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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것만 생각해
카림 르수니 드미뉴 지음, 김혜영 옮김, 조승연 그림, 곽이경 해제 / 검둥소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동성애'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는 것조차 안된다고 말하지는 말았으면.
성정체성.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그것이 직접적으로 나와 상관없더라도 성소수자들을 인정해주면 안될까.
우리가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간에 성소수자인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인터섹슈얼, 퀘스처너리인 사람들의 존재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동성애에 대한 배척과 편견으로 이들이, 특히나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혼자서만 끙끙 앓고 누구에게도 터 놓고 얘기 할 수조차 없는 사회 분위기는 이들을 더더욱 위축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청소년기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처음부터 불공평하게 시작된다는 말이 괜한게 아니다. 한때 동성애가 사회 통념상 변태 성행위, 매춘, 수간 등과 함께 청소년 보호법에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었다. 그래서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순간 반사회적인 문제아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우리는 이들이 치료받아야 할 대상으로, 선택 가능한 것으로 왜곡되게 아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가지 성의 신체적 특징을 한 몸에 지닌 간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들에게 우리는 남성과 여성 중 한쪽을 선택하여 살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분명 역사적으로도 동성애는 아주 오랜기간 존재해 왔다. 중국이나 이슬람은 물론 아메리카 지역 원주민들이나 히틀러가 유태인 대량 학살 때에도 이들을 학살했지만 동성애자는 끝끝내 살아남았음을 여러 기록 등을 통해 드러난다. 이성애만이 옳은 것이라는 생각을 깬다면 이들을 이해하고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당신은 동성애를 혐오합니까?
호모포비아(Homophobia)로 불리는 동성애 혐오는 동성애자와 대면했을 때 느끼는 공포 또는 성성애자에 대한 극단적인 분노와 증오를 뜻하는 말로 현재는 동성애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과 비합리적인 혐오감을 통칭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들을 우리의 사회에서 밀어내고 있지는 않은가. 누군가 아웃팅을 하면 이들이 사회로부터 받는 냉대는 어마어마하다. 이들의 자살 시도가 일반 이성애자외 비교해 2배에서 3배 정도 높다는 통계가 아니더라도 쉽게 짐작 가능하다. 자유와 평등은 함께 가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자유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소외되어서도 유령이 되어서도 안된다. 혐오당해도 괜찮은 사람도 없고 죽어 마땅한 사람도 세상엔 없다. 평범한 원칙이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어 이들을 죽음으로 밀어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군가에게 어떠한 성이 옳은지 그른지를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다른 사람의 성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어느 한쪽을 강요할 권리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온전히 탐색하고 흔들리며 찾아 가야 할 소중한 삶의 문제인 것이지요.'(95쪽)
<난 그것만 생각해>의 실제 소설적인 내용은 무척 짧다.
그리고 그 스토리가 재미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뒤쪽의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곽이경씨의 해제부분으로 구성된, 전체의 반가량을 차지하는 내용이 훨씬 흥미롭고 읽어볼 만하다. 동성애에 대한 정보와 자신이 똑같이 겪은 것이라 진정성이 느껴져 호소력 짙게 다가온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게 맞춤으로. 이들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질 거야It Gets B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