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난번에 못 본 인어공주를 보았다..롯데시네마에서 조조가 9시40분 시작이라서 아이들 챙겨 보내고 바람 소리나게 달려가서..아줌마 셋이 모여 들어갔다..
조조지만 영화관이 반이상이 찰 만큼 인기였고..내또래의 아줌마들이 많았다는것이 특이했다..
영화는 여러분들이 극찬할만큼 너무 좋았다..전도연때문에 '내마음의 풍금2'가 되지않을까 걱정했던것은 시나리오의 탄탄함과 고두심의 연기로 기우로 끝났다..전도연도 특유의 잉잉하는 콧소리가 걸렸지만 해녀 연순이로 너무 연기를 잘해서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일단 시나리오가 좋았다..대형영화에선 없는 잔잔한 심리묘사나 치밀한 성격표현등..중간 중간 코끝이 찡하고 눈물도 한방울씩 나지만 전혀 신파스럽지않은 자연스러움이 영화에 빠지게 한다..
전도연이 갑자기 엄마와 아빠의 연애시대로 가버리는 장면에선 번개나 천둥 하다못해 비도 안온다..그냥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공간과 시간을 이동해 버리는거다..그것이 억지스럽지않고..과학적인 분석도 필요하지 않다..그냥 그렇구나 알면된다..^^
중간 중간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나중에 연결되는것이 너무 찡하다..내가 연애할때도 생각나고..순박한 연순이의 마음이 찌리릿하고 내마음에 퍼지면서 고운 무늬가 된다..박해일이나 전도연 고두심..전부 너무나 잘 맞는 역할이다..현실로 돌아온 부모님은 가슴 아파지만..그래도 산다는것이 그런것 아닌가? 예쁜 추억이 있기에 힘들지만 이겨내고 살수 있는것...오래된 사진첩에서 웃음짓게 만드는 사진 한장으로도 행복함을 느끼는것이 바로 우리들의 삶이라고...
고두심에게서 우리엄마의 모습도 겹쳐지고...이젠 내 모습이 겹쳐진다..우리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엄마일까? 10년후에 욕하고 소리치고..화만 내는 엄마로 기억되지 않으려면 나부터 변해야겠다고 느낀다.. 이영활 보면서 부모님만을 생각하기엔 두아이의 엄마라는 위치가 더 크게 다가 온다..먼훗날 내아이들에게 비칠 내모습을 떠오르게하는 영화..인어공주 ...적극 추천이다..
기대없이 '연애소설'이란 영화를 비디오로 보고 나서 가슴이 따뜻했던 것처럼 '인어공주'도 상큼..달콤했다..현실의 쌉쌀함도 쵸코렛의 쓴맛이 단맛에 묻혀버리듯..바뀌게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아라.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라는 시가 생각나는 영화다..
이영화를 보고 아줌마 셋이서 투표를 했다..현재의 남편과 연애후 결혼 한것을 후회하는가..아니면 결혼 한것이 좋았는가? 2:1로 남편과 결혼하길 잘했다가 우세였다..^^
나도 세상에 둘도 없는 내편이면서 친구인 남편이 너무 좋다..아니 신혼초보다 어느정도 안정되고 아이들도 키운 지금이 남편과는 친구가 될수있어서 좋다..아직은 연순이처럼 실망을 안주는 우리남편에게 고맙다..오늘 저녁은 만난 반찬이나 해놓고 남편을 기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