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해정해
김영로 지음 / 파랑새미디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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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영어를 이렇게 배웠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는 분명 몇 도는 달랐을 것 같다. 영어는 이렇게 익혀야 한다. 유일한 단점은, 훌륭한 컨텐츠를 어설퍼 보이게 공력하는, 너무 큰 글자. 너무 많은 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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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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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의 뷰파인더 안에 붙잡힌 동그란 시간들이 귤빛처럼 따사롭다. 훌륭하다는 소문을 듣고 뒤늦어 초판본을 못 구해 동동거렸더랬다. 겨우, 구했다. 내 가족 앨범보다 더 자주 뒤적인다면, 뭐, 더 할 말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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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간병 가족들의 이야기
유영규 외 지음 / 루아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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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절절하고 묘사적인 소설보다 더 아프게 당겨지는 아픔. 수면제를 받아드는 어머니가 눈앞에 있는 듯 생생해서 울어 버렸다. 지금도 어느 고된 지붕 아래서 일어나고 있을 지 모를 일. 묵묵히 수면제를 받아드는 어머니들, 아버지들. 그리고 무너질 자식들. 남의 이야기만이 아닐 남의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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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 있는 마음의 과학 - 마음에서 물질로, 안에서 밖으로 창조하기
도슨 처치 지음, 최경규 옮김 / 정신세계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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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 바로 전이다. 마스크 쓴 이도 없고, 코로나가 뭔지는 알지만 아직 경계심은 없는 상태의.

우리 동네 도서관에 없는 책을 구하러 30분 정도 차 몰고 다른 동네 도서관에 갔다. 도서실에서 만난 한 백인노인이 읽고 있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겠다는 듯, 언제 봤다고, 옆에 앉은 내게 불쑥 들이민 책이다. 

Mind to Matter: The Astonishing Science of How Your Brain Creates ...


표지도 그렇고, 제목도 그렇고...심령술에 관한 건가? 혹은 센트럴 파크 외진 벤치에 가면 한 둘은 앉아 있는 이름모를 '구루'님의 책인가...이름에 'Church'가 다 들어가는 것만 봐도


어느 쪽이든 내 독서 장르는 아니라, 속으로는 시큰둥하면서 겉으로는 아닌 척, "재미있는지요?"하고 물었드랬다. 그러자 처음 본 백인 노인의 흰 눈가가 붉어졌다. 슬픈 이야긴가? 뭐야...'영성'분야를 가장한 '소설'인가?  


노인은 내게 이리 말했다. 

"내가 말이지...당신처럼 젊었을 때 이걸 읽었다면 이리 늙진 않았을 거요." 


'젊음'은 상대적이라, 그 노인의 상대적 늙음으로 인해 난 졸지에 상대적 젊은이가 되었지만 어떻게든 젊어진 기분은 과히 나쁘지 않았다. 얼핏 보니, 이제 겨우 한 챕터 정도 읽었을 분량. 신뢰의 결여마저 더해졌다. 다만, 뒤로 저 두툼한 나머지를 다 읽고 저 노인, 통곡하지 않을까?


별안간 별 걱정이 되었드랬다. 대신, 나는 달랑, 한 챕터 읽고 그 노인이 그리 자신의 늚음을 개탄한 이유가 알고 싶어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이게 미국에서도 나온 지가 얼마 안 돼 그런지 도서관마다 대출되고 없어서 무려, 사기까지 했다.


와, 그런데 어느 새 번역본이 나왔구나.


워낙 이 분야(마음 다스리기) 책은 잘 안 읽는다. 철학 쪽은 자주 기웃거리는데, 정신분석이니 마음수련이니 하는 쪽은 책도 저자도 다른데 이상하게 내겐 한 덩어리로만 보여서. 그런데 저자의 프로필 중에 흥미로운 게 짚혔다. 'evidence-based psychological and medical techniques'. 적어도 '증거'가 있다는 게 좀 마음이 놓였고. 'energy psychology'란 용어도 '우주적'이라 솔깃해졌다.  죽었다 깨도 난 가보지 못하고 죽을 우주를 좀 좋아해서. '에너지'의 원천은 우주에 있는 것 같아서. 이쪽 책은 잘 안 읽어도 그 정도는 알기에.


고백하자면, 아직 안 읽었다.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한 챕터 읽고 그 노인처럼, 좀 더 젊었을 때 읽었더라면 이리 나이들지는 않았을텐데, 하며 눈가가 뜨뜻해질까, 하는 게 내가 이 책에 가장 크게 갖는 흥미의 정체다.


더불어, 한국판 번역자의 프로필이 원저자 프로필보다 더 길다는 게, 또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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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간병 가족들의 이야기
유영규 외 지음 / 루아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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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아픔이 온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 때, 제3자의 판단은 뒤돌아 서야 한다. 사랑하기에 선택한 간병의 끝. 차마 혼자 못 보내고 동반으로 떠나며 놓지 않는 질긴 연줄. 뉘라서 감히 ‘살인‘이라 할 수 있으랴. 우린 그저 무심함으로 담보된 제3자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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