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의 놀이터 상상문고 14
제성은 지음, 정은선 그림 / 노란상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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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8 오늘 읽은 책

제성은 글/정은선 그림/ 노란상상

<오후 네 시의 놀이터>

동화책 보며 우리 남매를 지극 정성과 사랑으로 키워주시던 친정 부모님이 생각 나서 훌쩍였다. 특히 여시아 할빠가 돌아가신 아버지 모습과 겹쳐져 눈물이 났다.

이 책은 오후 네 시 놀이터에 손주와 함께 와서 육아를 하는 남지민 할마(할머니 엄마)와 여시아 할빠( 할아버지 아빠)의 고군분투 이야기다. 초 4인 남지민과 여시아가 남녀 주인공이지만 난 할마와 할빠의 삶이 더 눈에 들어왔다. 특히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할 때 못해서 진땀 빼는 그 장면, 완전 공감한다.

나처럼 그 시기를 지나온 부모는 추억을 회상하며 공감하게 되고 , 아직 경험하지 못한 예비 부모는 미래를 대비하는 법을 알 수 있다.

아이 입장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지민과 시아 입장에서도 부모님 대신 어린 동생을 돌보는 일이 녹록지 않음을 공감할 수 있겠고 , 자신의 유아 시절, 자신을 돌봐주셨던 그 누군가를 회상하며 감사한 마음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혹시 지민 할마와 시아 할빠처럼 손주를 돌보시는 어르신들이 이 책을 읽으신다면 지민 할빠의
" 우린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 가는 겁니다"말씀에 작은 위로를 받으실 수 일지 않을까 싶다.

지민 엄마를 보자. 이제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복직하는데 전문 돌보미를 구하지 못해 결국 친정 어머니께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자식 키우느라 고생하셨던 부모님이신데 나이 드셔 손주까지 돌봐달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정말 친정 어머니 아니셨다면 얼마나 막막했을까 싶다. 나도 갑자기 엄마가 당뇨가 심해져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야해서 얼마나 황망했는지 모른다. 딸은 어린이집 안 간다고 매일 울고불고. 전쟁이었다 .

지민 할마 입장을 보자. 애 키운 공로는 없다 하지 않던가! 서운하고 속상해서 흘리는 할마의 눈물이 이해 된다 . 정성으로 지민의 동생 지후를 돌보지만 애 키우다 보면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엄마가 24시간 봐도 사고는 잠깐 사이에 일어난다. 지민 엄마와 지민 할머니의 소소한 갈등이 보이는데 이것도 100퍼센트 공감된다. 나도 그랬다. 육아 가치관이나 방법이 달라 종종 엄마와 갈등이 있었다. 엄마와 할마가 갈등할 때 지민이의 언행이 참 지혜롭다 싶다. 할마 서운하지 않게 말이다 .

이렇게 아이 하나 키우는 게 너무 힘드니 출산율이 당연히 저조할 수밖에 없다. 자녀 한 명, 두 명 , 세 명 차이도 크다. 작년에 8시 경에 출근하면 가끔 돌봄 교실로 등교하는 1-2 학년 친구들을 본다. 어쩐지 마음이 짠해진다. 아침에 그 가정은 얼마나 바빴을까! 수많은 지민이와 비슷한 가정이 오늘도 아침에 전쟁을 치르고 있을텐데 좀더 안정되고 여유로운 아침 출근, 등교, 등원을 위한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지민이 엄마처럼 개인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마을이 나라가 해결해 주는 사회가 속히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은 삼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지민, 지민 엄마, 지민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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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요괴 작은걸음 큰걸음 18
한아 지음, 신민재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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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7 오늘 읽은 책

제목도 <콜라요괴>, 애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콜라요괴는 주인공 이강재가 자신의 꿈에 찾아와 콧속에 콜라를 들이붓는 귀신(?)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강재는 그 요괴 때문인지 비염에 시달리고 있다. 비염이 있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이게 여간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하지만 비염보다 강재를 더 괴롭히는 건 아빠다. 강재아빠는 술만 마시면 악당이 되곤 한다. 그런 아빠가 싫고 무서워 강재는 술 안 마셨을 때의 아빠 앞에서조차 아무 말도 못한다. 하지만 학교에선 180도 다르다. 3학년이 된 강재는 선생님한테도 할말 다하고 아랫층 사는 덩치 큰 대수를 때리기도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사고를 일으켜 반성문을 밥 먹듯이 쓰는 최강 말썽꾸러기다. 이렇게 강재는 학교와 집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강재가 담임샘이 글잔치에 제출한다고 쓰라고 하여 울며 겨자 먹기로 써서 제출했던 동시가 은상을 받게 된다. 게다가 방과후 글쓰기 수업반 샘의 응원과 격려를 받아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 나아가 글쓰기 샘의 조언대로 새벽마다 꿈에 나타나는 콜라요괴를 퇴치하고자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강재가 콜라요괴와 아빠를 극복하고 스스로 치유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글쓰기가 해법이 되고 있다. 글쓰기반 선생님 말씀처럼 글쓰기는 그런 마법 같은 힘이 있다. 강재와 같이 누구에게 말하지 못할 고통을 겪고 있거나 다른 이유로 힘든 어린이들이 있다면 글을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강재가 경험한 그 치유의 마법을 우리 어린이들이 모두 경험해보길 나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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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개가 되었어요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11
김태호 지음, 장경혜 그림 / 서유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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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6 오늘 읽은 책

김태호 작가님의 <엄마가 개가 되었어요>

거의 이주 동안 책을 멀리 했다니 ㅠㅠ 리뷰 쓰려고 넘버 찾아보다가 스스로 놀랐다.

이 책은 페친들의 입소문이 하도 좋아 눈여겨 보고 있던 터에 이번에 만나게 됐다. 그런데 책을 휘리릭 읽기 힘들었다. 내 집중력에도 문제가 있었고 책 내용이 휘리릭 읽을 만큼 가벼운 게 아니어서다.

동화 작가님들도 우리 교사들처럼 각자 잘하시고 특별히 애정을 갖는 분야가 있으신 것 같다. 어떤 분은 생활동화에 강하시고 , 어떤 분은 역사동화에 강하시고 , 어떤 분은 판타지에 강하신데 내 느낌상 김태호 작가님은 영화로 치자면 느와르 쪽이신 것 같다.

재미를 추구한 책은 한달음에 읽는데 이 책은 그럴 수가 없었다. 내용이 아프기도 하고 다루는 주제가 묵직하여 어른인 나도 한번 더 생각해야 이해되는 부분이 있어서 한 꼭지 한 꼭지마다 쉬어가며 읽었다.

이런 불편하고 아프고 가슴 시린 이야기를 끊임없이 써주셔서 독자의 한 사람으로 작가님께 감사하다. 왜냐하면 난 앞에서 언급한 다양한 종류의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화도 로코만 있으면 지루하다. 느와르도 있고 블록버스터도 있고 애니도 있고 예술영화도 있고 그래야 다양한 경험도 하고 골라보는 재미도 있는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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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사용 설명서 징검다리 동화 16
공진하 지음, 김유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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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5

오늘 읽은 책 <도토리 사용 설명서 >

이 책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그림을 그리신 김유대 작가 팬이라서다 . 표지에 그려진 어린이가 아주 개구져 보여서 아주 신 나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고 선택했는데 절반만 맞았다 . 미처 그림 속에 휠체어를 발견하지 못했다 . 이 책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어린이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이다.

샘들이 교실에서 자주 하는 활동 중에 학년 초에 하는 "나 사용 설명서 " 와 학년말 하는 " 선생님 사용 설명서 " 에 솔직히 부정적이었다 . " 사용 설명서 " 라는 말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 " 소개하기 " 가 있는데 굳이 물건에 쓰는 " 사용 설명서" 를 쓰는 걸까 탐탁치 않아서 한 번도 그 활동을 해 보지 않았다 . 그런데 이 책 읽고나니 활동이 이 책을 읽은 어떤 샘이 시작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다 . 이 책 초판이 2014년이다. 난 요근래 나온 책인 줄 알았다 .

뇌병변 장애를 가진 자람초등학교 2학년 김유대 어린이는 뇌에 독특한 조종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간혹 봉변을 겪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누군가에게 오줌물총을 쏘기도 한다. 이런 극한 (?) 상황을 줄이기 위해 고안한 게 바로 " 도토리 사용 설명서" 이다. 짐작했듯이 도토리는 데굴데굴 잘 구르는 김유대 어린이의 별명이다. 도토리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장난스럽고 기발하다 .

내가 아는 특수교육 샘이자 동화작가는 김혜온 작가님이 유일했는데 이제 한 분 더 늘었다. 이 책 작가님은 특수학교 교사시다. 그래서 이야기는 너무 현실감이 넘친다. 나도 특수반이 있는 학교에서 유대와 비슷한 장애를 가진 아이를 오며가며 만난 적이 있어 책 속 장면이 영화처럼 지나갔고 공감이 정말 잘 됐다 .

언젠가 우리 반 어린이들에게
- 여러분! 주변에서 장애인을 본 적 또는 같이 생활한 경험 있어요?
물어본 적이 있다 . 우리 학교는 그냥 일반 학교이고 특수반(도움반)도 없다. 딱 1명이 유치원 때 같은 반에 장애인이 있었다고 했다 . 생각보다 장애인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다 .

교사들도 학교에 특수반이 신설되는 걸 꺼려 하시는 분이 꽤 많다 . 이유는 첫째 통합반 맡게 되면 여러 가지로 신경 써야할 게 많아 힘들다 둘째 보호자가 까칠하고 예민해서 심적으로 힘들다 등이 있다 .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보호자들 입장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 일반 학교에 특수반이 생기고 통합학급이 운영되어 생기는 교육적인 긍정적인 효과 보다 막연한 우려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 안타깝다.

지난 학교가 통합학급을 운영하고 있어 나도 통합학급을 1년 맡은 경험이 있다. 난 6학년 담임이었다. 이 책에 나온 유대와 비슷한 아이는 그 때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 @@이와 동급생들은 6년 동안 함께 지내며 저절로 장애인식 개선 교육 및 소수 인권, 같이 사는 법, 배려, 차별과 차이의 다른 점 외 말로 표현하지 못할 "인간다움"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 배우지 않았을까 ! 딸랑 창체 몇 시간으로 절대 배우지 못할 그런 고귀한 가치 말이다.

나태주 시인의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처럼 일상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장애인을 만날 기회를 (환경을)제공해야 우리 어린이들이 편견 없이 "다같이 행복한 사회" 를 꿈 꾸지 않을까 . 그게 아직 실현 불가능한 먼 이야기라면 이 책으로 온책읽기 하면서 함께 느끼고 공감하고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덧) 빌려온 책이 7쇄인데 지금까지 오자를 발견하지 못했나? 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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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22-02-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오랜만에 뵈어요. 잘 지내셨지요? 반가워서 지나가다 인사 드립니다.

수퍼남매맘 2022-02-18 14:09   좋아요 0 | URL
샘! 저도 반갑습니다. 알라딘 서재도 환경이 너무 바뀌어서 낯설어요. 자주 뵙도록 해요.
 
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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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4

오늘 읽은 책 <다이너마이트>

와! 완전 표지에 속았다. 표지가 산뜻해서 밝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그득할 줄 알았다가 정반대 이야기에 몇 번 쉬어가며 읽었다.

사계절에서 이번 팬데믹 상황을 보며 13명의 작가에게 물음을 던졌다고 한다.
- 지금 , 오늘의 어린이들에게 어떤 사람, 어떤 사건, 어떤 시공간이 자신을 이전과 다른 '나'로 만드는 계기가 될까요?

이 이야기들은 그에 대한 작가들의 답이라고 할 수 있다 . 이야기는 사계절 아동문고 100권과 101권에 각각 들어있다.

이 책은 101권으로 7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7작가의 7가지 다른 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처럼 경쾌 , 유쾌, 통쾌한 이야기를 기대하셨다면 잘못 짚으셨다. 재미보다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러하다. 표제작이 된 김중미 작가의 " 다이너마이트" 는 다문화 어린이가 주인공이다. 아빠는 장애인, 엄마는 베트남 사람인데 이혼했다. 어린이는 bts를 좋아하고 , 춤을 좋아하고 , 화장과 액세서리를 좋아하고, 수다를 좋아하는 6학년 남학생이다. 이런 어린이의 개인사는 사냥감을 노리는 상대에겐 정말 구색이 잘 맞춰진 환경이다. 어린이는 학교 다니는 내내 왕따를 당했고 " 계집애 같다 게이 같다" 까지 더해져 놀림을 받아왔다. 아이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하루와 절친이 되고 아이를 온전하게 인정해주는 담임 선생님 덕분에 희망과 용기를 가져 보려고 한다. 다문화, 꿈, 용기, 성정체성, 우정 등 여러 가지가 다 들어 있는 이야기였다. 내가 좋아하는 bts 가 나와 더 끌리기도 했다.

우리 반에도 베트남 어머니를 둔 다문화 어린이가 2명 있는데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다 한부모 가정이라고 커밍아웃할 때 위 어린이들은 가만히 있는 걸 봤다. 사회 시간에 다문화 가족을 배울 때도 마찬가지였다.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은데 들출 필요는 없었다. 어린이들에게 어떤 상처가 있을지 모르니... 상담 때 살며시 물어보니 친구 누구도 다문화 가족임을 모른다고 했다. 어린이는 엄마가 베트남 사람인 게 부끄럽진 않은데 말하고 싶거나 집에 친구를 데려와 놀고 싶진 않다고 했다 . 어린이의 그 말을 듣고 이혼보다 다문화라는 게 아이 입장에선 더 힘든 배경이구나 생각되었다. 학습적인 면에서도 좀 뒤쳐진다. 특히 국어가 그렇다. 둘 다 읽기 능력이 또래에 비해 떨어져 나랑 점프업 수업을 같이 했었지만 단기간에 점프업이 될 리 없다. 남학생이 더 심했다. 개인적으로 난독증이 아닐까 염려도 된다.

다문화 가정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년에 한 명도 없었는데 지금은 한 반에 1명 꼴로 있다. 물론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아무튼 이들에 대한 적절한 학습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가장 시급한 건 언어 영역이다. 해마다 하는 사제멘토링으로는 역부족이다.

고학년에게 적합하고 지난 2년 팬데믹 상황을 돌아보며 팬데믹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 생각해 보며 기록으로 남겨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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