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동아 2009.10 - 창간호
수학동아 편집부 엮음 / 동아사이언스(잡지)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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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수학 잡지가 창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을 속으로만 삼켰다. 왜냐하면 울 딸은 수학을 정말 병적으로 싫어하는데 엄마가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면 반발심에 책을 거들떠도 안 볼까봐 너무 좋은 척 하지 않았던 게다^^

이런 잡지가 좋은 또 다른 이유는 가장 최신 정보를 담았다는 것도 크게 한 몫 한다.

그래서 잡지를 거실에 표지까지 잘 보이도록 꽂아 두었다.

이러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보겠지 싶은 엄마의 계산이 깔렸다.

사실 수학이란 것에 거부가 없다면 그냥 소설이나 동화책을 읽듯이 슬슬 읽어줘도 좋으련만...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병뚜껑의 톱니가 몇 개인지 전혀 생각해 본적도 없는데 톱니 수가 안전은 물론 병 속의 압력을 버틸 수 있게 하면서 병을 딸 때 너무 힘들이지 않게 했다는 것을 보면 우리의 일상생활엔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할 뿐이지 이곳저곳 온통 수학적인 것들이 가까이 밀착되어 있다. 그렇기에 수학을 뭣 하러 머리 터지게 배우나 하는 의문을 조금은 잠재우리라 생각된다.

길을 걷다가 보게 되는 맨홀 뚜껑을 세모나 네모로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동그란 원형인 데는 맨홀을 설치 한 이유가 필요할 때 사람이 들어가 수리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므로 들어가기 쉽도록 가장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도형인 원을 사용한 것이라 한다. 여기서 맨(man) + 홀(hole)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라니 알고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그뿐인가 세계인들에게 다 통하는 가위 바위 보 놀이도 수학적 확률을 적용하면 승률이 높아지는데 굳이 구사적인 것을 따지지 않아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바위를 많이 내는 경향이 많다고 하니 이제부터는 가위 바위 보를 좀 더 잘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된다.

수학과 마술을 접목한 재미난 얘기도 6쪽에 걸쳐 펼쳐지니 수학동아가 궁금하다면 서점에 가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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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해피 데이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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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아침, 똑 같은 사람들과 똑 같은 일상. 특히나 전업 주부로 사는 나 같은 평범한 마흔의 여자는 ‘불혹’이란 단어가 주는 중압감에서 벗어 나려해도 아랫배에 들어붙는 비곗덩어리가 실제의 무게보다 훨씬 무겁게 짓누른다.
일탈을 꿈꾸지만 그럴 용기도 없고 가정이란 끄나풀이 바투 끌어당기고 있다며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가정 내에서 엄마란 존재는 집 안에 당연히 있어야 하는 무관심하다. 그렇기에 어느 때보다 유머가 필요했다.
밝은 색의 표지에 쫙 째진 눈과 삐뚜룸한 입을 하고 담벼락에 커다란 막대사탕을 든 아이의 모습은 피식 바람 빠지는 웃음을 만들어 내고 제목도 왠지 기분을 업 시켜 줄 거란 믿음이 있었다. 무엇보다 오쿠다 히데오 식의 가볍고 유머러스함이 전제 되어 있을 거란 점도 작용하였다.

터닝 포인트가 필요해!

따분한 일상에 전환점이 된 건 인터넷 중고 경매를 통해 구매자들이 달아주는 댓글의 ‘아주 좋다’는 평가와 함께 ‘감사하다’는 짧은 말이 노리코에겐 자신감과 더불어 젊음을 가져다준다. 마치 엑스터시와 같은 흥분과 쾌감이 반복되는 일상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타인의 시선이 젊음의 비결이 될 만큼 가족은 노리코에게 무덤덤했다.
그렇다면 내 가족은 내게 얼마만큼의 관심을 가져줄까? 하는 생각으로 빠진다. 그래서 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마냥 유쾌함으로 일관하지 않고 사회를 반영한 글에 공감하는 바가 커서 꽤 두터운 독자층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

히로코 역시 홍보용 우편물에 사용할 주소와 이름을 입력하는 작업물을 가져다주고 회수해 가는 구리하라가 꿈속에서 그레이프프루트 괴물이 되어 성적 쾌감과 황홀감에 빠진다.
하지만 이들이 불륜이나 인터넷 중독으로 빠지지 않고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오기에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불쾌하지도 않을뿐더러 가벼운 웃음을 웃어줄 수 있다.

불황, 남녀의 역할 변화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가정에도 영향을 준다. 실직으로 자연스럽게 주부의 역할을 해보니 이게 딱 내 체질인 것 같은 재미를 발견한 유스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들 부부를 안쓰럽다거나 동정의 시선을 보내고 힘내라는 말을 건넨다. 주위 사람들은 고정된 사회의 뿌리 깊은 성 역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정작 집안일을 하는 유스케나 직장에 다시 복귀한 아쓰코는 너무나 만족스럽고 바로 지금 여기가 청산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일반적으로 둥지로 일컫는 공간인 집안은 여자들만의 취향으로 꾸며진다. 그것이 여자의 아이덴티티인 것 마냥.   나간 아내로 인해 그제야 자신의 왕국을 만들어가는 마사하루는 중학 시절부터 좋아했고 수집했던 LP나 CD를 비롯한 오디오 기기를 들여놓고 가구나 가전 등의 물건을 누구의 간섭 없이 취향대로 꾸며갈 수 있게 된다. 별거가 만들어 준 이일이 계기가 되어 결국 이 부부를 다시 화해하게 만드는 참으로 아이러니로 흐른다.
 

부드럽고 단맛만 나는 솜사탕은 없다.

언제나 빛과 그림자는 공존한다. 남편이 실직하여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불안감이 고조될 때면 하루요의 일러스트 일이 초고조를 달린다. 그나마 다행 아닌가 싶은데 남편이 시작한 커튼 사업이 호조를 띠자 하루요가 그린 포스터가 낙방을 한다. 그렇지만 하루요는 실망스럽지가 않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내려 올 것이라 믿으니까.

유명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야스오는 친환경 운운하는 사람들인 로하스 동지들을 씹어 주는 것을 소재로 한 글을 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아내를 공격한 것이기에 결국 아내의 심기를 건드린 꼴이 된다. 그것을 간과한 것이 부부간의 틈을 만들어내자 자신이 쓴 글이 이들 로하스 사람들의 편리주의적이며 이중적이고 모순된 것을 까발리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알고 아무리 걸작이라 하더라도 가정을 깨면서까지는 아니라 생각하고 글을 내지 않는 것으로 결단을 내린다.

이렇듯 가족은 무심한 듯 하지만 때론 가장 힘이 되는 존재이며 갈등하고 언제든 화해할 수 있는 단단한 애정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가족이란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리라.

우리집이야기이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인 듯 심리적 거리감이 없어 공감하는 바가 크다.
유쾌한 웃음이 필요하다면 몇 시간이면 족하다.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은 덜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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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 동화집 처음어린이 5
방정환 지음, 한국방정환재단 엮음, 최철민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방정환 선생님을 모르진 않지만 그 유명세에 비해 작품을 많이 접해보진 못했다. 가장 많이 알려진 <만년샤쓰>와 <칠칠단의 비밀> 정도를 떠올리게 되는데 칠칠단의 비밀은 아이들에게만 읽혔지 정작 나는 읽어보지 못했다.

이 책은 방정환재단에서 단편을(칠칠단의 비밀은 중편쯤?) 엮은 동화집으로 옛 문체를 그대로 살려서 썼다는 것이 눈에 띈다. 요즘 어린이 책을 보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풀어쓰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이런 글투는 낯설지만 나름의 맛이 있어 좋다.

앞쪽의 단편들은 한번쯤 들었음직한 옛이야기처럼 수술 읽혔고 대부분이 감동을 전제로 하였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보다 남을 더 먼저 생각하는 속 깊고 착하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금시계’에서 효남이는 자신의 어머니가 병환이 깊어 자신이 일하는 주인집에 돈을 빌려 보내려하였는데 돈을 빌려주긴 커녕 도둑으로 몰리는 억울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정작 범인은 수득이란 급사로, 그 아이의 처지도 막막한 상황이다. 집안 식구가 한길 거리로 쫓겨날 판이라 효남이는 수득이가 범인임을 알고도 자신의 누명을 밝히지 않고 동무를 대신하여 쫓겨나는 선택한다.

아! 당시의 아이들은 가난에도 우정을 하찮게 여기지도 않았고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정직한 아이들이 많았다. 요즘 뉴스에서는 연일 학생들의 범죄를 보도하고 있어 이런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고 기특한지 모르겠다. 일찍 철들어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이다운 순수함을 간직한 참 어린이!

 

칠칠단의 비밀은 정말 조마조마 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탄탄한 구성이 여느 탐정소설 못지않다. 왜 이제야 읽게 되었는지....

안 읽었으면 크게 후회할 뻔 했다. 이 책 재미있다고 소문내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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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그림책  - 문학·그림·삶의 조화 (월간미술1999/02)

England 문학·그림·삶의 조화 1

이호백 <도서출판 재미마주 대표>

영국은 현대적인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성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나라다. 출판된 지 1백년이 넘은 그림책이 아직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영국 그림책은 그 역사에 걸맞는 수준과 형식을 일궈냈다.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특성을 통해 영국 일러스트레이션의 단면을 알아본다 .


지난 93년 조그마한 영국산 토끼 한 마리의 1백살 생일잔치가 뉴욕과 파리·동경을 비롯한 세계의 주요 도시 에서 치러졌다. ‘피터 래빗’이란 이름의 이 토끼는 다름아닌 1백 년전 런던에서 출간된 조그마한 그림책의 주 인공이다. 이 《피터 래빗》을 비롯한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의 대표작들은 전세계적으로 매년 수백 만권 이상 팔리며 해를 거듭할수록 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 한 출판사가 일본이 가 지고 있는 아시아 판권을 사들여 《피터 래빗》 시리즈 전집을 출간한 바 있다.

인쇄술과 교육열의 결합된 1백년 역사

1백년 전의 그림은 그것이 걸린 미술관에 가지 않으면 기껏해야 화집이나 우편엽서·포스터가 되어 대중들과 만날 수 있고, 1백년전 영화는 자료실에 가야 볼 수 있지만, 1백년 전의 그림책은 그림책 형식 그대로 새로운 독자와 늘 만날 수 있음을 《피터 래빗》은 보여 주고 있다. 더불어 지금 우리의 서점가 어린이 책 코너에서 는 20세기 초부터 최근에 이르는 세계의 걸출한 그림책들과 만날 수 있다. 버지니아 리 버튼·장 드 브뤼노프 같은 30~40년대의 그림책 작가는 물론 존 버닝햄·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모리스 센닥· 토미 웅게러· 하야시 아키코 등 60년대 이후에서 최근에 이르는 그림책 작가들의 작품들도 쉽게 눈에 띈다. 요즘과 같은 첨단 디지 털 이미지 시대에 아직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팔리느냐는 식의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겐 관심거리도 안 되겠지만, 변변한 그림책 한권 제대로 만들어 보지 못한 우리의 어린이책 출판계 일각에서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미국 것이든 일본 것이든 팔릴 만한 그림책들을 이미 잔뜩 소개해 놓고 있다.

이 글에서 영국의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를 다루는 이유는, 1백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그림책이라는 장르를 우 리는 그동안 너무 쉽게 이해하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즉석 대중문화로 잘못 생각해 왔음을 꼬집기 위해서이 다. 좋은 그림책은 좋은 글에 좋은 그림이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는 단순한 생각으로, 글 잘 쓰는 소설가가 동 화 한편 쓰고 그림 잘 그리는 화가가 그 글에 일필을 휘두르면 책이 되지 않느냐고 할 만큼 그림책의 위상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제 좀 벗어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그림책 장르란 문학과 조형예 술의 영역 확대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문학을 하고 ‘순수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잠시 외도하듯이 끄적일 분 야는 아니라는 아주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림책은 하나의 상품이고 흥행사업이다. 이 흥행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한 작가의 개인적인 삶에서 비롯된 문학과 그림의 진실성이며, 그런 삶과 유리되지 않은 목소리를 내는 작가를 알아볼 줄 아는 출판사의 노력이다. 우리가 영국의 그림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자연스러운 책만들기의 과정이다.

서양에서 그림책은 출판과 이미지 재현기술, 그리고 조기교육에 대한 각성이 일던 19세기 후반기에 등장하 기 시작한다. 당시 영국은 프티 부르주아들이 정치적 안정과 제국주의의 성공에 힘입어 풍요로운 부와 문화 를 구가하던 빅토리아 왕조시대였다. 이미 출판시장은 넘치는 문학 문고본과 학습물의 양산에서 탈피한, 보 다 새로운 형식의 출판을 기다리고 있었고, 목판인쇄술의 이미지 재현기술은 최고의 경지에 이른 상태였다.

한편 사진술의 발달은 빛으로 인쇄판을 분리하는 현대적 옵셋 인쇄술을 실현시켰다. 또한 전 유럽에 불어닥 친 조기교육 붐은 학습지 사업에 성공한 출판인을 낳았다. 그리고 이들 중 몇몇은 어린이를 위한 출판이 무 엇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프랑스 최고의 학습지 출판사였던 아셰트(Hachette)는 실험적인 출판을 하던 에첼(Hetzel)사를 인수하여 그 실험정신을 토대로 어린이 책을 출판하였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고조된 유럽의 아동 출판 시장은 이제 교육이라는 전통적인 과제에서 벗어나, 보다 발달한 인쇄술과 만날 수 있는 삽화에 신경을 쓰는 문학물과 이미지 상품으로서의 출판을 생각하게 된다.

영국에서는 이미 많은 미술가들이 산업제품의 무감각한 생산방식에 반발하여 다품종 소량 생산의 공예적 전 통을 살리기 위해 산업현장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출판 분야에서도 아름다운 책을 만들기 위한 인쇄업자와 화가들의 협력이 이루어짐에 따라 오늘날의 그림책과 같은 양장본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판 매되는 그림책의 고전들은 이런 시대적인 자각 속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England 문학·그림·삶의 조화 2

이호백 <도서출판 재미마주 대표>


그림과 문학으로 전하는 동심

영국 그림책의 효시인 케이트 그린어웨이(Kate Greenaway)와 베아트릭스 포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린어웨이는 당시 가장 예쁘장한 그림책을 그린 작가였다. 아기자기한 소녀들의 군상을 즐겨 그렸던 그린어웨이는 당시 유명한 인쇄업자 에반스와 함께 선물하기 좋은 양장본 그림책 《ABC북》을 만들기 시작했다. 《ABC북》은 조악한 흑백 학습지가 대부분이었던 아동출판물에서 천연색의 다채로운 이미지와 그림들을 선보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지금도 런던 소호 거리의 리버티 백화점에서는 식탁보 문양 하나라도 진지하게 고르고 있는 할머니들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문화 전통은 이때부터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당시 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볼 책 한 권을 고르는 데도 세심하고 까다로웠던 것이다.

그린어웨이의 천진스런 어린이 그림이 에반스의 화려한 인쇄술과 결합된 그림책은 이런 까다로운 취향을 즐기던 영국 부르주아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잘 팔리는 그림책 한 권은 유럽 전역에서 1만~2만권 정도 판매되었는데, 그린어웨이의 그림책은 그중 베스트 셀러였다.

포터의 그림책은 그린어웨이와는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그린어웨이가 고전주의 시대의 요정 같은 순진한 여자아이를 등장시켜 전래동요나 동화를 그렸다면, 포터는 어린이의 시각에서 이야기하는 작가였다. 예를 들어 홍당무 밭에 들어가 농장 주인에게 쫓기다 길을 잃은 피터 래빗의 절망감에는 그녀 스스로가 아이의 심성을 지니지 않고서는 그릴 수 없는 섬세함이 담겨 있다. 실제로 그녀의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자신이 이름붙여준 주변 동물들· 가족· 측근들을 모델로 한 것이다. 이렇듯 생활 주변에서 자연스레 벌어지는 22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포터의 그림책에서 우리는 좋은 그림이란 ‘말하고 있는 이야기’라는 새로운 전통을 얻게 된다. 포터의 그림책은 문학과 그림이 하나가 되어 어린 독자들의 마음을 전하는 그림책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런 모든 일은 포터의 재능을 알아준 무명의 출판업자 프레데릭 완(Frederic Warne)과의 인연으로 가능했다. 포터의 작품은 대부분의 대형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했던 것이다. 포터는 영국의 중부 소리 지역에 농장을 차리고 양을 키우면서 말년을 보낸다. 그녀는 세상을 뜨기 전에 자신의 저작권 수입과 유산을 국립환경관리국에 기증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부흥은 20세기가 되면서 점차 위축되었지만 60년대에 이르러 그림책은 다시 활성화되었다. 당시 삽화가들 중 자신의 이야기와 조형세계를 펼칠 수 있는 그림책 작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오늘날까지도 자타가 공인하는 영국의 3대 일러스트레이터가 활동한 시기가 바로 이때인데,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Brian Wildsmith)·찰스 키핑(Charles Keeping) 그리고 90년대까지도 높은 인기를 누린 존 버닝햄(John Birningham)이 그들이다.

내용을 능가하는 뛰어난 조형미

와일드스미스는 그림책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한 작가이다. 탄광촌에서 색깔에 대한 갈증을 지니며 자란 그는, 과슈의 톤과 얼룩이 만들어 내는 색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60년대 옵셋 인쇄술의 탄생을 가장 기뻐한 작가다. 한 아동문학 평론가는 “영국의 그림책은 와일드스미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평가하는데, 그것은 와일드스미스의 그림책이 글에 담긴 내용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장면마다에 내용 이상의 조형적 즐거움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책 한 장을 액자에 넣어 보면 내용과 상관없이 즐거운 표현주의 회화가 된다.

텍스트의 충실한 해석과 표현주의적 필치가 즉흥적으로 만나는 그림책 전통은 버닝햄으로 이어진다. 그의 첫 데뷔작인 《ABC 북》과 《퐁테뉴 우화》《동물들》은 지금도 판매되고 있다.

런던 근교에서 서민적인 풍경을 보고 자란 키핑은 이 세 작가 중 가장 런던적인 이미지 표현에 생을 바친 작가다. 그는 2백여 권에 이르는 책에 삽화를 남긴 일러스터레이터였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22권을 남긴 그림책 작가로 더 인정받고 있다. 마부촌과 도자기 공장이 몰려 있는 런던의 풍경, 그 속에서 살아가며 정을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그는 삽화가 경력 10년째이던 60년대 초반 첫 그림책을 발간하였다.

그가 활동하던 60년대의 런던은 현대화 과정 속에서 급속도로 멍들어가는 시기였다. 탁해지는 대기, 공장· 상가· 아파트에 밀려 헐리는 변두리 주택가나 재래시장, 그릇공장 등의 풍경들 속에서 스스로 오갈 데 없는 아이의 심정으로 몇 권의 그림책을 그렸다. 주로 초기의 그림책이 이런 자괴감을 그리고 있는 데 비해 60년대 말부터 런던은 난삽하게 엎지러진 물감 대신에 담담한 브라운 톤 드로잉으로 그려진다.

버닝햄 역시 독특한 세계를 그림책 속에 담아낸 인물이다. 버닝햄은 다양한 재질감 구사나 독특한 캐릭터 창안, 상징적 기호나 심벌을 만들어 자신의 문학적 메시지나 분위기를 표현해낼 줄 아는 작가다. 그는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아이, 현실에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적이고 서정적인 아이, 꿈꾸는 아이를 그렸다. 국내에도 그의 첫 작품인 《털없는 거위 보르카》나 80년대에 그려진 《지각대장 존》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등이 출간되어 있다.

이상 살펴본 주요 작가들의 그림책 세계는 영국적인 지역성이 세계적인 성공과 연결된 좋은 본보기들이다. 80~90년대 들어 신진작가들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눈사람》으로 유명한 레이먼드 브릭스(Raymond Briggs), 천진한 어린이들을 주로 그린 헬렌 옥슨버리(Helen Oxenbury), 《자이언트 아저씨》 시리즈의 삽화가로 잘 알려진 쿠엔틴 블레이크(Quentin Blake), 숨은 그림 찾기하듯 눈속임 그림을 즐기는 앤서니 브라운(Anthony Browne), 포터처럼 전원이야기를 그려 사랑받고 있는 질 바클램(Jill Barklem), 예쁘고 아기자기한 영국 인형을 색연필로 그린 제인 히세이(Jane Hissey) 등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미 상업적인 고려가 작업 동기에 포함된 이들의 작품은, 가장 자연스럽게 자기의 이야기를 그렸던 옛 거장들의 성과에는 못 미치는 듯하다.

문화가 설 땅을 넓히는 것은 바로 문화 생산자 스스로의 몫이다. 문화 생산자들이 성실하게 새로운 장르를 열어가는 만큼 우리 문화가 다채로워질 뿐만 아니라 굳이 영국이나 프랑스를 꿈꿀 필요도 없어진다. 우리가 영국이란 나라에서 꽃피우고 성공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얻는 정보는, 한 나라의 문화적 균형 감각은 미술 생산자들의 개인적이고 소박한 생산 이유와 성실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다. 
 

출처: 일러스트레이터 포탈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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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 세기를 앞서 간 별난 화가의 특별한 인생 나는Yo 3
카르메 마르틴 지음, 아드리아 프루이토스 그림, 김영주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살바도르 달리, 천재는 만들어질까?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날까? 하는 의문이 갑자기 스친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 <기억의 지속>은 흐물거리는 시계가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운 카망베르 치즈 한 조각을 삼키고 나서 떠오른 이미지로 시계를 통해 과거의 어는 순간으로 돌아가게 하고 시간을 물렁물렁하게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을 표현하였다.

무의식이란 영역에 접근한 초현실주의는 정신분석학의 대가인 프로이트의 영향을 크게 받아 무의식 내지는 꿈의 세계를 표현한 예술사조의 한 분야이다.

그래서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환상적이고 재미있는 발상에 금세 빠져들게 한다.

흔히 예술가들은 물질, 즉 돈에 초월하였다거나 경제적으로 궁핍한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이사람 달리는 돈과 명성을 멀리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에 이렇게 외쳤다. “아내 갈라 다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이 돈이다!”라고. <달러의 화신>이란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였다.

그러나 엄청난 부를 쌓은 달리를 비꼬고 조롱하는 이가 있었다. 20세기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싱이며 사상가인 브르통은 ‘아비다 달러’란 별명을 붙여 달리를 더 이상 예술가가 아니라며 모임에서 쫓아낸 일도 있다. 아비다 달러란 뜻도 돈에 환장한 인간이라니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그런 조롱은 어쩌면 당연시 되지 않았을까.

어쨌든 그는 어릴 때와는 달리 괴짜였는데 재미난 일화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달리의 모사품이 많은 이유는 앞에서 말했던 돈에 욕심이 많았던 그는 자신의 모사품이 그려질 수많은 백지에 서명을 했기 때문이다. 서명 하나에 40달러란 돈으로 팔아먹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서명하나에 40달러를 벌 수 있다면 하루 종일 수천 개도 넘게 서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미술 시장에서 유통되는 달리 모사품을 찾아내려면 전문가들이 꽤나 고생 좀 하겠다 싶다. 또 폴 엘뤼아르의 부인 갈라와 결혼하여 생을 마칠 때까지 뜨거운 사랑을 나눴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자 충격과 슬픔으로 붓을 놓게 된다.

그리고 그의 유해가 달리 미술관에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독특한 작품만큼 화려한 삶을 살았던 그의 삶과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에 대한 별난 이야기 들어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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