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심리학 관련도서가 많이 눈에 띈다. 예전부터 그랬는지 아님 최근의 현상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름대로의 생각은 높은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마음을 나눌 상대가 없어서가 아닌가 싶다. 일단은 제목이 맘에 들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중심적이다. 이것은 본능이기도 한데 유아기의 아이들이 자기 중심적인 것도 이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기 중심적인 것이 나쁜 것인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것이든 모두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자기중심적인 많다는 것은 이기적이라거나 하는 식의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나는 자기애가 없다면 그것또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의 결여는 물론이고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남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럼 어째서 이 책은 '자기중심'에 대해 다뤘는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저자는 자기중심적인 성격을 이상한 성격으로 생각하는 풍조가 신경쓰여 이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알리고자 책을 기획했다고 한다. 자기중심적인 면을 통해 인간관계를 풍부하게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삶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고. 많은 부분 심리학에서 행해진 여러 실험 중심의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되었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이 쉽고 흥미롭게 읽힌다. 이에 자신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테스트 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중 '가능성으로서의 나'를 평가하며 살아가라는 것에 공감한다. 이것을 포지티브 셀프라 하는데 착각이라도 인생을 긍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대인심리학에서 현실을 제대로 분별해 보는 사람은 우울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실험결과가 나와 있는데 내가 거기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컨트롤의 착각'에 빠져 있는 편이 행복하고 우연이라 할지라도 행운을 손에 잡을 찬스도 많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근심걱정 털어버리고 선우후우(先憂後憂)가 아니라 선후후락(先樂後樂)으로 생각해야지.^^ㅎㅎ
신체적인 폭력만이 심각하고 언어나 생각의 강요를 폭력의 범주에 넣어 그 심각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데는 많이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특히 생각의 강요 부분! 일상적으로 우리는 폭력이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고 그렇게 가르친다. 그러나 실상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매를 들기도 한다. '사랑의 매' 얼마나 근사한 포장인가. 정말 사랑으로 아이들 체벌했냐고 묻는다면....고백컨데 내 경험을 비춰봐도 절대 그렇지 못했다. 부끄럽지만 내 감정 조절을 못해 매를 들었음을 밝힌다. 이것은 평생토록 후회로 남을 일이고 절대 아이나 내게 씻기지 않을 상처로 남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 자식들에게 잘못했다고...미안하다고 용서를 빌어야만 했다. 그럼에도 깨끗하게 아물었냐하면 그렇지 못하다. 절대로 절대로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못함음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아직도 나는 물리적이지 않은 다른 폭력을 가한다. 그 한 예로 미움을 담은 눈빛이나 몸짓이 그렇고 생각의 강요가 그렇다. 내가 인생을 오래 살았으니 무조건 맞다는 그릇된 논리도 작용할 것이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수평이 아닌 수직 관계로 은연중 생각했던 것도 있을 것이다. "무력? 언어폭력? 하긴 학생부에 불려 가서 상담할 때 보니까 자료에 별명 부르고, 험담하고, 나쁜 소문을 퍼뜨리는 것도 폭력이고 써 있어서 엄청 황당했던 기억이 나네요..."(115쪽) 나 역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이 띵하다. 그런 부분까지 생각해 보지 못했으니까. 솔직히 학교는 공부 잘하는 범생이들 위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도 다른 아이들에게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묵인하는 교사가 있을 정도니 일진이나 짱이 아니더라도 학교가 재미있는 곳일리 없다. 공부를 못하면 무시해도 좋고 열등함을 배우는 곳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성적으로 줄세우기를 최초로 가르치는 곳이 바로 학교가 아닌가? 그래서 그 열등함을 덮기 위해 일탈을 하는 것은 아닐까? 일탈 행동으로 주목 받고 싶은. 꽃미남도 아니고 간지남도 아니고 몸짱도 아니고 게임짱도 아닌 아이들이 그렇게라도 아이들을 확실히 휘어잡을 수 있다면 유혹적인 먹잇감일 수 있지 않을까? 일진의 자리든 그 그늘에서든 싸움으로 서열이 매겨지고 주목 받을 수 있는. 그래서 주먹을 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매우 바람직하게 폭력의 고리를 끊고 평화 만들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 아주 교육적이며 이상적인 교사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의 일상과 동떨어지지도 않았고 충분히 공감가는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거기다 재미까지 끌어낸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 소설이란 형식을 빌어 심리학에 접근한 것도 그렇고 청소년들의 폭력의 원인과 심리를 분석하는 '생각의 징검다리'는 길지 않아, 이 책의 주 독자가 될 타겟인 청소년들이 심리학을 흥미롭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도 장점이다. 실제로 심리학에서 행해지는 실험들의 등장도 이 책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고 스토리 중간에 삽입된 여러 다른 책들 <우상의 눈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간디> 등 다른 책과의 매끄러운 연결도 매우 좋았다. 무엇보다 가해자만이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방관자도 같은 무게로 다뤄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따로 정해져 있다는 식이 아니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지 싶다. 입시나 다른 여러가지로 인해 아이들은 억눌린 스트레스와 분노와 공격성이 언제 어떻게 폭발할지 모른다. 폭력과 무력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노출된 폭력을 끊기 위한 것은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사회적 가면'이 자기라는 착각을 깨고 진정한 자아를 찾아 나서는 것이야 말로 폭력을 해결할 첫 번째 과제가 아닌가 싶다. 주인공 종훈에겐 사범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를 중퇴하는 등의 이유가 폭력이든 아니든 끝까지 이끌어주는 교사가 있다면 폭력은 물론 자신의 인생을 잘 개척해 나갈 수 있을텐데 정말 여러가지로 아쉽다. 사회의 어른다운 어른의 부재나 믿을 수 있는 어른의 부재가 폭력이나 탈선을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랜만에 중랑천변을 걷다 예쁘게 무리지어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보았다. 문득 그 전에는 뭐가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봤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이놈의 몹쓸 기억력. 얼굴에 닿는 바람도 어제와 다르고 내일은 또 달라질 것을 나는 안다. 이런 변화를 어릴 때도 알아챘을까...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나무의 잎이 떨어진들 색이 바뀐들 관심을 가지기나 했을까. 철마다 계절을 타고 그에따라 감정의 변화는 있어 왔지만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기엔 무뎠던 것 같다. 청설모 쭈르는 자기가 살고 있는 떡갈나무의 잔가지부터 밑동까지 모르는 게 하나도 없다고 믿어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무에 나무에 무슨 일인가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한다. 뭘까? 뭘까? 이러저리 살피다 나무에서 떨어져서야 잎들의 색깔이 바뀐 걸 알고 떨어지는 가랑잎들을 쫓아다닌다. 동생 쪼르가 다가오자 둘은 함께 나무를 구한다며 가랑잎을 모으고 제자리에 되돌려 놓고자 가지에 다시 붙이려 한다. 에고고... 아이 다운 발상의 귀여움에 조카 생각이 간절했다. 추석에 그림책 두 권을 가져가 읽어주는데 바로바로 반응과 리액션을 보여주니 남편과 나, 그리고 울딸 셋이서 난리가 났다. 어쩜 그리 똘똘하고 귀여웠던지. 책을 보면서 쭈르와 쪼르가 이리저리 허둥지둥 쫓아다니며 가랑잎을 주워 모으고 가지에 붙이려는 모습을 보고 뭐라 할지 무척 궁금했다. 책을 덮자마자 결국 전화를 해서 노래를 불러 달라는 것으로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랬다. "뿡뿡이가 좋아요~ 왜~? 그냥그냥그냥..." 하는 노래를 아시는지?^^ 얘기가 샛길로 빠졌는데 다시 제자리로 돌리면 엄마는 여름 내내 나무가 잎들을 지켜 왔기 때문에 지금부터 얼마 동안은 휴식이 필요하다고, 또 봄이 오면 잎들이 모두 다시 돌아올 것이며 이것이 얼마 동안만 떠나 있는 거라며 아이들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 준다. 과학적 설명을 주절주절 길게 할 필요가 없다. 딱 이정도면 계절의 순환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그보다는 저녁노을 빛깔과 같은 아름다운 가랑잎의 빛깔을 살펴보고 주워보고 큼큼 냄새도 맡고 자연에서 노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을. 올 가을 나도 그 고운 노을 빛깔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일본어를 제 2외국어로 선택한 딸아이는 하루 중 제일 많은 시간을 일본어 공부에 할애한다. 제일 많은 시간이라고는 했지만 그닥 공부에 몰입하지 않는 아이라 책읽거나 하는 시간 외에는 따로 공부하는 시간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아이가 일본어에 재미를 한창 붙이고 있어 1학기만해도 이래저래 사다 놓은 교재가 꽤 된다. 그럼에도 일본어 관련 책만 보면 어찌나 좋아하는지.^^ 가지고 있는 책은 따로 카드로 활용할 만한 책이 없었기에 좋았다. 보통은 교재의 순서에 따라 외우면 연결되는 것이 있는데, 카드는 섞어서 사용 가능하기에 자신의 실력을 확실히 점검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랄 수 있다. 회화 문장은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바로 입에서 튀어 나와야 한다며 매일 중얼중얼 거리는 딸아이에는 맞춤이다. 사실은 엄마인 내게 제대로 외웠는지 봐달라고 해서 귀찮을 때도 있었는데.ㅋㅋ 책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고 손으로 쓰고 카드로 암기'하게 끔 깔끔하고 완벽한 시스템의 구성이다. 좋은 점으로는 예문이 많아서 반복적인 학습으로인해 자연스레 문장이 외워진다는 것인데 예문에 사용된 단어가 다른 예문에도 자주 반복 된다는 점이 초보자에게는 단어의 압박이 덜하다. 또한 한 번에 학습 할 수 있는 양이 많다는 느낌이 안들어 초보자에게 부담이 없다. 그 점은 매우 중요하다. 언어는 무엇보다 꾸준함이 중요하기 때문인다. 기획 자체가 독해나 문법은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실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하단에 한두줄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을 간결하게 설명하였다. 깔끔한 구성이 가장 돋보이긴 한데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한데 딱히 꼬집어 말할 만큼 실력이 안되서리.... 그래도 아쉬운 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분권으로 만들었더라면 더 편리할 것 같다. 패턴, 워크북, 카드로. 카드는 본책보다 두꺼운 재질로 오래 사용가능 하게 했다. 펀치로 구멍을 뚫어 고리에 묶어 다닐 수 있게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여분으로 구멍을 표시한 선을 표시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책이든 한 권을 완벽히 떼면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것은 확실하다. 책의 표지에 적힌 대로 '입으로 말하는 일본어가 진짜다!'라고 했듯 이 책이 입을 떼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