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5반 아이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31
윤숙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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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종영한 '학교'란 드라마는 불편하지만 리얼리티 면에서 격하게 공감했다. 마냥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진지했으며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나 학생들의 고민을 다각도로 끄집어냈다는 점에서나 배우들이 캐릭터를 잘 잡아 표현해서 늘 여운이 길게 갔다. 아쉬운 것은 드라마에서 건드린 문제점들이 바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매우 유감으로 남지만 언젠가 우리 교육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겠지 하는 막연한 희망을 품어본다. 그것조차 없다면 너무 막막하고 슬프잖아.

 

드라마에 비하면 <5학년 5반 아이들>은 훨씬 가벼워서 좋았다. 물론 리얼리티 면에서는 조금 오버된 면이 없지 않았다. 초등 5학년 아이가 스쿠터를 훔쳐 타거나 한참 외모에 민감한 5학년 여자 아이가 자신을 슈퍼 돼지라고 불러도 좋다고 말 할 수 있는 아이는 없다는 것. 이것을 단순히 씩씩하다고 설명하기엔 무리. 아무리 당당하고 자존감이 높다고 해도 그 나이에 자신의 외모를 그렇게 표현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7편의 단편은 서로서로 연결되어 연작 형태로 이뤄진 작품. 그렇기에 화자가가 모두 다르다. 같은 사건을 보는 시각이 다르지만 대신 독자는 큰 그림을 보며 객관적 입장에서 각각의 인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5햑년이면 사춘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이 아이들이 고민과 그 고민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가 궁금하다. 특히나 책을 읽는 독자가 부모라면 더.

"내 꿈이잖아요. 헤매더라도 내가 찾을래요." 엄마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겠다는 미래의 말처럼 우리의 아이들이 멀리 돌아가거나 헤매더라도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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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열아홉 살 - 싹이 자라나 풀이 되고 꽃이 되고 나무가 될 때까지 힘내라, 열 아홉
오복섭 지음 / 오늘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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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열아홉, 고3이란 시기는 참으로 힘겹다.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을 세대별로 보면  고3만 힘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힘겨움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구든 이들을 끌어안고 지금이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고 환승역이라고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다.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도 부모들도 말은 그렇게 한다. 그러나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그 말이 진정성있게 가슴에 와 닿지 않는걸. 마음속에 숨겨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말을 그들도 알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도 좋을리 없는데 공부에 취미없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갇혀 불평등함을 또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곳인데 그곳이 좋을리 만무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 수업 외에 자신의 특기나 적성 같은 것들을 찾는다는 것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무의미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의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할때 적성보다는 성적을 맞게 혹은 돈 잘버는 직업과 관련된 학과를 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할(한) 과에 대해 얼마나 알고들 있을까. 하긴 누구도 친절히 알려주지도 않는데-.-;; 

 

이 책은 교단 일기 같기도 하고 출판계에 유행처럼 불고 있는 힐링이나 감성 멘토링을 추구한다.

학교가, 교사가 지식만을 전달하는 곳도 아니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때로는 꾸중도 필요하고 때로는 관심과 칭찬, 응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잠깐씩 쉬어갈 시간을 허락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햇빛 좋은 날 교실 밖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 또 창의적이고 신선한 조퇴의 사유라면 자율학습 정도는 눈 감아 줄 수도 있는 것을~^^

지식의 습득만이 공부는 아니란 것을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3인 열아홉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될 이야기이자 근육이 될 이야기를 풀어냈다.

괜찮다고. 힘을 내라고, 넌 할 수 있다고!

늦게 출발한 사람도 같은 길을 함께 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러고보면 저자와 같이 신념을 가지고 실천하려는 좋은 선생님들도 많다.

그동안 나는 학교나 교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나를 변화시킨 선생님도 없었고 두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상처를 입었을뿐.

올해 딸아이가 무사히 졸업을 했다. 독특하고 고집스런 딸아이가 무사히 졸업할 수 있어 감사했고 그 뒤에 좋은 샘들이 지켜봐 주셔서 많이 감사했다. 졸업식날 아이들은 무덤덤한데 오리려 담임샘은 몇번을 울컥하며 눈물을 보였다. 늦었지만 3년간 세 분의 담임 선생님은 물론 그외 각 교과 선생님들께도 이렇게나마 감사를 전하고 싶다.^^

 

*책을 읽는 중간 여기저기 눈에 띄는 오자가 눈에 거슬렀는데 결정적인 것은, 235쪽 맨 밑에 줄 '서정주 시인의 꽃이란 시를 언급한 부분. '내가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아이들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서정주 시인이 아닌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오타 쩔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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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비밀의 방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55
조규미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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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딴 얘기지만 많은 출판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규모가 큰 출판사건 작은 출판사건 죽겠다고 하는 마당에 신진 작가들의 작품집을 꾸준히 내고 있다는 것에 책을 좋아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감사할 일이다. 손쉽게 혹은 안전한 어느 정도 검증되었다 할 유명 작가의 작품이든 번역서를 만드는 일이 출판사로서는 훨씬 쉬운 일 일것이다. 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도서 정가제로 한창 말이 많이 시점이라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음성 메시지가 있습니다>를 읽으며 '휴~ 다행이다'하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왕따문제가 한두해의 일이 아니나 매번 가슴이 아프다. 아주 많이.

왕따를 비롯한 청소년 문제는 여러가지겠지만 세대간의 소통 부재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할 것 없이 경쟁에 몰리며 받는 스트레스가 건강하게 분출되지 못하고 왜곡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 생각한다.

많이 힘들더라도 제발 목숨을 끊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단 한 명이라도 친구가 되어 손 내밀어 주면 그 손을 잡고 힘을 낼 텐데....현실에서의 아이들은 내가 그 아이에게 손 내밀면 자신도 왕따가 될까 두려워 용기를 내지 못한다.

주인공 진수는 과거에 친구를 괴롭혔던 자신이 떠올라 우연히 주운 휴대폰 주인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알게되고 지난날의 죄책감에 용기를 낸다.

직접 누군가를 괴롭히지는 않더라도 그것을 못 본척 눈감고 지나친적 있다. 그것도 여러번.....진수는 용기를 내어 달려가는데 나는???

 

책에 실린 네 편의 단편은 청소년들의 억눌린 생각이나 삶이 잘 드러나 있다.

매우 드라마틱하게 전개되거나 과장되지 않아 더 큰 울림을 준다.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 <안녕하세요, 그에게 인사했다>도 인상적이고, <열다섯, 비밀의 방>은 홀로 고립된 듯 자기안에 갇힌 화진이 어쩌면 또 다른 나를 끄집어 내려는 버둥거림에서 비롯되었을런지도 모르겠다. <마마보이와 바리스타>는 단단한 우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려서 뿌듯했다.

 

청소년 도서를 통해 부모들은 이들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기회를 만나고 믿고 기다려주는 지혜를 얻는다. 비록 잠깐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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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랄의 거짓말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2
이르판 마스터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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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1947년 실제 발생했던 인도.파키스탄 분리를 배경으로 펼쳐치는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라고 했지만 단순히 배경이라고 하기엔 인도 분리에 대한 것이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빌랄의 아버지와 형의 반목도 그것에 기인하고 있지 않은가.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시장 운영자였기에 자신이 가야 할 길도 자연스럽게 시장 운영자가 될 거라고만 생각했고 되고 싶었던 빌랄. 하지만 세상이 어디 생각했던 바대로 흘러가랴. 말기 암 투병을 하는 아버지가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빌랄은 거짓말을 선택한다. 인도 분리 계획을 아버지가 알게 되면 병세가 더 악화될 거라 생각한 빌랄은 가장 친한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다. 병문안을 오는 마을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거짓 신문을 만들기까지 하는 그들의 노력은 정말 가상하다. 빌랄은 아버지에게 세상의 진실을 감추고 거짓말을 하는 것에 대해 괴롭기만하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멈출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완벽한 거짓말을 하려했으니.

대세는 이미 인도 분열을 거스를 수 없다. 따라서 시장의 분위기도 점차 변해간다. 그러던 중 불쑥 나타난 형은 아버지와 함께 마을을 떠나라고 한다. 이슬람교를 믿는 가족은 힌두교나 시크교도들에게 테러를 당할 것이라며 열정적인 성격대로 화를 내고 흥분해 말하지만 빌랄은 형에게 맞선다.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쓰레기라 여긴 시크교 과격파들은 지구상에서 그들을 불 태우는 잔인한 방법을 쓴다.

이제껏 빌랄은 힌두교도인 초타네 가족과 밥을 먹기도 했고 시크교도인 만지트의 아버지 결혼식에도 참석하였다. 누가 인도가 깨지거나 나누어질 거라 생각했을까? 종교는 다르지만 조상도 비슷하고 공통점도 많았다. 이들과 더불어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인도는 위기다.

 

과연 빌랄은 성공적으로 아버지를 속였을까?

결과적으로 빌랄의 작은 소망들은 이뤄지지 않았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리가 60년이나 지났으나 갈등이 모두 해결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

단조롭다할 스토리지만 비슷한 시기에 분단을 겪었기에 조금은 특별하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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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욕망은 너무도 획일적이다. 좋은 학벌, 많은 돈, 넓은 집.

우리는 이제 다양하게 욕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27쪽)

 

 

-잃어버렸다고 헤매는 그 길도 길인 것을(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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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1-30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저 길이 가장 안정빵이라는 거~ 하악 슬프당!

희망으로 2013-01-31 22:45   좋아요 0 | URL
헤맬지언정 길이면 언젠가는 도착하겠죠. 맞는 길인지 아닌지 그 불안이 우리의 발목을 잡을때는 있더라도 말이죠~
딱 공지영스런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