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벅머리 송군은 아니지만..최신 사진 한장^^)
요즘 내서재의 방문객이 줄어들었다..20명 넘기기도 힘들다..즐겨찾기는 별 변화가 없던데..
이렇게 소수 정예만 남았으니..재미난 이야기 한번 올려 볼란다..^^ 재미없어도 책임 못지지만..
내가 지금 있는곳이 남편 사무실이다보니..물론 지금은 장소는 다르지만..남편하고는 사내연애를 했다.그때 기분이 생각난다..^^ 나름대로는 삼류영화 찍었는데..
내가 이회사에 들어온것이..93년 12월 이었다..연수원 다녀오고 12월 23일인가..첫 출근해서..성탄 파티부터 참석한게 기억난다..그리곤 94년 1얼 3일..우리남편하고 ..남자한명 최모씨하고..여자한명 김모양..셋이서 동기로 우리지점에 첫 출근했다..난 비정규직이었고..우리남편은 정규직이었다..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입사해서..동기 비스므리하게 지냈다..
우리남편 첫인상은...시골에서 상경한 풋풋한 촌닭이랄까..그때가 학사장교로 복무하다가 제대하자 마자란걸 나중에 알았다..어쨋든..촌스럽게 쭉쭉뻣은 직모인 머리카락을 찰랑거리며..(그때는 무스가 유행하기 전이라서..머리에 아무것도 안발랐다) 양복도 매형이 입던거 아깝다고 물려준것 입고 나왔으니..얼마나 촌스러웠는지..큰누나네 집에서 신세지고 다니는 형편이었는데...누나가 그래도 유행을 아는분인데..자기 동생은 좀 안챙겨줬나보다..성격도 조금 뻣뻣하달까..답답하게 보이고 고지식하게 보이고...그래도 인상은 참 착해보였다..한마디로 마당쇠 스타일~~~~참 우리남편은 송군이라 칭하겠다..
최군은 삼수해서 동기보다 세살이 많았는데..이미 머리 앞부분이 성성해서 연세가 지긋해 보였다..그러나 특유의 구수한 입담과 뻔뻔한 성격으로 주변의 아줌마, 아자씨들의 귀여움을 받았다..김모양은 아버지가 군인이시라는데..그래서 그런지 예쁘장하고 갸려린 몸매와는 다르게..씩씩하고 화끈한 성격이었다..걷는것도 여군같았다는...최군은 입사하자마자 몇달후에 결혼식을 해버렸다....그리고 갑자기 처녀 총각인 송군과 김양의 스캔들이 나기 시작했다..그때 반응은 둘이 사귀나보다..잘 어울린다..정도였다..
내 반응은...여자가 아깝다..^^ 왜냐면 김양은 똑부러지고..깐깐 인상만큼 일도 적극적으로하고..성격도 좋아보였기에..촌스럽고 재미없는 송군이 뭐가 좋을까 싶어서..
그런데 여름이 지나가자...둘이 사귀는것도 아니고..김양이 송군을 따라다닌다고 보여졌다..회식이나 간단한 술자리가 생기면 항상 송군이 김양을 챙겨주고 마지막엔 집까지 데려다 주지만 ..그것도 김양이 당연한듯 여기기에 그런거고..아침에 출근하면 김양이 송군에게 모닝커피를 타준다...점심 먹고도 차 챙겨주고..말은 "동기 사랑"이라고 하지만 우리사무실에선 아무도 그말을 안믿게 되었다..
난 송군이 이상했다..자기가 좋아하지않으면 확실하게 아니라고 잘라야지 여자가 오해하게 잘해주면 안될텐데..생각했다..참 우리 사무실에서 포상으로 제주도 단체 여행을 갔는데..그날밤에 호텔에서 어쩌다보니 송군.김양.나하고 몇명 처녀 총각이 밤새 술을 마셨다..나머지는 고스톱도 치고..알아서 놀러 나가서..단촐하게 술을 마셨는데..거기서도 김양이 취해서 호텔계단에서 송군을 애타게 찾기에 내가 송군을 보내준 일도 있었다..나는 송군을 직장 동료로서 몇번 이야기해본 정도의 관계였다..
그러다 우리사무실에서 볼링 친목 모임이 생겼다..정식 모임은 아니지만 10여명이서 처녀,총각 위주로 주말에 볼링치고..술먹는 모임이었다..29살쯤된 언니가 있었는데..생긴건 코메디언 한무같이 생겼고..(금붕어 닮았다..금붕어님 죄송) 성격은 왕언니 스타일이라서 남자들은 부담스러워하고..여자들은 좋아라하는 언니였는데..이언니가 주축이되서 같이들 놀러다녔다..가을이었는데...우리사무실 상사분이 나를 좋게 봐주셔서 소개팅을 해주셨는데...결론은 꽝이었다..그런데 이미 내 소개팅은 소문이 다 나버렸다..어느날 금요볼링 모임에 나는 여자친구를 만나게되서 안 나갔다..그런데 일하다 마주친 송군이 물어보는거다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분과 데이트하러 가서 오늘 볼링 모임에 못 나오는거냐?"구..그래서 농담으로 "그렇다..데이트 간다"고 대답했다..그리고 한마디 더..그때 우리 사무실에서 돌던 농담을 해주었다.."송군하고 나하고 사귀면 안된다고 한다..우리 둘다 털이 많아서(?) 이세를 낳으면 원숭이가 나올테니.." 라고 아무 생각없이 농담을 했다..그러자 송군이 "왜 안되냐?"하면서 물어보는거다..."원숭이 안나온다"고...
그리고 주말이 지나가는데..왕언니가 일요일에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한다..심각한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그래서 나가보니...금요 볼링에서 뒷풀이 술모임에서 다들 취해서 가고..송군하고 왕언니하고 이야기 할시간이 생겼는데..언니가 김양은 아닌듯해서..송군에게 평소에 마음에 담아둔 사람이 있냐? 괜찮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냐고 물어 보았단다..있으면 연결 해 주겠다고...물론 농담이었고..김양에 대한 마음을 알고 싶은게 더 정확한거였다...그런데 송군이 약간 취해서인지...내이름을 이야기했다는거다..괜찮은 사람인거 같다고...ㅋㅋㅋ..내가 착한여자 컴플렉스인지 모르고 가면쓴 내모습에 속은거지...
언니는 이렇게 송군이 이름을 이야기하자..이걸 나에게 말해야할지 덮어두어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그러나 재미난 구경하듯이 즐거워 보였다..^^ 나는 그냥 모르는척 하기로했다..사실 송군이 그렇게 매력적이지도 않았고..김양의 질투도 무섭고...그렇지만 그후에 술자리가 있으면 왕언니는 송군을 내옆에 앉히려고하고..집에 바래다 주라고 했다.(왕언니 패밀리인 몇몇 처녀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김양은 아무것도 모르고 송군에게 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했고..송군은 김양을 데려다주고 (김양은 12시전에 집에 가야했다..우리집은 통행금지가 없었다..아니 내가 무시하고 살았다) 다시 술자리로 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이렇게 한달 정도 시간이 흐르는 사이..나에게 다시 소개팅이 들어왔다..남자는 삼성전자 연구실에 다닌다는...소개팅을 했다..그런데 남자가 왕자병인지..잘난척을 엄청 했다..조금 우울해 졌다..이 나이에 내가 뭐하고 있나..나좋아한다는 송군이나 한번 만나 볼까 생각이 든 결정적으로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토요일에 소개팅 끝나고 일요일에 왕언니하고 옷사러 나갔다가 회사 동료둘을 만나서 같이 맥주 한잔 하러갔는데..왕언니가 송군에게 전화를 했다..나오라구..그런데 송군은 시골집에 내려가서 없었다..그리고 그다음주에..12월 3일이었다..토요일에 집에서 드라마 재방송을 보고 있는데...송군에게 전화가 왔다..."뭐하세요?" "드라마 보는데" "나랑 같은 거 보네요" 그때 드라마에서 젊은 연인이 나오는 뻔한 이야기였는데..나는 두주인공이 이렇게 이야기가 될것같다...라면서 쓸데없는 이야기를하고..우리남편은 맞장구를 치고..그렇게 같은 드라마 보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데...답답한거다.."왜 전화 하셨어요? 만나자는거 아닌가요?"하고 먼저 말해 버렸다..정말 참을성 없는 사람이 손해다.."네..만나실래요?" 한다...에구구..."장소는?"하니 아무 대책이 없다...그래서 어디서 마나자구..내가 정해버리고..커피숖으로 갔다..
커피 마시고 영화보러 갔다..나스타샤 킨스키 나오는 '터미널 스피드'인가하는 영화인데..점심을 부실하게 먹고 나갔더니..영화 초반에 배가 고픈거다..."저요..배가 고픈데요..나가서 빵 좀 사오실래요? 제가 영화 줄거리 가르쳐 드릴께요" 했더니 이 송군이 안나가고 싶어서 엉거주춤 거린다.." 참았다가 식사하면 안될까요?"한다..난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난다..."저 너무 배고프거든요..빵 사다 주세요"했더니 겨우 나가서 사온다..영화 잘보고 나와서 밥 먹고 맥주 먹고...마지막에 커피 한잔 더하고..취해서 집에 들어갔다...그때 취해서 내가 헤롱 거리면서 한말..." 저 성격도 이상하구요..아주 못됐거든요..회사에서 모습하고 틀린 사람이예요..속지 마세요...등등...."^^
그날 이후로 어찌하다보니 일주일에 한두번 데이트도하고..전화도 한번씩 하게 되고..물론 김양은 이런것도 모르고 계속 송군에게 커피를 타주고..모임이 끝나면 집에 데려다 달라고했다..그러면 우리 송군은 데려다주고 다시 우리모임에 오는거다..
95년이 됐다..나하고 송군은 연애 비슷하게 진도가 나갔다..1월초에는 첫키스도 하고..^^
그런데 갑자기 나에게 선이 두개나 들어 온거다...엄마가 조건이 좋다는둥,,선을 보라고 하신다..송군에게 선을 볼까 말까..물어보니 송군은 '선보러 가봐라..나만한 남자 없다..선보지 말라고 안할테니 맘대로해라'하면서 이상한 소리만 한다..그렇지만 나에게 선보지 말고 자기와 결혼하자는 이야기는 안하는거다..
(여기까지..1부..)
다시 계속..
2월달이 되서 엄마가 선도 보라고하고...송군하고도 결정적인 관계가 된것도 아닌 어정쩡한 사이에서..나도 내맘을 모르겠다 싶어서...친구 손을 잡고 점을 보러 갔다..송군하고 나하고의 궁합을 보러 갔는데..좋다고 하는거다..송군은 속에 할아버지가 들어 있어서..노인네처럼 침착하고 생각이 깊고..대신 가볍지는 않은 사람인데..고집이 쎄고 뿌러질지언정 꺽이지는 않으니까..내가 알아서 성질 건드리지 말고 참고 살면 잘 살수 있다는 내용이었다..글쎄..코에 걸면 코걸이라지만 정말 송군의 성격은 평소엔 유순해 보이지만...고집도 있고..선비처럼 고고하고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점이 맞는것도 같다...
내나이 27살...집에선 대학 졸업하면 시집가라고 했는데..남자가 없어서 시집도 못가고..대충 아르바이트처럼 슬슬 다니던 직장이었고..월급은 저금은 커녕 술먹고 놀기에 바빴다..딸이 하나라서..아빠가 알아서 시집은 보내주겠지하는 똥배짱이 있었던거다..송군은 한살 많은 28살...본인은 남자는 서른살은 넘어서 결혼을 생각해야지했는데..어쩌다 나하고 연애하게되고...이여자가 결혼을 해야한다고 선본다고 하니..그럼 결혼을 해야하나 고민이 되고 있는 중이었던가 보다...어느날 회사동료들과 커피숖에 있는데..우연히 만나게 되었다..둘이서만 남아서 이야기하다가 점 본 이야기를 했다..궁합도 보았는데 좋다고하니..그럼 결혼해도 되겠네...가 그냥 프로포즈가 되버렸다..ㅠ.ㅠ....
3월초에 우리집에 송군이 인사하러 오게되었다..처음으로 남편후보 데리고 온다하니 엄마는 상다리가 뿌러져라 차렸다...드디어 송군 등장..그런데 아빠는 마음에 안드는지 처음부터 술만 벌컥벌컥 드시는거다..집이 시골에서 농사 진다고하자.."전세라도 얻을수 있나? 우리딸은 철이 없어서 농사는 하나도 모르는데.."하면서 불편한 마음을 비추셨다..송군도 기분이 안좋았는지..약간 취하게 술을 먹고 배웅 나간 내게 "전세 얻을거라고 말씀 드리고..고생 안시킨다고..." 약간의 주정을 했다..부모들은 다 자기 자식이 아까운건지..엄마가 군대에 있는 남동생에게 보낸 편지에 의하면 "누나가 매형감을 데리고 왔는데..아빠는 빵점 주고..엄마는 그래도 누나가 데리고 온 사람이라서 50점 주었다"라고 썼단다..^^
나도 정읍까지 내려가서 1박 2일로 인사 드리고 왔다..시부모님들 첫인사로 내려가서 잠까지 자고 올라온거다..막내 시누이하고 같이 자는데..밤새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물론 우리 시부모님도 나를 탐탁치않게 생각했다고한다..우리시어머님은 덩치 좋고 토실토실한 부자집 맏며느리감을 원하셨다는데...3월에 양가 부모님께 인사하고..봄에 결혼을 하려고 했더니..시아버님이 올해엔 며느리 얻으면 안좋다고 내년에 결혼을 하라고 한다..이미 결혼하기로 맘 먹은 우리들은 속상했지만 어절수없이 일년의 연애 기간을 연장 할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문제의 김양은...송군이 이상해진걸 눈치채고 여자가 생긴걸 알게 된것 같다.물론 그상대가 같은 회사에 있다는것은 모르고 있었다...그리고 2월14일에...회사를 무단 결근하고 안 나온 것이다..집에는 회사 간다고 나와서..어딜 간건지..회사로 김양의 전화가 왔다..김양 직속 상관이 받았더니..송군을 바꿔달라고 했단다..뭐라고 통화하고...다음날엔 출근을 했다..나도 가시방석이고..김양이 사실을 알면 받게 될 충격이 걱정이 되었다..송군에게 김양에게 너무 잘해 주지 말아라..술마시고 집에 데려다 주지 말아라..했지만..기사도정신인지..장교 출신이라서 그런지..송군은 김양에게 동기로서 챙긴다는 명목하에 계속 김양을 챙겨 주었다..그러다 총각후배 한명이 우리가 사귀는것을 알고 자신이 나서서 김양을 챙겨 주었다..같은 사무실에서도 처녀,총각 몇몇만 우리가 사귀는것을 알았지..대부분 모르고 있었다..내 직속 상관은 나하고 다른 총각동료를 사귀는걸로 오해해서 잘 해 보라고 응원을 해 줄 정도였다..3월에 송군이 승급을하면서 다른 사무실로 인사발령이 났다..정말 다행이었다..김양과 송군과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나와 김양은 계속 한사무실에서 일했다..
4월에 왕언니가 우리들이 부모님도 다 만났겠다..결혼도 일년후지만 하게 되었으니..김양에게 고백을 하자고 했다..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알았다고 했다..어느날 왕언니가 술마시자고해서..김양과 왕언니와 내가 만났는데...(친한 몇몇은 더 잇었겠지만) 언니가 술자리 오기전에 김양에게 내손의 커플링을 잘 보라고 했나보다..김양이 내 반지를 보더니 송군의 상대가 나란걸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흑흑...김양은 나에게 "실망했다..자신은 큰누나 집에 송군 어머님이 오셨을때 집으로 가서 인사를 했다..자신과 송군은 사귀는 사이였는데 어떻게 껴들 생각을 했냐"고 질책을 했다..난 뭐라고 말하기도 그래서..대충 얼버므리고 그자리를 끝냈는데...너무 화가 났다..송군의 과잉 친절로 인해서 나까지 나쁜 여자가 된것이 아닌가? 멀쩡하게 사귀던 커플을 찢어논 악녀역이 되버린것이다...송군에게 따지니..누나집에 어머님이 오셨을때..김양이 동료로서(?) 잠시 들르게 되서 인사를 한것뿐이지 정식 인사도 아니었고..어머님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고하지만...나도 어차피 어머님이 좋아라하신것은 아니니..기분은 나빴다..김양에게 알려진 이후에는 같은 사무실에선 다 알게 되고..다른사무실에 근무하는 동기들중에서도 유명한 커플이었던 송군,김양 커플은 나름대로 유치찬란한 삼각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그이후에도 유명했다나 어쨌다나...사내결혼이라서 말도 많은데다..김양으로 인한 스캔들로 인해서 우리부부커플은 한동안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김양은 내가 결혼하기전에 발령 받아서 다른 사무실로 옮겨서 결혼할때는 안보았지만..회사 행사시에는 한번씩 오가며 만나게 되었다..얼마후에는 회사도 그만 두었는데..작년에 들은 이야기로는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산다고 한다..^^ 괜히 놀리고 싶어서 한번씩 남편에게 김양 이야기를 꺼내면 "아이..뭐...다 잊었구만.."한다...동기들과의 만남이 많았던 시절이라서 같이 다니는 기회가 많다보니 챙겨주다보니 그렇게 된거라고 ...자신은 결백하다고 믿어 달라고 한다..
왕언니는...같이 놀러다니던 내가 송군과의 만남에 빠져서 언니에게 소홀하게되자..나에게 섭섭해해서..다른 추종자들과 놀러다니면서 나를 빼고 왕따시키는 큰벌을 내렸다..그때만해도 서른이면 노처녀라는 타이틀이 붙을때였고..특이한 얼굴덕인지..동료중에 두세명의 총각들에게 댓쉬했음에도 다 실패해서인지..히스테리가 심했던 언니였다..송군(지금의 내 남편)은 그래도 우리 둘 사이를 처음에 연결해준 사람이 왕언니니까..결혼 할때 옷 한벌 사주자는 내말을 무시했다..그언니가 우리들을 재미로 연결해준거라고..느끼는것 같았다..그럴지도 모르지만..어쨋든 우리 만남의 촉매제가 된것은 분명하니 고맙다..왕언니도 결혼은 했다고 하던데...연락은 안된다..
참 나를 별로 맘에 들어하지않던 시아버지는 우리부모님과의 상견례때..우리부모님이 너무 맘에 들으셔서 그나마 며느리감을 다시 보셨다고한다...술 좋아라하고..큰아들로서 살아오신 두아버님의 공통점은 두분을 만나자 마자 친구가 되게 해주었고..우리친정 엄마의 어떤점이 맘에 드셨는지 "니가 장모감을 보고 장가가려고 하는거 아니냐?"라고 농담하실 정도로 시아버님은 친정엄마를 좋아하신다..^^
송군과 나는 95년 한해를 밀고 당기며 연애를 하고 이듬해 96년 3월 17일에 드디어 결혼식을 올렸다..
대충 써 보았는데...재미있었는지 모르겠다..알콩 달콩 했던 옛이야기를 생각해보니..나도 다시 즐거워 진다..지금은 멋지게 무스나 젤등을 발라서 넘긴 깔끔한 머리..깨끗한 와이셔츠에..딱맞는 양복으로..나이보다 어려보인다는둥..총각같다는 접대성 멘트에 즐거워하는 남편이지만..더벅머리 총각이었던 송군 시절이 그리워 지기도 한다...지금 송군은 송씨 아자씨가 되서 소파에서 졸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귀가 간질거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