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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추적하는 수사관, 고고학자 - 이야기고고학 ㅣ 주니어김영사 청소년교양 4
볼프강 코른 지음, 배수아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역사책을 접하면서 어떻게 기와나 작은 토기 조각 하나로 그 당시의 생활이나 연대를 추측할 수 있는가를 물어온 적이 있었다.
정확하게 설명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이것을 설명하면서 고고학자를 언급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건 아이뿐 아니라 나 역시 참 신기하고 대단하게 여겨졌던 부분이었다.
<과거를 추적하는 수사관, 고고학자>란 제목은 호기심을 마구마구 불러일으켜 내 아이와 나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먼저 들었고, 어쩌면 영화 인디애나존스에서처럼 재미있는 모험이야기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ㅎㅎ기대는 기대로 끝났지만 그래도 다른 재미를 준 책 임은 분명하다.
책은 고고학이란 학문이 생기기 이전, 자신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의식이 생기기 이전, 그리고 수많은 보물 사냥꾼들에 의해 발굴이 아닌 도굴에 의해 함부로 파괴된 모습을 흥미롭게 서술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고고학자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역사를 작은 단서 하나로 시작하여 학문으로서 끌어내어 역사적 사건이나 고대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파헤쳐 보여주는 수사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고고학계의 전설과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는데, 그중 가장 잘 알려진 하인리히 슐리만의 이야기는 작은 충격이었다.
최근까지 그와 관련된 책이 출판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이야기는 순전히 거짓이란 얘기가 되는데 왜 우리는 그러한 책을 아무런 설명 없이 번역하여 출간하는지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그가 어떤 중요한 의미가 있더라도 사기꾼이라는 사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졌다면 책의 서두나 말미에 그러한 사실을 꼭 밝혀야 한다. 더더구나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면, 어린이 출판사라면!
하인리히 슐리만의 이야기를 읽어본 아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하는 이유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열쇠가 되어 세 가지 언어로 쓰인 로제타 돌판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발굴된 출토품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중 방사성동위원소법에 대한 상세한 설명 등은 이 분야에도 최첨단 신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책상머리에서 짜맞추거나 단순히 추측으로 연구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바이킹 범선의 뛰어난 항해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로스킬테의 바이킹 박물관에서 난파된 바이킹의 건조법을 연구하여 모조함을 만들어 직접 입증해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 늪지 시신인 ‘돌룬의 남자’의 사진 자료는 너무나 생생하였고 얼음 미라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역사는 이들 고고학자들의 노력이 없다면 이뤄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노가다와 같이 힘들고 지루한 시간을 거쳐 커튼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들춰내는 작업을 하는 일이 고고학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까지 삽이나 들고 무조건 땅을 파헤치는 모습의 고고학자를 떠올렸다면 이 책은 고고학자에 대해 다르게 보는 눈을 가지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