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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품에 안고 - 우리들의 할머니 이야기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0
표시정 지음, 강승원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아무리 세월이 흘러 많은 것들이 낯설고 변하더라도 단 하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바로 부모의 사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중 아버지나 할아버지보다 부모의 사랑을 이야기 할 때, 엄마나 할머니를 먼저 내세우게 되는 이유가 무얼까를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모태본능이라고 해야 할까요?
몸속에 새 생명을 키웠던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하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는 언젠가부터 나이든 노인이 공경 받거나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단지 핵가족으로 인한 단절이 아닌 나이 듦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다는 생각과 함께 급변하는 사회에서 경제력 없는 노인들의 모습만이 부각되어져, 이글을 쓰면서 아이들이 나이든 부모를, 힘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가 갑자기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고령화 사회에 들어섬에 따라 동화책에서도 그와 맞물려 노인 치매를 다룬 책들도 간간히 보여 지고, 외로운 노인의 삶이나 반대로 재혼으로 밝고 재미있는 동화를 그려낸 책도 있습니다만, 의외로 할머니와 어머니들의 자식 사랑을 담은 이야기가 별로 생각나지 않는 것은 왜 일까요?
그만큼 ‘엄마’라는 단어에 뭉뚱그려 녹아있는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게 아닌지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불러본 ‘엄마’는 분명 그 전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엄마~’하고 입 밖으로 가만히 소리 내어 불러보면 지금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 그냥 입을 꼭 다물고 눈에 힘을 주게 됩니다.^^
그런 우리들의 엄마가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되면 얼마나 쓸쓸해지고 가엾은 외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지 책속에서 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먼 훗날의 내 모습이 될지도 몰라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기차역에서 만난 할머니>는 뱃일을 했던 남편을 일찍 보내고 온갖 고생을 하며 홀로 아들을 키웠지만 결혼한 아들과 며느리는 혼자된 어머니가 귀찮아 몰래 캐나다로 떠나버렸습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할머니는 유모차에 손녀에게 줄 인형을 태워 매일 기차역을 서성입니다. 작가는 화자인 ‘나’의 입을 빌어,
‘어쩌면 할머니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외롭지 않은지도 몰라,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할머니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인형이 곁에 있기 때문이지.’라고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밖에 위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아픕니다.
늙고 병들면 버림을 받아야 하는 세상을 비틀어 이야기한 <유모차를 탄 개>에서는, 다리가 장애로 태어나 집 앞에 버려진 개를 정성껏 키우는 할머니가 개의 이름을 ‘친구’라 붙인 데에는 적적했던 할머니에게 친구처럼 다가와 친구 노릇을 해 주었던 까닭입니다.
<도깨비 할머니>는 어쩌면 까다롭고 무뚝뚝하기까지 한 겉모습과는 달리 사실은 마음속에 더 큰 사랑을 품고 있음에도 그것을 표현해 내는데 서툴러 도깨비라고 까지 불리워 졌을지도 모릅니다.
어른들의 물건을 케케묵은 골동품이나 고물 정도로 하찮게 생각하여 이삿짐을 나를 때 그렇게 잘 챙기라고 당부한 할머니의 말을 귓등으로 듣고 아무도 챙기지 않았던 면경, 50년을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낸 면경을 누가 감히 새 거울과 비교하리오...
7편의 단편들이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은 것 같은데 맨 마지막의 <큰꽃 작은꽃>만이 약간 할머니에서 비껴간 듯 하나, 어머니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았기에 봐 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