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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 미술관 ㅣ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5
시모나 바르탈레나 지음, 임동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평점 :
도판의 색감이 전체적으로 어두운데 19세기 회화들이 선명하고 밝은 색채를 지향해서 그런지 감상하기가 더 좋다.
근대 화가들 중 내가 제일 관심있는 사람이 바로 마네라 이번에 가면 자세히 보고 올 생각에 설렌다.
20년 전 배낭여행 갔을 때 오르세 미술관이 하필 쉬는 날이라 루브르와 베르사유만 봤었다.
오르세 미술관은 프랑스 미술이 가장 만개했던 19세기 그림들이 전시된 만큼 기대가 크고 루브르 박물관처럼 아주 넓지는 않을 것 같아 감상하기 용이할 듯 하다.
전통적인 회화가 주제를 정해 내용을 사실대로 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19세기 인상주의부터는 외부가 아닌 내면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그래서 장인이 아닌 예술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주문자의 의도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역점을 뒀기 때문에 화가들은 예술가의 지위를 갖게 됐다.
고갱이나 고흐, 뭉크 등의 강렬한 색채감을 보면 왜 그들이 표현주의 화가인지 너무나 이해된다.
르누아르의 여인들도 아름답지만 인상주의의 대표 작가라 할 모네의 인물들이 야외의 강렬한 빛과 더불어 강렬하게 다가오고 또 마네의 초상화가 주는 강한 평면성과 색감에 마음이 흔들린다.
<인상깊은 구절>
77p
카유보의 사실주의에는 쿠르베, 도미에, 혹은 밀레의 작품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사회적인 관심이 배제되어 있었다. 이 같은 정치적 참여의 부재와, 윤리적 관심의 부재는 인상주의 예술의 특징으로, 인상주의 예술이 회화 이외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대단히 드문 일이었다.
105p
드가는 여성의 신체에 나타나는 관능미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다소 불쾌해 보이기까지 하는 포즈에 집중하면서, 마치 열쇠구멍을 통해 들여다보듯 정확하고 분석적인 시각으로 대상을 묘사했다.
116p
고흐는 자신의 직관에 따라 색채를 선택하고 배합했다. 고흐는 이에 대해 따로 공부한 적이 없었지만 오직 자신의 직관만으로도 놀랍도록 자연스럽고 완벽한 색채의 표현을 구사할 수 있었다.
146p
마티스는 "회화란 화가의 내면적인 비전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라고 생각했고, 더 이상 객관적인 현실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는 외부의 세계가 아닌 개인적인 감정, 정확히 말해 '내면적인 비전'에서부터 출발했다. 바야흐로 표현주의가 인상주의를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식적이고 조화로운 곡선은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실제 자연과는 달리 타는듯한 붉은 색채는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감정을 고양시키는 도구로써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