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책

영구랑 흑구랑 - 책 읽는 가족 29 ㅣ 책읽는 가족 29
이금이 지음, 성병희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4월

오래전에 출판되어진 책이 다시 새 옷 입고 나온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터이다.

이 책 <영구랑 흑구랑>의 얘기도 그러하다. 우리가 어렸을 때의 풍경이 그려져있고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 착한 사람들 뿐이다. 모두가 순박하고 선량하기만하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도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가 남아있고 그 것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식들만은 흙 안 만지게 한다. 아스팔트 밟으며 살게 하구말구, 느이들이 펜대 굴리면서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 는 태성의 아버지의 대사가(반디초롱) 서글프게 들렸다.

그때 그시절을 겪었던 작가의 경험들이 이제는 추억속에서도 만나기 힘들게 되고 이농현상으로 탈 농촌화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이런 작품을 만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에 더더욱 이 책을 바라보는 눈길이 정겨웠다.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이 마을 언덕에서 고향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오버랩되는듯 했다. 그 모습 모두가 그림움이 되어 가슴속에 밀물처럼 밀려오듯 했다.

 영아가 등에 혹이 나고 얼굴에 흉터가 있는 봉삼 아저씨의 웃는 얼굴을 불꽃보다 더 환하게 느끼는 것이나, 술고래이며 애꾸눈 홀애비로 동네 머슴을 사는 복동이 아버지를 고맙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진 동수의 깨끗한 마음을 나는 가질 수도 그렇게 볼 수 도 없겠지만 그들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을 잠깐동안은 가지게 했습니다.

나는 그런 마음을 영원히 가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적당한 두께의 때를 가지고 있는 보통의 사람으로 가끔씩 마음의 더께가 두터워지거나 사람들의 따스한 정이 그리울 때면 가끔씩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어 보게 될것같습니다.

이제 아기가 아니예요.

이불공주 바니 빈
앰버 스튜어트 지음, 레인 말로우 그림 / 예림당 / 2006년 10월

아이들에게 어떤 물건에 대한 집착하는 것은 정도의 차이지만 누구에게나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갈까봐 전전긍긍하게 되는 엄마의 불안한 마음을 훌훌 떨쳐낼 수 있다면 아이도 크면서 차차 그런 버릇은 고쳐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 애착의 대상물을 엄마의 사랑을 대신할 존재로 여겨 정서적으로 안정감이 드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인형이나 수건, 이불, 베개등을 찾아서 자신의 불안함을 달래기도 한다.

그럴때 엄마는 자신이 아이에게 사랑을 충분히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클 때까지 계속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까 애착장애는 아니란 말씀.^^ㅎㅎㅎ

주인공 바니 빈 역시 자신이 아끼는 이불을 손에서 놓지 않고 놀때나 잘 때나 어디를 가더라도 가지고 다닌다. 그랬던 바니 빈이 꼭꼭 숨겨놓으려 했던 이불을 잃어버리고 처음에는 이불이 없어서 힘들어 했지만 가족들의 따뜻하고 세심한 사랑에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치게 된다.

아이들의 나쁜 습관은 부모나 주변사람들의 노력,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만이 고칠수가 있다.

예쁜 우리아이들의 나쁜 습관을 책을 통해서 깨닫게 해 주면 좋겠다.

어 나도 그런데...하는 동질감과 그것이 왜 나쁜지를 아이와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책의 그림이 부드럽고 포근한 이불위에 누워있는 느낌이 들 만큼 푸근하고 안정감을 가지게 한다.

수학 첫 걸음은 나롱이랑 해 볼까?

쾌걸롱맨 나롱이 수학 놀이북
예림당 편집부 엮음 / 예림당 / 2006년 9월

수학공부 학습지로 지겹게 시키십니까?

어쩌면 그 방법이 아이에게 수학을 지겹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직 학령기의 아이가 아니라면 재미있게 수학과 친해지는 방법이 있답니다.

수학놀이북답게 스티커를 붙이기도 하고 색칠도 하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꼭 알아야 할 달력의 숫자 알기 편에서는 1년은 열두달이고 한달은 28,30,31일이 있다는 것을 주먹을 쥐고 손의 올록 볼록 올라가고 내려간 부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설명해 줍니다.

분류, 비교, 패턴, 시계보는 방법, 화폐의 크기등 총체적인 수학의 여러가지를 보여주지요.

아이들이 꼭 수학공부가 아니더라도 꼭 알아야 할 전화번호 익히기도 나온답니다.

책의 뒤쪽엔 저금통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종이와 종이돈이 있어 저금통 놀이를 할 수 있지요.

수학은 구체물을 가지고 해야 효과가 높다는 거 아시죠?

보~너스로 롱맨 키재기 자도 증정이 되네요.(ㅎㅎㅎ공짜는 다 좋아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저금통이 아니라 지갑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했습니다. 저금통은 그 모양을 유지하기가 어렵거든요. 아이들이 힘 조절이 어려워 금방 망가질것같아서~

그러면 신문 전단지에 들어오는 광고사진을 오려서 아이들과 슈퍼에서 장보는 것도 해 볼 수도 있을것같네요.(참, 아이들에게 가위질을 하는것이 눈과 손의 협응력을 길러주고 손을 많이 움직임으로써 머리까지 좋아진다고 하니 한번 해보세요^^)

종이돈으로 광고에 나오는 가격 만큼 과자를 사거나 과일을 살 수도 있고 장난감을 살 수도 있겠지요. 한번 해보세요...

오늘은 아이와 함께 저금통 놀이 한 번 해 볼랍니다.

저축하는 습관까지 길러줄지 누가압니까?

공룡아~ 노올자~

어린이 첫 공룡그림책
구로카와 미츠히로 글.그림 / 예림당 / 2006년 9월

제목에서처럼 어린이 첫 공룡그림책에 딱 맞는다고나 할까?

공룡책들을 찾아보면 전집류에서도 단행본으로 나온 책들도 많다. 그건 그만큼 아이들이 공룡을 좋아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나 남자 아이들....

선생님 공룡책 어디있어요? 하고 물어오는 아이들이 많은 걸 보면...

책에는 공룡의 이름과 길이, 종류, 식성, 살던 때와 살던 곳을 작게 하늘색으로 박스에 넣어 쓰여있고 공룡그림과 함께 공룡의 설명을 3,4줄로 간략하게 특징을 서술하고있다.

우리 도서관에도 공룡백과 사전이 있지만 그 책을 보는 아이들의 연령은 5살정도의 꼬마 아이들이 가장 많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그 책을 가지고 가서 정말로 거기에 나온 글을 다 읽는 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볼 책에 글씨가 그렇게 많지 않아도 됨에도 대부분의 책들엔 별 필요 없는 텍스트가 너무 많다는 사실.

그리고 자꾸만 공룡책을 보는 아이가 마땅치 않아 하시는 어머니들도 많다.

그 많은 양의 글을 읽어주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느때는 짜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 <어린이 첫 공룡 그림책>은 판형도 크고 삽화에나온 공룡도 큼직하다. 특히나 공룡의 이름이 굵고 큰 글씨로 쓰여 있어 공룡이름 외우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너무나 반가운 책이다.

그뿐인가? 아이들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스티커까지 들어있으니...

스티커가 일반적인 싸구려 스티커와는 많이 다르다. 반짝임과 울퉁불퉁한 촉감이 느껴져 공룡의 피부를 만지는 느낌이 이럴까 하는 상상도 하게 한다.

커다란 공룡포스터까지 들어있어 공룡책을 처음 아이에게 사 주려는 많은 분들께 이 책을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나도 실험왕

내일은 실험왕 1 - 산성.염기성 대결 ㅣ 내일은 실험왕 1
곰돌이 co. 지음, 홍종현 그림, 박완규.사이언피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0월

붉.푸.염.

붉은색 리트머스가 푸르게 변하면 염기성~

이렇게 외우던 산성과 염기성을 직접적인 실험을 통해서 체득할 수 있는 책으로, 기존의 아이세움 만화책보다 만화적 재미와 요소가 더 많아서 조금은 실망 스러웠던것도 사실이다.

산과 염기성 단원은 5학년때 배우게 되는데 조금만 더 많은 정보와 깊이를 전달했더라만 좋았을껄...하는 아쉬움을 지울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가 실질적인 실험을 해봄으로써 얻어지는 지식은 오랫동안 남을 것을 알기에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모든 것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책보다 먼저 실험을 하고 싶어서 실험도구를 살피고 리트머스 종이가 무엇인지를 물어오고, 지금 빨리 하자고 보채기도 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과학 교육이 아직은 실험중심이 아닌 교과서를 가지고 하는 이론 수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실험도구가 신기하고 직접 해 본다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래 이렇게 실험도구와 책이 함께 셋트로 판매되면 구지 과학 실험을 하기 위해 그룹으로 과외나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좋겠구나...." 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

이 시리즈가 계속 나오게 되면 우리 아이도 실험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의 아이들이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며 이공계 기피현상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생각까지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