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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열아홉 살 - 싹이 자라나 풀이 되고 꽃이 되고 나무가 될 때까지 힘내라, 열 아홉
오복섭 지음 / 오늘의책 / 2013년 1월
평점 :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열아홉, 고3이란 시기는 참으로 힘겹다.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을 세대별로 보면 고3만 힘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힘겨움은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구든 이들을 끌어안고 지금이 인생의 종착역이 아니고 환승역이라고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다. 물론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도 부모들도 말은 그렇게 한다. 그러나 당사자인 아이들에게 그 말이 진정성있게 가슴에 와 닿지 않는걸. 마음속에 숨겨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말을 그들도 알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공간은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도 좋을리 없는데 공부에 취미없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갇혀 불평등함을 또 성적순으로 줄세우는 곳인데 그곳이 좋을리 만무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학교 수업 외에 자신의 특기나 적성 같은 것들을 찾는다는 것은 어렵기도 하거니와 무의미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의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할때 적성보다는 성적을 맞게 혹은 돈 잘버는 직업과 관련된 학과를 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할(한) 과에 대해 얼마나 알고들 있을까. 하긴 누구도 친절히 알려주지도 않는데-.-;;
이 책은 교단 일기 같기도 하고 출판계에 유행처럼 불고 있는 힐링이나 감성 멘토링을 추구한다.
학교가, 교사가 지식만을 전달하는 곳도 아니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 때로는 꾸중도 필요하고 때로는 관심과 칭찬, 응원이 필요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잠깐씩 쉬어갈 시간을 허락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서 저자는 햇빛 좋은 날 교실 밖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 또 창의적이고 신선한 조퇴의 사유라면 자율학습 정도는 눈 감아 줄 수도 있는 것을~^^
지식의 습득만이 공부는 아니란 것을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고3인 열아홉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힘이 될 이야기이자 근육이 될 이야기를 풀어냈다.
괜찮다고. 힘을 내라고, 넌 할 수 있다고!
늦게 출발한 사람도 같은 길을 함께 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러고보면 저자와 같이 신념을 가지고 실천하려는 좋은 선생님들도 많다.
그동안 나는 학교나 교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나를 변화시킨 선생님도 없었고 두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상처를 입었을뿐.
올해 딸아이가 무사히 졸업을 했다. 독특하고 고집스런 딸아이가 무사히 졸업할 수 있어 감사했고 그 뒤에 좋은 샘들이 지켜봐 주셔서 많이 감사했다. 졸업식날 아이들은 무덤덤한데 오리려 담임샘은 몇번을 울컥하며 눈물을 보였다. 늦었지만 3년간 세 분의 담임 선생님은 물론 그외 각 교과 선생님들께도 이렇게나마 감사를 전하고 싶다.^^
*책을 읽는 중간 여기저기 눈에 띄는 오자가 눈에 거슬렀는데 결정적인 것은, 235쪽 맨 밑에 줄 '서정주 시인의 꽃이란 시를 언급한 부분. '내가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아이들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서정주 시인이 아닌 김춘수 시인의 꽃이란 시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오타 쩔어라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