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의 힘으로 가본 뢰제의 나라

뢰제의 나라 ㅣ 푸른도서관 1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03년 7월

이 책은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판타지의 진수를 보여주는책이라고 책을 빌리러 오는 아이들에게 여러번 권해주었던 책이었다. 물론 내 아이에게도 읽혔던 책이었고, 당연 판타지를 좋아하는 아이라 단시간에 몰입하여 읽어냈다.

우리가 경험하지 못하는 현실세계가 아닌 황당하거나 혹은 너무 비현실적이라 여겨 판타지란 장르를 어떤 이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 하여 우려하기도 하나 그건 그런 책들을 다 읽어보지 못해서가 아닐까?

언젠가 독서지도사 강좌를 들을때 판타지는 상상력을 풍부하게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아이들에게 때로 이런 이야기도 필요하며 판타지나 생활동화 뿐아니라 여러 미각을 경험하게 하듯 좀더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보여주고싶다. 나는^^

판타지라고는 하나 서구의 판타지와는 분명 다른 맛이 있다.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가 책을 읽을때 만들어지는 형상화, 시각화 되어지는 시간이 훨씬 빨랐다는 것이 내겐 이야기 속에 빠질수 있는 또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주인공 다함을 따라 구경하게 된 '뢰제'라 불리는 천상세계에서 펼쳐지는 모험담은 모험담뿐아니라 믿음과 우정, 가족간의 사랑도 함께 그려내고있다.

교통사고를 당한 다함이 꼼꼼하고 치밀하지 못한 초짜 저승사자의 실수로 저승세계로 들어가게되고,  천랑, 운백과 함께 뢰제의 혼을 구하기 위함이 결국 자신이 이승으로 되돌아 올수 있는 길임을 알고 함께 동행하게된다.

다함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어둠을 밝히는 초롱을 들고 다니는 것 뿐이나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다는 아니다. 천랑이 고통스럽고 힘들어 할 때마다 힘을 얻을수 있었던것은 자신을 향한 다함의 믿음이  환약보다 큰 에너지를 전해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은 인간이나 백호, 현무, 청룡, 주작들 조차 본성이 모두 착하게 그려져있다. 신민들이 그랬고 다함을 도와주는 사자들이 그러했으나 인간세상과 기로써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나 그것은 결국은 우리 인간세상의 탁하고 어지러움을 우회적이며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것은 아닐런지....

나도 심~봤~따~~

심봤다 - 심마니 ㅣ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1
김명희 지음, 한태희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6년 12월

엄마 심마니가 뭐야?
아니 심마니가 뭔지 모른다는게야?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거란 생각에 아무런 설명도 이야기도 해 보지 않았을거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바로 국시꼬랭이의 책들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요.^^
하긴, 남들은 다 아는 아카시아 파마를 그 책을 읽고 그런 것이 있는 줄 엄마도 처음알았으니...
이책은 색깔부터가 넘 화려해서 이번엔 어떤 재미난 이야기가 들어있을까 기대를 하며 보게되었답니다.

삼을 캐는 일과 삼마니들의 이야기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라 더 흥미로웠답니다.
하늘님의 뜻과 심마니의 간절함등이 닿아 내려주는 선물인 동시에 삼이 가지는 신비로운 효능을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었지요.
사실 삼은 우리의 옛날 이야기에 흔히 나오기때문에 그와 관계되는 이야기가 많아 접근하기가 쉬웠지요.
효성스런 사람, 욕심이 없이 정성어린 심마니의 기도소리에 동자마니가 살짝 눈을 뜨는것처럼 온갖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켜야만 보이는 것이지요.
이 책은 심마니들의 철학도 함께 볼수 있는 멋진 책입니다.
우리만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나오는 국시꼬랭이 책들이 해외의 유명한 상을 받을 날이 올거란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이 시리즈는 그럴 만큼의 수준이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가치있는 삶을 살다간 프랭클린

프랭클린 - 미국의 초석을 다진 명석한 지도자 ㅣ 아이세움 역사 인물 7
브렌다 하우겐.앤드류 산텔라 지음, 김종승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2월

프랭클린이 누구더라?

하는 의문을 가지고 읽어내려간 책으로 참으로 많은 수식어가 붙는 인물이었으나 처음 이 책을 보고는 누구인지 언뜻 생각 나지가 않았다.

과학자로서의 명성뿐만 아니라 사업가, 정치가로서도 많이 알려졌던 그를 기억하지 못하다니...

며칠전에 읽었던 어떤 책에서 연줄에 열쇠를 매달아 번개가 전기라는 사실을 과학적 실험으로 확인하겠다고 직접 연출했다는 인물, 위험하기 짝이 없는, 다소 무모하기까지 했던 인물이 바로 프랭클린이었다.

그는 우리가 잘 아는 피뢰침을 발명해내기도 했는데 말이다.

과학 분야외에도 북아메리카 최초로 회원제 도서실을 운영했다는데에서 얼마나 책을 좋아했는지가 나타난다. 또한 소방서나 경찰서등을 창설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스턴 차 사건'의 희생양으로 지목되어 플랭클린은 고향인 필라델피아로 돌아가는 일을 겪게 된다. 그렇지만 좌절하지 않고 식민지의 독립을 위해 발벗고 나서서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세우기까지 많은 공적을 쌓는다.

그랬기에 미국의 100달러 지폐에서 프랭클린의 얼굴을 볼 수가 있다.

지폐에 얼굴을 내밀 정도의 위인이었음에도 그동안 그의 업적이나 자세한 생애를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미국독립 선언서를 기초했고 헌법을 만들고 국가 제도를 정비하는데 깊이있게 관여한 그를 '미국의 초석을 다진 명석한 지도자'라 했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프랭클린이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었던데에는 그의 업적뿐만 아니라 검소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과 선행,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 미국의 건국정신과 닮아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저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많이 벌었다는 말을 듣기보다는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라는 그의 말처럼 가치 있는 삶을 살다간 인물로, 미국의 독립을 주도한 뛰어난 정치가로 많은 미국인들이 그를 기억하고 있는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하다.

정성으로 만든 사랑

설탕으로 만든 사람 ㅣ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4
아니카 에스테를 지음, 원미선 옮김, 율리아 구코바 그림 / 비룡소 / 2000년 8월

내맘에 드는 남자가 없어, 그 많은 청혼을 뿌리치고 자신이 직접 설탕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발상 자체가 적극적인 현대의 여성상을 보여주고있다.

40일을 기도하여 설탕으로 만든 사람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게 된다는 것은 얼마만큼의 정성을 필요로 할까?

삶뿐만 아니라 사랑마저도 개척해 나가려는 공주의 마인드가 잘 나타난고 있어 소극적인 여성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공주의 모습이 백설공주나 신데렐라만을 좋아하는 공주병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조금 낯선 내용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런 정성을 들여 만든 사람이 없어졌으니 공주가 무쇠로 만든 신발을 3켤레나 닳도록 찾아나선데에는 또 그나름의 가치관이나 꼭 찾아야 겠다는 신념과 고집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그럼 내 딸은 그렇게 자신의 사랑을 찾기위해 무쇠신을 가지고 어딘지로 모를 곳을 향해 떠날수있을까?

누군가의 사랑만을 받으며 사는 것과 자신의 사랑을 직접 찾는 모습중 어떤 삶을 선택 한다고 할까?

신비로운 그림과 이색적인 소재로 내용이 무척 흥미롭다.

허물어지는 차별!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8
카롤린 필립스 지음, 전은경 옮김,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2월

 이 책은 단순하게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었으나 내가 읽고, 또 딸아이가 읽으면서 많은 이야기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으로, 서로 다름을 인정하자는 모토로 인권이나 인종차별 등의 여가가지를 뭉뚱그려서 이야기 하고있습니다.

독일은 한때 자신들의 일자리 부족을 외국인 노동자를 탓하여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였던 일들이 뉴스에 심심치 않게 나왔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의식 저 밑바닥엔 자신들만이 우수한 민족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이민족에 대한 적대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클것입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이야기는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이제는 우리도 그것에 대해 조금씩 생각을 넓혀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샘은 갈색의 피부를 가져서 커피우유라 불리고 보리스는 흰 피부에 가득한 주근깨로 샘이 마음속으로만 소보루 빵이라고 부릅니다.

주인공 샘의 가족은 독일에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힘겨운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샘 나이 또래가 겪을 정체성의 고민을 함께 보여주기도 합니다.

독일의 통일을 기념하여 지정된 국경일의 축제 날이지만 샘의 부모님은 교대근무니 뭐니 해서 샘만 혼자 집에 남게됩니다.

그런날 과격시위를 하는 청년들이 샘이 사는 집에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런 일을 같은 반 친구인 보리스가 목격하게되고 샘은 그런 보리스에 대해 분노 하게됩니다.

샘은 공포로 인해 불안해하지만 어른들은 직접적인 치료나 개입을 꺼려하여 그때의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합니다.

어느날 샘과 보리스의 다툼에서 핑케팡 선생님은 구경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그들과 동조한 것과 다름없다는 말에 그렇게 생각하는 독일인도 있다는 사실에 조금 안심이 됩니다.

구경꾼들이 돌을 던지는 행위와 무엇이 다른것인지는 독자들 역시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실은 돌을 던질 용기가 없었던 것이지요.

어쩜 그들은 더 큰 화염병과 돌을 마음속에 품고 있고, 던지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이 책은 아이들을 통해 타인을 배려하고 차별과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어른들로 인해 잘못된 생각이 그대로 흡수되었던 보리스가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 내 가치관이나 생각들이 은연중에 말과 행동으로 내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보여지지 않을까 겁이 납니다. 또 그런것이 무엇이 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되었습니다.

 (아이들 책을 읽으면서 문득, 독일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종의 책을 출판하고 있다는 것이야 아는 사실이었지만 그 내용적인 면에서도 다양함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