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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 번쩍 - 기와장이 ㅣ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3
유다정 지음, 권문희 그림 / 사파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의 옛 한옥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실용적인 것을 말하지 않더라도, 어디 하나 멋스럽지 않은 것이 없다.
단청이야 말 할 것도 없고, 돌계단 하나도 문 살이나 담벼락까지도 그 정성과 작은 무늬에 감탄을 하게 될 때가 있다.
부드러운 곡선과 직선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한옥이 주는 느낌은 편안하고도 푸근한 느낌이 든다. 그중 지붕에 얹혀있는 기와의 아름다움도 빼놓을 수가 없다.
책 속의 동에번쩍은 자신을 탄생시킨 기와 장이 아저씨가 병에 걸렸으나 돈이 없어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나뭇잎에 주문을 걸어 돈으로 바뀌게 한다.
자신을 만들기 위해 찰진 흙 찾아 이 논 저 논 다니느라 한 고생 값으로 열 냥, 무거운 흙 지고 마당에 쌓느라 한 고생 값으로 열 냥, 물 뿌려 재우고 잔돌 골라 내는 고생 값 열 냥, 조근조근 밟고 흙보시기 만드는 고생 값으로 열 냥 등등 아저씨의 땀과 정성을 알기에 그 모든 수고로움을 100 냥으로 쳐서 은혜를 갚는다.
마당에 떨어진 돈 꾸러미의 소리를 듣고 나온 아저씨의 딸은 누가 자신들을 도와주었는지를 알기 위해 뒤쫓아 집을 알게 된다.
기운을 차린 아저씨는 은혜를 갚기 전에 메밀묵이라도 쑤어 대접을 하자며 고개 너머 기와집을 찾아 가지만 아무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그 집안 사람들과 메밀묵을 나눠 먹는데 아저씨가 예전에 기와 만들던 때를 생각하며 지붕을 올려다 보니 용마루 끝의 도깨비 기와의 웃음에 자신이 오래 전에 혼신을 다해 만들고 이름까지 지어 준 도깨비 기와인 동에번쩍을 알아보게 된다는 내용으로 우리의 기와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기와에도 얼마나 멋진 무늬가 새겨져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기와에 새겨져 있는 연꽃무늬만 봐도 시대별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고 도깨비 무늬도 시대에 따라 부리부리한 눈을 한 기와도 있고 조금은 익살스런 모습의 기와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멋진 우리의 문화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함은 물론 그것을 만들어낸 장인이 흘린 땀방울과 숨결까지도 느낄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