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눈 파랑 눈
정인철 지음, 이영원 그림 / 베틀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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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몇 년전부터 유아들이 보는 과학동화 위인동화, 원리 학습까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학년이 올라간 뒤에나 배울 수있는 내용들을 쉽게 풀었다는 이유만으로 마구 출간되는 것을 보았다.

나는 어린 유아들에게 정말 필요한게 과학일까 싶다.

눈의 구성, 눈의 결정, 눈은 왜 만들어지고, 눈의 성분은 무엇인지, 눈을 녹이면 어떻게 되는지.

그런게 아이들은 정말 궁금할까?

혹 눈은 어디서 왔어요? 눈은 누가 만들었어요?

등등 아이들의  끝없는 '왜 왜"의 질문을 어른들은 잘못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친절하게도 구구절절 원리까지 설명해 주고 싶은 걸까?

그 친절에 아이들은 동심을 잃고 영악해져만 가는 건 아닐까?

크리스마스에 산타를 믿고 동화 속 요정을 믿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너무 잔인한게 아닐까 싶다.

그러던 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왜 하얀 눈은 왜 하얀 색일까?

소금장수가 소금을 흘려서

그런데 왜 소금은 짠데 눈은 싱겁지?

이 대목에서 정말 한참 웃었다. 나는 단순하게 소금장수가 흘려서 눈이구나 그냥 그렇게만 생각하고 그렇게 말해주는 할머니가 참대단해 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눈은 참 예리하다. 그걸 간파해내고 글을 작가 역시 대단해 보인다.

동심을 갖고 있는작가이거나 아이를 잘 아는 작가일 테니.

그렇게 눈에 대해 동화스럽게 접근한 이책에는 노랑눈 빨강눈 파랑눈에 대해 나온다.

노란눈이 내리면 왜 일까?

빨간 눈이 내린다면 왜 일까?

파랑운은 왜 일까?

책 속에서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온 가족이 머리를싸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어내는 동안 아이들은 더 아름다운 상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책 속에 등장하는 가족들의 호호 하하 웃음 처음 읽는 내내 보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눈이 어떻게 생겼는지 눈은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는 굳이 초등학교도 안들어간 어릴때부터 배우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다.

나는 그보다 아이들에게 더 아름다운 생각과 꿈을 심어주는 책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바로 이 책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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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5-12-2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책일것 같은 느낌이.... 저도 이 책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 일단 추천!!!

하늘바람 2005-12-20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감사합니다. 내용이 읽을수록 흐뭇해지는 내용이었어요.

호랑녀 2005-12-2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6살 짜리가 물이 올라가서 구름이 되고 구름이 무거워지면 비가 되거나 눈이 되고... 이런 얘기를 하면서, 구름을 솜사탕이나 솜이불처럼 느끼는 게 아니라 축축한 안개덩어리로 느낄 때... 난감하더군요 ^^
멋진 책일 것 같네요, 정말.

하늘바람 2005-12-2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네 내용이 그래요. 그런데 이런 엄마도 있다네요 두고 두고 아이에게 도움이 도리만한 책 학교가서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책 글 많은 책을 선호하는 그런데 과연 도움이 될까 싶어요
 
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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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이 내게 온것은 운명이 아니었을까?

몇달전 나는 과학동화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다.

과학 동화 주제는 무척이나 다양한데

그 중 나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아이가 유전자 조작 식물의 페해를 알게 되며 느끼는 자괴감에 대해 고민했다.

사실 그 주제는 요즘 황우석 소동과 가까워서 너무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자료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역시 그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물론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 클론이다.

복제인간. 책 속의 지식들은 요즘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핵치환이나 수정란 배아 등이 나와서 어찌보면 이해가 쉬울 정도였다.

요즘 문제시 되는 대리모 난자 매매, 더불어 같이 야기되는 인공수정 시험관 아기.

최근소설인가 의심이 갈 정도의 이 소설은 1993년 일본에서 나온 소설이라니 10년도 더 오래된 옛날 히가시노 게이코는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을 예감한 것인가?

그것도 전기공학 엔지니어가 작품과는 너무 다른 작가 약력에 놀라며 빠른 흡입력에 또다시 놀랐다.

이 소설이 단순히 복제인간을 경시하게 하거나 대리모를 나쁘게 이야기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어서 너무 다행이다.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될 일이라지만 만약 이시대 간절하게 아이를 원하는 이에게 그 어떤 것이든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책 속에서 대리모는 자신의 유전자가 전혀 포함되지 않는 아이를 기르면서도 끝까지 모성애를 보여주었다.

나는 얼마전 까지 대리모를 욕했었다.

아직 이해하지는 못한다.

자신의 아이일지라도 열달 동안 아이를 배에 담고 있는것은 겁나고 두렵고 신비할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내게 경험이 없으니 딱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진정한 엄마는 유전자보다 열달 동안 배에 키워준 모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이야기는 어쩌면 실제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같아 많이 불안했다.

아직 기술이 여기까지는 발전하지 못했을 테지만 분명 시도하려는 이들이 있을것이다.

불가능이 없어진 과학에 불가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과학자들이 힘을 보태어 언젠가 만들어지고 야 말것같은 복제인간 우리는 그를 어떻게 볼 까?

돌리나 영롱이처럼 신기하게 볼까?

 이 책 한권으로 히가시노 게이코의 펜이되었다면 웃을지 모르지만 실제 그렇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자료조사와 지대한 관심이 이 책을 만들었을까?

할일을 잔뜩 쌓아놓고는 다 젖혀 놓고는 책을 읽었다.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작가의 힘이 부럽고 작가의 상상력이 그리고 작가의 생명을 중시하는 눈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을 기회를 준 노블하우스와 아영엄마님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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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2-1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흡입력있는 작가죠^^

하늘바람 2005-12-18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미있더군요
 
벌렁코 하영이 사계절 저학년문고 16
조성자 글, 신가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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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귀엽고 깜찍한 하영이를 처음 만날때만해도 나는 아빠는 교통사고가 나고 집은 돈이 없어 단독주택으로 세들어가고 정든 강아지 벽지와 헤어져야 해서 나는 눈물 질질 짜는 슬픈 동화인가 했다.

그러나 책 표지처럼 슬픈 내용이 도처에 복병으로 숨어있으면서도 이책은 하나도 슬프지 않다.

오히려 귀엽고 희망차고

서로를 보듬는 마음이 살갑다.

할머니가 다치게 된 이유를 속였다고 반성의 편지를 쓰는 하영이의 모습에 나는 마치 내가 엄마라도 된양 아빠라도 된양  그래 괜찬아 라고 등을 토닥여 주고 싶었다.

슬픈 내용을 슬프게 기쁜 내용을 기쁘게 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같지만 우울하고 자칫 칙칙해질 내용을 알콩달콩하며 가슴 저리고 아름답게 하는 것은 작가의 힘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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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2-1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동화책 보고 싶네요. ^-^ 요즘은 동화책을 너무 많이 봐서 동화책이 더 익숙한 것 같아요. 으흐흐 참.. 따뜻한 동화책일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05-12-1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제목만 많이 들어보고는 계속 밀어두었는데 읽어보니 제목이 많이 드린 이유가 있었어요
 
아기참새 찌꾸 1 사과문고 글로 빚은 한살이 40
곽재구 지음, 이혜리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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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날 내게 참 새 한마리가 찾아왔다면

그러면 나는 어찌했을까?

책 속 영훈이나 진갑이 아저씨처럼 아기 참새의 이름이 찌꾸라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을까?

아주 동화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참새와 친구가 되고 한글도 가르치고

그럼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는 새를 무서워 한다.

어릴 적 엄마 등에 업혀 갈때 엄마 친구분이 참새 한 마리를 잡아 내 손에 쥐어 주려 하셨는데 나는 기겁을 했다.

참새 다리가 무섭고 부리가 무섭고 꼭 움켜지면 숨이 끊어질  것같은 갸냘픈 몸이 두렵고 콕콕 찍어 버릴 것같은 부리도 무섭고 내게 새는 온통 두려움 투성이였다.

이런 상황이니 어느 날 찌꾸가 찾아와도 또 자기 이름은 찌꾸ㅡ라고 자기 이름은 초원의 개척자라는 뜻이라고 열심히 말한듯 알아챌리 없다

그것은 얼마나 마음을 열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마음을 열면 안보이는 것도 안들리는 것도 다 보이고 느끼게 될 거라는 걸 이 책을 보고서 재차 느꼈다.


책 앞부분에도 찌꾸가 비슷한 말을 했다.

이 동화를 읽는 이 중에, 불과 3개월짜리 아기 참새가 어떻게 사람말을 알아들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품는 친구도 있겠지요. 물론 내가 사람의 말을 다 알아듣는 것은 아니랍니다. 간단히 몇 마디만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관심의 차이에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참새가 주인공인 동화책을 읽고 나니 주위에 새들이 남달리 보인다.

그런데 참새는 그리 많이 눈에 띄지 않고 비둘기나 까치가 더 눈에 뜨인다.

그 많던 참새는 어디갔을까?

초원?

주위의 작은 생물들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책이다.

 찌꾸가 사랑하는 도미에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시가 있어 나도 다시 읊어 본다

 

내가 만약

첫눈이 된다면

난 너희집 마당 앞에

제일 먼저 내릴 거야

 

들에도

산에도

나무에도

교회당의 예쁜 십자가 위에도

내리지 않을 거야.

 

내가 만약

첫눈이 된다면

난 너희 집 마당 앞에

작고 예쁜 참새 발자국 하나

새길 거야

 

창을 열면

넌 지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금세 알 수 있겠지

 

내가 만약

첫눈이 된다면

난 너의 꿈 속에

제일 먼저 내릴 거야

 

종종종 종종종

작고 예쁜 발자국으로

뛰어다니다가

너 외에 아무도 볼 수 없게

온 세상을 은 빛으로 덮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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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2-13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아는데 아직 못 읽어본 책이어요.

하늘바람 2005-12-13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참새가 신기하고 좋아집니다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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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는 길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가을날 낙엽이 날리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달려가는 이의 뒷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그런 느낌과 그런 마음을 가지고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접했다.

책을 읽을 때 서문을 별로 읽지 않는데 이책은 서문부터 끌렸고 그 서문의 첫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 연필로 글을 쓴다던 김훈의 흉내를 내어 연필로 공책에 서문을 꾹꾹 눌러 옮겨 적었다.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그 생각은 못했었다.

그냥 길들위로 지나가고 길들을 본다고 만 생각했지 길이 내 몸속으로 흘러들어온다는 생각은 못했었다. 너무 아름다운 구절을 프롤로그 처음부터 적어놓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정말 하나의 여행을 하는 느낌이었다.

사실 자전거를 타고 고개를 넘거나 먼 길을 가면 엉덩이도 아프고 숨도 차고 다리가 저릴  때도 있다 내리막의 기쁨은 언제나 꿈꾸는 일이지만 내리막을 위해서는 오르막이 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사진은 여행을 증명하며 사진의 캡션은 마치 사진이 삽화로 곁든 시를 보는 듯하다.

 



안면도 안면암 앞 갯벌

물이 빠지면 섬까지 가는 길이 열린다. 이 길은 나무 징검다리다. 소통의 흔적들은 아름다워 보였다. 물이 차오르면 징검다리는 잠기지만, 그 물 밑에는 다리가 있다.



미천골의 가을

미천골은 인제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양양으로 가는 고갯길이다. 가을의 빛들은 태어나서 부서지고 또 태어난다. 몸이 기뻐서, 아아 소리치며 이 길을 자전거로 달렸다.

 

 글도 아름다운데 사진과 사진을 말하는 글은 너무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문장과 의미를 되새김질하게되는 문장에는 밑줄을 치는데

이 책은 밑줄 칠 수가 없다.  밑줄친 문장보다 밑줄 안친 문장을 찾기가 더 힘드니 말이다.

작가 김훈의 섬세한 손바느질같은 여행담이 마음을 넒고 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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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11-28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읽으면 마음이 뻥 뚫리는게 정말 여행 다녀 온 느낌이 들것 같군요. 저 김훈님 너무 좋아해요.^^

프레이야 2005-11-28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바느질같은 여행담..^^ 이 책 보면 정말 그런 느낌이었어요. 문장 하나하나가 겹겹이 총총한 바늘땀 같았어요. 멋진 비유네요.^^

난나 2005-12-16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해 마지않는 너무나도 닮고 싶은 사람이고 작가인..김훈. ^^

하늘바람 2005-12-17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나202님 김훈 선생님 글 너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