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제3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신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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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부작의 마지막 신들의 신비 편이다.

두툼한 분량과 편철 방식이 들고 읽기에는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출간된 방식과 동일하게 3권으로 낸 것은 좋다.

물론 이 리뉴얼 이전에 양장본으로 나온 것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박스로 나와 소장용으로 놓아두기에는 이 리뉴얼 판이 더 좋을 것 같다.

2부까지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이란 것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나의 예상을 벗어난 전개와 마지막 부분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머리가 상당히 복잡했다.

좋은 쪽으로 해석한다면 앞에 나온 설정들이 조금 이해되었다는 것 정도랄까.

 

그리스 신화와 수비학을 잘 버무려 놓았다.

미카엘이 신 후보생이 된 아에덴은 그리스 신화의 인물들이 모두 모인 곳이다.

전편에서 제우스를 만난 미카엘은 다시 아에덴으로 돌아와 결승전을 치른다.

열두 명의 신 후보생이 남아 있고, 이 중 한 명이 제우스의 산 너머로 갈 수 있다.

미카엘은 라울과 마지막 대결은 펼치지만 패한다.

그는 진 승부에서 재경기를 요청한다. 이때 제우스가 재경기를 도와준다.

반복된 경기에서도 미카엘의 돌고래족들은 패배한다.

이 경기는 제1지구의 세계대전과 닮아 있다.

돌고래족은 유대인들이란 사실이 분명해지고, 라울의 부족에게 진다.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해야 하지만 그는 구질구질하게 패배를 부정한다.

 

미카엘의 돌고래족이 진 것은 지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미카엘이 보여주는 행동은 결코 깔끔한 모습이 아니다.

그의 행위를 둘러싼 신들의 재판이 벌어지고, 그는 18호 지구의 소설가가 된다.

그 소설가의 모습 속에는 작가의 이미지가 살짝 투영되어 있는 것 같다.

신 후보생에서 인간으로 전락한 미카엘.

현실에 적응하고, 자신이 경험한 것을 소설 등으로 남기고자 한다.

그리고 이 지구에서 새로운 여인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이 소설을 보면서 아주 짧은 시차를 두고 여인들에게 사랑에 빠진 그를 보고 놀란다.

너무 사랑에 헤픈 남자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니면 작가의 바람인가?

 

돌고래족의 신이었던 미카엘은 자신의 민족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신의 권능을 보여주지도, 그의 형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수가 현재에 환생하면’ 이란 가정들이 떠올랐다.

신 후보생이었지만 전능하지 못한 그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다.

그리고 이 지구에 내려왔을 때 만날 것이라고 예상한 인물과 만난다.

그와 만남을 통해 18호 지구와 1호 지구의 연관성이 드러난다.

이 부분에서 다음은 어떻게 진행될까 하는 순간 또 다른 장면으로 넘어간다.

3부작 중에서 가장 구성의 변화가 심하고, 복잡하다.

마지막 부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말이라 당혹스럽기도 하다.

 

신에 대한 소설이라고 하지만 너무나도 인간적인 신들이 등장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이나 반신들이 등장한 것도 이런 설정 때문이다.

2부까지 읽으면서 등장하지 않은 신화 속 신이 마지막에 등장한다.

알뜰하게 그리스 신화를 소설 속에서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신 후보생 이후 새로운 멕시코 신 후보생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럼 각 나라 혹은 민족으로 신 후보생을 뽑는다면 지구의 숫자는 얼마나 되어야 할까?

프랑스 신 후보생이 아시아 민족의 신이 되어 활약을 펼치는데 왠지 어색하다.

이런 저런 설정상의 문제들은 마지막 문장으로 이해가 된다.

다시 이 이전 작품인 <타나토노트>나 <천사들의 제국>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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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백진호 지음 / 고유명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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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의 위작을 다룬 소설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위작과 진품에 대한 논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화가가 자신의 손으로 그리지 않은 것도 진품인가 하는 것이 가장 기본 설정이다.

이 소설을 보면서 자연스레 조영남 화투 그림 사건이 떠올랐다.

화가가 부인한 그림에 대한 진품 논란은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사건이 연상되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그림의 화가는 자신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실제 소설 속에 고혼기 화백은 자신의 위작을 그리던 화가를 지켜보고 지시한다.

노구의 몸으로 붓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에게 이 짝퉁 화가는 최고의 손이다.

일반인들의 인식에는 이런 그림이 진품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두 개의 줄기로 시작해 이어진다.

하나는 마약조직에 동료 형사를 잃은 강청식의 폭주와 늦은 일상이다.

다른 하나는 고혼기 화백의 80년대 작품을 새롭게 만들어낸 김지연 관장 등의 이야기다.

강청식 형사는 마약조직의 보스를 총으로 죽인 후 자해로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경찰에서는 이 사건을 대외적으로 알릴 수 없는 상황이다.

범죄자를 쫓는다고 집을 등한시한 그의 딸은 학교 폭력으로 방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딸과 엇갈리는 공간과 시간 속에 그의 삶은 조용히 가라앉고 있다.

이런 그에게 사건 하나가 떨어지는데 그것이 바로 고혼기 위작 사건이다.

이전에 그는 천경자의 <미인도> 같은 사건 하나를 해결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건 해결보다 다른 용도로 그를 쓰려고 한다.


김지연 관장은 소설 속 표현을 빌리면 매우 아름다운 여인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고혼기 화백의 대표작인 ‘비속의 나신’의 모델이었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그를 발굴해 한국 등에 알린 관장이기도 하다.

늙은 화가의 전성기 작품이라고 소개된 그림은 수십 억에 팔린다.

그림이 감상의 영역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이 된 현재 그의 작품은 좋은 투자재다.

당연히 많은 투자자들은 이 그림을 원하고, 그림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 틈새를 갤러리 나래의 김지연 관장이 파고들어 전시를 기획한다.

이 전시회는 예상한대로 크게 성공하고 모든 작품이 팔린다.

위작의 문제는 이 그림을 산 한 부동산 부자가 위작을 말하면서 생긴다.


이 작품이 위작으로 감정이 나온 이유는 간단하다.

80년대 사용한 물감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사용되는 물감이란 것이다.

이 과정을 지켜본 독자들로 ‘그렇지’라고 생각하게 한다.

이 이전에 김지연 관장의 약혼자가 이 위작 작품을 지켜본 적이 있다.

이것을 본 그가 위작이 아니냐? 하고 물었을 때 김지연은 미술계에 있는 사례를 설명한다.

현대 미술에서 자신의 손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는 화가도 있다고 알려준다.

이성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감성적으로 충분히 이해되지 않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 위작 문제는 강청식에게 넘어간 후 더 엮이고 꼬인다.

그것은 바로 김지연의 연인이자 강력한 대권후보인 홍정훈 변호사 때문이다.

김지연을 통해 고 화백의 그림을 팔고, 경선을 위해 김지연에게 받았던 것이다.

홍정훈이 엮이면서 위작에서 정치 스릴러로 분위기가 바뀐다.


위작이란 제목 밑에 깔려 있는 것은 욕망들이다.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된다.

강직한 홍정훈 변호사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사법 현실을 비판한다.

위작 사건을 통해 감상이 아닌 투기재로 바뀐 미술계의 민낯을 보여준다.

소설을 읽다 보면 현재와 과거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현대의 예술론과 권력에 대한 탐욕이 뒤섞인다.

많은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넣었는데 아는 만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예상하지 못했고 아쉬운 부분이다.

개인적 바람은 더 긴 분량으로 다루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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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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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이다.

초판에 없던 작가의 말이 들어 있고, 초판의 문장을 다듬었다고 한다.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아 조금만 집중하면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작가의 말에는 11년 전 문학계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sf소설에 대한 홀대와 인식 부족 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순간 몇 명의 작가 이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아직 읽지 않은 작가의 몇 작품에 대한 기대가 싹 튼다.


한국 sf 소설에서 잘 다루지 않는 우주전쟁을 그려내었다.

우주전쟁이라고 해서 태양계 밖으로 나가 외계인들과 싸우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지구의 우주 함대는 태양계 외곽에 머물면서 언제 닥쳐올 외계의 침입을 경계한다.

인류는 이미 우주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존재하는 시대다.

이 소설의 주인공도 우주에서 태어난 우주군의 참모다.

그가 사랑하는 연인은 지구에 머물고 있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빛의 속도로 가도 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거대한 공간과 이로 인한 시차는 이 소설의 중요한 주제다.

두 연인이 주고받는 편지도, 전쟁의 양상도 여기에 달려 있다.


40시간 동안 연인과 함께 보내기 위해 날아가는 시간은 170시간이다.

다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보낸 문자의 회신이 오는 것도 30분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그리움과 사랑의 감정은 이 거리와 시간을 뛰어넘는다.

갑자기 나타나 우주함대를 공격한 외계함대 이야기 속에 그 감정을 풀어낸다.

이 우주전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다의 함대 전투와 다르다.

첫 전투에서 우주함대는 무수히 많은 함선이 파괴된다.

그것은 지구 함대가 발사한 포가 처음 발사한 곳에 그 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간의 거대함은 새로운 방식의 전투를 개발할 수밖에 없게 한다.

작가는 이렇게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바닥에 깔려 있는 로맨스의 기운 위에 권력 다툼이 표면적으로 다루어진다.

우주 함대가 강력해짐에 따라 지구궤도에 있는 군은 이들을 견제한다.

조사대가 아닌 조사군을 보냈다는 대목을 이것을 잘 보여준다.

전쟁이 일어나는 도중에도 권력의 싸움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

갑자기 우주에 나타나 지구의 함대를 공격하는 적들.

이들을 막기 위한 많은 전문가들의 노력과 관찰.

불리할 것 같은 전투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이끌어내는 것은 이런 발견과 관찰의 힘이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전술을 사용한 장군의 존재.

사랑하는 연인에게 청혼의 반지를 보내면서 새로운 우주로 떠나는 화자.

읽는 순간 놓쳤지만 너무나도 유명한 마지막 문장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일반 상식을 깨트리는 수많은 장면도 아주 현실적이고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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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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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처음 연재된 후 책으로 출간되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야기들이 서로 이어져 있다.

제목처럼 일상의 순간을 아주 재치 있게 포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었다.

어쩌면 평범한 일상이지만 작가가 포착한 그 순간은 특별하다.

특별하지 않은 날의 특별한 순간이 주는 재미는 그 이야기에 따라 다르다.

어떤 순간은 그냥 미소를 짓고, 어떤 장면은 웃게 되고, 어떤 컷은 감탄한다.

이 만화를 읽다 오래 전 조금 반짝였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무수히 경험했을 그 빤짝이는 순간들 말이다.


여덟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에피소드 <남기고 싶은 것>의 주인공은 노부부다.

귤 껍질을 길게 자른 후 사진을 남기고, 자신의 손가락 때문에 사진에 이상한 흔적이 있다.

아내의 스마트폰으로 집에 있는 사물 몇 개를 찍어본다.

아내는 옆집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데 남편이 이 모습을 몰래 찍는다.

마지막 한 컷은 노부부의 애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매장의 점원>은 제목대로 초콜릿 매장에서 생긴 일이다.

한 중년의 남자가 선택 장애에 걸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점원이 다가가 도움을 주려고 하는데 쉽게 고르지를 못한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이 남자와 점원의 관계는 살짝 웃게 한다.


<모르는 너>에서는 같이 일하는 알바생의 말 한 마디가 여고생의 마음을 흔든다.

늘 무표정하고 담담한 남자가 지적한 어플 사진 한 장.

그 남자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진심을 말하면서 풀리는 감정.

모두 읽고 다시 책을 펼치면 이 에피소드 마지막 한 장은 <고양이>와 이어진다.

<이상적인 관계>는 보면서 지인이 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외국에 있는 딸이 손자들 사진만 찍어서 보내는데 딸의 사진도 보고 싶다는 그 말.

추억과 내리 사랑이 그대로 드러나는 마지막 한 컷은 뭉클하다.

중간에 아들과 방송 흉내를 내면서 놀아주는 장면은 아주 낯익다.


<되고 싶은 나>는 초등학생 남자들의 세계를 살짝 보여준다.

전대물을 좋아하지만 친구가 보여준 포켓몬에 눈길이 간다.

엄마가 늘 사 준 전대물 캐릭터도 좋지만 친구들 사이에 유행하는 포켓몬도 갖고 싶다.

금방 아이가 실증을 느꼈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버지가 아이에게 한 말 한 마디는 아주 멋있었다.

좋아하는 게 늘어난 거네” 이 말 한 마디. 내가 놓친 한 마디.

<스마트폰 세대>는 축제에 간 초등학생의 행동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먹을 것을 고를 때도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불꽃놀이가 벌어질 때 사진 한 장을 찍어 엄마에게 보낸다.

그리고 아픈 동생과 동생을 돌봐 오지 못한 모녀의 모습이 나온다.

요즘 아이들은 어쩌구 하려다 마지막 한 컷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고양이>는 알바 청년 요시다가 우연히 고양이를 주워 집에서 키운 이야기다.

그가 이 고양이 돌보면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점점 늘어나는 팔로우 숫자와 그에 대한 반발 등의 댓글 변화가 재밌다.

결국 같은 알바생에게 자신의 트위터라고 말한다.

그리고 표지의 그림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식과 손녀가 할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찍은 사진도 몇 장 되지 않는다.

관혼상제에 가면 할머니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외모의 주인공이다.

그런 그가 웃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아내와 아이들 사진을 찍을 때다.

아내는 그 순간의 미소를 알고 있다.

하지만 노년의 두 부부가 웃으며 찍은 사진 속 남편의 미소는 어색하기 그지없다.

후속편도 나온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또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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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2부 (2024 리뉴얼) - 신들의 숨결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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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신들의 숨결 편이다.

3부작 중에서 가장 분량이 많다. 1부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전편에서 올림포스 산을 오르면서 거대한 눈을 마주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자신들을 보는 그 눈에 미카엘의 일행은 겁을 먹는다.

이들은 산을 내려와 이전부터 이어져온 18호 지구의 대결을 이어간다.

미카엘을 돌고래족은 읽다 보면 아틀란티스 대륙 사람과 유대인의 이미지가 겹쳐진다.

다른 민족들도 로마나 중국 한족 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작가는 그 민족의 이야기를 단순 대입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섞는다.

읽으면서 유대인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순간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등장한다.


문명이 건설된 후 다양한 민족들이 성장하고 사라진다.

미카엘의 돌고래족은 전세계에 흩어져 살아간다.

그들을 받아들여 과학과 문화가 융성해지는 국가도 등장한다.

인종 차별에 의해 돌고래족들이 핍박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온갖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돌고래족은 명맥을 이어가고, 미카엘의 정신을 실천한다.

카르타고의 한니발을 이미지한 장수가 독수리족을 완전히 무너트릴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군사를 돌리고,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오히려 그들이 산산조각 난다.

이 선택이 돌고래족 신의 실수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예수인 듯한 인물을 등장시키는데 그 미묘한 차이가 좀더 생각할 거리를 준다.

이 <신의 가르침을 받은 자>가 죽게 된 것과 그 이후의 일들이 미키엘을 분노하게 한다.

이 일 이후 미카엘과 라울의 관계를 완전히 틀어지게 한다.


독수리족이 최고의 부흥기를 누린다. 로마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돌고래족과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는 유대족이 역사와 닮아 있다.

18호 지구의 지도가 없어 각 민족들이 어떻게 나라를 이루는지 알 수 없다.

멸망 직전에 달아난 돌고래족의 일부는 현재 중남미를 연상시키는 곳까지 도착한다.

작가는 신 후보생들의 대화 속에 들어가 이 게임이 지구의 역사와 닮아 있다고 말한다.

그들이 알고 배운 지식들이 이 지구에 그대로 구현되는 것이다.

신 후보생이라고 하지만 이들은 기존의 인간이었던 시절의 한계 속에서 게임을 한다.

창의성보다 자신들의 기질과 지식에 바탕을 둔 게임 운영이다.

물론 이 게임이 지구 속 인간들에게는 엄청난 재앙이지만 말이다.

신 후보생이 능력도 제한적으로 작용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전지전능과는 다르다.

그리스 신화 속 무대를 이용함으로써 아주 인간적인 신들로 나타난다.


전편과 기본 구성은 여전히 비슷하다.

18호 지구에서 자신들의 민족을 키우는 일과 대결과 탈락.

새로운 그리스 신들이 나와 이들에게 지구의 발전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

지구의 역사가 살짝 변형된 채 구현되는 과정.

미카엘과 그 동료들의 계속되는 올림포스 산 등반과 위기들.

이번 편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연인 관계가 나와 조금 어리둥절했다.

육체를 가진 신 후보생들이 인간적인 욕망에 휘둘리는 장면은 역시 낯설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과 미카엘이 풀어낸 수수께끼의 해답은 다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약간 반복되는 듯한 구성에 질릴 듯하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면 전환으로 재미를 불러온다.

마지막 3부에서 마주할 신의 모습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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