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에서 밤 12시가되면 지난 드라마를 보여준다..요즘은 예전에 MBC에서 한 이승연,황신혜 주연의 '신데렐라'란 드라마를 하고 있다..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고 그시간엔 아이들을 재우고 빈둥거리던터라..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알라딘 재활이라고 그시간에 컴 접속을 줄이다보니 이 드라마를 자주 챙겨보았다..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하는데 반은 본 것 같다..
케이블방송의 아나운서인 황신혜(장혜진)와 반백수인 이승연(장혜원)은 자매다. 혜진이는 제주도에 계신 홀아버지 아래 자란 미모와 능력을 가진 자수성가타입인데..한살 한살 나이는 먹어가고 아나운서로도 생각만큼 성공을 못하고..욕심은 많은데 일이 잘 안풀린다..동생인 혜원은 털털하고 언니때문에 많은것을 희생해왔는데 아버지는 잘난 언니만 챙기고..어쩌다 언니의 부름때문에 서울에 와서 언니 심부름꾼(?)이 된다..이들이 사는 아파트 옆집에 백수 총각이 사는데..(서준석) 동생인 혜원이와 희희낙낙 백수 친구로 지내면서 혜진이를 짝사랑하는데..항상 언니에게 구박 당하는 준석이가 불쌍하기도 하고..혜원이는 준석이가 좋고 편하기만 하다..
혜진이는 드디어 야심을 위해 자신의 미모를 이용하기로하고 이혼남인 연상의 유국장(이영하)을 사랑의 포로로 만들면서 케이블의 주전아나운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그러나 친구 따라 간 00그룹의 창립 파티에서 백수인줄 알았던 서준석이 사실은 이그룹의 외아들임을 알게되고..준석과 인사 시키려는 찰라 도망쳐 나온다..사실 서준석은 그룹 후계자란 자리가 부담스러워 자유롭게 사는 유예기간을 가졌던것이다..혜진은 이사실을 모르는척 하면서 아파트에 주차된 서준석의 차를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서 수리해준다는 핑계로 준석이와 만날 기회를 만들어서 사귀게 된다..이런 사정을 모르는 준석은 혜진과 사귀게 된것만이 꿈만 같고..동생인 혜원은 가슴 한쪽이 휑함을 느끼고..
헤진은 드디어 유국장을 차버린다..서준석은 그룹의 후계자로서 케이블방송 인수에 영화 투자까지..본격적으로 업무에 뛰어들고..혜진은 준석의 집안식구들에게까지 며느리감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하지만 창립파티에 같이 간 친구가 준석에게 '둘이서 그날 만날뻔했다..창립파티에서 혜진이가 머리 아프다고 먼저 가서 못 본거다'라고 이야기해준다..혜진은 그날 창립파티엔 갔지만 동명이인이라 생각했다면서 준석을 못봤다고 변명한다..이상함을 느끼게된 준석은 차츰 혜진에게 거리를 두고..혜진은 준석과의 결혼에 올인했기에 점점더 치밀하게 준석을 조여들고..
혜원은 형부가 될 준석에 대한 이루지 못할 사랑의 아픔으로 제주도에 내려갔다가 우연하게 광고 모델이 되고..준석이 투자한 영화 여주인공까지 하게 된다..이사이에 준석에게 자신이 포기해버리고 만 사랑을 비추고 만다..당황하는 준석...오늘 방영분은 드디어 준석이 유국장에게 혜진과 사궜었다는 이야기를 듣고..혜진에게 이별을 통고해버린다..아나운서 자리도 그만두고 결혼만을 준비하던 혜진은 모든것을 잃게되고..혜원은 모든것을 이루어 가게 되는데..
여기까지가 오늘까지의 줄거리고..앞으론 혜진이는 약에 의존하다가 정신병을 갖게되고..혜원이와 준석이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한채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끝나는걸로 알고 있다..뒷이야기는 앞으로 보면 알겠지..
이렇게 길게 쓸데없는 드라마 줄거리를 쓰는것은..사랑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고 싶어서다..제목이 '신데렐라'인데...신데렐라가 되고 싶었던 욕심많은 언니는 벌을 받고...착하고 구박덩어리인 동생은 성공해서 신데렐라가 되고..예전에 이드라마 봤을땐 못된 계모같은 혜진이가 벌을 받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지금은...
준석이란 남자는 참 웃긴다..본인은 왕자임을 숨기고 거지로 본색을 숨기고 사람을 만난다..그가 짝사랑하게 된 공주는 본인과 말이 통하고 편한 혜원이가 아니라 얼음같이 차가운 혜진이다..혜진에게 인간적인 무시를 당하면서도 헬렐레 좋아라 한다..예쁘고 멋지니깐...자신은 혜진의 조건에 대해 다 알면서 좋아하면서..백수인 자신의 조건까지 좋아해주길 바란다..인간 자체인 준석이로 봐달라고..00그룹 후계자인 준석으로 보길 바라지 않는다..외모든 조건이든..아니면 성격이든..사랑에 빠지게 되는것은 종합적인 요인이 아닐까..본인은 상대방의 패를 다 알면서 자신의 패는 한개만 보여주면서 어떻게 페어플레이가 될수 있는지..그러면서 자기에게..자기 식구들에게 잘 보일려는 혜진이의 잔머리를 알면서 모르면서 속아주다가 어느 순간 '진실'을 알게 됐다고..차버리게 된다..
현실에서라면 이정도로 입에 혀처럼 구는 여자..외모 능력 좋은 혜진이는 준석이와 결혼해서 행복해지고 끝났을 거다..준석에 대한 '사랑'만 없다는게 문제지..하지만 이런일의 원인 제공자는 준석이가 아닌가? 여자의 모습에 빠져서 성격이 안맞는다는것 정도는 사소하게 넘겨버리다가 결국엔 마지막에서야 정신을 차린다니..혜진이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이 아닌가..그렇게 톡톡거리며 무시해도 나에게 말한번 걸려고 애쓰던 주제에 지가 좀 산다는 집안(사실은 재벌)이라는 비밀을 알았기에..자기를 좋아라해주고 결혼해주겠다는데..이제와서 서로 맞는 짝이 아니었다고 한다니..
물론 준석이가 늦게나마 혜진이와 본인이 어울리지 않음을 알고 헤어진게 다행인지도 모르겠다..하지만 20대 철없이 보던 드라마가 30대 아줌마가 되서는 다르게 보이는게..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생활에 파묻혀서인지..극적인 장치로 혜진이를 악녀로 그려서 그렇지..요즘 드라마에서 재벌이세 만나는 여주인공중에 혜진이만큼 능력되고 이쁘지않아도 잘만 연결되서 결혼하고 잘산다..
악녀로만 알았던 여주인공에 대한 연민이랄까??? 한편의 드라마에서 괜한 딴지 걸기로 이한밤에 쓸데없는 페이퍼나 쓰는 나도 한심해 보인다..그래도 뒤집어보고 거꾸로 보기를 통해 당연하게 강요하는 획일화를 벗어나보는 밤이다..
추신: 집안에선 언제나 최고였던 황신혜는 동생 이승연이 광고로 영화로 떠오르는 샛별이 되면서..미운 아기 오리가 백조가 되면서..상대적으로 초라해지고 밀려나는것 같은 자신의 처지를 느낀다..완전히 백설공주에서 계모 캐릭터다.."거울아 거울아 이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 제목을 신데렐라에서 백설공주로 바꾸어도 될것 같다..
요즘 여자 탤렌트들을 보면..세월의 공평함을 느낀다..날다 긴다 하는 탤런트들도 결혼은 안했지만 30대 중반이 되니 통통하던 볼살도 다 빠져버리고..전성기때의 미모에서 너무 떨어진다..기혼인 탤런트야 아줌마역으로 나오지만..미혼인 그들은 여주인공으로 나와야하는데..탱탱한 후배들에게 밀리고..난 한강수 타령에 나오는 김0수를 보면..왜 거울앞에 서있는 누군가가 생각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