글을 참 쉽게 잘 쓰신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다소 어렵고 지루해 보이는 제목들과는 달리 도판의 질도 우수하고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그러면서도 깊이있는 정보를 잘 전달해 준다.

400 페이지 정도로 아주 두꺼운 책은 아닌데 도판 인쇄 때문에 그런지 종이가 두꺼워 꽤 두툼해서 지루할까 봐 마지막까지 미뤄뒀던 책이다.

오늘 반납일이라 어제 밤에 급하게 읽었는데 시간당 100 페이지 속도로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본문에 나온 작품들이 거의 다 실려 있고, 그것도 편집을 아주 잘해 같은 페이지에서 볼 수 있을 정도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미술 전문 출판사답게 도판의 색감이나 인쇄 상태가 마음에 퍽 들어 저자의 글솜씨와 더불어 즐겁게 독서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1950년대의 추상 미술까지는 작품이 주는 시각적 미적 즐거움이 크고 감동도 있었는데 60년대 전위미술부터는 솔직히 공감이 잘 안 된다.

추상미술이나 단색화만 해도 아 그렇구나, 이해가 되고 작품을 볼 때 직관적인 감동이 생긴다.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작품 자체만으로 미적 쾌감이 저절로 생긴다.

그렇지만 아방가르드, 이를테면 해프닝이나 설치미술, 옵 아트, 개념미술, 팝 아트 등으로 넘어오면 비평가가 열심히 설명을 해 줘도 이해가 될까 말까이고 특별한 감흥이 안 생긴다.

내 미술 감상력의 한계인가 싶다.

90년대 이후로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우리 작가들, 이를테면 양혜규, 김수자, 서도호, 이불 등은 리움 미술관이나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작품을 본 적이 있고 저자도 공들여 설명하지만 정말 별 감동이 생기지 않아 아쉽기 그지 없다.

현대 미술은 여전히 너무 어렵다.

다만 이우환의 모노하 이론, 작품과 자연의 관계, 혹은 작품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이 간다.

더 많은 현대 미술을 접해서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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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미술 이야기 6 - 초기 자본주의와 르네상스의 확산 : 시장이 인간과 미술을 움직이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6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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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지 생각만 하던 책인데 어느새 6권까지 나왔다.

신간은 늘 대출중이었는데 마침 빌릴 수 있어서 6권부터 읽게 됐다.

570 페이지의 두꺼운 분량이지만 정말 미술 초보자들을 위한 수준이라 시간당 100 페이지 이상도 문제없이 잘 읽힌다.

사실 처음에는 너무 쉬운 내용이라 끝까지 읽을까 말까 고민했었다.

뒤로 갈수록 유럽 사회의 변화와 미술사를 엮어서 꼼꼼하게 설명하는 저자의 집필 스타일에 빠져 들어 흥미롭게 읽었다.

역시 읽어서 나쁜 책은 없다.

다만 도판이 어두운 점이 아쉽다.

그림 외의 사진이나 지도, 도표 등은 비교적 선명하고 좋은데 유독 작품들의 색감이 너무 어두워 아쉽다.

워낙 유명한 그림들이라 다 알고 있기는 하지만 명작의 색채감을 제대로 느끼기는 어려운 듯하다.

도판의 색감을 잘 표현하기란 꽤 어려운 일인 모양이다.

지도를 보여줄 때 강의 흐름을 표시해 줘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항구 도시가 발달하는 것은 배를 통해 물품이 전해지는 상업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상업의 발달이 곧 자본주의를 만들었고 오늘날의 풍요가 가능해졌음을 새삼 확인했다.

전통 사회에서 중국이나 조선 같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체제 유지를 안정적으로 잘하긴 하였으나 변화가 핵심인 근대 사회로의 도약은 상업 천시로 인해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다.

그래서 미술도 발달하지 못했나 싶다.

다른 책에서도 읽은 바지만, 르네상스 미술의 발달은 무역을 통한 활발한 재료 유입에 있었다고 한다.

특히 베네치아에서 티치아노나 벨리니 등의 화려한 색채화가 만개한 것은 온갖 종류의 안료들이 들어오고 상인들이 그것들을 까다롭게 고를 수 있는 안목 덕택이었다.

상업의 발달, 혹은 부유함이 예술의 발달을 이끄는 것은 분명하다.

제일 좋아하는 화가인 티치아노에 대한 이야기가 적어 아쉽다.

주제가 르네상스 초기이니 다른 책에 자세히 나오려나.

순회 전시에서 가끔 본 적이 있는 목조 조각상들이 등장해 흥미로웠다.

화가들이 르네상스 이후 장인에서 예술가로 성장한 반면 틸만 리멘슈나이더나 클라우스 슬뤼터르 등 목조 조각가들의 명성은 장인에 그대로 머문 것 같아 아쉽다.

기독교가 자본주의 발달을 견인했다는 말이 과장이라 생각했었는데 확실히 유럽의 근대인들은 신앙과 상업, 그리고 예술을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시민 계층이 탄생해 근대 사회를 탄생시킨 듯하다.

유교와 상업의 조화는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사회의 변화에 이데올로기와 정신적 가치 추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책을 읽으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뒤러의 수채화는 처음 접했는데 수채화 물감 특유의 산뜻함이 살아 있어 역시 대가는 다르구나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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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로 본 세계사 - 문화 교류가 빚어낸 인류의 도자 문화사 생각하는 힘 : 세계사컬렉션 18
황윤 지음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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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참 글 잘 쓰신다.

전작 "중국 청화자기"도 아주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 역시 도자기와 중국사를 잘 버무려 맛깔나게 읽히고 얻은 지식도 많았다.

청소년 문고라는 시리즈의 성격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책값을 저렴하게 책정해서인지 도자기 설명에 필수적인 도판들이 흑백이란 점만 아쉽다.

고려가 월주요 등의 영향을 받아 자체적으로 순청자를 만들어 내고 13세기에는 상감청자라는 독자적인 기형물도 생산하지만 상업성이 결여되어 있고 조선 후기로 갈수록 몰락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냉정하게 평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특히 달항아리의 순박한 미감은 좋지만 실제로는 간장 등을 담아먹는 일상용품으로 미적이나 기술적 한계를 지적한 부분은 용감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날카롭다.

나도 항상 박물관에서 보고 의아했던 게 달항아리의 유백색 색감은 따뜻하고 편안해 보여 좋은데 완벽한 대칭을 이루지 못한 어설픈 모양새가 의문이었다.

대부분의 큐레이터들은 마치 현대 예술품처럼 일부러 비대칭성을 추구했다는 듯 설명했는데 사실 기술적 한계였던 것이다.

처음부터 훌륭한 감상용 자기를 만들 계획이 아니고 그냥 그릇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그런 민예품에서 미적 의의를 찾아낸 근대 평론가들이 대단한 셈이다.

도자기라고 하면 역시 중국이니 기회가 된다면 북경과 타이베이의 고궁 박물원을 가보고 싶다.

오래 전에 갔던 곳이라 특별히 도자기만 감상할 시간은 없었다.

지난 번 일본 여행에서는 저자가 다른 책에서 소개한대로 도쿄의 이데미쓰 미술관과 오사카의 시립동양도자 미술관을 방문했었다.

파리 근교의 세브르 도자기미술관도 가 보고 싶다.

맨 앞 장에서 중국 청자의 발명이 푸른 옥을 숭상하는 고대 중국인의 미적 감수성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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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새로운 뮤지엄건축
서민우 외 지음 / 기문당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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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관련 책들은 현학적인 얘기가 많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편인데 이 책은 뮤지엄 건축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점이 장점이다.

물론 건축 용어 같은 건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많은 사진들을 통해 새로운 뮤지엄들이 갖는 의미와 건축의 특성에 대해 윤곽이 잡히는 느낌이라 만족한다.

55000원이라는 가격에 걸맞게 도판도 정말 많고 100여 곳에 달하는 많은 전세계 뮤지엄들을 소개해 주고 있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책바다를 통해 빌릴 수 있어서 감사하게 읽었다.

어떤 책에서, 종교가 사라져 버린 현대에는 미술관이 예배당과 같은 의미를 준다고 했었다.

종교나 예술이나 사람의 마음을 고양시키고 미적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같은 범주에 속하는 듯하고, 그렇다면 감상하는 내용물 뿐 아니라 건물 자체가 주는 의미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문화의 세기를 지향하는 21세기에 더욱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뮤지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테이트 갤러리나 루브르 박물관 같은 아주 유명한 거대 뮤지엄 외에도 일본의 나오시마와 같은 버려진 낙도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미술관들도 많이 소개된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 다음은 문화적 즐거움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산유국인 UAE 에 루브르 분관이 세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2017년도에 개관했다고 하는데 아직 인터넷에서는 검색이 쉽지 않아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모양이다.

뮤지엄이라고 하면 미국이나 유럽만 생각했는데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도 많은 특색있는 뮤지엄들이 많아 방문해 보고 싶다.

특히 중국에서 이렇게 많은 새로운 미술관들이 지어지고 있는지 미처 몰랐다.

문화라는 것도 결국은 국가의 부와 직접 상관 관계가 있는 모양이다.

뮤지엄 건축가로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가 렌조 피아노이다.

빛을 많이 받는 캐노피가 특징적이다.

유럽은 국가 주도 건축이 많은 반면 미국은 역시 자본주의의 나라답게 개인의 기부에 의한 민간 건축이 주를 이룬다.

기업의 사회 환원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 같다.

우리나라의 리움 미술관이나 뮤지엄 산, 본태 박물관 등이 소개되어 반가웠다.


<오류>

24p

특히 Altes Museum은 빌헬름 3세(Prussia Friedrich Wilherm 3)의 수집품을 위한 국립미술관 구관으로

-> Friedrich Wilhelm 3, 즉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이다. 빌헬름 2세가 마지막 황제라 빌헬름 3세는 없다.

29p

도판의 설명이 바뀌었다.

그림-11b 땅콩 모양의 Cloud Gate 조각

그림-11c 시카고 시민 1000명의 영상이 담긴 분수조각 Crown Foundation과 땅콩

그림-11d Frank O.Gehry의 Jay Pritzker Pavilion

이 순서로 바뀌어야 한다.

306p

15m 높이의 마크 디 슈베르(미국 조각가)의~

옥외에는 수베로, 쟈코메티, 헨리 무어 등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 고유명사를 같은 페이지에서 왜 다르게 표기할까?

마크 디 수베로이다.

301p

제주 보광 피닉스 아일랜드 내 '니어스 로사이'와

-> Genius Loci, 즉 지니어스 로사이이다.

415p

일본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이사무 노구치는~

-> 이사무 노구치는 아버지가 일본인이고 어머니가 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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